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스레는 에반게리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스레입니다. ◉ 설정 및 스토리는 완전 창작이 아니며, 스토리 분기에 따라 TVA+EoE / 신극장판 기반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스토리는 총 4개의 페이즈로 나뉘어있으며, 페이즈4 마지막 에피소드가 끝나면 엔딩입니다. ◉ 진행은 평일과 주말 모두 밤 10시~11시부터 12시~01시까지 진행되며, 진행이 없는 날이 될경우 미리 스레에 공지드릴 예정입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사망 및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본 스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규정(17금)을 준수합니다. 기준 등급은 2-2-3-2 입니다.
>>455 "물론 너희들만이 맞서 싸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너희들만이 아니라 수많은 군인들이, 네르프 직원들이 힘을 모아 맞서 싸우고있다. 할 수 있는 총력을 다 모아 맞서고 있지. 이렇게 너희들과 함께하는 수많은 이들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는건 너희들임을 명심하도록. "
나오키는 그렇게 말하며 또다시 뜸을 들이다, 나츠키를 향해 시선을 맞추려 하고는 말하였습니다. "...네 엄마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 나츠키. "
한순간이었지만, 아버지에게서 느껴지는 시선은 싸늘하기 이를 데가 없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감정이 담긴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네가 탄 초호기와 다른 기체인 영호기를 만들고 가동시키기 위해 유리나를 포함한 수많은 직원들이 얼마나 노고를 들여왔는지, 그리고 뒤에서 너희들에게 화력을 지원하고 있는 군인들의 노고가 얼마나 큰지, 그걸 똑똑히 기억하도록. "
싸늘한 시선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 또 뭔가 잘못한걸까. 아버지에게서 조금이라도 상냥한 시선을, 눈길을 기대했던게 잘못일까? 도저히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싸늘한 시선. 그래도, 제대로 나를 봐주는구나, 아버지... 싸늘한 시선은 불안하고 슬프지만, 나를 봐주는 것은 너무나도 기뻐서... 꽉 쥔 손이 땀으로 조금씩 축축해지고 있었다.
누구의 희생 아래 서 있는지 기억해라. 그 말에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래. 에바에 타기만 한다고 끝이 아니었다. 에반게리온의 개발을 위해 많은 노고를 들인 엄마와 개발진들, 에바가 출격하기 전까지 사도를 상대하는 군인들, 사도를 분석해 정보를 주는 오퍼레이터, 탑승을 도와주는 기술부 사람들, 그 밖의 네르프 직원들, 그리고... 사도와 싸울 때마다 이리저리 부서지고 박살나는 거리와 그 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많은 희생이 있기에, 에바에 탈 수 있다. 그들의 희생이 있기에 사도를 막을 수 있다. ...무겁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응.”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버지는 발걸음을 돌렸다. 한 발 늦게 따라서 걸어가며, 문득 떠오른 의문을 살며시 꺼내놓았다.
“...엄마는... 이것 때문에 돌아가신거야?”
엄마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어째서 그 말이 지금 여기에서. 에반게리온을 타기 위한 희생에 엄마가 포함된다면, 에반게리온 개발 총책임자였던 엄마의 죽음이 그 희생에 포함된다면... ...에반게리온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걸까. 대체 어째서...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엄마...
>>460 [ 지금은 나츠키가 정말로 화가 단단히 난 상태일 테니까 ] [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제대로 사과를 해 보는 건 어떻겠니? ] [ 나츠키도 그땐 감정적으로 나가게 된걸수도 있으니까 ] [ 진심어린 사과를 하면 그 아이도 받아주지 않을까 싶구나 ] [ 물론 어른의 시선에서 생각한 거라 안 될수도 있지만 ] [ 어떻게 이걸로 타카기 네 고민이 해결될 수 있기를 빈단다....🥺 ]
[진심어린 사과 말인가요..] [하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행동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적어도 이대로 가만히 있는 채 서로 완전히 척지고 싶지 않고요.] [왜냐하면 동급생에다가 같은 파일럿이고...거기다..] [오늘 여러모로 상담해줘서 감사합니다 사오리 씨!]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랄게요^^]
나루미가 명령문을 입력하기 무섭게, MAGI 프로그램은 즉시 명령에 따라 작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곧, MAGI가 지금까지 찍힌 영상을 기반으로, 나루미의 컴퓨터에 이미지파일과 음향파일이 담긴 폴더를 생성하려 하였습니다.
[ 5th_ANGEL_IMAGE_FILE ] [ 5th_ANGEL_SOUND_FILE ]
폴더 안에는 정말로 사도가 지금까지 취해온 각종 형태의 모습들과 사도에게서 나온 소리들을 MAGI가 분석해 모아 놓은 파일들이 담겨 있었는데, 어떻게 분석한 것인지 그중엔 사도를 투시한 것으로 보이는 단면 이미지 역시 저장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파일, 뭔가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이것, 이 형태, 4차원 입방체가 아닌가요?
정말로, 4차원 입방체를 그대로 3차원에 끌어다 놓은 것처럼, MAGI가 수집해온 사도의 단면은 단순 정팔면체의 형태로만 띄고 있지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겉표면이 정팔면체의 형체일 뿐이었고, 안쪽으로는 정육면체, 정사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등…. 사도는 정말로 다양한 기하학적인 형태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이 바로 포착하기 힘들만큼 매우 빠른 속도로 말입니다. 이 폴더에서 나루미는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사도가 겉표면의 형태를 변형하려 할 때, 작지만 중심부에 붉은 코어의 형태가 드러나려 하는 것이 포착된 이미지 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중앙지령실에서 나루미가 한창 파일을 분석하는 동안, 타카기는 고통을 참아가며 블록이 빠진 자리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열네살의 어린 아이가 견디기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통증이었습니다만, 타카기는 본인의 정신력으로 최대한 이겨내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본인이 탄 영호기만이 아니라 초호기를 같이 이끌고 있는 채로 말입니다. 부들거리면서도 어찌저찌 한 걸음, 두 걸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은 정말이지 강인한 정신력이라 할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저 뒤에 서있는 사도에게선 형태가 바뀌려 하는 조짐도, 온도가 높아지려는 조짐도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사도로부터 전혀 공격하려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듯 하였습니다. 드드드거리며 계속 저 밑바닥을 뜷으려 하고 있던 사도의 드릴 역시 움직임을 멈추었습니다. 어쩌면 영호기와 초호기가 저 밑으로, 지하로 내려가려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사도는 보기와는 다르게 공격범위나 사정거리가 한정되어 있는 게 아닌가? 위나 옆, 앞뒤로만 공격할 수 있고, 아래쪽으로는 땅 밖에 못 뜷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을 겁니다. 타카기는 애써 걸음을 옮기고 옮기며… 블록이 내려간 빈 자리를 향해 내려가려 하였습니다. 저 깊고 어두운 곳으로…. 지오프론트 아래로 말입니다. 내려가고 내려갈수록 점점 밝아지려 하였고, 얼마 되지 않아 영호기와 초호기는 인공적인 푸른 하늘과 풀밭을 마주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영호기와 초호기가 지오프론트 아래 풀숲으로 떨어지기 무섭게, 타카기와 나츠키가 탄 엔트리 플러그가 기체 밖으로 사출되려 하였습니다. 파일럿의 의지로 인한 것이 아니라, 중앙지령실에서 손을 쓴 것이었습니다. 물이 모두 빠지고, 플러그의 문이 열리면, 파일럿 여러분들은 저 멀리서 구조팀과 기술부 직원들이 장비를 들고 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0 : 48 ] [ 2 : 48 ]
1차 전투가 종료되었습니다! 파일럿 여러분께서는 잠시간의 휴식을 취하실 수 있습니다. 오퍼레이터 캐릭터의 경우 잠시후 있을 작전 회의에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꿈을 꾼 것 같다.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의식이 명확해진 순간 꿈의 기억은 마치 물에 새까만 물감을 푼 것처럼, 새까맣게 물들어 더 이상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볼 수 없게 되어버렸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꿈을 꿨던 것 같다는 추측만이 몽롱한 뇌리에 눌어붙어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온 몸이 아프다. 머리도 지끈거리고, 여기저기가 얼얼한 느낌이 든다. 서서히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결벽적으로 하얀 천장.
"...또 낯선 천장...이네...“
마지막 기억은 끔찍한 고통, 어깨가, 왼팔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가서는 제대로 된 언어라고 하기 힘들 소리를 내뱉은 것 까지도. 그 후는... 바로 여기서 눈을 떴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사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지상, 그리고 섬광과 함께 보였던 슬로우 모션과 어깨의 끔찍한 고통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사도... 맞아, 사도는?! 벌떡 상체를 일으켜서 주변을 둘러본다. 뒤늦게 따라오는 현기증에 표정이 저절로 구겨진다.
"사도!! 사도는...!! ...윽... 우엑...“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느낌에 구토감이 솟아오른다. 입가를 손으로 눌러 간신히 참아내고,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상황을 설명해줄 사람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