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뺌용으로 일부러 애매하게 말했는데 추측이 들어 맞아서 천만다행이다. (예성의 명함에 근무지가 기재되지 않았을 경우 해당하는 서술.) 대놓고 야 너두? 했다가 '아뇨, 저는 잠깐 들렀을 뿐인 다른 서 소속입니다만...' 했으면 얼마나 무안했겠는가. 신은 안도의 의미 20% 담아, 그리고 반가움의 의미 80% 담아 아하하, 하고 밝게 웃었다. "선배라면 역시 최소라 경위님?" 지나가듯 물음을 얹은 신은 예성의 내민 오른손을 보고 그만 다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하하하!
"악수... 악수 요청하시는 겁니까? 설마하는데... 아뇨, 별로 이상하단 건 아니고..." 신은 커피를 쥔 손으로 입가를 꾹 눌렀다. 웃음을 가라앉혀보는 것이다. "...악수는 흔했어도 이렇게까지 철두철미한 인사는 이런 때에 받는 게 어쩐지 처음 같아서."
사석에서 직장 동료를 미리 만나면 '어이쿠, 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가볍게 손 흔드는 것이 전부였지 이렇게까지... 상관이라도 대하듯이 정확하게 인사 받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은 아니라서. 설마 이 분이 제 계급이라도 알고 의식하는 것은 아닐 테고, 성격이 그러한 편인가- 하고 한 단계 추측해볼 따름이다. 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실례했습니다." 하고 커피는 캐리어에 도로 맡기고 오른손을 맞잡았다.
"경부 후타바 신입니다. 바다 바로 건너편서 왔습니다."
그리고 허물없이 웃으며 손 흔들기 신공!
"이것 참 인연입니다, 그죠? 저야말로 모쪼록 잘 부탁드리고, 저를 부디 감당하시고(?), 커피는 인연값으로 퉁친 셈 편히 생각해주세요. 나 정말 그런 것 신경쓰지 않아요, 특히 내 사람 상대라면 말입니다."
아무튼, 잘 부탁합니다. 하고 마무리한 신은 절도 있게 악수에 힘을 주었다. 악수를 풀기 전 거치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좋은 행동이다. 악수를 풀려 하더니 신은 아차, 하며 예성을 똑바로 올려다 보았다. 그래, 그쪽만 번호 알려주면 이거 불공평하죠? 하아- 이것 내가 미리미리 명함을 만들어뒀어야 했는데 그라질 못했십니다, 구어로 알려드릴 테니 거 똑똑히 기억해주세요, 그러니까 ■■■-■■■■-■■■■......... 하고, 정말 그녀를 '감당해야만 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었다. 단순히 폰에 찍어두면 편할 것을 왜 이러는가 하면 그녀의 얼굴을 보라. 짓궂음 한가득 들었으니 아무래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호락호락 보내주지는 않을 성싶었다. 나쁜 사람!
//무조건 헤어짐만이 막레는 아니라는 저에 지론의 따라...... 대충 막레처럼 보이게 가져왔답니다😎 막레로 해주셔도 좋고 막레를 주셔도 좋답니다. 미리 수고 많으셨습니다.
>>729 술은 좋아하지만 많이 마시지는 못하는 편이라, 주스를 들었다. 좋아하지만 마시지는 못한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불성설이다. 역시 한 번 죽었던 그 날, 무언가 있었던것이 분명하다고 유우카는 생각했다. 반드시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고, 다시금 다짐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치얼스..."
텐션 높은 해서웨이의 건배에 동조하듯 잔을 높게 슬그머니 올리고는 입술에 조심히 가져다 대었다.
"SF와 추리 영화라. SF는 그다지 취향은 아니지만 추리 영화도 좋아해요. 경찰이니까!"
물론 그렇다고 추리를 잘 하느냐라고 하면 조금 애매할지도 모른다고 소라는 생각했다. 물론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받은 경찰이긴 하나, 정말로 명탐정 수준이냐고 물으면 양심이 찔려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었다. 아무튼 알데바란이 가리킨 영화를 바라보며 소라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전에도 봐서 제가 또 보면 N차 관람이 되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저는 또 봐도 상관없지만, 가끔 영화를 보면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둘 다 안 본 영화가 조금 더 재밌다. 그런 이들이요."
아주 당연하지만 해당 영화를 소라는 이미 봤었다. 히어로 영화를 놓칠래야 놓칠 수 있을까. 괜히 뿌듯하게 웃긴 하나 아주 살짝 그의 눈치를 살피면서 그녀는 일단 대답을 기다리려는 듯, 가만히 영화 포스터를 바라보았다. 다양한 영화가 있었고 그 중에는 꽤 취향적인 영화들도 있었다.
"아. 참고로 저는 정말로 히어로 영화라면 N차가 아니라 NN차도 가능하니까 부담 가지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는 히어로를 좋아하거든요."
싱긋 웃어보이며 그의 생각을 물으면서 그녀는 다시 영화 포스터를 눈으로 훑었다. 나중에 DVD가 나오면 꼭 구매하리라 다짐하며 그녀는 정말로 밝은 미소를 지었다.
/하필이면 히어로 영화를! 당연하지만 소라는 거의 무조건 빠르게 챙겨본답니다! 이어 신주 일상의 막레를 바로 작성해서 오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