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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rWG8ot/u6

2022-02-12 01:05:23 - 2022-05-16 09:12:24

0 ◆YrWG8ot/u6 (716XVougBo)

2022-02-12 (파란날) 01:05:23

벌레 먹은 나뭇잎 구멍 사이로 오후 네시의 햇빛이 스러지듯이
보도블럭 깨진 틈 사이로 모래알들이 쓸려 들어가듯이

누구든 좋으니 단 한사람이라도
나를 아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제니, 갈색의 책


situplay>1596358075>1 최혜성
situplay>1596358075>2 문아람

461 아람 - 혜성 (fho.zeTZKY)

2022-03-31 (거의 끝나감) 23:45:28

“내가 귀엽고, 예쁘다구?”

아람이 언제 다가왔는지 혜성의 옆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장난을 치려고 몰래 살금살금 다가온 모양이었다. 아람은 배시시 웃으면서 혜성의 옆에 섰다.

어둠이 완전히 깔릴락 말락한 시간이었기에 어둡지 않은 빛 사이에서 아람의 모습은 평소와 조금 달랐을 것이었다. 여름용 바캉스 느낌의 흰 원피스는 무릎까지 내려왔는데, 이는 아마 이전에 카페에 갔었다가 옷 쇼핑을 같이 했었을 샀던 그 원피스였다. 아람은 한바퀴 휙 돌면서 말했다.

“어때? 이 옷 기억나?”

한바퀴 돌자 원피스가 풍성하게 퍼졌다가 다시 가라앉았다. 평소와 다른 점은 머리모양도 있었는데, 양 옆 머리카락을 느슨하게 땋아서 반묶음으로 뒷머리에 고정하였는데, 그 부분은 리본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리본 또한 원피스와 마찬가지로 흰색이었는데 길이가 길어서 리본 매듭이 한번 지어졌음에도 그 끝이 목덜미까지 내려와 장난기어린 느낌을 주었다. 왠지 목덜미에서 달랑거리는 그것을 잡아당겨 풀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갈까?”

아람이 이번엔 먼저 혜성의 손을 잡았다. 조금 쑥스러운지 그 잡은 손을 장난스럽게 흔들었다.


/반딧불이 보러 가는데 예쁘게 입어야지~ 반딧불이의 요정님 등장이요~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혜성주~

462 혜성 - 아람 (ZUpBmpgZnE)

2022-03-31 (거의 끝나감) 23:57:08

"으와아아앗?!"

갑자기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혜성은 정말로 크게 놀라 마치 고양이가 놀라 점프를 하는 것처럼 아주 약하게 점프를 했다가 허둥지둥하며 몸을 홱 돌려 아람을 바라봤다. 대체 언제 온 것일까? 전혀 몰랐고 예상도 못한 등장이었기에 혜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적어도 방금 그 물음에는 대답을 할 생각은 없다는 듯, 어떻게 보면 단단한 묵비권을 행사하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다가 예쁘고 귀여운 것을 부정하는 것 같아 다시 고개를 끄덕이다 또 방금 전 그렇게 말한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 고개를 도리도리, 또 고개를 끄덕끄덕. 그러다가 혜성은 툴툴거리면서 이야기했다.

"내, 내가 뭐라고 했는진 안 중요하니까 패스야! 패스! 아, 아무튼 그 옷."

그야말로 너무나 예쁘게 차려입은 그녀의 모습에, 그리고 머리스타일마저 상당히 신경써서 꾸민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혜성은 넋을 잃기라도 한 것처럼 멍하니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옷을 갈아입을 거라고 하더니 이렇게 예쁘게 꾸미고 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자칫 잘못하면 혼이 쏙 빠질 것 같은 느낌에 정신을 못 차리던 혜성은 그녀가 손을 잡자 움찔하며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아. 응. 가, 가야지. 더 어두워지기 전에 말이야!"

그녀 쪽으로 조금도 시선을 옮기지 못하고 마치 로봇이 삐꺽거리는 것처럼 정말로 어색하게 몇 걸음 걸어가던 헤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힐긋힐긋 아람을 바라봤다. 하얀 원피스가 너무 예뻤고 머리장식 또한 너무 예뻤다. 머리스타일도 예쁘고. 그렇게 생각하다 반대편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꾸욱 잡으면서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그는 중얼거렸다.

"...뭔데 그렇게 꾸미고 나오는건데. ...진짜... 진짜... 그러니까... 예쁘..잖아. 너무."

솔직하게 말을 하면 참 좋건만, 정말로 작게 투덜거리면서 그는 애써 예쁘다는 말을 강조했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아주 조금 목소리가 커진 정도였을 것이다.

/이런 필살기를 준비하다니. 아람주는 혜성주마저 죽여버릴 참인거야? (땅 파기) 아무튼 마찬가지로 하루 수고했어! 아람주!

463 아람 - 혜성 (qyvGKy5PuI)

2022-03-32 (불탄다..!) 00:24:39

아람은 혜성이 깜짝 놀라며 조금 튀어오르자 그런 리액션을 바랬던 것인지 장난스럽게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젓다가 또 끄덕였다가 다시 고개를 젓다가를 반복하는 혜성을 보며 또 웃어버렸고. 아, 너무 귀여워.

“으응? 이 옷, 기억 안 나?”

아람은 장난스럽게 혜성을 재촉했다. 속으로 같이 골랐던 옷이잖아~ 기억해내! 하면서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지나나 세윤이 수박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그 텔레파시는 효력이 없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람은 자신을 멍하니 보는 혜성의 시선을 즐기며 삐걱거리는 혜성을 데리고 걸음을 옮겼다. 이런 반응이면 꾸미고 나온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남들에게 예쁘게 보인다는 것은 가끔은 부담스럽고 싫을 때가 있었지만, 혜성에게는 왠지 계속계속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해버렸다. 평소에 자신답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것, 그게 바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일까?

“이 머리 지나가 묶어줬어~ 잘 어울릴 것 같다구.”

아람이 혜성의 칭찬에 히히 웃으며 대답했다. 혼자 했으면 못했을텐데 지나의 손재주가 좋은 덕이었다.


/이게 바로 원샷 투킬인건가?!(아님) 아니 혜성이도 너무 귀여운데요? 혜성이 도리도리 끄덕끄덕하는거 넘 귀여운데요?!(쓰러짐)
잘시간이라 금방 곧 사라지겠지만~ 오늘도 바쁜 하루였다…(흐릿)

464 혜성 - 아람 (JFO.RhqfeY)

2022-03-32 (불탄다..!) 00:36:04

"기억해. ...왜 기억 못하겠어. 나 참. 그렇게 철저하게 메이드 복까지 입은 날인데 잊으라고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

그때의 일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애초에 잊을래야 잊을 수 없었다. 평소에는 보지 못할 그런 카페에 갔고, 거기서 메이드복을 입었던 아람의 모습도 봤었으니까. 자신을 재촉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그는 그렇게 대답하며 가만히 원피스를 바라보다 또 살며시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역시 그녀에게 너무 잘 어울리고 너무 예쁜 옷이었다. 자신이 이렇게 예쁜 여자애와 연인 사이여도 되는 것일까. 절로 그렇게 생각을 해버리고 말 정도로. 물론 그렇다고 헤어질 생각은 조금도 없었지만.

"...잘 어울려. 그러니까 말이지. 순간 넋을 잃을 정도로. 옷도 그렇고, 머리도 그렇고, 그 머리 장식도 그렇고 말이지."

애써 태연하게 말하긴 했으나 말 끝이 살며시 떨리는 것은 그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표현을 했다는 것에 만족하며 혜성은 고개를 옆으로 살며시 돌렸다. 괜히 꼬옥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줘서 깍지까지 낀 후에 그는 우선 낮에 지나에게 들었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둠이 깔리고 있는만큼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최대한 그녀의 안전을 생각하려는 듯, 그 발걸음이 상당히 정성스럽고 조심스러웠다.

"뭐랄까. 우리 오늘이 첫날인데 상당히 이것저것 많이 하는 것 같지 않아? ...그런데 신기한건 말이야."

이어 혜성은 살며시 옆으로 방향을 꺾다가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고개를 내려 아람의 눈동자를 보려고 하며 반대편 손으로는 머리에 쓰고 있는 붉은색 빵모자를 괜히 꾹 눌러쓰며 이야기했다.

"하루가 너무 빨리 가버렸어. ...아쉬울 정도로."

/ㅋㅋㅋㅋㅋㅋ 맞아! 원샷 투킬이야!! 그리고 아람주도 쓰러졌으니 이제 남은 것은 아람이고 아람이가 최종 승자가 되어버린거야!! 아무튼 잘 시간이라고 하니 푹 자고 좋은 꿈 꾸길 바랄게!! 하루 정말로 고생 많았어!

465 아람 - 혜성 (qyvGKy5PuI)

2022-03-32 (불탄다..!) 01:00:55

아람은 혜성의 기억하고 있다는 말에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는 배시시 웃었다. 나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행이야, 라고 생각하고는 또 이렇게 이야기할 거리가 있다는 게 기쁘기도 하고 그랬다.

“고마워.”

아람은 혜성의 칭찬에 히히 웃으며 말했다. 예쁘다는 칭찬은 아람은 자주 듣는 칭찬이기도 했지만 혜성에게 듣는 것은 다른 이들의 같은 말보다 더 달게 느껴지기도 했다. 가끔 다른 이들의 칭찬은 속에 가시가 담겨져 잇는 경우도 있는데 혜성의 말은 절대 그렇지 않으니 더 편하게 들리는 것일지도 몰랐다.

아람은 손에 힘을 주어 잡는 것을 느끼며 깍지 낀 손을 마주 꼭 잡았다. 걸음을 옮기며 혜성의 말을 곤히 들었다. 아쉽다는 그 말에 아람은 공감했다.

“응, 정말로.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 그래도 오늘 같은 첫 날이라서 너무 좋았어.”

아람은 진심을 담아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혜성을 마주보다가 괜히 부끄러워서 시선을 돌려버렸지만. 그래도 맞잡은 손은 꼭 잡고 살살 흔들었다.


/끄아앙 자기 싫은데, 자기 싫은데…! 그래도 자야 해 흑흑. 잘자 혜성주~~!!

466 혜성 - 아람 (JFO.RhqfeY)

2022-03-32 (불탄다..!) 01:38:55

"...나도 그래."

첫 날이라서 너무 좋았다는 그 말에 혜성은 조용히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떻게 싫을 수가 있을까. 물론 그녀가 살짝 재촉하긴 했지만 어쨌든 고백을 할 정도로 좋아하는 이였다. 그런 이와 사귀고 첫번째 날이고 정말 이것저것을 하지 않았던가. 물론 부끄러운 모습도 보이긴 했지만 그겄까지 다 포함해서 정말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이 앞으로 쭉 이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약간의 불안감을 가슴 속에 품는 것은 사랑의 경험이 한 번도 없는 탓이었다. 경험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었고, 자신의 실수 하나로 그녀가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불안했던 것이었다. 익숙해지기 위해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으나 마냥 시간에만 맡길 생각은 혜성에겐 없었다. 조금씩, 그러면서도 대담하게 익숙해져야만 한다고 마음 먹으며 그는 계속해서 앞으로 걸었다.

점점 가르쳐준 장소에 도착하면 도착할수록 분위기가 고요해지는 것이 상당히 신기한 느낌이었다. 마치 주변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자신과 그녀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땅을 걸을때 나는 작은 발소리가 고요함을 깨뜨리며 주변으로 조용히 울렸다. 괜히 그녀와 살짝 거리를 좁히며 혜성은 아람에게 물었다.

"꽤 어두워졌는데 무섭거나 그렇진 않지? ...이런 곳은 어두워지면 진짜 아무 것도 안 보일 정도니 말이야."

물론 그녀는 어딘가에 갇힌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면 크게 무서워하는 것은 없어보이긴 했으나, 그래도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닌지 혜성은 아람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며 가만히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한편, 아직 도착하려면 조금 더 걸어야하는 것을 느끼며 혜성은 다시 아람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조금 빠를지도 모르지만 넌 나와 어디까지 가고 싶어?"

/나도 잠을 자야만 해. 하지만 내일은 금요일이니까 조금만 더 힘내봐야겠어!! 아무튼 잘 자라! 아람주!!

467 아람 - 혜성 (ZHS1Y6hTuI)

2022-04-02 (파란날) 00:31:17

반딧불이가 나온다는 곳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사위는 어두워져갔다. 고요한 적막에 풀을 밟는 소리나 풀벌레 소리가 가끔 들릴 뿐이었다.

“응? 무섭지나 그렇지는 않은데. 뭔가 그 때 축제 때 귀신의 집 갔을 때 생각나기도 하고.”

아람이 히히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혜성이 그 때 겁이 많았었던 것 같은데. 혜성은 괜찮으려나? 혜성이 자신에게 거리를 좁힌 것이 자신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혜성 본인을 위해서인지 생각하면서 혼자 웃었다. 오히려 무언가가 나타난다거나 하면 조금 무서울지도?

그러다 혜성이 질문을 던지는 것에 아람은 고개를 갸웃했다. 어떤 말인지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가고 싶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여행을 말을 하는 건가? 아니면 다른 뜻인 건가? 아람은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눈으로 혜성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뒷 사람은 무슨 뜻인지 알았지만 아람이는 왜 모르는 건지? 오늘도 수고 많았다 혜성주~! 내일은 쉬겠네! 나는 내일 일하는 날이야… 큽….

468 혜성 - 아람 (JRjvvgKSkE)

2022-04-02 (파란날) 00:38:44

"그럼 다행이고. 혹시나 해서 물어본거야. 혹시나 해서. 나도 무섭진 않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하니 혜성은 그에 대해서는 걱정을 덜기로 했다. 사귀고 난 첫날이라서 그런지,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걱정이 녹아내리는 것은 스스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뭔가 고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저 언제나 평화롭게 웃을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자신의 모습은 인식하면 인식할수록 스스로가 생각해도 상당히 낯선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꾸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을.

한편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역으로 되묻는 그녀의 모습에 혜성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알고서 묻는건지, 아니면 정말로 이해를 할 수 없어서 묻는건지. 하지만 눈빛을 보면 후자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혜성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알려주지 않으면 알려줄때까지 계속 설명을 요구할 것 같았기에 괜히 물었나싶어 혜성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나와 어느 단계까지 가고 싶은지...라고 물은건데. 아. 몰라. 잊어. 잊어. 대답 안해도 돼!"

역시 사귄지 하루밖에 안 되었는데 묻는 것은 너무 빠르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으며 대답할 필요 없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물론 궁금하긴 했으나 부끄러움이 올라온 탓이었다. 그럼 자신은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라는 물음이 나올 것 같은 예감도 들었기에 더더욱.

"아무튼 반딧불이 보이면 너무 가깝게 다가가진 말고 불빛이 보이는 곳에서 멈춰서자. 알겠지?"

/어서 와! 아람주! ㅋㅋㅋㅋㅋㅋㅋ 아닛. 하지만 모를 수도 있지!! 아람주야말로 하루 고생 많았어. 내일도 일을 해야한다니. 일 힘내길 바랄게! 정말로!

469 아람주 (ZHS1Y6hTuI)

2022-04-02 (파란날) 01:10:57

고마워ㅓㅓㅓ 내일 일 하기 정말 싫다... 으... 답레는 아마 내일은 못주고 일요일에 줄 것 같네!

470 혜성주 (JRjvvgKSkE)

2022-04-02 (파란날) 01:18:36

주말에는 진짜 일하기 싫은 법이지! 늘 고생이 많아. 아람주. 답레는 편할때 줘도 괜찮아! 일단 난 자러 가볼게! 아람주도 잘 자길 바라!

471 아람주 (EW6c0wMNBQ)

2022-04-02 (파란날) 15:28:50

아으 일하기 싫다... 잠시 갱신하면서 궁금한게 생겼어.
혜성이는 바퀴벌레 같은 것 잘 잡는 편이려나? 아람이는 벌레 징그러워하지만 나름 잘 처리할 것 같은 기분이야

472 혜성주 (JRjvvgKSkE)

2022-04-02 (파란날) 16:50:27

오늘 하루 어떻게든 빨리 지나가길 여기서 빌게! 아람이는 그래도 잘 잡는 편이로구나. 혜성이는 가만히 눈 깜빡이고 3초동안 보다가 으아아! 바퀴벌레! 바퀴벌레! 바퀴벌레! 하면서 근처에 있는 책을 돌돌 말아서 무차별적으로 마구 내려칠 것 같아. 그러다가 살충제도 막 뿌리고! 잘 잡는다고 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

473 아람주 (EW6c0wMNBQ)

2022-04-02 (파란날) 22:48:54

ㅋㅋㅋㅋㅋㅋ 뭔가 상상되고 귀엽다~ 아람이 혜성이 뒤로 물린 뒤에 정확한 에임으로 바퀴벌레 때려잡은 뒤 변기물에 흘려보낼것 같고. 으으... 하면서 싫어하겠지만

474 혜성주 (JRjvvgKSkE)

2022-04-02 (파란날) 22:50:31

그럼 그 이후에 혜성이가 얼굴이 빨개져서는 놀란 거 아니거든?! 무서워하는 거 아니었거든?! 하면서 툴툴거리는 모습을 첨부로 보내주면 되겠구나!!

475 아람주 (EW6c0wMNBQ)

2022-04-02 (파란날) 23:00:41

끄으... 혜성이 넘 귀여워~ 그런 솔직하지 못한 모습이 귀엽다구. 아람이 그래그래 하면서 혜성이 토닥토닥해줘야지~~
아이고 피곤하다. 혜성주는 오늘 하루 편히 쉬었어?

476 혜성주 (JRjvvgKSkE)

2022-04-02 (파란날) 23:01:49

나야 오늘은 일을 안하니까 나름대로 푹 쉰 편이야. 아람주는 여전히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지만 말이야. 내일은 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만약 쉰다면 정말로 푹 쉬길 바랄게!!
그리고 아람이야말로 귀여움의 대명사다. 귀여움하면 아람이 아닌가요? 전 그렇게 배웠어요. 선생님!

477 아람주 (EW6c0wMNBQ)

2022-04-02 (파란날) 23:08:53

아앗! 매번 귀여워해줘서 고마워ㅋㅋㅋ 아람이를 선물로 주고 나는 쉬러 가야겠다. 오늘두 잘자~~~!

478 혜성주 (JRjvvgKSkE)

2022-04-02 (파란날) 23:12:35

그럼 혜성이가 아람이를 꼬옥 끌어안게하는 수밖에! 아무튼 잘 자라! 아람주! 일 힘내고!

479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0:47:41

아람은 혜성의 말에 그제야 이해를 하고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혹시나 반딧불이들이 시끄럽다고 도망갈 수도 있으니까 차마 큰소리를 내지 못하고 작게 웃었지만.

“그렇게 물어도, 오늘이 첫 날이라 생각해본 적 없는 걸. 그럼 혜성이 너는? 이미 머릿속으로는 나랑 결혼까지 해서 벌써 손주까지 본 것 아냐?”

아람이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혜성이 말한 단계라는 것이 이런 단계를 말하는 건가? 의문이 들긴 했지만 자신이 이해한 대로 장난을 쳤다. 미래라는 것이 고정되어있는 것이 아니니까 어떻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람의 바람으로는 오래오래 같이 있고 싶지만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 뭔가 불안하지 않은 미래를 떠올리기 어려운 것일 터였다.

아람은 반딧불이가 나오면 멈춰서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숲 속으로 깊게 깊게 들어가고 있으니 조만간 반딧불이가 보일 것 같기도 했다.

480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2:08:30

"뭐, 뭐, 뭐래?!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거든?! 그냥 대학생 때도.. 이러면 좋겠다 정도까진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결혼은.... 아. 읍!"

생각도 못한 결혼에 손주라는 말이 나오자 혜성은 급당황하며 무슨 소릴 하냐는 듯이 톡 쏘아붙였다. 그러다 순간적으로 말이 나온 것을 인지하며 그는 황급하게 잡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입을 꾹 가렸다. 이미 그래봐야 늦었겠으나 그래도 그는 괜히 모르는 척, 혀를 차며 시선을 회피했다. 장난스러운 말투로 보아 언제나처럼 거는 장난인 것 같지만 항상 이렇게 당하는 것도 참 신기할 노릇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은 그녀의 손바닥 위인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표정을 찌푸렸다.

아무튼 숲속으로 들어가니 저 편에서 작은 불빛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어 혜성은 발걸음을 멈춰선 후, 저 편에서 아름답게 원을 그리거나 여기저기로 움직이고 있는 작은 불빛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게 반딧불이야. 가까이서 보면 징그러울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멀리서 보면 불빛이 꽤 예쁘거든."

그만큼 주변은 어두컴컴했고 바로 발밑조차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 어두운 환경 속에서 저 불빛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었으나 혜성은 일단 조금만 참기로 하며 아람을 바라봤다. 지금은 그녀와 함께 조용히 저 불빛을 구경하고 싶었으니까.

"...설마 이렇게 둘이서만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말이지. 나 참. 세상사 참 앞길을 알 수 없다니까."

481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2:29:57

아람은 혜성의 반응에 키득키득 웃었다. 아, 정말 귀엽다니까. 예전에도 귀엽다는 생각을 종종 했지만, 사귄다고 생각하고 이제 내꺼라고 생각하니 전보다도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더 괜히 장난치면서 툭툭 건들이게 되는 걸까?

숲 안으로 들어가니 저 멀리 불빛들이 보였다. 아람은 혜성의 옆에 나란히 서서 그 불빛들을 눈으로 담았다. 저절로 와아, 하는 작은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응, 굉장히 신비한 느낌이야.”

때로는 멀리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멀리서 그저 바라만 보아야 자신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는 것. 가끔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가끔 자신도 그런 존재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멀리서 보아야 예쁘고 좋은 애, 가까이에서 알게되면 생각보다 별볼일 없는 아니, 오히려 추하게 느껴지는 사람일까봐. 아람은 괜한 생각을 다른 쪽으로 밀어넣으며 혜성의 말에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사귀지 않았어도 두 사람 방해하지 말자고 이렇게 둘이서 남겨졌을지도 몰라. 게다가 사귀기 전에도 둘이만 있었던 적 많았잖아.”

아람이 소곤소곤 말하면서 작게 웃었다. 그러다 손을 놓으면서 말했다.

“사진 찍어야지. 이러고 있는 새에 도망가면 어떡해.”

아람이 웃으면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듯 손을 뒷짐진 채로 혜성을 보았다.

482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2:39:33

"나 혼자서 조용히 보러 갔을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은거야? 혼자서도 사진 많이 찍으러 다니거든? 나."

장난스러운 그녀의 대꾸에 혜성은 괜히 투덜거리며 그렇게 대꾸했다. 물론 스스로가 생각해도 그럴 가능성은 극히 드물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은 그녀를 혼자 두기 싫었을테니 그녀에게 같이 가자고 했을 가능성도 크고, 어쩌면 아람 측에서 자신에게 먼저 보러 가자고 제안할 가능성도 있었다. 결국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렇게 되는 것은 운명같은 무언가가 아니었을까. 그는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 한편 손을 놓는 그녀의 행동에 혜성은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이어지는 말에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그럼 잠시만 기다려줘."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저 땅에 떠 있는 별같은 불빛들을 카메라에 담는데 그렇게 오랜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 정도로 어두컴컴한 공간이 카메라에 제대로 담길진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다. 일단 카메라를 밖으로 끄집어낸 후, 그는 나름대로 거리와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허나 초점은 역시 주변이 어두컴컴했기에 맞추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나마 떠다니는 녹색 불빛을 토대로 선명함을 맞춰가려고 하나 그 또한 쉽사리 보이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잠시 아무런 말 없이 숨을 죽이고 이것저것 조작을 하며 화면을 바라보던 혜성은 마침내 셔터를 눌렀고 아무런 빛도 비치지 않는 어둠을 그대로 화면에 담았다. 그나마 녹색 불빛이 몇개 잡히긴 했으나 선명한 것은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지금 자신이 보는 것처럼 예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힘드네. 이거 참. ...됐어. 다음에 더 좋은 성능의 카메라를 사게 되면 그때 찍을래. 지금 내 카메라로는 이게 한계인 것 같으니까. 그냥 지금은 너랑 같이 보지 뭐."

적당히 넘겨버리기로 하며 그는 카메라를 다시 집 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가만히 뒷짐을 지고 눈앞에서 떠다니는 불꽃을 가만히 바라보며 두 눈을 깜빡였다.

"...뭐, 처음에는 갑자기 시골이라고 해서 뭔 뜬금없는 소리인가 했는데.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483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3:42:45

“너두 나 좋아하고 있었다면서, 좋아하는 여자애를 두고 혼자 사진 찍으러 간다구? 매정해….”

아람이 장난을 치며 부러 시무룩한 목소리를 내었다.

혜성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아람은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봤다. 가끔 이렇게 혜성이 사진을 찍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왠지 부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그랬다. 이런 모습에 반했던 걸까? 스며들듯이 좋아하게 되었지만 아마 이 모습도 자신이 혜성을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을 것 같다고, 아람은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는 모양인지 혜성이 아쉬워하는 모습에 아람은 고개만 끄덕였다.

“나쁘지 않다는 말은 좋다는 뜻이지? 이렇게 서로 사귀게 될 줄은 그 때는 정말 몰랐었으니까.”

아람이 그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자 주변으로 반딧불이들이 모여들었다. 초록빛의 불빛이 정면 뿐 아니라 측면에도 둥실둥실 떠다녔다. 예쁘기도 예뻤지만 벌레라고 생각하니 달려들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달려들어서 몸에 달라붙는다고 해도 격하게 떼어내면 안 되겠지? 천연기념물이니까, 잘못하다 죽으면 안될테고….”

아람은 장난이 아니라 조금 진지하게 말을 하면서 혜성의 옆에 더 가까이 붙었다.

484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3:52:07

"...좋아한다고 매 시간을 항상 공유하는 것은 아니잖아.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 쪽에서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을 것 같지만 말이야."

시무룩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혜성은 괜히 투덜거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평소라면 앞부분만 이야기를 했겠으나 지금은 자신도 모르게 뒷부분을 이야기하며 그는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난 이 아이를 좋아하는 것이 맞다고. 아까부터 알게 모르게 은근히 부끄러운 말이나 생각만 하는 것 같았지만 그게 누군가를 좋아하기에 생긴 변화라면 자신은 그 변화를 받아들이고 싶다고 생각하며 그는 미소를 작게 지었다.

"...알면서 묻지 마. 굳이 내 입으로 꺼내려고 하는 이유는 또 뭐야."

아무리 봐도 다 알면서 묻는 것이었다. 그것을 굳이 자신의 입으로 말하게 하려는 것이 은근히 심술궂다고 생각하나 마냥 나쁠 것은 또 아니었다. 어쩌겠는가.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혜성은 어느 정도 공감한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사귀게 될 거라고는 여기에 오기 전엔 예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방금 말한대로 세상사 앞길을 알 수 없는 법이었다. 괜히 고개를 옆으로 돌려 가만히 눈에 담는 와중 어느새 초록색 불빛이 근처까지 날아오는 것을 느끼며 그는 아람의 손을 잡고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괜찮아. 근처까지 오는 일은 있더라도 달라붙거나 하진 않을거야. 달라붙더라도 살짝 털어내면 알아서 떨어지니까. 무서우면 얘기해. 털어줄테니까."

자신의 옆에 가까이 붙는 그녀를 바라보며 혜성은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그녀를 제 품으로 유도하듯 살짝 인도했다. 자연히 가깝게 붙는 거리였고 아직 그것에 익숙해지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첫날이니까. 자신과 그녀가 사귀는 것은.

"별똥별은 아니지만 소원을 빌고 싶으면 빌어보는 건 어때? ...혹시 알아? 이뤄줄지."

485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4:02:40

“그야, 듣고 싶으니까?”

다 알면서도 듣고싶은 게 있지 않겠는가. 그 반응이 재미있다면 더 그런 것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좋다는 말이나 칭찬하는 말이나 그런 말은 기분이 좋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혜성이 툴툴거리는 것이 싫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놀리는 말이라는 뜻이었다.

“음, 그래. 생각해보면 나보다 반딧불이가 나를 더 무서워할 것 같기도 하고.”

아람이 조금 키득키득 웃으며 혜성의 품쪽으로 자연스럽게 몸을 기댔다. 누군가와 이렇게 가까이 붙어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하고 혜성의 옆에 있으면서 계속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소원?”

아람은 조금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소원…. 소원이라고 하면 요즘에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생각들에 대한 것들일까? 아람은 소원을 빌기 전에 혜성에게 먼저 물었다.

“너는 빌고 싶은 소원 같은 거 있어?”

486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4:45:35

"...좋아. 온 것도, 같이 있는 것도."

듣고 싶다는 말에 혜성은 정말로 길게 고민하는 듯 하다가 툭 지나가는 어투로 대답했다. 직접 말하긴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듣고 싶다고 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더 생각할 이유는 없었다. 차라리 자신이 조금 부끄럽고 마는 것이 낫지 않은가.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답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은 그렇게 하고 싶었다.

자신의 품으로 몸을 기댐에 따라 무게감이 느껴지자 혜성은 살짝 몸에 힘을 줘서 그녀를 지탱했다. 자신에게 조금 더 기대도 넘어뜨리진 않겠다는 듯, 팔을 살짝 움직여 그녀의 몸을 살며시 잡아주며 혜성은 전방을 바라봤다. 불빛은 가까워져오는 것 같았으나 그렇다고 바로 옆까진 오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인간을 조금은 경계하는 것일까? 물론 그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저들의 눈엔 자신들은 전체적인 모습이 다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어마무시하게 거대한 거인일테니까.

소원에 대해서 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묻는 것에 혜성은 잠시 빌고 싶은 소원이 있는지를 생각했다. 그러다가 한 가지를 떠올리면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 ...별 거 아니긴 하지만... 딱히 장대한 것은 아니긴 하지만. 고3 입시 끝나고 여유가 있으면 너랑 해외 나가는 거. ...뭐, 딱히 어디를 가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냥... 아직 해외여행 안해봤으니까 여자친구랑 하는게 맞지 않나 싶어서. 그, 그 뿐이야."

말을 하면서도 조금 부끄러웠는지 그는 자유로운 손으로 자신의 뺨을 살며시 긁적이면서 괜히 말을 얼버무렸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 고3이 끝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미래였다. 아니. 그 이후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2년 뒤일지도 모르는 일이었고. 어떻게 보면 꽤 여러 뜻을 내포한 그런 소원을 읊으며 그는 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래서 넌? 있어?"

487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5:07:26

아람은 혜성의 그 말에 만족스러운 듯 배시시 웃었다. 뭔가, 이런 것도 여자친구의 특권인걸까? 그렇다면 주어진 그 권력을 무시무시하게(?)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아람이었다.

멀지도 그리고 가깝지도 않은 상태의 반딧불이를 보는 것은 꽤나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보기에도 아름답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다 혜성의 대답에 히히 웃었다.

“그러자. 해외라면 어디가 좋을까? 나도 해외 여행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네.”

생각해보면 있을 법도 했지만 그렇게 살갑게 가족여행을 하는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한 번도 없었다. 외국에 나가서 구경을 한다거나 하는 것을 동경한다거나 꼭 가보고 싶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혜성과 함께 가는 것이라면 어디를 가든 재미있고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었다. 1년 뒤, 혹은 2년 뒤의 미래의 약속을 하는 것이 지켜질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이라면 해도 괜찮은 것이지 않는가.

“나, 나는…. 음, 사실 연기 배우고 싶다고 했던 거, 아직도 어머니한테 말 못 꺼냈거든. 으음…. 뭐라고 소원을 빌어야 될까. 용기를 달라고 해야 할까?”

아람이 조금 끙끙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이야기를 꺼냈던 적이 언제인데 아직까지 말을 못했냐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은 없었다.

488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5:13:28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일단 고등학교 입시가 다 끝나야 가능한 것이기도 하니까."

마음 같아서는 정하고 싶었으나 그래도 아직은 너무 빠르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 또한 그의 망설임에서 나온 것이었다. 혹시나 둘 중 하나라도 입시가 잘 안 풀리면 여행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또 입시를 준비해야만 했으니까. 물론 대학을 포기한다면 모를까. 적어도 자신은 대학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전문적으로 배워서 전문적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더더욱. 아무튼 잠시 미루기로 하며 그는 그녀의 소원으로 보이는 것을 들으며 두 눈을 깜빡였다.

"지금 당장 빨리 꺼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천천히 해도 되지 않겠어? 그리고... 둘 중 하나만 해야한다는 법도 없잖아. 용기도 내고 소원도 빌고 그러면 되는거지. ...빌다고 용기가 날지도 모르는거고."

끙끙거리는 목소리에 그는 나름대로 진지한 어투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어쨌건 그녀의 입장에선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것일테니 자신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정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 아버지란 작자를 떠올려보면 아람에게 있어서 그건 단순히 용기를 낸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을테니까. 이어 그는 가만히 손을 꼬옥 잡아주며 그녀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근처에서 날아다니는 녹색 불빛에게서 잠시 눈을 돌린 후에 이야ㅣㄱ했다.

"설사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한 네 옆에 있는 누군가는 네 편이라는 것은 알았으면 좋겠네. ...아니. 꼭 알아달라는 건 아니고 그냥 생각나면 그런 애도 있구나 정도로도 충분하긴 하니까. 그, 그런 거니까."

489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6:22:07

아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부터 생각하기에는 너무 머나먼 이야기였으니까. 인생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 투성이었다. 특히 아직 어린 두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런 것이었고.

“하지만, 그래도…. 연기라는 건 다들 어릴 때부터 시작하잖아.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늦은 것이기도 하고. 그리고….”

너처럼 뭔가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자신도 마음이 급해진다고, 말을 하지는 못하고 그저 입을 꾹 닫았다. 하지만 꼭 잡아오는 손과, 그리고 옆에 있어주겠다는 그 말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울렁울렁한 기분이 들어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손만 마주 꼭 잡을 뿐이었다. 울렁거리는 기분이 가라앉자 아람이 작게 말했다.

“고마워.”

다행히 작게 웃으면서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조금은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좀더 밝은 톤으로 말을 꺼냈다.

“그러면 소원은, 그 이야기를 꺼냈을 때 어머니가 나한테 실망하지 않게, 해 달라…고….”

하지만 밝게 시작한 목소리는 이내 웅얼거리더니 다시 꾹 닫혔다. 머릿속의 생각을 입으로 꺼냈더니 생각과는 달리 더 울컥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나한테 실망하면 어떡하지,

네 아빠를 빼닮았다고, 그런 것 까지 닮았다고 하면,

나를 미워하면,

버려지면.

490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6:30:32

소원을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 그리고 꾹 닫혀버린 말. 그 모든 모습을 바라보며 혜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객관적으로 보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고작 소원을 이야기하는 것 뿐인데 저렇게까지? 이렇게 생각하기 딱 좋은 모습이 아니던가. 아직 그녀에 대한 것을 모두 아는 것이 아니었기에 혜성은 지금 그녀의 모습을 온전히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뭔가 품고 있다는 것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말 끝을 잇지 못하는 것은 대체로 두 가지 중 하나였으니까. 첫번째는 부끄럽거나, 두번째는 차마 말을 할 수 없다던가.

지금 이 순간, 주변이 어두컴컴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녹색 반딧불이의 불빛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이 어둠을 온전히 밝힐 수는 없는 법이었다. 즉, 지금 이 순간은 어둠이 깔려있고 자신과 아람을 집어삼킨 뒤였으니 여기서 뭘 한다고 해도 남의 눈에 비치는 일은 없었다. 품에 기대고 있는 아람을 괜히 품 속에 꽈악 끌어안아주며 혜성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있었다. 뭔가를 말하면 좋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 혜성은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을 꺼냈다.

"늦으면 어때. 인생 남에게 잘 보이려고 사는 것도 아니고 다 늙어서 고등학교에 와서 공부하는 어르신들도 있어. 네가 시작하고 싶다면 그건 늦은게 아니라 시작할 수 있는 기회에 들어선거라고 난 생각해."

지금 이 순간, 툴툴거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상황은 가려야 하는 법이었으니까. 뭔가 만화나 소설처럼 멋진 말을 하면서 안심시켜주고 싶었으나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에게 있어선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정말로 최선의 말을 꺼내기로 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설사 소원이 이뤄지지 않아도 내가 옆에 있을게. ...그것만으로는 부족할까? 소원 관련으로 뭔가 무섭고 그러면 내가 옆에 함께 있어줄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그것 뿐이니까. ...칫. 말 꺼내놓고 보니 되게 멋없네."

영화속 주인공이면 이럴 때 멋진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할지도 모르나 적어도 자신은 주인공이 아니었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기에 혜성은 절로 입술을 약하게 깨물며,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나 아람을 꼬옥 끌어안아줄 뿐이었다. 아무도 보지 못할 어둠 속에서.

491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6:55:30

아람은 혜성이 자신을 꽉 끌어안자 자신도 몸을 돌려 혜성의 품에 푹 안겼다. 혜성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그 온기에 자신을 내맡겼다. 주변이 어두워서 다행이라고 아람은 생각했다. 꼴불견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울고 싶지도 않았고.

어머니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었다. 부딪히고 나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도리어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도리어 응원해주거나 힘을 실어줄지도 모른다.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과장된 비이성적인 생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럼에도 알아도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있기 마련이었다.

만에 하나, 만에 하나라는 것이 그 사람의 발목을 잡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혜성의 조곤조곤 위로해주는 말은 참으로 듣기 좋은 말이었다. 그 어떤 말을 한다고 해도 나직하게 귓가로 떨어지는 목소리 만으로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옆에 있어준다는 그 말들도.

“…정말, 내 옆에 계속 있어줄거야?”

아람이 혜성의 품을 끌어안은 채로 조금 뭉게진 발음으로 혜성에게 말했다.

“내가, 바보같이 굴고, 멍청하게 굴어도…. 나한테 실망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어린애처럼, 떼를 쓰는 것처럼 혹은 어리광을 피우는 것처럼, 화가 나 명령하듯이 아니 그 품에 매달리며 애원하듯이 너에게 웅얼거렸다.

492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7:05:07

어둠 속이니 그녀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는 것은 아니었으나 감각마저 마비되어 아무 것도 안 느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제 허리에 손을 두르고 안겨있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혜성은 이내 애애원하듯이, 떼를 쓰듯이 요구하는 것에 귀를 기울였다. 절대로 가볍게 말하지 말고 진짜로 그렇게 할 거라고 맹세를 하라는 듯 약속을 요구하는 아람의 말에 혜성은 눈을 조용히 감았다. 바보같이 굴고 멍청하게 굴어도 실망하지 않겠다라는 말로 보아 확고한 자신의 편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더니 의외로 외로움쟁이인가. 그렇게 생각을 하기도 하며.

"...네가 내가 툴툴거리는 이런 피곤한 성격이니까 헤어지자고 하는 것이 아니면 말이야."

굳이 말하자면 바보 같이 굴고 멍청하게 구는 것은 자신이 더 하지 않던가. 당장 지금만 해도 이게 어디 남자친구가 할 법한 다정한 말이던가. 세상 그 쉬워보이는 말 한마디가 자신에겐 가장 어려웠다. 그저 언제부턴가 솔직하게 말하는게 힘들었고 자신도 모르게 괜히 툴툴거리면서 말을 돌려버리게 된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하냐고 물을지도 모르나 혜성에게 있어선 그게 묘하게 어렵고 낯간지러운 일이었다. 물론 하라면 할 수는 있었지만 결국엔 망설이게 되는 것이, 정확히는 왜 이리 오글거리냐 라던가 폼 잡고 있네. 등의 말이 돌아오는 것이 무서운 탓이었다.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다가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실망 안 해. 약속해달라면 해줄게. 애초에 그런 모습 조금 보인다고 실망하고 떠날 것 같으면 처음부터 고민도 안하고 사귀지도 않았어. ...말해두는데 말이야. 난 연애. 가볍게 조금 만나볼까? 하고 시작하는 스타일 절대 아니거든?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쯥."

스스로가 생각해도 이번 것은 조금 낯간지러운 그런 느낌이 아니었나 생각을 하며 혜성은 가만히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려고 하면서 조용히 중얼거리듯 말했다.

"안 버려. 실망도 안 하고. ...가볍게 사귀자고 한 거 아니야. 적어도 난."

493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7:37:08

혜성이 하는 말에 아람은 조금 웃어버렸다. 본인을 툴툴거리는 피곤한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조금 웃겨서. 아니, 그러고보면 이전에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것을 많이 신경쓰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혜성은 늘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 아니, 늘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 혜성에게 듣는 말은 아람에게 만족스러운 말이었다. 그렇다고 그 말을 온전히 다 믿느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매번 이런 말을 해달라고 조르는 일이 종종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망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니, 그리고 그 말을 기어이 얻어내고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같고 미련하다.

피곤한 성격은 오히려 나일지도 몰라.

“나도 네가 툴툴거린다고 헤어지자고 할 정도로 가볍게 고백 승낙한 거 아니거든?”

아람이 꽉 당겼던 몸을 느슨하게 풀어 혜성에게 몸을 조금 떼어낸 채로 혜성을 올려다봤다. 어둠 탓에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 앞에 있다는 것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다. 어두워서 다행히 자신의 발게진 얼굴 같은 게 보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너 툴툴거리는 거 귀여워.”

아람이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494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7:41:32

"...둘 다 가볍게 고백하고 승낙한 건 아니란거네. 그 말은. ...따, 딱히 지금 표정 풀려있고 그런 거 아니야! 혹시나 해서 말하는거야!"

어둠 속이라서 제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겠지만 괜히 찔리는지 그는 그렇게 이야기했다. 물론 아마 자신의 표정은 조금 풀려있지 않을까. 혜성은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가볍게 사귀는 것은 아니란 이야기니까. 아무튼 자신에게서 살짝 떨어졌다는 것을 인지하며 혜성은 아람이 서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물론 어둠 속이라서 그 표정이 제대로 보이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얼굴형이나 몸이 거기에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벼, 별 게 다 귀엽대. 나 참."

자신이 귀엽다고 하는 말까지 아주 잘 들려왔으니까. 그 말에 얼굴을 붉히며 혜성은 작게 혀를 차며 고개를 홱 돌려 앞을 바라봤다. 방금 전의 분위기가 무색하게도 여전히 녹색 불빛은 춤을 추듯 여기저기로 날아다녔고 그 수는 조금씩 많아지고 있었다. 여기 진짜 제대로 명당이네.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가만히 그 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반대편 손을 들어 그 방향을 가리켰다.

"아무튼 반딧불이나 보자. ...여기까지 왔는데 마음껏 봐야지. 집으로 돌아가면 한동안은 인터넷 아니면 못 보는 거 알잖아?"

방금 전의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그는 그렇게 반딧불이를 조용히 보자고 제안했다. 물론 혜성의 목소리는 아주 살짝 떨리고 있었기에 아람이라면 일부러 주제를 바꾸려고 시도한다는 것 정도는 쉽게 간파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간파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495 아람 - 혜성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7:59:49

아람은 혜성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며 어둠 속에서 혜성의 손을 찾아 잡았다. 혜성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반딧불이가 춤추듯 날아다니는 것이 확연히 늘어난 게 보였다.

여전히 신비롭고 아름다운 광경을 보면서 아람은 반딧불이를 보자며 말을 돌리는 혜성의 말에 그러자며 대답했다. 떨리는 목소리가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아람은 혜성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속으로는 소원을 빌었다.

다른 것 다 상관없고, 옆에 있는 이 사람의 옆자리에 오래오래 있을 수 있게 해달라고, 그러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렇게 빌었다.





/이걸로 막레! 일상 이으면서 아람이가 하는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해버렸어. 아람이 이런 모습에 혜성주가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일상 돌리면서 아람이가 이런 애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돼. 생각보다 더 다크한 애 같은 느낌…? 이정도였나? 하는? 흐음.... 여전히 혜성이는 귀여운데 아람이... 과연 괜찮은 것인가.

496 아람주 (JDPgtys1uE)

2022-04-03 (내일 월요일) 18:07:34

앗.... 생각해보니 이번 일상 시작할때 제목 안 붙였다! 끝날때까지 까먹고 있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497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8:08:02

으아닛. 아람이의 소원이 바뀌었구나. 그만큼 혜성이의 존재가 더욱 커진 것일까? 아무튼 마찬가지로 이번 일상도 수고 많았어!! 음. 일단 나는 싫어하는 일은 없으니까 안심해! 이런 모습도 신선해서 좋기도 하고 아람이가 내면으로는 조금 어두운 면도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걸! 오히려 혜성이가 너무 툴툴거리고 다정한 말도 못하니 아람주가 지치는 일이 더 빨리 일어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갸웃) ㅋㅋㅋㅋ 아람이도 귀여웠는걸!! 이대로도 괜찮아!!

498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8:09:56

큭!! 늘 붙인다고 하고 까먹고 있었어!! 으윽. 다음에는 꼭 붙여야겠어!! 나름 좋은 아이디어인데 맨날 까먹어서 슬프다..(주륵)

499 아람주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8:19:46

이번 일상도 수고 많았어!!! 휴, 괜찮다니 다행이다! 그럼 이대로 진행하겠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혜성이 더 툴툴거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 츤데레 앤캐 너무 좋아.... 진짜 아람이 입으로 혜성이 귀엽다고 꼭 말해주고 싶었는데 소원성취했다. 혜성아, 넌 뭘 먹었길래 이렇게 귀엽고 멋있니... 내가 지치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 혜성이 너무 갓캐.... 앓는다.... 연플 터지고 나서 더 좋아진 느낌이야.

정말 매번 말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우연히 일대일로 만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재미있게 굴릴 수 있어서 넘 행복하고(데굴데굴)

제목은 다음 일상엔 꼭 붙이면 되니까! 아, 이번 일상 너무 재미있었다. 역대급이었다. 진짜 배경도 내용도 너무 좋구. 마무리까지 완벽해. 이래서 내가 이 어장을 못끊는다니까. 흑흑

너무 주접떠는 것 같아서 그만해야겠다(자중) 아, 일단 나 잠시 자리 비울게~ 밤에 돌아올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500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8:23:07

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아람이 입으로 확실하게 이야기가 나왔네. 툴툴거리는 거 귀엽다고 말이야. 혜성이 입장에선 뭔 소리야? 싶은 생각이겠지만 말이야. 음. 그렇게 좋아해주니 너무나 기쁘고 고마운걸? 나도 아람이 막 앓고 그런다! 내가 주접을 잘 못 떠는 편이라서 좀 조용한 것 같지만 내면으로는 마구마구 벽을 두들긴다! 정말로!!

맞아. 이번 일상은 특히나 재밌었고 뭔가 의미가 깊었지!! 뭔가 둘의 사이도 더 진해진 것 같고 말이야. 사실 이런 전개가 될 줄은 몰랐지만 이 또한 상황극의 재미 아니겠어? 일단 아람주가 이 스레를 애정하는 것처럼 나 역시도 이 스레를 상당히 애정하고 있으니 그건 꼭 알아두기!!

아무튼 잘 다녀와!! 꼭 오늘 다시 와야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볼일 잘 보기!

501 아람주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9:33:05

중간에 사라질 수도 있지만 갱신!

조용하게 내면으로 주접을 떨고 있다니 혜성주는 내숭쟁이로군~ 다음 일상 내용은 자기 전에 별보기? 그건 고백 때에도 같은 배경이라서 겹치는 것 같기도 하고. 시골 와서 할만한 건 다 한 것 같기도 하고? 이번 일상에서 나눌 만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 느낌이라 조금 애매한 느낌이기도 하고~ 고민되네~

502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9:36:18

하지만 아람이 너무 귀여운걸! 귀여운 모습도 많고 속이 깊은 모습도 많고 혜성이 좋아해주는 모습도 좋고 저렇게 속으로 앓앓하는 것도 귀엽고 매력덩어리인걸. 완전 매력이 뭉쳐서 만들어진 결정체인걸! 그렇다고 완벽한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틈도 있어서 인간적이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도 그렇고 고백 많이 받았다는 설정도 이해되는걸! 일단 아버님부터 어떻게 격리하고 시작하고 싶은걸!!

음. 별보기는 패스해도 좋을 것 같아. 뭔가 지금 상황에서 별보기를 해도 조금 애매한 느낌일 것 같거든. 일단 시골에서 이제 돌아가도 좋지 않을까? 집에 돌아온 후에 사귀는 사이니까 정말로 가볍게 핸드폰 메신저로 꽁냥거리는 메시지 보내는 일상도 좋을 것 같고 바로 불꽃놀이 축제로 가서 같이 여기저기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아쿠아리움도 있지!

503 아람주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19:42:33

아니 이렇게 많은 얘기를 속에 꽁꽁 숨겨놨단 말이야? 그러다 병걸린다구~ ㅋㅋㅋㅋ 이렇게 들으니 부끄럽지만 매우매우 고마워(땅파고 들어가기)

좋아좋아...! 뭔가 할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행복하다.... 그럼 시골집에서 돌아온 뒤에 메신저로 꽁냥꽁냥하는 거 좋을 것 같아. 시간대는 언제 쯤이 좋으려나? 오후 쯤에 돌아왔을 것 같으니 저녁 먹고 난 뒤?

504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19:47:44

늘 말하지만 나는 속으로 조용히 앓는 스타일이라구! 말은 안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엄청 앓고 있다는 것만 알면 돼!! (포인트) 덧붙여서 아람주도 혜성이를 앓을 때 대충 이런 느낌 아니었어? ㅋㅋㅋㅋㅋ

음. 저녁을 먹은 뒤여도 좋고 어차피 방학이니까 그냥 아침에 일어나고 좀 시간이 지난 후에 메시지를 보내는 느낌도 좋지 않을까? 아무래도 당일날에는 피곤할 수도 있고 그럴테니 말이야.

505 아람주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20:00: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나도 그렇게 막 대놓고 앓는 편은 아니지. 들켰군. 역시 들어가 누워야겠다(파놓은 구멍에 눕기)

좋아좋아. 그럼 아침에 연락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 누가 먼저 선톡을 보냈을지~ 다이스로 정할까? 혜성이는 아침에 약하니까 아람이가 보냈을 것 같기도 하고.

506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20:02:23

좋아! 그러면 다이스를 굴려보자! 사실 이건 누가 먼저 해도 상관없을 것 같으니 말이야!!

.dice 1 2. = 2
1.혜성주
2.아람주

덧붙여서 정말로 톡으로만 일상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서 조금 신선한 느낌이긴 하네. 이렇게 새롭게 하나하나 해보는 것도 재밌는 거겠지!

507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20:02:41

아람주의 선레로구나! 선레는 편할때 올려도 괜찮아!!

508 스물 다섯 번째 일상 : 너는 지금 뭐해, 자니, 밖이야?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20:41:37

여름 날, 2박3일의 시골집 일정이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온 뒤, 아람은 종종 생각하곤 했다. 정말 우리 둘이 사귀는 걸까?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곤 자꾸 그 때의 생각을 되뇌어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해라고 생각될 부분도 전혀 없고, 시골집에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도 이후 헤어지고 난 뒤에도 혜성은 여전히 자신의 남자친구였다. 세상에. 하지만 사실 이것이 한 여름밤의 꿈은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시골집에 간 것 부터 지금까지 전부 다 말이다.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골집에 다녀온 것이 너무 다른 환경이었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니 더 그런 느낌이 난다는 뜻이었다.

아람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나서도,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면서도 계속 혜성의 생각을 하다가 9시가 되자 혜성에게 연락을 보내보기로 생각했다. 왜 9시냐 하면, 시골집에서 보아하니 혜성이 아침잠이 많아 보였던 탓이었다. 너무 일찍 연락하면 싫을 수도 있으니까.

아람은 조금 긴장된 느낌으로-굳이 긴장할 필요는 없었으나- 혜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뭐해?]

고민했던 시간과 다르게 아주 짧은 메시지만 보낸 채 아람은 조금 전전긍긍했다.

509 혜성 - 아람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20:46:33

아침 9시 무렵. 혜성은 겨우 잠을 깨고 아침식사까지 다 먹고 침대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어디로 나갈까 싶었으나 딱히 나갈 곳은 없었고 바로 어제 돌아온만큼 오늘 하루는 집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탓이었다.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아람에게 연락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혹시 피곤한데 자신이 연락하면 힘든 것이 아닐까 고민을 하는 와중 갑자기 메신저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고 혜성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고 메신저를 띄웠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아람의 메시지였다.

뭐하냐는 물음. 순간적으로 혜성은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당사자에서 메시지가 온 지금 이 상황을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좋단 말인가.

일단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며 혜성은 핸드폰을 잡은 후에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이미 확인한 이상 '읽음' 처리가 되어있을테니 이런 것은 빨리 보내는 것이 맞을테니까.

[침대에 앉아서 쉬고 있어.]
[오늘 하루 정도는 피로 풀까 싶어서.]
[그러는 너는 뭐하는데?]

510 아람주 (0.oLgHLPqQ)

2022-04-03 (내일 월요일) 23:15:51

아코.... 잠시 일이 있어서 보고 왔더니 너무 졸려서.... 으으.... 답레는 내일 천천히 이어둘게~ 혜성주도 주말 마무리 잘하고 내일 힘내자~~!!

511 혜성주 (rqh/1cHbIc)

2022-04-03 (내일 월요일) 23:21:54

아니야! 원래 일은 갑자기 생기고 졸리면 자야하는 법이지! 잘 자고 마찬가지로 주말 마무리 잘 하고 잘 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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