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고민이구나~! 맞아... 이미 사쿠라마츠리 하나 돌리고 있는 중이고, 이벤트 아닌 일상도 하나 돌리는 중이니까..... 삼멀티?! 가능한가?! 싶고.... 하지만 사쿠라마츠리는 한 번 더 해보고 싶고.... 하지만 아직 못 돌릴 참치도 있을텐데?! 하면서 고민의 굴레에 빠져가는 거야.... (⌒▽⌒)
그냥 주말인데 일상을 하나 돌리는 것으로! 사쿠라마츠리도 좋고, 아닌 것도 좋고! 그냥 평범한 일상 다른 일상 다 환영하는 느낌으로 그냥 살짝 일상 가능으로만 돌려놓을게요. 허나 이미 사쿠라마츠리는 여러 번 돌렸으니 꼭 돌려야한다. 그런 것은 아니기도 한만큼 스루하셔도 괜찮아요!
스카잔 안에 받쳐입은 것은 분명히 가미즈미 학원의 지정교복이고, 목에 맨 것도 2학년용의 푸른 리본이긴 하나, 명찰은 스카잔에 가려져서 알 수 없다. 가미즈미 고교에서의 2학년을 히키가 얼마나 활동적으로 보냈는지에 따라 신빙성이 달라지겠지만, 히키의 뇌리에는 작년에 이 여학생을 마주친 기억이 없다. 이 여학생, 시니카가 올해 2월 말경쯤에 이사를 와서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일찍이 전학수속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미즈미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방인이었다. 누구에게나 처음에 친절히 대해보는 것은, 어쩌면 이방인의 습성인지도 모르겠다. 시니카에게서 자신의 사정을 들어보기 전까지는 히키가 그 일을 알 수는 없겠지만.
"별말씀을."
지금으로서는 이 낯선 후배가 노점에서 사온 상그리아 두 잔으로, 구역에 시달리는 선배를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녀는 자신이 건넨 이 잔이 단순한 도움일 뿐만 아니라 신에게 올리는 공양이나 마찬가지라는 것도 모를 테고, 그러긴커녕 히키가 자신의 선배라는 것도 모를 것이다. 다만 방금의 앳되어도 소녀의 것은 아닌 나직하고 고요한 목소리로 소녀는 아니라는 사실만을 겨우 알아챘을까. 그러니 히키가 축복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어찌 알 것이며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어찌 알까. 굳이 그런 축복 없이도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손으로 충분히 망가졌는데.
"없어요."
그러니 뭔가 바라는 것이 있을 턱이 없다. 시니카는 히키의 행색을 한번 살펴볼 뿐이다. 혹시 아까 쏟아낸 게 튀지는 않았는가, 안색은 괜찮은가. 그러다 히키가 입에서 꺼낸 은혜라는 표현에 시니카는 히키를 가만히 바라보다 시선을 옆으로 피한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들리네요." 하며 귀밑머리를 한번 꼬다가, 시니카는 다시 말을 꺼냈다. "정 그러시면, 이 근처에 있는 맛집이라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오늘 점심을 걸렀는데 야미나베가 생각보다 별로라."
......'인상이 좋으셔서요' 같은 말로 대답해야만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탓일까. '영혼이 맑으세요' 라든가. 사이비인지는 몰라도, 고사기에조차 적히지 않은 작은 신인 것만은 확실하다. 아마노이와토 전설과 그다지 깊은 연관으로 묶였는데도 줄곧 다른 기록에나 실렸지 않은가.
그렇더라도, 지닌 바 신위에는 한 점 부끄럼 없다.
"글쎄, 무릇 꿈이란 추상적이잖아? 만져지지 않으니 닿고 싶고, 그리 좇는 일을 각별하다고 사람은 이르고..."
뒷짐 그대로 쇼에게 몸을 기울였다.
"관망하노라면, 알게 되는 것은 별일도 아니야. 그리고 너, 간단하지 않은 얼굴 하고 있었거든."
이것 봐, 지금도- 하며 손을 앞으로 뻗더니 손마디로 살짝 뺨을 건드려 보려 했다. 사심이니 뭐니 따질 것도 없이, 감정도 뭣도 담기지 않은 깨끗한 손길이다. 뒤집어서 손바닥은 바깥, 손등이 뺨으로 향한 모양이었는데, 건드리는 데 탈이 없었다면 자개 같은 손톱이 뺨에 닿을락 말락 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녀는 깨끗하게 손을 거두며 몸을 바로 했다. 오래 안 사이처럼 가까이 말하는데, 그럼에도 본성처럼 낯에 깔린 권태는 짙기 그지없어 보기에 기이하기마저 하다.
"오히려 사람 물건 빼앗고 다 죽이고 재앙을 일으키는 것만 하다 보면 벚꽃잎을 팔랑팔랑 내리는 게 힘들지 않을까요?"
안 해봐서 모르는 주제에 무책임한 소년의 말이다. 벚꽃의 아름다움을 보러 온 사람들 앞에서 벚꽃잎 팔랑팔랑 내리기를 시도하다가 힘조절 실패해서 벚꽃잎 대폭발을 날리는 것보다는 시도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 마츠리의 사람들 중에 섞여든 신 중에 하나쯤은 그런 식으로 신력을 살짝 남용한 신이 있을지도 모른다.
"으음─ 아마 보면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신은 신의 천의 기운을 알아볼 수 있으니 아마 그러하겠지만, 모르는 입장에서 듣기엔 애매한 말이다. 소년은 토와의 가벼운 표정을 바라보다 머리 위의 벚꽃잎에 시선을 빼앗기다가 한 마디 한다. / "신 보고 싶었어요?"
"소원이라고 거창한 걸 바랄 필요는 없잖아요? 뭔가 즐거운 일이 생기면 좋겠다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빌고, 즐거운 일이 생기면 팔찌 덕이려니, 나쁜 일이 생기면 다음엔 팔찌의 힘으로 즐거운 일을 겪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고.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실망할 일도 없고요!"
살면서 어떻게 좋거나 나쁜 일만 겪을까. 대부분 나쁜 일도 좋은 일도 일어나지만 나쁜 일을 더 길게 기억할 뿐. 그렇다면 좋은 일을 더 오래 기억할 수단을 쓰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말이지만, 소년은 팔찌를 차고 불행만 겪게 된다는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하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가 많은 현실과 다르게 현실을 100% 구현할 수 없는 게임은 게임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정해진 목표를 빠르게 찾는 게 중요한 거겠죠."
별 중요하지 않은 잠깐의 화제로 시작된 이야기를 받아주는 토와의 말을 들으며 소년은 그런 것이 선배의 삶에도 적용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게임과 시험은 형태가 비슷하니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찾는다던가.
"세제거품? 으음... 맞아요. 냄비를 태워버릴 수도 있죠. 역시 이런 건 사먹는 게 편해요─." / 라고 남이 만들어준 요리를 먹는 쪽을 더 좋아하는 소년은 별 생각 없이 중얼거린다. 침묵하는 시선은 잘 모르는 듯 지나친다.
"아, 같이 들고 먹는 걸 먹어도 먹는 시간이 안 맞는 거군요..."
소년은 실망과 아쉬움에 의식을 빼앗겨 잠깐 발끝을 쳐다보다, 미타라시 당고와 야키소바 굽는 모습을 구경 가자는 말에 아직 시무룩해하면 좋은지 이제 즐거워해도 좋은지 헤매면서도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냄새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며 조금 빠른 걸음으로 앞서갔다가 멈췄다가 뒤쳐지면 또 빠른 걸음으로 앞서고, 반복해서 노점을 향하려 한다.
"이 냄새는 언제 맡아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말로 설명하기는 뭐하지만 끓이는 듯 태우는 듯 소스가 졸아들면서 조금 더 맛있는 냄새로 바뀌고... 정말, 링고아메 들고 있는데도 또 먹을 걸 사고 싶어져요! 그리고 넓은 철판 위에 뒤집개 두 개로 파도처럼 야키소바를 굽는 퍼포먼스도 대단해! 포장해서라도 사갈까요?"
기분전환이 빨라 가라앉을 틈이 없는 소년은 말소리를 들었는지 야키소바를 철판 한쪽에 몰았다 넓게 펼치면서 그 위로 흩뿌리듯 소스를 뿌리는 팬서비스를 보고 와─ 하는 관중의 환호성에 섞여 탄성을 지른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말한다. 괜히 비밀이라도 얘기하는 듯 간신히 들릴 음량으로. / "누구는 축제에 오면 거기의 노점 야키소바는 꼭 먹어봐야 한다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선배도 야키소바는 필수라고 생각하시는 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