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반응했지만 유우카는 홀로 아쉬운듯이 웅얼거렸다. 고집인걸까? 자신이 떨군 씨앗이라면, 자신이 거두어야 한다고. 마치 생명처럼. 이제 그녀가 삼키고 있었던 정체 모를 모래가 잘게 가루로 만든 사탕이란 건 알았지만, 사탕이라는 건 역시 둥글어야 한다. 익숙치 않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사탕과의 첫 조우. 그 중계인인 그녀가 자신을 향해 깔깔 웃는 것에 '이, 이상해요...?' 하고 소극적으로 반문할 뿐이었다.
"아, 저는... 폭신한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햄이랑, 계란... 토마토도 반드시 있어야 돼요... 딸기도 좋아하지만... 커피랑은, 잘 안 어울려서..."
앞장서는 그녀의 발걸음에 따르며 조심히 자신의 샌드위치 취향을 피력하는 유우카. 그 클래식한 조합을 설명하는데에도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두 배는 걸린다. 가게로 가는 길이 긴 것이 다행이었다. 지금이라면 그런 유우카의 말도 적당한 BGM처럼은 들릴 수도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버거는... 모르겠어요... 솔직히, 자주 안 먹어봤으니까..."
하지만 버거는 문외한이었다. 이게 사람들이 샌드위치와 햄버거는 별개라고 하는 이유일지도. 일반적으로, 버거는 탄산음료와 마시지만 유우카의 경우에는 음료라면 커피를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요즘의 버거점은 카페도 겸하는 모양이었지만 버거와 커피는 역시 사도 중의 사도다. 그런 이유로 유우카는 버거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마저도 근무 중 축하할 일이 있을때나, 동료나 선배가 사주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연이 없었다.
"그런데... 저기..."
말을 마친 유우카가 드물게도 다시 운을 띄웠다. 달싹 거리는 입이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무언가가 틀어막힌듯, 음소거 버튼이라도 누른듯.
탈은 없다는 말에 안도한 신이 맛을 묻는 질문에 잠깐 생각하는 포즈 -턱에 손을 가져다대는 엄청난 포즈!- 를 취하더니 이내 가슴팍에 그 손을 올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니, 갑자기 웃는다고?
"하하하! 그것이야 직접 마셔보시면 알 일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탈은 없으시다니 그 말 믿겠고! 다행이고!"
한번 걸걸하게 웃고 나서도 웃음기는 가시지 않는다. 신은 뿔테 안경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밀어 고쳐 쓰고, 커피 캐리어에서 아메리카노를 정갈하게 뽑아 쥐었다. 커피 홀더에 끼워진 물방울 송글송글 맺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고민 한 점 없이 예성에게 내밀어졌다. 그사이에 바로 옆에 빨대도 잊지 않았다. 신은 식 웃으며 컵을 가볍게 까닥였다.
"자, 함 시식해 보자고요. 실수로 두 개 시켰던 건데 아무래도 그쪽 선물해줄 걸 알고 좀 전의 내가 선견지명을 펼친 모양입니다."
크게 신경쓰지 않다기보단 그저 익숙하지 않은 것에 가까웠지만. 흐응 소리를 내며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서 압박감이 느껴졌던 것인지...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어쩐지 어색한 존댓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급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상대가 언급한 상황에서 예의를 안 차릴 정도로 예의가 없는 이는 아니었기도 하고.
"시원시원해서 좋네요. 그래도 이번엔, 저번처럼은 안 질 거에요."
그 역시 그녀만큼 자신이 있었는지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저번에는 사격 실력을 잘 파악하지 못 했기도 했지만, 자신의 실력이 부족했던 탓이 컸다. 하지만 저번 이후로 어느정도 사격장에서 연습을 하기도 했으니, 분명 이번엔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스타트 신호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신호가 울리자 소라와 거의 동시에 총을 집어들고는 사격을 시작한다.
"후아...."
잠시 후, 서로의 총알이 다 떨어졌을 때, 알데바란은 진이 다 빠진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이고는 벽에 기댔다. 쉽지 않은 상대였어... 하지만 이걸로, 승패는 가려졌다.
"제가 이긴 거죠?"
물론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이긴 것은 이긴 거니까. 무표정 속에 조금 짓궂음을 숨기며 소라에게 말하고는, "소원은 뭘 시킬까... 재미있는 거 없을까.." 라며 일부러 소라에게 들리게 혼잣말을 했다.
"그렇긴 한데 그 전에 평 정도는 알고 싶었거든요. 직장 직속 선배가 있는데 저 카페는 꽤 맛이 좋다고 듣긴 했지만 그 선배의 평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적잖아요? 아무리 못해도 세 명. 정말 어쩔 수 없다면 두 명 정도로도 충분하지만요."
왼손으로 숫자 3, 그리고 하나를 접어 숫자 2를 표현하면서 예성은 왼손을 아래로 내렸다. 사실 제일 정확한 것은 그녀가 방금 말한대로 직접 먹어보는 것이었으나 이렇게 물을 기회가 있으니 물어서 손해볼 것은 없다고 판단하며 예성은 가만히 카페 안을 유리벽 너머로 바라봤다. 사람이 꽤 있는 것을 보니 어쩌면 직속 선배인 소라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찰나, 자신에게 내민 컵이 눈에 들어오자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이걸 왜 자신에게 내미는가.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 그녀의 말이 이어 들려왔고 그는 살짝 당황했다.
"괘, 괜찮으십니까? 이렇게 초면인 이에게 나눠줘도?"
아는 사람끼리 커피야 한 잔 대접하고 대접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나 적어도 예성은 이 녹회색 장발머리 여성이 누군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그녀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고 결론을 내리며 그는 두 눈을 끔뻑였다. 일단 당황스러움을 살짝 가라앉히며 그는 잠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 오른손을 뻗어 그녀가 내민 컵을 받아들였다.
"추운 겨울이라면 따뜻한 것을 먹겠지만, 지금은 가을철이니 아이스도 먹는 편이에요. 아무튼 주신다고 하니 잘 먹을게요. 허나 공짜로 받기는 조금 애매하고, 나중에 여기로 연락 한 번 주실 수 있을까요? 뭐라도 하나 대접해드리면 될 것 같은데."
이어 예성은 지갑을 꺼낸 후에 그 안에서 자신의 명함을 꺼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명함에는 이름과 번호, 그리고 직업, 그리고 직위까지. 정말로 가벼운 정보가 적혀있었다. 물론 거절하면 그는 망설임없이 다시 명함을 지갑 속에 넣었을 것이다. 일단 대접해준 커피를 입에 담으며 그는 침묵을 지키다 고개를 끄덕였다.
"편한대로 해요. 사실 크게 따지진 않거든요. 혹시나 연하로 보는 건 아닐까 해서 말한 것 뿐이니까요."
보통 반말을 하는 경우는 연하나 혹은 동갑 정도가 대부분이었고 그녀 역시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았다. 허나 그가 말을 높이겠다면 그 또한 나쁜 기분은 아니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진 않았다. 자신이 어려보이나라는 생각에 아주 살짝 미소를 짓긴 했으나 그 미소가 알데바란에게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정말 아슬아슬한 느낌으로 패배한 것에 소라는 괜히 표적만 가만히 바라봤다. 대체 어디서 미스를 한 거지? 너무 여유를 부렸나. 그런 생각에 그녀의 뺨이 살짝 부풀었다가 바람이 입을 통해 빠져나왔다. 조금 분하긴 했으나 진 건 진거고 마냥 분한 것은 또 아니었다. 오히려 후련하다고 느끼면서 그녀는 잠시 옆에 둔 돌고래 인형을 다시 품에 꼬옥 안으며 몸을 옆으로 돌려 알데바란을 바라봤다.
"그래요. 이겼네요. 나름대로 엄청 진지하게 쐈는데. 여기서 이런 강적을 만날 줄은 몰랐는데요? 괜히 스카웃했나."
물론 그녀의 목소리는 상당히 장난끼가 섞여있었다. 아마 손쉽게 진담이 아니라 농으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무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에게 은근히 들리는 혼잣말을 가만히 들으며 소라는 다시 뚱한 표정을 지었다.
"뭐예요. 그렇게 긴장하게 하려고 해도 저에겐 안 먹히거든요? 경찰이 그런 것에 당황하고 막 허둥지둥하겠어요? 빌 거 없으면 그냥 패스해도 상관없는데. 그것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하잖아요? 묵비권처럼 말이에요."
물론 그 예시가 마냥 정확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나름 비슷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소라는 괜히 알데바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동이 트자 눈부신 해가 거미줄에 맺힌 이슬을 비췄다. 새벽에 맺힌 차가운 이슬은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났고, 풀잎은 푸르렀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인만큼 하늘은 푸르고 아침부터 보이는 구름은 한폭의 명화같다. 그는 창문을 열고 근사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아침은 호밀 토스트에 무화과로 만든 잼을 발라 먹을 것이다. 어떤 멋진 일이 그를 기다릴 지 아무도 모른다. 그도 모르기 때문에 오늘도 발길 닿는대로 걸을 예정이다. 그러다보면 인연이 생길 것이고, 인연이 이어져 하나의 큰 관계가 형성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누군가와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의 편이 생긴다는 막연한 만족감이 생기면 어느 순간 서로간의 신뢰가 끈끈하게 구축된다. 토스터기에 넣은 호밀빵이 튕겨져 나오자 그는 잼 나이프로 무화과 잼을 한큰술 크게 떠 빵에 펴발랐다. 지금 시간은 7시 25분이다. 15분 뒤면 그가 인연으로 삼고 싶은 사람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올 것이다. 낡은 가죽 끈이 리드줄이지만 개와의 사이가 좋아 어디로 도망치는 법이 없다. 개와 보폭을 나란히 해서 걸을 것이고, 아마 지나가다 누군가 흘린 간식을 먹어치울 것이다. 그러면 이제 주인은 개에게 '맥시, 그런 건 먹는 게 아니야!' 하고 다그친 뒤 뱉어내게 할 것이다. 그 순간에 그가 나타나 지나가듯 얘기하면 된다. 오, 저런. 개가 뭘 먹었나요? 하면 사람 좋은 목소리로 '말도 마요.' 라며 장황하게 얘기를 꺼내겠지! 그리고 개에 대한 주제로 돌리다 통성명을 나누고 즐거웠다 할 것이다. 완벽한 하루의 계획이다. 그는 토스트를 한입 크게 베어물었다. 이후로는 일주일 동안 또 공을 들일 생각이다. 그러면 그를 집에 초대할 것이고, 그의 원대한 계획은 영광의 첫걸음을 딛을 것이다.
살인은 처음이라 떨리지만 누구나 그렇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시체를 보는 건 익숙한 일인데 전혀 그렇지만도 않다. 이제는 시체만 봐도 그때 생각이 나서 위험하다. 그래서 안식년을 핑계로 도망치기로 했다. 한국이 좋을 것 같다. 이미 비행기 표도 예약해뒀다. 충동적인 결정이지만 아무도 말릴 사람이 없다. 당분간 푹 쉴 것이다. 아무도 그를 모를 것이다. 이미 거기서 쓸 이름도 생각해뒀다. 그의 이름은 지금부터 애쉬다.
"초면이라고 나누지 말란 법 있습니까? 하하, 기냥 내 드리고 싶어 드리는 거니까요. 정 어색하면 '이 사람이 잔여 커피 처리할 곳이 없어 내한테 이래 꼼수를 치는구나~!' 생각해주심 됩니다. 응응."
실수로 두 개 주문한 것은 맞고, 처리할 곳이 없다는 건 거짓이다. 어차피 다 제 입에 집어넣을 수 있고 그 밖 호출할 지인이라도 차고 넘치니까. 마침 이렇게 연이 닿았고, 마침 이렇게 맛을 궁금해 하니 옳다구나 하고 넘길 수 있었던 것이다. 신은 예성이 받아가자 만족스럽게 빙긋 웃었다. 그리고 저도 빨대를 꽂아 마시려 하는데, 사실 명함이 돌아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 하고 양손이 가득차 어쩌지 하는 살짝 어벙한 모습을 보인 그녀는 머지않아 깨달은 얼굴을 하고선 빈 캐리어를 쥔 손으로 명함까지 받아들었다. "대가 내노라고 쫓아가는 사람 아인데, 나." 하고 농담하며 웃은 신은 명함을 훑었다. 그리고 직위를 확인했을 때 검은 눈을 동글게 떴다. 그때 이미 예성은 커피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고 있었고, 그래서 신은 자연스럽게 마시려다 만 커피를 빨대로 빨아들이기로 했다. 맛있다. 인연이란 건 늘 신묘하고 말이다. 그래서 신은 부드럽게 미소했다. 명함과 캐리어를 쥔 손가락 끝이 커피를 톡톡 두드렸다.
"이야~ 경위님이 안목이 있으시네. 내 생각에도 꽤 괘안은데요, 여기. 자주 들러야겠습니다. 그래... 마침 새로운 직장 바로 밑에 있기도 하니 말입니다."
제 할일을 떠넘긴거 같아 아쉬운듯 웅얼거리던 당신을 보며 조금 애매한 미소를 지어보였던 그녀는 자신의 웃음에 금방 소극적이 되어버린 반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 이상해요~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걸요? 음... 굳이 이상한 사람을 꼽자면 이런거 들고 다니는 어른이 더 이상하잖아요?"
어린애들이 놀이터나 모래사장에서 모래성을 만들며 가지고 놀법한 장난감을 달랑달랑 들고 다니는 어른이란, 그녀 특유의 외모가 아니었다면 곧장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만큼은 자신의 외모가 이점이었는지, 참 사람 기준은 알다가도 모를것 천지였다. 마치 그냥 먹어도 되는 사탕을 이렇게 가루로 만들어내는 것처럼,
"오오오? 아주 왕도적인 샌드위치네요? 사실 거기에 들어가는 계란이 일반적인 프라이인지, 스크램블일지, 매쉬일지도 취향에 따라 나뉘겠지만... 토마토도 꽤 괜찮은 선택이네요~ 게다가 음료를 곁들인다면 거기에 맞는 속재료가 또 갈리니까요~"
당신의 말대로 딸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는 커피와 함께 먹기엔 어딘가 낯설게 느껴졌다. 크림과 치즈, 딸기만 들어간 샌드위치라면 얼추 어울릴 수도 있다지만. 꽤 확고한 취향의 이야기는 느긋하게 걸어가는 지금 상황에 알맞게 어우러져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느긋한 하루도 좋겠지. 지금껏 너무 바쁘게 살아온 시절만 기억에 남다보니 결국 그녀 자신은 그대로인 채, 시간만 훌쩍 넘어가버렸다는 기분이 들었다.
"뭐, 사람마다 취향이란게 있는 법인데 누가 뭐라 할까요~ 가령 저처럼 매일 삼시세끼중 한끼는 햄버거 두개쯤 먹어야 한다던가, 흔한 일이잖아요?"
물론 그 취향에 햄버거 두개는 좀 이질적일 수도 있었다. 요즘은 버거가게에서 커피와 맥주도 파는 모양이다만 그녀는 가급적이면 탄산음료, 그리고 평소에는 그나마도 없이 햄버거나 물 정도만 마시는게 끝이었다. 탄산음료로 입가심을 하자니 햄버거의 맛이 오래 남지 않는데다 조금은 비릿한 느낌이 들기도 했으니까,
"음. 왁머핀처럼 재료가 재료라서 그럭저럭 커피랑 어울리는 것도 있는 모양이지만요~"
하지만 그건 햄버거라고 하기엔 어딘가 애매했다. 차라리 햄버거를 닮은 샌드위치에 더 가깝다 해야 할까,
"?"
어느새 조용해진 것 같던 당신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가도 돌연 음소거한듯 다시 사그라들자 그녀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채 걸어가기 시작했다.
무언가 고민하는듯 하면서도, 채 말해내지 못하던 문장이 결국 입 밖으로 꺼내지자 살짝 의아한 표정이었던 그녀는 바로 씩 웃어보이고선 그 물음에 천천히, 당신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차분한 속도로 대답해주었다.
"키라에요~ 키라 패닝, 앞쪽이 이름, 뒷쪽이 성. 이쁜 언니 이름은 뭔데요?"
외모만 보면 언니라고 하기엔 어딘가 좀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당신에게서 풍겨져오는 분위기와 감이 자신보다는 어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증으로 와닿았다.
새로운 직장 바로 밑이라는 그 말에 예성은 가만히 천장을 바라봤다. 카페 안이 아니라 밖인만큼 그저 1층의 천장만이 보일 뿐이었다. 당연히 여기서 한 층 위로 올라가면 거기서부턴 앞으로 익스퍼 범죄자들을 전담하는 경찰들이 모이는 전용 서만 있을 뿐, 다른 업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인만큼 새로운 직장 바로 밑에 있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세상은 넓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좁은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군요. 당신이... 선배가 스카웃한 이 중 하나."
소라가 정말 여기저기 스카웃을 하긴 했으나, 적어도 예성은 누가 스카웃되었는지 들은 것이 전혀 없었다. 허나 그녀의 말을 토대로 그녀가 스카웃된 이 중 한명이라는 것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참으로 우연이라는 것이 상당히 무섭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커피를 마시며 그 시원함으로 목구멍을 가득 채웠다. 크게 표를 내진 않았으나 크게 놀란 감정을 가라앉히기에는 그 정도로 충분했다.
"그렇다면 정식으로 소개를 하는 것이 맞겠지요. 차예성 경위입니다. 당신과 같은 곳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정말로 깔끔하고 가볍게 자신의 소개를 한 이후, 예성은 오른손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일종의 악수의 표시였다.
"아직 팀이 결성된 것은 아니니 조금 이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만났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죠. 잘 부탁합니다."
/일단 신주에게 이 일상은 킵을 요청할게요! 시간도 시간이니 슬슬 자러 가야 할 것 같아요! 8ㅅ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