반딧불이들이 밤하늘을 밝히니까! 밤하늘 색을 따라서 검은색 혹은 어두운 남빛 옷을 고르려다, 반짝반짝 빛나는 반딧불이들을 생각하고는 밝아진 하늘이라며 연한 하늘빛 옷을 골랐다. 반딧불이들이 세상을 밝혀도 어두워진 하늘이 밝아지지는 않겠지만 아무렴 사쿠라마츠리 때는 교복을 입고 놀았던게 아쉽다고 옷을 골라입은거니 교복 차림이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느긋하게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처럼 살랑살랑 흔들리는, 치맛단에 나이프 플리츠 스커트와 같은 주름이 잡혀 있어서 팔랑거리는 원피스가 오늘의 호타루마츠리 룩이었고, 그래도 노랑이 제일 반딧불이같지! 연노란색과 파란색의 실핀 두 개도 귓가에 엇갈려서 X 모양으로 꽂았다. 머리카락이 검고, 실핀 둘이 각각 파랗고 노랗게 밤하늘 속 반딧불이다.
"앗."
치링ー 했다! 코로리는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 그쪽으로 빙글 돌아보았다. 마츠리의 입구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목소리도 기억하고 있으니까 곧 방글방글 웃었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치링ー 했으니까 후링 씨지! 마츠리에 놀러 나왔다가, 지나가던 사람들의 대화가 언뜻 듣기로 동굴이 열려서 샘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코로리는 바로 렌이 생각났다. 신이 되는 방법 중 한 가지, 의식을 치루는 건 그 동굴 근처 신사 앞에서 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에서 주고 받은 이야기들도 중에 그런 이야기도 있었고, 신과 관련된 것이니까 알려주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 결과로 지금 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렌 씨 안녕!"
렌을 발견하고 나면, 가만 서서 기다리는게 아니라 렌의 앞까지 다가간 코로리는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노을질 때 쯤 나왔던 것 같은데 기다리고 있다보니 하늘이 짙고 파랗게 깔려 있었고, 후링 씨도 파랗다! 셔츠 앞주머니에 있는 나란한 별 셋 자수는, 쌍둥이가 별의 신인 덕에 어느 정도 별자리를 아는데다 오리온 자리는 겨울철 제일 찾기 쉬운 것이라서 금방 알아챘다. 수학여행의 플라네타리움에서 만나고온 별자리이기도 했다.
코로리를 부르자 그녀가 자신의 쪽으로 빙글 돌며 저를 발견했다. 렌은 저를 보며 반가워하며 웃는 모습에 자연히 입가에 미소를 건다. 코로리가 밝게 인사를 하며 다가오자 팔랑거리는 원피스 자락이 눈에 띄었다. 노란 등불의 빛에 하늘빛 원피스는 언뜻 연두빛으로 보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코로리 씨. 오래 기다리셨어요?”
마츠리를 구경하고 있어도 괜찮았을 텐데, 괜히 기다리게 한 것 같아 민망하다. 까맣고 긴 머리카락 사이에 평소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머리장식이 보이자 호타루마츠리의 들뜬 분위기에 꾸미고 나온 걸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코로리가 또 의미 모를 말을 한다.
“사냥꾼이요?”
고개를 갸웃하며 되묻는 것은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데려왔다는 것은 제가 가져왔다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냥꾼이 떠오를 만한 것이 없었다. 렌은 코로리와 마츠리 입구 쪽으로 걸으려고 하며 가볍게 이야기를 꺼냈다.
“코로리 씨는 일찍부터 축제 구경중이셨나보네요. 저도 일찍 나올 걸 그랬나..... 그나저나 비밀이라니, 어떤 재미있는 거라도 있었어요?”
자신을 부를 정도로 신난 무언가가 있던 걸까? 하늘에 뭉게뭉게 뭉게구름이 잔뜩인 날 고래떼라며 연락했었던 것처럼. 게다가 비밀이라고 하면 없던 궁금증도 생기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자신이 늦게 와서 뭔가 놓친 거라면 조금 아쉬울 것 같기도 했다.
렌이 신이었다면.... 어머니를 따라 물의 신이 아닐지~ 어머니가 맑고 밝은 얕은 물같은 느낌에 인간 친화적인 신이었다면 렌은 깊은 심해나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곳 같은 느낌이려나. 잠수부들이나 다이버들을 좋아할 것 같지. 아무래도 물속 깊이 들어오는 이들의 행운을 빌어주는, 상징물로 따지면 고래 꼬리같은 느낌이려나? 고래 꼬리 장식이 뱃사람들의 불운을 막아준다거나 그런 이야기가 있으니까.
>>449 아키라가 신이라.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견습 느낌의 아오노미즈류카미 2대라던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지네요. 자신의 선대처럼 고위신이 되어야한다고는 생각하는데 어떻게 수행해야할지 알 수 없어서 일단 인간과 의식을 맺는게 나을까 싶어서 나타나긴 했지만 학생회장 일이라던가 다른 이런저런 일 때문에 그쪽은 전혀 손도 못 대고 그냥 열심히 일하는데만 집중하고 타의적으로 수행을 쌓고 있는 아직 미숙한 신이라던가.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네요.
캡, 토와주 코세이주 안녕~~!!! 좋은 오후~ 오, 아키라 신은 아오노미즈류카미 2대 느낌이라니 뭔가 무슨 느낌인 지 알 것 같아. 아오노미즈류카미님도 역시 은퇴하고 해외여행 라이프를 즐기고 싶으신 것이겠지?(아님) 인간을 사귀는 것보다 학생회 일에 치이는 거냐구 ㅋㅋㅋ큐ㅠㅠㅠㅠ
영원이나 순환의 신인 토와도 엄청 멋있을 것 같아. 역시 추상적인 개념이 잘 어울리는 느낌?
아, 그럼 그 세계관에는 아키라 학생회장님에 코세이 학생회 임원을 볼 수 있는 거야? 뭔가 보고 싶다 그 세계관~~ 코세이 >>좋은 회사 들어가서 돈 많이 벌기<< ㅋㅋㅋㅋㅋㅋ 대기업 들어가면 딱 좋은 그런 느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