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4 보통은 학교 화단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부활동 견학일까요? 아직 학기 초라면 지금은 문화계 부활동을 위주로 돌고 있을 거고 조금 지났다면 이제 슬슬 운동부도 보고 있곘네요! 단순하게 말하면 사람을 보는 것 자체를 즐기는 타입이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 근처에서 스윽 나타나기도 합니다!!1
봄의 시간이 무르익고 꽃들이 하나둘씩 피어나는 시기가 되었다. 딱히 학생회장의 업무는 아니긴 했으나 학교 내의 분위기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 아키라는 일단 자신이 당장 해야 할 서류를 마친 후에 학교를 둘러보겠다고 이야기한 후 학생회실을 나왔다. 김에 바람도 쐬면 좋을테니까. 딱히 정해진 루트는 없었다. 보통 순찰을 도는 것은 선도부 멤버들이 하는 것이고 자신은 그저 분위기나 살펴볼겸 해서 나온 것이었으니까. 물론 비행행위가 목격이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원칙대로 처리하겠지만.
동아리 부원을 모으려는 이들의 움직임이 은근히 치열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1학년이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지금이야말로 적기라면 적기일테니 당연한 일이었다. 조만간에 예산 신청란이 엄청 몰려올 것 같다고 생각하며 나중에 돌아가면 그 부분은 어떻게 하면 되는지 떠올리기 위해서라도 인수인계 자료를 확인하기로 마음 먹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와중 원예부가 관리하고 있는 화단 쪽에 그는 도착했다. 지금은 활동을 하는 이는 없어보이긴 하나 적어도 방치된 것은 아닌 것 같은 화단을 바라보며 그는 작게 미소지었다.
"올해는 뭘 심었을지 모르겠지만, 시기적으로 보면... 조만간에 볼 수 있으려나."
물론 바로 자라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푸른 싹은 볼 수 있을테고 그것 이외에도 이미 예전부터 기른 꽃들은 색색의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었다. 나중에 원예부 부장과 이야기해서 학교 홍보 사진으로 찍어볼 수 없는지 이야기 정도는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잠시 그곳에 멈춰서서 꽃들을 바라봤다.
희미하게 웃는 모습에서 유추하건데 그런 사실은 이미 알고있을 것 같다. 결국 평가는 다른이에의해 그 가치가 증명되는 법. 자기평가에 의미는 없다. 그렇다고 다른 누군가에게 평가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이번건은 좀 억울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평가를 바꾸기위한 노력을 할 생각은 없었다. 특히나 이 여러의미로 시뻘건 이 사람에게서 좋은 평가를 얻는건 쉬운 일은 아닐테니까.
"기억해둘게요."
'진중한 모습을 좋아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들에 그에게 고양감이 있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기억해두겠다는 말은 진심이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여긴 오래있기에는 너무 더우니까요."
말을 마치고 부실에서 나가는 문으로 몸을 느릿느릿움직였다. 몸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힘을 너무 써버렸다는걸 주장하고 싶은건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기숙사에서 뒹굴다 보면 슬쩍 배가 고파올 때가 있다. 그렇다고 밥을 챙겨먹자니 아직 저녁 시간도 아니어서, 애매하고. 이럴 때는 간식을 챙기는 게 제일이다. 쇼는 평소에도 자주는 아니지만 군것질을 가끔씩 한다. 부활동 시간에 목을 쓰다 보면 허기질 때가 있으니까. 그래서 기숙사 냉장고에 주전부리를 적당히 비축해두는 게 쇼의 습관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막 냉장고를 열어보니 군것질거리가 있어야할 칸이 텅 비어있었다. 저저번 주에 매점에서 먹을 걸 잔뜩 사왔었는데, 그새 다 먹어치웠나? 쇼가 냉장고 문을 닫으며 힘없이 하품한다.
느긋하게 사복을 챙겨입고 기숙사를 나온 쇼는 평소대로 매점에 방문하려다, 생각을 고쳐먹었다. 매점 음식이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사실 좀 질린달까… 그래서 쇼는 조금 귀찮지만 학교 부지를 벗어나보기로 했다. 이전에도 학교 밖으로 나가본 적은 여러 번 있어서 길을 헤맬 일은 없다. 그렇게 조용한 가미즈미의 거리를 지나는데, 길 한 편에 '호시즈키당'이라 쓰인 간판이 자리잡은 것이 보였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라 잘 생각해보니, 학교 아이들이 맛있는 화과자점이라고 자주 떠들곤 했었던 게 기억났다. 쇼는 한 번도 가본 적 없었지만… 문득 호기심이 동했다. 여기선 상당히 유명한 모양인데, 그럼 또 지나칠 수 없다. 조금 색다른 게 먹어보고 싶기도 했고.
많은 신들이 바빠지는 계절이 언제일까. 신들 역시 맡은 바 업무가 다른 만큼 인간들의 성수기처럼 어떤 한 시기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바쁜 시기는 단언컨대 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식물의 생명력은 그거야말로 실로 굉장한 것이라,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인간들의 사견을 빼고 보더라도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이 싹을 피우는 것은 봄이니- 당연히 꽃의 신인 그녀가 어느정도 힘을 들이고 있는 것 역시 필연적인 일이다.
최근 그녀의 일과 중 하나는 꽃을 보러 다니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그녀가 간섭하지 않아도 꽃은 피어난다. 생명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니까. 신의 힘이 개입할 여지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녀가 신경 쓸 정도로 의미가 있느냐고 한다면 그녀는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생명은 아름답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종 다양한 것들을 언제나 보고싶다는 욕망에 비할만한 것은 되지 않았으니까.
사람이 잘 오지 않는 곳에는 이미 꽃을 피웠다. 물론 조금은 위화감이 없는 한도 내에서 벌인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래 심어진 것 보다 풍성해보이는 것은 틀림이 없음이라, 어쩔까. 그게 꽃의 신이 하는 일인데.
그렇지만 저건 이상하다. 이물이라고 할 정도는 절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은 극히 한정되어있다. 그야 그렇지 요즘 어린 아이들은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서야 제 몸에 벌레는 고사하고 흙을 묻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이런? 어라? 무슨 일인가요? 꽃을 꺾어서 혹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이라도 할 건가요?”
그러니 그녀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아이의 등 뒤에 슬쩍 나타났다. 화단을 관리하던 아이들은 깜짝 놀라던 것 같았지만- 이내 익숙해졌었지-
"그런가..." "3학년은 입시 때문에 바지사장이기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토와가 만일 가미즈미 토박이였다면 동아리 활동도 하면서 잊시를 준비했겠지. 이런 불공평함 같으니라고.
"으음.. 그렇군요. 저는 토와라고 해요" 어라. 토와가 보통은 이름으로 자주 쓰인다는 걸 생각하면 처음부터 요비스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나? 야사이 카즈네라는 2학년 후배군의 이름을 듣고는 와타시라는 것은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갑니다. 토와는 와타시~보쿠를 쓰지 않을까? 사실 사투리를 쓸 법도 한데.. 안 쓰는 건... 토와주가 오글거려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1년 차이가 생각보다 큰 경우도 많거든요." 특히 상급 학교로 넘어가는 경우에는 말이지요? 라 말하다가 전학생이라는 표현에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감탄하는 토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