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후링이라는 말이 나쁘게 쓰인지 않는 말이라 좋은 뜻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칭찬의 의미라는 것에 조금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그저 인사만 했을 뿐인 코세이에게도 좋은 인상이었는지는 조금 애매한 느낌이었지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은 다행이었지만, 걱정하는 말에 얼굴을 붉히고 두 손으로 가리는 모습에 제가 한 말 때문에 부끄러워하는 듯 했다. 부끄럽게 할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나저나 갑작스러운 화제 전환에 당황한 것은 렌이었다.
“손은, 이제 괜찮아요.”
렌은 손을 내어 보여주며 말했다. 흉 하나 없이 말끔하게 나았다. 물론 처음에도 그렇게 큰 상처도 아니었으니 걱정할만한 것도 없었다.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건…. 렌은 처음부터 보자마자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주저스러워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었던 것이었으나 이렇게 본론으로 성큼 들어와버리니 어쩔 수 없이 볼을 긁적이다가, 빨대 꽂힌 에이드를 한 입 마셨다가, 빙수의 우유얼음과 딸기 시럽과 아이스크림을 살살 섞어 입 안에 한 입 넣었다가ㅡ맛있었다ㅡ 이내 작은 빙수 스푼을 바닥에 놓고 손을 마주 잡고 작게 꼼지락거리다가 말했다.
“음, 제가 아주 예전에 어렸을 때요. 누군가에게 자신이 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사실 그 때는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그 때 코로리 씨를 보고 혹시 그 말이 사실이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에 대해 조금 묻고 싶어서요.”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이라고 했지만, 코로리는 사람이 아니라 신님이니까 이정도 이야기는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요조라도 처음부터 스파 이용권을 코세이에게 주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 이벤트에서 노렸던 건 아니라는 말이다. 향수를 얻고 남은 포인트로 뭘 바꿀까 하다가 스파 이용권이 눈에 들어왔고, 그리고 얼마 뒤 코세이에게 쌍둥이 남매가 있다는 걸 알았다. 어차피 요조라는 같이 갈 사람이 없었으니, 코세이에게 주면 남매와 잘 다녀오겠지, 싶었다.
"받은게, 있는데... 주는게, 없으면, 제가... 찜찜해서... 그런, 거니까요..."
강박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란게 요조라의 사고방식이다. 정확히는 베푸는 만큼 돌아온다, 가 맞겠지만,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다. 봉투를 넘겨준 후 손을 내려 다시 가볍게 뒷짐을 진다. 타박타박, 느리지만 선명한 발소리와 함께 걸으며, 고맙다는 말에 어깨를 으쓱인다. 됐어요, 라고 말하듯이.
계속 걸으며 힐끔 본 코세이의 얼굴엔 미소가 활짝 피어 있었다. 그렇게 좋은가. 요조라는 드림캐쳐를 받았을 때, 아니, 내민 것만으로도 꽤나 살벌한 분위기를 냈었고 받고서도 그리 살갑게 굴지 않았는데, 코세이는 생각지도 않던 답례에 저런 표정을 짓는다. 보면 볼수록 요조라의 안에서 그 생각은 크기를 키워간다.
"...이상한 사람..."
소리 죽여 입 속으로만 중얼거린 혼잣말이었으니, 들릴 일은 거의 없었겠지.
구불거리는 내리막길은 어느새 거의 다 내려온 듯 하다. 이제 저 앞의 커브 한번만 더 돌면 숲 너머가 훤히 보일 것 같다. 그 구불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며, 아마도 일하는 곳일 카페에 놀러오라는 말에 요조라는 대답한다.
"그 카페, 새벽까지, 하는, 곳은... 아니잖아요...? 갈 일, 없겠네요... 아마..."
한번 귀가해 집으로 들어가면, 새벽에 산책이나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야 나오지 않는 요조라라서, 마감 전에 사람이 없다든가 해도 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귀가길에 잠깐 들르면 모를까. 하지만 그런 생각도 문득 든다. 최근, 예상과는 빗나가는 일이 너무나 많았으니, 어쩌면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요조라도 조금은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기대는 아니고, 그냥 미리 대비하는 느낌으로, 그런거라고 생각하며 말을 이어간다.
요조라가 딱 그렇게 말했을 시점은 마지막 커브를 완전히 돌아 이제 숲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길목이었다. 요조라는 길 끝에 서서 손을 들어 풍경을 가리킨다. 숲 속으로도 간간히 불어오던 바닷바람은 여기서 시작되었다는 걸 보여주듯, 넓은 모래사장과 바다가 그 앞에 펼쳐져 있다. 식사를 하면서 멀리 보았던 그 풍경이 바로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바다... 제대로, 가 본, 적... 없다고, 했으니까..."
숲과 바다, 두 향이 뒤섞인 바람이 한차례 지나가고, 요조라는 손을 내린다. 여기까지 데려온 이유는 그것 뿐이라는 듯 말하고, 가만히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호시즈키 요조라.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우주까지 닿아있는 듯 드높았고, 구름은 유유히 하늘을 흘렀으며, 모두가 잠든 한밤중이었다. 모두가 너의 망각을 슬퍼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뭐, 아무튼 다들 예상은 하고 있는 것 같지만 현재 들어온 신청자 수는 짝수이고 아키라는 누군가가 또 신청하지 않는한.. 설사 신청해도 홀수가 되지 않는한 그냥 동굴에서 대기하면서 일이나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시미즈 가문으로서 일을 수행하는거니 아키라에게는 나름 충실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Q.관전자인데 캡틴이 기획한 이벤트인데 인원 수가 안 맞는다고 캡틴이 빠지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에 참여한 이도 미안해할 것 같아. 차라리 캡틴도 참여를 하고 그럼에도 인원이 안 맞으면 예비 인원 하나 넣어서 짝수로 채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A.사실 이것도 제가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긴 한데 그렇게 되면 누군가는 시트캐릭터가 아니라 제가 만든 예비인원인 NPC로 돌려야 하니 그 시트캐가 피해를 보게 되는 케이스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을 하거든요. 어쨌든 관계를 짤 수 없는 NPC로 돌리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형평성 논란도 있을 것 같고.. 이걸 만약에 하려고 한다면 다른 참가자들의 허락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고... 그렇다고 해도 잘못하면 누구 하나는 일단 무조건적으로 레스캐릭터가 아니라 1회용 NPC와 돌리는 상황이 발생하니 제가 먼저 그렇게 하겠다..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일단 의견은 감사합니다.
답레를 바라고 줬던게 아닌데다가 고작 드림캐처에 이런걸 받아도 되나 싶었지만 일단 상대방이 준거니까 여동생이랑 다녀오기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스파를 가려면 수영복이 필요한데 ... 마련해둔 수영복이 없어서 새로 구매를 해야했다. 뭐가 좋은지도 잘 모르는데, 누구 도움을 받아야하나. 생각해보니 세이군이 수영부라고 들었던것 같은데. 나중에 부탁해볼까 싶었다.
" 새벽까지 하는 날도 있지만 ... 그 시간대엔 제가 일하지는 않아서요. 아쉽네요. "
점장님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오후 10시 이후에 닫는 시간은 대부분 점장님 마음이었다. 간혹 저번처럼 마츠리 같은게 있을때는 좀 더 일찍 닫기도 했지만. 나는 오후 10시까지만 일하고 마감하던가 아니면 그냥 퇴근하기에 그녀 말대로라면 마주칠 일은 없을것 같았다. 맛있는 음료를 잔뜩 제공해줄 수 있었는데.
" 오, 그래요? 다음에 오면 꼭 포장해야겠네요. "
다음에 여기에 온다면 누구랑 같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저곳에 들러서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포장해가겠다고 다짐한다. 리리가 좋아할만한 음식이니까. 가격이 조금 비싸긴하겠지만 ... 내가 쓸 돈을 살짝 줄이면 가능한 일이다. 애초에 개인적으로 쓰는 돈이 많은 편도 아니니까. 그렇게 대답을 끝마치자 걸어오던 길의 끝이 나타났고 끝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 오 ... 와 ... "
숲과 백사장의 경계선은 누군가 줄이라도 그어놓은듯 명확하게 푸른 녹음에서 흰색으로도 보일법한 모래사장으로 바뀐다. 파도가 밀려오는 백사장과 파도 소리, 바닷바람에 나무들이 흔들리는 소리는 분명 그 누구 하나 지휘하는 자가 없음에도 그 조화가 상당했다. 가만히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그녀를 지나친채 천천히 바다로 다가간 나는 백사장을 넘어서 밀려오는 파도에 살짝 손을 담가본다. 햇빛은 뜨거웠지만 아직은 좀 차갑다고 느껴지는 바닷물이다.
" 지금까지 안와본게 조금 후회 되네요. "
바쁘다는 핑계를 대긴 했지만 오려면 얼마든지 올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별거 아닐거라 생각한 곳이 이런 경치를 가지고 있다니 지난날의 생각을 반성할 수 밖에 없었다. 젖은 손을 털어내고서 요조라쪽으로 다가온 나는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