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을 기억할지 말지는 요조라가 참견할 부분이 아니다. 기억하고 훗날 뭔가 하려고 한다면, 그 때 가서 막던가, 어쩌면 정말 고마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거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나중 일이니 요조라 역시 더 말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던진 물음에 돌아온 대답을 듣고 작게 중얼거렸다.
"세이, 렌..."
어쩐지 바다가 잘 어울릴 것 같은 이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요조라는 알아들었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돌아서려고 했다가, 멈춰서 옆자리의 렌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퀭하지만 흔들림 없이 촛점이 올곧은 눈이 한번 느릿하게 깜빡인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요조라는 대답한다.
"...하면, 대답은... 해줄게..."
그 대답이 성의 있는 인사일지 그저 그런 대꾸에 불과할지는 아직 모른다. 그건 모르지만, 어쨌든 대답은 해주겠다는 말을 끝으로 요조라는 완전히 돌아섰다. 멈추었던 걸음을 느릿느릿 움직여 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모습은 사라졌어도, 노을진 복도에 긴 그림자가 천천히 멀어지는 건 꽤 오래 남아있었을 것이다.
1. 흰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가려다 마히루한테 붙잡혀서 이것저것 코디 당해버려~ 지금 계절에 맞추자면 진청색 일자 면바지에 회색 가는줄 스트라이프 셔츠, 머리는 올려서 묶고 신발은 바닥이 편한 운동화, 그리고 야간용으로 얇은 가디건 하나 챙기지 않을까~ 컬러는 전체적으로 밝은 편에 화장도 살짝 할 지도~?
2. 요조라 : (편지를 읽은 시점이 방과후를 넘긴 시간이다)(시간 다시 확인)(어떡하지 잠시 고민)(에이 귀찮아)(라면서 옥상에 가본다) 한번 가보기는 할듯~ 편지 쓴 성의는 무시할 수 없으니까~
3. 아 이거~ ㅋ.ㅋ 전용 깍지를 끼운 케찹으로 한폭의 그림을~ 이라는 건 반쯤 농담이고~ 적당히 보기 좋을만한 데코 정도는 하는 편~ 마히루 건 특별히 바보, 라고 써준다나~
>>602 미니 아키라니까, 키라로 줄여서 키라키라... 반짝이들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악몽은, 말은 그렇게 많이 했지만,그렇다고 정말 어린 애들한테 그럴 생각은 없다구~! ( ´∀`) 그리고 만약 악몽 꾸게해도 늘 레고 밟게한다, 마지막 남은 케이크 조각의 딸기를 뺏어먹는다,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 같은 류니까! 더 심한 건 하라고 해도 안해~!
>>606 이렇게 또 다른 키라키라가 탄생을..(동공지진) 그리고 충분히 끔찍한 악몽들인데요?! (동공지진22) 아무튼 아키라의 꿈은 당분간 안전한 것으로! 물론 일상에서도 거론이 되긴 했지만 요즘 아키라는 마츠리 준비를 돕거나 학생회 일 등으로 인해서 상당히 피곤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귀비 향이 많이 풍기는 것은 미리 양해를 코로리에게 구하는 것으로..
>>617 후미카는 그런 일에 분노하지 않는다구~~~~ 오너적으로는 좀 울었겠지만.....😢
>>620 어...........? 좋아 수학여행은 의도치 않은 트윈룩 컨셉으로 가기로 했어 내가 그렇게 정함(?) 그런 거 물어봐도 별 얘기 없다구~~~~ 미안한 얘기지만 남편씨... 남편이라 생각은 하지만 사랑할 정도로 좋아한 건 아니었어서(남편: (저승에서 충격!))... 👀
"음... 그런가요? 보통 학교라 하면 선배님들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하고, 특히나 학생회분들은 필히 알아둬야 하는거 아니었나요?"
단순히 지역이나 학교의 전통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의외의 반응이 보이자 그녀는 무언가 생각에 잠긴듯 입가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그래서 일부러 같은 반 학생들에게도 물어물어 알아낸 거였는데, 왜 그당시에 자신의 질문을 들었던 친구들이 조금 얼빠진 표정을 지었는지 뒤늦게서야 알게된거 같은 기분이 들었던 그녀였다.
물론 그걸로 딱히 부끄럽다거나 하지도 않는게 어차피 알아서 나쁠건 없잖은가? 다른걸 다 떠나서 자신의 학교에 어떤 선배들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신입생, 전학생들은 어딜가나 있을것이다.
"뭐 아무렴 어떻겠나요~"
약간 화제를 돌리려는듯 헛기침을 하는 그의 모습이 보이자 그녀도 별 생각 없었다는듯 싱긋 웃어보이며 한마디를 덧대었다.
좌우간 이곳에 대해서 하나라도 더 안다면, 마을의 소소한 팁같은 것들도 알아간다면 그녀의 입장에서도 더할나위없이 좋을것이다. 이러나저러나 관광지로서는 고객유치의 일환이기도 할것이고, 서로 윈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테니까.
"아, 이거요? 딱히 맞춰입은건 아니고... 음~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해야겠죠? 가끔은 다른 학교 교복으로 헷갈리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요~"
시선이 이쪽을 향해있다가 갈 채비를 하려는듯 살짝 몸이 틀어지자 그녀는 생긋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그래도~ 이런 소소한 고집으로도 흡족해하는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그것대로 나름 기쁜 일이겠네요~"
안내를 받으며 나아가는 길, 학생회장이라 해서 딱히 눈에 띄일 정도는 아니라고는 했지만 이미 마을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인물이었는지 그를 향해 도련님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어가는 사람들의 장난스러운 인사와 그에 조금은 난감해하면서도 으레 있는 일이라는듯 인사에 응하는 모습을 보자니 살짝 웃음이 흘러나왔을지도 모른다.
"뭐 어떤가요~ 도련님이라던지, 가미즈미 고등학교의 학생회장님이라던지, 어찌되었건 똑같은 사람인건 변함없는걸요?"
신경 안쓰고 있다면 더 좋다는 그의 말마따나 그녀 역시 그런 상황들에 큰 의미를 담지는 않았다. 마을에 유명인 한둘 정도야 당연히 있을법하지 않겠는가? 형형색색의 열대어들도 다들 그런식으로 눈에 띄는 법이었다. 별다른 거창한 이유가 없어도, 그저 그곳에서 헤엄치고 있기에 시선이 쏠리는 일은 언제든 있으니까.
"인간이 제각각 있듯이 신도 제각각 있을테니까요. 물론 신이 정말로 있을 때의 경우지만요. 저는 있을 것 같으니 그런 신도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요."
절대로 마르지 않는 샘을 본 입장에선 역시 신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이 모르는 과학적 이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일반적인 과학상식으로는 조금도 마르지 않는 샘을 어떻게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 그리고 가끔은 그런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정말로 가볍게 아키라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저로서는 매우 감사할 것 같네요. 고마워요."
싫은 호칭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마냥 환영하고 좋아하는 호칭 또한 아니었다. 경우에 따라선 살짝 부담스러운 것도 있긴 했으니까. 물론 저들 입장에선 그냥 장난처럼, 별 생각없이 너무나 가볍게 부르는 것이겠지만. 역시 한 산업을 확고하게 잡고 있으며, 이전부터 가미즈미 마을에서 영향을 행사해 온 가문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래도 일단 지금은 저렇게 말해두는 것이 그로서는 상당히 편했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그녀만이 아니라 학생회의 사람들이나 같은 반의 사람들이나, 혹은 그 외에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나. 그 모두에게 마음속으로 조용히 고마움을 표하며 그는 살며시 큰 길로 나온 후 막 녹색불이 된 횡단보도를 건너 저편으로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이름조차도 모르고 있네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시미즈 아키라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학생회장이고 3학년이고요."
같은 학교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름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겠거니 생각하며, 물론 자신이 그것을 계속 기억하고, 이후에 또 만날 수 있을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몰라서 나쁠 것은 없었기에 그는 그녀의 이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