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8 히키주 상냥해... <83 이제 와서 염치없지만, 일상은 가능한 한 될 수 있는 데까지 이어가보고 싶다.. <:3 텀은 장담 못하니까 멀티를 돌리고 싶다면 언제든지 다른 일상을 돌려도 괜찮구... 지금은 몸이 좀 괜찮아서, 손 닿는 데까지 답레 써보려구. 곧 가져올게...!
코로리는 겨우 고개를 움직였는데, 꿈 속에서는 다치지 않는다며 보여준 손바닥을 보고서 한 번 더 굳었다. 다쳤으면 치료를 해야하는데 보건선생님이 없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와, 꿈이라고 하는 거짓말이 씨알도 먹히지 않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두가지 고민이 박차를 가했다.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부분은 눈 밖에 없었다! 눈꺼풀만 열심히 감겼다 뜨이는게 새로운 거짓말을 생각해내는 것조차 못 하고 있단게 보인다. 코로리가 조금 더 잠이 깼어야 했다.
"히끅."
이런! 신이라는 단어를 들을 줄은 몰랐다. 코로리는 몸을 떨 정도로 놀라더니 딸꾹질을 시작했다! 세이오빠, 보고싶어ー! 인간들이 엄마를 찾는 심정으로, 쌍둥이 오빠를 속으로나마 애타게 불러봤지만 닿을리가 없다. 애초에 불러서는 안 됐다. 신이라는 사실을 들킬 지도 모르는 마당에 아니, 거의 다 들킨 마당에 쌍둥이 오빠가 있단 걸 밝혔다가는 연달아 신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게 될텐데! 코로리는 후링씨, 이거 꿈이니까! 의 상처난 손으로 손가락을 뻗었다. 상처난 손바닥에 닿지는 못 하게, 손가락 하나 끝에 닿도록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정말로 잠깐, 10분, 혹은 5분 정도만 잠깐 잠에 빠트리면 신비한 꿈을 꾸었다고 착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코로리는 그런 결론을 내렸다.
"미ㅇ, 히끅."
딸꾹질이 방해된다! 코로리는 후링씨는, 예쁜 후링이니까 이러고 싶지 않은데에! 에게 뻗은 손이 아닌, 남은 다른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딸꾹질 소리는 손에 틀어막혀서 조금 줄어들었으나, 딸꾹일 때마다 흔들리는 몸은 숨길 수 없었다. 숨을 고른 코로리는 신이라기에는 좀 하찮았고, 인간이라기에는 신으로는 안 보인다는 점이 괴로웠다. 나 신 맞는데! 위엄있고 존경스러운 신인데! 딸꾹질이 뭐야아!
"미안해, 후링씨."
답을 할 수 없어서 미안하다는 뜻이기도 했지만, 코로리의 손 끝이 닿아있더라면 아마 잠에 빠지게 될 것이다. 코로리는 급했다.
/ 늦어서 미안해~! 。゚(゚´ω`゚)゚。 능력 쓰는 부분을 어떻게 해야 좋을런지 고민이 많아서 。゚(゚´ω`゚)゚。
흠칫. 날아든 깡통이 가장 전열에 있던 녀석의 머리를 후려갈기는 것. 그것은 물론이고 갑작스럽게 난입한 여자애의 당찬 모습에 무리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 느낌으로 놀라고만다. 그러나 놀란 것은 스즈 뒤의 여자아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당장에라도 그 천 안에 봉하고 있던 검을 빼어들 기세를 하고 있던, 도검의 신 말이다.
허나 그런 상황도 잠시, 깡통을 맞은 녀석이 먼저 열을 내며 이번엔 그 장본인인 스즈에게 다가와 시비를 걸어대는 것이다. 그것은 좋은 말 할 때 꺼지라는 전형적인 협박 멘트와, 친구끼리 잘 놀고 있다는 식의 편협한 조롱이다. 무엇이나 그렇듯 한 놈이 물꼬를 틀면 그 뒤는 쉽다. 숨 죽이고 있던 무리 하나하나가 맞장구를 친다.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린다. 흐르는 물을 타듯이 둘을 '바보로 만들 심산'의 분위기를 인위적으로 조장해간다. 어쩌면, 그저 이 부조리를 멈추고 싶었을 뿐인 스즈에게도 손찌검이 향하려 했을지 모르는 일.
"―그대."
그리고 그 공기를 도려내듯 가볍게 내어진 맑은 목소리. 단지 그것 뿐으로, 별 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았으나 방금 잠깐이나마 시대착오적인 검객의 편린을 느낀 불한당 무리들은 지레 겁을 먹고 움찔인다. 이 좁은 곳에 사람은 많이도 몰려들었으나 '네녀석'들 가운데에 '그대'라고 칭할만한 인격의 소유자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 사이에 목소리를 낸 그녀는 잠시 작게 입을 벌려 숨을 들이쉬고는,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친구인게냐?"
순백무구의 어조. 아니, 평온하다 못해 조금의 수줍음까지 묻어있는 듯한 그 얼굴. 즉 이 상황극에서 '곤경에 처한 여자아이'를 하고있는 그녀는, 갑자기 난입하여 사이를 막아선 갸루계 여학생에게 진심으로 그렇게 물으며, 이 상황에서 긴장감도 없이 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문득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져 요조라쪽을 바라보니 무언가 나를 흘끗 바라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린다. 내가 너무 귀찮게해서 화가 났나 싶었지만 그건 아닌것 같고 ... 뭐라도 할말이라고 있었던걸까. 그래도 아무 말 안하는 것을 보면 나쁜건 아니었나보다, 하고 자체적으로 납득해버린다. 좋은거던 나쁜거던 원래 얘기를 안하는 사람이니까 그냥 내 좋을대로 좋은 쪽으로 해석하겠단 뜻이다.
요조라가 반 밖으로 나오자 나도 그녀의 뒤를 다시 따른다. 그 와중에도 속닥거리는 말들이 들려왔고 그 얘기를 들어보면 ... 그렇게 영양가가 있는 말은 아니었다. 수근거림이 들려오는 쪽을 가볍게 바라보자 삽시간에 조용해졌고 만족한 나는 그녀에게 레몬 사탕을 건네주었다.
" 사탕을 좋아하는것 같아서요. "
사탕 싫어하는 사람은 많이 없겠지만 분명 처음 만날때 사탕을 꺼내먹던 것을 기억한다. 그러니까 이 사탕은 주면 먹을거라 생각했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처음으로 긍정적인 방향의 소통을 했기에 나름 기분이 좋아서 입가의 미소가 한층 밝아진다. 학교가 끝나서 부활동을 하고 있는 육상부가 보이는 운동장을 빙글 돌아가는 소녀를 그저 맞춰서 따라가본다.
" 슬슬 더워지겠네요. 하복을 꺼낼때가 됐나. "
여름이 부쩍 다가왔는지 해도 길고 기온도 높다. 교복의 기장이 아직까지 길어서 그런가 금방 더워지기 시작했고 나는 교복 외투를 벗어서 손에 들며 교문을 나섰다. 무언가를 확인하는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요조라의 시선에 맞춰서 주변을 둘러본다. 딱히 특이한 사람은 없어보여서 다시 요조라쪽을 돌아보니 안도의 한숨 같은게 나온다. 그러다 나를 보고선 짧은 한숨이 또 나오는데, 이건 안도의 한숨은 아닌 것 같다.
" 시내엔 왜 가는거에요? 역시 뭔갈 사러가는걸까요~ "
교복 외투를 벗으니까 좀 낫네. 다음부턴 휴대용 선풍기를 들고다녀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나는 장보러 가는거라지만 이 소녀는 어디로 가는걸까. 이번 질문에도 대답해줄 것 같진 않아서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끝까지 따라가진 않을 생각이었으니까.
렌은 여전히 신비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 채로, 바싹 굳어 눈만 깜빡이고 있는 이 존재가 이번에는 딸꾹질을 하는 것에 조금 맥이 풀렸다. 뭔가 자신이 뭔가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뭐랄까…. 어린 애를 앞에 두고 겁을 주는 모습이 아닌가. 신이라기에는 너무 위엄없는 모습에, 신이 아니라 요정 같은 게 아닐까 하고 판단을 수정해야하나 고민이 들 지경이었다.
“저….”
렌은 말을 걸어 앞의 존재를 진정시키고자 했으나 그 전에 제 손 끝에 코로리의 손끝이 닿았다. 그러니까 아주 조심스러운 손길이었으나 방심하고 있던 렌은 그 손을 피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 미안해, 후링씨
그 말과 함께 렌은 몸이 훅, 꺼지는 느낌을 받았다. 순간 무언가로 빨려들어가는 느낌, 정신이 아득해지고, 육체에 힘이 빠진다. 그러니까 잠에 빠져들었다. 영혼이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자 육체는 배터리가 방전된 로봇처럼 훅, 앞으로 고꾸라질 것이었다.
그 앞으로 고꾸라진 육체를 코로리가 받아챘을지, 아니면 코로리가 피해 바닥으로 넘어졌을지는, 일단은 렌에게 닿지 않았다. 렌은, 그러니까 렌의 정신은 이미….
풍덩, 하고 어딘가에 빠졌다. 아니 렌의 의식이 빠졌다. 물 속, 깊고 깊은 물 속에 렌은 가라앉고 있었다. 렌의 시야에는 푸른 물들과 일렁이는 물결, 그 물결 아래로 내려쬐는 햇빛이 투과하는 모습.
렌은 눈을 깜빡 깜빡 떴다 감았다를 반복했다. 뭐지? 꿈일까? 꿈이다. 꿈을 꾸고 있는 중이었다. 꿈…. 어디부터 꿈이지? 체육시간에 축구를 했을 때부터? 아니면 보건실에 갔을 때부터? 아니면, 신 혹은 요정일지도 모를 존재를 만났을 때부터?
물 속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졌다. 꿈이니까. 그리고 물 속은 긴장되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그랬다. 자신이 현실에서도 물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릴 적 들었던 말이 마음속에 깊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렌, 너는 물을 무서워 할 필요가 없어.’ ‘응? 왜? 왜요?’ ‘왜냐하면, 너는 물의 사랑을 받는 아이니까. 물이 너를 해치는 일은 없을 거란다.’
어머니는 내 이마를 쓸어넘기며 그렇게 말했었다. 그래서일까, 렌은 늘 물이 좋았고,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은 물에 빠져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이성적인 확신 같은 것.
가라앉고, 가라앉았지만 물 속은 편안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도록 렌은 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있었다.
스즈는 당돌했다. 자신의 성격상 불의에 처한 약한 사람은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그것이 왜 그런것인지는 잘 알지 못하나, 그게 옳은 일이라면 기어코 행하고야 마는 것이 스즈의 성격이었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했으니까. 보고도 못 본척 한다면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한 달 내내 마음이 편치않아 견딜 수가 없다. 그렇게 마음이 불편하느니 몸이 조금 아픈 편이 낫다.
" 잠깐 빠져있어. 내가 알아서 할게! "
그대ㅡ 라는 말에 스즈는 고개를 살짝 뒤로 돌려 미소지었다. 무섭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무섭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체급차이가 나는 여러 명에게 둘러싸이는 것은 분명 무서운 일이다. 어쩌면 시로하에게 보여준 미소에서 약간의 두려움과 불안함이 스쳐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스즈는 다시 고개를 돌려 두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올려다보았다.
" 너랑 너. 그리고 너. 너도. 얼굴 다 봤어. 전부 외웠다구. 나 이 마을에서 계속 살았거든?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나는 이 마을에 사는 사람은 거의 다 알고있어. 우리 학교에 있는 사람들도 두 세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고 이 마을에 있는 사람들도 두 세다리 건너면 전부 아는 사이야. 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
우리는 친구인 것이냐는 말에 스즈는 침을 꿀꺽 삼키곤 다시 뒤를 살짝 돌았다. 극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과 불안함에 주변 시야가 흐려지고 상황 판단이 안되기 시작했다. 스즈는 시로하가 하는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내가 꼭 구해줄게' 하고 한 마디를 하곤 다시 고개를 돌렸다.
" 너희가 날 친다면 너흰 꼭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복수당해. 이 마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내 눈과 귀야. 그래도 자신 있으면 쳐봐 "
스즈는 자신의 말 때문에 겁을 먹었다고 생각했다. 그 움찔하는 모습에 조금 기세등등해진 스즈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자신의 머리로 남자의 가슴팍을 툭툭 치면서 '쳐봐~ 자신 있으면 쳐보라고~' 하고 도발하다가 고개를 쳐들고 눈을 노려보았다.
오이란이니 하는 것들은 전혀 모른다. 시니카는 전통문화니 하는 것들은 담 쌓고 산, 치바의 평범한 도시 사람이었으니까. 콘크리트로 지어진 삭막한 삼림에서 태어나, 어느 것 하나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전혀 낯선 세계로 떨어져버린 시니카는 그 어느 곳도 집이나 고향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방인이었다. 그러니 그 팔자걸음이 오이란의 발걸음인 것도 몰랐고, 자신이 뜻하지 않은 조그만 오이란도츄에 동행하게 되었다는 것도 알 리 없었다. 그저 쟤도 발걸음 고치느라 고생하는 모양이구나, 하는 수박 겉핥기(지만 정확할지도 모르는) 추측을 하다가 히키의 질문에 히키와 발을 맞추며 그를 돌아보곤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유명한 지역명물이나 전통요리같은 거, 먹어본 적 없네요."
인생을 얇게 살아온 이가 이렇다. 무엇 하나 대단한 성과 이룬 바 없었고, 무엇 하나 대단한 취미 가진 것 없었으며, 무엇 하나 대단한 식견 갖춘 것 없었다. 열여덟 살이 결코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도시에서 나고 자란 소녀는 얄팍한 삶을 살았다. 무언가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식당 한 번 가본 적 없었고, 한 끼에 1만 엔 이상을 써본 일도 전혀 없었다. 지금껏 맛본 대단한 지역 명물은 딱 하나, 치바에서 살 때 가미즈미에 사는 외조부모-지금 시니카가 얹혀살고 있는-네 댁에서 시니카의 집으로 명절마다 보내준 호시즈키당의 화과자뿐이었다. 그나마도 이제 가미즈미로 오게 되었으니 호시즈키당을 직접 방문할 기회도 생겼는데, 그럴 생각을 하기는커녕 호시즈키당의 존재도 까맣게 잊고 있으니. 기억하고 있었더라면 호시즈키당을 떠올렸겠지만 그렇더라도 거북한 걸 먹은 속에 호시즈키당을 가기엔 좀. 히키는 어떨지 모르나 시니카는 뉘엿걸은 속을 단 것으로 다스리는 입맛은 아니었다.
"즐겨 드시나 봐요."
자신의 고향과 가미즈미의 유도후 집을 비교하며 품평하는 히키의 말에, 시니카는 별 기대없이 변죽 울리는 듯한 어조로 대답하며 히키와 함께 노렌을 제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제법 오래된 노포의 풍채를 하고 있으되, 요즘 것들도 어우러져 자연스레 발을 붙이고 있는 그런 가게였다.
"외할아버지께서 자주 들리시는 가게는 아니네요."
유도후로 유명한 집은 가미즈미에 이 곳 하나만이 아니었으니, 늙은 인간의 입맛이란 쉽게 유추가 가능해 아마 그 중에서도 완고한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집이겠지. 쓸데없는 잡설은 각설하기로 하고 이 장면의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자신과 완연히 상관없는 낯선 장소에 따라온 사람은 보통 설레임이나 초조함 둘 중에 하나, 혹은 둘 다를 선보이기 마련이었다. 오래된 노포의 냄새 물씬 풍기는 이 가게에 덥석 굴러떨어진 스카잔 차림의 음침한 양키 역시 자신과 완연히 상관없는 낯선 장소에 당도한 사람인데- 그러나 시니카는 시종일관 무덤덤했다.
낯가림이 없거나 담대하거나 표정을 감추는 데 능숙해 이런 상황에도 별 내색을 않는 것인지, 혹은, 애초에 이 마을 자체가 자신과 완연히 상관없는 낯선 장소였기에 계속 저 무표정이 유지되는 것인지- 혹은 이 세상 전체가 자신과 완연히 상관없는 낯선 장소라고 여기는 것인지.
갑작스럽게 앞을 막아서며 질문을 해왔음에도 싫다는 표정도 지어 보이지 않고,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받아주는 네 모습에 후유키는 눈에 띄게 밝아진 얼굴로 웃는다. 정말 고맙기도 하지. 후유키는 네 마음이 바뀌기 전에 빠르게 질문을 해온다.
"QR 코드 스캔하는 방법 알려줄 수 있을까? 전에 배웠는데, 다 잊어버려서 말야."
그러며 후유키는 스마트폰을 너에게 내밀어 보인다. 그 스마트폰은 꽤나 최신 기종인 것인데. 네 앞의 선배는 그 사용 방법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걸까. 본래 이런 것을 들고 다니지 않다가, 인간들은 꼭 필수로 들고 다닌다는 친우(親友)의 말에 이끌려 얼떨결에 가지게 되었는데. 평소에 사용할 일이 없다 보니, 사용법을 다 잊어버리고는 하니. 이렇게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벌써 두 번째인 것이었다.
무거워ー! 스스로 몸에 힘을 주고서 버티고 서있지 않은 인간의 무게는 상당했다! 무엇보다 수많은 시간을 니트로 지내왔던 코로리는 아무리 신이라지만, 잠들어서 풀썩 쓰러진 인간을 품에 받은 채로 계속 서 있을 자신이 없었다! 키 차이도 있었기 때문에, 분명 매우 불편한 자세일게 뻔했다. 딸꾹질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고, 코로리는 침대로 이동했다. 자세를 바꾸는 것도 할 자신이 없어서 뒷걸음질로 이동했다! 그래도 마음은 가벼웠다. 꿈으로 착각하겠지, 착각해줄거야. 후링씨는 예쁜 후링씨니까, 그치. 응! 다리 끌리게 해서 미안해…! 움직이기 싫다고, 체육 시간을 그렇게 땡땡이 쳤는데 이렇게 운동을 하고 있다.
"후링씨, 너무 길어ー!"
영차영차 침대로 옮겨서, 다리까지 올리고 나면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코로리는 용케도 버텼다! 손에 상처를 어떻게든 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보건선생님의 자리로 향했다. 소독약이랑 솜이랑 면봉이랑 연고랑ー 반창고! 손, 손 씻고나서! 코로리는 손도 깨끗하게 씻었고, 의자를 깨끗하게 씻은 손으로 끌고갈 수 없어서 발로 끌었다. 침대 옆자리에 와서는 열심히 나름대로 치료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조치를 취해보았다. 솜에 소독약을 적셔서 상처부위를 닦고, 연고를 면봉으로 바르고 나서 반창고를 꼼꼼히 붙인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 딸꾹질이 멈춰 있었다. 이제 후링씨 일어날 것 같은데! 깨어나기 전에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머리카락을 다시 까맣게 물들였다. 빛을 다 집어삼킬 것 같은 흑색으로 변한 머리카락을 다섯번은 확인했다. 보건선생님의 자리에 빌렸던 물건들을 되돌리고, 의자도 원위치한 다음에 코로리는 보건실 문으로 향했다. 깨는 것만 보고 나가자고, 완전 범죄를 위하여 심혈을 기울인다!
"후, 후링씨?"
잠자는 숲속의 왕자님이야?! 쉬는 시간을 시작하는 종인 줄 알았더니, 점심 시간을 알리는 종이었다! 점심 시간이 시작되고도 일어날 기미가 안 보였다. 5분, 길어도 10분 정도만 재우려고 했던 코로리는 너무 오래 자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깨워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코로리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데굴데굴 떨어트릴 것 같은 표정이 되어서는 다시 의자를 침대 옆으로 끌고 왔다. 오빠, 진짜 보고 싶어ー! 벌써 두번째 쌍둥이 오빠를 찾는다. 코로리는 침대의 옆 공간에 조그맣게 엎드렸고, 아까처럼 손가락 끝만 살짝 닿았다. 눈을 감으면 꿈 속으로 놀러갈 수 있었고, 보건실의 풍경이 눈꺼풀이 내려오며 파랗게 바뀌었다.
"바다?!"
바닷속이었다. 물 속! 꿈이니까, 잠의 신이니까 물 속에 빠져 숨을 못 쉬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코로리는 물 속에서 미로찾기를 시작했다. 꿈의 주인이 느끼는 기분은, 꿈 속에 들어온 잠의 신 코로리에게 동화되어서 이유 모를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코로리는 다급하고 초조한데! 물 속에서 머리카락이 나풀거리는 걸 애써 모아서 빗듯이 쓸어내렸다. 꿈의 주인을 찾아 가라앉고, 가라앉으면 바다 아래 깊은 곳에서 후링씨, 그만 자! 를 발견했다. 잠을 깨우는 기본적인 행동, 어깨 흔들기를 시도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