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 정도는 물어보고 주문하면 되는 걸요. 아, 그런데 다음은 제가 사기로했는데...."
렌이 조금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한쪽 뺨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다음에 메뉴를 고를 때는 자신보다 코로리가 좋아하는 것을 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실 뇌물 같은 것 받지 않아도 비밀은 지켜줄텐데. 주문한 디저트가 나왔다는 말에 차마 코로리가 말을 걸었던 것을 듣지 못하고 쟁반을 들고 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각자 몫의 음료들을 각자 앞자리에 두고 중간에 디저트를 놓아 나누어 먹을 수 있게 했다. 빙수도 생각보다 크고, 케익들도 다 맛있게 생겼다.
자리에 앉자 코로리의 축 처진 목소리가 들려 조금 안전부절한 기분이었다. 그나저나 생각해보니 제 성이랑 코세이의 이름이 겹치는 구나. 보통 코로리는 코세이를 세이라고 부르는 편인 모양이었다. 우연이네, 하고 생각했다가 저에게도 여동생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기도하고, 사실 코세이와 대화했을 때 부럽기도 한 것이 사실이었다.
"코세이 씨를 세이라고 불러도 저는 상관 없으니 편하게 말하셔도 돼요. 칭찬... 들을 만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아, 혼났다는 건 돌아가야 한다는 건가요...?"
렌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신계로 돌아가기 싫다고 눈물을 뚝뚝 흘렸던 게 생각난 탓이었다. 그렇게 되면 본의는 아니게 굉장히 미안한 행동을 하게 되었으니까.
세이 렌.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푸르렀고, 구름 한 점 찾아볼 수 없었으며, 끝나지 않는 밤이었다. 모두가 너의 마지막을 궁금해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411 아니! 왜 모두가 마지막을 궁금해하고 있어요!! 렌의 마지막은 당연히 행복한 것인데!! 그리고 푸른 밤도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시미즈 아키라.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모두를 감싸안으려는 듯 푸르렀고, 구름은 울고있었으며, 영원할 것 같은 아침이었다. 모두가 너의 소원을 축복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빙긋 웃는 미소와 함께 답한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 1층으로 내려가 그대로 식당을 나온다. 맛은 그저 그랬지만 경치 하나만큼은 굉장히 좋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먹은 몫을 지불하려고 했지만 카운터에서도, 요조라도 받지 않는다. 써야했던 식사권을 쓴 것뿐이라며 신경 쓰지 말라며 그대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햇빛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데다가 바닷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오고 공기도 맑아서 맘에 든다.
" 와 포인트 많이 얻었나보네요. 향수도 300포인트가 필요했던 것 같은데. "
원래는 워터파크랑 스파 이용권을 얻을 생각이었지만 마지막에 대량의 불운으로 결국 생각으로만 끝난 것이다. 분명 리리도 거의 포인트를 못땄다고 들었는데 ... 쌍둥이가 나란히 운이 없었다. 요조라가 가방을 뒤적거리는걸 멀뚱히 구경하고 있으니 안에서 봉투가 손에 들려서 내쪽으로 향한다. 드림캡쳐 답레로 주는 거라면서.
" 답레를 생각하고 준건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
이런걸 받을줄은 생각도 못해서 봉투와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보다가 투덜거리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조심히 받아들었다. 받는다고해도 같이 갈 사람이 있지는 않지만. 리리한테 주고 가고싶은 사람이랑 가라고 할까 싶기도 했지만 받은 선물을 그렇게 줘버리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 고마워요. 잘 쓸게요. "
구겨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는다. 어디다 쓸지 고민하는건 나중의 일이고 일단 상대방이 줬다는 사실이 중요한거니까.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은 당연히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니 숨길 수 없는 미소가 얼굴에 가득해진다. 그나저나 이젠 내리막길인데 이 길은 어디로 가는걸까.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아이들의 웃음 소리처럼 맑았고, 구름은 당신을 향해 몰려들었으며, 귀를 기울이면 웃음 소리가 울리는 낮이었다. 모두가 너의 행복을 계획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토와.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다른 세상에 온 것 처럼 고요했고, 구름은 울고있었으며, 가장 가라앉은 새벽이었다. 모두가 너의 기쁨을 슬퍼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토미나가 후미카.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푸르렀고, 비행운 한 줄기가 창공을 가로질렀으며, 유난히 붉은 밤이었다. 모두가 너의 기쁨을 고대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코우사치 카루타.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첫눈의 신비로움을 간직했고, 구름은 온 하늘을 얇게 덮었으며, 끝나지 않는 밤이었다. 모두가 너의 의지를 사랑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
끝나지 않는 밤...😶 의지를 사랑한다는 게 조금 걸리네. 카루타를 강제로 용사로 만들 셈인가.. 다들 좋은 점심이야.👋
좋아하는 것 정도는 물어보고 주문해도 된다는데, 코로리는 고민에 퐁당 빠졌다! 물어볼 타이밍을 놓친데다 상담을 위해 나왔다는 것 때문이었다. 상담하러 나와서는 렌이 좋아하는 것들을 물어보고서 줄줄이 외워가기는 좀 그랬다. 상담 제대로 못 해줘서,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아하면 어떡해! 학교에서 인간과 친해지는 방법 같은 과목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신이라는 정체를 들켰을 때 비밀 유지를 위한 법칙 같은 과목이라든가. 수학이라면서 영어와 기호가 많은 이상한 과목이나, 국어라면서 우주에서 제일 무거운 물질의 발생에 대한 글을 읽는 이상한 과목보다 재밌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랬다면 수업 시간에 깨어있는 시간이 생길텐데! 코로리는 애꿎게도 블루베리스무디에 꽂혀있는 빨대만 빙글빙글 돌렸다. 블루베리니까 파랄 줄 알았는데 보랏빛이라 배신감을 느껴서 괴롭히는 중이다.
"렌 씨가 후링 씨라는 것부터 칭찬인데?! 세이도 첫인상 좋았다 했구ー"
사실 인간들은 후링을 안 좋아하나?! 잠의 신이라서 잠을 잘 잔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기는 했지만 착하고 예쁘다는 말이 잠 때문만은 아니었다. 갑자기 잠을 재워버리더니 거짓말해달라고 우는 신이라니, 당연히 더 놀란 쪽은 렌이었을텐데! 그때를 생각하면 칭찬을 더 하라면 더 할 수도 있겠다. 코로리는 인간의 기준은 다른걸까 고개를 갸웃이다, 마주한 렌의 표정이 걱정스럽기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귀가 빨갛다! 걱정해주는 건 고마웠지만, 벌써 신계에 돌아가기 싫다고 엉엉 울었던 것 때문에 걱정 받으니 부끄러워ー! 양떼 목장에 숨고 싶어ー.
"안 돌아가니까아, 그 렌 씨 손은?! 물어보고 싶은 거는?!"
갑자기 다친 손은 어떤지 물어보고 상담하고 싶었던게 무엇인지 물어본다니, 대화 주제 돌리기가 서툴다!
이자요이 코로리. 네가 첫 숨을 들이키던 날, 하늘은 그 어느날 보다 낡은 종이 냄새가 가득했고, 구름은 울고있었으며, 가장 가라앉은 새벽이었다. 모두가 너의 죽음을 고대하고 있어. #shindanmaker #네가_태어난_하늘 https://kr.shindanmaker.com/1119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