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수풀에 숨어서 강가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휴식중인 상대에게 무라타 18년식을 겨누어 격발했고, 나아간 소총탄은 성공적으로 상대방의 왼쪽 다리를 관통했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관통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이동에 지장은 없습니다. 상대방은 걸어서 이동하는게 아닌, 공중에 살짝 뜬 상태로 바닥에 마치 도화선처럼 불을 내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재장전.
당신은 무라타 18년식의 볼트를 당기고 다시 소총탄을 집어넣었습니다.
상대방의 오른발은 태양처럼 타오르고있으나 그가 그로인해 고통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멀리에서도 그 화염의 열기를 느낍니다.
기술, 조준사격.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성공.
당신은 그의 머리를 조준하여 무라타 18년식을 격발하여 무난히 그의 머리를 맞추는것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즉사하지 않고, 머리쪽이 불타오르는 채 당신에게 다가갔고, 열기는 이미 가마안에 있는 것 같이 엄청나게 느껴집니다.
재장전.
당신은 무라타 18년식의 볼트를 당기고 다시 소총탄을 집어넣었습니다.
상대방은 당신에게 접근해 광범위하게 불꽃을 흩뿌렸습니다. 공기중에 흩뿌려지는 금방이라도 사그라들지만 당신에게 피해를 주기에는 충분한 열기를 담고 있습니다.
회피. 불가능. 신체 -14.
이동. 강가.
당신은 피하는것조차 불가능해보이는 불꽃을 피해 강가쪽으로 달려갔고, 몸 구석구석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강렬한 고통으로 인해 몸을 움직이는 모든 행동에 제약이걸립니다.
공격. 불가능. 강물에 들어간 당신의 총은 물에 젖었고, 화약이 젖어 일정기간 탄환을 발사할 수 없습니다.
이동. 강가.
당신은 강가의 하류로 이동합니다. 뒤에서 느껴지는 화염의 열기는 점점 더 커지기만 합니다. 뒤에서 '저주받은 땅은 정화되어야한다' 라는 중얼거림이 들려옵니다..
미즈미가 손을 내민 이유는 모른다. 또 악수를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었겠지만, 코로리는 이미 상상해두었던 퍼포먼스를 즐길 뿐이다! 악수하듯이 손바닥을 맞대어 잡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부분을 쥐듯이 해서 손을 잡으려 한다. 손등에 입 맞추는 인사가 어디서 어떻게 유래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왕님한테는 이렇게 인사해야지! 연극부라도 들었으면 부활동을 정말 재밌게 했을텐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안타까울 정도였다. 코로리는 미즈미가 손을 잡게 두었다면 손등에 입 맞추는, 척 할 것이다! 입 맞추는 척까지 하고 난다면 낙엽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을 나이도 아닌데 웃음 소리가 높았다. 잘도 하기는 했겠다만 낯간지러운 건 견디기 어려웠다.
"제일제일은 안 태워줄거야, 꿈은 환상이야."
너무 단꿈도, 너무 쓴꿈도 안 된다. 활짝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도, 생글거리는 살가운 낯을 하고서도 뚝 끊어내는게 단호했다. 제일제일 행복한 것도 현실에서, 제일제일 슬픈 것도 현실에서 만나야 해!
"그러면 아침 달이 안 보이게 되잖아!"
기숙사에서 엉엉 울고 말거라는 말에 퍼뜩 놀랐다. 코로리에게 미즈미는 아직까지 아침달신이여서, 아침달신이 엉엉 울어버린다면 그 눈물이 비가 되어서 주륵주륵 하늘을 가리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아침 달을 볼 수가 없게 될테고, 아침 달은 늘 비구름에 가려지게 되고 말겠다! 그렇게 되면 큰일이다! 코로리는 밋쨩이라는 호칭을 꼬박꼬박 부르는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엑, 들켰어?!"
코로쨩이라는 애칭을 듣는 즉시 코로리의 눈이 동그랗게 뜨인다! 결국 한자는 정하지 못 하고 지은 이름이었지만, 殺이 이름에 쓰일 뻔 했었다! 코로리는 잠과 죽음이 가깝다고 말했고, 깰 수 없는 잠은 죽음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코로는 殺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치만 죽어! 라고 바라지는 않으니까, 무섭잖아! 양떼구름 위에서 회전목마 타는게 좋잖아! 다만 코로쨩은 미즈미만 부르는 애칭이고, 미즈미가 자신을 무서워하지는 않는 거 같아 상관없다 싶은 코로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밋쨩, 여왕님. 여왕님은 벌 같은 거 안 받지이?"
선배가 되어서 못된 짓만 하려고 든다! 벌청소 그만하고 도망가자는 뜻 밖에 안 되는 말이나 하고 있다.
"그 정도 였어요? 요루가 받기엔 과분한 칭찬이네요, 저녀석, 정말로 내키는 그림만 그리니까요. 게다가 저런 건 저대로 두기도 애매하고 처리하기도 아까워서 솔직히 좀 그래요." "실패한, 과자... 보다는, 나아..."
남매의 말에 꼭 한번씩 태클을 거는 저 행동이 과연 사춘기일까, 아니면 그저 남매이기 때문일까. 그건 몰라도 이게 일상적이란 느낌은 분명하다. 말은 그렇게 해도 마히루가 준 젤라또를 얌전히 먹는 요조라였으니까.
젤라또라고 해도 그냥 아이스크림이니까 편하게 맛보라고 마히루는 말했다. 먼저 먹기 시작한 요조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물대면서 아키라가 한입 떠넣자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본다. 아키라가 충분히 맛보고 생각할 수 있게 기다리던 마히루는 작은 감탄이 나오자 짐짓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진 평가와 조언들도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듣는 모습이었다.
"음, 음, 맛 평가 정도만 해주면 되는 거였는데, 디자인 아이디어까지 들려줘서 고마워요. 그것들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어레인지를 시도해보고 조만간 제대로 된 걸 내놓을테니, 나중에 꼭 먹으러 와요."
싱긋 웃으며 말하는 마히루는 아키라의 반응과 조언이 정말로 기뻐보인다. 극찬에도 눈빛 하나 바뀌지 않던 요조라와는 정말 천지차이다. 그럼에도 닮아보이는 것이 기묘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조라는 잠시 먹던 걸 멈추고 말했다.
"맞다, 히루... 여름, 호타루, 마츠리... 있대..." "작년에 못 했던 그거? 그럼 마츠리용 과자도 따로 구상해야겠네. 바빠지겠는데. 요루, 이번에도 구상 도와줄거지?" "몰라... 아마도..."
대화를 보아하니 가게와 노점의 과자는 어느 정도 요조라의 손도 쓰인 모양이다. 아마 모양이나 조합에 관련해서지 않을까. 먹는 만큼 일하라며 요조라의 머리를 기습적으로 쓰다듬은 마히루는 미리 포장해놓은 포장봉투를 내려 아키라에게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