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어신은 사쿠라마츠리를 나쁘지 않게 보냈다. 꽃이 피는 온화한 계절을 나쁘게 보내야 할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알고픈 것이 많아 그렇단다. 그러니 묻겠는데, 너는 왜 꽃에 대해 물어봤니?"
세세하게 살핀다는 말은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그 말대로 그는 많은 것들을 관망하며 관찰해 왔다. 무언가를 알기 위해선 그것을 깊이 들여다보고 때로는 직접 그 안으로 뛰어들기도 해야 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불현듯 그는 상대를 보았다. 지금까지는 알지 못했던 것을 살피기 위한 것처럼, 홀연하고도 새삼스러운 행동이었다.
올해에 온 사람이라……. 자세한 사정은 구태여 묻지 않았다.사정을 캐묻는 것이 기본적으로 무례에 든다는 사실쯤은 그도 알고 있다. 대신에 내어준 정보에서 적절한 물음을 건진다.
"곧이라고 하면, 금방 떠날 생각이니? 그렇다면 축제는 즐겨두는 게 좋겠구나. 다른 것이라면 타지에도 있을지 모르지만 축제는 가미즈미만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행사이니 말이야."
>>350 일단은 사이온지 유메라고 해서 설정상으로만 존재하는 3-B의 여학생이자 아키라의 소꿉친구 중 하나랍니다. 마찬가지로 가미즈미 마을의 토박이고요. 하지만 딱히 등장할 일은 없으니 그냥 아무래도 좋은.. 이후에도 학생회 멤버는 안 들어올 것 같으니 그냥 제 멋대로 구성한 가미즈미 학생회의 설정이라는 느낌으로!
"큰 이유는 없네요." 그저.. 호기심의 발로일지도 모르겠네요. CAM 식물(*밤에 산소를 뿜는 식물) 한두개 정도는 길러도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요.라는 말을 가볍게 하는 토와입니다.
후미카가 토와를 바라본다면. 약간은 시선을 느낀 것처럼 우산을 살짝 기울여 얼굴을 조금 가리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얼굴이지만. 눈은 마치 형광등을 켠 것 마냥 녹색으로 빛나고 있겠지요.
"곧의 기준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입시를 도쿄 쪽으로 지망하고 있으니까요?" 내년에는 도쿄에 있겠지요? 라고 말합니다. 원래는 도쿄에도 집이 있는데 안 간 거라.. 떠난다고 하기엔 애매할지도 모릅니다. 토와라는 집안적인 사정을 생각하면 도쿄로 돌아간다. 도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연 그 공격적인 태세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자아, 주사위를 굴려보자. 현재 캐릭터가 검술에 능해 근거리 전투에서 많은 이점을 가지고는 있지만 무너져가는 몸은 언젠가는ㅡ
"방어.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8. 성공."
주사위 값 자체는 낮게 나왔으나 상대방의 낮은 근거리전투능력과 무기의 차이로 방어는 당연스럽게 성공했다. 하지만 방어란 상대방과의 접촉을 뜻한다. 그리고 그 물리적인 접촉은 화상을 입은 그 몸에는 고통이 수반된다.
결국, 무리하며 움직인 몸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당신은 완벽하지는 않으나 상대방의 공격을 자연스럽게 흘리는데에 성공했습니다. 공격을 흘리고 그대로 검을 움직여 공격으로 전환하려던 그때, 막아낸 충격으로 화상을 입은 손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낍니다. 그로인해 당신은 공격 할 타이밍을 놓쳤고, 적은 그것을 호기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당신으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다시 도망치는 적. 이제 화상으로 인한 부상이 덮쳐 움직이는데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당연히 상대방은 진검승부따윈 해 주지 않는다.
"당신은 손에 덮쳐오는 고통을 오른쪽 어금니를 강하게 씹으며 버텨냅니다. 아직까지 손은 움직일 수 있을 듯 합니다. 다음 행동을 정해주세요."
상대방의 도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때부터는 추격전의 시작이다. 자, 과연 그녀는 어떻게 움직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밤에 산소를 내뱉는 식물이라고 보시면 되니까요" 그러니까 보통 식물은 밤에는 이산화탄소를 내뱉지만 CAM은 아니라는 것이다. 끄트머리가 비에살짝 젖은 걸 본 토와는 들어가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계속 젖어있는 채로 유지된다면 토와가 여름감기에 걸리면.. 곤란한걸.
"원하는 결과는 얻기 어렵지는 않지요." 다만. 그것이 정말 원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며 깊게 가라앉는 눈을 합니다. 그러나 그 가라앉음에도 눈은 여전히 빛나고 있을 것이다.
"저희 친척 중에선 저만 색이 다르니까요.. 그런 말은 간혹 들었네요" 토와라는 성을 가진 분 중에서 녹색은 엔 한 명 뿐이다. 나머지는 푸르다. 의 말이 어울리는 색이었지. 물론 파랗다가 녹색을 뜻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선 분명히 다르게 취급되니.
"비가 그쳐도 그치지 않아도 돌아가야 하네요." 그치면 편안히 갈 것이고. 더 거세진다면 그 전에 가야 하는 걸까요.
>>374 사실 일상에서도 나올 일이 없고 그냥 정말, 정말, 정말로 엄청나게 만약에 아키라도 호타루마츠리 페어가 정해졌는데 페어가 안 만들어진 이가 혹시나 있어서 호타루마츠리를 즐길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둔 예비용 NPC라는 느낌이긴 한데.. 그 이외에는 나올 일도 없으니 NPC라고 하기에도 조금 애매하고.. 아무튼 그렇네요! 이 애가 안 나오는 상황이 아무래도 제일이겠지요.
후미카는 대략적인 설명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학업에 충실하게 임한 결과 기본적인 과학 상식을 모를 정도는 아니게 되었으니까.
"도쿄가 어렵지 않다니, 그건 꽤나 대단하게 들리는구나."
신에게도 공부는 제 머리로 온전히 이해하며 익히는 일이고, 신에게도 수험은 어렵다. 경험으로 인한 현명함을 갖출 수는 있겠지만 인간과 급이 다르다 할 만치나 특출난 지능을 갖춘 신은 그 방면의 신이 아니고서야 드문 편이다. 기계적인 수순으로 놀라움을 표하듯 상대를 조금 키운 눈으로 올려다보던 것도 잠시, 후미카는 우산을 기울여 상대에게 닿지 않을 방향으로 조심히 물을 털어내었다. 우산을 쓰더라도 비 오는 날에는 바깥에 오래 있으면 몸 곳곳에 빗방울이 튀기 마련이다. 어느새 치마나 상의에도 조금쯤 물기가 스민 듯했다. 어느 곳을 향하다가도 다른 방향으로 새어 뜻없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일은 풍어신에게는 종종 있는 흔한 일이었지만 제 옆의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꽃은 이미 충분히 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모르는 채 이야기를 했구나. 혹시 가미즈미 고등학교에 다니니? 그렇다면 통성명을 부탁해도 될까?"
어둑한 날에 선명하게 밝은 꽃을 보았기에 그곳에 멈춰선 것처럼, 그와 같이 뚜렷한 빛의 시선이 뇌리에 남기에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물음을 건네게 된다. 후미카는 두 손으로 우산을 고쳐잡고 그를 올려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