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의 풍경을 보며 감탄하는 코세이와 달리, 요조라는 같은 걸 보고 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담담하다. 시선은, 검은 눈은 분명히 창문 너머 펼쳐진 눈부신 풍경을 보는게 맞는데, 아무 반응도 나오지 않는다. 한 손에 든 물잔의 물을 조금씩 마시며 보다가, 코세이가 주문을 할 때 맞춰서 나폴리탄과 애플민트 에이드를 주문하고, 물잔을 내려놓은 뒤 테이블에 팔꿈치를 괸다. 그리고 손으로 턱을 괴고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몇번의 파도가 밀려오고 부서지기를 반복할 쯤, 요조라의 시선이 겨우 돌아서 코세이에게 향했다.
요조라는 테이블에 얹어진 머리끈을 보았다. 아까 내밀던 그것인가보다. 보긴 했지만 손을 뻗지는 않은 채, 턱을 괴었던 손만 내렸다. 요조라는 바른 자세 대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무릎에 두 손을 내려두었다. 내려진 손은 꼼지락 한번 없이 가만히 얹어진 채, 요조라는 말했다.
"별이라면, 이미... 봤지, 않나요... 더, 볼, 이유는... 없을, 텐데요..."
이미, 그것도 두번이나 봤다. 한번은 우연히, 한번은 의도적으로, 그 이상 요조라가 코세이와 별을 볼 이유가 있을까. 요조라는 테이블을 두드리는 손을 힐끗 보고, 코세이와 눈을 똑바로 맞춘다. 새까만 눈은 흔들림 없이 깊고 검을 뿐이다.
열린 창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앞머리를 건드려 손으로 슥 정리하자 더 또렷히 드러난 시선이 있다. 일견 아무런 감정도 없어보인다. 왜 시간을 내줘야하냐는 그 말처럼, 흥미도 관심도 없는 눈이다. 요조라는 숨을 내쉬긴 했지만 한숨도 혀를 차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냥 날숨을 내뱉고 손으로 마저 머리 정리를 하며 말한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각자 주문한 음식과 음료가 나왔다. 자리를 안내했던 여직원이 가져온 음식들을 주문한 각자의 앞에 놓은 뒤 가고, 요조라는 식사를 위해 자세를 고치다가, 다시금 테이블의 머리끈에 시선이 닿는다. 그걸 잠시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뻗어 집어온다. 평소와 비슷하게 하지만 좀더 헐겁게 머리를 모아 묶곤, 포크를 들어 새빨간 나폴리탄의 면을 걸어 돌돌 굴린다. 그리고 조용히 입에 넣는다. 음식의 맛은 그렇게 특별할 것 없이 그럭저럭 먹을만 한 수준이었다.
아쉽게도 물비늘은 여기서 보여줄 수 없다. 나는 네 속도 모르고 자전가 균형잡는데에만 정신이 팔려있었는데 전부 엎어지자 오히려 편해졌다. 땅 위에 있을때보다 배 위에서 살때가 도리어 편하다는 옛 성인의 말이 참말처럼 느껴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았다. 다만 나는 너의 협박도 웃기고 살살 불어오는 바람도 간지러운지라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우리 중 가장 먼저 결혼할 신은 너인가 싶다. 내가 느끼기에 인간들은 너 같은 아이를 좋아할 것 같다.
내가 쪼그려 앉은 땅은 물기가 어려있어 약간 추적했는데 내가 손을 뻗어 탁탁 치자 남은 물들도 얼른 땅 아래로 사라져버렸다. 지토 아래 수맥에서 나온 물이건, 내게서 나온 물이건 날 위해 쿠션 노릇을 해준 것은 확실하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나만큼이나 무감한 너가 있었다. 이어지는 말에는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어서...
"꿈이랑 현실이 구분이 가지 않아?"
인간과 신의 경계가 모호한 나인만큼이나 너는 모호한듯 몽환적이고, 몽환적인듯 몽롱해보였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잔향을 마구 휘저으면 이런 느낌일까. 나는 한 번 구르며 앞뒤 모르고 흘러내린 머리카락 정리할 생각도 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 기묘한 향이 날 신으로 바꾸어버린 것인지, 자전거에서 한 번 구르고서야 인간으로 둔갑한 겉표지가 찢어져나간 것인지 지금의 나는 인간보다는 신에 가까운 기분이 든다. 내 얼굴에게서 벚꽃을 떼어주는 너를 여즉 바라보고 있었기에, 네가 나에게 비밀을 이야기한다 해도 내 태도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난 뱀을 보낼게. 몰래 앙 물어버리라고 할게."
속닥이는 목소리가 무정하지도 음흉하지도 않게 들려온다. 나는 땅을 더듬거리며 자전거 앞으로 갔다. 너에게서 악몽 한 자락, 내게서 뱀 한 구렁이. 네게 영향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않는다. 무생물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말은 신보다는 인간에게서 비롯된 사고방식일터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너에게 손을 뻗었다.
"도망가요. 자전거가 완전히 망가질텐데 저는 이 자전거의 주인이 아니라 들키면 곤란해요."
그리하여, 히트앤 봄이라는 거창한 이벤트는 내게 단지 90 포인트 조금 넘는 점수로 마무리되었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참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농담) 곰곰히 계산을 해본 결과 가미즈미 스파 이용권 2장, 참치캔 5개, 사탕세트 한 개를 가져가는 것이 제일 낫다고 결론내렸다. 스파는 데이트하기 딱 좋을 것 같고 참치캔은 밥 대용으로 먹기에 적합하며 사탕세트는 경계하는 인간 구슬릴 때 딱 좋을 듯 싶었다.
나는 굴러다니는 사탕을 손끝으로 어루고 만지다가 집으로 향했다. 벌써 하늘이 시퍼렇게 맑은 것이 벌써 여름이 온 기분이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불어오는 바람을 가만히 맞고만 있었다. 짠내나는 소금바람에 숨 막히는 더위... 찜통에 들어간 듯 혼몽한 정신을 기어코 울리는 매미 울음소리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렌은 상대방이 계산을 한다는 말에 알겠다고 말을 하고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 조금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자리에 앉았다. 친해지고 싶어서 자신이 사고 싶다는 말도 알겠다고 다음엔 제가 사겠다고 하자 고맙다는 말도 조금 웃음이 났다. 순수하고 맑은 느낌에 저보다는 코로리가 후링과 더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하고. 신을 상대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불경스러운 것일까?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이내 코로리가 자신이 맡아놓은 자리로 와 시킨 메뉴를 줄줄 말하자 이전의 생각은 없어지고 또 의문에 눈을 깜빡깜빡 떴다.
"꽤 많이 시키셨네요?"
왠지 주문 시간이 길더라. 생각보다 많이 먹는 편인 걸까? 후크선장을 무찌르고 왔으니ㅡ아마 일을 했다는 뜻으로 대충 알아들었다ㅡ 에너지가 떨어져 배가 고플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많이 먹는 것이 민망해서 자신이 계산을 하겠다고 한 것이면 또 이해가 가는 것이었다. 이정도면 자신도 살 수 있는데ㅡ본인도 많이 먹는 대식가이다보니 식비에 아끼지 않는 편이다ㅡ 다음에 자신이 살 때에는 뭔가 넉넉하게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새우잡이 배는 무슨 뜻이지?
"...? 혼자 다 못 드실 것 같으면 남기지 않게 도와드릴게요. 아니면 포장이 될 수도 있고."
새우잡이배는 돈이 없을 때 강제로 돈을 벌게끔 배에 태운다는 뜻이 아닌가? 하지만 계산을 하고 왔으니 그런 뜻은 아닌 것 같은데. 다 먹지 못하고 남기면 새우잡이배로 끌려간다는 뜻인 걸까? 배가 고파서 충동적으로 많이 시켰는데 생각해보니 혼자 다 못 먹을 것 같으면 울상이 되지 않던가. 물론 자신은 그런 일이 거의 없었지만. 모자라지 않으면 다행이지.
대장냥이에게 얻어맞고 눈물 그렁그렁 씨익대면서 "너-!! 저주를 내릴 테야, 넌 인간에게 냥줍 되어선 평생 자유를 갈망하게 될 거야!! 어쩌다 탈출에 성공해도- 밥주고 씻겨주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정 주던 인간이 그리워 제발로 돌아가겠지!!! 행복해져버려라-!!" 했다나봐.😶
1.후미카 삼색 고양이 생각하니 너무 귀여워졌어. 나른나른 햇볕쬐는 모습 보고싶다. 본체라고 하는 커다란 거북이 모습도 궁금해. 눈동자가 사람 크기 만하다고 했으니 엄청 크겠지. 등딱지 솔질하는 것 도와주고 싶은데. 사실 애기 거북이 시절 뒤집혀서 바동바동하는 모습 보고싶어. 후미카 늘 잘 보고 있어. 너무 예쁘고 너무 귀여워.
2.코로리 멧밭쥐 생각하니 으흐흑... 너무 귀여워서 눈물난다... 양귀비 꽃 위에서 자고있는 모습 상상하니 넘 귀여워.... 쌍둥이 오빠는 고양이인데 동생은 짜끄마한 쥐라니 넘 귀엽잖아.....
3.아키라 귀여워
4.애드라 사랑해 움쬬 뽀쟉뽀쟉 3학년 졸업식까지 가보자
5.코로리 후와후와하면서 신적인 모먼트 너무 좋아
6.알상 하나하나 보석같아 다들 너무 이쁘고 멋있고 귀엽고 꺄아악 (사망하셨습니다)
선물
1.후미카의 자리에 거북이 모양이 새겨진 자개함과 반달모양 반질반질한 나무빗이 놓여있습니다.
2.카루타의 자리에 돌돌이 테이프 클리너가 놓여있습니다.
3.코토하의 자리에 파도와 고래의 모습이 그려진 패브릭 포스터가 놓여있습니다.
4.미즈미의 자리에 클로버 화관이 놓여있습니다. 그늘에 잘 말린거라 오래 둘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