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자캐가_소중했던_것들을_기억하는_방식 -살아가는 시간동안 그 대상을 추억하고, 그를 이해하고자 노력해. 별것 아닌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후미카에겐 그게 자기만의 성심이야. 게다가 신이라는 특성상 영원에 가까운 시간동안 기억하는 거니까, 그렇게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지.
363 자캐가_사용하는_욕설의_수위 - 현대 기준으로는 그렇게 세지 않다... 욕의 의미만 따지자면 세긴 한데, 요즘 세상에는 문어적 말투로 취급되는 욕만 쓰다보니... 젠장, 제기랄, 천하잡놈, 호랑말코 같은 거. 옛날에는 이 정도면 심한 욕이었으니 그 시절에는 꽤 욕 세게 하는 편이었지만🤔 물론 이건 비교적 어렸을 적 이야기고 요즘은 이런 욕도 웬만해선 안 써. 애초에 그렇게 쉽게 화가 나는 성격도 아니니까.
120 자캐_손의_온도_감촉_크기 -차가움과 따뜻함 중에서 이분하자면 따뜻한 쪽. 그렇지만 훈훈한 정도는 아니고, 미지근한 것보다 아주 조금 따뜻한 정도? 크기는 키에 맞는 평균인데 키가 작으니까 손도 작은 편이긴 해. 감촉은 부드럽고 말랑말랑~ 이지만 손에 말랑살이 많은 건 아니야. 모양만 놓고 보면 호리호리한 어른스러운 손에 가까워 :3
날씨가 좋고, 축제 천막이 섰으며, 남녀노소 누군가의 손을 잡고 나와 나들이를 나왔다. 그러나 시이는 손 잡을 사람이 없다. 말하자면 압도적으로 혼자라고 할 수 있겠지. 한껏 멋을 부리고 나오면 단편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좋은 날에는 다들 눈 앞의 소중한 사람에게 집중할 뿐.
그래서 시이에게는 어떤 유의미한 관심도 없었다. 그게 서러워서 울었다. 하지만 이런 심경을 알아듣기 쉽게 서술할 솜씨가 시이에게는 없어서, 시이는 내밀어진 손바닥을 보고는 북받쳐 올라 또 훌쩍, 눈물을 괴고 만다.
"킁, 나, 축제에서 놀구 싶은데엫... 칭구가 없어서. 그, 근데 다들 친구 한아씩 갖고 있어서... 그, 그래서 울었어."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음….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본 경험은 있어. 응….”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있었다고 말을 지어내기도 좀 그랬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경험은 한 번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이긴 했지만. 말을 내뱉고 보니 굳이 이야기했어야 했나 하는 민망함에 말끝을 흐리긴 했지만.
왠지 자신이 한 말에 고개를 숙이는 것에 괜히 렌은 안절부절한 기분이었다. 굳이 이야기를 했어야 했나 싶고. 하지만 또 위험한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러다 한적한 곳을 알려주겠다는 말에 긍정의 뜻을 보이자 렌은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앞장을 섰다.
그러면서도 생각이 드는 것이, 과연 한적한 곳에서 자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가. 훨씬 더 위험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적한 곳을 알려준다며 여자애를 데리고 가는 것도 말을 내뱉고 보니까 굉장히 나쁜 짓을 할 것 같지 않은가. 이 여자애한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따라가면 위험하다고 말을 해줘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졌다. 렌은 으음, 생각을 하다가 결국 말을 붙였다.
“역시, 그래도 한적한 곳이라도 혼자 자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아, 안 알려준다는 게 아니라 가족들이나 친구들이랑 같이 있을 때 잠을 자는 게 어떨까 하고…. 음, 그나저나 중학생이야?”
친구들이랑 오라고 말을 하다보니 궁금증에 중학생인지 물음을 던졌다. 제 눈에는 중학생으로 보였는데 설마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이는 아니겠지?
걸음을 옮겨 벚꽃 신사 근처로 돌아 들어가니 벚나무길이 끊겼다가 벚나무들이 몇 그루 옹기종기 모여있는 공간이 나왔다. 주변이 다 벚꽃으로 뒤덮여 있지는 않았지만 벚나무도 있고 나무 벤치도 하나 있고.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으면 아주 좋을 것 같은 공간이기도 했다.
미즈미가 아니라 미스... 아무래도 미즈미는 조금만 돌려 말해도 못 알아듣는 멍청한 습성이 있다. 저 멍청하게 헤헤 웃는 꼴만 봐도 그랬다. 약간의 변명을 첨가해보자면 미즈미는 정규 교육 과정도 거치지 못한 비문명화된 신이었기 때문에 다소 멍청한 면모를 자주 보였다...
몇 명이 왔냐는 질문에 미즈미는 멋대로 두명이라 답하고 시니카를 끌어들였다. 과연 강에서 왔다더니 물귀신이 따로 없다. 본인은 그러고 있다는 생각도 없지만 말이다. 메이드 한 명이 둘을 이끌고 자리를 내어주었다. 옅은 핑크색 체크무늬 테이블보에 메뉴판이 올려진다. 미즈미는 그저 즐겁다는 듯 메뉴판을 들고는 조잘거린다.
"여기에 오무라이스랑 파르페가 가장 유명하다고 들었어. 아, 그리고 마법의 주문도 서비스로 해준다는데 기대된다~ 난 오무라이스 시킬건데 시니카는 뭐 시킬래?"
미즈미가 들고 있는 메뉴판을 돌려 시니카에게 보여주었다. 하트모양 접시 위에 올려진 오무라이스와 딸기 파르페가 시그니처 메뉴인듯 하다. 그전에 메뉴판 촌스럽지 않아? 메이드복 입은 여자들이 한껏 포즈를 취하며 윙크를 날리고 있는 사진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 하트모양 캐찹도 올려준대. 귀엽- 어레? 시니카 어디 불편해?"
뒤늦게 미즈미의 안색을 확인한 미즈미가 물었다. 메이드 카페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미즈미는 이 곳이 의미하는 바도 잘 몰랐다. 그저 요즘엔 신분제도 폐지했다는데 추앙받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여전하구나- 따위의 핀트 엇나간 추리를 하고 있었을 뿐이다. 미즈미는 슬쩍 눈치를 본다. 아닌데, 여기 손님도 많고 다들 즐거워하는 것 같은데.
뒷북이긴 한데 uvb 램프 받은 미즈미 if 로 그려봤어 완전 대충 그린거라 좀 부끄럽긴 한데 ㅋㅋㅋㅋ 그렸으니 일단 올린다 개념으로... :3 그리고 여담인데 미즈미 앞머리 없다는 설정이었는데 내가 앞머리 러버라서 여차저차 넣어버렸네... 뭐 머리카락은 자주 바뀌는 거니까... 웅웅 (억지)
물론 아미카가 침대에서 떨어진 적은 거의 없긴 하지만 힘들게 답을 짜내는 느낌이라 아미카는 역시 괜한 말을 한 건가, 걱정되었다. 어쨌든 한적한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아미카도 따라 일어나 가보기로 했다. 이상한 지하실이나 너무 깊고 깊은 산속 같은 곳이 아닐까 하고 약간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못믿을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혼자 자는 건 위험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하자 아미카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오 이렇게 사람이랑 같이 있는데 함부로 아무 데서나 자진 않을거에요~.. 한 번쯤 그런 곳을 알아도 그렇게 크게 문제 될 건 없을 것 같아서어..”
중학생이냐는 질문에 아미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역시 아직 중학생티를 다 못 벗어서 그런가, 아직 중학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구나. 아마 키랑 외모 때문이겠지만 아미카는 그 두 가지 때문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그저 자신에게 있는 중학생의 기운? 그런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아미카는 나름대로 기운차게 말했다.
당신은 먼 거리에서 번개가 치는듯한 굉음과 동시에 날아온 무언가에 맞아 왼팔을 관통당했습니다. 엄청난 통증과 같이 마치 몸이 지진에 의해 흔들리는듯한 파괴력이 당신에게 가해집니다.
신체 -6.
이후 양손을 사용한 무기공격 및 왼팔을 사용한 모든 행동에 제약이 걸립니다.
투척. 물품, 뭉쳐놓은 진흙.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대성공.
당신은 이전에 휴게소에서 공짜로 받은 뭉쳐놓은 진흙을 멀리에서 당신을 공격 한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던졌고, 그 진흙덩어리는 상대방의 얼굴에 맞아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당신이 던진 진흙은 평범한 진흙과 다른 것 인지 혹은 운이 좋은건지 모르지만 상대방이 진흙을 털어내는데 조금의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동.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성공.
상대방의 시야가 차단된 것을 확인한 당신은 빠르게 당신의 부패한 검집에 깃든 카타나를 오른손으로 집어들고 상대방에게 이동합니다. 그 사이에 진흙을 털어낸 상대방은 마치 지팡이처럼 긴 막대기를 당신을 향해 겨누었고, 그 지팡이에서 다시 번개가 치는듯한 굉음이 터져나옵니다.
회피.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실패.
그 지팡이에서 나온 작은 물체는 당신의 오른쪽 허벅지를 관통했습니다. 그 파괴력으로 당신의 빠른 이동이 제지됩니다. 이후 이동에 관련된 행동에 제약이 걸립니다.
신체 -8.
공격. 아직까지 카타나가 상대방의 몸을 절단할 수 있을 위치에 있지 못한 당신은 최대한의 힘으로 발을 디뎌 허공으로 뛰었습니다. 그 후, 뽑아든 당신은 상대방의 왼쪽 어깨를 향해 카타나를 휘두릅니다.
공격.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성공.
당신의 카타나는 천옷밖에 입지 않은 상대방의 어깨에서 베어 상대방의 가슴부위까지 깊게 파고드는데에 성공했으며, 칼에 깃든 부패한 기운이 상대방의 심장에 스며들어 상대방은 절명합니다.
상대방이 절명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하늘에서 귀족같이 정돈된 긴 머리카락을 한 어린 여성처럼 보이는 푸른색의 환영이 당신에게 말합니다.
"훌륭한 일격이었다, 무사여. 본인의 대리인을 일격에 죽이는 순간은 구경하면서도 볼 거리가 되더구나. 게다가 미리 뭉쳐놓은 진흙을 던지다니, 그야말로 로닌의 행색이나 순간 번뜩인 재치로 하기에는 너무나 재미있었다. 무사여, 혹여 그대가 저 시체의 대신이 될 생각은 없느냐? 저 시체는 영 보기에 재미가 없었느니라. 하지만 그대는 많은걸 나에게 보일 수 있을 것 같구나. 어쩌면 그대가 나의 진명을 들을 수 있지 않겠느냐?"
평온한 어조로 후미카가 물었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우는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영 괘씸하다. 친구가 없어서 울고 있다니. 원체 친구가 없다시피 한 자발적 아싸에 가까운 성향의 풍어신으로서는 그 외롭고 쓸쓸한 심경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언제는 자신이 남의 마음 헤아릴 줄 알아서 이렇게 말 걸었겠나, 후미카는 물끄러미 아이를 내려다보다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무언가를 해주기에는 이미 스스로 눈물을 닦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뿐이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거나 눈물을 훔쳐 주기엔 그는 그토록 섬세하게 다정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가라는 말까지 하니 순순하게 떠날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후미카는 에둘러 표한 호소를 이해하기엔 복잡한 십대 소녀의 심정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은 단 한 번도 그렇게 서글퍼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지 말라는 솔직한 말이 곧장 따라붙지 않았더라면 '그래, 그럼 난 가보도록 할게.'라며 망설임 없이 휙 몸을 돌렸으리라. 저보다도 큰 키의 아이가 달려들자 후미카의 몸이 약하게 흔들렸다. 손에 모은 꽃잎이 떨어져 팔랑팔랑, 주변으로 흩어져 내린다.
"나도 혼자 나온 참이니 친구는 해줄 수 있겠구나. 알겠으니 울지 말렴."
이 갑작스러운 동행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에게 처음 보는 신과 꽃놀이를 함께 즐겨주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마찬가지로 거절해야 할 까닭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이미 후자에 기울었다. 어느 시간의 경험 이후로, 그는 할 수만 있다면 어린아이에게는 되도록 상냥하게 대해 주고 싶었다.
후미카는 어떻게 할 줄 모르고 가만히 서 있다, 이내 제 허리께에 매달린 매달린 아이의 머리를 살살 쓸어주었다. 정수리에 소복하게 앉은 꽃잎들을 털어주기 위함이다. 닥지닥지 내려앉은 꽃잎을 털어내자 말끔한 색의 머리칼이 제대로 드러났다. 그러고보면 이 애 머리색도 꽃잎과 비슷한 색을 하고 있다. 이맘때 활짝 핀 꽃잎과는 조금 다른 색감을 가졌지만, 화사한 빛깔이 이 시기의 정경을 연상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후미카는 파묻은 얼굴에 틀림없이 달라붙어 있을 머리카락을 조금씩 정리해주며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