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 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 만들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다 우리 인간들은 그런 생물이므로, 창작이라는 저주는 분명 곁에서 떠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걸로 됐다, 라고 까지도 나는 생각한거다
※ 본 스레는 17금 수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 수위가 과하다고 생각 될 시 1회 경고 후 시트가 즉각 내려질 수 있습니다. ※ AT필드(따돌림)를 절대적으로 금합니다. ※ 어두운 세계관이지만 밝은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 서로 서로 인사합시다. ※ 아리송한 부분이 생기면 캡틴에게 질문합시다. 물지 않아요!
1. 본 스레는 놀기위해 오는 거다 공부는 필요 없다. 2. 일상 중 불편하게 느낄 것 같은 사항이 있다면 사전 조율한다. 3. 본인이 뭐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웹박으로 쏘거나 넌지시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에게 전달한다.
마주 감싸오는 손과 허리에 둘러지는 팔의 몸짓으로 긴 설명은 필요 없겠구나 싶었다. 입술을 겹칠 때 저항하지 않고 되려 거칠어지는 숨은 여인은 자극시키기에 충분했고. 그렇기에 입맞춤은 더욱 진하고 끈적했을 터였다. 잠시 떼어진 입술 사이로 숨결이 오가는 것마저 안달날 만큼.
"이 도시에선, 보이는 대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내가 몇 번이나 가르쳐 줬잖아. 그걸 싹 까먹은 건 아니겠지. 아가."
숨 섞인 목소리는 깃털로 귀를 간지럽히듯 간지러웠다. 거기에 따라붙는 아가, 라는 호칭은 여인이 제롬에게 종종 쓰던 놀림거리 중 하나였다. 지금이야 품에 여인은 가둘 만큼 장성했지만. 아직 여인보다 작았을 시절이 있었으니.
장난스레 부르기 무섭게 머리를 감싸 당기는 손길을 따라 다시금 제롬과 입술을 겹쳤다. 제롬이 여인의 뒷머리에서 손을 떼지 않은 덕에 더 가까이 붙어 키스를 즐길 수 있었다. 머리는 제롬의 손에. 몸은 제롬의 팔에. 여인이야말로 아무 경계 없이 전신을 맡기고 키스에만 열중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다 못 해 눈도 뜨기 힘들 정도로 아찔해질 때까지.
겨우 두 입술이 떨어졌을 때. 여인 역시 잠에 취하기라도 한 듯 몽롱한 표정의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서 제롬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늘어진 실을 보곤 살짝 고개를 들어 가볍게 입맞춤을 하며 속삭였다.
"오랜만이야. 나의 제제.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
후훗. 하는 짧은 웃음소리가 뒤를 잇고 여인의 고개가 제롬의 어깨에 툭 기대었다. 흐으. 아직 모자란 숨을 고르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렸다. 숨 고르기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몸은 제롬의 팔과 품으로 온전히 느껴졌을 것이고. 이내 긴 숨을 내쉬며 나른히 풀어지는 것까지 그대로 전해졌다. 여인은 이제 제롬의 지탱이 없으면 주저앉을지도 모르는 상태로 제롬에게 기대 종알대었다.
"여기서 계속 하는 것도 스릴 넘쳐서 좋지만. 좀 더 편히 있고 싶어. 제제. 날 안으로 데려가 줄래..?"
어둠 속이라 평소보다 대범해진 건지. 어둠 속이러서 더 놀리고 싶어진 건지. 여인은 평소보다 간드러지고 간질이는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맞댄 몸을 살살 부비는 행동은 평소, 같았으려나. 얄팍한 옷 너머로 굴곡도 감촉도 선명히 느껴지게끔 하면서 귓가에 소곤거리기도 했다.
서로 닮고도 닮지 않았다. 그 부족한 면모를 서로 채워가고자 했다. 아무리 경험이 없다 한들 자신은 현실에서 어리다면 감정에서 미세하지만 조금 더 어른스러운 부류였고, 눈앞의 여성은 그 반대였다. 지금과 같은 관계에서는 순진하고 낯설어하는, 마치 아무도 밟지 않아 새하얀 눈밭 같은 사람. 그렇기 때문인지 불쑥 감정이 고개를 치밀고 나와 조금 더 짓궂게, 그 애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으로도 모자라 부추기게끔 만들곤 한다. 비록 그 이후가 스스로를 원망하게끔 하는 재앙이라 한들.
"으음."
과연 어떨까? 생각하면 답은 한 가지지만 굳이 밖으로 내지 않았다. 반응을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워서 더 그랬다. 땡그래진 눈도 그렇고, 셰바 사람이 셰바답지 않은 표정도 짓고. 늘 새롭고 모든 면이 사소한 행복을 불러오는 당신. 입막음 키스에 눈을 나긋하게 내리감더니 피히히, 하고 장난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두 번은 안 당할 거야."
빤히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친다. "로로를 걱정시키고 싶지도 않고.." 하며 시선만으로 이루어진 말 없는 질문에 답한다. 이제 무섭다면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페로사 몬테까를로라는 사람이 너무 깊숙하게 채워져서, 이젠 응석을 부리지 않으면 안 될 지경이다. 아이처럼 바스스 미소 짓고 주조과정을 구경한다. 올리브가 으깨지는 광경도, 셰이커를 흔드는 모습도, 마티니 글라스에 담기는 뿌연 액체도. 잔을 잡는 방식은 늘 그렇듯 소지를 편 한 손으로 기다란 대를 쥐고, 다른 손으로 넓은 잔을 받치는 모양새다. 한 모금 목으로 넘기면 비강 너머로 난잡하고 눅진한 감칠맛이 혀를 감싼다. 진탕 휘젓는 맛을 뒤로 눈을 동그랗게 뜬다. 페로사의 미소를 마주하며, 눈을 굴린다. 야살스러운 눈빛의 너머로 새 초콜릿을 집어 든 손이 보였다. 어떻게 할까? 눈을 가늘고 길게 찢듯 웃었다.
"로로도 참.. 으응, 그렇네.. 새로운 모험이네.. 새 출발에 걸맞은 것 같기도 하고.."
잔을 내려놓고 턱을 괴며 속삭였다. "마티니랑 어울릴 것 같은데.. 자기, 초콜릿 주실 거죠..? 그러면 정말 기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