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소원은.. 한번쯤 잠옷 파티 같은걸 해보고 싶어요. 프로레슬링 관련 소원들을 생각해봤지만, 프로레슬링은 너무 뭐랄까 저랑 관련이 있으면서도 없으니 좀 더 직접적이고 와닿는 소원이 좋을 것 같아서요. 어쨌든, 한번 생각해주세요. -이타니 아미카
2.4DX 영화관이 가미즈미 마을에 들어오게 해주세요!!
3.새 그림이 무사히 완성되게 해주세요.
4.온누리에 평화를,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행복은 되도록 찾아오지 않기를. 카나가시마 렌코
5.올 해, 저와 주변 사람들 모두 건강하고, 이번 시합에서 좋은 기록 나올 수 있게 해주세요.
6.방이 더러워지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으면 좋겠어요.
7.만인에게 지복을.
8.벚꽃을 좋아하는 만큼의 꽃잎 하나씩 학교에 자장자장 타임이 생기게 해줘!
9.천지사방 봄꽃이 작년보다 더 화사하게 피었으면.
10.안녕하세요, 벚꽃나무의 신님! 가미즈미 고등학교 2학년 B반의 야사이 카즈네라고 합니다! 그렇게 큰 일은 아니어도 좋지만, 학교의 모두들에게 놀랍거나, 재밌거나, 아무튼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면 좋겠네요. 꼭 모두 즐거울 만한 일이라면 좋고요. 스릴이 좀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너무 많으면 아니어도 돼요!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사쿠라마츠리 때 신님도 즐거우셨길 바라요.
" 난 읽씹같은거 안해~ 일단 봤다면 답장하려고 노력하고 전화도 진~~~짜 바쁜거 아닌 이상에야 받으려고 노력하니까 걱정할 거 없다! "
농담이라는 말에도 스즈는 '남친 없으니까 안심해~' 하고 말하며 응수했다. 실제로도 스즈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면 누가 되었던 가능한한 빠르게 연락하고 답장하려 했다. 그게 누구라도 자신이 애써 보낸 연락이 무시당했다면 슬플테니까. 그게 자기 자신이어도 슬플 테니까. 응. 슬플테니까. 늦었다면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했고 그게 아니라면, 빠르게 답하려고 노력했다.
" 키링 귀여워~ "
스즈는 스마트폰을 받아들곤 키링을 톡톡 건드려보았다. 깔끔하기 이를 데 없는 스마트폰은 SNS가 간신히 깔려있었다. 이런 물건은 주인의 취향과 성격을 잔뜩 닮는다는데 혹시 그런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스즈는 자신의 번호를 찍고 통화를 눌렀다. 좋아하는 노래를 벨소리로 지정해두었다. 자신의 스마트폰이 울리고 번호를 저장하려던 스즈는 무언가 고민하는 듯 했다.
" 음.. 흐으으음.. 뭐라고 저장할까.. 음... 그래! 시-쨩으로! "
싱글싱글 웃으며 저장을 마친 스즈는 미소를 지어서인지 살짝 따끔한 입술에 읏, 하고 살짝 인상을 구겼다. 이렇게 또 연락처에 한 명이 늘었다. 친구가 한 명 늘었다. 스즈는 무엇이 그리 뿌듯한지 잠시간 스마트폰 액정을 바라보다가 등을 젖혀 소파에 기대곤 고개를 살짝 돌려 시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 나도 아무때나 연락 받아줄테니까 시-쨩도 약속해. 나 잊어버리지 않기로 "
빨갛게 물들어가는 석양빛과 집. 연한 분홍색의 색조화장과 염색해서 밝게 빛나는 머리. 그와 반대로 착 가라앉았지만 적당히 포인트가 있어보이는 검은색 후드티와 방울이 달린 초커. 귀걸이와 이어진 체인. 마지막으로 이히히- 하고 옅게 웃고있는 살짝 터진 입술과 살짝 말라붙은 피. 그 모습 그대로 스즈는 자신을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진처럼 네 마음속에 남기라는 듯 가만히 바라보다가 금세 화제를 전환했다.
" 으음- 슬슬 배고프네~ 힘을 잔뜩 써서 그런가봐. 나중에 디저트 카페라도 같이 갈래? 내가 좋은 데 많이 알고있어~ 파르페 좋아하니? 소르베는 좋아해? 버블티! 버블티는 좋아해? 난 버블티 진~짜 좋아하거든~ "
"흐흥, 이 포즈의 의미는 말이야~ 기분 나쁜 오타쿠가 춘리 코스프레를 한 귀여운 여자아이에게 퇴짜맞는 사진의 패러디인데- 그냥 유명해서 해보구 싶었어. 미카쨩같이 뭐랄까, 덤덤한 사람 말고는 너무 상냥해서 금방 하트를 만들어주지 뭐야. 난 그런 거 하고 싶은 게 아닌데-"
사진을 보면, 약간 의구심이 남아있지만 하라니까 일단 하는, 덤덤한 얼굴의 후미카와 진심 하트중인 시이가 보인다. 이 갭이 더욱 반쪽짜리 하트를 절망스럽게 만들어서, 시이는 도리어 기분이 좋아졌다. 계획적으로 찍은 사진은 이게 처음이야, 하고.
시이는 벅차오르는 얼굴로 한껏 웃으면서 후미카를 꼬옥 껴안았다. 마구 볼을 부벼대는 모습은 둘이 만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어색해보일 정도다.
"역시 미카쨩 제일 좋아- 내 소원을 들어줬잖아, 역시 미카쨩은 천사인거네. 날개는 없지만-"
꼬오옥, 한 번 세게 끌어안고 나서야 시이는 두르고 있던 팔을 풀었다. 마음같아서는 이렇게 자그맣고 품에 쏙 들어오는 아이를 계속 껴안고 있고 싶지만...
>>606 하... 좋다........... 나 사실 스즈 친구 위해서 싸우고 아무튼 그러는 거 보고 짱설렜잖아 하...... 내 마음속 이치고.. .등장... (이딴말) 아무튼 혹시 원하는 상황 있을까~? 축제 즐기는 것도 좋고 벚꽃 구경한다고 도시락 까먹는 것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