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306068> 자유 상황극 스레 3 :: 1001

이름 없음

2021-09-13 08:11:25 - 2022-12-20 23:06:42

0 이름 없음 (wSjOpuFcMU)

2021-09-13 (모두 수고..) 08:11:25

이 상황극은 5분만에 개그로 끝날수도 있고, 또다른 장편이야기가 될수도 있습니다.(물론 그때는 다른 스레를 만들어주세요.)

아니면 다른 스레의 자캐가 쉬어가는 공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크로스 오버도 상관없습니다.

자유 상황극 스레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870 이름 없음 (0c4Gyyu2yw)

2022-10-20 (거의 끝나감) 00:20:05

>>869

사내는 알고 있다. 지금 그녀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말이다.

알고 있다. 어렸을 당시는 몰랐으나, 지금에 와서 그녀가 시선을 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그는 어느새 비어버린 잔을 내려다 보았다. 그래, 그렇기에 그녀를 좋아한 것이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그 광채는 사람으로서 가질수 밖에 없는 그 욕망의 색채였으니까, 아니 그보다도 더 근본적인 무언가를 갈구했기에 그는 그녀에게 이끌릴 수 밖에 없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를 자각하게 된 것은 아주 어렸을때였을 것이다.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 한 노파가 자신을 찾아와 이야기 하던 자신의 미래를, 떠올린 시점부터 말이다.

[황자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한 용이 될 것입니다. 저희 같은 한낱 인간들을 오시할 정도로 가장 위대한 자가 될 것이지요. 허나 그 정점에 도달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의지이자, 본인의 의지가 아닐것입니다. 그 빛을 취할 것인지, 취하지 않을 것인지, 그것은 오직 황자님께 달렸을 테지요.]

그 모든 이야기들은 본인을 제외하고 비밀로 붙여진,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결국 그 예언이 들어맞았음에 사내는 코웃음 칠 수 밖에 없었다. 버리고자 하여 패자를 자처하였으나 결국에는 천하를 거머쥐게 되었다. 아까 전, 자신의 탓이라 책망할 일은 없을거라는 소녀의 말에 소년의 핏빛 눈동자가 가만히 소녀를 응시한다. 그 눈동자가 간직한 것은 끝모르는 무료함, 그리고 세상을 뒤덮고도 남을 만큼의 강렬한 광기(狂氣)였다.

─아직 그녀가 미운가? 너무나도 미웠다. 자신을 떨어트린 그녀가 너무나도 증오스러웠다.
─그럼에도 그녀가 사랑스러운가?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강욕을 드러낼 정도로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녀가 비워낸 자신의 잔에 조용히 레드와인을 따라내었다. 마치 피의 강을 만들어내는 것 처럼, 그 레드와인은 넘실거리듯 그의 손길을 따라 흘러내렸고, 양쪽 잔에 모든것을 따라낸 그는 천천히 다시 잔을 손바닥 안에 거머쥔채 입을 열었다. 선이 살아있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간직한 외모가 핏빛 눈동자와 딥프러시안 블루의 머리카락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제국의 젊은 황제이자 오만한 천재가 소녀를 가만히 응시하며 대답하였다.

"어차피 그대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아니던가?"

무미건조한 목소리,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본다면 거룡의 목울림을 연상시킬, 폭발할 듯한 감정이 담겨 있음을 알게될 것이다. 동시에 그의 손에 쥐어져있던 잔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손아귀에서 깨져나간다. 마치 세상을 깨트려 부숴버릴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기에 역으로 묻겠도다, 그대는 나에게 무슨 감정이 남아 있는가? 아니, 내가 그대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그게, 지금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중한것인가."

거대한 용이, 소녀를 바라보며 숨을 내뱉었다.


/이런말이 있지. 결국 사랑하게 된 쪽이 패배자라고, 그래서 황제는 패자(覇者)가 되었지만 결국 패자(敗者)가 되어버린 셈인거지....

871 이름 없음 (uKAQCzI5m2)

2022-10-20 (거의 끝나감) 00:24:35

>>870

//동시에 그의 손에 쥐어져있던 잔이, 그녀를 처음 만났을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손아귀에서 깨져나간다.

-> 동시에 그의 손에 쥐어져있던 잔이, 그녀가 떠나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손아귀에서 깨져나간다.

로 수정!!

저건 컴이고 이건 폰으로 작성한거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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