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 고양이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이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허나 그 고양이들이 너무 학교 안을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할 일 중 하나였기에 아키라는 일단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 학생회실 밖으로 나섰다. 일단 가장 많이 목격되는 장소인 뒷뜰로 가니 자연히 고양이 세 마리가 모여있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검은색, 하얀색, 주황색. 아마 저 세 마리만이 아니라 좀 더 있겠거니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봤으나 당장 더 보이는 고양이는 없었다.
아무튼 문제는 이 고양이들이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들에겐 꽤 위험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개 알레르기도 그렇지만 고양이 알레르기도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위험하지 않던가. 그렇기에 아키라는 이 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
가장 무난한 곳은 역시 체육창고 옆이었다. 거기라면 평소에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설사 학교 내부에 고양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알레르기 환자들이 피해가기엔 딱 좋은 위치였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일단 고양이를 옮기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고 그 중 하얀색 고양이를 잡으려고 했다.
순순히 잡힐지, 아니면 피해갈지는 알 수 없었으나 시도를 하지 않으면 그 결과도 알 수 없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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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 1 2. = 2 1.고양이는 순순히 잡혔다 2.야옹야옹 펀치! 아키라는 .dice 1 100. = 13 의 데미지를 입었다.
아키라는 방금 고양이에게 펀치를 맞은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봤다. 뭔가, 뭔가 일어났는데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어 멍한 상태인 탓이었다. 그러나 이내 고양이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방금 전에 잡으려고 한 하얀색 고양이를 아키라는 안경알 너머로 가만히 바라봤다. 꽤 성깔 있네. 이 녀석.
하지만 비극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 반인 엔이 자신을 부른 후, 고양이를 잡으려고 하다가 냥냥펀치를 당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키라는 절로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는 탓이었다. 아니. 저거 괜찮은건가? 저거? 그런 생각을 하며 아키라는 조용히 안경을 올린 후에 그의 말에 대답했다.
"네. 아직 하교하지 않으셨나요? 토와 씨. 아무튼 고양이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체육창고 옆으로 서식지를 옮기려고 해서 일단 옮기려고 하는데... 손 괜찮으세요?"
자신도 자신이지만 엔도 냥냥펀치를 맞고 말지 않았던가. 저거 꽤 아프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며 아키라는 살며시 다시 한 번 하얀색 고양이를 잡으려고 했을 것이다. 물론 잡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또 옮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일단은 옮겨야죠. 거기에 밥도 주고 물도 주고 하면 자연히 거기로 옮길지도 모르고."
적어도 지금 이 자리에 두기에는 역시 위험하다는 것이 바로 학생회장으로서의 판단이었다. 학생들도 은근히 다니고 있고, 교사들도 많이 다니는 길로였다.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에게는 여러모로 곤란한 장소였으며 그렇다고 고양이를 무작정 쫓아내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애초에 이사장이 그것을 허락할 것 같지도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미리 준비한 박스에 고양이를 한 마리 집어넣은 후에 다른 고양이 두 마리를 바라봤다.
"그럼 이제 이 남은 두 마리도 옮겨야겠어요. 자. 이리 온."
이어 아키라가 손을 뻗은 것은 다름 아닌 검은색 고양이 쪽이었다. 그 검은색 고양이도 잡는데 성공하면 바로 상자에 집어넣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고양이 세 마리를 다 옮기면 이후엔 학생회 멤버에게 연락을 해서 먹을 것과 물그릇을 가지로 오라고 시키면 될 일이었다.
"자. 얌전히 있어줄래? 착하지? 잡아먹는 거 아니야. 우쭈주."
나름대로 그렇게 고양이를 달래주려고 하면서 아키라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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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 1 3. = 2 1.그리고 고양이는 잡혀줬다. 2.아니. 냥냥펀치의 위력은 대단했다. 아키라는 .dice 1 100. = 13의 데미지를 입었다. 3.상자 안에 있던 냥냥이의 박스 브레이크다냥!
자신은 물론이고 엔까지 또 다시 냥냥펀치에 맞자 아키라의 눈의 빛이 아주 약하게 사그러들었다. 대체 이 고양이는 뭔데 이렇게까지 저항을 하는거야?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어 아키라는 살며시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고양이가 여기서 집착을 할 만한 그런 것은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냥 단순히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 일단 엔부터 걱정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잘 지내는 것도 잘 지내는 거지만 토와 씨. 정말로 괜찮은 거 맞는거죠?"
자신만이 아니라 그 역시 펀치 공격을 맞아버렸으니, 그것도 두 번 연속으로 맞아버렸으니 역시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아키라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한편, 도저히 지금 이 상황을 그냥 간과할 순 없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확김에 기습을 하듯, 고양이를 잡아서 상자에 넣으려고 했다. 타깃은 당연히 방금 전에 자신에게 냥냥펀치를 날린 검은색 고양이였다.
"자꾸 말 안 들으면 못 써요~ 자꾸 그러면 못 된 고양이 신이 잡아먹어요~"
그래도 표정을 애써 관리하며 달래듯이, 혹은 위협을 하듯이 그렇게 흥얼거리면서 아키라는 검은색 고양이에게 살며시 닿았다. 그리고 단번에 집어올려 상자로 옮길 생각이었다.
"자~ 자~ 착하지? 아주 좋은 곳으로 모셔다 드릴테니까 얌전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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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 1 3. = 2 1.그리고 고양이는 정말로 잡혀줬다. 2.이상하고 거대한 인간이 나를 협박한다. 냥냥펀치 X2배!! 아키라는 .dice 1 100. = 83 x2의 데미지를 입었다. 3.히익?! 난 여길 빠져나가야겠어! 상자에서 탈출한 잊혀진 고양이
그야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지금 두 발 연속으로 맞았으나 엔은 또 한 발을 맞으면서 지금 연속으로 계속 얻어맞고만 있지 않은가. 대체 이 고양이들. 왜 이리 저항을 하는 것인지. 그렇게 인간의 손이 싫은 것일까. 하지만 숨거나 도망치는게 아닌 것을 보면 인간을 마냥 경계하는 것은 또 아니었다. 그냥 단순히 자신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이 싫은 것일까. 아키라의 생각이 절로 복잡해졌다. 일단 한 마리를 잡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엔의 물음에 이어 대답했다.
"아. 네. 이번 학기에서 친하지 않은 이들이 조금 더 알아가면서 친해지길 바라면서 말이에요. 그러고 보니 토와 씨도 신청을 했었죠. 활동 안 들키게 잘하길 바랄게요. 그래도 조금 아쉽긴 하네요. 저는 못하니까."
아무래도 준비한 사람으로서, 정확히는 학생회 멤버 전원이 이번 마니또에서는 불참하게 되었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학생회의 숙명이라면 숙명이었다. 나중에 학생회 멤버들끼리 선물이라도 교환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일단 엔을 바라보며 한 가지를 제안했다.
"그렇다면 토와 씨. 여기서는 둘이 동시에 공격해보도록 하죠. 각각 한마리씩 말이에요. 그러면 고양이도 당황할지도 몰라요."
이어 아키라는 하나, 둘, 셋! 을 외치며 단번에 예고없이 방금 자신이 잡으려고 한 검은색 고양이를 향해 팔을 내밀었다. 물론 고양이의 시선은 쭉 아키라를 향해있었으니 도망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애초에 그냥 가볍게 즐기자는 느낌으로 만든 것이 아니었던가. 그렇기에 아키라는 들킨다고 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것은 분명하게 했다. 물론 원래는 들키면 안된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짖 철저하게 할 이유는 없었기에 더더욱. 아무튼 이후에 또 하게 된다면 그때는 가능할까? 라는 물음에 대해서 아키라는 잠시 생각하다 쓰게 웃으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학생회에서 하는 거라면 역시 저는 그때도 못하지 않을까요? 누군가가 대신 한다면 모를까. 하지만 괜찮아요. 학생회장으로서 모두가 즐거워한다면 그 정도야."
정말로 괜찮다는 듯, 그렇게 태연하게 웃어보이며 아키라는 막 잡혀있는 검은색 고양이를 바라봤다. 겨우 또 한 마리를 잡았다는 것에 만족하며 그는 이제 남은 주황색 고양이를 바라봤다. 이제 저것만 잡으면 이 고생도 끝이었으나 과연 잡혀줄지는 또 알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일단 검은색 고양이는 상자에 넣어주세요. 저건 제가 잡을테니까요."
이어 기회를 엿보듯 아키라는 가만히 주황색 고양이를 바라봤고, 도망치지 않는 주황색 고양이 역시 아키라를 바라봤다. 이어 아키라는 정말로 빠르게 주황색 고양이를 향해 몸을 던졌고 주황색 고양이는 그에 대응하듯, 아키라를 향해서 달려들듯 질주했다. 숨막히는 순간 속에서 누가 이길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설사 신이라고 하더라도.
"좀 잡혀라!!"
그 와중에 아키라의 목소리가 제법 크게 그 장소에 울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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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 1 2. = 1 1.드디어 아키라 승! 2.아직 날 잡으려면 100년은 이르다냥. 아키라의 뺨을 살짝 할퀴기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