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녀가 가게에 있을지도 모르는데다 가게에 있는 시간을 알아내서 가겠다! 이런 것도 아니었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집착할 일도 없고 해본적도 없다. 그냥 어느날 길을 지나가다가 가게에 들렀는데, 그녀가 있다면 부탁하겠단 뜻이다. 상당한 우연이 있어야겠지만 어째서인지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점성술을 주관하는 별의 신의 직감이랄까.
" 잘됐네요! 혼자서 집에 가기 심심했거든요. "
표정 하나 안바꾸고 그저 웃는 표정으로 기쁜듯이 답했다. 리리가 알바가 끝날때까진 집에 혼자 있어야하니 심심하기도 했으니까. 모바일 게임도 하루에 몇시간씩 붙잡고 있을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다. 이번엔 정말 순수하게 기쁜 마음이라 그녀의 살짝 뒤에 서서 천천히 따라간다.
"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거기, 진짜 별 잘보이거든요. "
내가 특별히 별이 반짝반짝 잘 보이게 해놨는데 안가보다니. 이건 좀 시무룩한 일이다. 그래도 미소는 그대로 유지한채 얘기한 나는 그녀가 B반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남의 반에 들어가는 것은 실례니까 반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난다.
" 뭐야, 3학년이야? 3학년이 여기까진 어쩐 일로. " " 근데 저 하얀머리, 꽤 유명한 사람 아니야? 맨날 학교에서 잠만 잔다는 사람인데. "
하얗게 새어있지만 윤기를 잃지는 않은 머리가 꽤나 인상이 깊었는지 나는 학교에서 하얀머리 선배로 불리우곤 했다. 뭐, 문제아라면 문제아니까 누군가에겐 알려져있을테고 누군가는 새카맣게 모르겠지. 하루이틀 듣는 소리는 아니기에 그저 시선을 한번 주고서 다시 그녀가 나오길 기다린다. 물론 내 시선과 마주친 두사람은 금세 도망가버렸지만.
" 사탕, 먹을래요? "
반을 나와서 걸어가는 소녀의 옆에 서서 주머니에 있던 사탕 하나를 꺼내서 건네본다. 내 주머니에 항상 들어가있는 썬X스트 레몬 사탕인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탕 중에 하나다. 아무나 안주는건데, 특별히 주는거다.
양치기를 만나서 놀라는 건, 늑대?! 하지만 인간인데ー 의 놀란 표정을 마주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옆으로 느적히 기운 고개를 따라 긴 머리카락도 흘러내리고, 움직임이 있을수록 머리카락은 옅은 분홍이 옅은 하늘이 되고, 보라가 머물던 곳에 노랑이 찾아오기도 한다. 부서진 유리조각이 반짝이는 것도 같았고, 오팔이라는 보석같기도 하고. 노랗게 타는 붉은 노을빛 눈은 느린 깜빡임과 함께 의아함을 품었다. 양치기라고 해서 놀랄 이유는 없을텐데 생각했다면, 코로리는 다른 부분에서 놀랐을만한 이유를 찾아야했다! 머리카락 색을 신경써야만 했다!
"응, 치링ー 하고 살랑살랑."
후링이 흔들리며 내는 소리를 따라하고서 고개를 끄덕인다. 잠, 꼬박꼬박 자고 있나 봐! 다시 한 번 코 끝에 집중해봤지만, 역시 꽃단내는 맡아지지 않았다.
"이자요이 코로리……?"
코로리는 이름을 알려줄 때 꼭 명찰을 보여주었다. 머리카락이 하도 길어서, 앞으로 흘러내려 명찰을 가리고 있는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이름을 보여주고는 했다. 늘 그랬듯이 머리카락을 넘기려고, 시선을 아래로 내렸던 코로리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머리카락, 반짝반짝해…? 잠시 멈췄다.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당황한 표정도 짓지 못하고 시간이 뚝 멈춘 것처럼 잠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꿈, 꿈이지?! 꿈인거지?! 꿈이라고 착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실이라는 것이 와닿았다. 잠의 신이, 잠의 부산물과 현실을 구분짓지 못할리가 없다. 뒤늦게서야 코로리는 놀라서 벙찐 얼굴로 후링씨는, 꿈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를 바라보았다.
>>550 힌트를 군데군데 주긴 했지만 역시 맞히기엔 너무 애매모호한 힌트였지 >:3 코세이가 잘 들었으려나
>>551 매 끼니마다 약이 한 종지씩이긴 한데 최소한 목숨은 붙어있는 듯해 <83...
그리고 히키주에게 제일 죄송합니다... <83 갱신도 없이 그렇게 며칠을 사라져버렸으니..
병원에 입원해도 요즘 병원은 핸드폰 정도는 해도 괜찮지 않느냐, 하고 말씀하실 수 있고 저도 동의합니다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1. 급성 고혈압으로 쓰러진다. 2.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다. 3. 어머니한테 폰을 갖다달라고 한다. 4. 어머니가 네가 쓰러져있는 동안 직장과 연락을 나눴으므로, 핸드폰 몸에 해로우니 푹 쉬라고 한다. 5. 중요한 일이 있으니 가져다달라 한다. 6. 기계전자파만악론자인 어머니에게 의심가득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냐고 되물음받는다. 7. 상판이라고 어떻게 말해요. (적당히 둘러대는 것도 안통함) 8. 침묵 속으로 침몰하고 얌전히 책이나 읽게 됨.
이렇게... 됐습니다... 위에서 찾으셨던 것 같은데 일단 지금은 집에 돌아왔고 약기운이 방금 깨서 정신을 차렸으니 최대한 빨리 답레를 써볼 생각이지만 히키와 시니카의 일상은 히키주의 뜻대로 해주길 바라. 너무 늦어져서 내가 뭐라 할 말이 없네..
시니카주 어서와!!! 입원을 했었던 거야?(동공지진) 괜찮아? ….;;;; 많은 일이 있었구나. 고생했어.
>>552 아니~~ 별건 아니고. 후미카가 가끔 바다위를 걷는다고 하길래, 바다 수영을 하던 렌이 바다 위를 걷는 사람을 보고 놀라서 다가갔는데 아무도 없고, 근처 해안가에 서 있는 후미카에게 혹시 봤냐고 물었는데 후미카가 모르는 채 하는 장면이 떠올라서 ㅋㅋㅋㅋㅋㅋㅋ 적폐같은데 일상으로 하면 재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71 굿 아이디어 내줘서 나도 고마워~~!!!!! ...앗 잠깐!! 후미카가 그렇게 다니는 건 밤 시간대인데 상황을 밤이라고 설정해도 괜찮을까??? 아무래도 밤바다에서 수영하는 건 위험하니까... :3 수영하는 사람이니까 더더욱 숙지하고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오후의 햇살이 뒷목을 달군다. 산책을 겸하며 있을지 모르는 QR 코드를 찾아보지만. 구석구석 세밀하게 살피진 않는다. 그저 흐르듯 걸으며. 옆으로 보이는 것을 볼 뿐이다. 바람이 나무를 긁으며 지나면 여남은 벚꽃이 진다. 그에 후유키는 잠시 걸음을 멈추며, 제 위로 떨어지는 꽃잎들을 올려다본다. 바람에 실려 봄날이 지고 있구나. 그러다 날아가는 흰 종이를 본다. 살랑살랑 날던 종이는 화단에 피어있는 철쭉 사이에 내려앉고, 후유키는 다가가 손바닥 크기 보다 작은 종이를 줍는다. 뒤집어 보면. 역시나 QR 코드다. 어디에 붙어 있다가 바람을 타고 여기까지 날아왔을까. 주머니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지만, 스캔을 하는 방법을 또 까먹은지라. 한참을 멀뚱멀뚱 서있던 후유키는, 지나가는 널 보고선 다가와 앞에 선다. 그리고 난처하다는듯 웃으며 조심스럽게 네게 말을 걸어온다.
>>573 앗, 그렇네. 아니면 바다 근처에서 수영부 합숙이 있었는데, 밤바다 보러 나갔다가 사람이 물 위에 있는 것을 보고 위급 상황을 착각했을 수 있으니까 주변 구조함에서 구조 물품 들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거나~? 물론 뛰어들기 전에 신고를 하는 게 첫번째이긴 한데, 사람이 빠진 게 아니라 신고하는 것도 이상하고 확인차 물속에 들어간 걸로?
요조라는 코드 찍는 걸 몇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20점이 됐다. 하지만 마이너스 포인트도 있으니 한방에 바닥을 치는 것도 왠지 농담은 아닐 것 같다. 기껏 올린 점수가 한번에 날아가면 무슨 기분일까. 요조라는 자신이 이벤트에 적극적인 건 아니지만, 별로 알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볼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운동장 쪽으로 나가 바깥 바람을 쐰다. 나온 김에 기지개를 켜 자느라 굳은 몸도 풀어준다. 곧 다시 누울거긴 하지만, 그래도 틈틈히 풀어주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니까. 내친김에 잠깐 걸을까 하고 교정을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꽃은 다 지고 푸릇푸릇해지는 교정은 곧 더운 열기로 가득 채워지겠-
"오..."
나뭇가지 끄트머리에 걸린 종이조각은 분명 코드였다. 요조라를 냉큼 다가가 발돋움까지 해가며 종이를 빼냈다. 얼른 찍고 들어가서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