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잖아 미카쨩- 응응, 그거야 그거. 있지, 사진만 보내주고 끝내긴 싫은데- 나중에 계속 말 걸어도 돼? 그치만 싫으면 미리 말해줘. 싫은 거 숨기고 읽씹하거나 안 읽씹하거나 무시하면 정말 슬플테니까... 그럴 거라면 미리 거절 당하는 게 나아."
통신에서의 관계라고 하면 시이와 후미카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매일매일 빼곡히 안부를 묻는 애정결핍과 문물에 익숙지 못한 느긋한 인간상이라면, 불만은 누적되다 폭발하게 된다. 그건 전적으로 시이의 책임이 된다. 그래서 시이는 거절해달라고 말한다. 가슴이 잠시 서늘해지더라도 그건 잠깐이니까.
귀와 눈을 막고 다시 누군가의 온정에 기대면 금방 잊혀질 것이다. 기대다가 켜켜이 쌓이는 실망 쪽이 더욱 괴롭다.
"......."
잠시간의 정적.
"이런 침울한 이야기는 하지 말자! 봐, 벌써 해가 져가고 있는걸. 곧 일몰이 될 거야- 그보다 축제를 즐기고 싶어. 밤벚꽃도 물론 예쁘지만, 언제까지고 이곳에 앉아있을 수만은 없는걸. 긴교스쿠이하러 갈까, 미카쨩? 물고기에 관련된 신이라면 역시 긴교스쿠이가 특기일 테니까-"
또 즐거운 일로 회피하러 가는 거야. 그게 즐거우니까. 이상한 머리를 보지 않아도 되니까.
힘없는 대꾸를 보면서도 변함 없는 낯으로 에니시는 대답한다. 몹시나 구원하고 낡은 특기라 볼 수 있음으로, 만성에 가까운 권태는 이로부터 비롯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틈새에서 신묘한 눈을 가져 만물을 관망하기로 된 신은, 변덕과도 같이 하계에 내려와 지금까지도 사람 사이에 있다......
"그래서 내비춰지는 것, 싫어?"
살며시 동풍이 끼치자 흔들리는 꽃잎의 비가 나릿나릿 내린다. 에니시는 다시 뒷짐을 져버린 채로 절경을 올려다보았다. 벚나무에 깃든 신 앞에서 이런저런 모습 다 보이고 마는구나. 좀 봐주었으면 한다, 그야 중개자이자, 작지만 지극히 오래된 신인걸. 그러니까 한 묵은 노인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입을 가리며 크게 하품했다. 언뜻 고양이를 닮은 행동이다.
"으응... 아니. 몸소 관망하려고 왔지. 소원 비는 것은 나의 할 일이 아니야."
따분한 낯으로도, 대답에는 무엇인지 모를 중심이 똑바로 서 있다. 기둥이 떡하니 버티는 분위기. 그저 올곧게, 굽이치는 일 없이.
41 사람_많은_곳에서_넘어졌을_때_자캐의_반응 정말로 태연하게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난 후에 옷을 가볍게 탁탁 털 거예요. 그 이후에 숨을 약하게 내쉰 후에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가는 것 같지만 그 속도는 아마 평소의 속보다 약 2.5배 정도 더 빠를테고 눈동자는 크게 흔들리고 있을거고, 다른 곳은 안 보고 그저 전방만 보고 있을 거고 누가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고 부르면 부를수록 더욱 발속도가 빨라져요. 물론 다음 날이 되면 싱긋 웃으면서 잘못 본 거 아니냐고 우기는 아키라의 모습도 볼 수 있겠지요!
107 자캐가_가장_후회하는_것 조금 더 자신이 그때 그 순간, 확실하게 잡아두지 못했다는 것. 역시 그것이 될 것 같네요. 시리어스 한 것을 제외하면 보고 싶었던 영화를 4DX로 보려고 했지만 뭔가 큰 시내까지 나가기 조금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그만 내려가버린 적이 있었는데 역시 그것이 아닐까 하고!
393 자캐는_익숙한걸좋아하는편_vs_새로운걸좋아하는편 아무래도 익숙한 것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새로운 것을 싫어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익숙한 것에 조금 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껴요.
시미즈 아키라,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
시기는 아직 봄이지만 꽃샘추위라도 되는건지 날이 제법 추웠다. 그럼에도 부실의 문을 열어놓는것은 환기를 위함. 사람이 얼마 사용하지 않는 이 장소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환기는 꾸준히 해 줘야했다. 그만큼 먼지가 쌓이기도 쉽고 공기도 정체되기 마련. 손님없이 조용한 부실에서 혼자 조용히 자리에 앉아 하품을 하며 밖을 바라보았다. 그나마 볼 거리가 있는것은 부실 앞에 있는 벚꽃나무. 꽃은 지면 그대로 쓰레기가 되지만 그 쓰레기는 밖에서나 쌓이지 부실 안으로 침범하지 않기에 그걸 치울 이유는 없다.
"크크크. 쓰레기가 지상에서 썩어가는구나."
너무나 심심한 나머지 20세기 말에서나 나올법한 악역의 대사를 하며 하늘에서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을 그저 맹하니 바라보았다. 잘 생각해보면 이것도 일종의 꽃놀이가 아닐까? 비록 혼자에, 먹을 음식이라곤 대량 구매해 놓은 맛없는 인기없는 과자들과 플라스틱 병에 들어있는 녹차 뿐이라지만.
"하지만 네놈이 날뛰는것도 앞으로 수 일.. 하늘에 신의 위광이 드높아질때가 기대되는구나."
햇빛이 아파지는 여름이되면 이 아름다움 쓰레기를 보지 못하는것도 조금은 아쉽다고 생각하며 짧은 한숨을 쉬었다. 만약 이것이 하나의 이야기라면 분명 권태감에 찌들은 한 등장인물이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위한 프롤로그가 아닐까. 하지만 아쉬워라, 세상은 그렇게 잘 분별된 이야기처럼 진행되지는 않는 법이다.
507 자캐의_학창시절_생활기록부_종합의견란에는_어떤_말이_적혀_있을까 (1학년 기준) (전략)타고난 성격은 선량한 듯하며 웃사람에게 예의바르나, 자기 주관이 지나치게 확고하여 타협하지 않는다. 대인관계에 소극적이며, 수업 시간에 산만한 모습을 보임. 교우관계가 바람직하지 못하며, 자신의 주관을 위해 학생이 지켜야 할 풍기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까지 불사하므로 관리 감독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후략) (대충 생기부 조졌다는 말) 314 어찌할_수_없는_이별을_앞둔_자캐는_결국엔_받아들인다_vs_끝까지_부정한다 자꾸 시니카 뼈 때리는 질문이 나오는데.. 시니카는 포기하거나 체념하고 납득하는 것에 익숙하니까 당연히 전자. 겉보기로는 그래. 276 자캐는_뜨개질을_할_줄_아는가 전혀 하지 못해. 뜨개질 같은 섬세한 일은 특기가 아니라서 말이지 <:3 시니카, 이야기해주세요! #shindanmaker #자캐썰주세요 https://kr.shindanmaker.com/109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