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515069> [ALL/연애/청춘물] 내 옆자리의 신 님 RE :: 20번째 이야기 :: 1001

◆oAG1GDHyak

2022-04-28 19:10:07 - 2022-05-03 22:59:25

0 ◆oAG1GDHyak (TKGLFLQ6fw)

2022-04-28 (거의 끝나감) 19:10:07

*본 스레는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따릅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소외시키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연애물 성격이 있는 만큼, 웹박수를 통해 오너입 익명 앓이, 캐릭터에게 줄 익명 선물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토요일이 되는 0시에 공개됩니다.

*진행 이벤트가 있을 시엔 매주 월요일에 공지합니다.

*특정한 누군가하고만 놀지 말고 골고루, 다양하게 노는 것을 권장합니다.

*기본적으로 참치 상황극판 규칙을 지키면서 재밌게 놀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습니다.

*본 스레의 수위 한계선은 기본적으로 15세 이용가이나 약간의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부분은 이미지를 참고해주세요.

*정해진 수위를 넘어서는 직,간접적 드립이나 발언을 모두 금지합니다.

위키 주소 - https://bit.ly/3CkmCDe

시트 스레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85109/recent

임시/문의 스레 주소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73065/recent

웹박수 주소 - https://bit.ly/3KqWTvK

<중요!!> 호타루마츠리 1차 신청 관련 이야기 <필독!>
situplay>1596510107>696

747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19:51:09

그럼 저걸 막레로 받도록 할게요!! 일상 수고하셨어요! 아무튼 양귀비를 대할 때의 코로리는 저런 느낌이로군요!

위의 카피페도 매우 잘 봤고요! 아키라라면 확실히 저러겠지요!! (납득) 다른 이들의 캐릭터성도 너무 잘 사는 것 같아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밥 다 먹고 갱신이에요! 다들 안녕하세요!!

748 코로리주 (hDKeblbN3o)

2022-05-02 (모두 수고..) 19:51:18

카피페다~! ( ´∀`) 오늘도 고마워, 카피페 참치! 귀여운 상황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들 들어가있어서 늘 재밌게 보고 있다구~!

그리고 참치들 다들 좋은 저녁이야! (*´∀`*)

749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19:51:20

다들 어서와요~

사토 센세!

750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19:54:51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거지만 2차 찌르기에서 아무나 괜찮다는 분들도 랜덤이라고 확실하게 보내줘야 그렇게 처리가 되니 참고해주세요!

751 카루타주 (oY..cbWqOI)

2022-05-02 (모두 수고..) 19:55:16

야—! < 카루타 재질 1550582959819591%
그렇게 급하면 저승길도 먼저 < 보낼 수 있으니 카루타 재질 502969406043503030%
이 XXXX < 카루타는 참지않긔

치와와지. 응. 다들 좋은 저녁이야👋👋

752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0:03:05

캡틴 어서와~~~!!! 맛저한 참치에겐 쑤다담이야!!! ლ(╹◡╹ლ)
캡틴이랑 코로리주 일상 수고했구!!!

>>750 알겠습니다~~!!! 나는 쪼금 더 숙고해복ᆞㅌ해야겠어...🤔 매칭 결과가 어떻게 될지 기대되는걸~

>>75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지 않는 카루타 귀여운데 무섭구나... 유부 200개 오뎅 300개 미리 준비해놓고 살아야지...!(・о・)

753 렌주 (6LLENYolAU)

2022-05-02 (모두 수고..) 20:05:46

회식이 일찍 마쳤는ㄷ데 참취가 되버려써
답레 써야하는데 어질어직햐 수학여행 일상 구해야한ㄴ늗데 흑흑

754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0:10:14

어서 오세요! 렌주!! 이럴수가! 술을 먹었으면 쉬어야하는 거예요!!

755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20:10:39

다들 어서와오~

756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0:10:45

>>747 그리고 아키라는 효자구나... 어디 여행 가면 부모님 선물 꼭 사서 돌아올 것 같아~ :3

렌주도 어서와~~ 무리하지 말고 일단 쉬자!!! 쉬면 술 조금 깰지도 몰라!!!

757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0:12:08

>>756 아마 아키라가 시미즈 가. 즉 자기 가족에게 가지고 있는 좋은 감정은 여러분들 생각보다 훨씬 클 거예요. 선물은 항상 꼭 사서 돌아가기도 하고요. 아마 이번 수학여행도 무슨 기념품을 사갈지 고민하고 있을 것 같네요!

758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0:27:43

>>757 최고의 효자... 인정합니다 자기 친구 선물이나 자기 것만 사가는 애들도 많은데 말이야~ 수학여행 끝날 때 뭘 사갈지도 궁금하네!!

759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0:29:12

>>758 고것은 일단 비밀인 것으로!! 혹시 아나요? 호타루마츠리 때 같이 보게 될 이를 위해서 몰래 여기서 선물 하나 샀다가 그 날 줄지도.

아키라:그런 일정이 있었어요?!

그런 것으로 칩시다. (아키라:?????)

760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20:32:10

선물인가~
엔은 사가려나요~
바람소리가 무섭네요~ 소리만 들으면 겨울이라니~

761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0:32:27

자신을 위한 선물도 선물이래요. (속닥속닥)

762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0:36:37

>>759 어....? 기대... 되는데....?(눈에 불 켜기)( 🔥◡🔥)

>>760 토와주 쪽은 바람 많이 부나 보네~ 우리 동네도 좀 부는 편이라 춥긴 하더라... 덜덜덜 냉동참치 되는줄 알았어... :3

763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0:37:54

>>762 그리고 놀랍게도 아무 것도 사가지 않았다고 카더라. (속닥속닥)

764 코세이주 (Qf5MVQMAsE)

2022-05-02 (모두 수고..) 20:43:39

우아악 ... 피곤한 저녁이에요 ... 금방 다시 자겠지만 ...

765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0:45:24

어서 오세요! 코세이주! 아이고. 정말로 많이 피곤하신 모양이네요. 어서 푹 쉬세요!

766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20:54:14

다들 어서오세요~

767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0:54:53

>>763 우.....웃...... .,.....( ˃̣̣̣̣o˂̣̣̣̣ )

코세이주도 안녕~~~ 피곤해보여서 걱정이야🥺 푹 쉬자 이제,..

768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0:56:55

안녕하세요! 카피페 잘 봤습니다!
벌써 머리가 아파오네요!

769 코세이주 (Qf5MVQMAsE)

2022-05-02 (모두 수고..) 21:00:05

앞으로 이런 생활을 주말 빼고 해야한다니 ... 쥬금! 쥬금뿐!

770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1:00:33

그리고 오늘은~~~~ 백만년만에 일상을 구해보겠어!!!!

테츠야주도 안녕~~~~ 히히히.... 테츠야를 머리 아프게 하고 싶어!!! >:3

771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02:08

>>770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지려고..! 12시가되면 사라지는 신데렐라지만 손을 들어볼게요!

772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08:27

어서 오세요! 테츠야주!! 앗! 새로운 일상이 돌아가려고 하잖아?! (착석)

773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1:08:46

>>770 괜찮아 괜찮아~~~ 후미카는 아마 캐릭터적으로 못 괴롭힐 테니까 안심하라구!😉
12시면 충분히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괜찮아!!!!!!! 그럼 원하는 상황 있어??? 테츠야는 수학여행 때 어디로 갈까??? :3

774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1:09:40

>>773 앗 앵커실수 👀 >>771에 달아야 함!!!!!

>>772 팝콘은 왜 안 먹어!!!!! 오징어랑 나초도 먹어!!!!!! >:3

775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09:50

그와는 별개로 저도 수학여행 일상이나 살짝 구해볼까 싶네요! 없으면 없는대로 스루하셔도 무방해요!

776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10:14

>>774 왜냐하면 저는 지금 제로콜라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죠!

777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21:11:48

일상은 구하고 싶은데..
이미 돌린 적 있어서 말이지요..

778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14:39

>>773
공연장이나 콘도에서 평소에는 누리지 않는 호캉스를 즐기고있을 것 같네요!! 저보단 후미카주가 원하는 상황을 해주셨으면 해요!

779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15:18

음. 그러면 오늘은 천천히 관전하는 쪽으로! 토와주가 먼저 일상을 구할 때까지 조용히 지켜봐야겠어요!

780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21:17:58

느긋하게 구해보는 거죠~

781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18:25

제로콜라라니 저도 질수없...
냉장고에 우유밖에 없네요. 흑흑. 우유라도 마셔야지.

782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1:19:12

>>778 호캉스... 이것도 참 부럽구만,,,,,,,,,,, 그럼 장소부터 정하고 상황 생각해볼까~~~~~

가자 다이스야!!!!!!
.dice 1 4. = 4

1.동물원
2.식물원
3.아쿠아리움
4.플라네타리움

783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19:14

우유도 몸에 좋은 거라구요! 그러니까 많이 드시면 되는 거예요!

784 토와주 (SHpNKSqhRE)

2022-05-02 (모두 수고..) 21:19:31

냉장고에... 쿠키슈는 있는데 제 타입은 아니네여...

785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19:56

아무튼 2차 신청을 지금받고 있으니 다들 >>655를 참고해주세요!!

786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21:21

>>782
선레는 다이스로 정하겠습니다!
.dice 1 2. = 2
1 = 테츠야
2 = 후미카

787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21:41

>>785
재확인 감사해요!

788 코세이주 (Qf5MVQMAsE)

2022-05-02 (모두 수고..) 21:23:35

일상 돌리고싶지만 여유가 없어서 ... 수요일엔 돌릴 수 있겠네요 :3

789 후미카주 (az4R8x7xIQ)

2022-05-02 (모두 수고..) 21:23:51

>>776 !!!!!!! 그럼 더 추천할 수 없겠군!!! 맛콜라 해!!! >:3

>>781 우유 마셔!!!!! 칼슘은 몸에 좋아!!!! >:3

>>786 음~~~~ 플라네타리움 걸렸네!!!!! 테츠야라면 여기서 조용한 휴식 할 수 있으니까 좋아할 것 같기도~~~~ 그럼 잠시만 기다려줘!!! :3

790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28:14

>>789
넵!

791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36:08

일단 5월 5일 어린이날은 저도 아침에 어딘가로 가서 밤에 올지. 아니면 1박을 하고 돌아올지 애매하니 그 날은 자리를 비우게 될 것 같네요.

하지만 토요일에는 캐입 진실게임, 일요일에는 캐입 왕게임이 기다리고 있지요!!

792 테츠야주 (Gh2bMZXjkg)

2022-05-02 (모두 수고..) 21:37:42

토요일과 일요일이 그야말로 격전의때로군요! 두렵다!

793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40:59

아니요. 제 생각엔...
딱히 진실게임에서 나올 것은 없을 것 같고 왕게임이 격전의 파이트가 될 것 같은걸요!

794 코세이주 (Qf5MVQMAsE)

2022-05-02 (모두 수고..) 21:42:02

진실게임 ... 왕게임 ... 다 참여하고싶은데 ...

795 변화의 징조? 불안한 조짐? (zvsbp5uFJY)

2022-05-02 (모두 수고..) 21:43:20

잠을 자지 않은 일요일, 해가 저물고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간 요조라는 각자 귀가한 가족들과 느긋한 저녁을 즐겼다. 저녁 메뉴는 햄버그였고, 언제나처럼 맛있었다. 요조라는 부모님과 마히루가 오늘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는 걸 들으며 자신의 몫을 비웠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마히루가 내온 홍차와 디저트를 먹고, 남은 얘기를 조금 더 풀다가 요조라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간다. 가기 전, 편히 쉬렴, 이라는 부모님의 다정한 인사에 요조라는 번갈아 포옹을 해드리는 걸로 답했다.

느즈막히 돌아온 방은 어쩐지 생소하지만, 침대에 누워 조금 뒹굴거리면 금방 익숙해진다. 먹과 물감, 잉크, 묵은 종이와 새 종이, 방 한구석에 걸린 향주머니까지, 복잡하게 섞인 향들을 차츰 인지하다보면 어느새 방에 돌아왔단 실감이 든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면,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에 오늘도 밤이 왔구나, 싶다.

잠들지 않는 날은 보통 날보다 하루가 길다.
낮도 길고, 밤은 더 길다.
잠들지 않으면 더, 더욱 길다.

기나긴 밤을 보내기 위한 준비는 언제나 방 안에서 시작됐다. 요조라는 가장 편한 차림으로 갈아입고 바닥에 앉아 낮은 테이블을 펼친다. 세 사람은 넉넉히 쓸 만한 넓은 테이블 위 한가득, 4절 스케치북의 깨끗한 면을 열어 놓는다. 그 옆엔 색연필 케이스를 놓고, 반쯤 엎드려서 스케치북 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다가, 곧 색연필 하나를 집어들고 스케치북 위에 올린다. 그리고 사각사각, 고요한 소리를 내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밑그림도 없이 갖가지 색으로 새하얀 도화지 위를 채워나가면, 그만큼 시간도 흘러 세상은 어느새 새벽의 한중간에 접어든다. 창을 메우는 어둠은 깊어지고, 가장 작은 소리도 들릴 만치 적막해진다. 그럼에도 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요조라의 방에 방문을 두드리는 이가 있었다.

"야... 뭐하냐... 안 자고..."
"뭐하긴... 책, 보는데...?"

자다가 깨서 부엌에 가려던 마히루였다. 빛이 새어나오는 방문을 열자 침대에 엎드려 책을 보던 요조라가 뭐냐는 눈으로 쳐다본다. 그에 지지 않고 얼척 없다는 눈을 하고 있던 마히루. 고개를 가로저으며 문을 닫고 돌아선다. 저멀리 계단 내려가는 소리에 요조라는 보던 책이나 마저 보려 눈을 돌린다.

느릿느릿, 시선으로 활자를 쫓아 막 한 장을 넘겼을 무렵, 다시 요조라의 방문이 열린다. 이번에도 마히루인데, 이번엔 양 손에 머그컵을 들고 왔다. 뚜벅뚜벅 방 안으로 들어온 마히루는 치우지 않은 테이블에 머그컵을 내려놓는다. 침대 위 요조라가 내려다보자 컵 안 가득 일렁이는 초콜릿색 음료가 절로 입 안 침고이게 한다. 희미한 계피향에 달콤한 초콜릿향 섞인 그것은 진짜배기 핫초콜릿이다. 누운 채 손 뻗는 요조라를 마히루가 제지하며 씁, 하고 혀를 찬다.

"저거 침대에 엎으면 어쩔라고. 내려와. 앉아서 마셔."
"쳇..."

불만 어린 소리 내지만, 요조라는 군말 없이 내려와 침대에 등 대고 앉는다. 그리고 마히루가 건네주는 머그컵을 받아 두 손으로 살포시 감싸 쥐고서, 굳었던 손을 컵의 온기로 풀어본다. 조금 떨어져 비스듬히 앉은 마히루도 컵을 들고, 표면을 식혀 조심히 한 입 머금으면, 달큰한 초콜릿이 혀끝에서부터 목으로 흘러든다. 남매 중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휴- 긴 숨 내뱉고나면,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다. 그 물음은 의례 마히루의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왜 여태 안 자고 있는데? 너 어제 외출했잖아. 안 피곤해?"
"피곤은... 하지... 그렇지만, 잠이... 안 오는 걸... 어쩌라고, 나더러..."
"그렇긴 한데. 거 참, 이상하네. 그 전엔 계속 잘 잤잖아? 낮에 뭐 이상한거 먹었냐?"
"뭐래... 히루가 말한, 그 가게, 갔는데..."
"가긴 갔구만. 뭐 먹었는데?"
"나폴리탄... 애플민트, 에이드..."
"거기까지 가서 나폴리탄을 먹냐. 토스트 먹으라니까, 치즈 들어간 거."
"아... 그게, 먹고 싶었던... 걸, 어쩌라고..."
"하여간 고집 더럽게 세. 됐고, 혼자 갔어?"
"아니... 유령이랑..."
"유령? 왠 유령."
"있어... 유령마냥, 이상한 사람..."

두루뭉술한 설명에 마히루는 고개를 갸우뚱 하고 요조라는 조용히 핫초콜릿을 마신다. 제대로 말해줄 기미가 안 보이자, 마히루는 에휴, 빈 한숨을 쉬고 머그컵 내려놓는다. 그러다 아직 펼쳐둔 스케치북이 시야에 들어와, 그리로 몸을 움직여 오늘은 또 무얼 그렸나 들여다보니, 듣지 못한 말 대신할 그림이 거기 있었다.

드넓은 바다와 백사장, 그 한가운데에서 바다를 보는 소년의 뒷모습, 옆얼굴도 없이 뒷모습 뿐이지만, 검은 옷차림에 키는 제법 커 보이고, 뒷머리 가득 하얀 머리칼이 햇빛에 반짝여 은빛으로 물들어있다. 색연필 만으로 절묘히 표현해놓은 풍경과 묘사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마히루는 문득 저 뒷모습이 어디선가 본 듯 함을 느낀다. 저 백발, 분명 가게 손님으로 온 적 있다. 지인이었나, 하고 생각하며 몸을 뒤로 무른 마히루는 지나가듯 묻는다.

"왠일로 사람을 그렸대. 별로라더니."
"유령, 이니까... 세이프야..."

그려냐, 며 고개를 끄덕인 마히루는 서서히 식어가는 음료를 들이킨다. 요조라는 여전히 표면을 핥듯 천천히 마신다. 남매는 맞추기라도 한 듯 서로 조용하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대화를 한다.

"맞다. 마츠리 노점에 내놓을 거 얼추 정해졌어."
"그래...? 뭐, 할건데...?"
"기존 상품의 어레인지, 그리고 예시해뒀던 거."
"흠..."
"그러니까 요루 너도 일해야 해. 기억하지?"
"어어... 어... 아, 나..."
"뭐, 뭔데. 왜?"
"약속, 있어... 마츠리... 구경..."
"엥? 누구, 누구랑인데, 혹시 그 도련님?"
"아니... 그 유령..."

재차 언급된 지칭은 마히루도 놀라게 한다. 요조라와 대화하면서 특정 누군가가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이 있었던가. 마히루는 순간, 양말 냄새를 맡은 고양이 표정으로 요조라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곧 심호흡을 하며 자신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천천히 머그컵 내려놓고, 양 손으로 요조라의 어깨를 잡으며 말한다. 진지하게, 아주 진지하게.

"요루... 솔직하게 말해 봐. 너, 그 유령한테 뭐 들켰어? 약점이라도 잡힌거냐? 지금이라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면 괜찮을 거야. 나나 아버지가 어떻게든 해줄게."
"으... 왜 그래... 뭐하자는 거야... 내가, 그런 약속, 잡은게... 그렇게 이상해...?"
"당연히 이상하지! 맨날 집학교 밖에 모르고 주말엔 방구석에 처박혀 사는 애가 갑자기 마츠리날 약속을 잡았다는데! 천하의 호시즈키 요조라가!"
"아, 오바하지 마... 시끄러워..."
"이것도 충분히 참은거다. 그러니까, 뭔가 잡힌게 있으면 지금 말 해! 그래야 더 늦지 않아!"
"아니라고..."

관객 없는 남매의 꽁트는 요조라가 마히루의 팔뚝을 꼬집는 걸로 끝난다. 아프다며 요조라의 어깨를 놓고 뒤로 물러난 마히루였지만, 여전히 시선은 근심과 걱정과 의심과 궁금함으로 가득하다. 그 시선을 흘겨보기로 응수한 요조라는 머그컵 속 음료를 찰랑거리며 중얼거린다.

"그냥, 먼저, 권유하길래... 대답만 했어... 아무 일도, 없었다고..."
"허... 참, 취향 특이하네. 그래서 언제 보려고."
"몰라... 할거, 많은데... 꼬였어..."
"알면서 대답했을거면서 뭘 투덜대. 됐으니까 첫날 가. 나머지는 남은 날 어떻게든 되겠지."
"그럴려나... 어... 귀찮다... 라인..."
"라인도 교환했어? 아, 약속 잡았으면 당연한가."
"라인은, 저번에..."
"이번이 아니야!? 뭐야, 너 대체 요즘 뭘 하고 다니는거야!?"
"시끄러..."
"어흑!"

요조라치고 매섭고 빠른 찌르기가 마히루의 옆구리를 강타하고, 예상치 못한 공격에 마히루는 그대로 쓰러진다. 아픔보다 놀람과 충격에 부들거리는 마히루를 두고 요조라는 다시 침대 위로 기어올라간다. 언제 마셨는지, 바닥까지 깨끗하게 빈 머그컵이 요조라 앉았던 자리에 덩그러니 놓여졌다. 적당히 리액션을 보인 마히루는 몸을 일으켜 침대와 한몸이 되려는 요조라를 본다.

"으휴... 세상 물정 모르는 꼬맹이를 저대로 둬도 되나 싶구만."
"헛소리는, 1절만 해... 히루... 다음은 뒷목이야..."
"알았다 알았어. 아무튼, 잠은 영 안 올거 같냐?"
"그러게... 책이나, 마저 보려고..."
"오늘이야 그러면 되겠는데, 곧 수학여행 가잖냐. 그 땐 괜찮겠어?"
"뭐... 죽진, 않겠지..."
"그건 당연한거고. 너는 나 때랑 달라도 너무 달라서 뭐라고 조언도 못 하겠네. 에이, 다시 자러 갈란다."
"어... 잘 자..."

엎드려서 성의 없이 손을 흔드는 요조라의 행동에 마히루는 어이없는 웃음 내뱉는다. 다 마신 머그컵 들고 방을 나가려다가, 문가에 발 걸쳐놓고 돌아보며 묻는다.

"마츠리 때 입을 옷, 초안대로 가면 되지? 사요가 묻더라고."
"응... 초안, 두 개... 다 하면, 될 걸..."
"사요만 신나겠네. 알았어. 쉬어."
"응..."

그 대화를 끝으로 문 여닫히는 소리도 없이 마히루가 나갔다. 이제 핫초콜릿은 잔향만 남은 채 요조라의 코끝을 간지럽힌다. 잠시 엎드려서 늘어진 채 눈만 깜빡깜빡, 하던 요조라. 이내 꾸물거리며 움직여서 덮어두었던 책을 집어온다. 사그락, 페이지 넘어가는 소리 나고, 요조라의 눈은 다시 활자를 쫓아 흰 종이 위를 구른다. 창밖의 어둠이 서서히 희어져 이윽고 햇살로 가득 밝아질 때까지.

796 요조라주 (zvsbp5uFJY)

2022-05-02 (모두 수고..) 21:44:00

예에~ 갱신해~ 좋은밤~~

797 ◆oAG1GDHyak (ExcLr9RaAk)

2022-05-02 (모두 수고..) 21:46:30

어서 오세요! 요조라주!! 독백은 매우 잘 읽었어요. 작은 파동으로 인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그 와중에 도련님..ㅋㅋㅋㅋㅋ (절레절레) 마히루에게 있어서 아키라는 그냥 도련님이로군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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