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분위기를, 정확히는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진행해야하니 나름대로 읊은 말이 조금은 부끄러운지 혜성의 얼굴은 다시 붉어졌다. 오늘따라 얼굴이 상당히 많이 붉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춤을 추고 있으니 자신의 얼굴을 부채질할 수도 없었다. 이 모든 것이 그저 자신의 생각 속에서만 펼쳐지는 꿈이라는 것이 그나마 그에게 있어선 다행이라고 혜성은 생각했다. 정말로 눈앞의 이가 아람이라면 자신은 죽어도 이런 말은 못할테니까. 허나 그와 동시에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 그럼 자신은 평소에 아람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기에 이런 꿈을 꾸는 것인가 하고. 아니. 애초에 왜 자신이 왕자고 아람이 신데렐라로 나오는건지부터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집사 카페에서 입은 드레스 입은 모습을 봐서 그런 것일까. 혼란스러운 마음이 커져갔으나 애써 잠재우며 혜성은 다시 춤에 집중했다.
"설사 그렇게 변한다고 해도 당신이라는 객체가 바뀌는건 아니잖아요."
물론 지금의 신데렐라는 자신이 아는 바, 마법의 힘으로 화려해진 여성이었다. 허나 결국 입고 있는 드레스, 몸에 달고 있는 장신구가 마법의 힘으로 만들어졌을 뿐이지. 마법의 힘으로 신데렐라 그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혜성에게 있어선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누더기를 입고 있으면 그 누더기가 아니라 새로운 옷을 입히면 될 일이고 얼굴에 재가 묻어있으면 얼굴을 씻게 하면 될 일이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피사체를 찾을 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설사 눈에 잘 띄지 않고 화려하지 않더라도 그 분위기가 예쁘고 아름다우면 그건 곧 자신의 피사체였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그는 마음이 더욱 확고해졌다. 왕자가 신데렐라를 다시 찾아도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아내로 맞이한 이유를.
'...그래도 그걸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말이지.'
역시 낯간지럽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다시 한 번 이 사실이 꿈이라는 것에 감사했다. 지금 하는 말들은 아무도 모를 일이고, 그저 자신의 꿈 속에서만 존재하다 사라질 말들이기에.
"알겠어요. 허나 기다리고 있어요. 꼭 찾아갈테니까. 당신 같은 아름다운 이를 놓치고 싶진 않으니까."
자신이 왕자라면 역시 이렇게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하며 혜성은 미소를 지었다. 새롭게 바뀐 곡에 맞춰 이번엔 조금 더 다르게, 물론 조금 어색한 스탭이 섞여있는 춤을 추며 혜성은 아람을 더욱 빤히 바라봤다. 이렇게나 예쁘구나.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생각도 못한 이 상황이 조금 달콤하게 느껴졌고 그와 동시에 혜성은 스스로에게 피식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면 마치 자신이...
음악이 끝나고 춤이 멈추자 혜성은 조심스럽게 아람을 놓아주었다. 동화 내용대로라면 여기서 신데렐라가 도망치듯 나가야만 할 것이고 유리구두를 떨어뜨려야만 할 것이다. 허나 그것은 갑작스럽게 도망쳤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유리 구두를 떨어뜨릴 정도면 발목이 무사치 않을터. 그저 그게 걱정이었기에 혜성은 아람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약속은 지킬게요. 돌아가도 좋아요. 하지만 곧 찾으러, 만나러 갈테니 기다리고 있어요. 누더기 옷을 입은 당신이라도 금방 찾아낼테니까. 당신은 설사 그렇게 입고 있다고 해도 금방 눈에 띄일 정도의 사람이니까. 신데렐라."
그렇게 애써 이야기를 하며 혜성은 아람을 바라보며 어서 가보라는 듯이 살며시 손짓했다.
/ㅋㅋㅋㅋㅋㅋㅋ 한 번을 더 추가해버렸어!! 으으!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많이 했다는 것이 중요한거야!! 그럴거야! (우기기) 사실 이 둘이 그만큼 티키타카가 잘 되는 조합이니 말이야. 그만큼 아람이 장난도 잘 치고 귀엽기도 하고 활발한 것이 좋았다고 생각해! 츤데레의 츤츤도 받아줘야 그게 잘 살아나는 법이니 말이야!
반존대...가 되버렸네. ㅋㅋㅋㅋㅋ 사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꿈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왕자 역이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거지. 현실에선 어림도 없지. 미리보기..라고 해야할까. 현실에서 설사 두 캐릭터가 특별한 사이가 되었다고 해도 이런 말은 잘 안할 것 같으니 그냥 숨겨진 요소 개방이 아닐까? 물론 독점욕과 소유욕은 은근히 보이기야 하겠지만 그래도 집착은 절대로 안 할 애기도 하고. 그냥 조금 아쉬워한다 정도가 고작일 것 같네! ㅋㅋㅋㅋ 혜성이를 좋아해줘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아무튼 내심 속으로는 저런 소유욕도 독점욕도 은근히 있다로 보면 될 것 같아. 그렇기에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질투도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도 그리 심하다기보다는 그냥 다른 이와 너무 진하게 스킨십을 한다거나 할 때 보이는 것이 고작일 것 같아서. 괜히 그런 사실을 알게 되면 뚱한 표정을 짓다가 그냥 아무런 말 없이 자신 품으로 끌어당기면서 자신도 기어이 하고 만다는 그런 느낌? 물론 거부하면 안하지만 풀죽은 고양이 모드는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집착은 안한다. 집착은!
아무튼 이 꿈이 끝나면 혜성이는 이불킥 예약이야.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아무리 가짜고 신데렐라라고 하지만 아람이에게?! 으아아! 싶은 마음으로 말이야.
아람은 그 말을 믿고 싶기도 하고, 믿고 싶지 않기도 했다. 물론 이 말들은 왕자가 신데렐라에게 하는 말일 뿐 자신에게 하는 말은 아니니까. 아람은 구태여 변명하거나 말을 얹지는 않았다. 그저 이 한여름 밤의 꿈이 서글퍼 웃을 뿐이었다. 왜인지 신데렐라가 안타까웠다.
열두시를 알리는 괘종시계의 소리가 뎅뎅, 울렸다. 아람은 혜성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처음 인사했을 때처럼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그리곤 도망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사뿐한 걸음으로 뒤돌아 걸어갔다. 시계가 뎅, 뎅, 울릴 때마다 마법이 사라져갔다. 진주 머리장식이 바스라지듯 빛이 되어 사라지고, 이내 목걸이가, 장갑이, 그리고 유리구두가 사라져 아람은 차가운 대리석 바닥으로 내려왔다.
아람이 무도회장을 나가는 문에 닿았을 때, 하늘색 드레스도 끝단부터 빛으로 화해가고 있었다. 아람은 잠시 혜성의 쪽을 쳐다봤다가, 이내 문을 열고 나갔다. 등 뒤로 문을 닫는 순간,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깜빡깜빡 떠보니, 제 방이었다. 창문 쪽을 쳐다보니 열린 창문 사이로 여름의 서늘한 새벽 바람이 들어와 얇은 커튼을 밀어냈다 당겼다 하고 있었다. 여름의 해는 재빨리 떠서 희미한 새벽 빛을 방 안으로 들이밀고 있었다. 아람은 눈을 비비며 상체를 일으켰다. 넓찍한 방은 물건이 적어 꽤나 삭막해보였다.
"꿈..."
신데렐라가 되는 꿈이었다. 그리고 무도회장을 갔는데 혜성이 흰 예복을 차려입은 왕자님이 되어 자신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춤을 췄고, 또...
'하지만 곧 찾으러, 만나러 갈테니 기다리고 있어요. 누더기 옷을 입은 당신이라도 금방 찾아낼테니까.'
라고... 아람은 그 말을 떠올리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 그리곤 머리 맡에 놓인 고양이 인형을 끌어안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 고양이 인형이 혜성이라도 되는 것처럼, 아람은 넓은 방 안에서 고양이 인형을 안고 춤을 추듯 엉망같은 스텝을 밟았다. 원피스형의 얇은 여름 잠옷이 아람이 빙글 돌 때마다 살짝 부풀었다가 떨어졌다.
'그 드레스도 춤을 출 때 예쁘게 퍼졌었는데.'
아람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가까이에서 춤을 추며 바라봤던 혜성을 떠올렸다. 뭔가 간질간질한 기분에 살짝 붉어진 얼굴로 웃음을 터트렸다.
"자, 학교 가야지."
아람은 침대 맡에 다시 고양이 인형을 앉혀두고 등교할 준비를 했다. 왠지 오늘 하루종일 혜성을 기다릴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꿈이고 왕자 역할이라고 생각했기에 나오는 말이구나! 숨겨진 요소 개방 ㅋㅋㅋㅋ! 뭔가 혜성이가 평소와 다른 모습이라서 너무 재미있었어! 이게 바로 에유의 묘미인가(에유 아닌 에유 같은 느낌이지만) 은근한 독점욕 소유욕 좋지!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도가 아닐까? 집착 해줘도 좋은데 ㅋㅋㅋㅋ 혜성이 성격이 그렇다면 그런 모습도 좋아! 앗, 다른 사람하고 스킨십 하는 것에 기어이 자기도 해버린다가 되버린다니 너무 귀엽잖아 ㅋㅋㅋㅋ큐ㅠㅠㅠㅠ 만약 그런 상황이 있다면 아람이 거부하지 않을 것 같은데 ㅋㅋㅋㅋ 질투하는 혜성이도 보고싶은 기분이다 ㅋㅋㅋㅋ
아람이는 꿈을 꾸고 꽤 기분 좋아할 것 같아. 뭔가 나쁜 꿈은 아니잖아? 재미있고. 혜성이 이불킥 하는 모습 보고싶다 ㅋㅋㅋㅋㅋ 뭔가 아람이 마법이 풀린 후 혜성이 찾아오는 것까지 이을까, 아니면 여기서 끝을 낼까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여기서 마무리 하는 것이 더 아련하고 더 생각나지 않을까 싶은 느낌에 이쯤 마무리 해봤어. 혜성이 입장에서는 여기서 깬다고? 하는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ㅋㅋㅋㅋ
그나저나 혜성이한테 흰 예복을 입힐 생각을 한 사람 누구죠? 혜성주인가요? 정말 칭찬해...(널부렁) 넘 멋있겠다...
CD의 영화 내용에서 마지막으로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그 다음에 비하인드 영상이 시작된다.
제작 과정, 이라는 제목이 뜨고 컴퓨터 앞에 한 여학생이 앉아서 뭔가를 쓰고 있는데 불쑥 카메라맨이 묻는다. 뭐하는 거에요? 라고 하니 여학생이 깜짝 놀라고 부끄러워하면서 조심히 이야기를 한다. 시나리오를 쓰고 있어요. 라고 하며 학기 초 시나리오를 만들었던 모습들이 나온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끝난 뒤 학급 회의에서 시나리오를 다들 읽고 주인공을 누구로 할 것인가, 라는 회의가 나온다. 몇 명이 아람이 어때? 하며 아람이 쪽을 바라본다. 당황한 아람의 얼굴이 나오면서 부끄러워하더니, 아람이 이내 승낙하고 만다. 그리고 나머지 배역을 나눈다.
시나리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보는 날. 책상을 크게 네모로 만든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이 다 앉아서 시작하기 전 시나리오를 다시 읽고 있다. 그 때 아람에게 카메라가 다가간다.
-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요
아람은 곤란한 표정으로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한다.
'긴장되요.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봐야죠. 다들 열심히 하니까 폐 끼치고 싶지도 않고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 번씩 카메라가 갔다가 대본 리딩 현장을 크게 찍고, 이 후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찍는다. 활기차고 웃음이 가득한 촬영 현장이었다. 그 속에서 아람도 진지하게 대본을 보기도 하고, 같이 웃기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영화를 만드는 데 참여한다. 꽤나 험한 장면도 많아서 아람은 넘어지고 뛰고 물에 빠지고, 그런 장면들이 익살스러우면서도 고생했던 것이 잘 담겨져 있다.
잔뜩 물놀이를 하는 학생들 가운데서 긴팔 교복을 입고 대본을 보고 있는 아람이나, 혜성이 포스터로 촬영했던 장면(혜성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에서 아람이 포즈를 취하다가 웃음을 터트리는 장면, 물에 잔뜩 빠지는 모습, 그리고 주변에서 아람에게 수건을 둘러주고 얼른 머리카락을 말려주는 모습. 감기 기운이 있는지 에취, 제채기를 하는 모습들이 촬영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촬영을 끝마치고 편집하는 이들이 밤을 새면서 간식을 먹고 눈을 비비며 일정을 맞추기 위해 고생하는 모습도 찍히고, 상영관을 꾸미는 모습까지 모두 제작 과정 영상에 담겨있다. 반 아이들이 촬영을 하는데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 영상이었기에 그들을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지루해 보일 수 있으나 그들을 아는 사람이 보기에는 이렇게 찍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NG 영상, 이라는 제목이 뜨고 익살스러운 장면들이 나온다.
엑스트라들이 연기가 어설퍼서 자꾸 NG가 나거나, 특히 경비아저씨가 뻣뻣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익살스럽게 담겼다(영화 내에서 보인 모습은 그나마 나아진 연기였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기 장면이 많은 만큼 아람의 NG 모습도 많이 담겼다. 유령 소년 역을 맡은 남학생과 이야기를 하다가 대사를 까먹어서 멀뚱멀뚱 눈만 마주치고 있다가 웃음을 터트린다거나, 악역 역할을 맡은 남학생과 방향을 헷갈려 서로 반대쪽으로 가게 되었다거나(나중에 아람이 돌아보면서 물음표를 잔뜩 띄우는 표정이 압권), 아람이 연기를 했는데 마이크를 안달고 있어서 NG가 났다거나, 달리다가 스텝하고 부딪힌다거나(다들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낸 NG도 많았다.
하지만 NG가 났다고 화를 내는 사람없이 다들 깔깔거리며 웃는 그런 장면들이었다.
그 다음 영상은 인터뷰였다.
감독, 시나리오 작가가 함께 나와서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만들면서 어떤 것이 제일 힘들었는지, 그런 질문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면서 감독과 작가가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웃으면서 하는 이야기들이었고, 그 다음은 유령 소년의 인터뷰, 그 다음은 악역 남학생의 인터뷰가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주인공인 아람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 처음에 주인공으로 뽑혔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저도 왜 제가 주인공으로 뽑혔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다들 제가 잘 할 것 같다고 추천해주더라고요. 제가 나는 한 번도 연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니, 여기서 아무도 연기를 해본 사람이 없다고 하는 거 있죠?(하하)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배운다는 생각으로,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하겠다고 했어요.
- 영화를 찍으면서 어떤 점이 어려웠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다 어려웠어요(웃는다) 쉬운 게 없었어요. 처음이다보니까... 하지만 다들 마찬가지였고 이것도 하다보니 느는 것 같았어요. 음, 대본 외우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그 상황에 몰입해서 연기를 한다는 건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그런데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보니까 상대방 역할인 친구들과 합을 맞추다보면 정말 제가 주인공이 되어서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게 재미있었어요. 걱정도 많이 했는데 다들 잘 하고 있다고 용기를 줘서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물에 빠지는 장면이요(웃음). 수중 촬영을 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거든요. 시나리오에 적혀 있긴 했는데, 설마 이 정도까지 하겠어? 했는데 그 이상을 하더라고요(하하). 그 때 날씨가 맑고 따뜻한 편이었는데 초여름이다보니 계속 물에 들어가니 춥고, 위에서 떨어지는 장면이다보니 걱정도 되고 그랬었는데, 다 촬영하고 나니 뿌듯하고 또 영상으로 정말 잘 나왔더라고요. 그러니까 고생한 보람이 있고 그랬어요.
- 당시 감기에 걸렸던 것 같은데
'아니에요(손을 가로젓는다) 물에 오래 있다보니까 피곤해서 그런 모습이 찍힌 거지 감기 걸린 건 아니었어요. 집에 가는 길에 친구가 걱정된다고 데려다줬는데, 인삼차랑 코코아랑 죽이랑 이렇게 세 개를 사서 집에 들어갔거든요. 제가 그런 날이면 꼭 그렇게 세 개를 먹고 자는데 푹 자고 일어나면 그 다음 날에는 쌩쌩해져요. 진짜로요.(나름의 비밀이라는 듯 강조한다)(주변에서 사람들이 웃는 소리가 들린다)
- 완성된 영화를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엄청 신기했어요. 화면에 나온 사람이 제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영화 한 편을 만드는데 이렇게 많은 노력과 많은 사람들이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어서, 한 번 하고 나니까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 지 알게되었다고 해야할까요(웃음). 이상하게 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는데 저보다 다른 사람들이 고생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에 제 노력도 들어간 게 정말 기쁘고... 정말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이번 경험이요.
종소리가 울리고 점점 아람이 멀어졌다. 물론 그게 아람이 아니라 신데렐라인 것은 알았지만 그럼에도 혜성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어차피 이 꿈은 신데렐라의 이야기대로 흘러가고 지금은 신데렐라와 왕자가 멀어지는 장면이었으니 헤어짐은 필연이었다. 이 이후에 다시 마을로 가서 신데렐라를 찾아내기만 하면 되니 그리 긴 헤어짐도 아니었다. 상대는 아람이 아니라 신데렐라. 허나 아람과 너무 쏙 빼닮은 탓일까. 자꾸 아람이 멀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고개를 아래로 살짝 숙였다. 방금 전, 자신이 그렇게 이야기했건만 당장의 아쉬움과 비슷한 감정을 차마 억누를 수 없었는지 그는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마법이 풀리며 하나하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그 모습이 그의 눈에 비쳤다. 더더욱 아람과 비슷해보이는 외모와 분위기를 느끼며 혜성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야! 문아..."
그 순간 시야가 바뀌었다. 어두컴컴한 어둠이 걷어지고 낯익은 천장이 그의 눈에 비쳤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멍한 표정으로 그는 잠시동안 그렇게 있었다. 안 그래도 아침이 너무나 약한 그였기에 제대로 깨어나지 못하고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알 수 없어 더더욱 멍한 기분만 느끼며 혜성은 작은 신음소리를 냈다. 으음. 으으음. 으음. 으으음. 음. 반복적인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몸을 뒤척거리면서 눈을 완전히 감았다가 겨우겨우 들어올리고, 그러다가 다시 감고, 이불을 푹 뒤집어썼다.
"...아람아..."
자신도 모르게 아람의 이름을 몇 번 부르던 혜성은 어?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고 그 순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순간 많은 것들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는 그 상황적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해 두 눈만 깜빡였다. 그러다가 겨우 상황을 파악하고 으아아악! 하는 소리를 지르며 혜성은 이불을 제 머리까지 뒤집어 쓴 후에 마구잡이로 이불을 걷어찼다.
"뭐야! 뭐! 대체 뭔데! 왜 그 녀석이 신데렐라 모습으로 나오는건데! 대체 왜!!"
자신이 한 말 하나하나가 너무나 부끄러웠고 그 대상이 아람의 모습이었다는 것이 그에게 있어서 또 다른 충격이었다. 그야말로 이불을 걷어차는 소리가 방에서 크게 울렸고 혜성은 이내 으으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얼굴을 베개 속에 파묻었다.
"아. 진짜. 하필 꿈을 꿔도 그런 꿈을! 뭐야. 대체. ...애초에 그 녀석은..."
괜히 입술을 깨물면서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혜성은 자신의 두 머리를 가볍게 쥐어잡았다. 잊자. 잊어버리자. 그나마 자신만 아는 사실이라는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고 여기며 그는 두 눈을 꽉 감았다. 아직 알람이 울리지 않았으니 그때까진 이대로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뺨을 두 손으로 약하게 팍팍 쳤다.
"아. 진짜. 진짜. 진짜. 으으."
오늘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기 조금 힘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눈을 꽉 감았다. 피해다니는게 좋을까? 아예 안 만나는 방향으로 가는 쪽이 좋을까. 아침이 너무나 약한 소년의 아침 잠이 완전히 달아났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는 순간이었다.
/아마 비슷하다면 비슷할지도 모르겠어! 그래도 평소에는 전혀 티를 내지 않다가 이후에 은연 중에 티를 내는 것이니 아주 조금은 다를지도 모르고! ㅋㅋㅋㅋ 집착은 아마 혜성이로서는 힘들거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남에게 피해주는 것은 싫어하고 집착했다가 싫어하거나 미움받는 것은 또 싫어하니 말이야. 질투하는 혜성이는..언젠간 나오지 않을까? ...라기 전에 사실 얼마 안 남은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어떻게 될지는 차후 일상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것 같으니 일단은 노코맨트!
아무튼 막레를 받긴 했지만 혜성이는 지금 이렇습니다 라는 느낌으로 써봤어. 엄청난 부끄러움 때문에 안 그래도 아침에 약한 애가 잠이 확 깨버릴 정도의 충격을 받고 자신이 대체 왜 그런 꿈을 꿨나 싶어서 부끄러워서 미치는 그런 장면이지만.. 어쩔 수 없지! 이게 혜성이니 말이야! 그리고 흰 예복은..그냥 그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하지만 드레스 차림의 아람이도 분명히 예쁠테니까 아람주도 칭찬하겠어!
아무튼 돌아왔어!! 이제부터는 또 쉬고 내일부터 월요일! 으앙. 그래도 일만 잘 끝나면 쭉 쉴수 있으니 일단 최대한 노력해보겠어!! 그리고 독백도 너무 잘 읽었어!! 귀여운 아람이의 인터뷰 최고야!! 혜성이가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을거야. 틀림없이!
막레 잘 받았어! 짧은 일상이었지만 수고 많았어!!! 혜성이 너무 귀엽다(앓).... 혜성잌ㅋㅋㅋ 진짜 너무 귀여워. 귀엽다만 몇 번은 중얼거린 것 같아. 아침에 약한 애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라니 ㅋㅋㅋㅋㅋ 이런 혜성이라 좋아 ㅋㅋㅋㅋㅋ 뭔가 아람이 반응은 자극적인 맛(?)이 없는데 혜성이 반응은 굉장히 자극적이어서 맛있다(?)! 흰 예복 상상하니까 너무 잘 어울려! 멋있어!
뭔가 계속해서 이번 일상 읽고 있는데, 뒷 이야기는 아람이 비설 풀때 쯤에 꿈으로 이어 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가 되면 또 폐기될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아람이는 왠지 이 꿈을 꾸고 난 뒤에 혜성이 보러 혜성이 반 기웃기웃거릴지도 모르겠는데, 혜성이는 아람이 피해다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ㅋㅋㅋㅋㅋ 잘 돌아왔어! 저녁 푹 쉬고 내일 힘내!! 나는 내일도 쉰다(해피) 독백 재미있게 읽었다니 다행이야! 혜성이도 잘 봤다니 다행이고! ㅋㅋㅋㅋ
그럼 다음 일상은 메이드인가! 아마 아람이가 메이드 이벤트를 도와주는 카페 같은 곳을 신청했을 것 같아. 뭔가 이벤트 도와주는 카페 같은 느낌으로 말이야. 왠지 서울에는 이런 특이한 컨셉의 이벤트 카페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나 고민중...(고민고민)
ㅋㅋㅋㅋㅋ 귀엽게 봐줘서 감사한걸! 일단 혜성이라면 아무래도 깨고 일어나면 저런 반응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저런 꿈을 꾼 것도 충격인데 하필 그 대상이 아람이라는 것이 말이야. 이러면 뭔가 자신이 아람이를 의식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마구마구 부정할 것 같거든. 물론 막상 진지하게 아니냐고 물으면 그것에 대해선 확고하게 말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모른다고 툴툴거리면서 홱 돌아설 것 같지만 말이야! 하지만 아람이 반응도 너무 귀엽고 예뻤는걸. 고양이 인형과 춤추는 모습이라던가 말이야. 장면 생각만 해도 너무 예쁘고 우아한 느낌이야!
확실히 이번 일상에선 아람이의 비설 떡밥이 살짝 흘러나왔지. 뭔가 아람이는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조금 자신감이 없다는 느낌이 더욱 크게 들고 있어. 그렇기에 더욱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하지만 또 그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는 느낌도 크게 들고 말이야.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은 혜성이와 조금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걸. 혜성이는 아무래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진지하게 사랑받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만큼 말이야.
역시 찾아오는구나! 혜성이는 예상한대로 적어도 그 날은 아람이를 피해다니려고 막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어. 물론 그러다가 아람이에게 붙잡힐 것 같고 오늘따라 왜 이리 안 보이냐고 물음이 혹시라도 나오면 혜성이는 괜히 고개를 돌리고 같은 반도 아닌데 못 볼 수도 있지 않냐고 하면서 무슨 볼일이냐고 물어볼 것 같아. 물론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도저히 눈은 못 마주치면서 말이야. 왜 그러냐고 물으면 아무 일도 아니라고 얼버무리고. 그러다가 혹시 오해생길까 싶어서 딱히 네가 실수했다거나 뭐 싫어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개인 사정일 뿐이라고 중얼거릴 것 같아.
메이드 이벤트를 도와주는 카페라. 그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사실 나도 서울에 그렇게 많이 간 것은 아니라서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없다고 쳐도 있다고 가정하면 되지! 어차피 꼭 현실적으로만 돌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아무래도 이번 일상은 내가 선레를 쓰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선레는 아마 내일 쓰지 않을까 싶어! 잔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오늘 하루종일 운전을 해서 그런지 조금 피로함도 있다보니! 그냥 깔끔하게 내일부터 돌리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거든!
하긴 어떤 사람이 꿈에 나오면 되게 싱숭생숭하니까! 그것도 친하게 지내는 여자애라면 더더욱! 왜 이런 꿈을 꾼거지(혼란) 이런 느낌이 아닐까 ㅋㅋㅋㅋ 그러면서 꿈속에서 그렇게 말을 잘 해놓구선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자너 ㅋㅋㅋㅋㅋㅋ 아 둘이 예쁘게 차려입고 무도회장에서 춤추는 거 봤으니 여한이... 있지. 아직 많은 것을 해야해!!!(두둥) 아람이 반응 귀엽다고 해줘서 고마워! ㅋㅋㅋ 아람이는 거의 뭔가 지금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다는 그런 기분이야. 혜성이만 괴로워하고 있어...! ㅋㅋㅋㅋㅋㅋ 그런 혜성이 모습도 너무 귀엽고 좋지만!
맞아맞아. 혜성주가 정확하게 잘 봐줬어! 혜성주가 일상을 하나하나 주의깊게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너무 좋아! 아무래도 사랑받는다, 라는 것에 대한 자신감도 없고 누가 자신을 봐준다고 하더라도 내 외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하는 편인 것 같아. 자세한 내용은 더 가까워진 이후에 풀리면 저절로 알게되지 않을까 싶네. 그나저나 혜성이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아무래도 툴툴거리고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좋지 않아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려나?
혜성이 붙잡히기 ㅋㅋㅋㅋ 아람이라면 도망치는 혜성이를 붙잡을 수 있지! ㅋㅋㅋㅋ혜성이 얼굴 빨개져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ㅋㅋㅋㅋ 개인 사정 ㅋㅋㅋㅋ 아람이는 혜성이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캐묻지는 못하고 뭘까? 생각할 것 같기는 해. 그리고 역시 꿈속에서 본 왕자님은 혜성의 얼굴을 한 자신이 만들어낸 사람이겠거니 생각할 것 같구. 너무 다른 모습이다보니까 말이야 ㅋㅋㅋㅋㅋ
생각해본게, 뭔가 고풍스러운 서양풍 저택같이 생긴 카페인데 거기에서 추가적인 비용을 내면 메이드복이나 드레스나 턱시도나 정장 같은 것들을 빌려주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곳일 것 같아. 관광지 같은 데를 가면 한복이나 기모노나 그런 것들을 빌려주기도 하잖아. 그런 느낌으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 건물 내외부에 사진 찍을 것이 많아서 혜성이가 좋아하겠다, 라는 생각으로 아람이가 그곳을 선택할 것 같아!
오늘 운전하느라 고생 많았겠다. 장거리 운전 힘들지(흐릿) 선레는 편할 때 줘! 푹 쉬고 말이야! 내일 선레를 준다면 그 카페로 찾아와서 들어온다 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아. 꿈 때문에 한동안 혜성이가 피해다녔다가 소원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말에 만나는 그런 느낌이려나? ㅋㅋㅋㅋ
뭔가 아람이는 썸을 타는 것조차도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고 즐기는 것 같으니 말이야. 아무튼 혜성이는 상당히 혼란을 느끼고 있는게 맞아. 딱 그 느낌으로 말이야. 분명히 자기 전에 아람이 생각을 한 적도 없는데 대체 왜?! 사실 평소라면 이런 꿈 따위 개꿈이겠거니 생각하고 넘겨버리겠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니 말이야. 최근 아람이와 많이 엮이기도 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기도 해서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애써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있어. 앗. 나도 여한이 많다. 아직 많은 것을 해야만 해! 아직 초반기라고 크게 우겨보겠어!!
음. 아무래도 일상을 돌릴 때는 괜히 몇 번씩 읽어보게 되거든! 물론 아람주가 너무 잘 표현해줘서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해. 확실히 아람이라면 그런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어. 그렇기에 혜성이가 예쁘다고 하는 말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혜성이 입장에선 역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어. 자신이 상냥한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정한 것도 아닌만큼 말이야. 아무래도 툴툴거리는 것이 마냥 좋게 보이진 않는 법이잖아? 잘 모르는 경우엔 와. 쟤 뭐지? 하고 인성논란이 되기도 딱 좋기도 하고!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아람이라면 혜성이를 잡고도 남을 것 같아. 그리고 아무래도 꿈 속의 인물이 정말로 당사자라고 생각하긴 힘든 법 아니겠어? 서로의 꿈이 연결되는 일은 나도 들어본 적이 없는걸. 이런 창작물 내에서나 가능한 법이지!! 그렇기에 혜성이도 아람이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람이와 쏙 빼닮았기에 괜히 더 부끄러움을 느끼고 말이야.
오. 그런 장소 되게 좋을 것 같아. 혜성이가 정말로 딱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야! 메이드복이 문제가 아니라 주변 풍경이나 그런 쪽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 것 같지만 아람이가 메이드복을 입고 나타난다면 아무래도 안 볼 순 없겠지. 뭔가 이러니까 혜성이가 메이드복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나 어쩌면 좋아할지도 모르지!! 사실 예쁜 옷이라면 무엇이건 좋아하는 편이지만 말이야. 아무튼 아람이가 정말 혜성이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잘 느껴져!
앗. 그럼 선레는 내일 퇴근한 후에 주도록 할게! 그러니까 천천히 쉬면서 놀면서 기다리면 될 것 같아. 음.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혜성이가 하루만 피하진 않고 며칠은 피해다녔을테니 말이야. 그쯤 되면 아람이도 역시 조금 수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혜성이는 절대 아니라고 하겠지만 죽어도 왜 그러는지는 말 할 수 없을테니.. 이렇게 혜성이가 고통받는거구나! 하지만 재밌으니 오케이야!
아직 초반기 맞지! 아직 여름이니까!(?) 혜성이는 상냥한 말을 하지 않더라도 정말 매력있는데 말이야(흠) 아람이도 그렇게 생각할거구! 창작물 내에서는 꿈이 연결되는 일이 많이 있지! 꽤나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해! 물론 현실에서는 일어나는 일이 없지만 말이야! 그래서 현실 기반의 이 스레 내에도 혜성이와 아람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오너들은 즐거워하지(아람:???)
메이드복은 아마 서양식의 전통 메이드복(?)이라고 해야하나,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기장의 메이드복인데 장식 같은 것은 일본식인... 왠지 가을에 낙옆 쓰는 빗자루를 들고 있으면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메이드복을 생각중이야(과연 잘 설명이 될 것인가...) 쨌든 긴기장의 메이드복을 생각하고 있어! 메이드복은 짧은 것도 예쁘지만 긴 기장도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 고풍스러운 카페와는 이 옷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말이야! 코스프레라며는 짧은 치마가 잘 어울리겠지만. 짧은 메이드복에 네코미미도...!(오너의 취향...)
쨌든 푹 쉬니까 너무 좋아... 일이 너무 고단했던 터라 오랜만의 휴식이 정말 꿀맛이야 크으.... 내일도 출근 안하고 그 다음날도 출근 안한다니 너무 행복해... 그나저나 돌아가면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겠지만...큭.... 그 때 일은 그 때 생각해야지(룰루)
혜성이가 며칠을 피해다녔다면 아람이도 의심스러워했을 것 같아. 왜저러지 하고. 하지만 주말 약속은 펑크내지 않겠지 하고 부르기! 오랜만에 보는데 계속 피해다녔으니까 꽤 괴롭힐지도 모르겠다! 과연 괴롭힐 수 있을까? 좀더 짖궂은 모습을 보일수도 있겠고... 일단 일상을 돌려봐야 알 것 같아!ㅋㅋㅋㅋ 이리저리 튀는 아람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정답, 그대로 하고싶은 대로 놔둔다.... 왜 캐릭터에게 지는 느낌이 드는 거죠?(흠)
아무래도 그 매력(?)을 스스로는 잘 못 느끼는 편이야. 자신이라도 자신 같은 스타일은 꽤 피곤하겠구나 하고 인지하고 있거든. 그래도 자기 성격이 이런데 어쩌겠어. 라는 느낌으로 반쯤 포기하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아람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혹시나 혜성이가 알게 되면 처음에는 진짜 당황해서 놀리지 마라고 괜히 툴툴거리지 않을까 싶어. 그러다가 놀리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면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어버버거리다가 고개를 돌리고 진짜 작게 고맙다고 중얼거릴 것 같고 말이야! 아무튼 맞아! 현실에서야 일어날 수가 없지만 그래도 창작물이니 이 정도야!! 오너들이 즐거워하면 오케이인거야!!
아!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 뭔가 복합적으로 섞여있는 느낌이로구나. 뭔가 되게 잘 어울릴 것 같아! 막 노출이 많고 그런 것보다 저런 쪽이 훨씬 더 예쁘고 분위기도 살지!! 와. 진짜 되게 예쁠 것 같은데. 왜 이 모습을 나는 볼 수 없는걸까!! 응! 긴 기장의 메이드복도 상당히 예쁘지! 뭔가 좀 기품도 느껴지고 제대로 격식을 차린 느낌도 나고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짧은 메이드복에 네코미미..ㅋㅋㅋㅋ 오너는 좋아하지만 혜성이는 이게 뭔 혼종이지? 싶어서 급 당황하지 않을까 싶네. 그런 모습으로 시중이라고 하면 괜히 자기가 부끄러워서 스톱을 외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역시 네코미미 쪽이 너무 강력했어.
정말로 푹 쉰 것 같아서 다행이야. 요 근래 뭔가 일에 제대로 치인 것 같았거든. 그런 나날이 계속되면 아무래도 많이 지치니까 말이야. 나도 요즘은 살짝 그런 느낌이 있기도 하고. 일을 빨리 끝내면 연말은 쉽니다..라고 하지만 막상 일은 엄청 어려운 난이도고.. 양은 많고... 그래도 일단은 내일이면 끝날 것 같지만 과연 통과가 될지가 문제야. 분명히 첫턴에는 통과 안 시켜줄 것 같은데. (흐릿)
아람이의 괴롭히기는 정말 맛있지! 되게 그 특유의 맛이 있어! 혜성이가 더욱 더 툴툴거리면서 쩔쩔매는 것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그렇기에 귀여운 거 아니겠어? 원래 캐릭터는 데리고 놀다보면 자신이 알아서 뛰어놀고 오너는 그냥 서술만 하게 되는 일이 많은 거 아니겠어? 그렇게 캐릭터가 살아있는 쪽이 더 재밌는걸!
원래 자신의 매력은 자신이 제일 잘 모르는 법이지! 아람이도 자신이 예쁘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으니까 인지는 하고 있지만 감흥은 없는 그런 느낌이라...! 나중에 혜성이와 아람이가 서로의 매력을 설명해주는 그런 날이 오겠지! 그러면 혜성이의 그런 반응도 볼 수 있겠구나! 귀여워!
맞아. 고풍스러운 서양식 건물 느낌이니까 너무 발랄한 것보다는 그런 우아한 느낌의 메이드복이 어울리지 않겠어? 나도 보고싶다구 우아한 메이드복에 메이드 머리띠를 한 그런 아람이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 혜성이 당황하고 스톱 외치는 거냐규 ㅋㅋㅋㅋ 짧은 메이드복에 네코미미는 꽤나 오래된 전통이 아닌가요? ㅋㅋㅋㅋ 어렸을 때 그런 애니가 몇 생각나는데. 그 뭐시냐 하나는 마법소녀물이고 하나는 외계소녀였던 것 같은데... 제대로 기억은 나지 않는구만. 쨌든 혜성아 귀엽잖아! 고양이 귀 단 아람이가 귀엽지 않냐구!
내일 통과 꼭 되길 바랄게(화이팅1!!) 아람이의 괴롭히기를 좋아해줘서 고마워(음?) ㅋㅋㅋㅋㅋㅋ 맞아 오너는 서술만 할 뿐... 캐릭터가 저절로 움직이는 게 되게 귀엽고 좋고...! 물론 너무 선넘게 튀면 자제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제가 필요한 상황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느낌이지!
아무래도 아람주는 정말로 혜성이를 귀여움으로 뭉친 캐릭터로 보는 것이 분명해. 사실 오너로서는 이 애가 정말로 귀여운가 싶지만 상대가 볼 때 귀여우면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마음에 들어하니 언제나 고맙고 감사해!! 아람이도 귀여움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라는 거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보겠어!!
아닠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실제로 보면 혜성이로서는 엄청 당황스럽지 않을까 싶은걸. 귀엽긴 하겠지만 그래도 애초에 메이드복도 그렇게 막 엄청 진지하게 빌었다기보다는 나도 했으니 너도 당해봐라. 이런 마인드로 정말 가볍게 말한 것이었으니까. 그런데 짧은 메이드복에 네코미미 아람이라니. 오히려 너무 귀여워서 당황하는게 아닐까 싶어지는걸. 그런 거 있잖아? 막 생각 이상의 뭔가가 나왔을 때 오히려 당황스럽고 그런 거! 물론 혜성이 입에서 그 상태에서는 순순히 귀엽다는 말은 나오지 않겠지만 고개만 돌리고 힐긋힐긋 바라보는 그런 느낌만 강하게 나지 않을까 싶어. 안 부끄럽냐고 괜히 물어보기도 하고 말이야.
아무래도 선이 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건 서로 기분만 상할 수 있으니 말이지. 그래서 인성에 문제 있는 캐릭터는 잘 다루지 못하는 편이야. 사실 그리 좋아하지도 않지만! 아람주 말대로 지금 이렇게 빌드업하면서 자제해야 하는 상황은 나오지 않았기에 다행이면서도 뭔가 신기한 느낌이야. 뭔가 캐릭터들끼리 서로 지켜야 하는 선은 확실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이야기잖아? 때로는 뭔가 엄청 부담스럽게 나오는 이들도 있는데 적어도 아람주와 아람이에게선 그런 것은 없기에 돌리면서 정말 편하게 놀 수 있다는 느낌인 것 같아!
아람이도 혜성이도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 이게 바로 콩깍지가 아닐까. 분명 혜성주의 눈에도 끼어있는 바로 그것이야! ㅋㅋㅋ 하긴 짧은 메이드복에다가 고양이귀까지 달고 나타나면 당황스럽긴 할 것 같아 ㅋㅋㅋㅋ 귀여운 것을 차치하더라도 말이야. 가볍게 말했는데 본격적인 것이 나와버렸다는 그런 느낌! 이런 걸 말한 게 아니었는데! 라는 느낌에 조금 파렴치한이 된 느낌이려나? 아람이는 부끄러움 같은 것 없다!(아님) 그런데 아람이는 정말 코스프레나 이런저런 것들도 되게 당당하게 할 것 같은 느낌이야. 그런 느낌이라 연기도 잘 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정말 연기라는 건 다른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야 잘 하는 것 같더라고. 연기하는 내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는 것을 내려놔야 하는 느낌?
맞아. 상황극판에서 상판을 하면서 나도 인성에 문제가 있다거나 좋아하지 않는 성향의 캐릭터는 잘 못굴리겠더라고. 일단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다보니 말이야. 캐릭터들 자체가 서로를 부담스럽게 하는 성격이 아니고 막무가내가 아니다보니 캐릭터들 자체가 자제하는 느낌이 아닐까? ㅋㅋㅋ 뭔가 부담스럽다, 라는 거 뭔지 알지. 아람이랑 혜성이 이야기는 빠른 시간 내에 일상을 많이 돌려서 그런지 천천히 감정선을 쌓아도 빨리 진행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말이야. 그래도 부담스러운 것이 있다면 꼭꼭 이야기해줘. 나도 지금까지는 별 문제 없었지만 부담스러운 것이 있으면 꼭 이야기할게!
그나저나 이제 곧 700에 다와가네! 요즘에 끝이 보이는 스레 터트리는 관종 한 명이 있어서 조금 걱정이야. 스레가 터지면 혜성주가 새로운 0레스로 2판을 세워주면 바로 갈게... 뭔가 미리 말을 해두지 않으면 우왕좌왕할 것 같아서 말이야. 으음...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게 좋겠지만 말이야.
아람이는 그런 차림이어도 뭔가 당당하구나! 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보고 있는 혜성이만 얼굴이 빨개져서 당황하지 않을까 예상이 되는걸? 그러다가 그렇게 나왔으니 나도 빤히 바라보겠다고 선언하면서 괜히 빤히 바라보기도 하다가 생각 이상의 파괴력을 지닌 귀여움에 뭔가 당황스러움의 더블 콤보가 작렬해서 결국 또 고개를 돌리지 않을까 싶어. 그러면서 괜히 대단하다고 중얼거릴지도 모르겠고! 연기는 확실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 안되긴 해. 정말로 내가 그 캐릭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내가 그 자체가 되었다고 생각해야만 되는 것 같더라. 나름의 경험담이라면 경험담이야! 물론 그렇다고 내가 전문배우이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 사실 하다보면 그다지 신경도 안 쓰이게 되긴 해!
맞아맞아. 다양한 캐릭터를 굴리는 건 좋지만 결국 캐릭터에 애정이 가고 정이 가야 더 많이, 잘 돌릴 수 있는 법이니까. 잘 맞지 않는 캐릭터는 아무래도 뭔가 억지로 맞지도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라서 결국 잘 못 돌리게 되더라고. 사실 일상을 많이 돌렸기에 그렇게 막 빨리 진행되었다...라는 것은 아닐거야. 이미 일상이 열번이 넘어갔는데 아직도 초면 느낌으로 대면대면하면 그거야말로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시선회피) 앗. 물론 그런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할 생각이야. 사실 그런 게 있으면 난 바로바로 이야기하는 편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사실 아람주와 일상을 돌리면서 느낀 거지만 아마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지 않을까 싶어. 사실 뭐랄까. 막 뜬금없이 점수 따겠다고 갑자기 합의도 안된 위기상황을 혼자서 만들고 혼자서 멋지게 구해줬습니다 같은 느낌만 아니면 별 상관은 없다 주의라서! 은근히 1:1이나 일상 돌리다보면 그런 케이스 많더라.
음. 맞아. 그런 이가 있기는 하지. 개인적으로는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역시 방심할 순 없는 거니까. 일단 그런 이가 설사 스레를 터트린다고 하더라도 바로 2판을 만들어서 대처할게. 없으면 좋긴 하지만 있다고 한다면..너무 당황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넘기는게 제일일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 파괴력은 컸다! 아람이는 웃음 참으면서 "주인님이 부탁해서 하는 거잖아요, 네?" 하면서 혜성이 놀리기!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산타복을 입은 아람이가 보고싶다(뜬금) 루돌프 혜성이도!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연기 못하겠더라고.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 혜성주는 해봤구나! 대단하다!
맞아 잘 맞는 캐릭터가 있고 잘 안 맞는 캐릭터가 있고... 나도 이전에 츤데레 캐릭터를 굴리고 싶었는데 잘 안 되더라고. 츤데레 캐릭터 좋아하는데 왜...(흑흑) 하지만 혜성주가 혜성이를 굴려주니까 넘나 행복하단 이말이에요! ㅋㅋㅋ 그리고 사차원 캐릭터도 좋아하는데 왠지 내가 잘 못굴리겠더라. 아람이보다 조금 더 통통튀는 캐릭터 굴리고 싶은데 그것도 어려워... 뭔가 어려운 점이 많지만 조금씩이라도 계속 도전하면서 캐릭터의 지평을 조금 더 넓히고 싶다는 느낌이야! 하긴 일상이 열번이 넘었는데 데면데면하면 그것도 이상한 것이겠지 ㅋㅋㅋㅋ 쨌든 두 캐릭터가 잘 맞아서 좋게좋게 진행이 되는 느낌이라 좋아! 하긴, 그런 상황도 있겠구나. 상판 경험이 그렇게 길진 않아서 게다가 일대일 경험도 많지 않아서 나도 실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꼭 말해줘. 늘 조심하고 있지만! 이전에 참치로 건너오면서 분쟁조정스레 정주행하니까 도움이 되더라(흐릿)
혜성이는 일단 그 말이 맞긴 하니 정말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끄응 소리만 내면서 왜 내가 부끄러워 해야 하냐고 억울하다는 듯 이야기 할 것 같아. 하지만 그 와중에 또 아람이를 보면서 진짜 뭘 입어도 되게 잘 어울리긴 하는구나 싶어서 괜히 또 감탄하고. 허나 지금 저 순간에는 예쁘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 같아. 물론 속으로는 귀엽다. 예쁘다 그렇게 생각은 하겠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표현을 하지 못하는 츤데레 혜성이. (절레절레) 음. 나도 그렇게 많이 한 건 아니야. 그냥 몇 번 정도!
원래 좋아하긴 해도 잘 안 맞는 캐릭터도 많은 법이니까. 나도 반대로 막 엄청 열혈 캐릭터 류는 좋아하지만 잘 못 돌리겠더라고. 뭔가 막 행동부터 나가는 캐릭터로 설정했지만 어느 순간 행동보다 생각을 먼저 하고 있고. (흐릿) 물론 범위를 넓히는 것도 좋지만 무리하게 넓히기보다는 역시 좋아하는 것을 확실하게 즐기는 것도 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일단 그렇게 하고 있고 말이야! 아무튼 자세한건 인증이 되버리니까 뭐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그냥 꽤 옛날에 내가 다루는 여캐에게 어떻게든 점수 따려고 막 나하고는 얘기도 안했는데 갑자기 위기 상황이 연속으로 벌어지고 그때마다 히어로처럼 짜잔! 하면서 나타나면서 구해주면서 가슴 뛰는 상황 연출하려고 한 이와 일댈을 한 적이 있었어. 뭐 사실 저 상황 그대로는 아니지만 인증을 피하기 위해서 아주 살짝 변경이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만 아니면 진짜 오케이야! 귀신의 집에서 끌어안은 것처럼 그런 행동도 얼마든지 환영이야! 사실 아람이라면 뭘 해도 용서할 수 있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으면 꼭 이야기할게! 반대로 아람주도 꼭 이야기하기!
ㅋㅋㅋㅋ 왜 본인은 멀쩡한데 혜성이가 부끄러워 하냐고 ㅋㅋㅋㅋ 그런 모습 보면서 아람이 뿌듯해할 것 같고(왜 뿌듯해하냔 말이야) ㅋㅋㅋㅋ 혜성이 괴롭히기 재밌다! 본편 일상에는 그런 파괴력이 조금 감소되어서 이정도까지의 반응은 안 나오겠지만 그래도 재미있을 것 같아. 계속 혜성이가 피해다녔었던 것도 있으니 조금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이게 오너 성향하고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 ㅋㅋㅋ 뭔가 행동 먼저 하며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제하게 된다거나 하지 않을까? 내가 못하는 캐릭터를 굴리는 오너들을 보면 되게 존경스럽고, 부럽고 같이 놀면 더 재미있고 그런 것 같기도 해. 다음에는 뭔가 소심하고 화다닥 잘 놀라는 햄스터같은 여캐를 굴려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야! 쨌든 나는 위험상황이나 어떤 일상을 할 때 먼저 양해를 구한 다음에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아마 비설을 풀 때가 되면 혜성주하고 상의하고 진행할 것 같네! 이미 위험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었지. 예를들면 고라니... 아니 고라니가 아니라 ㅋㅋㅋ 그 등산을 갔다가 조난을 당한다거나 말이야. 귀신의 집은 나름 개연성이 컸다고 생각해 ㅋㅋㅋㅋ 아람이라고 용서하지 말란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불편하거나 그런 점이 있으면 꼭 바로 이야기할게~!
쨌든 결론은 혜성이같은 츤데레 남캐 만나서 너무 즐겁다는 뜻입니다(?) 일 잘 끝내고 조심히 돌아와~!
축제가 끝나고 또 시간이 흘러 주말이 찾아왔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만큼 긴 소매 옷은 도저히 입을 수 없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혜성의 옷 역시 짧은 반팔로 바뀌었다. 오늘 그의 복장은 연한 베이지색 반팔 셔츠에 진한 남색 긴 바지였다. 최대한 가볍게 입어 더위를 식히려고 했으나 그럼에도 더위가 안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혜성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머리에 쓴 붉은 빵모자를 최대한 눌러써서 자신의 머리에 그늘을 만들려고 했다. 그의 표정은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다. 단순히 더워서가 아니라 아람을 만나는 것이 여러모로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상한 신데렐라 꿈을 꾸고 난 이후로 혜성은 정말로 아람을 피해다녔다. 물론 옆반인만큼 잠깐 만나기도 했으나 바로 급한 일이 있다고 하며 노골적으로 도망쳤던 주간을 떠올리며 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건 선약이니 취소할 수도 없고 말이지."
그보다 정말로 메이드 복을 입는다는 소원을 들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혜성은 다른 의미로 아람을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라면 아마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가려고 했을지도 모르니까. 비겁할지도 모르지만 집사 옷을 다시 입고 싶진 않았기에 더더욱. 아무튼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자 혜성은 두 눈을 깜빡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카페가 아니라 저택 아니야?"
분명히 카페라고 들었건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서양식 저택이었다. 물론 이런 느낌의 카페가 없으란 법은 없지만 실제로 이런 카페가 있다는 것 자체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메이드복을 카페 안에서 입을 생각인걸까? 아니면 룸카페 같은 느낌의 그런 곳인걸까? 여러 가설을 떠올리며 혜성은 우선 핸드폰을 꺼낸 후에 빠르게 눈앞의 건물을 사진으로 찍었다. 메이드복 이전에 이 풍경은 절대로 놓칠 수 없었기에 더더욱 신경쓰며 찍은 후 혜성은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아무튼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이 있었으니 혜성은 슬슬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그저 아람을 평소처럼 만나는 것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며 마음을 다잡은 후 혜성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거야 아람이가 자신만만하니까! ㅋㅋㅋㅋㅋ 아람이는 이제 완전히 혜성이 놀리기에 맛이 들었구나. 아무튼 이렇게 선레를 썼는데 괜찮은 거겠지? 나도 선레에 제목을 써보기로 했어! 이게 조금 더 편한 것은 확실해 보이니 말이야! 자.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두근두근!
맞아. 오너 성향과 확실하게 연관이 있지. 결국엔 잘 맞는 캐릭터와 안 맞는 캐릭터는 성향과 크게 관련이 있는 법이니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양해를 구하고 상의를 해줘서 늘 고마워! 사실 상의라고 해도 모든 것을 다 정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을 해보자 하고 하는 거니까 더 좋은 것 같아. 사실 아람주와 돌리는게 재밌어서 그런거겠지만! 고라니..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떠오르네. 물론 바뀌어서 조난상황이 되었지만 말이야. 아람이라고 용서할 수도 있지! 아람이가 너무 매력적이니 어쩔 수 없는걸! 아무튼 픽크루도 매우 잘봤어!! 뭔가 딱 상상한 느낌과 비슷한 것 같아! 결론은 혜성이가 또 부러워졌어. 으흑흑.
아무튼 오늘 일은 마무리 되었으나 아직 통과가 되진 않았기에 내일도 출근을 해야 할 것 같네. 예상한 사실이지만 뭔가 슬프다. 어쩔 수 없지!
아람은 약속 시간보다 일찍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서양식 저택 형식으로 생긴 이 카페는 처음에는 스튜디오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물을 싸게 사서 특색있는 느낌의 카페로 업종을 변경한 곳이었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그렇게 입소문이 나지 않았으나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카페로 인스타로 요즘에 홍보를 많이 하고 있는 곳이었다.
서양식 저택 모습으로 꾸며놓은 내부 덕분에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오는 손님들도 많은 편이었는데, 그래서 소품 느낌으로 하나 둘 카페 주인이 사 놓은 옷가지들을 대여하게 되면서 의상 대여도 함께 하게 된 곳이었다. 아람은 이곳에 연락을 하여 이것저것 물어보았고 메이드복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이곳에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아람은 혜성이 오기 전에 미리 메이드복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메이드복은 코스프레 같은 과한 형식이 아니라 저택의 분위기에 맞게끔 단정한 느낌의 의상으로 준비되어 있어 아람의 마음에 쏙 들었다. 한 번쯤 이런 예쁜 옷들을 입어보고 싶은 것이 로망이 아니겠던가. 그 때 드레스를 입었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래서 신데렐라 꿈을 꾸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 때 혜성이 집사로 나왔었던 게 영향을 미쳐서 왕자님으로 나왔을지도 모르고.
혜성이 올 시간이 되자 아람은 문 근처에 섰다. 머리에는 흰 프릴이 달린 머리띠를 했고, 옷은 흰색 목 카라가 살짝 긴 느낌으로 달려있고 그 아래 까만색 바탕의 원피스가, 그리고 어깨 부분에 흰 프릴 장식과 함께 흰앞치마로 내려오는 장식이 되어 있었다. 카라 옆으로 내려오는 발팔 소매는 과하지 않게 살짝 부풀었다가 모아져 흰 마감으로 되어 있었고, 흰 앞치마는 허리 부분을 한 번 잡아준 뒤 종아리까지 넓게 퍼지는 벨 모양의 검정 치마와 함께 적당한 선까지 내려왔다. 그 아래에는 맨다리었으나 윗부분이 꽃처럼 마감되어있는 흰색 양말과 동그랗고 까만 깔끔한 구두까지 디테일까지 신경쓴 것이 보였다. 옷과 머리띠는 대여한 것이었으나 양말과 신발은 미리 옷에 맞춰 준비해서 신고 왔다.
기다리다보니 문이 열리며 작은 종이 울렸고, 들어오는 사람이 혜성인 것까지 확인한 아람이 두 손은 배꼽에, 고개를 살며시 숙였다 들어올리며 인사했다.
"다녀오셨습니까, 도련님."
아람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이리저리 웹서핑으로 알아본 바, 메이드 카페의 경우 손님이 이 집의 주인인 것이 컨셉이라 들어올 때는 다녀오셨나요. 라고 인사하고 나갈 때는 다녀오세요. 라고 인사한다고 하더란다. 이미 카페 주인에게 양해까지 구해놨기 때문에(내기에 져서 이런이런 것을 하기로 했다고 하니 흔쾌히 동의해주었다.) 카운터에 있는 카페 주인은 그 모습을 귀엽다는 듯이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외출은 즐거우셨나요? 가방은 받아드리겠습니다."
아람은 혜성에게 가방을 받아 대신 들겠다며 손을 내밀었고, 가방을 건네어 준다면 들고 난 뒤 미리 예약한 자리로 안내할 것이었고 가방을 주지 않는다면 눈썹을 내려 시무룩한 표정을 짓다가 자리로 안내할 것이었다.
안내한 자리는 미리 와서 자리 잡은 창가쪽 자리였지만 아람이 메이드복을 입고 시중을 들어야 하는 만큼(대단한 것은 안하겠지만) 조금 구석 자리로 잡아두었다. 창가로는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의 모습이 보일 것이었다.
/뭔가 아람이 각잡고 준비한 느낌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준비하면서도 재미있어보이고 옷도 예뻐서 만족하고 있다는 후문이... 아람이 꽤 옷입는 거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그래서 매번 일상할 때 옷같은거 신경써서 입히고 있어. 자, 혜성이의 반응은? 두근두근. 나도 이렇게 예쁘게 입은 아람이를 실제로 보는 혜성이가 너무 부럽다...
내일도 출근 해야 하는 거야? 또륵또륵... 힘내고 내일은 꼭 성공해서 수요일은 쉬는걸로 하자!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메이드복 차림의 아람의 모습이었다. 물론 자신이 소원으로 내건 것이긴 하지만 설마 저렇게 본격적으로 입고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혜성은 멍한 표정을 짓다가 자신도 모르게 카페의 문을 닫았다. 뒤이어 두 눈을 비빈 후에 혜성은 심호흡을 쉬고 다시 문을 열고 안을 바라봤다. 당연히 처음에 본 것이 거짓이 아니고 꿈이 아닌만큼 보이는 풍경은 온전히 동일한 풍경이었다. 코스프레 용으로 입는 조금 노출이 있는 그런 옷이 아니라 정말 저택에서 일하는 전통 메이드복에 가까운, 하지만 조금 어레인지 된 것으로 추측되는 그 메이드복을 입은 아람이 너무나 예쁘게 보여서 혜성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입만 뻐끔거렸다. 물론 예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반칙급 아닌가. 자신이 집사복을 입을 때마도 더욱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좀 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 헛기침 소리를 내며 가방을 내밀었다.
"뭐, 뭐야. 너, 너무 본격적으로 준비한 거 아니야? 뭐, 일단은 응. 딱히 특별히 들어있는 그런 것은 없지만."
그냥 말 그대로 외출할 때 사용하는 크로스백 정도였기에 안에 들어있는 것은 딱히 없었다. 그냥 가볍게 뭔가를 메모할 수 있는 노트와 볼펜, 그리고 목이 마를 때 마실 수 있는 물, 그리고 손수건 정도가 고작인 가방을 온전히 그녀에게 맡긴 후 혜성은 그녀의 안내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구석진 곳에 있는 창가 자리에 도착하자 정원의 모습이 보이자 혜성은 절로 감탄했다. 여기 생각보다 되게 본격적이구나. 그리 생각하며 혜성은 우선 자리에 앉았다.
"...이런 곳은 어떻게 찾은거야. 당연히 그냥 의상 가게에서 빌리는 정도인 줄 알았다고. 이쪽은. 아무튼 인사가 늦었네. 그러니까... 안녕."
만나긴 했으나 아직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리며 혜성은 그녀에게 그렇게 인사했다. 문제는 이 이후였다. 이제 뭘 하면 좋은거지? 시중을 들라고 했지만 딱히 뭔가를 생각하고 온 것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처음에는 시중을 들게 할 생각 따윈 추호도 없었기에 더더욱. 일단 메뉴라도 달라고 하면 되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어. 일단 메뉴 좀 부탁해도 될까? 여기서 뭘 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야."
일단 카페라고 하니까 다른 곳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혹시 또 모를 일이었다. 여기만의 특선 메뉴가 있다던가 할지도 모르기에 혜성은 우선 아람에게 메뉴를 부탁했다.
/충분히 각잡고 준비한 느낌인걸! ㅋㅋㅋㅋㅋㅋ 확실히 아람이가 옷 예쁘게 입는 것을 좋아한다면 저런 것도 좋은 체험으로 여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드네! 혜성이의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짜자잔!! 나도 혜성이가 너무 부러운걸. 나도 아람이 옷 예쁘게 입은 거 보고 싶다!!
아람은 인사를 하자 혜성이 다시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눈만 깜빡거렸다. 혜성의 당황한 듯한 느낌이 전해져오는 것 같아서 아람은 웃음을 꾹 참았다. 자기가 소원으로 이야기했으면서 왜 저런 표정인거야. 아람은 키득키득 웃고 싶었지만 지금은 메이드이기 때문에 웃음을 꾹 참고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온 혜성에게 다가가 가방을 받았다.
"도련님의 소원이라는데 어떻게 대충 준비할 수가 있겠어요."
아람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였지만, 태도는 공손하게 가방을 받았고 혜성을 자리로 안내한 뒤 자리 뒤에 있는 옷걸이에 가방을 걸었다. 그리고 혜성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메이드의 기본 소양이랍니다."
그리고 안녕이라는 인사에 치마를 살며시 잡아 인사하듯 무릎을 살짝 굽혔다 폈다. 자세한 경위는 나중에 설명해야지 생각하며 비밀을 표방하며 웃었다. 그리고 혜성이 메뉴를 부탁한다는 말에 잠시 자리를 비워 카운터로 가서 메뉴판을 받아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정말 종업원인 것처럼 메뉴판을 혜성이 잘 보이게 테이블 위에 펼쳐 보여주며 설명했다. 눈을 내려 메뉴판을 같이 보며 설명을 하다보니 따뜻한 분위기의 조명이 아람의 속눈썹에 내려앉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였고 그 분위기는 서양식 저택의 고풍스러운 내부 분위기와 어울리는 것이었다.
"커피와 홍차, 라떼, 에이드 등 음료가 준비되어있고, 각종 케이크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떤 걸로 주문하시겠어요?"
어지간한 카페에서 파는 음료나 케익류는 준비되어 있는 메뉴판이었다. 음료나 디저트도 나쁘지 않다는 후기가 있어 꽤 괜찮을 듯 했다. 아람은 혜성이 메뉴를 고르면 메뉴판을 정리해서 주문을 한 뒤 자리로 돌아올 것이었다. 물론 일인 일메뉴니까 자신을 위한 홍차와 치즈케익도 주문하겠지만.
주문을 마치고 온 아람이 혜성의 맞은 편에 앉아 나름 어떻게 같이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하며 준비한 것을 이야기했다.
"음료와 디저트를 드시는 동안 심심하지 않게 제가 말동무가 되어드릴게요. 오늘은 특별히 저에게 세 가지 질문을 할 수 있게 해드리겠답니다. 솔직하게 성심성의껏 대답해 드리는 대신 도련님도 솔직하게 한 가지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셔야 해요."
일종의 진실게임이었다. 여기서 보드게임이나 그런 것을 할 수는 없고 시끄럽게 할 수도 없으니 대화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물론 자신만 이야기하면 재미없으니 혜성에게도 한 문제를 낼 것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자신처럼 적당히 옷을 입고 나름 흉내만 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그냥 메이드 아닌가? 물론 메이드를 직접 본 적은 없었기에 혜성으로서도 비교는 할 수 없었으나 만약 메이드가 실제로 있다면 정말로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그는 생각했다. 애니메이션 등에서 나오는 그런 좀 뭔가 애매한 느낌이 아니라 전통파 같은 느낌이었기에 그는 괜히 신기하다는 듯, 그녀의 옷차림을 힐긋힐긋 바라봤다.
메뉴와 함께 이어지는 설명을 바라보며 혜성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 바로 메뉴를 주문했다.
"그럼 오렌지 에이드와 크레이프 조각 케이크로."
결국엔 제일 좋아하는 음료. 에이드 류와 함께 크레이프 케이크를 주문하며 그는 요금을 빠르게 계산했다. 이 정도면 크게 부담되는 요금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그는 그녀가 주문을 마치고 돌아오자 다시 한 번 옷차림을 바라봤다. 이 카페에서 따로 빌려주는 옷일까. 아니면 인터넷 등으로 주문한 옷일까? 호기심을 가지면서 가만히 바라보는 와중 그녀의 진실게임 제안에 혜성은 흐음. 하는 소리를 내며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뭐, 너무 곤란한 것만 아니라면 딱히 답 못할 것도 없긴 하니까. 그보다 3개나 허용해주게? 나중에 후회하는 거 아니야?"
물론 자신이라고 해서 그렇게 이상한 질문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나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곤란한 질문이 나올 수도 있는 법이었다. 자신만 해도 모두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녀라고 어디 예외겠는가. 아무튼 너무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도록 하려고 하며 혜성은 가만히 생각하다 그녀에게 물었다.
"솔직히 지금 기분은 어때? ...그러니까 안 부끄러워? 아, 아니 뭐. 딱히 나도 집사 일 할 때... 부끄러웠다거나..... 아, 아무튼 그런 건 됐으니까 안 부끄러워?"
역시 자신은 조금 부끄러웠다. 물론 창피하다는 것은 아니었으나 역시 조금 낯선 느낌이긴 했으니까. 그와는 다르게 아람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이 신기하다는 듯, 그는 첫 번째 질문의 답을 기다렸다.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혜성이라면 그렇게 할 것 같았거든! 아람이가 일단 너무 메이드 역할을 잘해서 오너인 나도 놀라는 중이야! 진짜 예쁘겠다.
아람은 진동벨이 울리는 것을 대기하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3개나 허용을 해주냐는 혜성의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혜성이 질문을 해도 그렇게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었다. 물론 너무 이야기하기 곤란하면 노코멘트 할지도 모르지만.
"기분은... 음, 조금 부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원래 부끄러움을 잘 안 타는 성격이긴 한데, 촬영을 하면서 더 얼굴이 두꺼워진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도 메이드를 연기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것 같고. 그나저나 옷 예쁘지 않아요? 일단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도련님만 보고 있는 거고, 또 카메라가 쳐다보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모르는 손님들이 힐긋힐긋 쳐다보는 것 같긴 했지만 그 정도는 오케이였다. 일단 축제 다닐 때 사람들이 너무 많이 쳐다봤어... 특히 셋째 날에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민망할 정도였다. 사인도 엄청 해주고 다녔고. 그랬더니 더 뻔뻔해진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자 진동벨이 울렸다. 아람이는 "실례할게요."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총총총 카운터로 갔다가 음료와 케익들을 쟁반에 들고 와 테이블에 세팅했다. 혜성의 앞에 오렌지 에이드와 크레이프 케익을 놓고 자신의 자리 앞에 홍차와 치즈케익을 두었다. 그리고 포크와 티슈를 세팅했다. 홍차는 꽤나 본격적인 느낌이라 고풍스러운 무늬가 있는 티포트와 그와 세트인 잔이 나왔고 아람은 조심조심 티포트를 들어 잔에 쪼르륵 따랐다. 붉은 빛의 액체가 예쁜 잔에 담기는 모습은 꽤나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아람은 쟁반을 카운터에 가져다두고 다시 돌아와 맞은 편에 앉았다. 본인의 포크를 들었다가 혜성에게 불쑥 물었다.
"케익 먹여드릴까요, 도련님?"
이 정도는 서비스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말했다. 음식을 먹여주는 것과 입가를 닦아주는 것 둘 중 뭐가 부끄러운 일인가 생각하면서.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일. 배우나 모델이 적성에 맞는 것이 아닐까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 와중에 나온 질문에 그는 이건 세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며 양 손의 검지를 모아 X를 그린 후에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꼭 물어봐야만 한다 그런 건 없었으나 뭔가 이렇게 낭비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선 너무나 아까운 일이었다.
한편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작게 혀를 찼다. 물론 그녀의 옷차림이 상당히 눈에 띄는 것은 그도 이해할 수 있었으나 그래도 너무 알게 모르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탓이었다. 일단 지금은 사적인 시간이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있는데. 그런 말을 목 속에서 터트렸으나 목 밖으로 내보내진 않으며 그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찌릿하는 시선을 다른 이들 쪽으로 향했다. 물론 그 시선이 전달되었으진 알 수 없었지만 나름대로 구경거리마냥 보지 마라는 마음이 조금은 전달되었길 바라며 혜성은 한숨을 약하게 내쉬었다.
그녀가 음료와 케이크를 가져오자 그는 고맙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음료인 에이드를 먼저 마셨다. 오렌지의 맛과 함께 느껴지는 탄산 맛이 묘하게 달달했고 시원했다. 역시 여름하면 에이드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다음 그녀가 따르는 홍차를 바라봤다. 티포트와 잔도 예쁘긴 하나 그것을 따르는 그녀의 솜씨 역시 마냥 서투른 느낌은 아닌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런 홍차를 자주 마시나? 그런 생각을 해보는 와중 문뜩 그녀의 물음에 그는 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두 눈을 깜빡였다.
"무, 무, 무, 무슨 소리야! 그, 그런 것까지 안해도 괜찮아! 그, 그거야말로 엄청 그..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그, 그런 건 사귀는 사이끼리 하는 거야! 그런 거야!"
말이 좋아 먹여준다이지. 그야말로 아~ 하는 그게 아니던가. 얼굴이 새빨개져선 그는 다급하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혼자서 먹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빠르게 포크를 집어 크레이프 케이크를 한 입 크기로 잘라 빠르게 입에 넣었다. 너무 빨리 먹은 탓에 이게 무슨 맛인지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와중 그는 약하게 기침소리를 내며 자신의 가슴가를 톡톡 치다 에이드를 마셔서 살짝 걸린 것을 안으로 집어넣었다.
"나, 나 참. 갑자기 생각도 못한 소리를 해서. 아, 아무튼 두 번째 질문이야. 그러니까... 어. 지금 가장 관심 가지는 게 뭐야? 그러니까 별 의미는 없고... 그냥 그런 거 있잖아. 그러니까 그거. 음. 뭐, 친구니까.. 알아도 상관없잖아. 그, 그 뿐이야."
괜히 약하게 툴툴거리며 그는 다시 크레이프 케이크를 포크로 한 입 크기로 잘랐다. 그리고 그것을 포크로 살짝 찝었으나 바로 입에 넣진 않았다. 그러다가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녀의 접시에 그 집은 것을 살며시 놓았다. 한 입 먹어보라는 말 없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혜성이는 크게 당황하고 있지. 여기서 아~ 제안이라니! 물론 너무나 달콤하고 하고 싶은 제안이었으나 아직 혜성이 레벨로는 무리였다고 한다. 큭. 이 용기 없는 녀석!! 이럴 때 아~ 한 번 받아보는 건데!!
"노카운트로 답변을 해드리자면, 그야 친구끼리는 괜찮지 않을까요? 대학생이 되면 친구들끼리 드레스 코드 맞춰서 놀기도 한다는데.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아람이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자신의 제안에 당황하는 혜성을 보며 조금 웃음을 터트렸다. 입가를 살짝 가리면서 자신도 혜성이 입가를 닦아준다는 말에 그랬던가 생각했다. 입가에 묻히지 않게 조심해서 먹기는 했었지. 그래도 자신의 제안을 거절하는 것에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그럼 메이드복 입어 달라고 소원 쓰는 건 괜찮고?"
뭔가 말로 내뱉고 보니 파렴치한으로 만든 것 같아 아람은 장난이라는 듯 풋, 웃었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들었다. 혹시 혜성이 말한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메이드 관련 검색을 해보면서 본 코스프레나 이벤트용 같은? 그런 건 정말 사귀는 사이끼리 하는 것 같기는 했다. 물론 어떤 이들은 그런 옷을 입고 코스프레 장소에서 모델일을 한다거나 하긴 하겠지만. 그건 업무의 일환인가 싶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가 홍차를 한 입 마시고 내려놓았다.
"음, 지금 관심있는 건... 최근에 촬영하고 영화 만드느라 엄청 바빴었잖아요. 그런데 이제 끝나고 나니 뭔가 시원섭섭한 느낌이랄까. 뭔가 계속 생각나고. 연기라는 거 뭔가 재밌기도 하고. 음, 이건 조금 있다가. 역할 놀이 끝나고 이야기할게."
아람이 히히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혜성이 잘라준 크레이프 케이크를 포크로 쿡 찝어 입에 넣었다. 맛있다! 아람은 자신의 치즈케익도 혜성의 접시에 둔 뒤 자신의 케익도 한 입 냠, 먹었다. 맛있어! 얼굴이 절로 반짝반짝해진다.
"그, 그것과 이건 별개야. 별개. 애초에 나도 집사복을 입었으니까 된 거잖아. 그리고 나도 딱히 먹여준다거나 하는 것은 안 했어."
물론 장난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으나 뭔가 푹 찌르는 느낌에 그는 괜히 빠르게 반박했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할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컸기에 더더욱.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분위기가 싫은 것은 아니었는지 결국 그의 입가엔 미소가 살며시 흘렀다. 요 근래.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녀와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는 지금 이런 느낌이 아니었나 싶었고, 그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약간의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이 조금 낯설다고 헤성은 생각했다. 그래도 지금 이 분위기가 말 그대로 나쁘진 않으니 조금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에이드를 천천히 마셨다.
"...흐음? 뭐야. 굳이 나중에 말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거야? ...뭐, 알았어. 일단은."
굳이 역할 놀이가 끝난 후에 이야기를 하겠다고 하는 것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숨겨진 뭔가가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그녀가 떠 준 치즈케이크를 포크로 집어서 입에 쏙 집어넣었다. 크레이프 특유의 맛도 좋았으나 치즈 케이크의 단백한 맛도 상당히 일품이었다. 여기, 생각보다 케이크 맛 좋네. 혼자서 조용히 중얼거리며 혜성은 다시 에이드를 천천히 마시며 오렌지 향과 맛을 즐겼다.
아무튼 남은 것은 마지막 질문. 그 마지막 질문으로 뭘 하면 좋을까. 그는 가만히 생각했다. 그래도 마지막인데 센 것을 하는 것이 좋을까. 괜히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그는 가만히 생각에 생각을 하다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 옷 입은 거 사진으로 찍어도 되냐고 물으면 찍게 해줄거야?"
역시 사진을 찍는 것은 조금 부끄럽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날린 일종의 공격이었다. 물론 너무 짓궂게 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는 싫다고 한다면 더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조금은 부끄러워해보라는 것이 일종의 의도였으니까.
"그건 그렇고 진짜 여기 좋긴 하네. 맛도 맛이지만 인테리어가 상당히 좋아. 나중에 나가기 전에 허락을 받고 조금 찍어야겠어."
/그야 아직까진 혜성이로서는. (시선회피) 그, 그래도 언젠간 받아주고 혜성이도 아~ 해줄거라구! 언젠가는이지만! 오너도 언제일진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넘어가준다는 것은 내심 기대한거야?!
"안 찍을 생각이었어요? 이전에 특별한 의상으로 사진 찍으려는 의도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카메라는 안 가져오셨네요?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혹시 다른 의도가?"
아람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마지막 말을 하면서 웃었다. 분명 혜성의 짐이나 그런 것을 보았을 때 혜성이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의아하던 참이었다. 축제 때 처음 그런 소원을 빌었을 때 어떻게 준비할 거냐는 물음에 그런 식으로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스튜디오나, 그런 곳으로 알아본다고. 아니면 카메라를 다른 곳에 놔두고 왔나?
아람은 홍차와 케익을 맛있게 먹으면서 혜성의 말에 대답했다.
"이곳 자체가 사진을 찍으라는 의도로 만든 카페라 허락을 안 받아도 괜찮아요. 제가 이미 사진 찍을 거라고 이야기도 했었고. 이 의상도 이 카페에서 재미있게 즐기라고 대여해주는 의상이기도 하거든요."
카운터에 관련된 설명이 있었지만, 자신이 바로 이 자리로 모셔오는 바람에 보지 못했는가 싶어서 아람이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 세 가지 질문이 다 끝난 건가? 아람은 이제 자신이 질문할 차례가 오자 씩 웃었다.
"이제 제가 질문할 차례네요?"
아람이 조금 무시무시한 얼굴로 웃으면서 혜성에게 물었다.
"그래서 왜 며칠 동안 그렇게 티 나게 저를 피해다니신 거에요, 도.련.님?"
마지막 말은 뚝뚝 끊어가며 물었다. 이유도 모른 채로 누군가가 피해다닌다는 건 왠지 찝찝하고 궁금하지 않은가. 그게 최근까지 친하게 지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오늘 본 걸로 보면 자신이 싫어졌다거나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오너도 언제일지는 모르는 거야? ㅋㅋㅋㅋ 하긴 나도 아람이의 미래가 상상이 안 되기는 해. 워낙 일상이 재미있어서 그런가. 캐릭터가 막 움직이네! 사실 썸만 삼천년 타도 재미있을 것 같아. 혹시나 호옥시나 한 거지 ㅋㅋㅋㅋ 그나저나 첫 레스에 휴대폰으로 사진 찍길래 카메라는 안 가져온건가? 해서 답레 이렇게 적어. 혜성이가 카메라를 안 들고 오다니! 라는 느낌이어서 누락된건가 싶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당시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지. 허나 그때의 의도는 너도 한 번 나처럼 입어보고 내가 느낀 그 부끄러움을 제대로 느껴봐라였었지. 정말로 사진을 찍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 애초에 정말로 사진을 찍게 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도 컸었으니까. 괜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그는 푹 찍히는 느낌에 으으. 소리를 내며 시선을 회피했다. 정말로 사진을 찍어줄 거라고 믿고 이렇게 준비까지 한 것 같았기에 괜히 더 미안하다고 느끼며 그는 입을 꾹 다물고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나름대로 고민했다.
"...아니. 그러니까 말이지. 그게, 그러니까... 미, 미안! 하, 하지만 진짜로 찍게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단 말이야. 다, 당연히 부끄러워서 찍으면 안된다고 할 줄 알았지. 보, 보통은 그러잖아! 보통은! 아, 아니. 네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야! 그런 건 아니야!"
혹여나 그녀가 비정상이라는 의미로 전달이 될까 싶어 혜성은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나중에 정말 핸드폰으로 한 장 찍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정말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는 와중 그녀가 웃으면서 하는 질문에 그는 뜨끔하는 표정으로 살며시 시선을 회피하고 잔만 들어올려 그 내용물을 천천히 마셨다. 티나게 피해다닌 이유를 물을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막상 이렇게 질문을 들으니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는 사실이었다. 시선을 회피하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면서 그는 입술을 약하게 깨물었다. 진실게임이니 이거 진짜로 말을 해야하는건가 싶지만 이걸 또 어떻게 말해야 하나 싶어서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짓다 혀를 차며 이야기했다.
"그, 그냥... 네, 네 잘못이야! 왜 멋대로 남의 꿈에 나타나는건데! 그것도 그런 느낌으로. 으... 더, 더 자세한건 묻지 마. 너, 너도 난감해서 죽을지도 모르니까."
자신은 왕자. 그녀는 신데렐라로 나왔고 정말로 아름답게 춤을 췄고 거기서 보내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간 무슨 장난이 돌아올지 알 수 없었기에 그는 절대로 자세하게는 말해 줄 수 없다는 듯이 빠르게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니까... 그냥. 뭐랄까. 보는게 좀 어색해서. 그러니까... 꿈이긴 한데! 꿈인건 아는데! 그래도 그런 게 있어! 내용은 묻지 마. 답 안할거야! 도련님은 내 쪽이니까 내 맘이야!"
절대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는 듯이 그는 이번엔 손가락이 아니라 팔을 교차해서 크게 X를 그렸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언젠간 꼭 혜성이로 아람이에게 맛난거 먹여줄테니까 느긋하게 기다려줘!! 그래도 이 스레 끝나기 전엔 나오겠지! 아마도? 반대로 혜성이로도 얻어먹고 말테다! 아. 그리고 카메라를 안 가져온게 맞아. 혜성이가 사진 이야기를 한 것은 자신이 쪼잔하게 너도 느껴봐. 이런 것을 감추려고 적당히 둘러댄거라서 사실 이번에도 사진은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온거야. 에이. 설마. 진짜로? 그런 느낌으로. 혜성이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집사복을 입고 부끄러웠으니 너도 똑같이 당해봐라! 라는 약간의 심술이었으니까! 아마 집사 카페 일상을 보면 혜성이가 그 부분에 대해서 적당히 말을 돌리고 사실은 달는 의도였다라고 말하는게 있었을거야. 그래서 사실 사진도 반 쯤 잊고 왔다에 가까울 것 같네! 사진을 찍게 해줄 것 같지 않으니 당연히 카메라도 가지고 오지 않았고!
"그야 제가 보통이 아니긴 하죠. 하지만 그 때 분명히 그렇게 말을 했었으니까 그런 줄 알았죠. 그래도 이렇게 차려입은 게 아쉬우니까 휴대폰으로라도 찍어줘야 해요. 알겠죠?"
아람이 웃으며 말했다. 가끔 자신이 생각해도 자신이 그렇게 평범한 느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으니, 그런 말은 데미지가 없었다. 그리곤 왜 피해다녔는지에 대한 답을 귀기울여 들었다.
"꿈이요?"
아람이 아하하 웃어버렸다. 그러고보니 자신의 꿈에도 혜성이 나타났었다. 그런 이야기까지 하면 왠지 혜성이 더 캐물을 것 같았기 때문에 아람은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그렇게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하니 궁금하긴 궁금했다. 하는 모습을 보면 절대 알려줄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꿈에 제가 나왔다고 하면서 그렇게 말을 안 해주면 엄청 수상한 거 알아요? 보기가 어려울 정도의 꿈이라니...!"
아람이 괜히 혜성에게 장난을 쳤다가 이내 신경 안 쓴다는 듯 웃어버렸다. 그리곤 테이블에 몸을 숙이며 턱아래 꽃받침을 하여 턱을 괴었다. 그리고 혜성에게 물었다.
"이제 어느정도 시중을 든 것 같은데 혹시 더 원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없으면 메이드 놀이 해제하구."
아람이 눈을 깜빡깜빡하며 혜성 쪽을 바라봤다.
/혜성이가 아람이한테 아~ 해주는 거야? ㅋㅋㅋㅋㅋ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어야지. 언젠가 아람이도 아~ 해줄거야! ㅋㅋㅋㅋ 혜성이 카메라 진짜 안들고 왔구나! 맞아 말을 돌리는 의도라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진짜로 안 들고 올 줄은 몰랐지! 까먹고 있었구나 ㅋㅋㅋㅋ 혜성이 왠지 안 들고 온 거 아쉬워하고 있는 거 아냐? 오늘 일 수고하고!! 화이팅이야!!
"알았어. 찍으면 되잖아. 찍으면. 나 참. ...이럴 줄 알았으면 정말로 카메라를 가지고 올 걸 그랬어."
꼭 찍어달라는 그 말에 그는 괜히 투덜거리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말로 사진을 찍어도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완전히 자신만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에 괜히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오른손 검지로 테이블만 툭툭 치며 혜성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모델이나 그런 쪽으로 자질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며.
"알게 뭐야. 말하고 말고는 내 맘이잖아. 절대 말 안할거야. 죽어도 말 못해."
그것을 당사자에게 바로 이야기했다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혜성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수상하다고 말을 해도 차라리 수상해보이는 것을 택하고 말지. 절대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자세를 유지하며 혜성은 고개를 빠르게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장난스럽게 말하는 것을 알기에 혜성도 그렇게 필사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저 절대로 말할 수 없다는 자세를 유지할 뿐. 몸을 숙이는 그녀의 눈에 맞춰 혜성 역시 살며시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정말 메이드가 되어도 장난스럽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은근히 즐긴다. 너. 뭐, 아무튼 이 정도면 충분해. ...나도 솔직히 동급생을 메이드로 있게 하는 것도 조금은 마음이 애매하니 말이야. ...그 뭐냐. 동급생에게 메이드 옷을 입히고 일 시킨다고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 곤란하니까. 그러니까 그만해도 괜찮아."
물론 그 말은 거짓이었다. 혹시라도 이 카페에 와서 자신들을 보는 학교 아이라도 있다간 서로간에 곤란하지 않겠는가. 여기가 아무도 모르는 장소라면 모를까. 만인이 다 찾을 수 있는 카페인만큼 이 정도가 적당하겠거니 생각하며 혜성은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아까 전에 해제하면 말한다는 거 말하게?"
/언젠가는 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어! 물론 그게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나오겠지!! ㅋㅋㅋㅋㅋ 항상 혜성이의 카메라는 목에 메여있으니 그걸로 확인하면 될 것 같아. 아마 진지하게 사진을 찍으려고 왔다면 카메라 묘사가 항상 나올거야! 지금은 너도 부끄럼 좀 느껴봐라! 라는 나쁜 마인드로 왔으니 카메라는 안 챙겨온거고! 그리고 맞다! 생각보다 아람이가 너무 귀엽고 잘 어울려서 안 챙겨오는 것을 진짜로 아쉬워하고 있어. 물론 티는 못 내지만 말이야.
아무튼 오늘 일을 끝내고 싶었으나 통과가 되지 않아서 내일도 일 나간다. 흑흑. 끝내주세요...대리님.
"즐기지 못할 건 뭐 있어. 재밌잖아. 물론 별로 친하지도 않은 남자애가 그런 소원을 빌었으면 거절했겠지만."
아람은 눈에 띄는 머리띠를 벗으며 웃으며 말했다. 머리띠를 벗으니 조금 시선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옷차림 자체가 시선을 끄는 옷차림이긴 했지만 말이다. 사진을 찍을 때쯤에 다시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손으로 머리띠를 만지작거리며 장난을 쳤다.
"음, 그냥. 고민이 있는 게 있어서?"
아람이 다시 한쪽 턱을 괴면서 시선은 다른 쪽을 쳐다봤다. 고민이 맞기는 한 듯 조금 진지한 듯한 목소리였다.
"사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정말 재미있었거든. 내가 뭔가 몰입해서 하는 것이 딱히 없었는데 그 영화 촬영하는 것에는 꽤나 몰입하고 열중해서 했었던 것 같고. 다른 사람들도 다들 연기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니까. 그러면서 진짜 연기같은 거 해보는 거 어때? 라고 이야기를 듣기도 했거든. 웃으면서 그 말을 넘기기는 했는데, 자꾸 생각이 나.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잘 모르겠달까. 아무래도 내가 당사자이기도 하고 하다보니까."
아람이 눈을 들어 혜성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사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고생한 걸 아니까 그냥 의례적으로 칭찬한 것일수도 있잖아. 네가 생각하기에, 아니 객관적으로 보기엔 어떤 것 같아? 내가 한 연기 말이야. 진짜 내가 이쪽으로 진로를 잡는다면..."
아람은 끙 소리를 내며 말끝을 흐렸다.
/나쁜 마인드로 왔구나! 그런데 타격이 없었다니 아쉬웠겠는걸 ㅋㅋㅋㅋ 아니 혜성주 내일 또 출근이라니 88 말로만 해준다고 하고 원래 통과 시켜줄 생각이 없으셨던 거 아냐? ㅋㅋㅋ큐ㅠㅠㅠ
진지한 목소리가 나옴에 따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혜성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도 조금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적어도 이번만큼은 툴툴거리는 것이 없도록 해보리라. 그는 그렇게 다짐했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나올 것은 아니었으니까. 일단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연기에 대한 것이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진로 희망. 그리고 복잡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자신감의 부족일까. 나름대로 머릿속으로 정보를 정리하며 혜성은 그녀의 연기를 떠올렸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녀의 연기는 수준급이었다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정말로 프로급에 비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학생치고는 괜찮은 편이 아닐까하고 혜성은 생각했다. 허나 지금 이 말을 한다고 한들 그녀가 순수하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었다. 자신의 말이라면 의례적 칭찬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다 혜성 역시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가 한 연기는 정말로 프로급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 솔직히 제대로 갈고 닦는다면 충분히 더 멋진 연기를 할 수 있었을거야. 적어도 난 영화를 보면서 재밌었고 그때 산 CD도..... 다, 다섯 번 정도 봤어. 그..부모님이랑 같이 해서. 아무튼 그건 넘어가고. 그만큼 내 눈에는 좋았다는거야."
허나 포인트. 즉 중요한 부분은 여기가 아니었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며 그는 포크를 집어 괜히 접시를 콕콕 찌르면서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중요한건 네가 하고 싶냐, 하기 싫냐가 아닐까 싶은데. 솔직히 내 생각은 그렇긴 하지만 네가 즐겁게 즐겼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네가 정말로 즐겁게 즐겼다면 진로로 나가도 되겠지만, 억지로. 어쩔 수 없이. 축제때 내야하니까 한 거라면 난 추천 못하겠어. 물론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순 없지만... 적어도 장래에 할 일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즐거운 쪽이 좋잖아. 난 그렇게 생각해."
이러니저러니 해도 당사자의 마음. 그리고 당사자가 즐겁게 즐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혜성은 생각했다. 자신이 사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사진을 찍는 것은 누가 찍어달라고 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찍고 싶어였으니까. 물론 다른 이가 찍어달라고 해서 찍을 순 있었으나, 정말로 찍고 싶은 것을 찍을 때와는 퀄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뭔가 이런저런 말들을 하고 싶었으나 결국엔 이 정도 말밖엔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혜성은 괜히 머리를 긁적이며 이야기했다.
"뭔가 되게 전문가적인 말은 못해주지만... 아무튼 결론은 넌 어쩌고 싶은데?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해서 하는게 아니라 너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 만약 하고 싶다면 진지하게 말할게. 해 봐. 마음껏 해보고 안되면 다른 것을 생각해봐도 되잖아. ...뭐, 정 안되면 내 밑에서 사진 모델이라도 하던지. 너라면... 나쁘지 않으니까."
/ㅋㅋㅋㅋㅋ 그래서 괜히 벙찐 표정을 지은거라구!! 의외로 완전 즐기고 메이드로서 잘 하고 있으니 말이야!! 음. 어쩔 수 없지 뭐! 그래도 내일은 끝나지 않을까하고 기대를 해본다. 흑흑. 설마 또 목요일에도 출근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진 않겠지!
아람은 혜성이 말을 시작함에 턱을 괴던 것을 멈추고 양 팔을 테이블 위에 얹으며 혜성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아람은 혜성이의 말 중에 CD를 다섯번이나 봤다는 것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섯 번이나? 고개를 갸웃했다가 조금 있다가 다시 물어봐야지 생각하며 말을 끊지 않았다. 다행히 혜성이 보기에는 좋아 보였던 모양이다.
네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인가. 그 말에 대해서는 이전에 오리배를 탔던 날에도 이야기했던 것이었다. 아람은 자신이 연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시 한 번 돌이켜 보았다. 어땠던가. 처음에는 갑자기 주인공 역할을 맡게 된 것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었었다. 사실 자신이 뽑힌 것은 제가 연기를 잘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닌 순전히 비주얼 때문이라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더 잘 느끼고 있었으니까. 사실 연기를 열심히 준비하긴 했지만, 처음 연기를 했을 때 반응도 오, 생각보다 잘 하네? 라는 반응이었던 것 같고.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즐거웠냐고 한다면 정말 즐거웠다. 더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몇 번이고 물 속에 뛰어들었던 것도 다 그것 때문이 아니었던가. 정말로 그것이 즐겁지 않고 억지로 했었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 즐거웠냐고 물으면 즐거웠다고, 하고 싶냐고 물으면 하고 싶다고 생각해. 물론 정말로 직업적인 배우가 된다면 그게 즐거운 일만은 아니겠지만 말이야. 되게 어려운 일도 있을 거고."
그리고 혜성이 말한 사진 모델 이야기에 웃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장난으로 한 말이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진로라는 건...
"일단 하고 싶다고 해도... 진짜로 그쪽으로 나가려면 연기 학원 같은 것도 가야 할 거고. 그러려면 어머니한테도 말해야 할 거고..."
"뭐, 그거야 당연히 즐거운 일만 있지 않겠지. 그런 일만 있는 곳이 있을 수 있겠어? 있다면 다들 거기로 가려고 하겠지."
꿈의 직장 공무원이라는 것조차 막상 일을 시작하면 힘들고 지치는 요소가 있다고 하는데 배우라고 어디 다르겠는가.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혜성은 생각했다. 허나 중요한 것은 그녀가 즐겁고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그 외의 다른 고민거리가 있는 것 같았으나 그것은 자신이 함부로 발을 디딜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아무리 친구라고 한들, 어머니에게 대신 말해주겠다라는 말을 어떻게 하겠는가. 괴로운 표정을 짓는 아람의 모습을 말 없이 바라보던 혜성은 작게 혀를 찼다.
"...정말로 하고 싶다면 한 번 정도는 이야기해봐. 말도 안하고 끝낼 바에는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위해서 제대로 부딪쳐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뭐, 내 이야기...라는 것은 아니고."
정확한 것은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혜성은 말 끝을 살며시 흐렸다. 아마 그녀가 의문을 가지고 물어본다고 해도 혜성이 답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사진 관련으로 뭔가가 있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적당히 교과서적인 말을 한 것일수도 있다. 이내 혜성은 주제를 돌리려는 듯, 가만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후에 아직 남아있는 자신의 크레이프 케이크를 빤히 바라봤다.
"...그래서 말인데. 내가 먹여달라고 했으면 진짜로 먹여줄 참이었어? ...대체 시중의 한계선이 어디까지였던거야? 내가 입 닦아준다고 할 땐 절대 안 닦게 하려고 안 묻혀서 먹으려고 하더니 너는 뭔가 더 하는 것 같다?"
순식간의 그의 눈빛이 도끼눈으로 바뀌었다. 뭔가 자신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는지 괜히 억울함이 더 커져온 탓이었다.
/아람주의 응원에 힘입어서 내일은 꼭 마치도록 할게!! 지금이라도..조금이라도 더 쉬어야만 해!! 8ㅁ8
"...그야 끝까지 안 묻혔잖아. 그리고 역시 내 쪽에선 먹여주는 쪽이 더 힘들어. 닦아주는 거야 그냥 가볍게 닦아줄 수도 있지만 먹여주는 것은 뭔가... 그러니까... 뭔가 특별한 느낌이잖아. 연인 사이에서나 할법한 그런 거."
물론 자신의 머리가 딱딱한 것일지도 모르나 적어도 그의 기준에선 그러했다. 특별하고 정말로 가까운 사이에서나 겨우 가능한 느낌의 그것이었기에 적어도 자신에겐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설사 자신에게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쉽사리 하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는 괜히 느껴지는 간질간질함을 떨치려는 듯 두 손을 탈탈 털었다.
"...부, 부끄러웠...아니아니아니! 안 부끄러웠어 태연했어! 멀쩡했어!"
순간적으로 부끄러웠다고 말할뻔 했으나 혜성은 겨우겨우 정신을 차리고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억지를 부리듯 반박했다. 물론 스스로가 말해도 참 어색한 느낌이긴 했으나 그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긴 또 싫었는지 그는 고개를 괜히 도리도리 저었다. 아마 이것만큼은 정말로 티가 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괜히 볼을 부풀리며 크레이프 케이크를 마저 포크로 찝어서 먹으며 눈을 감았다. 어떻게든 진정하려는 나름대로의 의도였다.
"그렇게 친한 남자애에겐 다 해주는거야? 그거? 메뉴얼...아니면 말이야. 뭐, 따, 딱히 나하고는 상관없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임은 알았으나 그럼에도 그는 굳이 그렇게 질문을 살며시 던졌다. 왜 던졌냐고 해도 스스로는 그 물음에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냥 묘하게 신경이 쓰이는 것을 어쩌겠는가. 스스로가 생각해도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살며시 덧붙였다.
혜성의 말도 나름 일리가 있었다. 보통 입가를 닦아주는 행동을 한다거나 무언가를 먹여주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특히 다 큰 남녀 사이에서는 더더욱 연인이기에 할 수 있는 행동 같은 것일 터였다. 아람은 고개를 끄덕끄덕하다가 갸웃 하다가 다시 끄덕이다가 혜성이 멀쩡했다고 반박하는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혜성이 묻는 말에 아람은 "흐음~" 소리를 냈다. 뭔가... 뭔가... 솔직하게 말을 하기에는 혜성이 듣고 싶어하는 말인 것 같아서 왠지 말하기 싫어졌다. 그러니까, 일종의 심술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은 늘 혜성에게 매번 솔직하게(솔직히 매번 솔직하지는 않았다) 이야기를 하는데 혜성은 뭔가 늘 툴툴대고 아닌 척 하는 것이 얄미웠다.
노코맨트라는 말에 혜성은 가만히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녀의 말대로 방금 자신이 그렇게 말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정말로 객관적으로 보다보면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했으니까. 그것을 굳이 듣자고 캐묻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스스로 납득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조금 얄미운 느낌이긴 했지만 자신이 한 일이 있으니 어쩌겠는가.
사진을 찍자고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말에 혜성은 고개를 끄덕였고 핸드폰을 꺼냈다. 역시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는 조금 덜 예쁘게 나오겠지만, 그래도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도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기에 혜성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 좋아. 찍고 싶은 위치로 간 후에 가서 포즈 취해봐. 예쁘게 찍어줄테니까. 이것도 나중에 폰으로 보내주면 되는 거겠지?"
핸드폰을 빠르게 조작하며 나름대로 세팅을 마친 혜성은 아람의 모습을 화면에 담으려 했다. 핸드폰 화면에 하얀색 사각형이 튀어나와 그녀의 얼굴 부위에 고정되며 인식을 하려고 했다. 이내 사각형은 사라졌고 그녀의 모습을 선명하게 잡으며 자동으로 보정했다. 이제 남은 것은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는 것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잘 어울리긴 하네. ...피팅 모델 쪽에도 자질 있는 거 아니야? 너?"
나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혜성은 아람이 자세를 취하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자세를 취하면 바로 버튼을 눌러 사진을 세 번 찍었을 것이고 화면에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예쁘고 선명하게 잘 잡혔을 것이다.
/으아! 갱신!! 그리고 마침내 일을 다 마치고 1월 첫째주까진 휴식이야!! 와!! 행복하다!! 이게 다 아람주의 응원 덕분이야! 아람주도 일 화이팅이야!!
아람은 어디서 찍는 것이 좋을까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2층으로 올라가는 층계참 위에 섰다. 계단이 정말 옛 서양식 저택처럼 둥글게 올라가는 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었고 짙은 오크색 나무에 카펫까지 깔려 있어 정말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한 손으로는 계단 손잡이를 잡고 포즈를 취하려는데 혜성의 말이 들렸다.
"으음, 글쎄... 그런가?"
아람이 조금은 눈썹을 늘여뜨렸다가 이내 다시금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 모델이라는 말에는 자꾸 그 사람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별로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
다시금 사진을 찍는 데에 집중하며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사진 하나, 밑으로 내려가려고 하는 모습 하나, 계단 난간에 몸을 기대며 측면으로 혜성을 바라보는 모습 하나 이렇게 세 장을 찍었다.
"바깥에서도 찍자."
아람이 계단을 총총 내려오면서 카운터로 다가가 밖에서 사진 찍어도 되는지 물어봤다. 사장님은 흔쾌히 괜찮다고 이야기해줬다. 아람이 웃으면서 혜성에게 다가가 밖으로 나갔다. 밖은 더웠지만 쨍한 햇빛에 사진 하나는 잘 나올 것 같았다.
/와아아!!! 축하해! 그럼 내일부터 쉬는 거구나!!! 부럽다....!! 나는 내일부터 또 갈리는 인생의 시작.... 그리도 주말에는 쉬는 날이야!
아무리 봐도 이곳은 너무나 서양 저택 같은 느낌이었다. 대체 이런 건물을 어떻게 찾아냈는지도 궁금하지만 이곳의 인테리어를 담당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혜성은 절로 의문을 품었다. 유럽 쪽에서 사람이 오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그냥 관련 교수를 모셔서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이런 인테리어를 주로 담당하는 사람인 것일까? 여러 가능성을 떠올려보나 그 중 답이 무엇인진 알 길이 없었다. 궁금하긴 하나 굳이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혜성은 그저 궁금증은 혼자 가슴에 묻어두기로 했다.
"...뭐, 적어도 내가 볼 땐."
그다지 좋은 말은 아니었던 것일까? 표정은 웃고 있었으나 뭔가 떨떠름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가만히 고개를 갸웃했다. 굳이 캐묻진 않으며 그 대신 혜성은 사진을 찍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려는 듯 핸드폰 카메라를 주시했다. 이어 찰칵, 찰칵, 찰칵. 총 세 번을 찍으며 그는 찍혀있는 사진을 가만히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너무나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이전에 관련 일을 한 적이 있는지. 아니면 그저 재능인 것인지.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는 것이었고.
"바깥에서? ...더, 덥지 않겠어? 아, 아니. 뭐. 나는 상관없지만..."
사진을 찍다보면 더운 날씨, 추운 날씨를 가릴 순 없었다. 멋진 한 장을 위해서 정말로 열심히 준비를 해야 했으니까. 적어도 지금 더위라면 자신은 상관이 없었으나 그녀가 괜찮을지가 조금 걱정스러운 듯 그는 바로 말을 하지 못하며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허나 이미 하겠다고 한 이상, 무엇보다 밖으로 나간 이상 혜성은 아무런 말 없이 따라가기로 하며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최대한 빨리 찍을게. ...아니 뭐. 그...너무 오래 했다가 쓰러지면... 뭔가 내 잘못 같잖아."
물론 한번에 픽 쓰러질 일은 없겠지만 일사병은 절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위를 잘못 먹고 쓰러지는 이들도 꽤 많지 않던가. 그렇기에 빨리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괜히 그렇게 솔직하지 못하게. 걱정되니까 빨리 찍겠다는 말을 돌려 표현하며 카메라에 다시 그녀의 모습을 담았다.
"준비 되었으면 말해. 바로 찍을테니까."
/응! 그렇게 되었어! 그러니까 당분간은 좀 여유로운 아침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뭔가 못한 것들도 이것저것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고마워! 아람주! 와! 주말에는 쉬는구나! 1월 1일 새해를 쉴 수 있다고 하니 정말로 다행이야!!
밖의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다. 정말로 서양식 저택을 가져온 듯한 정원의 모습에 아람이 홀린 듯 거닐었다. 이제 봄꽃은 다 졌지만 푸릇푸릇한 상록수들이 그 녹빛을 뽐내고 있었다. 아람은 한 구석에서 낙엽을 쓸 때 사용할 것 같은 길고 단단한 빗자루를 가져와 손에 쥐었다. 빗자루긴 하지만 한국식 비,라기 보다는 정말 빗자루였기에 저택과 메이드복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아람은 그것을 들고 저택의 입구 쪽에 섰다. 길게 늘어진 붉은 벽돌 담장과 그곳에 듬성듬성 붙어있는 담쟁이들, 그리고 그 아래 그늘을 만들어주는 푸른 빛을 뿜는 나무들과 열려있는 검정 철제 대문이 함께 프레임에 담길 것이었다.
아람은 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시늉을 하기도 하고 살짝 빗자루에 기대기도 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 외에도 몇몇 사진을 찍으라고 만들어 둔 포토존 및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고 아람은 혜성과 함께 다시 안으로 들어갈 것이었다.
여기엔 없는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저런 빗자루는 또 어디서 가져온 것인지. 마치 메이드가 정말로 청소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혜성은 핸드폰 화면에 그녀의 모습을 담았다. 바닥을 쓸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고, 그리고 다른 사진들을 찍다보니 어느덧 그의 핸드폰에 그녀의 사잔이 한가득이었다. 이것들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하나하나 다 보내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혜성은 우선 조금 어긋나거나 이상하다 싶은 사진은 주관적 판단으로 삭제했다. 물론 크게 흔들리는 것은 없었으나 뭔가 좀 어색해보이거나 하는 것은 지워도 상관없을테니까. 역시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예쁜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고 혜성은 생각했다.
바로 들어가지 않고 혜성은 살짝 고개를 올려 건물을 바라봤다. 그냥 말 그대로 정말로 영화에서 볼 법한 서양식 저택의 느낌 그 자체가 아니던가. 이런 풍경은 역시 놓칠 수 없다는 듯이 그는 여기에 들어오기 전처럼 다시 핸드폰으로 건물을 찍고, 기타 풍경들을 하나하나 사진에 담았다. 오늘 찍은 사진들은 따로 데이터로 뽑아낸 후에 자신의 컴퓨터 하드에 저장할 생각이었다.
"당연한 거 아니야? 누가 찍은 사진인데."
괜히 피식 웃어보이며 혜성은 핸드폰으로 전송하겠다고 하며 그녀가 담겨있는 사진을 하나하나 전송했다. 아마 그녀의 핸드폰에는 그녀의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이 여러 장 연속으로 도착했을 것이다. 확실한 건 그녀를 메인으로 잡았는지 다른 것보다 그녀의 모습이 훨씬 더 선명하고 예쁘게 담겼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주변 풍경이 엉망인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오히려 조화를 잘 맞추고, 빛 효과를 잘 살려내 한 장의 예술품인마냥 정말로 예쁘게 담은 사진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확인한 혜성은 다시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럼 이제 어쩔꺼야? 다 먹었고 메이드 시중도 다했으니까 헤어질거야?"
일단 원칙대로 따지자면 그러했다. 오늘 만나는 것은 메이드 옷을 입고 시중을 들게 하기 위함이었으니 모든 것이 다 끝난 지금, 더 같이 있을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허나 역시 이대로 헤어지긴 조금 애매하다고 생각했는지 혜성은 잠시 생각하다 이야기했다.
"...슬슬 여름 옷 사러 갈건데 같이 갈래? ...아니 뭐. 그냥...혼자 보는 것보다는 둘이서 보는 게... 그러니까... 좀 더 좋은 상품을 살 수 있을 확률이 높잖아? 그, 그 뿐이니까 바쁘면 말고."
괜히 그렇게 권해보며 혜성은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다. 허나 대답은 기다리겠다는 듯이 귀는 쫑긋 세우고 있었다.
/아앗..8ㅁ8 새해를 회사에서 맞이해야만 한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사장님! 적어도 새해는 집에서 맞이하게 해야죠!! 8ㅁ8 아이고..정말 고생이 많아. 아람주.
아람은 자신만만한 혜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혜성에게 받은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 말이 허언이 아님을 느꼈다. 정말 잘 찍기는 잘 찍는구나. 자신의 주변의 사람들 중에 가장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을 뽑으라면 당연 혜성이었다. 전문적으로 사진 작가의 길을 가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진짜 사진 정말 예뻐!"
아람이 사진을 보던 휴대폰을 내리며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혜성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가 옷 사러 가자는 말에 눈을 반짝 떴다.
"그럴까? 아, 옷 갈아입고 올 테니까 안에 구경하고 있어. 금방 나올게."
아람은 잠시 가게의 안쪽에 있는 탈의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갈아입은 옷은 얇은 여름용 소재의 흰 블라우스에 정장같은 검은 소재로 만든 H라인 민소매 원피스를 겹쳐 입었다. 원피스에는 얇은 흰 선이 세로로 들어가 있었는데 메이드복과 잘 어울렸던 흰 양말과 검정 구두는 그 옷과도 잘 어울렸다. 아람은 거기에 검은 가죽으로 된 크로스백까지 입고 밖으로 나왔다.
나와서 아람은 혜성이 인테리어를 보고 있는 사이, 몰래 결제를 할 것이었다. 혜성이 왜 먼저 계산했냐고 물으면 "그럼 옷 쇼핑 하고 저녁 맛있는 걸로 사줘!"라고 했겠지만. 아니면 혜성이 아람이 옷을 갈아입는 사이 먼저 계산을 했을지도 모르지. 의상 대여비는 이미 아람이 계산을 마쳤었지만.
사진이 예쁘다는 말에 혜성은 그 공을 살며시 아람에게 돌렸다. 결국 사진은 있는 것을 그대로 담아내는 예술이었다. 찍은 것이 예쁘기에 사진도 예쁘게 나오는 법이라는 것은 혜성의 지론 중 하나였다. 물론 그렇다고 못난 것을 찍는다고 사진이 엉망이 되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에 대한 것은 솔직하게 말을 하지 못 할 뿐. 오늘도 상당히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혜성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카메라에 담긴 것 뿐. 단지 그 뿐이었다. 물론 자신의 실력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천천히 나와. ...뭐, 아직 시간 많으니 말이야."
메이드복을 입고 밖으로 나갈 순 없을테니 당연히 옷은 갈아입어야만 했다. 그녀가 탈의실로 들어가는 동안 혜성은 가만히 건물 내부를 조금 더 둘러보며 빠르게 사장에게 허락을 받고 이것저것을 찍기 시작했다. 역시 이 풍경은 그냥 놓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보기만 해도 상당히 예뻤으며 웅장했다. 카메라로 찰칵, 찰칵. 여러 장면을 찍기도 하고 인터넷을 띄워 실제 저택과는 어떤 비슷한 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하며, 여기저기에 있는 장식물 근처에 가서 또 사진을 찍기도 하는 와중 문뜩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흰 블라우스에 민소매 원피스가 눈에 확 띄었기에 금방 그녀임을 알 수 있었다.
이내 그녀가 먼저 계산을 한 것을 알아채면서 혜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녁을 맛있는 것으로 사달라는 그 말에 혜성은 작게 혀를 차면서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저녁까지 같이 있자 이거야? 뭐, 집에 가도 크게 할 것은 없긴 하니까 상관없지만 말이야. ...알았어. 사줄게. 일단 카페는 네가 냈으니까 이 정도는 내가 하는 게 맞을테고. 가기나 하자."
딱히 저녁 한 끼 사는 것 정도야 크게 어렵지 않은만큼 혜성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너무 비싼 것만 아니면 자신의 용돈으로 어떻게든 살 수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생각하며 혜성은 카페 밖을 나가 옷을 파는 쇼핑센터로 향했다. 여기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것은 아니었으나 어느 정도는 걸어야했으니 아마 걸으면서 혜성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그녀에게 했을 것이다. 그러다 살며시 고개를 돌리며 그는 시선을 회피하면서 지나가듯 이야기했다.
"...노 코맨트라고 했지만... 그래도... 먹여주는 거 다른 남자들에게 너무 하진 않는게 낫지 않을까. ...그, 따, 딱히 나랑은 상관없지만... 괜히 네가 이상한 오해 받는 것도... 딱히 듣기 좋은 것은 아니니까. 그 뿐이야."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하는지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혜성은 앞을 바라봤다. 더 말은 하지 않겠다는 듯 입을 꾹 닫으며.
/그렇다면 이렇게 막레를 하겠어! 이후는 옷 사면서 사실상 데이트를 또 즐기게 되겠지!! 아무튼 이번 일상도 정말로 수고 많았어! 아람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