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은 아키라가 한참을 얼굴을 풀숲에 가리고 있다가 예고없이 고개를 들더니 이내 호다닥 벤치 위로 올라가 앉는 것을 눈으로 좇았다. 렌은 어전히 풀밭에 앉아있는 채 아키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아키라의 비밀을 지켜주겠다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입에 지퍼를 채우는 시늉을 했다.
화나지 않았다니 다행이었다. 렌도 아키라가 장난에 당할 줄 몰랐기 때문에 당황한 건 마찬가지였다. 웃기기는 웃겼었지만.
"아, 네. 그래야겠어요. 좀더 스트레칭 시간을 늘려야겠어요."
렌이 작게 웃으면서 말했다. 사실 꽤 오랫동안 쪼그려앉아서 자는 모습을 올려다봤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아키라가 갑자기 도망가지 않았으면 갑자기 벌떡 일어날 일도 없었고 쥐가 날 일도 없었다면서 변명할수도 있었지만 렌은 그러지 않았다.
"저요? 네... QR코드 찾으러 다니고 있었는데요. 이상하게 저는 별로 운이 좋지 않은 모양이에요... 아키라 선배는요? 음, 피곤해 보이시던데. 그, 호타루마츠리도 있고, 지금 학생회 이벤트도 진행중이시고..."
렌은 잠시 QR코드 이야기를 할 때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아키라를 올려다보면서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아키라가 졸고 있었던 것이 꽤 걱정스러운 것이었나 보다.
아키라를 방에 들여보내고, 문을 그림으로 마저 채우고, 조명을 키고, 일련의 과정이 끝나 아키라가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에도 요조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키라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건지, 그냥 평소처럼 말이 없는 건지, 멍한 옆얼굴 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아키라가 감탄사를 내뱉고 이런저런 말을 해도, 요조라의 얼굴은 눈썹 하나도 꼼짝하지 않았다. 조용히 고개를 돌려 아키라를 바라보다가 다시 그림 쪽을 보며 중얼거릴 뿐이다.
"그 날, 그 나무... 보여준, 값은, 되었나... 보네요..."
엄청난 칭찬을 들었음에도 요조라는 부끄러워하지도, 겸손해하지도 않는다. 이 그림을 그린 건 그 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을 뿐이라는 듯한 말을 흘리고 작게 하품을 한다. 두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제법 느긋히 하품을 하고 난 뒤에는 천천히 벽을 따라 걷는다. 차림도 장소도 다르지만, 기묘하게도 그 날 밤 길을 따라 걷던 순간 같다. 요조라는 시선을 벽에 두고서 말했다.
"이미... 입상은, 여러번, 했어요... 최근에도, 한번, 했고..."
이 장소를 그리기 전에 그렸던 유성우와 고양이 그림이 그것이다. 모 협회에서 주최한 자리에서 당당히 최고상을 타내어 특별 전시도 되었더란다. 그 전에도 다수의 수상 이력이 있지만, 그렇다고 그림으로 장래를 정할 지는 별개다. 요조라는 벽의 모서리에 가까워지자 걸음을 멈추고 뒤로 휙 돌았다. 그림으로 채워진 모서리는 마치 진짜 벚나무 아래 서 있는 듯 하다. 거기 서서 아키라를 본다.
"아하하. 점수가 잘 안 나오나보죠? 그건 제가 어떻게 도와줄 수 없네요. 사실 저희 학생회 멤버들도 하는 사람은 하고 있는데 대부분 100점도 못 채우고 있어서. 아무튼 저 말인가요?"
점수가 안 나온다고 울상이었던 서기, 그리고 90점까지 올렸는데 -30이 연달아 나와서 0점이 되어버렸다고 절망하던 회계. 두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며 아키라는 슬며시 눈동자를 옆으로 데굴 굴리면서 시선을 회피했다. 보아하니 렌도 그런 케이스 중 하나 같았기에 그는 애써 웃음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진지하게 운이 없는 것을 어쩌겠어요? 라고 할 순 없지 않겠는가. 물론 표현에 대해서는 직설적인 그였으나 아무리 그래도 기본 예의까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자신에 대한 것을 묻는 것에 아키라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피곤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면 시간을 늘릴 수도 없었고, 해야 할 것은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손으로 정리하며 이야기했다.
"저도 이제 열 여덟이고, 호타루마츠리에서 시미즈 가문이 수행해야 하는 일에 참가하게 되었거든요. 신사에서 춤도 춰야하고, 제도 올려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기간동안 개방되는 동굴에서 가이드 역도 조금 해야하고, 성스러운 힘이 깃들었다고 하는 샘에 이상한 짓을 하는 이가 없도록 감시도 해야하고. 아마 더 바빠지면 바빠졌지. 한가해지진 않을 것 같네요. 그래도 그 기간만 지나면 쉬긴 할테니까요. 입시..공부 해야 하지만."
생각해보니 쉴 수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난감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다시 시선을 회피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아키라는 그에게 호타루마츠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아무튼 올해는 문제없이 개최될 것 같아요. 작년에는 반딧불이들이 살고 있는 길이 태풍으로 인해 엉망이 된 바람에 정비를 한다고 할 수 없었으니까요. 올해는 정비도 끝났으니 문제없이 진행이 가능할 것 같거든요. 세이 씨도 괜찮다면 주변 학생들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홍보를 해주거나 할 수 있을까요? 작년에는 안했기 때문에 올해에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거든요."
이어 그는 벤치에 앉으라는 듯이 벤치를 손으로 가리켰고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다가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세이 씨는 호타루마츠리를 같이 보고 싶은 이라던가 있나요? 마지막 코스에는 해변가에서 춤을 추는 것도 있긴 하니... 혹시나 해서 말이에요."
그녀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들 그것은 아키라에게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안함을 느낄 것도 없지 않겠는가. 자신은 감상한 사람으로서 감상평을 말할 뿐이었으니까. 상대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문제는 없으리라. 아키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역시 조금 아쉽다는 듯, 그 감정을 표정에 그대로 담아냈다. 같이 일하는 임원들도 이 그림을 같이 볼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허나 그런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었기에 그는 그 아쉬움은 곱게 접어 마음 속에 담아두기로 했다.
입상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면 이미 학교 측에선 그녀의 실력에 대해서 이미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아마 관련으로 이야기가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고. 조금 재능이 아쉽긴 했으나 그녀가 딱히 그곳으로 가겠다고 확고한 의견이 없다면 그것 또한 자신이 뭐라고 이야기를 할 것은 아니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 했다. 아니. 딱 하나는 말하고 싶었다.
"그냥 그러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 그림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그 정도로 멋진 그림이고 이 그림을 보여줘서 고마워요. 사실 안 보여준다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잖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보여줬으니 더더욱."
애초에 자신과 그녀는 그렇게 특별히 친한 것도 아니고 서로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호시즈키당의 사장의 딸. 그리고 학생회장. 딱 이 정도로만 아는 사이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이라면서 이렇게 보여주는 것은 적어도 그의 기준에선 당연한 일은 아니었다. 그냥 모르는 척 무시해도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더더욱.
"좀 더 봐도 좋겠지만... 너무 오래 보면 방금 느꼈던 감격과 감동이 반비례해서 줄어들 것 같으니 나가볼게요. 무엇보다 많이 졸리신 것 같으니까요."
하품을 하는 모습으로 보아 피곤함이 쌓였거나 졸리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며 아키라는 그녀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방금 자신이 들어온 문으로 천천히 향했고 아마 밖으로 나가려고 했을 것이다.
"이런 그림을 보고 나니 호타루마츠리의 명물인 반딧불이들은 당신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지 궁금해지네요. 아무튼 천막의 그림. 꼭 지나가면서 보도록 할게요. 여름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다른 그림들을 그린다면 말이에요."
>>26 으아닛?! 금요일 밤인데 업무 문자라니요?! 뭐하는 회사인 거예요?! (동공지진) 아무튼 안녕하세요! 히키주!!
>>27
1.정말로 침착하게 일단 자신의 과거사를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아무런 기정사실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특수요원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하나 뽑아가 DNA 연구를 해서 복제인간을?! 이런 생각도 잠시 하기도 하면서 패닉 상태에 빠졌다가 애써 진정하려고 하며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와서 어떻게 할지 부모님과 상의를 할 것 같네요. 물론 그 와중에 "아뇨! 아뇨! 전 그런 기정사실이 없어요! 어머니! 아버지!" 하면서 변명을 하는 것은 덤.
2.싱긋 웃으면서 가미즈미의 성스러운 샘에 대해서 아십니까? 를 시전해서 역으로 도망치게 만들 것 같네요.
3.가만히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트리면서 고개를 저을 것 같아요. 진짜 스카웃이라고 하더라도 아키라는 가미즈미를 떠나서 다른 곳에서 살 순 없으니까요. 가미즈미에서만 활동하는 지역아이돌 쪽이라고 한다면 관심을 보이면서 저는 안하지만 그래도 차후 거기서 활동하게 될 아이돌에게 투자를 하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할지도 모르지만요!
학생회 멤버들도 100점도 못채운 사람이 많다니 뭔가 위안이 되기도 했다. 워터파크까지 꼭 채워서 이번에는 일하러 가는 것이 아닌 놀러 가고 싶었지만 영 요원해보였다. 스파라도 당첨되고 싶었는데 사실 그것도 무리일지도. 가지고 있는 점수나 잃지 않고 사탕이나 타면 다행이렸다.
그러다 피곤한지를 묻는 질문에 침묵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아키라의 모습에 눈만 깜빡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해야하는 일은 렌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았다. 춤도 추고 제도 올리고 가이드 역할에 감시까지... 거기다 학생회 활동에다 공부까지 챙겨야하니 쉴 틈이 없긴 할터였다.
"엄청.... 바쁘시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요. 뭔가 돕고 싶은데 도움이 될 것이 없을 것 같구.... 입시는 아무래도 대학을 경영 쪽으로 가실 생각인건가요?"
렌은 조금 시무룩하게 답했다. 그러다 궁금증이 일었는지 질문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호타루마츠리가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말에 표정이 밝아진다.
"그러고보니 작년에 아쉬웠었죠. 저도 가미즈미에서 지낸지도 오래되었으니 매번 축제는 꼭 구경하는 편이였으니까요. 저도 주변에 꼭 이야기하고 다닐게요."
렌은 자신이 도울 일이 있다는 것에 눈빛을 반짝이며 고개도 끄덕끄덕 했다. 렌은 아키라가 벤치에 앉으라며 손짓하자 이내 말 잘듣는 강아지처럼 일어나 옷을 털고 옆에 앉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물음에 고개를 기울였다.
"같이 가고 싶은 이요...? 음,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이렇다 하게 친한 이도 없는 터라..."
렌은 볼을 긁적이며 민망한 듯 말했다. 딱히 좋아하는 이도 축제에 같이 가서 춤을 출만한 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배는요? 아, 물론 바쁘시니까 같이 구경한다거나 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같이 가고 싶은 이가 있는데 아쉽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잖아요."
렌이 작게 웃으며 아키라에게 되물었다. 학생회장인데다가 시미즈가 도련님이기도 하고, 용모단정 외모준수하니 인기도 많지 않던가. 인기가 많다는 것은 렌의 주관적인 생각이었지만.
1. 자신과 너무나도 똑닮은 어린 아이가 아빠/엄마라고 부르면서 쫓아온다면?! 일단 도망부터 쳐봅니다. 2. 모르는 사람이 기운이 너무 좋으신데 도를 믿으시냐고 물어본다면?! 그러는 당신은 기운이 너무 허해보이는데 그 도를 믿는게 맞느냐고 받아칩니다! 3. 모르는 사람이 유명 연예기획사 명함을 내밀면서 연예계에 관심이 없느냐고 물어본다면?! '아타마오카 시이' 를 의심해봅니다.
>>2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키라 어디까지 생각하는거야~! 2번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미즈미의 성스러운 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번은 아쉽지만....... 아키라를 위해 가미즈미 지역 아이돌 론칭쯤이야 어이 대형기획사 할 수 있지~?!
>>30 안 착하도 안 하면 드러누워서 울거라구 (`・∀・´) 당황하는 요조라.... 귀할지도...... 2번이랑 3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무슨 내용이든간에 지니가버리는걸까~!
앓이 1.테츠야 기 빨려하는 캐릭터 조형이라 그런가 옆에서 열심히 이상한 짓해서 마구 괴롭혀주고 싶은 거 있지 옆에서 계속 츳쿠미 해주면서 하아? 하아아?! 하아? 머리 부여잡고 있으면 두 배 좋아
2.후미카 픽크루 너무 예쁘고 귀여워. 매번 진단 해주는것도 잘 읽고 있어. 캐 이야기 많이 해줘~ 내가 다 냠냠 먹어버릴거야~ 특히 붉은 빛도는 진갈색 머리카락 너무 예뻐.
3.이자요이들 얼굴 미쳤다 (좋다는뜻)
4.시이한테 매도 당해보고 싶어지는데~~ 큰일인데~~~
5.코로리 마니또이벤트 꽝만 나와서 삐진거 안쓰럽고 귀여워… 꼭 안아서 둥기둥기해주고 싶다
6.이자요이 쌍둥이 사이에 끼고 싶다 왼쪽에 코세이 오른쪽에 코로리 해서 나도 세이, 리리라고 부르고 싶어 별과 잠을 한 팔에 하나씩 팔짱끼고 싶다
7.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 걸~ 말할 수 없어~ 말하고 싶은데, 속마음만 들키는 걸~
8.착각이면 어떡하지 아니면 좋겠어
9.이번주는 테츠야를 괴롭히지 않겠습니다... 일상에서 충분히 괴롭혀진 것 같으니까요 아니 이거 괴롭히는 거 아니고 앓이 맞습니다... 테츠야가 소소하게 놀림 당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늘 웃음짓고 있습니다. 힘든 평일에도 언제나 놀림 받는 그를 생각하며 마음을 달래고 있답니... 하 아니다 역시 괴롭힐래 (ว˙∇˙)ง (ง˙∇˙)ว
10.미즈미 귀여워요 x 2
선물 1.후미카의 자리에 얇고 반투명한 유리같은 재질의 동백꽃 머리장식이 놓여있습니다.
2.코로리의 자리에 연분홍, 연노랑, 연주황, 연하늘 등등... 파스텔톤의 그러데이션이 들어간 뜨개실이 놓여있습니다.
3.히키의 자리에 [최신유머 모음집-유머가 깔깔깔]이라는 제목의 책이 놓여있습니다. 이걸 읽으면 당신도 최고의 인기인이 될 수 있다!'라는 쪽지가 표지 위에 붙어 있습니다.
4.후미카의 자리에 거대한 고래 선물이 놓여있습니다. =>아마도 인형인 것 같은데 일단 고래 선물이라고 되어있어요.
5.이자요이 쌍둥이의 자리에 흑요석과 로즈쿼츠 원석팔찌가 놓여있습니다.
6.모두의 자리에 데코 컵케이크가 놓여있습니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동물 모양으로 데코가 되어있습니다.
"아하하. 마음은 고맙지만 이것만큼은 시미즈 가문이 아닌 사람에게 맡길 순 없거든요. 옛부터 그 샘에 관련된 것은 모두 저희 시미즈 가문이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저희 가문에 전해지는 전승에 따르면, 신이 직접 내린 직책이라고는 하는데... 솔직히 그 관련은 저도 애매한 느낌이라서. 아무튼 마음만 받을게요. 대학이라. 가미즈미에 있는 대학으로 갈 생각이에요. 어쨌든 멀리 가고 싶진 않아서."
애초에 대학을 굳이 안 가더라도 자신은 장래가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가업을 이어받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는 일을 이어받으면 될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대학을 가고자 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관련으로 공부를 하면 장차 시미즈가에서 관리하고 있는 온천 산업이나 스파 산업에 더욱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허나 그것까진 쑥스러운지 말을 하진 않으며 그 정도에서 아키라는 말을 끊었다.
렌이 벤치에 앉자 그는 살며시 옆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가 앉을 자리를 넉넉하게 만들었다. 다리에 쥐가 났으니 조금 더 편하게 있으라는 나름의 배려였다. 물론 렌이 그것을 캐치할 수 있을진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같이 가고 싶은 이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에 조금 안타까운 표정을 짓긴 했으나 그것도 아주 잠시였다.
"저 말인가요? 글쎄요. 같이 가면 재밌을지도 모르겠다는 이는 떠오르긴 하지만... 상대 쪽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있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부정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강한 긍정도 아니었다. 그 정도로 모호한 대답을 남기면서 아키라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다지 숨길 것은 아니라는 듯이 아키라의 표정엔 당황스러움이나 당혹스러움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바빠서 여유가 안 난다면... 음. 그냥 부회장이나 불러서 하루 시간 내서 구경갈까 싶어요. 혹은 서기나 회계나. 다른 임원들도 있을 수 있고. 전부 바쁘거나 약속이 잡혀있다면 적당히 혼자 두리번거리면 될테고요."
말을 마친 후 아키라는 살며시 등받이에 등을 편하게 받친 후에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렌에게 조금 더 말을 이어나갔다.
"어차피 바로 하는 것도 아니니까 천천히 생각해봐요.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서 구경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같이 구경하는 것이 더 재밌지 않을까 싶거든요. 여름의 가장 큰 마츠리이기도 하니까요."
10점 - 사탕 세트 20점 - 고급 샤프 세트 30점 - 가미즈미에서 잡힌 참치로 만든 참치캔 5개 세트 50점 - 가미즈미 스파 무료 이용권 2장 100점 - 오천엔 상당의 상품권 200점 - 가미즈미 워터파크 무료 이용권 2장 300점 - 정말로 비싼 고급 향수 450점 - 가미즈미 온천에서 만든 기념 청룡 반지. + 오너에겐 소원권 한 장
자신의 점수에서 차감하는 식으로 해서 원하는 상품을 받아가는 독백을 가볍게 써서 상품을 받아가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이건 IF가 아니라 정말로 가져가는 방식이고 향수나 이런 것은 그 캐릭터의 취향인 향수를 가져갔다고 처리하면 되니 참고해주세요!
1. 코로리라면, 자기랑 똑닮은 어린아이 보면 사실 코세이&코로리 쌍둥이는 둘이 아니라 세쌍둥이였던 건가?! 하고 의심할 거 같아. 하지만 어린 아이가 인간일테니까, 손 잡고 가까운 파출소로 간다! 가는 길에 놀이터 있으면 같이 놀고, 아이스크림 팔면 아이스크림 먹고 여유로울 거 같지. 2. 잠을 잘 자서 그런거라고 도믿맨과 대화가 되지 않는 논쟁을 할 거 같아, 아마 도믿맨이.... 코로리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 퇴치되지 않을까..... 3. 연예계.... 밤낮없이 일하기로 유명하잖아~! 잠 제대로 못자는건 절대 안된다구, 양귀비 꽃밭은 싫다고 칼같이 거절이야 ( ´∀`)
분명 그림이 대단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아키라의 평은 극찬이었다. 그런 평을 듣고도 요조라는 느릿하게 눈만 깜빡인다. 입상을 여러번 했으니 그런 평에 익숙해서일까? 그렇다기엔 퀭한 눈이 보내는 시선은 지극히 건조하다. 익숙함, 보다는 와닿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 시선을 아키라에게 보내던 요조라는 슬며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어떻게, 보였건... 그건, 시미즈 씨의, 감상... 일, 뿐이에요..."
그러니 자신은 고맙다는 말도 다른 말도 들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거 같다. 그렇게 중얼거린 요조라는 나가겠다는 아키라의 말에 같이 문 쪽으로 향한다. 들어왔던 문은 그 자리에 알맞은 그림 조각으로 채워져있었기 때문에, 요조라가 그것들을 빼내고 문을 열어야만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그 얄팍한 경계를 지나 가게로 돌아가면, 방에서 보았던 풍경은 어쩐지 꿈만 같다. 아키라의 뒤를 따라 나온 요조라는 방의 조명을 끄고 문을 닫았다. 방 안에서 들렸던 것보단 작은 찰칵 소리가 나고, 요조라의 느릿한 걸음이 아키라를 지나 카운터로 돌아간다. 그 앞엔 아키라의 주문대로 포장을 마친 마히루가 서 있다가 반긴다.
"아, 감상은 다 했어요? 볼만 했는지 모르겠네요. 너무 난잡하지 않던가요? 다 그려놓은 걸 봤을 땐 진짜 아무 말도 안 나오더라니까요?"
마히루는 아키라에게 가볍게 말을 건네며 지나가는 요조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자 다시금 미간을 찡그린 요조라가 칫, 하고 혀 차는 소리를 내고, 이크 하면서 손을 뗀 마히루가 다시 말한다.
"일단 시미즈 군의 주문대로 모찌만 담아서 포장 해뒀어요. 이대로 가져가도 좋겠지만, 가기 전에 시식 하나 하지 않을래요? 곧 있을 여름 신제품용인데, 손님의 평도 좀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요조라와 달리 연신 쾌활하게 말하던 마히루는 돌아서 차가운 진열장으로부터 작은 종이컵 두개를 꺼냈다. 안에 담긴 것은 다름아닌 아이스크림. 그러나 그냥 아이스크림은 아니고, 이탈리아식 젤라또라고, 마히루가 설명한다.
"메인이 될지 어레인지를 할진 아직 안 정했지만, 어떻게든 내놓을 생각이긴 하거든요. 괜찮다면 먹고 평가 좀 부탁해요. 자, 요루 건 여깄어."
작은 나무스푼이 꽂힌 종이컵 속엔 바닐라와 초코, 딸기 세가지 맛 젤라또가 작은 스쿱으로 하나씩 들어있다. 마히루는 하나는 아키라에게 내밀고, 다른 하나는 카운터에 늘어진 요조라에게 주었다. 요조라는 군말없이 젤라또를 떠먹으며 아키라 쪽을 힐끔, 보고 있었다.
요즘 바쁘기도 했고 멘탈이 왠지 너덜너덜한 시기라 스레에 자주 못 들어왔었는데.....( •́ ̯•̀ ) 앓이 보고 다시 힘 나기 시작했어. 정말 고마워 익명의 누군가 씨! 빈말이 아니라 울적하던 게 좀 가셨어. 내일부터 힘 내서 다시 열활할게!! >:3
그리고 선물해준 사람들도 고마워! 동백꽃 정말 예쁘다...😊 여기서 착안해서 나중에 꾸밀 일 있으면 동백 장식을 넣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래 인형...? 그림...? 스티커...? 🤔 아무튼 고래 선물도 고마워. 후미카도 아주 신경쓰는 동물 중 하나고 오너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동물이거든! 컵케이크도 잘 먹을 거구!!
렌은 아키라의 말에 눈을 깜빡였다. 신이라. 원래의 일본은 신이라는 존재가 꽤 많이 있기는했지만 근래들어서 그 어감이 다르게 느껴지곤 했다. 신이라는 존재를-생각보다 무해한 느낌이었지만- 만났기 때문일까. 자신을 순식간에 재운데다가 꿈속에서 만나기까지 했으니 믿지 않으려고 해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가미즈미에 있는 대학에 갈 예정이신 거구나. 그렇다면 졸업 후에도 자주 얼굴을 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옆자리에 앉아 아키라의 이야기를 듣는데 솔깃한 말을 들었다. 같이 가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이라! 누구일지 궁금증에 물어보고 싶지만, 물어보면 실례가 아닐까 하는 느낌에 아키라 쪽을 눈을 깜빡이며 바라볼 뿐이었다. 렌은 그러다 땅바닥을 바라봤다가 다시 아키라 쪽을 바라보면서 조금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세히 물어보면 실례이겠죠...?"
궁금증에 결국 물어보고 말았지만. 연애 이야기라고 하면 어쩔수 없이 궁금증이 이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게 한창 때의 고등학생이면 당연한 것이고. 아키라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다시 묻진 않고 그것대로 넘어가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천천히 같이 갈 사람을 생각해보라는 말에 렌은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아무래도 혼자 가는 것보다는 누구와 함께 가는 편이 덜 외롭고 더 즐겁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에 그 정도로만 대답하며 아키라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있었으나 그 느낌에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응해야 할 이유는 없었기에. 그렇기에 그는 그저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을 냈다. 일단 그녀가 문을 열어주자 그는 다시 밖으로 나왔고 처음에 왔던 그 루트대로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왔다.
"너무나 볼만했는걸요. 솔직히 말해서 생각한 것 이상이어서 저 혼자 봤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요. 다른 사람들도 제가 느낀 기분을 느꼈으면 싶지만... 그런 민폐를 저지를 순 없기도 하고. 제 좋고 작은 추억으로 간직할까 해요."
그 와중에 그녀가 보이는 행동에 아키라는 절로 머릿속으로 사춘기? 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오빠는 동생을 아끼지만 동생은 반대로 오빠를 조금 귀찮게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하나 곧 신경을 껐다. 그 대신 그가 시식을 제안하자 아키라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이탈리아식 젤라또라. 그다지 먹어 본 적이 없는 거라서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우선 먹어볼게요."
받은 종이컵 속의 내용물을 확인하며 그는 스쿱을 이용해 천천히 맛을 하나하나 떠먹었다. 평소라면 그냥 별 생각없이 먹겠지만 지금은 시식인만큼 그는 조금 신중하게 맛을 음미했다. 바닐라와 초코, 그리고 딸기로 이뤄진 젤라또는 확실히 평소에 먹던 아이스크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찰진 느낌이 신선하게 느껴져 아키라는 절로 작은 감탄을 내뱉었다.
"맛있네요. 부드럽고 찰지고. 뭔가 제가 평소에 먹는 아이스크림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이런 것도 있었구나. 와. 아무튼 맛 자체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화과자 집이니까 아이스크림을 메인으로 내기보다는 같이 곁들어서 먹을 수 있는 화과자류를 만들어서 세트로 파는 것은 어떨까요? 약간 찍어서 먹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그러면 여름용 아이템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물론 이것만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이건 이거대로 따로 파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고요. 혹은.. 아예 처음부터 아이스크림을 바른 화과자란 느낌으로 어레인지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메인보다는 그렇게 어레인지를 해서 화과자집의 전통성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그렇게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상대의 자유였다.
>>27 1. '모르는 사이에 또 다른 가타나누시의 진타(眞打)가 생겨났다는 말이냐...?!' 당혹스러운 얼굴을 지어요 2. "호오...? 그대도 알아 보는 것이냐. 검도(劍道)의 극의를 말이다." 뭔가 뿌듯한 표정으로 갑자기 검에 대한 이모저모를 한 시간 넘게 늘어놓기 시작해요 3. "연예계...? 라는 것이 무엇이냐?" 의문스러운, 전혀 모르는 눈치네요 멋대로 끌려갈지도
"시미즈의 전승에 따르면 말이에요. 자세한 것은 굳이 여기서 말해봐야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뿐이고, 그냥 집안에 전해지는 이야기 정도이기에... 패스하도록 할게요."
말해달라면 말해줄 수는 있으나 적어도 그렇게 큰 관심을 끌만한 내용은 아니기도 했고 상대가 그런 이야기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키라는 그렇게 대답했다. 과거 가미즈미의 이야기. 그리고 잊혀진 신인 아오노미즈류카미와 시미즈의 관계. 자연히 그 이야기들이 아키라의 머릿속에서 천천히 흘러갔다.
한편 자신이 방금 한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는 그 말에 아키라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설마 저렇게 직접적으로 물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어쩔까 고민을 하던 아키라는 이내 두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요. 학생회 멤버 중 하나일 수도 있고, 어쩌면 최근 여러모로 한숨이 나오게 하는 이일 수도 있고, 유난히 공부를 잘하는 누군가일 수도 있고 아름다움에 빠져있는 누군가일 수도 있고, 조금 공허한 느낌이 드는 반의 누군가일 수도 있고, 학생회실에 찾아오는 장난꾸러기일수도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어떤 누군가일 수도 있고, 몸은 갸날프지만 의외로 약하지는 않은 누군가일 수도 있고..."
이어 아키라는 고개를 내려 렌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렌을 콕 가리켰다.
"이런 재밌는 질문을 하고 있는 누군가일지도 모르죠."
작게 터져나온 웃음소리를 겨우겨우 멈춘 아키라는 이어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다 진지한 목소리를 살며시 냈다. 그것은 다그치는 톤이 아니라 어쩔 수 없다는 듯, 정말로 태연하게 말을 하는 평범한 톤에 가까웠다.
"저는 그런 생각이 아닐지도 모르나, 신문부 같은 곳에서 듣게 되면 이상한 기사를 쓸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그 당사자가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니... 음. 상상에 맡길게요. 아. 어쩌면 어디서 몰래 엿듣고 있는 신문부의 누구일지도 모르겠네요."
정확하게 대답을 하진 않으며, 정말로 모호하게 이야기를 하며 아키라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못 즐길 가능성이 클 것 같으니... 저하고는 크게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네요."
>>72 사실 잘 모르겠어~! 저번에 세이 진단 중에 닮은 동물로 고양이를 생각한다는 거 같길래 고양이가 먼저 떠오른거긴 한데..... 양귀비에 사는 멧밭쥐일 것 같기도 하고...... ( ´∀`) 아마 어느 동물이든간에 모색은 검정이지 않을까~! 래브라도 리트리버 귀여워, 수영 잘하는 래브라도겠네~!
>>75 당혹스러운 시로하.... 귀할지도 몰라........ 검도의 극의를 알아보냐고 흥미로워하면서 검 얘기 하는 거 귀엽잖아~1 도믿맨 도망갔다~! 연예계....... 시로하는 가미즈미 스쿨 아이돌 계획에 무사히 참여한다~! ( ´∀`)
이곳에 인간이 된 뱀이 있고 그 앞에 뱀이 된 신이 있다. 간만에 올라온 뭍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 뒤죽박죽 뒤섞인 세상에 정신을 차리면 거꾸로 서있는 기분이 들고는 했다. 그러나 나는 다만 어찌되든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서 네 말을 순순히 따르는 것도 나의 마음, 나의 여흥이다. 나는 너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 손을 내민다.
"선배가 원한다면, 여왕님이 될게요!"
...그런데 일본은 천왕 아래 공주만 있고 여왕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안다. 여왕이 되려면 천왕이 될 남자와 결혼하던가, 천왕을 죽이든가 해야하는데 둘 다 어려운 일이니 큰일이다. 나는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를 일으키기도 무섭고 천왕이 될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니.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너에게 덧붙인다.
"근데 여왕이 되려면 조금 걸릴지도? 조오금?"
나는 거기에 덧붙였다. "100년? 아니 1000년...?"
"에엥? 그말은 즉슨 어- 비행기 타듯이 꿈을 정해줄 수 있다는 소리죠? 그러면 세상에서 제일제일 행복하고 제일제일 슬픈 꿈을 꾸게 해주세요."
그것만큼은 정말로 기쁜 일이어서 나는 활짝 웃는다. 나는 빗자루질을 잠시 멈추고 -사실 아까부터 같은 자리만 헛돌고 있었다- 너에게 다가간다. 나는 내가 결혼한 사람들이 그렇듯 행복하게 웃고도 싶고, 배신 당한 사람처럼 애달프게 울고도 싶었다. 그 감정들을 아직 소화시켜내지 못했으니 나는 무정하고 무감할 뿐이다. 감정의 폭은 좀처럼 넓혀지지 못했다. 네가 나에게 도움을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엇! 절대 좋으니까 계속 애칭 불러주세요. 애칭으로 안부르고 미즈미-양- 하면서 거리두면 저는 분명 기숙사에서 엉엉 울고 말거예요. 비참하게-!"
나는 밋짱이라는 애칭이 퍽 마음에 든다. 사실 밋짱이 아니라 애칭이라면 뭐든 좋다만야, 아무튼 미즈미양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호칭인데다가 어감이 귀엽기도 해서 말하는 사람도 귀엽고 그 말을 듣는 나도 귀엽고 말하는 사람도 귀엽, 어라- 아무튼 귀엽다.
당신은 수풀에 숨어서 강가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휴식중인 상대에게 무라타 18년식을 겨누어 격발했고, 나아간 소총탄은 성공적으로 상대방의 왼쪽 다리를 관통했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관통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이동에 지장은 없습니다. 상대방은 걸어서 이동하는게 아닌, 공중에 살짝 뜬 상태로 바닥에 마치 도화선처럼 불을 내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재장전.
당신은 무라타 18년식의 볼트를 당기고 다시 소총탄을 집어넣었습니다.
상대방의 오른발은 태양처럼 타오르고있으나 그가 그로인해 고통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신은 멀리에서도 그 화염의 열기를 느낍니다.
기술, 조준사격.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성공.
당신은 그의 머리를 조준하여 무라타 18년식을 격발하여 무난히 그의 머리를 맞추는것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즉사하지 않고, 머리쪽이 불타오르는 채 당신에게 다가갔고, 열기는 이미 가마안에 있는 것 같이 엄청나게 느껴집니다.
재장전.
당신은 무라타 18년식의 볼트를 당기고 다시 소총탄을 집어넣었습니다.
상대방은 당신에게 접근해 광범위하게 불꽃을 흩뿌렸습니다. 공기중에 흩뿌려지는 금방이라도 사그라들지만 당신에게 피해를 주기에는 충분한 열기를 담고 있습니다.
회피. 불가능. 신체 -14.
이동. 강가.
당신은 피하는것조차 불가능해보이는 불꽃을 피해 강가쪽으로 달려갔고, 몸 구석구석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강렬한 고통으로 인해 몸을 움직이는 모든 행동에 제약이걸립니다.
공격. 불가능. 강물에 들어간 당신의 총은 물에 젖었고, 화약이 젖어 일정기간 탄환을 발사할 수 없습니다.
이동. 강가.
당신은 강가의 하류로 이동합니다. 뒤에서 느껴지는 화염의 열기는 점점 더 커지기만 합니다. 뒤에서 '저주받은 땅은 정화되어야한다' 라는 중얼거림이 들려옵니다..
미즈미가 손을 내민 이유는 모른다. 또 악수를 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었겠지만, 코로리는 이미 상상해두었던 퍼포먼스를 즐길 뿐이다! 악수하듯이 손바닥을 맞대어 잡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 부분을 쥐듯이 해서 손을 잡으려 한다. 손등에 입 맞추는 인사가 어디서 어떻게 유래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왕님한테는 이렇게 인사해야지! 연극부라도 들었으면 부활동을 정말 재밌게 했을텐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안타까울 정도였다. 코로리는 미즈미가 손을 잡게 두었다면 손등에 입 맞추는, 척 할 것이다! 입 맞추는 척까지 하고 난다면 낙엽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을 나이도 아닌데 웃음 소리가 높았다. 잘도 하기는 했겠다만 낯간지러운 건 견디기 어려웠다.
"제일제일은 안 태워줄거야, 꿈은 환상이야."
너무 단꿈도, 너무 쓴꿈도 안 된다. 활짝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도, 생글거리는 살가운 낯을 하고서도 뚝 끊어내는게 단호했다. 제일제일 행복한 것도 현실에서, 제일제일 슬픈 것도 현실에서 만나야 해!
"그러면 아침 달이 안 보이게 되잖아!"
기숙사에서 엉엉 울고 말거라는 말에 퍼뜩 놀랐다. 코로리에게 미즈미는 아직까지 아침달신이여서, 아침달신이 엉엉 울어버린다면 그 눈물이 비가 되어서 주륵주륵 하늘을 가리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아침 달을 볼 수가 없게 될테고, 아침 달은 늘 비구름에 가려지게 되고 말겠다! 그렇게 되면 큰일이다! 코로리는 밋쨩이라는 호칭을 꼬박꼬박 부르는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엑, 들켰어?!"
코로쨩이라는 애칭을 듣는 즉시 코로리의 눈이 동그랗게 뜨인다! 결국 한자는 정하지 못 하고 지은 이름이었지만, 殺이 이름에 쓰일 뻔 했었다! 코로리는 잠과 죽음이 가깝다고 말했고, 깰 수 없는 잠은 죽음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코로는 殺일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치만 죽어! 라고 바라지는 않으니까, 무섭잖아! 양떼구름 위에서 회전목마 타는게 좋잖아! 다만 코로쨩은 미즈미만 부르는 애칭이고, 미즈미가 자신을 무서워하지는 않는 거 같아 상관없다 싶은 코로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밋쨩, 여왕님. 여왕님은 벌 같은 거 안 받지이?"
선배가 되어서 못된 짓만 하려고 든다! 벌청소 그만하고 도망가자는 뜻 밖에 안 되는 말이나 하고 있다.
"그 정도 였어요? 요루가 받기엔 과분한 칭찬이네요, 저녀석, 정말로 내키는 그림만 그리니까요. 게다가 저런 건 저대로 두기도 애매하고 처리하기도 아까워서 솔직히 좀 그래요." "실패한, 과자... 보다는, 나아..."
남매의 말에 꼭 한번씩 태클을 거는 저 행동이 과연 사춘기일까, 아니면 그저 남매이기 때문일까. 그건 몰라도 이게 일상적이란 느낌은 분명하다. 말은 그렇게 해도 마히루가 준 젤라또를 얌전히 먹는 요조라였으니까.
젤라또라고 해도 그냥 아이스크림이니까 편하게 맛보라고 마히루는 말했다. 먼저 먹기 시작한 요조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물대면서 아키라가 한입 떠넣자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본다. 아키라가 충분히 맛보고 생각할 수 있게 기다리던 마히루는 작은 감탄이 나오자 짐짓 뿌듯한 표정을 짓는다. 이어진 평가와 조언들도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 듣는 모습이었다.
"음, 음, 맛 평가 정도만 해주면 되는 거였는데, 디자인 아이디어까지 들려줘서 고마워요. 그것들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어레인지를 시도해보고 조만간 제대로 된 걸 내놓을테니, 나중에 꼭 먹으러 와요."
싱긋 웃으며 말하는 마히루는 아키라의 반응과 조언이 정말로 기뻐보인다. 극찬에도 눈빛 하나 바뀌지 않던 요조라와는 정말 천지차이다. 그럼에도 닮아보이는 것이 기묘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조라는 잠시 먹던 걸 멈추고 말했다.
"맞다, 히루... 여름, 호타루, 마츠리... 있대..." "작년에 못 했던 그거? 그럼 마츠리용 과자도 따로 구상해야겠네. 바빠지겠는데. 요루, 이번에도 구상 도와줄거지?" "몰라... 아마도..."
대화를 보아하니 가게와 노점의 과자는 어느 정도 요조라의 손도 쓰인 모양이다. 아마 모양이나 조합에 관련해서지 않을까. 먹는 만큼 일하라며 요조라의 머리를 기습적으로 쓰다듬은 마히루는 미리 포장해놓은 포장봉투를 내려 아키라에게 내밀었다.
티격태격하는 남매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아주 잠시지만 조금 부럽다는 생각을 품었다. 외동아들인 자신에겐 정말로 자신 혼자밖에 없었으니까. 자신에게 형이나 누나, 혹은 동생이 있었으면 저런 느낌이었을까.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지만 딱히 그려지는 이미지는 없었다. 어쩌겠는가. 자신에겐 따로 형제가 없었으니까. 물론 사촌이야 여럿 있었지만, 사촌과 친동생, 혹은 친형, 친누나는 조금 다른 느낌일수밖에 없기도 했고.
"그럴게요. 뭔가 이번만 먹고 넘기기엔 조금 아쉬운 맛이거든요. 어떻게 어레인지가 되고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고요."
바로 나오긴 힘들테고 여름 중순쯤 오면 아마 관련으로 제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아키라는 나름대로 날짜를 머릿속으로 그렸다. 아마 그때쯤이면 방학때일까? 수학여행이 끝나고 기말고사가 끝나는 시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대략적으로 예상하며 아키라는 우선 포장봉투를 받은 후에 떨어지지 않게 확실하게 챙겼다. 그 와중에 들려오는 구상이라는 단어에 아키라는 살짝 관심을 보였다. 그렇다면 여기의 화과자들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녀의 아이디어도 어느 정도 섞여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차후에 여기서 간식을 살 때 괜히 더 디자인을 볼지도 모르겠다고 아키라는 생각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정도의 그림을 그릴 정도의 이니 디자인 면에선 과연 어떤 센스를 보일까? 하는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서비스까지 넣을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고맙고 또 올게요. 호시즈키당의 화과자들은 상당히 맛이 좋아서 정말 입에 잘 맞거든요. 최근 온천이나 스파에 찾아온 외부에서 온 손님 중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많고요."
적어도 스파 쪽에선 자신이 살짝 홍보를 하고 있지만 그것까진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슬슬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계산을 위해서 카드를 내밀었다. 그리고 요조라를 바라보면서 미소와 함께 이야기했다.
"좋은 그림 고맙고 또 볼 수 있으면 봐요. 푹 쉬세요. 호시즈키 씨."
/주말은 오기 힘드니 슬슬 막레 느낌으로 쓰긴 했는데 이것을 막레로 받으셔도 좋고 막레를 따로 쓰셔도 괜찮아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는 아키라의 말에 마히루는 과자가 거기서 거기 아니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사쿠라마츠리와 그전 메뉴들을 생각하면, 분명 여름에도 특이한 메뉴들이 나올 것은 분명했다. 그것도 아키라의 예상보다 빠르게, 말이다. 마히루 역시 요조라와 같은 시기를 거친 호시즈키의 자식이었으니.
"덕분에 외부 손님이 많이 늘어서 시미즈 가엔 늘 감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제가 만드는 것들도 많이 나올테니, 그것도 입에 맞으면 좋겠네요."
마히루는 카드를 받아 계산하며 말했다. 그리고 카드를 돌려주며 조심히 들어가요, 라고 인사했고, 요조라도 아키라를 보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안녕히, 가세요..."
살갑지도 다정하지도 않은, 되려 건조한 인사는 무척이나 요조라답다. 그래도 아키라가 밖으로 나갈 때까지 지켜보다가 다시 엎드렸으니, 예의 정도는 차린 셈일까. 아키라가 그걸 알든 모르든 말이다.
글쎄. 과연 어떨런지. 정확하게는 자신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 날이 되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끝자락에 둘러보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며 아키라는 일단 최소한의 희망은 가지고 있기로 마음 먹었다. 혹시 아는가. 운 좋게 어떻게 일정이 생겨서 누가 되었건 적당히 둘러볼 수 있을지도. 만약 그렇다면 다른 것은 몰라도 가미즈미의 자랑이자 명물인 '물'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아무런 말 없이 두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시미즈의 전승 이야기라. 신기하네요. 신이라던가 그런 것들은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아니면 그다지 관심도 안 가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신의 집안의 전승 이야기를 말해달라고 하는 것은 의아한지 아키라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알려달라고 하면 못 알려줄 것은 없었기에 어떻게 얘기를 해야할까 그는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들은 고문서 같은 그 내용 그대로를 이야기할 순 없지 않겠는가. 지금은 고전국어 시간이 아니었으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가미즈미는 원래 인간들의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피가 흐르고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은 그런 황폐해진 땅이라고 해요. 수많은 이들이 가미즈미를 버렸을 때 단 하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이 땅을 버리지 않고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정말 여러가지로 노력한 이가 있었으나 그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서... 정확히는 생명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물이 없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해요. 물을 어떻게든 다른 곳에서 구해와도 생명을 싹트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당시 그 사람은 자신의 눈물을 모아서 물을 주는 것까지 고려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고 하네요."
말 그대로 처음은 가미즈미의 첫 환경에 대한 이야기였다. 당연히 존재하는 이곳에는 처음에 물이 없었고 그로 인해서 그 어떤 생명도 살아숨쉴 수 없었다는 그 말을 그대로 믿을지, 아니면 전승 특유의 비유일진 알 수 없었으나 일단 아키라는 덤덤하게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세 신이 내려왔다고 해요. 첫번째 신은 자신의 힘을 빌려 이 땅에 다시 생명이 싹틀 수 있도록 물을 내려줬고, 두 번째 신은 생명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이 땅에 빛을 쬐었고 마지막 신은 이 땅에 뿌리를 내려 이 땅을 다시 녹색빛으로 바꾸었다고 하네요. 황폐했던 죽음의 땅이 다시 생명이 살아 숨쉬는 땅으로 바뀌었고 신은 유일하게 땅을 지킨 이에게 그 죄악을 갚고 싶으면 평생 이 땅에서 그 생명을 돌보고 지켜라... 라는 말을 했다는 모양이네요. 그게 바로 시미즈고요."
시미즈. 자신의 성을 입에 담으며 아키라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툭툭 쳤다. 허나 이내 그는 헛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동굴에 있는 그 물이 신이 내린 물이고 그 이후로 대대로 우리 시미즈 가문은 이 땅에서 그 물을 관리하고 지키는 일을 해왔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전승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이 온전히 믿기는 힘들 것 같고 그냥 시미즈 가문이 왜 동굴 속의 성스러운 샘을 관리하고, 그 옆의 신사를 돌보고 있느냐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어찌되었건 저도 가미즈미를 떠날 생각은 없으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런 것처럼 저도 이 땅에서 관리를 하고 살아가게 되겠죠. 그 샘이 더럽혀지고 오염되지 않도록 말이에요."
이내 그는 말을 마치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정리했다. 이야기해달라고 해서 이야기하긴 했지만 이 이야기가 과연 렌의 흥미를 당길진 알 수 없었기에 아키라는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렌은 아키라가 신에 대한 이야기는 어르신이 아니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줄 알았다는 그 말에 뺨을 긁적였다. 그 신이라는 존재를 직접 봤다거나 신기한 체험을 했다고는 말할 순 없었기에 그저 단순한 호기심으로 보이기를 바랄 뿐이었다.
가미즈미는 원래 황폐해진 땅이었다니, 전쟁이라도 있었던 걸까? 그중 한 사람만 잘못을 뉘우치고 노력했었다니 그래도 세 신이 내려와서 가미즈미가 다시 소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하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랬기에 자신이 이 마을에서 잘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특히 물을 내려주었다는 것이 뭔가 마음에 들었다. 렌은 물을 좋아했으니까.
“고리타분하지는 않아요. 뭔가 신기하다고 생각해요. 저 사실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거든요. 이곳에서 살면서도 말이죠. 요즘에는 이런 얽힌 이야기같은 스토리가 있으면 홍보에도 쓰이고 그러니까 널리널리 알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축제라거나 아니면 온천이라거나 그 곳에 얽혀있는 전설이나 신화 같은 것이 홍보의 목적으로 많이 쓰이지 않던가. 꼭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보통은 가업이라는 걸 잘 잇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도 많은데, 아키라 선배는 가미즈미에 대해 애정도 많고 늘 최선을 다 하시는 것 같아서 멋있다고 생각해요. 방금도 뭔가 명확한 목표가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요. 전 요즘 고민이 많아서요.”
렌이 진심을 솔직하게 말하며 뒷목을 매만졌다. 아키라가 자부심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참 멋있고 대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물을 주었다는 신이 아오노미즈류카미 님인건가요? 아, 뭔가 알고 있다는 건 아니고 잠꼬대로 그렇게 말하시길래, 왠지 이름이 그런 뜻인 것 같아서요.”
"이제와선 나이 많은 어르신들도 잘 모르는 이야기일거예요. 애초에 신에 대한 이야기도 어르신들이나 신경쓰지. 누가 그렇게 많은 신경을 쓰겠어요? 저도 신보다는 4DX 영화관 쪽이 조금 더 관심이 가기도 하고."
오늘도 집에 가면 가미즈미에 4DX 영화관을 세워달라는 글이나 올려볼까. 그렇게 생각을 해보며 아키라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그렇다고 신에 대해서 아예 무관심한 것은 또 아니었다. 그냥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정말로 딱 그 정도였고 아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게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닌걸요. 신의 기운이 깃든 성스러운 샘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알려져있는 편이고. 그 샘으로 만든 온천이나 스파에 몸을 담궈보자라는 분들도 많이 오거든요. 워터파크 쪽은 잘 모르겠지만요. 물론 그쪽도 그 샘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긴 하겠지만."
애초에 가미즈미에서 물과 관련된 산업 치고 그 동굴 안의 샘의 물과 관련이 없는 곳이 있기는 할까?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아키라는 그에 대해서 들은 것은 없었다. 그러는 와중 아오노미즈류카미에 대한 말이 나오자 아키라는 순간 눈썹을 움찔했다. 잊혀진 신의 이름. 아마도 이제와선 정말로 신의 전승에 관심이 있는 이 혹은 나이 많은 어르신, 그것도 아니면 시미즈 가문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신의 이름이 그의 입에서 나올 거라고는 생각 못한 탓이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었고.
"아오노미즈류카미님. 이 가미즈미에 물을 제공했다는 신의 이름은 맞긴 한데 이제와서는 아는 사람도 잘 없더라고요. 저도 집에서 들은 게 아니면 굳이 관심 가질 것 같지도 않고. 그보다... 잠꼬대 관련으로 묻고 싶은데 이상한 말을 하진 않았겠죠? 저?"
아주 슬쩍 얼굴을 붉히면서 시선을 회피하는 것이 혹시나 잠꼬대로 이상한 말을 하진 않았을까. 부끄러운 말을 하진 않았을까. 그런 걱정이 어렸는지 아키라는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계속 회피했다.
렌이 아키라의 장난섞인 말에 웃음기를 섞어 말을 더했다. 그렇다고 가미즈미의 전승 신화에 대해 궁금증이 가신 것은 아니었다. 괜히 더 궁금해지기도 했고.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렌도 충분히 실감하고 있는 것이었다. 겨울에 스파에서 일을 하다보면 손님도 많고 신의 기운이 깃든 성스러운 샘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저있기도 했으니까.
그나저나 아키라가 놀라는 모습에 아는 사람이 극히 없는 이야기인 걸까? 하는 걱정어린 생각을 잠시 했다가 아키라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를 하던 중 잠꼬대를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렌이 고개를 옆으로 도리도리 저었다.
“아뇨, 딱히 다른 말은 안하셨어요.”
뭔가 민망해하는 표정을 짓는 아키라의 모습이 장난에 걸렸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 살짝 웃음이 나기도 했다. 뭔가 선배는 생각보다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그러고보니 졸고 있는 것을 들켰을 때, 평소 답지 않게 모른척 하고 가려고 했었지. 그걸 생각하면 조금 더 골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렌은 천성이 누군가를 골리는데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었다.
“음, 저 더 궁금한 게 있는데요. 가미즈미를 황폐화시키고 떠난 이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음, 그리고 뿌리를 내렸다는 그 신님이 사쿠라마츠리의 벚나무 신님이려나요? 너무 많이 갔나? 왠지 축제하고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렌이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괜히 헛발질 하는 느낌이기도 했지만 궁금증이 있으면 꼭 물어보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지만 아키라에게 질문을 던졌다. 물론 아키라도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서도.
그 말이 자신을 안심시키고자 하는 거짓말일지, 아니면 정말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것인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은 것 같으니 그에 대해서 안심하기로 하며 아키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괜히 머쓱한지 표정을 관리하지만 시선은 바로 원래대로 돌리지 못하고 아키라는 이내 헛기침 소리만 여러번 냈다. 약간의 의심어린 눈빛을 보이긴 했지만 이내 그것도 꺼버리며 아키라는 숨을 약하게 내쉬면서 완전히 경계를 풀었다.
"글쎄요. 제가 들은 전승에는 그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나와있지 않아요. 단지 물을 내리신 1번째 신은 그들은 책임을 지게 되리라.. 라는 식으로 말했던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든 되었겠죠. 아마. 그리고 그 추측이 맞아요. 이것도 나이 많이 든 어르신들이나 알 것 같지만 가미즈미에서 가장 오래된 벚나무에 깃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나무가 그렇게 오래 살 리는 없을테니 이건 아무리 그래도 지어낸 이야기 같지만요."
물론 아키라가 모를 뿐, 신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으니 정말로 그 벗나무에 깃들었고 그 벗나무가 오랜 시간을 살았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었다. 단지 아키라에게 있어선 가장 오래된 나무니까 거기에 신이 있겠지 싶어서 신사를 세우고 신을 모시게 되었다로 와닿을 뿐이었다. 진실은 오직 신만이 알지 않았을까?
"김에 말하자면 빛으로 생명을 이끌었다고 하는 신은 호타루노히카미. 포크댄스를 추는 해안가 근처에 있는 신사에서 모시고 있는 신이에요. 이 신도 그다지 알려진 건 아니고 신사에 가서 이름을 봐야만 이런 신이 있었나 정도의 인지도긴 하지만요. 그것보다... 신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시네요. 세이 씨는. 그런 쪽에는 별 관심없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의외라는 듯이 아키라는 렌을 빤히 바라봤다. 물론 관심이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으나 의외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인 듯, 그의 눈빛은 정말로 렌의 눈을 빤히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렴 어떻냐는 듯이 이내 어깨를 으쓱하던 아키라는 렌에게 다시 말했다.
"아무튼 제가 아는 것은 이 정도에요. 이 이상은 저도 그렇게 막 자세히 듣고 그런 건 아니거든요."
아. 맞아. 이걸 깜빡했네요. 여름 첫번째 주때 호타루마츠리에 직접 가자고 일상으로 신청이 가능한 주긴 하지만 여기서 만약 거절당하거나 한다면 나중에 그 사람은 찌를 수 없어요. 분명하게 거절의사를 밝힌 이를 찌르는 것은 조금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정말로 운 좋게, 진짜로 운 좋게 랜덤으로 이어질 순 있어요. 최대한 이어지지 않게 하겠지만 그래도 랜덤으로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것이기에.
그리고 마츠리를 즐기는 것은 연애적 요소만은 아니기에 성적 성향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나는 HL인데 왜 동성과 이어졌나요? 라고 한다면 동성의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네요! 라고 답해드리겠어요.
렌은 아키라가 자신의 추측이 맞다고 하자 얼굴이 잠시 환해졌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제 생각을 이야기했다.
“아마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친 이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요….”
오래된 벚나무에 깃들어 있는 신님이라. 왠지 렌은 가장 오래된 벚나무에 정말로 신님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냥 그런 생각일 뿐이었지만. 그리고 빛의 신도 이름이 있고 해안가 근처 신사에 모시고 있다고 하자 신기함에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그러다 아키라가 의외라는 듯 빤히 바라보자 이내 눈을 피해버리고 말았지만….
“그, 저, 음, 수영을… 아니, 물이…. 어, 인명 구조일을 배우다 보니까, 죽음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관심이 생겼달까요…?”
렌이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며 아키라가 납득할만한 대답을 하기 위해 답변을 골라 이야기했지만 그 과정에서 수상한 티를 팍팍 내고 말아서 살짝 식은땀이 났다. 이내 아키라가 눈빛을 거두자 살짝 숨을 내쉬기도 했다.
“재미있게 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음, 제가 들은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알아도 상관 없는 이야기이죠? 그냥,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저도 이야기해주고 싶어서요.”
렌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 자신에게는 꽤 재미있는 이야기였는데, 다른 이들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궁금해하는 이가 있다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세이 씨가 그렇다고 한다면 그런 것으로 납득할게요. 사실 신에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이상할 것은 아니기도 하고."
죽음에 대해서 좀 더 생각을 하게 된다라. 갑자기 종교적인 무언가에 눈을 뜨기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죽기 직전, 신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이들도 많다고 하지 않던가. 그런 맥락으로 생각하자면 그렇게 이상할 것은 아니기도 했으니까. 무엇보다 알게 모르게 신이나 전승을 좋아하는 매니아일지도 모르고. 그에 대한 또 다른 일면을 알게 된 것 같아 그는 괜히 미소를 지었다.
"딱히 상관은 없지만... 시미즈에 대한 부분은 빼줄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 마지막까지 남은 이가 시미즈라는 것 말이에요.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지만 뭔가 자랑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은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말 그대로 자신의 조상이 신에게 선택받은 존재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기에 아키라는 그런 느낌으로 변질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물론 가미즈미에서 시미즈 가문의 영향력은 꽤 강한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에게 선택받은 가문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일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지금의 이 느낌이 딱 좋다고 느끼며 아키라는 괜히 기지개를 쭈욱 켰다.
"아무튼 호타루마츠리는 작년에는 못하고 올해에 다시 하는 거고 시간이 있으니까 꼭 구경하러 와주세요. 그 옆에 누가 있을지는 나름 기대를 해봐도 될까요? 아. 놀리진 않을게요."
알게 모르게 마음에 품은 이일지도 모르지만 단순한 친구일 수도 있을 뿐더러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오히려 자신이 역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 때문에 아키라는 우선 그 부분에 대해선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고 보니 다른 이들도, 정확히는 자신이 아는 이들도 누군가와 같이 구경을 오게 될까? 만약 둘만 오는 이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재밌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자신도 모르게 절로 발을 동동 굴렸다.
"아. 말해두는데 샘이 생각보다 깊고 넓거든요. 하지만 거기서 물놀이를 하면 안돼요. 수영은 바다나 수영장에서. 아셨죠?"
>>188 생크림이 발려있고 과일이 들어가있는 것을 제일 좋아해요! 다만 의외로 누텔라잼이 발려져있는 것은 너무 달다고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얼굴에 다 묻히는...ㅋㅋㅋㅋㅋ 아키라는 손수건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아마 묻혀도 바로 닦아낼 거예요!! 어릴 때는 묻히고 먹었을지도 모르지만요.
>>189 사실 뼈대는 잡아뒀기에 그렇게 어렵진 않아요. 단지 이 이벤트 기간때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그것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죠. 저는 여러분들 중에서 내가 원하는 이와 파트너가 되지 않았다고 되게 건성으로 대충 넘기려고 하거나, 혹은 잠수를 타거나 혹은 웹박수로 우울하다고 불평투덜투덜을 하면서 저격성 메시지를 보내거나 하진 않을 거라고 믿겠어요.
>>195 생일케이크는 매년 있는 것으로 가볍게 먹는 편이어서 생크림일 수도 있고 그냥 초콜렛일수도 있고 그런 것이에요! 그리고..ㅋㅋㅋㅋㅋ 손수건을 잃어버리게 하면 어떡해요!! (도리도리) 아니. 그보다 왜 아키라의 얼굴에 생크림을 바르려고 하는 거예요! 코세이나 시로하나 렌이나 코로리의 얼굴에 발리면 귀여울 것 같고 좋네요!
>>197 아앗. 그렇게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꼭 페어이벤트에 참가해야하는 그런 것도 아니니까요. 단지 제가 저것을 확실하게 막고자 하는 이유는.. 일단 저렇게 하면 반드시 페어분은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늘 말했다시피 전 저런 이들이 나오면 그게 누구건 시트를 바로 잘라버릴 생각이고요. 그러니까 그런 일이 없는 것이 제일이에요! 역시!
>>198 역시 신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인간들이 그것을 본받아서 따라하지 않을까요? (네?)
>>207 도전정신 귀여워 (*´ω`*) 정말 괴랄해보이는 이름이어도 아이스크림 류라면 주문할까?! 예시로 들자면 낫또초콜릿민트 아이스크림 이런거도?! 리리가 좋아하는 간식은, 디저트류를 제외하면 이런 저런 소스를 찍어먹을 수 있는 감자튀김인데.... 디저트로 국한한다면 새콤하고 맛 다양한 젤리! 앗, 건강검진... 앞으로도 건강 잘챙겨 。゚(゚´ω`゚)゚。
후미카주 어서와~~ 후미카 굉장히 언어 잘 하잖아? 역시 바다의 풍어신이니까 바다 건너 인근 나라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214 낫또초콜릿민트 아이스크림……. 정말 이름만 들어서는 괴랄한데 한 번 먹어볼 것 같기는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뒷사람은 절대 안 먹겠지만. 생각 외로 맛있을수도 있고….? 코로리는 감자튀김이랑 젤리 좋아하는구나~ 귀엽다. 건강은 그것 빼곤 이상 없음이니까~ 그것도 이상이 있다기엔 좀 더 관리하라는 뜻이고?
코세이주 일상…! 하지만 렌하고 최근에 돌렸으므로 아쉽지만…
그래서 후미카가 미캉을 좋아해서 후미캉이 된다고요?(날조)
아니 풍어신님 거북이 눈사람 만들다가 거북이 머리가…….(흐릿) 겨울에 풍어신님 눈사람 만드는 것 보기위해 존버해야겠다.…
집 가기 싫어ー! 겨울보다 길어진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노을이 타오른다. 코로리의 눈은 그런 하늘빛을 닮았는데, 처량하게 노을 닮은 눈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그러면 쌍둥이의 얼굴이 하늘에 둥실둥실 떠오른다. 쌍둥이, 코세이의 눈도 노을색이기 때문이고 오늘따라 코세이를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코로리가 신으로 살아온 모든 시간 속에서도 제일 큰 사고를 쳤고, 코세이에게는 밝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때가 닥치니 피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쌍둥이들은 귀갓길에 만나서 같이 집에 들어가고는 했느넫, 오늘은 부득부득 혼자 다녀와야할 곳이 있다며 귀가를 늦췄다. 거짓말은 아냐, 구명보트 찾으러 다녔다구. 코로리는 레몬맛 사탕을 편의점, 마트, 구멍가게 가리지 않고 찾아다니느라 바빴다!
"세이오빠아?"
문을 여는 소리조차 조심스럽다! 힘겹게 움직이지 않는 발을 옮겨서 집으로 돌아온 코로리는 벌써부터 저자세였다. 코로리가 인간계에 내려오겠다고 고집부려서 같이 와준 코세이가 신계를 더 편해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일을 계기로 신계로 돌아가야 할까봐 잘못했다고 사과할 생각 밖에 없다! 코로리는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간게 아니라, 살짝만 열어서 고개만 내밀었다. 도둑도 아니고 누가 자신의 집에 들어가면서 이렇게 할런지, 누가 보아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쯤이야 눈치챌 법하다. 거기다 늘 세이라고 부르던 호칭에 오빠까지 붙었다!
>>259 요조라주랑 토와주가 제일 높은 걸로 알고 있어~ 정주행 휘리릭 했어서 틀렸을 수도 있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대오 앞머리도 꼭 그려주기야~~ 어떡해 진짜 너무 귀엽다... 한달이나 됐는데 아직 일상 많이 못 돌렸으니까.... 코로리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이랑도 많이많이 돌려봐야겠어 꼭...!!
>>260 맞아, 말랑이 얼굴만 됵 있다보니까 후미카도 단발처럼 됐구.... 후미카두 귀엽다구, 단발은... 머리 묶으면 생기는 꽁지가 궁극의 귀여움이라고 생각해 미캉쨩 단발하게 되거든 양갈래 해줘 (*´ω`*) 앗, 나도 정주행 휘리릭 해서 틀렸을 수도 있어~! 그래도 후미카 원하는 상품 다 가져가면 좋겠다 (*´ω`*) 앞머리 당연 필수지~! 한달이나 됐지만 아직 세달이나 남았다구, 힘내서 다 만나버리는거야~! (`・∀・´)
>>263 곱슬머리 렌도 귀엽다구, 머리 뻗치는거 고정하겠다고 머리핀 달아주고 싶어~! 리본이나 동물캐릭터, 알록달록한 실핀으로 데코라 해버리기 ( ´∀`) 코로리, 단발이면 신 모습일 때 반짝반짝한 거 보기 힘드니까 안 자를 거 같지만 말야 귀여울 것 같다고 해줘서 기쁘다구 ( ´∀`)
우리 쌍둥이는 항상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누가 먼저 끝나던간에 기다렸다가 같이 가는게 일상처럼 되어있다. 그렇기에 오늘도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어김없이 쌍둥이 여동생에게 연락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꺼냈고, 거기엔 예상치 못하게 혼자 다녀올 곳이 있다며 먼저 들어가라는 메세지가 있었다. 혼자 어디로 가나 싶었지만 사생활이 있을테니까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혼자서 집으로 향했다.
" 오늘 저녁은 뭐먹지. "
집에 들어오자마자 고민하는 것은 무엇을 먹어야할지이다. 냉장고를 열어봐도 재료가 거의 떨어지고 없어서 결국 볶음밥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재료를 손질한다. 다행히 파 같은 야채들은 남아있어서 망정이지 그것도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인스턴트 라멘을 먹을뻔했다. 손질할건 별로 없어서 금방 끝냈고, 리리가 돌아오면 만들기 시작하려고 거실 소파에 앉아서 핸드폰을 한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세이오빠? 라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익숙한 목소리인데 어째서 쌔한 기분이 드는걸까. 기분탓이라고 넘기고 싶지만 애초에 리리가 오빠라고 하는건 좋지 않은 신호다. 또 무슨 사고를 쳤길래 저렇게 조심스럽게 들어오는지. 소파에서 일어나서 현관에서 들어오고 있는 리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 오늘도 고생했네. 무슨 일 있었어? "
그래봤자 별거 아닐거란 생각에 웃으면서 다가가서 들고있는 짐 같은게 있나 살펴보고 있으면 들어주고선 리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디 아픈건 아니겠지?
시계토끼야, 세이오빠 데려갔어야지ー! 짐은 학교 가방을 제외하고서 전부 레몬사탕이었다. 수없이 많은 레몬사탕! 모두 레몬맛 사탕이었지만 상표가 다 달랐다. 낱개로 포장된 막대사탕도 있고, 알사탕처럼 동그랗게 말려 포장된 사탕도 있고, 봉지에 20개입이라고 적혀있는 사탕도 있었다. 누가 보아도 뇌물인 사탕들이 코세이의 손에 들린다. 오늘도 상냥한 코세이는 웃고 있었지만, 마주 볼 수 없었다. 빼꼼 열었던 문을 열고 들어와서, 문을 닫았다. 철컥 문이 닫히면 집이 감옥같았다. 코로리는 눈을 맞추지 못하고 내리깔며 고개를 숙였다.
"세이, 나."
지금 말하지 못하면 끝이다! 넘어가버리면 안 된다. 나중에 들키게 돼서, 말하려고 했었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서 말 못 했다라고 말하면 변명처럼만 들릴 것이다. 집에 오는 발걸음이 무겁더니, 이번에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만 같아서 코로리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두눈을 꼭 감고, 내질른다!
"들켰어."
숨바꼭질하다가 졌다고 말할 수도 있었고, 술래한테 잡혔다고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태평하기만 하더니 초조해하고 있었고, 길게 늘어지는 머리카락을 꼭 붙잡았다. 화내겠지, 혼나겠지, 당장 신계로 돌아가자고 하면 어떡하지이. 들켰다는 말 뿐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지레 겁먹고 말하는 걸로 미뤄보아 인간한테 신이라는 걸 들켰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들켰다는 말은 그렇게 길지도 않은데, 말하는 동안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흐려졌다.
짐을 들어 안쪽을 살펴보자 엄청난 노랑의 향연이 눈앞에 펼쳐진다. 진한 노랑, 연한 노랑 할 것 없이 모두가 사탕의 형태를 띄고 있었고 알사탕부터 막대사탕까지 없는게 없었다. 혼자서 다녀올 곳이 있다더니 이런걸 사온거야? 곰곰히 생각해봐도 내 생일은 아닌데 말이야. 점점 리리의 행동이 수상하게 여겨지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뒤를 돌아본다.
" 응? "
이름만 말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기에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본다. 무슨 중대발표를 하려길래 표정도 저럴까 싶었는데 심호흡에 이어진 말에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들켰어? 뭘 들켜? 뭐 몰래하다가 걸린건가? 아니면 뭘 들켰길래 저러는걸까, 싶었지만 이미 내 생각은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내 동생이 신이라는 것을 들킨 것.
" 코로리. "
나지막하게 내 동생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리리라는 애칭이 더욱 입에 붙어있기에 평소에도 잘 부르지 않는 이름이지만... 별거 아닐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별거 아닌 일은 아니었기에 자연스레 미소가 사라진다.
" 누구한테 들켰는데? "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여동생을 바라본다. 아마 여동생이 보는 나는 이미 머리가 새까맣게 물들어있지 않을까. 마치 그녀의 머리카락처럼. 쓰고 있던 안경을 고이 접어 테이블에 올려둔 나는 오랜만에 보이는 모습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 내가 밖에선 조심하라고 했잖아. 그렇게 누누이 얘기했는데 ... "
물론 들킨 것을 당사자가 누군가에게 떠벌거리지 않는다면 조용히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들킨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다가 그 사람이 내 동생의 존재를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다닌다면?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치명적인 일이 될지도 모른다. 하아, 하고 작게 한숨을 내쉰 나는 소파에 앉아서 옆자리를 말없이 톡톡 두드렸다.
후미카에게도 선호하는 시간이나 장소 정도는 있다. 가령 일광욕이라든지, 태생이 느긋하게 햇빛 쬐기를 좋아하는 생물이다보니 점심 시간에는 볕 볼 겸 느긋한 걸음으로 어느 곳을 향하는 것이 풍어신의 일과였다. 시기와 장소에 따라 그곳은 옥상이 되기도 하고, 연못 근처나 화단이 되기도 했다. 오늘의 쉴 자리는 우연히 화단으로 결정되었다. 초봄에 피는 꽃이 떨어지고 그 뒤에 열리는 꽃들이 어느덧 화단에 만발했다는 이야기를 반 아이들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감수성을 기르고자 한 번 쯤은 보아야겠다 싶어 여기에 왔는데, 감수성은 커녕 도덕성이 깎이는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이런 상황은 후미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사태라는 뜻이다.
군더더기 없이 바른 자세로 걷던 걸음이 모퉁이를 돌자 우뚝 멈추었다. 그 작은 발소리를 상대편이 들었을지는 모르겠다. 처음은 느릿한 눈 깜빡임. 자신이 본 게 정확한지 확인해본다. 제 눈으로 보는 광경이 틀린 데 없다 판명 나자 후미카는 그대로 잠시간 생각에 잠겼다. 요즘에는 이런 일이 해도 괜찮은 일에 들었던가? 그렇게 생각하려니 역시 그렇진 않을 테다. 원예부라 하기에도 전혀 원예부원 같은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할까, 한 눈에 수상한 기색이 풀풀 풍긴다. 대낮에 이렇게 당당하게 다른 곳도 아닌 학교 화단의 꽃을 훔치는 도둑─심지어 신이다─이 떡하니 나타난 상황은 풍어신에게도 그만큼 황당한 일이었다. 후미카는 꽃 훔치기에 여념이 없는 도둑에게 다가가 어깨를 톡톡 건드려 보려 했다.
"혹시… 당신 도둑이오?"
그래도 혹여라도 자신이 오해하고 있는 거라면 억울한 일이 된다. 확인이 필요한 데다 비록 수상한 짓을 하고 있대도 예의는 차려주어야겠다 생각했다. 쪼그려 앉은 조그만 여자아이를 보며, 마찬가지로 조그만 모습의 신이 무릎을 짚고 상체를 숙여왔다.
>>286 나도.... 가져왔다....! https://postimg.cc/67kGyWJm 점심 먹고 왔는데 후미카 양갈래가 있어서 받아버렸다아아아악 외쳐버렸어 (`・∀・´) 후미카 양갈래 너무 좋아..... 귀여워...... 단발이 아니어도 귀여운 후미카니까 양갈래하면 귀여울 수 밖에 없는거지 응...... 땋아보고 싶기도 하고 리본으로 묶어주고 파
>>291 대답 해주면 해주는 대로 다 머리로 간다~! 이러다 머리카락이 안 보이게 되는거 아닌지 ( ´∀`) 나중에 머리핀 뺄 때 아프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누가 봐도 화났잖아아! 두눈 꼭 감고 고개를 들어올릴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코세이를 바라보면 분명 화난 얼굴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아서, 말을 다하고서도 마주보지 못했다. 발 끝만 볼 것처럼 수그려있던 고개는 코로리라는 이름으로 불렸을 때 움직였다. 어물거리는 움직임은 굼떴다. 질끈 감겨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위로 걷힌다. 머리카락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 정도 불안함이면 벌써 머리를 빗었을텐데 혼나는 중이라는 생각에 그러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세이 안 웃잖아, 머리카락 까맣다구! 안경 벗었어ー! 코로리는 금방 다시 눈을 피했다.
"오늘 점심시간에 보건실에서 만난 후링ー 남자애."
코로리는 설마하니, 그 남자애가 오늘 코세이와 만났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쩔쩔 매는 목소리가 움츠러들어있다. 코로리는 힐끔힐끔 코세이를 바라보았다. 눈을 맞추지는 못 하겠지만, 혹시라도 눈이 파랗게 변할까봐 살펴보는 것이었다.
"그래도 있지, 거짓말해준다고 했으니까."
피노키오 해준다고 했단 말야. 한숨 소리를 들으면 몸이 굳는 것 같았다. 몇십년 몇백년을 상냥하게 대해주던 쌍둥이가 이렇게까지 나오면, 울고 싶었다! 머리를 빗지 않는 이유와 같은 이유, 혼나는 중이니까 울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눈물을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은 최선을 다해서, 들키기는 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해야하는 것이다. 소파를 톡톡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면 쪼르르 옆으로 가서 다소곳하게 앉았다. 지나치게 정자제여서 보는 사람이 불편한 만큼 바르고 곧은 자세로 경직된 채 앉아있다.
"잠도 잘 자는 거 같구, 착해보였구, 착하니까 비밀 ㅈ, 지켜줄거야!"
신이라는 것을 들킨 것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야할 지 고민했다. 단순히 인간에게 신의 정체를 들켰다는 것에 이어서 어떤 신인지도 들켰다. 잠결에 헷갈렸다 착각하게 만드려고 멀쩡한 인간을 재워버렸다. 너무 길게 재워버려서 깨우기 위해 직접 꿈 속으로 들어가서 만났다.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을 요약하고 보니, 코로리가 보기에도 가관이었다. 핏기가 가시고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다.
"일부러 세이 오빠 얘기는 하나도 안 했으니까, 오빠는 괜찮을거니까아."
일단은 긍정적인 소식만 이실직고한다. 비밀을 지켜줄만한 좋은 인간에게 들켰다고, 쌍둥이가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 코세이의 정체까지 들키는 일은 없을 거라며.
늦었지만 히키주 새 캐릭터 기대할게~! 히키 매력적이었으니까 분명 그만큼 매력적이겠지 ( ´∀`)
>>318 >>319 사실 투샷으로 그리려다가 접점도 없는데 이렇게 맘대로 적폐로 해먹어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ω`゚)゚。 귀한 그림이라니 고마워 코로리 이뻐해줘서 고맙다구 。゚(゚´ω`゚)゚。 머리 꾸미기 허락받았다 후미카 꾸미고 노는 일상 적립.... (적립된 일상으로 산 쌓음) 근데 주의점이랄지 산다라박 머리 만들수도 있으니까 ( ◠‿◠ )
보건실에서 만난 남자 아이에게 들켰다고한다. 분명 오늘 있었던 일인데 ... 순간 오늘 낮에 봤던 남학생이 생각난다. 분명 리리를 보건실에서 만났다고 했는데, 리리도 보건실에서 들켰다고했다. 흐음, 분명 그 남학생의 이름이 ...
" 세이 렌, 맞아? "
이름이 기억하기 쉬워서 분명히 기억난다. 인상이 좋았던 학생이었지만 지금 이런 관계라면 말이 다르다. 거짓말 해준다곤 했다지만 언제 생각이 변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옆자리에 와서 불편한 것처럼 앉아있는 여동생을 보자 마음이 약해질뻔 했지만 굳게 먹는다.
" 착해보인다고 다가 아닌게 아니잖아. 혹시 마음이 바뀌어서 다 말한다고 뭐라도 요구하면? 아니면 그냥 나쁜 마음으로 다 말하고 다니면? "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오늘 한번 만나본게 다인데 갑자기 믿는 것도 힘든 일이다. 다시 한번 한숨이 나오고 눈을 살며시 감는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머리가 아파와서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눈을 서서히 뜬 나는 리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 혹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내가 가만히 안있을꺼야. 그리고 나도 가버릴꺼니까, "
그렇게 뜬 눈은 푸르스름한 기운이 언뜻언뜻 보이고 있을 것이다. 무표정하게 리리를 바라본 나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고선 머리를 살살 만져주며 말했다.
맞다거나 틀리다는 말은 안 했는데, 딸꾹거리는 소리와 함께 코로리의 몸이 움찔거렸다. 딸꾹질이다! 인간이 아닌 것 같다 의심받을 때도 신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정곡을 찔린지라 깜짝 놀라서 딸꾹거렸는데, 지금도 그런다. 세이가 이름을 어떻게 알아?! 사실은 둘이 아는 사이였다거나, 아니면 이미 진작에 다 들켰던건지. 아니면,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경우지만 렌이 비밀을 다 밝히고 다녀서 그걸 들었다거나 하는 것까지 상상해본다. 아냐, 후링씨는 지켜줬을 거야. 의심하면 안 된다고, 조금이라도 의심했던 것과 불안을 떨쳐내려는 듯이 고개를 휙휙 젓는다. 믿어주지 않으면 믿어주지 않을테니, 코로리는 믿기로 했다. 애초에 그런 경우였다면 학교가 끝나고 무사히 아르바이트하러 다녀오는 건 있기 힘들 것이다.
"세이오빠랑, 친구야?"
세이도 세이고, 후링씨도 세이니까 뭔가 통했을 지도 몰라. 우물거리면서 물어보고, 코세이를 바라보았다가 앉아있는 무릎으로 시선을 돌린다. 서있더라면 발 끝을 보고 있었을텐데 앉아있어서 무릎이 보인다. 검은 교복 치마를 보니 서럽다. 세이 눈, 조금 파랬지. 진심이라고 덧붙이지 않아도, 이미 코세이가 한 말이 마음 깊이 날라와서 박혔다. 이 짧은 시간 내에 한숨을 몇 번이나 쉰건 지, 언뜻 푸르던 눈동자나 웃지를 않는 무감한 표정이 매섭게만 느껴졌다. 서러운 이유는 코세이가 무섭게 대한다는 것보다는, 그렇게 상냥하던 쌍둥이가 저런 모습을 보이도록 만들어버린게 자기 잘못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미안해, 세이."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 목소리는 울음을 참는 듯 꾹 눌려있었다. 앞부분이 없었지만 분명 걱정하고 화내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장하다, 안 운다!
처음에는 내도록 공을 치더니 백방으로 찾아다닌 결과 그럴듯한 점수를 내게 되었다. 300점에서 조금 모자란 수가 아쉬웠지만, 향수를 노린 건 아니니 별 상관 없다. 후미카는 그리하여 이 점수를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했다. 돈이야 궁하지 않고 먹을 것에도 큰 관심 없는데…….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후미카는 보무당당하게 상품 교환 코너로 향했다. 이것저것을 휙휙 고르자 교환 담당 학생이 척척 물건을 꺼내준다. 점수가 넉넉하니 여러 개를 골랐음에도 짐은 비교적 간소했는데, 그야 당연하다. 부피 크게 안 나는 물건들을 골랐으니까. 사탕 세트가 둘, 샤프 세트 하나에 스파와 워터파크 이용권이 각각 하나씩. 샤프를 빼면 모두 다른 사람과 나눌 생각이었다. 누구에게 줄지는 지금부터 생각해볼 셈이다. 이런저런 물건들을 안아 들고 후미카는 교실로 돌아갔다.
반응을 보니 맞는 것 같았다. 리리가 신인걸 들킨 사람이 하필 오늘 날 찾아온 사람이라니.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으니까 그녀의 말처럼 비밀은 잘 지켜줄거라고 믿고 싶어도 최악의 경우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랑 친구냐고 묻는 말에 고개를 저어보이며 말했다.
" 그냥 오늘 우연히 만났어. 선생님 심부름으로 반에 찾아왔었거든. "
그러니까 친구는 아니고 일면식만 있는 정도라고 하면 되겠다. 동생에게는 한참이라고 느껴질 잠깐의 잔소리 타임이 지나가고 너무 심하게 말했나 싶어서 살짝 눈치를 보게 된다. 미안하다는 목소리가 울음을 참고 있는 것 같아서 내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여동생을 잠깐 바라보았다가 말없이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찾아서 나온다.
" 아냐 내가 미안해. 사실 별거 아닌 일이었을지도 모르는데. "
잠 못 드는 아이들을 양귀비라고 하며 도와주러 다니는 리리를 보면서 약간 마음 졸였던적도 있지만 한번도 들킨적이 없으니까 그녀도 나도 긴장의 끈을 살짝 놓았을거라고 생각한다. 실수는 한번은 할 수 있는거고 같은 실수를 두번 반복하지만 않으면 괜찮으니까. 방에서 챙겨나온 빗으로 여동생의 머리를 살짝 손으로 잡아주며 말했다.
" 머리, 빗어줄까? "
평소처럼 웃어주며 말했다. 리리가 불안해할때마다 머리카락을 만지거나 빗어내리는걸 알고 있으니까 방에 들어가서 빗도 가지고 나온 것이다. 저녁 먹을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이미 지났으니까 더 늦게 먹어도 괜찮겠지.
1. 「가고 싶지 않은 장소에 억지로 가게 됐을 때의 생각은?」 렌 : ....(집에 가고 싶다)
2. 「몸이 너무너무 아픈데 집에 약도 죽도 없다면?」 엇.... 어떡하지? 렌이 아픈게 상상이 안 되는데 렌이 아프다고 해도 누구한테 도움을 구할 곳이 없을 것 같고....? ㅇ.... 최대한 친하다고 생각되는 이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구한다...?(누구일지 렌주도 모르겠다)
3.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추악한 면을 직시하게 된다면?」 죄책감 느끼고 한참동안 그것에 있어서 고민하고 자책하고 힘들어할 것 같네~
>>379 렌이 집에 가고 싶어하는 모습까지 귀엽게 보이는 저, 중증 이모인가요?🤔 그치만 아플 때 혼자라는 부분에서 하염없이 울어버려....(´°̥̥̥̥ω°̥̥̥̥`) 렌의 추악한 면은 뭘까?? 누구에게나 어두운 면은 있지만 렌이 건강한 체육계 고등학생이라 그런지 잘 상상이 안 가네...ㅋㅋㅋㅋㅋㅋ
>>387 스레에서 친구를 많이 사귀어서 아플 때 부를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물론 렌 너무 건강해서 과연 그럴 일이 있을지... 렌의 추악한 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인간 본성은 이기적이고 악한 면이 있으니까....? 나도 상상이 안가~ㅋㅋㅋ 딱히 엄청 어두운 비설이 있는 것도 아니라
>>384 후미카... 뭘 바란다거나 하는 쪽으론 별다른 생각 안 하고 사는 편인데 '지금 당장 떠오른 소원은?' 이런 질문 들으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니까 좀 귀찮대~ 젊다 못해 어렸을 적에는 그랬었지~ 뭐만 하면 킬각 재는 눈으로 봤으니까. 물론 그때도 웬만하면 생각만 하고 참기는 했지만!
>>385 나..... .너무너무 손 들고 싶은데.... .....하필 지금 컨디션이 꽝이라 눈물 흘리고 있어..... ( •̛̣̣꒶̯•̛̣̣ )
우연의 신님 미워…. 소파 위로 다리를 올리더니, 무릎을 굽혀서 모은 채 팔로 감싸안는다. 그리고 팔 위로 얼굴을 묻었다. 딸꾹거리는게 우습지만, 코로리는 진지했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느냐고 원망하는 시간이었다. 오늘 하루 우연으로 빚어진 일들이 너무 다사다난했고, 때문에 하루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아직 코로리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고, 밤을 새며 잠을 돌봐야하는데 편안하고 따스한 꿈을 꾸고 있는 누군가의 꿈 속으로 찾아가서 같이 자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오늘은 개미해야 하는데. 그러고 있으면 소파에서 무게감이 줄었다. 코세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를 떠버릴 정도로 화가난 걸까 싶은 코로리는 다급히 고개를 들었지만, 방으로 들어가는 뒷태만 보았을 뿐이다. 표정이 우그러들고 울면 안된다고 되뇌인다.
"세이, 나 후링씨랑 친구할게."
친구라는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일단 그렇게 마음 먹었다! 우연히 마주친 학교 선배의 비밀보다, 친구의 비밀을 좀 더 열심히 지킬테니까 사고 수습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다. 세이가 알아서 잘 할 거라고 생각한댔으니까, 알아서 잘 해보는거야! 다시금 모은 무릎 위로 턱을 괸다. 별거 아닌 일이라고 선뜻 대답할 수는 없었지만, 선뜻 대답할 수 있게 별거 아닌 일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 다음부터는 아무리 당황해도 멀쩡한 사람을 재워버리지 않겠다, 양귀비들은 제외하고!
"응. 나 오늘 세이오빠 엄청 보고 싶었어ー."
좋을 때만 오빠라고 부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수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온 쌍둥이를 제일 의지하는 것이다.
운이 나쁜 신이었다. QR코드 이벤트도 그랬지 않던가, 부끄럼 한 점 없이 소매치기 하는데 족족 다른 신의 눈치가 보이거나 아주 발각이 되어 혼쭐나고 마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쪽지만은 몇 번인가 훔칠 수 있었다... 그렇게 144점 상당 모았지만. 야망하던 상품 독점은커녕 청룡 반지 하나 교환 못하는 잔혹한 현실은 카가치가 두 손을 들어 머리를 부여잡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학생회장의 머리 말이다. 농담이다. 개초딩의 망상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카가치의 성과는 크게 나쁘지 않다. 300점조차 바라보다가 삐끗하여 태초마을로 가버린 일부 학생 생각하면 차라리 양호한 쪽으로, 운이 나쁘네 회장의 머리를 부여잡네 할 만한 점수 아님에도 카가치는 그 탐욕스런 마음씨로 세상을 저주했고 운 나쁘도록 저만 세상이 배척했다며 주저앉아 엉엉 억지를 부렸다. 언제나 과욕하는 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학교 꽃에 욕심하여- QR코드에 대한 화풀이도 겸하여- 퍽퍽 양동이에 퍼담는데, 지금이야말로 운이 나쁘다고 할 순간일지도 모른다. 양동이 껴안아 주위 둘러봤을 적엔 아무도 없었고, 퍼담으면서도 나름대로 주위 정황을 잘 본다고 자부했지만, 몰두하다 보면 심지어 신이라도 여념이 없어지기 마련으로 후미카가 어깨를 톡톡 건드리기까지 카가치는 인기척 아니 신기척의 존재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하끅-! 이상한 소리를 내며 팩 하고 불청객을 마주해버린 카가치다. 후미카를 보며 카가치는 더듬더듬 땅에 내려놓은 양동이부터 사수하듯 홱 품에 끌어안았다. 이 잡귀 욕심 수준 알 만하다...
잘 빚어진, 모조의 녹안이 상체를 숙여 눈높이를 맞춰오는 후미카를 째려본다. 학생의 꼴이지만, 신기가 느껴진다. 같은 신이다. 그러나 수준이 다르다. 신으로서 제대로 된 형체조차 갖추지 못한- 더러움穢이 뭉쳤을 뿐인 덩어리, 그 위에 껍데기를 씌운 것이 카가치라면 후미카는 천의 기운만 지닌 신으로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 중 하나에 우뚝 서버린 것 같다. 무척이나 경배 받는, 크나큰 신. 신을 휘감는 공기가 그렇게 말한다. ...QR코드 이벤트 내내 그러한 신들로부터 시달린 카가치는 보는 것만으로 괜히 화가 났다.
"대지의 신으로서 내 땅에 자란 꽃을 거두는 것뿐이야-! 거기에 대고 도둑이라니. 너, 무례를 넘어 무엄한 줄로 알아!"
적반하장으로 굴며, 꽃삽으로 거칠게도 흙을 팍팍 찍어댔다. 모로 봐도 도로 봐도 더러움穢의 뭉치일 뿐인데 대지의 신일 리는 손톱만큼도 없어보였지만, 아무튼 그렇게 주장한 카가치는 다시 팩 하고 후미카를 보았다.
"뭐해, 안 꺼져-?!"
훌륭한 적반하장의 교과서...
//늦어서 미안한 마음에 텍스트 뻥튀기해왔어(?) 농담이고, 어쩌다보니 가독성도 없이 늘어났는데 길이 신경쓰지 말고 편히 이어와주기 바라 또한 카가치의 행동이 불편하면, 마찬가지로 편히 말해줘
오늘 미술시간에 제출해야 하는 그림은 이번 수행평가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미술 시간 한 시간에 그리는 그림도 아니고 미술 시간 몇 시간을 주고 제출하라고 했을 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는데... 밑그림 그리고 채색하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렸었는데. 그 그림에 물통을 쏟아버리고 만 것이었다.
렌은 허겁지겁 걸레로 물을 닦아내려고 했으나 이미 물감으로 인해 더러워진 물통의 물은 종이에 스며들어 이미 그렸던 그림을 다 망쳐버리고 말았다. 렌이 혼자 절망하고 있자 어느새 옆에 다가온 미술 선생님이 선심을 쓰셔서 오늘 방과후에 제출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다행히 주변 반 친구들도 자신을 딱하게 보고 있었기에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렌은 코치님에게 말을 해 오늘 오후 훈련을 빠지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참이었다. 일단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ㅡ오늘 이 그림 다 끝내고 간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ㅡ 물통하고 물감들도 다 세팅을 해둔 채였다. 렌은 일단 도화지에 스케치부터 하기 시작했다. 주제는 '보고싶은 풍경'이었다.
여름이 다가오는지 해가 길어졌다. 그래서인지 빈 교실에 혼자 앉아 그림을 그리는 렌의 살짝 굽어진 등 위로 창문에서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볕이 내려앉아 렌을 응원하고 있었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성과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내가 수영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수영을 엄청나게 잘하게 돠는 것은 아닌 것이다. 노력은 디폴트이고 어느정도 재능이나 운의 영역도 따라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 노력으로만 모든 성과가 나타나면 수영부 사람들은 모두 수영선수가 되었을 것이었다.
그러니까.... 30여점 밖에 얻지 못한 게 제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지. 응....
그래도 스파이용권도 못 받은 것은 좀 뼈아팠다. 50점은 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렌은 학생회에서 포인트로 참치캔을 바꿔왔다. 식재료로 써야겠다 생각하면서. 넌 참치마요 오니기리로 정했다.
방과 후, 요조라는 언제나처럼 양호실에서 깨어났다. 눈 반짝 뜨자마자 정신이 깔끔하게 돌아온다. 전처럼 잠깨려고 밍기적거리지 않고 곧장 일어나, 양호실에서 나온 요조라는 느긋히 걸어 교실로 돌아온다. 귀가하는 학생도 부활동 하는 학생도 모두 빠진 교내는 조용해서 산책하기 딱 좋았다. 이대로 교실까지 가서 가방만 들고 나오면 되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교실에 한 사람 남아있었다. 그것도 요조라의 옆자리다.
검은색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가진 옆자리 학생은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는 중이었다. 미술부인가? 그럼 부실이 있을텐데, 아, 요조라는 생각해낸다. 어제인가 별도로 재출했던 미술 수행평가 그림이다. 요조라는 수업에 못 들어가서 조금 빠르게 냈지만, 같은 반 학생들은 아마 오늘 수업 중으로 재출했을 텐데, 왜 이 학생만 지금 그리고 있는 걸까? 자신과 비슷한 이유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일까.
여러 생각들을 하며 요조라는 자신의 자리로 간다. 가서 가방만 들고 나오려다가, 의자를 꺼내 자리에 앉는다. 드림캐쳐가 든 주머니와 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턱을 괸다. 시선은 옆자리 책상의 그림으로 향했다. 건조하고 퀭한 검은 눈이 절반 이상 완성된 스케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툭 하니 말을 건다.
"왜, 지금... 그거, 하고, 있어...?"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쳤을 상황인데, 요즘 묘하게 잠을 잘 잔 덕일까, 요조라는 답지 않게 먼저 물었다. 이제껏 옆자리인가보다 하고 생각만 했던, 아는 거라곤 같은 반 뿐인 학생에게 말이다. 변덕, 이라면 변덕일지도 모른다. 이유는 불명인 채, 요조라는 예의 검은 시선으로 스케치를 한번, 학생을 한번, 번갈아보고 덧붙인다.
"그, 상태면... 오늘, 내로... 안, 끝날... 걸..."
그리고 요조라는 작게 하품했다. 턱 괸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긴 날숨을 내쉬는 하품 하고 퀭한 눈을 깜빡였다.
>>413 1. 캐릭터에게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느냐구 물어본다면 반응은?! "처음부터- 났을 때부터 그랬다구-? 굉장하지-? 왜, 탐나? 탐나-? 이 카가치니까 가능한 미모라고- 너한테는 전-혀 불가능해-! 내게 애원한다면 모를까-? 아하하-!" 카가치 외모특) 타고나긴커녕 카가치가 신과 인간을 본떠 직접 만든 100% 모조야.......🙄 실제 모습? 실제 모습은... <스포일러>
2. 캐릭터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최강 장점은?! 으음 거짓을 만드는 일-? 부정不浄으로 이끄는 일-?🤔 아무래도 재앙신이다 보니
3. 캐릭터가 하고 있는/할 것 같은 악세사리가 있다면~?! 아무래도 리본이야 리본 코디... 전에도 말했듯 클래식 로리타 패션처럼 말이야 일본식 복장에서도 리본 큼직하게 달수도 있고오
>>435 내가 들었다!!!! ( ´∀`)~! 작은 것에 홀려 과욕 부리면 망한다고 했는데 로또사기 위한 행운을 빌어달라고 하면 혼나나 ( ◠‿◠ ) 항상 예뻤다고 답하는 거 귀여워~! 본인이 고우신 걸 알고 있는 점 최고지. 장점에 본인이 포함되는 거나 줄줄 늘어놓는 것도 최고야~! 악세사리 많아~! 학교에서도 다 하고 다니는건가?!
역시 휴일이라서 사람이 많네요! 저번 가미즈미사가의 히노데군의 설정은 가미즈미출신의 대장장이입니다! 어떻게 벼리던 검으로 잘 살아남고 괴상하게 변한 가미즈미를 예전 모습으로 되돌리고싶어 불과 관련된 신이랑 계약을 맺어 오염된 장소를 상황불문하고 불태우는 모두에게 산불을 조심하자는 교훈을 주는 친구!
주 공격수단은 신한테서 공급받는 신의 힘이랑 자신의 생명력을 불살라 방출하는 것. 공식 파훼법은 여러 장소에 상처(불)을 내고 본인 스스로 불타오르다 불이 꺼질때까지 열심히 도망치거나 버티는 것!
스캐치를 하던 중 누군가 반으로 들어왔다. 렌은 누가 뭐라도 놔두고 왔나 보다, 하며 별 생각 없이 그림에 몰두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자신의 자리 쪽으로 다가왔다. 힐금 보니 옆자리 호시즈키 씨였다...! 렌은 조금 불편해졌다. 인사를 해야하나? 하지만 지금까지 뭔가 타이밍도 애매하고 요조라의 분위기가 '말을 걸지 마시오'라는 느낌이라 옆자리가 된 이후로도 한 번도 인사를 하거나 말을 하거나 한 적이 없어서 애매했다. 렌은 모른척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요조라가 평소처럼 가방을 들고 나가겠거니 생각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조례 시간에만 잠깐 있다가 사라진 후 다시 얼굴 보기 힘든 친구였다. 렌은 방과후에 바로 수영장으로 가니 방과후는 더 마주치기 어려웠고. 어떤 이유에선지 선생님도 찾지 않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런데 요조라가 가방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 아닌 옆자리에 앉았다. 렌은 살짝 움찔했다. 뭐지...? 지금이라도 인사를 해야할까 하는데 자연스럽게 요조라가 먼저 말을 걸었다. 렌은 태연한척 살짝 숙이고 있던 몸을 펼치고 대답했다.
"어? 어어... 응..... 오늘까지 제출인데, 미술 시간에 물통을 쏟아서 그림이 망가졌거든.... 그래도 선생님이 방과후까지 제출하면 받아주시겠다고 해서...."
태연한 척 하려고 했지만 당황한 티가 났고, 그 뒤에는 시무룩한 어조가 뒤따라왔다. 그리고 있는 스케치는 아마도 해바라기 벌판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원근법에 맞춰 그리려면 앞에 있는 해바라기는 크고 뒤로갈수록 작아져야하나, 그런 것 없고 앞쪽이든 뒤쪽이든 크기가 들쭉날쭉하다. 영 그림에 재능이 없어보인다.
"하아.... 그런가? 그래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렌은 마저 빈 곳에 해바라기를 그리며ㅡ삐뚤빼뚤 못난 해바라기지만ㅡ 한숨을 쉬었다.
"호시즈키 씨는 이거 제출 했지? 뭐 그렸었어?"
일상적인 물음이었다. 미술 선생님한테 자기 빼고 다 냈다고 했으니 요조라도 냈겠거니 생각했다. 같은 반이 되고 처음하는 대화에서 이정도면 무난한 느낌이 아닐까?
>>413 조금 늦었나 싶지만 ( ´∀`) 1. 누구한테? 너한테? 네가 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예뻤지! 이건 평범한 대답이고, 예뻤냐고 물어본 사람이 양귀비(=잠이 적은 사람)이라면 거짓말쟁이! 늑대한테 물려갈거야?! 코로리는 잠의 신이니까, 내가 예쁘다=잠이 예쁘다면 잠이 적을 리가 없다는 논리야~! 2. 역시 10분 쪽잠에도 8시간 숙면 효과를 낼 수 있는 신의 능력이겠지 ( ´∀`) 3. 코로리가 하는 악세사리라면 방울이려나~! 신 모습일 때는 맨발이고, 발목 하나에 방울 하나씩 달려있어. 이런 것 말고도 할법한 악세사리라면, 후링을 들고다니는 것도 악세사리 취급해주려나 ( ◠‿◠ ) 마츠리에 갈때 유카타 차려입는다면 머리장식 정도?!
테츠야주 안녕, 좋은 밤이야~! 인사 했었나 헷갈린다.... 가미즈미 사가 설정 세세하잖아~! 플레이 해봐야하는데 협회장님이라고 괴롭히기만 했네 (`・∀・´)
>>454 앗 기출변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하긴, 기분이 바뀔 걸 대비해서 목걸이를 두개씩 갖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구름 한 점 없이, 밝게 달무리 진 밤하늘 아래. 풀벌레조차 울지 않는 들판. 장대의 끝 피에 젖은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그 들판을 잔뜩 메우고 있는 것은 살이 썩어가며 나는 냄새. 검붉은 피가 흘러나와 자리를 적시고. 거닐면 흥건한 피가 맨발 아래 끈적하게 묻어난다.
창백한 얼굴로 누워있는 시체들은 너덜너덜하게 잘린 팔다리들이 아니었다면, 마치 잠을 자고 있는 것만 같았을까. 누군가의 아비였거나, 형이었거나, 충신이거나 효자였을 이들. 측은지심은 들지 않았다. 시체를 본 지 오래되어, 내 마음에 그런 슬픔은 없었으니.
지금은 그저 생을 기리고 영혼을 위로할 시간이었다.
머리칼을 잔뜩 흐트러트린 채. 눈 감지 못한 네 옆에 무릎을 꿇어앉는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네 눈을 감겨주면, 악몽 같던 생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오는 것일까. 생 내내 처절하게, 살아간다는 그 끊임없는 일의 악착스러 악몽을 견디었을 네가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기를. 덧 없는 세상, 저녁의 단잠에서 꿈으로 한(恨) 없이, 하얀 나비가 되어 날아가기를.
카루타의 오늘 풀 해시는 네가_뭐라도_되는줄_알았나봐_라는_말을_들은_자캐 : "으아아앙-! 카루타 슬-퍼- 너무너무 슬퍼.. 내가 아무것도 아니면 넌 대체 뭔데에- 그걸 상상하니까 눈물이 멈추지 않아- 그야, 뭐라도 되는것도 아닌 내 밑에 있는게 너잖아..? 아니야? 왜-? 그런 말 하는 애들은 원래- 자격지심 있어서 그런거라 들었는 걸.. 너- 카루타보다 아래에 있어서- 질투한 거 아니야?"
친구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막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이 되진 않았으니까 친구가 되면 좋을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만큼 첫인상으로 그 사람이 어떠한가를 파악하는건 적중률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니까. 모은 무릎 위로 턱을 괸채로 시무룩해있는 리리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준다. 사실 오늘 가장 놀란건 역시 내 동생일테니까.
" 이럴때만 보고싶은 오빠지? "
장난스러운 웃음과 함께 짓궂은 답변을 남기고선 머리카락을 한움큼 잡아서 천천히 빗어준다. 애초에 좋은 머릿결이라 엉킬 일도 없겠지만 그래도 아프지않게 조심스러운 손길로 빗어주던 나는 리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레몬사탕은 잘 나눠주지도 않는다. 내가 먹을 것도 부족한데 뭐. 머리 정리하는 것도 하도 많이 도와주다보니 이젠 도가 터버려서 빗질 정도는 눈 감고도 할 수준이 되어버렸다.
" 신계로 돌아간다거나 하는 걱정은 안해도 돼. 너가 인간계에 있고싶어하는 이상 ... 나도 계속 있을테니까. "
누군가는 동생을 돌보는게 피곤하지 않냐고 물어본적도 있다. 부모신이 있는 사람들은 부모님이 돌봐주거나하지만 나는 눈을 떴을때부터 내 동생과 함께였다. 조금 천방지축이라는 생각도 든적이 있었지만 돌봐주는게 피곤하다고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의무는 아니지만 ... 내가 아니면 누가 챙겨주겠어.
" 오늘 저녁은 볶음밥이야. 집에 재료가 많이 없더라구. 혹시 내일 먹고싶은거 있어? "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마트를 들러서 재료를 살 생각이었다. 요즘엔 레시피도 보기 쉽고 어려운 음식은 밀키트를 활용하면 금방 만들수도 있었다. 여러모로 좋은 세상이야.
검도록 깊은 해저를 닮은 새까만 눈이 다시금 깜빡여진다. 아주 제대로 놀라버린 듯 괴상한 소리를 낸 신은 대경한 와중에도 양동이를 챙겼다. 그러며 날카롭게 외치는 반응이 그로서는 다소 낯설 정도의 노기가 담겨, 어떻게 반응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생각에 열중해야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저 이름 모를 신이 쏘아대듯 한 말에는 엄연히 틀린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후미카가 이 낯선 신을 도둑이라 의심하게 된 정황은 단순히 낌새가 수상하다는 심증 뿐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그 심증에 근거는 있었다. 일반적으로 학교 시설은 교내의 공공재이니 함부로 훼손해선 안 되며, 그것을 화분도 아닌 양동이에 퍼가며 주변 눈치 보는 행위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도둑이라 단정해버리면 몰아가는 형국이 되니…… 대화를 더 해봐야 알 것 같았다. 후미카는 무릎에서 손을 떼고, 사뿐히 혐의 모호한 이 신 옆에 쪼그려 앉았다. 잔뜩 화가 난 누구와는 달리 저 혼자만 태연하고 자약한하기만 한 표정이 얄미워 보일지도 모른다.
"행색이 꼭… 급히 말썽 저지르고 떠나려는 사람처럼 보였단다. 오해였다면 미안하구나."
도둑이 아닐 가능성을 인정하므로 사과는 진심이었다. 하지만 네 행색이 수상해서 그랬다고 대놓고 말해선 사과가 아니라 도리어 꼽 먹으라 비꼬는 것처럼 들리기 마련이다. 풍어신의 사교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이런 때에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후미카는 신경질적으로 땅을 파헤치는 동작을 가만 두고 보지 않았다. 마구잡이로 흙을 찍는 손을 살며시, 그러나 힘 있게 붙잡아 멈추게 하려 했다.
"대지의 신이라 할지라도 화단에서 멋대로 꽃을 퍼갈 권한은 없다고 안단다. 여기는 우리의 권역이 아닌 청룡신의 학교잖니. 학교에 들어오며 바깥에서의 사사로운 권위는 내려놓기로 하지 않았니?"
모로 보고 정正으로 살펴도 이 신은 부정이 뭉친 요괴에 더욱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풍어신도 이미 눈치채었다. 하지만 불길한 신이라 하여 대지의 신이 아니리란 법은 없으니, 그렇다 하여 신으로서의 격을 부정할 생각은 없는지 모두 사실로 여기기로 한 모양이다. 하지만 풍어신은 사람 속을 잘 헤아리지 못할 뿐 논리가 뒤지는 신은 아니었다. 그가 보기에도 이 의심스러운 신의 주장에는 군데군데 엉성한 데가 많았다. "이렇게 마구 파대면 뿌리가 다쳐 꽃이 죽어버릴 수도 있단다. 대지의 신이 땅에서 난 것을 이리 험하게 대한단 이야기는 초문이구나."라는 말에는 제법 예리한 통찰이 들었지만, 조목조목 짚어가며 훈계를 하는 모습이 꼭 잘못한 아이 붙잡고 이러면 안 된다 일러대는 고리타분한 어른 같았다…….
장황한 논박이 끝나자 풍어신은 곧바로 몸을 일으켜 걸음을 옮겼다. 꺼지라 말하지 않았더라도 마침 꺼지려고 했었다. 정확히는 교무실로 꺼져버리려고 했다. 이 자리에서 네가 수상하니 마니를 따져봤자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고, 상대가 본인이 신위를 걸고 말하기까지 했으니 그것을 함부로 부정하거나 의심하기는 꺼려졌다. 그러니 후미카는 논쟁하지 않으면서도 이 상황에 결착을 낼 방법을 찾기로 했다. 바로 교무실에 가서 직고하면 되는 것이다. 내도록 이건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며 따분한 말을 얹어대던 신이 "그래, 알겠단다."라며 순순히 일어나 꺼지는 행동은 지나치도록 산뜻해서 연유 모를 찜찜함이 여운처럼 감돈다.
그렇게 왔을 때와 같이 존재 흐리도록 조용히 몇 걸음 걸은 후미카는, 곧 뒤돌아 이렇게 말하였다.
잠의 신이라서, 잠 잘 자면 일단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었다! 나 귀한 줄 모르면 다 바보니까, 반대라면 똑똑한거구! 코로리만이 할 수 있는 첫인상 판별이었는데, 쌍둥이 보기에도 좋은 인상이 남았다면 이제 친구하는데 장애물은 없다. 입막음을 위해서라는 점이 다소 목적은 불온했지만 무섭게 안 할거니까! 놀라서 히끅히끅 딸꾹질하던 것도 수그러들었고, 다시금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조금 표정이 살아난 코로리다. 시들시들 추욱 처지던 식물이 하루종일 햇빛을 쬐고 물을 받은 것처럼 생기가 돈다.
"세이는 늘 같이 있었구, 같이 있을 거잖아."
사락사락 머리 빗는 소리를 듣는다. 머리카락을 만지면 기분이 조금 진정되고는 했는데, 남이 만져주면 효과가 더욱 배가 된다! 머리카락 때문에 정체를 들켰었는데, 쌍둥이가 머리카락 빗어주니 사건이 일단락되는 기분이 오묘했다. 어떻게 들켰는지랑, 얼만큼 들켰는지는 쉬잇ー 해야겠다. 숨기겠다기보다는 다시 아까처럼 분위기가 가라앉는게 싫어서였다.
"별님이라서 반짝반짝한 건지, 반짝반짝해서 별님인건지 모르겠어."
세이같은 오빠 있는 신이나 인간?! 없지?! 부모라는 존재를 기대하거나 그리워한 적도 없다. 그만큼 코세이가 가족의 역할을 전부 다 해낸 것이다. 쌍둥이인데도 동생이랍시고 철 들려면 한참 남은 코로리는 코세이처럼 하지는 못하더라도, 곧잘 따르는게 코세이였다.
"내일은 세이데이, 세이가 먹고 싶은 거 먹자."
기분이 풀린듯 방글방글 웃으면서 눈을 맞춘다. 역시 동생 달래기 경력이 몇백 몇천년이 넘어가는 오빠는 다르긴 하다. 저녁을 먹고나면, 요리는 코세이의 몫이었으니 설거지는 코로리의 몫이겠다. 집안일 분업도 쌍둥이가 반반 나누기, 내일은 코로리가 저녁을 차리겠다고 고집 부릴지도 모르겠다.
/ 막레로 받을 수 있게끔 써왔어~! ( ´∀`) 세이같은 오빠 있는 리리..... 부러워~!
내가 너에게 손을 내민 까닭은, 여왕님이 되기 위한 여정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요, 우리의 목표를 약속하는 악수를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너는 어쩐지 내 손을 끌어당겨 얼굴을 내미는 것이 아닌가. 경천동지할 일이라 입을 쩍 벌리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었다. 코에 닿을 듯 너의 얼굴까지 끌려간 내 손등에는 너의 속눈썹 팔락이는 바람짓마저도 쉽게 느껴진다. 뭐지. 진짜 뭐지.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너를 이리 저리 칩떠본다. 연기마저 잊은 얼굴에 생기 불어넣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였다.
...얘, 나 좋아하니? 그도 아니면 인간 꼬시기 연습 상대가 필요한 것일까? 아니면 요즘 애들(아님)은 이러고 다닌단 말이냐? 나는 이 세상이 너무 발랑까진 터라 눈이 빙글빙글 돌 지경이었다. 내가 눈 감고 있어 빙글 도는 눈 가릴 수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나는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는다.
"으음- 왜요? 환상이라면 현실보다 달고 써야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친해지면 해주나요?"
아쉬운 마음이 드는지라 입꼬리를 꿈틀거리며 턱을 만지작거린다. 기왕 끌어올려야한다면 빈 광주리 박박 긁어 바닥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다, 너무 질척거린다 싶어 나는 쿨하게 굴기로 했다. 박수 칠 때 떠냐야 아름다운 법 아니겠는가. "됐어요. 필요 없어요." 말이 조금 억세게 나갔지만 나는 결코 기분이 상한 것이 아니다... 결단코!
"엥? 맞았어요? 혹시 잠의 신이라는 말씀이... 영원한 잠의 신이란 뜻이었나요?"
나는 깜짝 놀라 너에게 묻는다. "좋아요. 다음부터는 죽어-! 라는 느낌으로 코롯쨩-!이라고 불러드릴게요."
벌 같은 거 안 받냐는 너의 말에 나는 그저 웃으며 고개를 마구 끄덕인다. 그다지도 모범적이지 않은 나는 도망에도 일가견이 있는 편이다. 잽싸지는 못하지만 그늘 속 낮도깨비처럼 구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는 편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몹시 조용히 자리를 뜨는 것에 재능이 있단 소리기도 했다. 나는 엄지 손가락을 들어 입술 가까이 대고는 교무실 창문을 힐끔거렸다. 나의 인간 선생은 업무를 보느라 여념이 없어보인다. 나는 슬금슬금 교문을 향했다. 물론 너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은 채였기에, 너의 소매를 슬쩍 잡아당긴다.
타인이 느끼는 요조라의 분위기는 요조라 본인이 두르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것이 거절로 느껴지는 건 요조라 탓만은 아니다. 사람은 대체적으로 자신에게 이롭지 않을 것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건드렸을 경우의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 할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피하는거다. 어려서는 그걸 격렬한 거부나 부정으로 드러내지만, 조금만 자라도 사람은 유연하게 피해가는 법을 깨우친다. 그걸 아는 사람은 요조라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게 된다. 극히 드물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기지만.
그 '극히 드문 경우'에는 지금 같은 상황도 포함이다. 정말 드물게, 요조라가 먼저 말을 거는 경우다. 말투는 딱딱하고, 살가운 기색이라곤 솜털만큼도 없지만, 평소의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져 있다. 숨 막힐 듯 사방을 거절하던 분위기에 약간의 틈이 생긴 느낌일까. 다소 느슨한 자세로 책상에 기대어 있던 요조라는 자초지종을 듣고 그리는 중인 그림을 슬쩍 보았다. 해바라기, 들판, 인가. 스케치부터 원근법 따위는 무시한 그림에 뭐 그럼 그렇지, 하고 생각한다. 특기가 아닌 이상은 저게 보통임을 알고 있다. 요조라는 눈을 깜빡임과 동시에 시선을 학생의 얼굴로 돌렸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사람, 인사한 적도 없는데 요조라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별나게도.
"복도... 저기, 교실 앞 복도... 인데, 한밤중, 인 걸로..."
까딱, 턱짓으로 가리키는 쪽은 말한 그대로 복도 쪽이다. 그런가보다 싶을 수 있지만, 주제가 '보고싶은 풍경'이었던 걸 다시 생각해보면 왜? 라는 의문이 들 만도 하다. 그러나 그 의문을 물어볼지 말지는 이 학생이 정할 일이다. 요조라는 별다른 설명 없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제 가려는가 싶더니, 대뜸 말한다.
"도와줄게, 그거..."
그거, 라는 건 되물을 것도 없이 그림이다. 요조라는 팔을 위로 들어 쭉 당기는 식으로 기지개를 느긋하게 했다. 굳었던 근육이 풀리는 감각에 힘 빠진 숨을 내쉬고, 옆자리 책상으로 성큼 다가간다. 창가를 등져 역광을 드리운 채 옆자리 학생을 향해 고개를 기울이며 말한다.
"요즘... 잠을, 잘 자서... 기분이, 좋거든... 제출, 시간, 정도는... 맞추게... 해줄, 수 있어... 싫으면, 거절해..."
그냥 나가줄게, 까지 말한 요조라는 대답을 기다리는 시선으로 응시한다. 잘 잤다기엔 꽤나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운 그 눈으로 말이다.
미즈미의 놀라 쩍 벌린 입을 보면, 제복이든 드레스든 갖춰 입고 여왕님에게 예를 표하던 코로리는 다시 교복 차림의 학생이 돼 버린다! 안 그래도 제 행동이 낯간지러워 웃어버렸는데, 놀란 표정까지 보면 이 상황이 그렇게 우스울 수가 없었다. 초면이라거나 초면이 아니어도 쉽게 받아들일 장난이 아니란 건 코로리의 머릿속에 없었다. 땅을 딛고 서있는 척 발이 닿지 않아 경계가 모호했고 누군가를 대할 때도 그래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장난을 치고 웃었다. 그리고 여느 장난꾸러기들이 그렇듯, 장난에 당한 상대의 반응이 클수록 좋았다! 코로리는 미즈미가 벚꽃을 털어준 것도 좋았고, 장난에 돌아오는 반응 하나하나가 확실한 것도 좋았다.
"제일은 해줄 수 있어! 제일제일 달면 잠만 잘까봐, 제일제일 쓰면 잠을 안 잘까봐 안ー돼!"
잠과 꿈은 파스텔톤 마시멜로우처럼 마냥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하지 않다. 잠을 도피처로 삼아버리거나, 매일 잠드는 걸 꺼려한다거나 미움받는 건 인간도 신도 싫어한다구. 녹아내린 마시멜로우 같은 부분이 있었다. 끈적거리고 달라붙는다.
"밋쨩, 삭 됐어?"
달이 뜨지 않거나, 거의 뜨지 않은 삭은 달님이 숨어버린 거니까! 미즈미를 아침달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코로리는, 삐졌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삐진 탓에 코로리와 만나기 싫어서 꼭꼭 숨어버리고 싶느냐는 뜻이다. 고개를 갸웃이며 물어보니 여름 냄새를 머금기 시작하는 봄바람이 살랑인다.
"응, 잠에는 영원한 잠도 있지이."
무서워할 거야? 코로리가 말을 주고받을 때는 엉뚱한 소리를 하기는 해도 오선지 위 음표를 징검다리 건너듯 했는데, 이번에는 우물거리듯 답했다. 눈썹이 조금 더 처진 것도 같은게, 무서워할까봐서 그러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서 되묻는걸 보니 거리를 둘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뻗었다. 다행히 코롯쨩 하는 미즈미의 목소리가 코로쨩 이라고 하던 목소리와 똑같이 겁에 질린 것 같지는 않아 표정이 금방 풀릴 수 있었다.
"밋쨩, 이거."
소근소근, 코로리는 셔츠 소매를 잡아당기는 미즈미를 부른다. 손가락 끝으로 콕콕 미즈미를 찔러서 주의를 끌었고, 뒤돌아본다면 붙잡힌 소매 쪽의 손을 가리켰다. 잼잼 쥐었다 펴보이는 손은 아까 전 벚꽃잎을 잡았던 손이다.
"손 잡아도 돼."
/ 미즈미주 답레 쓰기 어려우면 말해줘, 코로리 말하는거 때문에 어려울 수도 있을 거 같아서 ( ´∀`)
봄의 끝자락. 풋풋함이 녹아들던 쌀쌀맞은 바람도, 한창 무르익던 축제의 열띈 공기도, 미친듯이 춤추며 몰아쳤던 벚꽃의 음두도. 그 모든 것이 하나의 신기루처럼 여겨지기 시작하며, 스러지고 있는 시기. 교실의 창 밖은 어느새 알림의 벌레가 유생하듯 하늘 아래의 풍경에 푸른빛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게 안에 있느냐."
―드르륵. 그 속에서 문을 먼저 밀어젖히고 묻는, 작은 체구에 비해 그렇지 못한 당찬 풍채. 명백의 소녀. 입 밖으로 낸 말과는 달리 물음 따윈 덧없다고 생각하는 듯 입을 굳게 다문 당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봄의 마지막에 TRPG부실 안으로 들이닥친 자의 모습은 그런 것이었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좋지 못한 버릇이라는 것은 알고있지만 스즈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눈 앞의 이 소녀가 잘 쳐줘야 중학생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작고 여려보이는 모습이라서 스즈의 정의감이 더 불타올랐는지도 모른다. 3학년이라는 말을 듣고나서도 스즈는 이 말이 진짜인지 아니면 자신을 속이기 위한 장난의 일환인지 판단하겠다는듯 고개를 잠깐 기울였다.
" 우와아- 선배님이었구나. 가미즈미고 2학년 B반! 미나미 스즈임당! "
그렇게 생각하면 이렇게 조금은 나이 들어보이는 말투도 이해가 간다. 3학년이라 치더라도 지나치게 올드해보이는 말투였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설명이 된다는 것이었다. 가업이 그런 쪽이라서 그걸 잇다보면 말투도 자연스레 옮게될테니까. 고서를 다룬다거나, 역사와 관련이 깊다거나 아니면 다도나 교양에 관련된 쪽이라면 충분히 그럴 법도 하다.
" 에? "
스즈는 이전에도 한 번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미즈미. 그러니까 미-쨩도 자신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투였다. 유행에 뒤쳐지길 싫어하고 빠르게 그에 적응하고 사용하는 스즈였기에 이따금씩 이런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들어 빈도가 조금 잦은 것이 아닌가. 가미즈미 마을 여고생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있다. 다들 유행에 너무 둔감하다. 말세야, 말세.
" 응. 만나서 반갑고 잘 부탁한다는 뜻! "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간 다음에 스즈는 이제야 기운을 차린듯 휴~ 하고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분홍색 벚꽃, 흩날리는 쓰레기는 이제는 다 치워져 없고 이제는 더 이상 부실 앞의 커다란 나무에서 그 꽃잎이 흩날리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열어둔 창밖에서 부실로 들어오는건 여름이 오기전의 산들바람밖에 없었고, 바람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그 부실에서 그는 책상에 엎드려 한때의 단잠을 청하고 있었다. 바람소리만 들린다고 하기에는 2층의 부실에서 나는 여러가지 소리와 부실에 켜진 구닥다리 컴퓨터에서 냉각팬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이제는 자고있는 그에게 그것은 더 이상 소음이 아니었다.
"응.."
'게 안에 있느냐' 라는 말에 무의식적으로 대답을 하면서도 그 무거운 몸을 움직이지 않은 그는 안에 있느냐고 물으면서도 거침없이 문을 열어 들어온 무례한 사람이 과연 누굴까, 잠이 덜 깨 어지러운 상황에서 상상했다. 음성의 높낮이와 말투로 봐서는 평소에 오는 사람은 분명 아닐텐데..
"스르릅.."
자는 사이에 침이라도 흘린거겠지. 무언가를 삼키는 소리를 내며 겨우 내 일어난 그는 무거운 눈꺼풀을 열었다.
조, 졸려..
"무, 무슨일로."
오셨나요. 같은 뒷 말은 하지는 못했다. trpg부에 오기에는 너무나도 이질적인 모습을 한 여성이 눈 앞에 보였으니. 저 사람은 분명.. 검도부의 사범선생이었다. 내가 trpg부라는 말은 안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앗."
뭔가 그 자리에서 앉아서 그녀를 배웅했다가 천둥같은 일갈을 들을 것 같은 예감에 그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믿지 못하겠다는 듯 의문형으로 높게 올라가는 스즈의 목소리 톤에 도검 신이 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꼿꼿히 펴올리는 것으로 반응한다. 그렇게 하면 제 자그마한 몸집이 조금 더 커보일 줄 아는 것 처럼. 그리고는 위협당하고 있을 때에도 내내 감고있었던 눈을 한쪽이나마 떠올려 스즈를 바라보는데. 그 눈은 또 샛붉은 것이다.
"그렇구나... 만반잘부..."
스즈가 밥먹듯이 쓰는 그 말을, 마치 처음 들어본다는 양 생소히 중얼거리고 있는 그 아이. 하가네가와 시로하. 당초 지금껏 도검 신이 연을 트고 대면하는 인물들이라곤 하나같이 신의 계보를 타고난 이들이나 칼에 미쳐사는 도공들밖에 없었으니, 경우가 다른 것이다. 그러다 들려오는 사과의 말에 괜스러운 일이라며 말하는 그녀. 이런 모습이니 오해를 받는 일은 쉬이 있다.
"아니, 체면치레하려 고개를 숙이는 가식스러운 자들보다 낫구나. 게다가 그대는..."
은인 아니더냐. 그 모습, 가련하다고는 해도 확실히 은인이다. 분명 듣기로는 가미즈미의 신들 중에선 몇 번이고 학교를 졸업하는 자들도 있다고 하나 도검 신에게는 이번 입학이 처음이었으니. 그 전에, 글방을 다닌다는 것 자체가 아예 완전히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가미즈미 고교의 졸업을,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치들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는 소리 -지금도 휘두르긴 했다- 가 청룡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했다면―
'날붙이 신의 위상이 서질 않지 않느냐!"
스즈가 땀을 닦아내고 있을때, 도검 신은 또 다른 의미로 진땀을 빼고 있었다. 괜히 헛기침을 뱉어 호흡을 돌리는 도검의 신.
"아, 아무튼. 나도 그대가 가미즈미 고교 재학생인줄 몰랐던 것은 마찬가지구나. 그러니까 만반잘부...인게다."
방금 스즈가 알려준 그 말은 분명 서너번 정도를 되뇌였으나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억양이 잇따라, 전혀 입에 붙지 않는듯 보였다.
분명, 잡아먹으려 했었을 것이다. 테츠야의 기억 속에서는 말이다. 체험을 하러 왔다가 잔뜩 일갈만 받고 돌아갔던 그 때. 붉은 눈을 번뜩이고 스산히 머리칼이 일렁이던 그녀의 모습은 흡사 검도의 악마였을 것이다. 한 편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눈, 아직도 입에 묻어 있을지 모르는 침을 보며 '졸았던게냐.' 하며 시로하는 묻는다.
"헌데, 부실이라기에 조금은 기대했거늘. 생각보다 좁은 곳이구나..."
닫은 문 안으로 마침내 천천히 발을 밀어 걷는 그녀가, 눈을 감고 있음에도 훤히 보인다는 듯이 말한다. 있는 것이라곤 책상, 낡은 파소콤. 다른 부에는 가져다 놓는다는 찻장도 없고. 심지어 냉난방 기구라고는 보이지 않으니, 칼을 안치시키기엔 더없이 최악의 장소라는 생각이 도검 신에겐 자연히 들었다. 그나마 풍수지리는 괜찮은 것이 그나마의 위안일 정도인가. 가미즈미의 축복이니 말이다. 마침 또 창 밖에서는 여름의 내음이 섞인 기분 좋은 바람이 살살 불어오고 있었다.
테츠야의 해명에 더욱 의문스러운 기분이 드는지 고개를 기울이는 그녀. 놀이, 라고하면 보통 공차기나 칼싸움이 보통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쉽사리 와닿지 않는 것이다. 분명 인형이나 장난감을 이용한 놀이도 있다고는 하나, 이 긁는 목소리를 한 소년이 그런 여자아이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기에. ...그렇다면 아무래도 현세의 놀이구나! 거기까지 생각이 도달한다. 요즈음은 공간을 그리 차지하지 않고도 놀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좋은 것이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저 파소콤은 그것을 위함인가 싶어, 테츠야를 조르르 따라가 그 샛붉은 눈을 뜨고선 모니터 안의 자료들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가미즈미에 이런 역사가 숨겨져 있었다는 말이냐?"
그러나, 혼란에 빠져버린 듯한 눈치의 도검 신. 설정집의 스크롤은 악신이 등장하는 배경설정에서 멈춰 서있으니, 그 목소리는 어둠에 잠기고 목소리와 몸은 동시에 파르르 떨린다. 그리고 이내,
"이, 이... 불경하구나!!"
하고 때엑- 테츠야는 알 수 없는 분노에 휘감겨 소리치는 그녀. 눈은 감겨있으나 가벼운 살기를 내비치며 그 얼굴이 시뻘겋게 올라와 있는 것이. ...아무래도 완전히, 그 설정들을 가미즈미에 실로 존재했던 역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정말 금방이라도 뛰쳐나갈듯 손에 들려있던 포에 싸인 막대를 휘두르는 그녀.
"지금 이 악신녀석은 어디에 있느냐! 감히, 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신성한 땅의 토지를 유린하고...! 어서 안내해라 후지모리! 내 당장 그 목을 쳐서...―흣."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그 난동도 사그러든다. 단순히 목소리를 높히는 것만으로도 목이 따가워져오고 귀가 먹먹해지는 여린 육체가 제지를 거는 것이었다. 도검 신이 제 풀에 연신 콜록이며 몸을 달싹이니, 그 사이 잠시나마 내쫓겨졌던 부실의 평화가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1400년대는 좀 너무 옛날이구나 싶었다. 역시 화승총이 나오는 시기쯤으로 앞당기는게 좀 더 나오는 무기나 행동이 다양해졌을텐데. 물론 캐릭터중에는 총을 쓰는 캐릭터가 딱 1명이 있지만 사실상 신한테 도움받는 치트능력이고..
"제법 그럴듯 해 보이지 않나요?"
설정을 짜내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들였다. 시스템은 그냥 다른 trpg에서 가져와서 조금만 변형시켰으므로 사실상 가미즈미사가의 제작의 절반이상은 설정이었다.
아, 그래도 모니터를 볼때는 눈을 뜨는구나.
"엑?"
갑자기 화를 내는 그녀를 바라보고 이게 무슨 천지개벽이 일어난건가 당황했다. 게다가 그때, 죽도를 휘둘렀을때처럼 엄청난 기운이 느껴진다. 뭐야 이번엔! 패기사용자도 아니고! 아니, 애초에 왜 화를 내시는걸까요? 적어도 이유를 알아야 대응을 할텐데!
"그, 악신이 어떻게되어있는지는 못 알려드려요. 기밀정보인걸."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걸 알려주면 작품 전체에 대한 스포일러다. 알려 줄 수 있을리가 없다. 지금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들도 모르는 정보인데. 아무래도 이 가미즈미사가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감탄한게 아닐까 싶다. 그것때문에 화를 내는건 좀 몰입이 심하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trpg는 몰입을 해야 재미있는거니까 문제없지 않... 모르겠다.
"아 정말. 기다려요."
구석에 방치해놓은 종이컵과 미적지근한 녹차를 꺼내 콜록이는 그녀에게 종이컵에 녹차를 따라서 건냈다.
한번도 싸워본적은 없지만 만약에 싸우더라도 이렇게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시무룩하던 분위기는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조금씩 생기가 돌고 표정도 아까보다 훨씬 밝다. 이렇게까지 화를 내본적은 손에 꼽지만 최근엔 그런 적이 없으니까 리리가 적응하기 힘들었던것도 있을 것이다. 막상 이렇게 보니 미안해지기도 하네.
" 당연하지. 항상 곁에 있어줄꺼니까. "
동생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나 가까이 있어준다. 신이라는 자각을 하고나서 지금까지 한번도 빼먹지 않은 생각이다. 언젠가 나보다 타인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할때가 올테고, 그때가 될때까진 내가 그 자리에 위치할 생각이다. 평생 웃는 모습만 봐도 모자라다니까.
" 내가 반짝반짝해서 별들도 반짝이는거야. "
별의 신이니까 별들은 당연히 날 닮는거지. 언제 화를 냈냐는듯 평소의 분위기처럼 농담도 하면서 꼼꼼히 머리를 빗어준다. 이러다가 잠드는게 아닌가 몰라. 아직 저녁도 안먹었는데 잠들면 이따가 깨웠을때 배가 고플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하고싶은데로 하는게 제일 좋을 것이다. 괜히 또 잔소리를 하기는 싫다.
" 그렇게 말한다면 ... 내일은 맛있는걸 먹어볼까? "
어차피 내가 먹고싶은건 리리가 먹고싶은거랑 같은거니까. 정크푸드를 좋아하는만큼 내일은 햄버거를 먹어볼까 고민해본다. 그러면 설거지도 할 필요 없으니까. 머리를 다 빗어주면 같이 저녁을 먹고 각자의 할 일을 하러 갈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밤의 쌍둥이니까 말이다.
벚꽃이 모두 떨어지고 중간고사를 치루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며 하늘의 태양빛이 조금씩 강해졌다. 여기저기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학생들의 복장은 조금씩, 조금씩 하복으로 바뀌어갔다. 바닷가 마을 특유의 더위와 습기는 어쩔 수 없었으나 그럼에도 물로 유명한 가미아리인만큼 시원한 피서지는 쉽게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몇개월이 지난만큼 학생들은 점차적으로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을 것이고, 적응을 마친 학생들. 정확히는 신들은 자신과 혼인의식을 치룰 반려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여름의 청춘을 즐기기 위해 제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움직였다. 그런 학생들을 응원하듯 학교에 설치되어있는 수영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었고 가미아리의 워터파크 역시 개장하며 시원한 물공기를 풍겼다.
"그럼 올해 수학여행은 공부의 일환이라기보다는 휴양지로 가는 것으로 정하겠습니다."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기말고사, 그리고 방학으로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상반기가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학생들의 청춘 타임을 응원하듯, 여름 태양은 정말로 찬란하게 반짝였다.
/드디어 여름타임!! 4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여름타임이에요!! 미리 공지를 하도록 할게요!
아무도 없는 심야의 학교, 요조라가 그 풍경을 생각해낸 건 최근 코드를 찍겠다고 방과후의 교내를 이곳저것 돌아다닌 덕이다. 소리도 인적도 없이 다만 길게 뻗어있는 복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여러 생각을 했더란다. 그런 생각 중에 수행평가 주제를 들었고, 중구난방 정해지지 않던 풍경 중에 하나가 정해졌다. 그게 한밤중의 학교 복도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보고싶은 풍경은 아니다. 그건 이미 그렸지만, 제출할 수는 없었으니까. 적당히 만든 대용품일까. 과제로서 받아들여지면 그만인, 여흥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 건.
요조라가 도와준다고 하니 옆자리 학생은 정말이냐며 되묻고, 전혀 싫지 않다며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 엄청 막막했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표현하는 모습이 요조라와는 정반대다. 뭐, 이게 보통이겠지. 그리고 그려놓은 스케치만 봐도 막막한 건 충분히 알 만 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요조라도 잠시 망설일 정도다. 그야 이건 이 학생이 그리고 싶은 풍경이지, 요조라의 심상엔 없는 풍경이다. 그럼 일단 무얼 그리고 싶은지부터 확실히 해야겠지.
"일단은... 뭘 그리고, 싶은지, 설명부터, 해 봐... 이 안에, 어떤 풍경이... 담겼으면, 하는지..."
요조라는 책상 옆에서 물러나 학생의 옆으로 자리를 옮긴다. 의자는 가져오지 않고 옆에 서서, 스케치북을 살짝 밀어 전면이 보이도록 놓고서 말한다. 어느 시간, 어느 때의 어떤 풍경을 그리고 싶은 건지, 자세히 설명부터 해보라고 말하며 고개를 약간 숙이자 내려묶은 머리카락이 어깨 앞으로 흐를락말락 움직인다. 고개를 따라 몸이 앞으로 기운 탓에 요조라는 한 손을 학생이 앉은 의자 등받이에 짚었다. 시선은 스케치북에 내리고서 남은 손은 자신의 허리에 짚고 중얼거린다.
난데없이 동물 학대를 당했다며 쳐들어온 공룡(?) 덕분에 이미 머리속은 엉망진창. 그래도 겉으로 최대한 차분한 척을 하며 파이프를 한 번 흡입하고서, 머리도 차갑게 식혀 상황 파악을 끝냈다. 아무래도 공룡 탈을 쓴 사람인것 같은데, 본인의 역할에 몰입해서인지 본인이 괴롭힘을 당한 것을 동물학대라도 잘못 말한듯 하다.
" 그래서, 어떤 학대를 당했는데? "
상황 파악을 끝냈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대화. 피해자를 심문하여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겉보기엔 공룡 옷이 찢어졌다거나 하진 않은걸 보면, 적어도 날붙이로 해코지를 당한건 아닌 모양이다. 하긴 그랬다면 사건 의뢰가 아니라 보건실이나 병원에 먼저 갔겠지. 그래도 군데군데 흙먼지가 묻어있는걸 보면...
[그러니까.... 뒤에서 누가 막 다이빙해서 덮쳐지고...]
흠. 그 덕에 한바탕 구른 모양이다.
[손이 잡힐뻔 하긴 했는데.... 다행히 금방 빠져나와서 도망갔고...]
그러고보니 저 공룡 손. 사람 손이 들어가기엔 꽤나 작다. 사실감을 위해 손을 두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두진 않은 모양이다. 제대로 잡힌게 아니라면 빠져나가긴 쉬웠겠지.
[갑자기 누가 뒤에서 저먼 스플렉스를 날리려고 한다던가...] " 엉? 어떻게 빠져나온 거야? " [그러니까.... 잡히자마자 엄청 소리 질렀더니 팔이 느슨해지길래... 냅다 도망갔지.]
....? 큰 소리를 싫어히는건가? 중요해보이니 기억해두자.
" 생김새나 힘은? 어느정도 " [잘 안보였으니까 생김새는 잘 모르지만... 힘은 대충 42kg 정도...]
!? 그게 수치화가 된다고!? 어느 정돈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일단 어느곳에서 일을 당했는지 물어보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 하아... 일단 현장에 한번 가볼게. 별 수확은 없을것 같지만... 여기서 기다려. 눈에 엄청 띄니까. "
그 자리로 이동을 하고있는데, 어째 점점 사람이 많아진다. 아무래도 무슨 행사 비스무리한걸 하고있는 모양이다. 하기사, 그러니 그런 복장을 입고 돌아다녔겠지. 그렇게 인파를 헤치는 와중에, 눈에 이상한게 띄었다. 플랜카드를 든 사람... 인데, 플랜카드를 보니 '쿄류를 찾습니다' 라고 적혀있는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느닷없이 쿄류를 봤냐고 묻기에, 일단 도와줄테니 인상착의를 알려달라고 했다. 만의 하나긴 하지만 지금 조사중인 일이랑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은 종이를 받긴 했는데,
호흡이 흐트러졌던 까닭일까, 방금 올렸던 열이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탓일까, 그 새하얀 뺨에는 아직도 발갛게 달아오른 기가 살짝이나마 남아 있었다. 헌데, 각색이라는 말은... 이 화상에 쓰여있는 이야기가 전부 허구라는 말이냐? 숨이 진정 된 후의 그녀는 인상을 찌푸려 -잘 보이지 않기에- 모니터를 가까이 빤히 들여다 보고, 또 그 옆에 서있던 테츠야 역시 -마찬가지로 찌푸린 눈으로- 쳐다보기를 두어번 반복하는 것이다.
"...그대, 달필이로구나. 나도 모르게 이 이야기가 진짜라고 생각해버리지 않았느냐."
하기사야, 머리를 차갑게하고 다시 돌이켜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을. 무로마치 무렵, 나아가서는 센고쿠라면 한창 칼과 창이 난무하고 있을 시기가 아닌가. 이런 악신이 있었다면 진즉 칼의 뜻에 의해 설화로 남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테츠야의 설정집엔 그런 전란의 시대상이 반영이 되었기에, 그 시기가 항창 전성기였을 도검 신에겐 오히려 철썩같이 믿는 계기가 되었던 걸테다.
'답지않게' 라고 하기에는 평소에 곧잘 흥분하는 것 같았지만 굳이 그걸 입에담지 않는게 좋다는건 그라도 알고있다. 아직까지도 흥분하여 뺨이 붉어보이는 모습에 별로 덥지 않아서 안 켜둔 소형 선풍기를 틀어 그녀쪽으로 두었다. 역시나 동력원이 작아서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아 보였지만 그래도 없는것보단 좋으니까.
"그렇게까지 잘 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설정을 꼼꼼히 짜긴 했지만 억지로 넣은 설정도 많았다. 어차피 순간적으로 대략적인걸 보았으니 그렇게 느껴질 법도 했다. 하지만 신이 등장하고 미지의 힘을 얻기 위해서 싸우는 그런 이야기를 진짜라고 믿어버렸다는 말을 하면 난 도대체 어떻게 반응을 해야하는걸까. 일본이야 엄청나게 많은 신으로 유명한 나라긴 하지만 그것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는 아니다.
역시 그 하카마를 입은 이유가 있었구나. 아무래도 신사쪽에 연관이 있는 사람인가보다. 그렇다면 어쩌면 악신에 대한 설화가 있었다고 믿을수도 있겠지. 그 악신의 목을 베어버리겠다는 발언은 제쳐두고..
"trpg. 부장이죠."
나머지는 정기적으로 trpg를 즐기러 온 사람들을 등록시킨 유령부원들. 사실상 부원은 한명이다. 부장이자 부원인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이 부실에서 보내곤 한다.
"제가 trpg 부장인걸 알고 여기에 찾아왔다면 그에 맞는 이유가 있어서 찾아온거겠죠."
사실진위를 위해 찾아왔다고 하기에는 의미가 없다. 애초에 저 사람은 trpg 자체를 모르고있었는걸.
>>690 그러니까 결론은 호감도를 쌓아야한다라는 이야기로군요. 아..아닛. 저런 씁쓸한 상황이 있을 수 있나요?! 그리고 가을 쪽이라. 그리고 겨울이 된다라. 하지만 또 시간이 되면 봄은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요즘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아무리 단단한 얼음덩어리라도 녹게 된다고..(네?)
여름의 마츠리인 '호타루마츠리'는 페어일상 이벤트로 진행될 예정이에요! 호타루마츠리는 정말로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로 아름다운 반딧불을 구경할 수 있고, 그 반딧불의 신인 호타루노히카미를 모시는 신전 바로 앞에 있는 해안가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바란다면' 2인 1조로 포크댄스를 출 수도 있는 이벤트에요. 소개때 따로 나오겠지만 이 시기에는 시미즈 가문이 관리하고 있는 그 성스러운 샘이 고여있는 동굴이 열리고 그 안의 샘을 구경할 수도 있으며, 그 상태에서 동굴에서 나와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반딧불을 구경할 수 있고, 그 길을 쭉 내려가면 해안가로 나오게 되는데 그 해안가 부근에 신사가 있고 그 앞의 해변가에서 가볍게 모닥불을 피우고 춤을 출 수 있는 구조이고 암튼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이 이벤트는 희망하는 이 한정해서 '찌르기'를 이용해서 자신이 놀고 싶은 캐릭터와 단 둘이서 놀 수 있는 이벤트에요.
당연하지만 '찌르기'는 웹박수로 받으며 일단 1단계로서 그 이벤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웹박수로 신청받아요. 단. 이건 어디까지나 참가자만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니 찌르기가 불가능해요. 그리고 그 다음주에 2단계로서 본격적으로 '찌르기'를 해서 자신이 같이 놀고자 하는 캐릭터를 찌를 수 있어요. 웹박수로. 그렇게 찌르기를 보고 제가 매칭을 해주는 구조가 될 거예요. 덧붙여서 축제는 연인 이벤트가 아니고 우정 이벤트이기도 한만큼, 성적 지향에 따라 파트너가 짜이는 것은 절대로 아니에요. 춤을 추던지 말던지 그건 자유이지만 반드시 일상을 이벤트 주 동안에 한 번 돌려야만 해요. 파트너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잠수를 타거나 혹은 일부러 일상을 돌리지 않거나 식의 모습이 보일 경우 예외없이 그 시트는 내려가게 되니 반드시 주의하시고.. 정말로 바쁘고 진짜로 바쁘고 어쩔 수 없는 사태로 바쁘면 파트너에게 양해를 구해서 면제될 순 있지만 가급적이면 신청은 신중하게 하시길 바랄게요.
즉. 지금은 1단계로서 참여고하자 하는 의사가 있는 이들을 선별하기 위한 신청단계에요. 신청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지금부터 웹박수로 머릿말을 [호타루마츠리 신청] 이라고 쓰고 자신의 캐릭터 이름을 쓰시면 된답니다. 5월 2일 0시까지 받을 예정이에요! 그리고 4월 25일~5월 2일 0시까지 특정 캐릭터와의 일상으로 직접 호타루마츠리를 보러 가자고 일상에서 직접적으로 신청이 가능해요. 하지만 상대가 받을지 말지는 별개인거고.. 만약 여기서 거절당하게 되면 차후 2차 신청 단계에서 그 특정 캐릭터에게 '찌르기'는 불가능해지니 이 점 유의해주세요.
2차 찌르기 단계는 또 그 시기가 되면 이야기를 할 예정이에요! 지금은 1단계니까 신청만 하고 누구랑 파트너가 되었으면 좋겠는지 찌르기는 절대 불가능하니 참고해주세요. 덧붙여서 일상으로 페어가 매칭될 경우 무조건적으로 1순위로 페어로 확정이 된답니다. 용기 있는 자는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덧붙여서 MPC인 아키라는 2단계에서 '찌르기'를 하지도 않을거고 받지도 않을 예정이에요. 혹시나 있을진 모르겠는데 아키라와 보러 가고 싶다 하는 이는 일상에서 직접 신청하는 수밖엔 없을 것 같네요. 덧붙여서 마츠리는 연애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정등으로 함께 갈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해주시고 직접적으로 일상에서 찌른 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몰아가기는 삼가해주세요.
이키노네 코토하: 285 한 번 만난 사람을 잘 기억하나요? 대개는 잘 기억하는듯 하네요~ 하지만 외모보단 분위기를 주로 읽는편일까요~
052 타인의 행동 중 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누구나 싫어할법한 행동은 코토하도 싫어한답니다~ 하지만 거칠게 대하는걸 특히 싫어하겠네요~
002 첫사랑은 언제인가요? 첫사랑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놀랍지 않게도 코토하의 첫사랑은 친오빠였다고 하네요~ 가족애라는 부분을 제외하고서도 말이죠~ 물론 지금은 확실하게 선을 긋고있지만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704 팔레트에 색을 찍어보듯 잘 어우러지는 분위기인지를 확인하는 그런 버릇같은거죠~ 물론 다들 잘 맞아들거라고 생각하지만요~ 거칠게 대하는건 기본적으로 싫어하지만~ 선이 그보다 더 위에 있다면 개의치 않을지도요~ 도내 브라콘 1타강사~ 친오빠의 가르침덕에 지금은 아주 올바른쪽으로 애정을 보이고 있지만요~ 아무래도 바다를 좋아하는 것보단 못하겠지만~
>>705 엄청엄청 좋아한대요~ 가족으로서도 그렇고말이죠~ 티격태격한대도 남매애만 확실히 있다면 크게 다르지 않은걸요~ 요조라네도 실로 사랑스러운 남매네요~
초여름의 더위를 겨우 쫓아내 줄 뿐인 소형 선풍기. 허나 지금의 시로하에겐 그것으로 충분한 것인지, 작게 넘실대는 바람이라도 기분좋게 쐬고 있었다. 시원하게 드러낸 뒷목의 잔머리칼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으음, 괜한 겸손을! 그도 그럴게 이 내가 글에 휘둘려 본분을 잊을 뻔 하지 않았느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마음에 드는구나. 특히... 그래, 불경한 대지에 힘을 얻기 위해 서로 싸운다는 이 부분이 말이다."
요즘같은 평화로운 세상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사고이니. 게다가 싸움은 항상 승자와 패자, 그리고 유와 무를 가르고 역사를 만든다. 그것이 곧 칼의 운명과도 닮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녀의 표정은 어쩐지 살짝 미소지어, 알게모르게 뿌듯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가 곰곰히 생각하고는 말을 잇는데,
"그런가... 말하자면 흥미가 생겼다는 게다. 검도부에 찾아와 목도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간 소년이 한 무리의 수장이라고 하니, 당연히 궁금하지 않겠느냐?"
하며 슬쩍 검도부에 찾아왔던 그를 놀리는 것 같은 것은 기분탓일까. 그러나 전에도 말했듯이, 시로하는 그를 퍽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검이 알고 싶다는 이유로, 검을 원하는 자들의 앞으로 와, 검의 신을 뵙는다. 그 이유야 어찌 되었든간에 단지 그것만으로도 테츠야의 평가는 범인 이상이었다.
회초리가 날아든다. 낭창낭창하게 가는 나뭇가지가 손 안의 연한 살을 후려쳤다. ……아니, 틀렸다. 분명 손바닥에 닿기는 했으나 휘둘러지는 매를 붙잡아서 막은 것이다. 응당 나야 할 살 치는 소리가 아닌 나뭇결 휘어지는 소리가 빠드득 울린다. 회초리를 휘둘렀던 신은 황당한 얼굴로 제 맞은편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서책을 읽느라 고개를 숙인 후나가츠히메가 그 앞에 있었다. 그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렀다. 비록 몇백 년밖에 안 묵은 짧은 생이라지만 제자가 제 선생 자처한 이의 가르침을 막고, 하물며 보지도 않고 매질 막는단 이야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
"막지 말게. 이래서야 기껏 매 든 의미가 없잖은가." "거슬리게 무엇 하는 짓인지 모르겠군. 쓸데없이 나뭇가지 흔들어대니 정신 사납다." "그러라고 하는 짓일세. 거슬리는 것이 싫으면 틀리지 않게끔 제대로 익혀 두어야지."
그러자 풍어신이 조용히 눈을 치떴다. 언제나처럼 무표정한 낯이었으나 눈빛이 서슬 품은 양 시퍼러니 불안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신이 지금껏 후나가츠히메를 보아온바, 저것은 분명 '저 자식 귀찮으니 죽이고 치워버릴까'하는 눈이다. 신끼리 싸움을 벌여 좋을 일 없다는 걸 상대도 아니 별일 없으리란 사실을 알지만 첫 대면에 먼지 나게 두들겨 맞은 입장에서는 식은땀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다. 어쩌자고 호기롭게 세상 이치를 가르쳐주겠다 하고 만 건지…… 죽도록 맞던 도중 아무 말이나 주워섬기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장담을 한 만큼 소득이 있어야 했다. 그가 풍어신을 가르친 지는 오래 되었지만, 그런 의미에서 때아닌 교습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우선은 거슬린다 해서 곧바로 누굴 죽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부터 틀려먹었다. 한숨을 푹푹 내쉬고 싶은 심정을 애써 참아내며 어느 지방의 씨신氏神은 미간을 꾹 눌러 문질렀다.
"……좋아, 책은 이만 덮고 말솜씨나 연마해 보세. 자네는 담화하는 법을 알아야 해. 하여 묻겠는데, 어떠한 연유로 배움이 필요하다 느끼게 되었나?"
제안을 한 쪽은 그였으나 상대에게도 의향이 있으니 수락한 것일 테다. 매번 가르침을 이해하기 어렵다 못마땅하게 말하면서도 풍어신은 성실하게 수업에 임해왔다. 그가 충격성으로 풍어신을 꺼리는 것과는 별개로 궁금증이 든다. 이 동물적인 신이 어떤 이유로 소통에 필요를 느꼈는가? 후나가츠히메는 책을 덮고 고개를 들었다. 평소와는 달리 숙고를 거치지 않고 곧장 입이 열린다. 당연한 이치를 읊는 목소리가 무기無機의 성질을 지닌 듯 건조했다.
"무지가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지식은 곧 생존과 직결되는 법이니." "그것이 전부인가?" "허면 다른 까닭이 필요하나?"
고개가 비스듬하게 기울자 불그스름한 갈색빛 머리카락이 물처럼 흐른다. 의문이나 호기심, 궁금증 등을 표현하는 동작. 이런 사소한 소통 방식마저도 최근에야 배운 것이다. 가르치지 않았을 적에는 풍어신은 무엇도 표하지 않았다. 불만이나 짜증, 의문과 같은 극도로 원초적인 반응마저 느끼지 않는다는 양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그저 '있을' 따름이었다. 사람의 풍속을 닮은 씨신과는 달리, 그에게는 인간의 속성이 심각하리만치 결여되어 있었다. 풍요는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가까운 신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 구실을 효과적으로 다하지 못하는 신은 변질되거나 잊힐 뿐이다. 그에 불현듯 그는 이 어린 신에게 책임을 느끼게 되었다. 충격적인 고통의 기억을 애써 외면해가며 가르침을 운운하는 것은 그 탓이다. 말을 잇지 않고 침묵하고 있으려니 후나가츠히메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무엇을 담고 무엇을 바라는지조차 불분명한 눈이 그를 직시하고 있었다.
"자네는 살기를 바라나?" "죽지 않는 한에야 아마도. 그러나 죽으면 죽을 뿐, 필사를 다하여 피해야겠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으음, 씨신은 작게 침음하며 말을 골랐다. 앞으로 할 이야기는 순전히 제 욕심으로 꺼내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자네는 풍어의 신일세. 흉하고 불길한 것을 도맡은 신이었더라면 타자를 헤아리지 않고 거슬리는 것 마음대로 치우며 살아도 무방했겠으나, 자네는 복되고 길한 업을 돌보아야 해. 더구나 풍어는 인간을 위하며 인간의 잣대로 생겨난 관념이라네. 타이마이, 연고로 그대는 세상사 돌아가고 얽히는 꼴을 알아두어야 함은 물론 나아가 인간이란 족속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하네." "이야기가 왜 그리 흐르지?" "자네의 업이 사람과 밀접하니,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대가 사람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라네."
자평하기에도 틀린 데 없는 논리였고, 상대 역시 이에 동의하는지 곧 풍어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작마저도 몸에 익지 않아 부자연스럽게 삐걱거리는 듯했다.
"내가 무얼 하길 바라는가?" "인간 틈에 섞여 인간인 체하며 일생을 살아보길 권한다네. 백문으로 건너 듣기보다는 일견으로 깨우치는 것이 낫고, 게다 나 역시 인간은 썩 잘 알지 못해서 말이야……."
예로부터 신들 중 몇몇은 인간 행세를 하며 즐거움을 찾거나, 그 경험을 통해 어떠한 성취를 이루기도 하였다. 후나가츠히메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아무것도 행하지 않으니, 인간을 알게 하는 목적에 더불어 이런 식으로라도 무언가를 하게끔 하면 무엇이라도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물론 당장에 내려가란 뜻은 아닐세. 개괄부터 알려줄 터이니 고민해 보아도 좋아." 후나가츠히메는 옷소매로 입언저리를 가린 채 생각에 골몰했다. "……그러지." 곧 긍정의 답이 돌아왔기에 그는 저도 모르게 낯이 활짝 피는 듯했다.
"알겠네. 핏줄이나 가문 같은 것은 내가 좋게 준비해줄 터이니 걱정일랑 말게. 내일부터는 배울 것이 더 늘겠어."
인간을 잘 모른다 제 입으로 말한 신은, 사실 제 생각보다도 더욱 인간과 닮았다. 이 넘치는 오지랖이 그것을 방증하고 있었다. 어느새 신이 난 그와 반대로 후나가츠히메는 묵묵히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배울 내용이 또 늘었다. 제아무리 무감각한 신일지라도 자신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어떠한 개념을 익히는 과정에서 정신적인 피로를 느끼기 마련이다. 더구나 그것을 표현하라 배운 후에는 제 뜻을 보여주는 법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 후나가츠히메는, 수긍하지만 불만이 있다는 뜻을 열심히 피력했다. 바닥에 냅다 드러누운 것이다.
"고귀한 여성이 될 자가 함부로 드러누워선 안 되네." "내 이름에 붙은 히메를 떼어야겠군. 나는 이제부터 남신을 하겠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신분이 높다면 그래선 안 된다네." "제길." "욕언도 삼가게." "……금하는 것이 어찌나 많은지."
반항해봤자 외울 거리만 더 늘었다. 후나가츠히메는 이 순간, 처음으로 진심을 다해 양미간을 찌푸렸다.
렌: 정의를 위해 싸우는 히어로는 정말 멋지네... 언젠가는 세계 평화가 찾아오겠지요.. 요조라: 그렇게 평화로워진 세상에서, 실업자가 된 히어로는 아르바이트직을 전전하다 그만... 렌: 자, 잠깐만요!
서기군: 학생회실 형광등을 교체하고 있을 때, 혼자길래 "부우웅 부우웅"하고 형광등을 라이트 세이버처럼 휘둘렀는데 어느새 회장님이 입구에서 이쪽을 보고 있어서 굳자 "무슨 일인가요?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고, 포스의 힘을 믿으세요." 라고만 말씀하시고 떠나셨다. 평생 감사드리겠습니다…!
테츠야: 부실 열쇠라고 생각해서 꺼냈더니 알고 보니 실핀이었고 옆에 있던 시로하가 그걸로 여는 게냐.라고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왔다.
후미카: 스즈와 아미카가 머나먼 바다 건너에 꿈과 로망을 찾아 편지를 병 안에 넣어서 던졌는데 병이 내 등에 부딪혀서 산산조각 났구나.
츠무기: 낮에 온 손님이「고객은 신이잖아!!」하며 화를 내고 있었는데 코로리 누님이 그 사람에게 50엔짜리 동전을 얼굴에 던지고 양손을 비비면서「이 사람은 역병신이니까…진정하는거야… 진정시키는거야…! 왜 그리 화를 내시는거야…! 지금까지 보아온 역병신들보다 더 성격나빠!」하며 경같지 않은 경을 외우고 있었다.
아. 그리고 호타루마츠리 관련해서 하나만 더. 참가리스트를 받는 것은 이번주까지에요. 다음주에 역시 뛰고 싶어요! 라고 하면서 오시는 분들은 조금 곤란해요. 그러니까 신청을 하실 분들은 이번주까지 꼭 내주세요! 어차피 찌르기 때 리스트를 보고 아. 역시 전 빠질래요 하시는 분들은 웹박수로 빠지는 것을 이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누군가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빠진다를 선택하게 되면 그건 그것대로 하나의 자백이 되지. (네??)
>>883 더 길어졌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번에 코세이가 고양이라는 걸 본 거 같아서, 코세이가 고양이고 코로리가 쥐면 톰과제리 같잖아 ( ◠‿◠ ) 꽃안에서 꿀 먹고 자는 멧밭쥐... 양귀비만 찾아가서 꿀 파먹고 자는 편식쟁이 멧밭쥐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안 떠나서....... 둘다?! 욕심쟁이지만 그래도 되는걸까?! 그치, 후미카 만나는 날에는 기념일로 하고 케이크 사먹어야겠어 ( ´∀`)
>>877 레몬맛 할까 했지만 역시 동생이랑 같은 딸기맛으로 했어요! 검은 고양이는 역시 신일때의 모습과도 비슷하니까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키워보고 싶다구해요~ 후미카도 오대오 앞머리가 아니어서 신선한 느낌! 다른 매력! 사실 후미카의 매력에 빠져서 물고기가 된게 아닐런ㅈ.. (아님)
>>879 동생이랑 같은 맛! 레몬맛과 고민하다가 결정했다는거에요~~ 항상 옷을 대충 입는 경향이 있어서 소매도 저렇게!
이잉 갱신!!! 카피페는 잘 읽었다!! 그리고 답레가 늦는 건 미안해 어제 보내야지 하구 골아떨어졌네... 내가 지금 밖이라 저녁엔 꼭꼭 보낼게... 그리고 코로리 말 문제는 절대 아님!! 걱정하지마 그냥 미즈미가 신한테 어떤말투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잘 안써진다고 한 것 뿐이야 얘가 신 앞에서는 과묵해지드라구...😌
오늘은 비가 내릴 건지 아침부터 제비가 아주 낮게 날았으며, 대기는 전기를 잔뜩 머금었더니만, 하굣길 툭툭 한 방울씩 쏟아지던 비가 어느새 바닥을 세차게 때렸다. 세게 내리는 비 때문에 어깨가 아프다. 배구부의 하루키는 어서 지나가야지 싶어 가방을 머리 위에 대충 올렸다. 그러자 어디선가 야옹 소리가 들렸다. 멈춰 서서 고개를 돌리자 전봇대 옆으로 다 찢어진 상자가 보였다. 삐약, 다시금 고양이 소리가 들려 그쪽으로 다가가니, 상자 안에 고양이가 있다. 주먹을 들어 보니 크기가 엇비슷한 걸 봐선 아주 어린 새끼 같다. 고양이는 눈도 뜨지 못하고 기운 없이 웅크려있었다. 상자 안에는 물도, 밥도 없다. 꼬질꼬질한 고양이가 불쌍해 웅크려 앉아 허리를 숙였다. 손바닥으로 배를 완전히 감쌀 수 있을 만큼 조그마한 고양이를 품에 안았다.
하루키는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이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그 결과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인생과 직결되는, 파장이 큰 결정은 급하게 내려서는 안 된다. 척척하게 젖은 손을 쑤셔 넣고 뒤적거린 주머니 안에는 꼬깃꼬깃 접힌 1천엔 지폐 2장과 길에서 주워 어느 나라의 것인지도 모를 동전 하나가 전부고, 아르바이트는 험악한 인상 때문에 여자아이가 무섭다며 받아주지 않는다. 부모님은 고양이를 데려오면 싫어할 것이다. 집 마당에 이미 노견, 타로가 있기 때문이다. 타로의 나이는 벌써 열 살이 넘었기 때문에 돌봐줘야 하는데 이렇게 어린 고양이마저 돌볼 여유는 없었다. 그렇다고 주변에서 고양이를 키울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애초에 하루키에겐 제대로 된 친구가 없었다. 하루키는 180에 가깝고 험악한 인상을 가졌기 때문이다. 비를 막아주기 위해 고양이를 품에 더 꼬옥 안자 다 젖은 셔츠 너머로 따뜻한 온기가 닿았다. 아직 이렇게 살고 싶어 하는데, 죽으면 얼마나 슬플까? 고양이의 뺨을 엄지로 어루만지던 하루키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너, 착한 아이구나?"
누군가 마찬가지로 비를 맞으며 하루키를 바라보고 있있다. 마주 본 사람은 키는 하루키보다 작았다. 올려 묶은 머리카락은 남색보다 조금 더 밝고 화사하며, 먹구름이 껴 어둑어둑한데도 새하얀 눈동자에 웃음이 가득했다. 하루키는 하오리 속 정갈하게 차려입은 셔츠에 넥타이 대신 맨 리본을 보고 나서야 같은 학교의 학생임을 깨달았다. 꼭 여우 같은 인상이다. 학생은 길게 손톱이 뻗은 손가락으로 품속의 고양이를 가리켰다.
"불행하구나, 불행해." "응?" "그 고양이는 아주 불행해. 열병에 걸려있어서, 곧 눈이 보이지 않게 될 테야. 네가 같이 있으면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길 테지만 그 불행이 옮아서 병원비는 크겠지. 네가 같이 있으면 너도 불행해질 텐데, 그래도 키울 거야? 차라리 두고 가는 게 낫지 않아?" "……."
하루키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학생을 쳐다봤다. 생글생글 웃는 낯이 무서울 정도로 태연해서, 하루키는 방금 자신이 들은 말이 무슨 뜻인지 한참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저 학생의 말이 맞다. 품 속의 고양이는 따뜻한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여름이라고 해도 비가 세차게 내려 습하고 체온이 내려가 몸은 추운데, 고양이를 하나 안았다고 이렇게까지 따뜻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픈 고양이니 고작 2천 엔으로 치료를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다. 그건 정말 잔인한 일이고, 생명을 죽이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하루키는 웅크린 몸을 일으키며 학생을 내려다봤다.
"너,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으응? 그야 너, 여의치 않아 보이잖니?" "그렇다고 해도 두고 지나칠 수는 없어. 결과가 어떻게 되든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생명을 살리는 일이니, 그 이후의 인생에서 큰 짐이 될 텐데도?" "상관없어!" "너, 착한 아이구나, 착한 아이야."
작은 소년은 길쭉하게 웃더니 손을 뻗었다. 하루키는 고양이를 향해 뻗는 손인줄 알고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소년은 까치발을 들어 대뜸 하루키의 머리를 아이 다루듯 토닥토닥 쓸어주더니 뒷짐을 졌다.
"뭐 하는 거야?" "착한 아이에겐 요시요시란다, 응! 얘, 네가 선택한 불운이 가장 큰 행운이 될 테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네 아버지는 이 근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구나. 전철을 타고 오는 길이 있어, 그렇지?" "……응. 그런데 네가 그걸 어떻게.." "네 아버지께 말씀드리렴, 오늘 오는 길에 복권을 딱 두 장만 사세요. 알겠지? 세 장은 안 돼, 두 장이야."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갑자기 고양이를 버리라고 하더니 복권을 사라고? 뭘 믿고?" "속는 셈 치고, 한 번만 믿어보련. 타로는 지금 다니는 병원 말고 다른 곳 병원을 가보는 것이 좋아." "너 진짜 뭐야? 스토커야? 어디 가? 야-"
하루키가 목이 터져라 외칠 때, 기묘한 학생이 방울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흔적도 없이 길을 걷다 사라진 모습에 하루키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고양이를 세게 끌어안았다. 이제 생각해 보니, 그 학생은 비가 그렇게나 쏟아지는데 젖지도 않았지. 삐약, 고양이가 울자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응, 아빠.. 부탁할 게 있는데.. 복권 두 장만 사 와줄 수 있어? 응, 응.. 부탁할게.."
집에 돌아왔을 적, 어느 나라의 것인지 몰랐던 동전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루키! 하루키!"
배구 경기를 보고 반했다며 금세 친해진 친구들과 함께 하고 돌아온 하굣길, 하루키는 급하게 달려 나와 어깨를 붙잡는 아빠 때문에 어안이 벙벙했다.
"ㅇ, 왜?"
대차게 말아먹은 성적표를 들켰나? 큰일이다, 변명거리도 준비하지 못했다. 하루키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 아빠가 아무도 없는 주변을 둘러보다 속삭이는 소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라지 말고 들어라, 네가 사 오라 했던 복권 말이다..!" "응..?" "당첨이야!! 하나는 꽝인데, 하나는 1등이라고! 1등!" "뭐?!"
하루키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저 멀리서 삐약 소리가 들린다. 비록 한쪽 눈이 보이지는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집안에서 오자마자 사랑과 걱정을 독차지한 아기 고양이, 치즈는 하루키를 바라보다 크게 기지개를 켠다. 타로는 그런 치즈의 목덜미를 조심스레 물더니 종종걸음으로 거실을 향해 들어간다.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타로도 시름시름 앓아서 걱정이었는데, 병원을 다른 곳으로 옮기니 병세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약을 먹는 건 나이가 들어서도 싫어하지만, 그래도 호전세를 보이니 다행이었다. 엄마는 그런 타로의 등을 몇 번 토닥여주다, 이럴 때가 아니라며 벌떡 일어나 외식을 하자고 호들갑을 떤다. 가족 전체가 복권 당첨이라는 꿈만 같은 일에 잔뜩 들떠 밖에 나가 시가지로 걸어갈 적, 화사한 남색 머리카락을 질끈 올려 묶은 소년이 어느 나라의 것인지 모를 동전을 튕기며 잡기를 반복하며 하루키를 스쳐 지나갔다. 하루키는 잠깐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렸다.
아하, 그게 문제라. 나는 너의 말을 이해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별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깊은 면眠에 빠져들었던 적이 있다. 뱀들이 으레 그렇듯 나 역시 겨울잠에 들었다 여겼다. 유감은 없다. 잠이 든 자아에는 다만 감정이 없고, 배움이 없어서... 그리 생각하니 나는 너에게 부탁하지 않는게 좋겠다 결론 내렸다.
"아-뇨- 못 사라져요."
결단코 성 나지 않았다. 그와 별개로 꼬여버린 오해는 풀어주는 것이 옳아보여 나는 너에게 진실 한자락 고한다. "사실 저는 달이 아니에요. 전 항상 별님 아래에 있으니까요." 물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내리는 것이 자연의 성질이었다. 밤이면 밤마다 뜰 수 있는 위의 것들과는 엄연히 다른 존재였다.
"남들은 무서워해요?"
어렴풋이 자아의 영면은 죽음이라는 개념이 들어와있었으나, 나는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 나의 자아는 비교적 늦게 생긴 것이었으며, 왕성하게 작동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설령 영원히 잠에 든다 해도 나는 여전히 위에서 아래로 흐를 것이다. 그것은 엄밀히 말하자면 죽음만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 대신 너에게 되물었다. 인간을 둔갑해 작아보이는 이 신은 아무래도 미움받는 걸 두려워하는 모양이었다. 몹시 낯설고 멀어보이는 감각이다. 나는 툭 튀어나와버린 어금니를 핥듯 그리 느꼈다.
나는 너의 제안에 조심히 손을 뻗어 깍지를 끼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손이 아이의 그것처럼 따뜻하다. 작고 부드러운 너의 손은 마디마디 툭 튀어나온 내 앙상한 손과는 다르다. 음-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 손끝을 꿈틀거린다. 차갑던 손이 너의 온기와 크게 다르지 않게 된 것도 그쯤이었다.
"거기! 너희들! 어디가!"
이크! 어느새 창문에 몸을 쭉 뺀 담임이 크게 소리친다. 나는 조용히 가는 것은 틀렸다 싶어 너를 끌어 걸음을 재촉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정문까지 향하면 저 인간도 어찌할 바가 없을터이다.
"아이참! 정문으로 가요!"
정문 앞에는 관리가 엉성하게 되어있어 묶여지지 않은 오래된 자전거도 꽤 있었다. 그 중 하나를 골라 잡고 도망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쯤은 밤의 학교에 와보고 싶은 마음도 렌은 이해가 갔다. 뭔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담력시험을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속으로는 다시금 아키라 선배에게 이야기할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도와주려는 듯 자신에게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설명하라는 말에 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해바라기 들판을 그리고 싶었어. 아, 이거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처럼 안 보이겠지만…. 그, 티비에 보면 가끔 해바라기 들판이라고 해바라기가 잔뜩 피어 있는 곳이 있잖아. 그냥 실제로 보면 어떨까 하고…. 사실 뒷 배경은 노을진 공간을 그리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냥 파란 하늘로 그릴까 고민하고 있었어….”
렌은 요조라가 제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쪽 손은 제 의자 등받이를 짚고 서자 조금 거리가 가까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말이 우물우물 줄어들었다.
“봤었던 풍경은 아니고…. 언젠간 한 번쯤 보고 싶어서…?”
사실 해바라기 꽃밭이라고 주제를 잡은 것도 그렇게 큰 의미는 없었기에 말에 힘이 들어가지도 않았다. 별 것 아닌 것 같아서 민망하기도 했고. 그리고 그림도 별볼일 없어서 더 민망하기도 했고. 렌은 살짝 옆으로 눈동자를 굴려 요조라의 표정을 살폈다. 아마 제 말에 별 생각이 없는 표정일 것 같았지만.
"어휴, 털!!" "뭐!" "털 날리는 것 좀 봐! 제발 인간 모습으로 좀 있어주시면 안 됩니까? 적어도 털갈이를 할 때만이라도!" "뭐어어? 네가 뭘 알아! 인두겁이 얼마나 불편한데!! 너희는 대체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거야?" "태어날 때부터 이런 모습이었으니 불편함은 없었습니다만.. 두 발로 걷지, 중심 잘 잡지, 손으로 이것저것 쥘 수 있지.. 괜찮지 않습니까?" "…앉아서 뒷발로 목을 긁을 수 없단 말이야!" "……정말 그게 문제입니까?"
>>963 우미노카리는 아마도 바다를 좋아하는 이들이 정말로 좋아할 어떤 이벤트에요! 자세한 것은 비밀이지만 아무튼 토너먼트 식의 무언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참여하지 않는 이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있는 일종의 경쟁 같은 거지만... 다이스의 가호 아래 모두가 공평한 조건에서 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네요!
담력시험은... 해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맵을 형성하는게 상당히 힘들 것 같은고로.. 제가 변수를 실시간으로 다 넣어주긴 힘들 것 같고.. 아무래도 페어로 하면 일상 형식이 될텐데 그걸 이벤트 진행 시간에 다 끝내기도 힘들 것 같고.. 그런고로 그냥 셀프 일상으로 즐겨주셨으면 하고!
목소리가 작았다. 벌청소를 땡땡이 치고 도망가는 중이니까 무사히 학교를 나서기 전까지는 줄곧 소근소근거린다. 세이한테 물어볼까! 마침 쌍둥이가 별의 신이었다! 코로리는 쌍둥이의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보았지만, 미즈미의 감은 눈과 새하얀 머리카락 색을 미루어보았을 때 생각나는 것은 자신이었다. 잠드는 모두는 별 아래에서 잠을 자고, 코로리도 쌍둥이 동생이니 아래에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잠을 잘 때는 눈을 감고, 코로리의 머리카락 색은 본디 하얀 것이었다! 나, 나를 만난거야?! 아니면 거울의 신?! 놀라서 동그랗게 커진 눈이 미즈미를 향한다. 눈꺼풀 내려오고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
"밋쨩은 거울이야?"
흉내쟁이의 신, 카멜레온의 신일지도 몰라! 거울처럼 비춘 것이든, 따라한 것이든 그런 비슷한 종류가 무엇이 있나 손가락을 접어가며 세어본다.
"아야, 뾰족해."
정곡을 찔렸다! 코로리는 아프다는 듯이 가슴께에 손을 올렸다. 수많은 꿈 속에서 딱 꿈들의 숫자만큼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느낀다. 꿈 속에 들어가면 꿈의 주인이 느끼는 모든게 여과없이 닿아서, 무서워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몸소 알 수 있었다. 좋아하기만 할 수는 없다는 건 알지만, 잠의 신이 잠을 좋아해줬으면 하고 바라는게 어디 별난 일은 아니었다. 아프다고 찡그린 표정은 웃고 있었고, 깍지낀 손은 흔들거린다. 아프단 건 아무래도 좋을 장난이라는 것이다.
"밋쨩네 선생님 호랑이야ー!"
애써 목소리를 낮춘 보람이 한순간 바람에 흩어져 없어졌다! 코로리는 순간 마주잡은 손을 더 꼭 쥐고 발을 놀렸다. 걸리면 또 벌청소인데, 오늘 폭우라구! 절대 안 끝나! 완전 싫어ー! 그리고 운동장을 전부 가로질러 정문에 도달했을 때는, 니트의 운동 부족이 빛을 발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쉴 때 바람빠지며 쭈그러드는 풍선처럼 그 자리에 풀썩 쭈그리고 앉았다. 긴 머리카락이 바닥에 끌린다!
답레랑 갱신, 다들 좋은 저녁이야~! ( ´∀`) 그리고 어제 못해버린 질문타임~! 참치들 믿는다구 (`・∀・´)
1. 어느날 아침 일어났더니 동물(무슨 동물인지는 자유~!)로 변해서 돌아오질 않는다! 학교도 가야하는 평일인데 캐릭터라면 무슨 반응?! 2. 스미싱이 왔다! 너의 자식을 데리고 있으니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입금할 것을 요구하는 문자가 왔다면?! 3. 캐릭터의 흔한 아침 등교길 풍경이 궁금해~! 잔잔하고 평화로운 등교길이라던지, 우당탕 요란스러운 등교길이라던지~!
1.침착하게 일단 부모님에게 가서 연필을 입에 물고 글을 어설프게 쓰다가 동물 보호소로 잡혀가는 엔딩이 아닐까하고..(시선회피)
2.아키라:....(한숨) <아침 조회시간>
아키라:요즘 스미싱 문자가 많이 오는 것 같으니 학생 여러분들은 모두 조심하시길 바라고, 가급적 응답하지 말고 빠른 삭제와 차단을 할 것을 권장하겠습니다. (대충 연설)
3.아무래도 실제 도련님 위치는 아니긴 하지만 시미즈 가문의 장남인 아키라를 장난스럽게 도련님. 도련님. 하고 부르는 이들이 있기에 아침마다 그런 장난에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아니에요. 도련님 아니라고요. 라는 식으로 난감한 웃음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 같네요. 학생회 멤버들과 서로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갈 수도 있겠고 늦잠 자는 날은 정말로 다급하게 뒤도 안 보고 얼굴이 새파래져서는 빠르게 달려가는 아키라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으아아아악!! 하면서 비명지르는 것은 덤이에요!
아무튼 시간도 시간이니 슬슬 일상을 구해볼게요! 꼭 돌려야 한다 그런 것은 아니니 스루하실 분들은 스루하셔도 괜찮아요!
>>972 1. 어느날 아침 일어났더니 동물(무슨 동물인지는 자유~!)로 변해서 돌아오질 않는다! 학교도 가야하는 평일인데 캐릭터라면 무슨 반응?! 놀라긴 하지만 본인이 할 수 있는건 없으므로 잘됐네, 이러면서 이불속에 파묻혀 더 잡니다! 2. 스미싱이 왔다! 너의 자식을 데리고 있으니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입금할 것을 요구하는 문자가 왔다면?! 자신의 자식이 어떨지 생각하긴 개뿔 그냥 메세지를 삭제합니다! 하지만 차단은 까먹고 안해요! 3. 캐릭터의 흔한 아침 등교길 풍경이 궁금해~! 잔잔하고 평화로운 등교길이라던지, 우당탕 요란스러운 등교길이라던지~! ----------- (나레이션)프로레슬링의 테마곡으로 아미카양의 아침은 시작됩니다. (https://youtu.be/3gYu-Q3_288) 오늘은 거의 소음에 가까운 노래(?)이지만 아주 힘들고 간신히 일어나는군요.
"으으음...피곤해에.."
그것을 제외하면 아미카양의 아침은 평범합니다. 세면, 식사, 준비. 어느덧 지각까지 20분 남았군요. 교칙을 어기지 않기 위해 슬슬 속도를 내며 집을 나서는 아미카양.
"다녀올께요~"
체크 5분 전에 아미카는 무난히 교문 안으로 들어섭니다. 이후 반에 들어간 뒤, 친구들에게 인사하곤 배개를 꺼내더니 엎드려 자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