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을 구상한 시나리오를 한번에 박살내버린 손님을 보내고 이제는 손님이 보이지 않겠다 싶어 부스를 정리하고 이제야 끝이구나 싶어 안심하며 알맞게 배합한 녹차사이다(?) 를 마시던 때, 볼을 부풀려 아키소바를 먹는, 길거리의 야생무녀를 발견했다. 평소라면 당연히
3. 도망친다.
를 선택했을테지만 아직 전부 철거하지 못한 부스를 방치하고 도망칠 수도 없었으니 그저 우악스럽게 야키소바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무녀는 양반다리로 앉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건만, 너무 자연스럽게 앉은 그녀를 보며 얼굴을 찡그리다 그 야생무녀를 향해 의자를 건냈다.
"옷이 더러워질거야."
날카로운 눈과 짤랑거리는 방울소리가 영락없이 방울을 단 고양이라 생각하며 네 몸이 불편한건 상관없지만 길거리에는 사람이 앉으면 안될 뿐 더러 옷이 더러워지는건 볼 수 없다는 듯 냉랭한 어투로 야생무녀를 향해 말을 걸었다.
321 가지고있는 신발의 종류와 개수는? 마사히로 : 의외로 검소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마사히로 : 다섯켤레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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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야 마사히로,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안돼!』 "안돼요." 평소와 다른 단호한 목소리였다. 손에 닿은 감각은 이렇게나 다를 것이 없었는데, 무엇도 느낄 수 없던 그 눈동자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처럼. 그래 아주 조금만 있으면─ "─그야, 당신이 다치기라도 하면 안되지 않나요?" 그래, 그녀는 평소와 같은 웃음을 지었다. 마치 죽은 개구리와 같이─ 아름답고도, 독하게.
2. 『고독해』 "그야, 괴로워요."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신관장아주머니 역시 이런 일은 처음이었던 것인지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서 커진 눈으로 그녀를 쳐다볼 뿐 아무런 말을 하려고 하지는 못했다. "제 입으로 말하는건─ 솔직히 자랑스럽기 때문에 괜찮지만, 저는 아름다운 존재. 때로는 고독할 수 밖에 없는 거지요." "네? 뭔가요? 어떻게 된건가요 그 표정들─ 마치 이럴 줄 알았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서."
3. 『널 축복할게』 "앞으로는 괴로운 길이겠네요. 네, 분명. 전부 버리지도 않았을테니─" 그녀의 손이, 천천히 나의 머리에 닿았다. "당신의 앞날이 화사했으면 하네요. 소란도 평온도 모두 한때의 연, 살아서 겪는 모든 일을 겪고나면─" "그때는 제가 당신을 찾아가도록 할까요."
1. 『좋아』 "네, 저도 좋아한답니다? 하지만 분명 이 좋아한다는 말은─ 제가 찾던 그 아름다운 사랑은 아니겠네요"
2.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아하하하하!!! 재미있는 말을 하시네요~ 그야 있어도 의미는 없지 않나요? 의외로 가까이에 그것도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있을지도 모른다구요?"
3.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신의 존재는 믿으면서 자신의 계획엔 확신이 없나요?" 그녀는 그렇게 말한 뒤 오른 손을 들어 들고 있던 벚꽃 가지를 나에게 들이 밀었다. "─시련을 넘었기에 단련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 이룰 수 없는 꿈은 없답니다. 필요가 없는 고통은, 단 하나도 없어요. 적어도 제가 보는 이들에 한해서." 어째서일까. 그렇게 말하고 있는 그녀는 "신은 넘어 설 수 있는 시련만을 준비했으니까요─" 기분나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 세 가지 입니다! 열심히 해주세요! #shindanmaker #당신의_대사 https://kr.shindanmaker.com/893746
"이 땅에는 지와 천의 기운이 모이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생명이 싹틀 자리가 없구나." "그렇다면 내 이 땅에 자비를 베풀어 생명의 근원을 줄 지어니." "너희는 내가 준 이 근원을 영원히 지키고 스스로 너희들의 내일을 만들도록 하라." "그것이 내가 이 땅에 자비를 베푸는 조건이고 너희와의 맹세일지니..." "그 맹세가 깨지지 않는 한, 이 땅에서 생명이 끊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166 하나비마츠리 배경이면 괜찮아 >:3 다믄 이제 선택기가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하나비마츠리의 시끄러운 소리 좀 피하려 일부러 외할아버지께 심부름을 받아서 외할아버지 친구분 댁에 갔다가 산길로 올라온 시니카가 길을 잃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야미나베 이벤트 직후 시점으로 사람의 모습을 한 히키와 마주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야미나베 이벤트 직후 시점으로 남은 술을 가지고 집에 가려던 시니카가 조금이라도 시끄러운 소릴 피하고자 산길로 올랐다가 본모습을 드러낸 히키를 마주치는 것이고 이렇게인데 어느 것이 좋은지..! 다만 시니카주가 어제 불의의 밤샘을 한 바람에 기력 잔량이 얼마 안 남은고로.. 1핑퐁쯤 뒤에 리타이어 및 킵이 예상되는 바인데 괜찮을까 <:3
>>168 세월이 쌓이면서 같이 퇴적된 다면적 면모가... 보이는 것 같아 :3
>>169 그림은 안 받아도 되니 요조라가 그림 그리는 광경도 보고 싶다 :3
>>170 이... 이게 이사장님? 옆자리에 앉으면 그냥 동급생인 줄 알 것 같은데 시니카는 >:3?! 진짜 옆자리의 신님인데!?
우물우물 꿀꺽. 한번에 들어간 야키소바가 만화적인 연출처럼 꿀꺽, 그렇게 넘어가버린다. 역시 만화 연출처럼 꾹 감았다가 넘김과 동시에 뜬 눈은 덤이다.
다시 젓가락을 휘휘 돌리는데 옷이 더러워질 거야, 하며 건네지는 의자. 신이 가진 틈새의 눈으로 온 축제를 관망하듯 현실과 동떨어졌던 낯이 현실로 돌아온 듯이 새까만 눈을 깜박, 한번 감았다 뜬다. 옷이 바닥에 닿아 더러워지거나 하는 일은 에니시에게 중요하지 않다. 정확하게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쪽이니 동작이 우아함 한 점 없이 거침 없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 소녀에게 의자를 내민 자는 동반의 구면.
젓가락 끝이 입가에 톡 얹어졌고, 에니시는 눈을 치떴다. 그러나 관심에 반가운 것도, 참견에 떨떠름한 것도 아닌 완벽한 무감각의 형태다. 사람의 얼굴에서 감정을 싹 지워가 껍데기만 남기면 분명 이와 같을 테지. 그저 만성에 가까운 권태만이 엷게 그려져 있다.
"...알았어."
담담히 일어서고 의자를 받아 질질 끌어 여전히 다소곳함 찾아볼 수 없이 털썩 앉아버렸다. 짤랑 소리. 백옥으로 깎은 듯한 소녀가 그런 식이니 대체 무엇이 이보다 괴이할까. 자연스럽게도 부스 내로 들어와 테츠야와 마주보는 식으로 앉은 에니시는 야키소바를 마저 돌돌 말다가 물었는데, 이 역시도 정서는 담기지 않은 성했다.
잘 모르는 사이에서 너무 편하게 대하는 것도 상대한텐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 소년은 군 호칭에 만족했다. 그리고 벚꽃잎이 떨어지는 걸 시선과 검지손가락으로 쫓으며 / "떨어지네요~." / 라고, 사소한 걸 보고하기도 한다.
"음, 안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진을 찍는다는 건, 남들 앞에 내보일 만한 작품으로 만든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소년은 애매한 말에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어쩌면 그리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어서 보여주는 풍경 사진을 오오오오, 힘 싣지 않은 느긋한 감탄사를 흘리며 지켜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정말로 보고 싶을 뿐이었던 것 같다."
"양이 문제였던 건가요~ 음, 링고아메는 나눠 먹기 좋은 것도 아니고, 키도 제가 작아서 그냥 들고 있으면 토와 선배님이 고개를 숙여야 하니, 그건 확실히 보기 안 좋겠네요."
확실히 납득하지만 바람이 안 통했다는 것에 실망했는지 검지손가락의 두 끝을 맞대며 축 늘어뜨리는 소년이다. 하지만 기분전환은 또 얼마나 빠른지, 좋아하는 화제가 나오자마자 표정도 몸짓도 빠르게 변화한다. 느린 박자에서 빠른 박자로 변화하면 춤의 형식도 바뀌는 것과 같다. 얘기하고 있을 땐 가만히 서 있더니, 지금은 꽃잎더미 위에서 통통 뛰기를 반복한다. 신발 위로 올라온 꽃잎을 떨구기 위해 뛰고, 착지한 충격으로 날아오른 꽃잎이 다시 신발 위에 내려앉는 반복.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만 결과는 매번 다르다.
"있을 거에요! 분명 있을 거에요.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에든 가면 축제는 원하는 즐거움을 보여줄 거에요. 가끔은 아닐 수도 있지만 오늘은 확실해요. 오면서 금붕어 뜨기 노점은 봤었던 것 같거든요. 일정 갯수를 넘기면 금붕어 열쇠고리를 준다고 하는데 아무도 안 가져가서 쌓여 있더라고요." "예쁜데, 왜 그랬을까요." / 라고 센스가 부족한 소년이 말하다시피, 그 열쇠고리는 매우 기묘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눈 마주치면 묘하게 기분 나빠지는, 30% 정도 불쾌한 골짜기와 유사한 금붕어 열쇠고리...?
"아, 선배님. 저 좋은 생각이 났어요! 혹시 저랑 같이 다녀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진 찍고 난 다음에요. 같이 노점상을 들르거나 금붕어나 거북이를 뜨거나 하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 사진의 모델이 되어주셨으면 해요! 아, 혹시 같이 다니기로 한 분이 있거나 혼자 다니시는 쪽이 편할지도 모르겠지만, 혹시 가능하다면... 이란 걸로요. 왠지 엄청 마음에 드는 사진이 찍힐 것 같다는 예감이 들거든요."
라고 끝까지 말을 꺼내고 보니 별로 친하지 않은 관계에서 이것은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든 모양이다. 소년은 뒤로 묶은 푹신한 머리카락을 어깨 위로 앞으로 넘겨 목을 감싸고 만지작거린다. 베개로도 쓸 수 있을 듯한 풍성한 머리카락은 꽃잎에서 뒹구는 사이 붙은 모양인지 결 사이사이에 꽃잎이 박혀 있다.
멍하니 걷는것 같아도 사람들에 부딪히지 않고 잘 걷는 그녀를 보며 뒤에서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무엇을 하냐는 질문에 작은 한숨과 함께 나무와 꽃을 구경하고 있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이 시간에 여기까지 나와서 굳이 꽃과 나무를 구경할 이유가 무엇일까 했지만 그 의문은 금방 풀렸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구경을 하고 있다는 말에 나는 그녀에게 조금 더 가깝게 붙으며 말했다.
"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인가봐요. "
조금은 귀찮아하는 기색이 보였지만 그런걸로 물러날 내가 아니다. 눈치를 계속 살피곤 있었지만 귀찮아는 해도 엄청 싫어하는것 같지는 않았기에. 하지만 나무랑 꽃을 보던 요조라는 다시 가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나무를 살필 생각인건지 쌓여있는 꽃잎 위를 걸어가는 그녀의 어깨와 머리에는 이곳저곳에 떨어진 꽃잎들이 장식마냥 달라붙어 있었다.
" 음, 잠깐 실례할께요? "
웃는 모습으로 다가간 나는 조심스럽게 어깨와 머리에 붙어있는 꽃잎을 털어내주려고 했다. 쌓여있는 꽃잎이 썩 잘 어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쌓인 눈을 털어주는 것처럼. 최대한 터치하는 느낌은 나지 않게 조심스러운 손길로 꽃잎을 털어낸 나는 기왕 가까이 붙은거 바로 옆에서 걸으며 말했다.
" 밤하늘도 그려본적이 있나요? "
밤산책에서 만난 요조라라면 왠지 그랬을 것만 같았다. 개인적으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작품도 좋아하는 나는 밤하늘을 그린 그림을 유독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