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대로 요조라도 그리 깊게 들은 건 없었다. 조부모님은 알고 계셨을지도 모르지만 남매에게 얘기한 적은 없으셨으니. 다만 축복으로 시작된 마을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 역시 딱 조부모가 그것만 얘기해주신 때문이었다.
"믿어서, 손해는... 아닐테니... 조금은, 믿는 쪽으로... 해볼까요..."
요조라도 아키라의 말에 그 정도 대답을 내놓으며 속으로 그래볼까ㅡ 생각하는 것에 그쳤다. 나중에 천천히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며.
걸음을 멈춘 요조라가 사격 게임을 가리키며 한번 해도 되겠냐고 묻자 아키라는 얼마든지, 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조금 눈에 띄게 파아앗 하고 요조라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 역시 잠깐이었지만. 일행인 아키라가 동의했으니 요조라는 걸음을 돌려 사격 게임의 노점으로 걸어갔다. 어서옵셔 하는 노점상에게 고개를 꾸벅 숙인 요조라가 경품대의 한켠을 가리켰다.
"저거요..."
요조라가 가리킨 건 화구통이었다. 길쭉하게 생긴 통에 붓과 도화지 몇장 정도는 넣을 수 있는 그것 말이다. 통상은 검은색이지만 경품대에 있는 건 겉에 봄꽃들이 다양하게 그려져서 화려하고 고운 외관이었다. 달려있는 끈도 분홍색이라 더 예뻤다. 요조라는 저 화구통이 목표라 말하곤 손목에 걸고 있던 주머니가방에서 동전을 꺼내 노점상에게 건넸다. 긴 공기총과 코르크 탄을 다섯개 받아들고는 아키라를 힐끔 돌아보았다.
"그럼... 먼저,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요조라는 코르크 탄을 총구 끝에 꾹 눌러넣었다. 그리고 들어서 화구통을 조준하다가... 방아쇠를 당기자 팡 소리와 함께 탄이 날아갔다. 탄은 과연 목표를 맞췄을까?
150 어린_시절_자캐는_또래_사이에서_키가_큰_편이었다_vs_작은_편이었다 -어... 그러니까 아가거북이었을 때는 동년배 꼬부기들보다 덩치가 큰 편이었지...? 신이 된 후로도 젊었을 적에는 큰 키였어. 지금 모습이랑 비슷한 키였는데 그 시절에는 152cm 정도면 평균 이상이었으니까~ 그래서 미인이라는 느낌은 아니었지~(※그 시절에는 키가 작은 여성을 아름답게 여겼습니다)
360 자캐는_로또를_주기적으로_사는가 -이게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뇨 안 삽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하지만 로또의 확률 자체가 가망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본인은 태어날 때부터 극한의 생존경쟁을 뚫고 신까지 됐으니까 말이지.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해 :3
319 자캐는_외유내강_vs_외강내유_vs_외유내유_vs_외강내강 -외유내강을 넘어선 외유내기존쎄... •̀ᴗ•̀ 단순히 후미카가 감정에 무디기 때문만은 아니야. 감정적으로 가장 크게 흔들렸을 때도 중심을 잃지 않거든.
그러고 보니 스케치북을 들고 있었던가. 그리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화구통. 스케치북과 화구통을 묶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진 아키라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림 쪽에 관심이 많은 것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와 동시에 꽤 예쁜 화구통이라고 생각하며 확실히 저런 물건이라면 가지고 싶을만 하다고 생각하며 아키라는 마음 속으로 공감했다.
"그럼 저도 하나 부탁드릴게요."
그녀가 그런 것처럼 아키라 역시 돈을 꺼낸 후에 주인에게 내밀었다. 마찬가지로 코르크 탄을 다섯 개 받았고 그는 그녀가 먼저 쏘는 것을 기다렸다.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우선 그녀가 쏘는 것을 아키라는 가만히 바라봤다. 그리고 이런 게임이 다 그렇듯이 난이도가 꽤 어려운지 그녀가 쏜 것은 목표를 맞추지 못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모양이네요. 그러면 저도 한 발."
이어 아키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탄을 하나 집어든 후에 마찬가지로 화구통이 있는 곳을 겨냥했다. 딱히 경쟁할 생각은 없었고 뒤로 넘어간다면 그녀에게 기념으로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다른 것들을 노려보면 될 일이었다. 물론 애초에 이 탄알이 저곳에 맞는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신중하게 겨냥해서 쏘긴 했으나 조준이 잘못된 것일까. 탄알은 완전히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작게 칫. 소리를 내며 아키라는 표정을 살짝 찌푸렸다. 꼭 가져야 하는 물건은 아니었으나 살짝 빗나간 것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었다. 짜증이나 화를 내기보단 아쉬움의 혀를 차면서 아키라는 안경을 살며시 정리했다.
218 자캐는_미신을_믿는가 "믿는다 믿지 않는다, 라기보단 그냥 신경쓰지 않아. 그래서 둘 중에 고르라면 후자겠네." 53 자캐가_학생이라면_교실에서_주로_앉는_자리 "뒤쪽 그늘진 자리. 햇볕은 눈 따가워서 싫어." 347 소중한_사람에게_네가_싫어_라는_말을_들은_자캐는 "그러니. -그 동안 실례 많았어."
묻더니, 쉽게 포기하는 네 모습을 보고서 의문스럽다는 듯 눈을 살짝 크게 뜬 채 연신 깜빡댄다. 네가 포기한다면야 지금으로썬 좋다만. 눈을 가늘게 뜨고 관찰하듯 바라봤을까. 보통 때였으면 같은 반 아이를 위해 양보했을 터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아 이 얼마나 미안한지. 그러니 그 정도야 얼마든지 해줄 수 있는 것이라. 네 장난스런 말에 후유키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고선 다시 예의 그 생글생글한 웃음을 띤다.
누가 그래ー 여기 뭐든 잘 안 먹는 사자가 있는데. 아마도 이게 대화의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꿈 없는 단잠도 선물하였고, 자기 위해 자세를 잡은 것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데 잠을 방해하는 잠의 신은 없다. 심지어 겨울잠쥐신님이잖아! 봄이니까 봄잠도 자는 거라구! 그러니 잘 자라는 인사 후에는 코로리도 고래 100마리를 세러 떠났다. 손에 겨울향이 묻어나는 것만 같았고, 그래서 고래를 세던 바다가 겨울 바다가 되었다. 눈 내리는 바다에 고래가 한 마리가 수면을 가르며 튀어올랐다가 첨벙 다시 바닷속으로 숨는다. 잘게 부서지며 튄 물방울은 얼음송이가 되었고 고래의 파도에 휩쓸려 녹아 사라진다. 그렇게 반의 반 정도 세었을 때 점멸하던 의식은 꺼트려졌다. 얼마나 잠을 잤는지 가늠치 못할 정도로 깊은 잠이었고, 눈 깜박했다고 착각하기 쉬웠다.
"여름이야?"
안 그래도 어디선가 계속 소란스러운 소리가 일어서 잠이 깰락말락하고 있었는데, 어둡기만 하던 체육창고 안에 밝은 불빛이 켜졌다. 밝은 빛에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나 잠에 취해 읊조린 첫마디였다. 봄잠을 깨운다면 여름이 되었으니 그럴테고, 갑자기 비추는 불빛은 여름날 쨍쨍한 햇볕과 같았기 때문이다. 한 팔로는 매트를 짚고서 몸을 지탱해 상체를 일으켰고, 남은 다른 한 쪽으로는 눈을 부빈다. 가물가물하던 시야가 또렷해지면 체육창고의 스위치가 있을 곳을 먼저 바라보았다. 눈 깜박한 만큼 짧은 잠을 잤다고 믿는 코로리에게 이 체육창고의 불을 밝힌 건 겨울잠쥐신님이 아냐?! 이여야만 했다. 예상하던 얼굴이 아니라 다른 얼굴이 있어서, 그 다른 사람이 누군인지 계산하지도 못할 만큼 당황한다. 잠이 들기 전 마지막 기억대로 옆자리를 살펴보면, 매트 아래에 얼굴을 바닥에 박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잠결 속에서 마저 헤엄칠 새도 없이 들어오는 정보들에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버겁다. 숨고 싶은거야? 쥐구멍 찾는 중인거야?!
"...찍찍이가!"
겨울잠쥐신님이라고 부를 뻔 했다ー! 찍찍이라고 불러냈어! 쥐가 있어서 놀란 척을 하는게 막 깨어 굼뜬 머리로 생각해낸 최선이었다. 놀란 척 일어나다가 온갖 것을 넘어뜨려서 이쪽에는 관심도 없고 아예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게 작전이었다. 플라스틱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던 탁구공들이 제일 먼저 와르르 쏟아졌다. 두 상자에 나눠 담겨져 있었는데 쥐를 보고 놀라 화들짝 일어난 코로리의 팔과 부딪쳐 한 상자가 밀렸고, 두번째 상자도 밀려서 도미노처럼 바닥으로 떨어진다. 수많은 탁구공들이 이리저리 굴러가고 어떤 것은 바닥에 튕겨 날라가며 정신사납다. 이 탁구공 파도로 체육창고에 들이닥친 제 3자의 관심이 돌려지면 좋을텐데! 쥐구멍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 근데 누구지?! 코로리는 직접 쏟은 탁구공을 잘못 밟고 미끄러져 넘어질 뻔도 한다.
/ 불편한 부분 없고 이런 상황도 재밌다고 생각하니까~! ( ´∀`) / 늦게 확인해서 답레 늦은거 미안해 。゚(゚´ω`゚)゚。
"으음.. 아는 분이랑 말투..인가? 분위기 같은 게 조금 비슷하시네요." 학기를 지내면서 많이 변하긴 하셨지만요? 라는 말을 하고는 나비 장신구를 살짝 들어올려 살펴봅니다. 투명한 듯 투명하지 않은 나비의 맥 사이사이에 토와의 눈과 나비장식의 색이 묘하게 섞인 듯한 느낌도 날지도 모릅니다.
"날아다니게 한다면 비현실적인 광경이겠네요" cg라면 가능할까. 라고 생각하면서 장신구를 부드럽게 천 위에 내려놓았습니다. 그 옆에 있는 팔찌 종류에도 관신을 가진 듯 눈길이 가네요.
찡얼대는 목소리 치고 악의는 없어보여서 그냥 미소와 함께 받아주기만 한다. 어차피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세월을 살아가는 신들 사이에서 어리고 늙은게 무슨 소용이냐만은 이런걸 보면 조금 체감이 되는듯도 하다. 나도 이럴때가 있었으니까.
" 다행이네. 그럼 나도 일하러 가볼까? "
가방을 챙겨들고 나가는 시이를 보다가 주변 정리를 좀 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빗자루를 집어들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여전히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여준다. 원래 나는 그렇게 말이 많은 신님이 아니니까. 가볍게 뒷정리를 끝마치고서 휴게실을 나오자 다른 알바생이 와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 별거 아니었어. "
별거 아니라해도 집요하게 물어보는게 좀 이상하긴 했지만 그냥저냥 둘러대면서 다음 손님을 받는다. 아, 근데 오늘은 왜이리 일이 더 힘든것 같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