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야 마사히로.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물 탄 듯 옅었고, 구름은 깃털처럼 가벼웠으며, 유난히 어지러운 아침이었다. 모두가 너의 사랑을 사랑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가미즈미 고등학교에선 3년에 한 번씩, 전교생이 수학여행을 떠났다. 전교생이 떠나는 만큼 규모도 컸고 나름대로 기간도 길었으며 사용되는 돈도 많았으나 이사장은 흔쾌히 자신이 직접 지원해서 수많은 신들과 인간들에게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물론 그것을 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학생회 멤버들이었으며 올해 역시 학생회의 멤버들은 이리저리 궁리를 하며 마침내 장소를 결정했다.
장소는 남쪽에 위치한 인공 테마파크 섬인 '액티브 아일랜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이 커다란 테마파크 섬은 그야말로 아주 거대한, 섬 하나가 통째로 즐기기 위한 휴양지였다. 해변가가 있는 바다도 있긴 했으나 아주 커다란 놀이동산이 있으며, 섬의 일부를 통째로 동물들을 위한 사파리로 사용하고 있는 동물원, 그리고 식물원도 존재했고, 별들을 보기 딱 좋은 플라네타리움, 그리고 물고기를 볼 수 있는 아쿠아리움. 그냥 가볍게 산을 오를 수 있는 산책용 산길 또한 존재하고 있었다.
공연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연장도 있는 등. 정말로 다양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공부를 할 수 있는 박물관도 존재했다. 말 그대로 교육이라기보다는 그냥 전학년이 통째로 여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로 수학여행지가 선정되었다.
"방은 3~4인으로 해서 하나를 사용하게 됩니다."
휴양지에 찾아온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콘도 시설에서 학생들은 지낼 수 있었고, 굳이 나가지 않더라도 콘도 안에서 플렉스를 하면서 호캉스 비슷한 생활을 할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수학여행이 끝날 때까지는 편하게 놀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 셈이었다.
/5월 2일부터 5월 9일 0시까지!! 그냥 말 그대로 놀자판으로 푹 쉬면서 이것저것 추억을 쌓아보도록 해요! 오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그러면 수학여행 일상은 불가능하니 그 점은 참고하세요.
코세이가 일하는 카페가 새벽까지 하는 날도 있다는 걸 안 것만으로도, 요조라가 갈 지도 모르는 가능성은 늘어난다. 일찌감치 가서 새벽녁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오면 될 일이다. 그럼 되려나, 같은 생각을 하며 중얼거리곤, 길 끝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옆에서 들리는 탄성에 힐끔, 시선을 주었다가 다시 앞으로 향한다.
이 길로 와본 건 처음이지만, 이쪽 해변은 요조라네 가족들이 매년 오곤 하는 곳이었다. 매 여름마다 귀성한 마히루가 온가족, 특히 요조라를 끼워서 바캉스를 오곤 했다. 올해는 아직이었지만, 아마 여름 내로 올 것이다. 당분간은 행사가 많으니 더위가 한풀 꺾인 뒤가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그것도 두고 봐야 할 일이었다.
요조라는 자신을 지나쳐 바다로 가는 코세이를 보았다. 가만히 서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하얀 백사장을 건너가 바닷물에 손을 담그는 코세이의 모습을 시선으로만 쫓는다. 필시 아직은 물이 차가울 시기다. 그래도 풍경으로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요조라는 다시 자신의 쪽으로 돌아온 코세이를 보고 좀전과 같이 어깨를 으쓱인다.
"별 것도, 아니네요... 이런 건..."
모르던 곳, 몰랐던 장소를 가르쳐 주는 것 자체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조라도 이 장소나 길에 대해선 모두 누군가에게 듣고 데려와져서 알게 된 것 뿐이다. 그게 이어지는 건데, 신세를 지니 뭐니 할 건 아니다. 그러니 대수로운 일도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곤 해변가를 향해 걸음을 튼다.
보여준 손을 보고 고개를 끄덕끄덕 흔든다. 화제를 돌리려고 급히 꺼낸 말이었지만 덧나거나 흉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렌 씨가 후크 선장될 뻔 했네ー"
손바닥 까진 상처로 손이 갈고리가 되는 일은 없겠지만, 후크 선장은 손 하나를 잃었기 때문에 하는 개구진 농담이다. 코로리는 작은 포크로 과일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조금 베었다. 아랫층부터 윗층까지 키위, 파인애플, 오렌지, 딸기 순으로 케이크 시트와 과일, 새하얀 생크림이 쌓여있었다. 하얗고 알록달록한게 마음에 들어서, 파랑은 블루레몬에이드, 보라는 블루베리스무디! 무지개다ー. 렌이 이야기를 주저하는 것 같아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고 케이크를 먹은 것이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조금 행복했다.
"하얗고 반짝반짝?"
희고 반짝반짝한 것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신이느냐고 물었던 렌의 목소리를 기억했다. 신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았으니까 까먹기도 어려웠다! 누군가 신인지 궁금한걸까, 누군가도 하얗고 반짝반짝했던 걸까ー 그치만. 코로리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짚었다. 눈가 아래, 뺨 위를 톡톡 두드리면서 말한다. 코로리는 붉고 노란 노을색이었으니 코로리의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주보고 있는 렌의 눈 색은 하얀 눈송이에 푸른 하늘빛이 있었다. 오늘 카페에 오는 길에 본 여름 하늘 색과 닮은 것 같다.
"있지이, 렌 씨도 하얗고 예쁘게 반짝반짝해."
만날 수 있으면 좋을텐데에. 신은 신을 알아본다! 하얗고 반짝반짝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거나, 신이라고 말했다는 구름같은 이야기보다 확실한 증거가 될 것이다. 코로리는 블루베리스무디의 빨대를 물었다. 그 누군가 신이 아니라고 말 할 수도, 맞다고 말 할 수도 없어서 렌이 이야기를 더 해주는 수밖에는 없으려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