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하게 웃으며 사태를 파악한다. 파악할 필요 없이 도출 결과 그냥 내가 쪽팔려 죽겠다는거다. 해서웨이는 소라의 핸드폰을 쓱 쳐다보고 아무렇지 않게 이게 경위님 폰 번호였어요? 아하하하 웃으며 경위님이라고 저장한다. 이름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부끄럼을 참음에 확인할 수 없었다.
" 저장했습니다. 길도 확실히 알고 있구요. 가끔 빵 사 먹어야겠습니다. "
머쓱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소라에게 손사레를 쳤다.
"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경위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
지었던 웃음을 무표정으로 돌리며 자신의 원래 목적인 지역지형정찰은 다 마친듯 싶으니 집으로 돌아가려 마음 먹었던 때였다.
크림치즈빵이라던가, 슈크림이라던가.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여러 빵 이름을 댄 소라는 이어 손을 아래로 내렸다. 과연 그가 정말로 갈지, 간다면 무엇을 사서 먹을지 나름대로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괜히 까치발을 살짝 들어 그의 얼굴을 조금 더 가깝게 바라봤다. 허나 특별히 더 입을 열지 않으며 다시 발을 아래로 내리며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보세요. 저는 조금 더 걸을까 싶어서요."
아직 샌드위치를 다 먹지도 않았고, 나온지 그렇게 오래 된 것도 아니었으니 조금 더 걸을겸 그녀는 그를 스쳐지나가며 앞으로 걸었다. 그렇게 다섯 걸음 앞으로 가다 그녀는 아- 소리를 내며 잠시 멈춰섰다. 그리고 뒤돌아선 후에, 그를 바라보며 오른쪽 눈을 감으며 윙크를 날리면서 이야기했다.
"다음에는 팀 소집때 봐요. 그때까지 건강하게 몸 관리 잘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다시 앞으로 걸어갔고 저편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손에 쥔 샌드위치를 한 입 먹으며 저도 모르게 짓는 행복한 미소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오늘은 햄버거를 먹기로 했으니까... 버거를 먹기로 했다면, 그래야만 한다. 사실은, 평소와는 색다른 저녁이 될 것 같아 조금은 기대가 되고 있었다. 놀이터에서 만난 그녀는 별난만큼 햄버거에 관한 애정도 남다른 것처럼 보였으니. 어쩌면 햄버거에 대해서 알아갈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청해시에서 경찰 근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면 좋든 싫든 패스트푸드같은 것들을 많이 먹게될지도 모르니까.
"키라, 패닝씨...였군요. 어쩐지..."
유우카가 그 이름의 울림을 되새기려는듯 조용히 읊조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참을 그러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사실은... 아까, 고향이라고 하셔서... 혹시, 타지에서 오신건가...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것이 방금 우물쭈물거리고 있었던 이유일테다. 키라에게 고향에 대해서 물으려 했으나, 이름을 알지 못해 무어라 불러야 좋은지 알 수 없어 이름을 먼저 물었던 것이었다.
"예쁜 이름, 이네요... 반짝이는 패닝씨랑 잘 어울려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천리안이라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희미하게 입꼬리를 휘어 웃은 유우카가 이번엔 가슴께에 제 손을 가져가 살며시 얹었다.
"제 이름은... '시료우 유우카'. 저는 뒷쪽이, 이름이에요..."
이 둘이 나중에 다시 같은 자리에서 재회하게 되는 것은, 그다지 멀지 않은 시간의 이야기였다.
일단 아직 저녁을 안 먹어서 정시 시작이 가능할진 좀 애매한데 그래도 지금부터 30분까지 일단은 스토리 출석 체크를 받아요! 스토리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출석을 해서 저에게 체크를 받아야하고, 중도 참여는 인정되나 중도 참여 역시 체크를 받으셔야 해요! 체크 없이 스토리에 참가하게 될 시에는 해당 캐릭터의 반응은 적용되지 않고 참고도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해주세요!
그리고 요 3일간 가만히 지켜봤는데 가급적이면 오는 분들에게 인사를 하도록 해요. 대부분 잘 지켜주는데 간혹 안 지키고 안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런 작은게 은근히 큰 편이라고 생각해요. 겨우 인사 하나 가지고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그 겨우인 것을 한 번 한다고 해서 큰일날 것도 없잖아요? 일단 0번 레스에도 적혀 있는 거예요.
"제가 좋아하는 장소라면 도서관이지만... 함께 놀러 가기엔 애매하고, 무엇보다 네가 좋아할지도 모르겠네요."
또 대화를 나눌 때도 주의해야 하니, 여러모로 제한이 많았다. 그리고 기호의 차이도 있고. 하지만 소라의 말대로 북카페라면 괜찮으려나..? 머릿속에서 꽤 많은 생각이 지나가다가, 웃음을 작게 터트리는 소라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굴 표정에서 의아함이 그대로 묻어나왔을지도.
"아무래도 계절이 바뀌면서 감성 영화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았죠."
그러고보니 저번에 유X브에서 히어로 영화를 얼핏 봤던 것 같았을까. 일단 상영작에 무엇이 있는지 정도는 봐두는게 좋을 것 같아 소라를 따라 영화관 안쪽으로 들어가본다. 사람이 많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한적했을까.
"저는 SF나 추리 영화요. 최근에는 거의 히어로물만 봤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최근에 나온 영화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많았지만... 마X 이라던가 디X에서 하는 히어로 영화만 봤던 것 같다. 다른 영화들은 왠지 보고싶다는 기분이 안 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이거 볼래요?"
잠시 고민하더니, 그는 검은 과부 영화 포스터를 손가락으로 콕 짚었다. 히어로 영화이니 소라의 취향에도 맞을 것이고, 자신도 최근에는 히어로 영화밖에 안 봤으니까. 그 교집합 내에서 가장 좋은 선택인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