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 ((양아랑이 최고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포크 댄스 일상이 끝난 후에 파파고로 돌리기 전 문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생각처리 될 수도 있고... 어쩌면 금아랑이가 말할 수도 있고... 미래는 모르겠습니다) 제 폰파고는... 독일어 -> 한국어로 다시 돌렸을 때 " 난 누군가를 원해? " 라고 대답했습니다.... <:3 (돌리기 전 문장이랑 다릅니다) (파파고는 단말마다 번역이 다른가봐요...) 차분하게 날뜀... 나중에 기회가 오면 들을게요 <:3
>>438 전 주변인물까지 전부 반전 생각했어요........... 헉......... 전 해피슈가라이프의 마츠자카 사토를 전혀 모르는데.... (위키 보면 스포를 볼 거 같음...) 명량하고 밝은 아이인가요? (금명한의 촉) 쪼곰... 쪼곰만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전.. 크게 고민 안 하고 양남캐, 양여캐 만들었다가 양여캐가 더 굴리기 쉬울 거 같아서 아랑이 데꼬 왔어요 >:D
너는 알고있어? 그는 계속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다 못알아들으면 어쩌려고? 따위의 질문에 대답해주지는 않을테다. 따뜻함이란 어쩌면 추상적인 것이어서, 꼭 온도가 높지 않더라도 따뜻하다고 말할 수 있다. 마음이 따뜻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만 연호가 말한것은 아랑의 마음이 따뜻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아랑이 뭐라 대답하지 않아서, 그는 잠시만 더 주도권을 잡고있기로 했다. 그 덕에 아랑과 서로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는 모습이 되었다. 그는 그런 상태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계속해서 주도권을 잡고있으면 이렇게 똑바로 서로를 바라보는걸까? 실없는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
" 그래서 네가 괜한 응석을 부리고 싶어졌다면. "
아랑의 조금은 복잡해보이는 미소를 보고, 한 손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 부드럽게 놓아주었다. 아랑은 그대로 미끄러지듯이 빠져나가 한바퀴 턴을 하고서 다시 그에게로 돌아왔다. 그는 돌아오는 아랑의 손을 잡지 않고, 스르륵 움직여 그녀의 허리에 한번 팔을 감았다.
" 응석 부려도 돼. 난 여기 있으니까. "
허리에 팔을 감싸고 주도권을 잡은 그대로 몇 번 스텝을 밟았다. 이건 포크댄스 보다는 왈츠같은 느낌인데. 라며 웃음짓는 그는 아까부터 끊기지 않고 아랑과 계속 눈을 맞추었다. 눈 깜빡이는것조차 잊은 채, 그녀의 눈에 빨려들어갈 듯 바라보는 붉은색 눈빛은 또렷했다.
" 오히려 난 그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지. "
조금 왈츠같은 스텝을 몇번 밟고서 다시 허리를 감싸고있던 손을 풀고 그녀와 두 손을 맞잡아 포크댄스로 돌아왔다.
" 그렇다면 그만큼, 나도 너에게 응석을 부릴지도 모르겠지만. "
하지만 그러면, 네가 너무 귀찮겠지. 나지막히 말하며 몇 번 씩이나 밝은 부분과 그늘진 부분을 왔다갔다 반복하고 있다. 어느때는 연호가, 어느때는 아랑이 밝은 부분에서 빛나기도 하고, 그늘진 곳에서 달빛을 받기도 했다.
내가. 와ㅡ( ᐛ ). 나른한 탄성. 얌전히 소년의 손에 이끌려 가면서도, 새슬의 시선은 계속해서 집 안 여기저기를 맴돌았다. 마치 신문물을 접하기라도 한 사람마냥 구는 것이다. 그 태도는 문하의 방에 들어서서도 마찬가지였다. 녹색 눈동자에 흥미와 즐거움이 섞여 아롱거리며 빛나는 것 같은 기분은 착각이 아닐 것이다.
말만 안 했다 뿐이지, 사실 새슬은 문하의 방이 꽤 마음에 들었다. 특히.. 침대에 쌓여 있는 푹신해보이는 쿠션더미 쪽이. 마침 어디건 편히 앉아 있으라는 방 주인의 허락도 떨어졌겠다. 문하의 말에 얌전히 네ㅡ 하고 대답하고는, 냉큼 쿠션더미에 파묻혀 보는 것이다. 푹신! 와아. 구름에 떨어진 것 같다. 새슬의 감상이었다.
그렇게 한참 쿠션의 푹신함을 만끽하다가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집어 품에 끌어안은 채로, 새슬의 방 구경은 계속되었다. 오ㅡ 커다란 덤벨. 앗, 권투글러브도. 그리고.. 이름은 모르지만 천장에 매달린 샌드백 같은 것. 시야에 걸리는 것을 차례차례로 찬찬히 뜯어보다가, 기묘하게 생긴 것에 문득 시선이 간다. 나뭇가지가 한데 묶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해파리의 다리같기도 한 것. 물론 용도를 알 턱이 없기에, 그냥 개성있게 생긴 장식품인가 보다. 조용히 단정짓고 넘어가는 것이다. 다행히 문하가 빨래바구니를 치우는 것 정도는 그닥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조금 고민하다가 답해보았다. 모르겠다고 하면 알려주겠지. 네가 알고 있는 것을, 나는 잘 모르겠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네가 모르는 것처럼.
리드 맡긴다더니, ‘평소였다면 내가 리드하고 싶었겠지만’ 이라고 말한 것처럼. 원래 리드하는 것을 좋아하나? 아랑은 연호를 똑바로 바라보면서도, 의문이 든 순간에 한 번 갸우뚱 고개를 기울였다가 바로 하고 스텝을 밟아나갔겠지.
내가 그런 사람이라면,
그래서 네가 괜한 응석을 부리고 싶어졌다면.
나 지금 표정관리 못하고 있나? 양손이 잡혀있지 않았다면 제 얼굴을 한 번 더듬어봤을 테다. 그러나 아랑은 놓아준 대로 원래 계획했던 턴을 하고 돌아와.... 돌아와 양손을 잡아야 했을 터인데.
계획하지도 않게 허리를 붙잡혀 버렸다. 허리를 감고 있으니까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 아랑은 놀라 눈을 깜박깜박거리면서도 시선을 피하진 않았다. 화연호 미쳤나봐... 전에도 했던 생각을 다시금 한다. 얜 왜 이렇게 적당한 거리감 조절이란 걸 모르는 사람 같을까?
응석 부려도 돼. 난 여기 있으니까.
“ ...네가 그러니까 내가 거리감 조절을 못하게 될 것 같잖아. ”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한데에, 만월의 그 날에 만난 게 문제였을까. 이 애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감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고, 나는...
빨려 들어갈 것처럼 쳐다보는 모습을 보며, 만월의 그때가 생각날 것 같다. 그때도 이렇게 쳐다봤던 거 같은데. 아랑은 왈츠의 스텝을 따라가는 게 조금 벅차다고 느꼈다. 그래서 아마, 리드하는 대로 흔들리고 이끌렸을 테지. 휘청였다면, 알아서 받쳐줄 거라고 믿고.
오히려 난 그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지.
“ ... ”
...아랑은 아마, 잠깐 울 것 같은 얼굴을 했을지도 모른다. 울지는 않고, 물기도 맺히지 않았지만. 두 손을 다시 맞잡고 포크댄스 같은 스텝을 다시 밟게 될 때까지. 애써 표정을 다잡아보려고 했지만, 순간순간 울 것 같은 표정을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만큼, 나도 너에게 응석을 부릴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러면, 네가 너무 귀찮겠지.
“ 왜 내가 하고 있을 생각을, 네가 말로 내뱉는 거야아.... ”
울먹이듯 말했다만, 역시 울지는 않아. 울먹임 같은 말을 내뱉고 나서야, 아랑은 겨우 제 표정을 수습해 웃었다. 다만, 그게 평소와 같은 빵긋거림과는 달랐다. 위태롭고, 부서질 것 같지만, 그래도 환하고 반짝이는 것 같은. 천천히 부서져 내리는 설탕 같은 웃음.
“ ...부려 볼래? 그 응석이라는 거. ”
소심하게 중얼거리고 시선을 피했다. 다만, 약간 붉어진 볼을 하고서 한숨을 포로록 내쉬었을 것이다. “ 어떤 응석을 부릴지 조금은 미리 알아두고 싶어. ” 그래야 내가 각오를 하든 말든 할 거 아니니, 라고 아무리 봐도 각오가 덜 된 것 같은 얼굴로 다시 시선을 마주치며 말해왔다. 밝고 그늘진 부분을 번갈아 왔다갔다하는 걸음을 따라, 휘청거리는 것 같다고 조금 생각했다. 잠깐 달을 쳐다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쳐다본 달은, 그때처럼 만월이 아니고.
새슬주가 만든 거 보고 답레 쓰다 말고 TS양문하 만들어왔어... TS늑대문하와는 달리, 운동계가 아니라 신장 170센티미터 중반대에 모델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 표정은 사근사근한데 까고 보면 그야말로 복흑. 남들 대하는 모습은 상냥하고 자상하기 그지없지만, 늑대고 양이고 사람이고 사람으로 보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이용가치가 있는 자원 정도로 봄. 문하네 어머니 축소판이라고 해도 좋을 거야.
>>470 보고 있자면, TS양문하와 거의 비슷하지만 '그래도 어디엔가는 진실된 사랑이라는 것이 있을 거야' 라고 믿고 있는 그냥 양문하가 잘못 물려서 크게 데이기 딱 좋은 캐릭터네.. ^o^
문하가 양이 되면 남녀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이용가치 있는 자원 정도로 보는 이유는, 문하네 어머니가 자식이 양이면 자식을 자신처럼 기르기로, 양다운 처세술을 모두 알려주기로 아주 굳게 결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아버지네 집이 아니라 어머니네 집에 살고 있을 거야.
>>473 양버전 연호가 저렇게.... 말도 안 나올 정도로 쩌는데 이 정도를 치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u"u ).oO( 고뇌! )
>>476 오ㅡ :0ㅡ 유새슬이 늑대가 되면 성격이 반전되는 이유는..... 비설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깊게 말할 순 없지마는욧 이런저런 사정이 있지만 늑대새슬은 깔끔하게 오랜 시간동안의 우쭈쭈로 극단적인 늑대우월주의자로 커 버리는 경우........라고 할 수 잇겟읍니다
문하가 생각하기에 그 방은 그저 조금 어수선한 은신처일 뿐이었지만, 관점을 조금만 달리해보면 그 은신처는 곧 문하라는 소년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견뎌왔는지... 다른 이들에게서는 숨길 수 있어도 스스로에게만큼은 숨기지 못하는 외로움을 어떻게 견뎌왔는지에 대한 자료실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술담배 같은 것에 손댄 흔적도 보이지 않고, 방에 보이는 것은 그저 여러 번 꺼내읽어본 흔적이 역력한 책들과, 타격부가 상당히 마모되어 있는 조그만 샌드백-펀칭볼-, 그리고 꽤 낡아있는 글러브. 데스크탑도 그렇게 하이스펙의 물건으로는 보이지 않아, 딱히 게임을 집중적으로 즐기는 것 같지도 않다. 그는 학생 권투선수로서 몇 차례 권위있는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었는데도 방 안에 트로피는커녕 메달이나 상장 하나 진열되어 있지 않다. 무언가 재미를 쫓는 것도 아니고, 명예를 쫓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주어지는 일들을 기계처럼 가축처럼 씹어삼키면서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을 뿐이다.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하고. 무언가 많기는 해도, 그것들은 모두 그에게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는 허물 같은 것들이었다.
"─글쎄. 다 별것 아닌걸."
그러나 드문드문, 그의 방에는 그런 삶의 태도와 상반되는 이색적인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새슬이 기다렸다는 듯이 파묻힌 침대 위의 쿠션더미도 그렇고, 자세히 바라보면 책상 한켠에 웬 까만 기타 케이스가 기대어져 있는 것도 보일 것이다. 그가 그의 삶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고 싶어서 발버둥친 흔적들이 그렇게 소소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하는 얼마 전부터 방에 이상한 물건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정말 뭐가 많긴 하지... 쓸모없는 것들을 좀 치워야 되는데."
그는 붙박이장 위쪽 모서리에 설치되어 있던 무언가를 죽 끌어내려서 방바닥에 고정하고... 방에 있는 전원 스위치에 손을 올렸다. 잠깐 불이 꺼지나 싶더니... 방 안에 불빛이 돌아왔다.
삭막하던 콘크리트 방 안이 한가득 녹색 섞인 노란색이 우거진 숲속의 풍경으로 변했다. 나무를 연상케 하는 그림자들이 한가득 사방에 드리워져 있고, 붙박이장이 있던 한 쪽 벽면은 숲 속 풍경으로 한가득 뒤덮여 있었다. 숲속 풍경이 인쇄된 태피스트리에 발광 패널 같은 것을 써서 스스로 빛을 내도록 해놓은 모양이다. 아까 책상 위에 해파리처럼 매달려있던 그것이 요정의 호롱마냥 불을 밝히고 있었고, 그 이상한 나뭇가지들이 방 전체에 나뭇가지 모양 그림자를 던지고 있었다.
"네가 이런 걸 좋아해줄지 모르겠네."
문하가 가장 최근에 모색한 변화의 흔적이었다. 잊지 못할 어느 비오는 날 정자에서의 그 풍경을 기억하며, 다음번에는 좀더 안락하고 편한 환경에서 서로에게 기대어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터무니없는 희망을 그려보며 모은 것들. 문하는 탁자 위에 놓여있던 리모콘을 거머쥐고는, 침대 위로 올라와 쿠션에 파묻혀있던 새슬의 옆에 풀썩 드러누웠다.
아랑에게 이것이 명쾌한 해답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는 최대한 자신이 받는 느낌을 전달하려 했다. 원래 추상적인 것이었다. 명쾌한 정답은 어디에도 없겠지.
" 그리고 랑. 네가 날 보면서 웃어주는 모습이. "
" 난 따뜻하다고 느꼈어. "
그래서 그는 그녀가 따뜻함을 내뿜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캠프파이어의 온기에 녹아든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하려 정 반대에 위치한 따뜻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춤은 이제 거의 그가 리드하는 것 처럼 되었다. 이걸 의도하진 않았는데. 그는 처음에 말한 것처럼 아랑에게 리드받으며 춤을 즐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밤하늘에 뜬 달은 꼭 만월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마음에 장난치는 재주가 있는 것일까? 어쩌면 그와 그녀가 늑대와 양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허리를 감싸자 아랑이 깜짝 놀란 표정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선이 피해지지 않아서, 그도 질세라 그녀와 계속해서 시선을 주고받았다. 생각보다 거리가 가까워졌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듯.... 했다. 그의 붉은색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빠져나온 귀가 조금 붉은빛을 띄우지 않았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 그렇다면 너와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감은, 어느 정도야? "
그것은 아랑에게 묻는 것이기도 했고, 연호 자신에게 묻는 것이기도 했다. 적당한 거리감이란 물론 필요하다.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그 만월의 밤에서부터 지나온 시간에 대한 그들의 적당한 거리감이란 얼마가 되어야 적절한 것일까? 그는 답을 알아내지 못했다.
잠깐의 왈츠는 나쁘지 않았다. 왈츠를 모르는 연호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랑은 도중에 조금 벅차보였는데, 연호는 그것을 알아채고서 속도를 늦추고 재빨리 포크댄스로 돌아왔다. 이럴때 만큼은 자신의 신체능력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왈츠에서 포크댄스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보인 아랑의 표정은, 그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본인이 말실수를 하진 않았는지,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했는지. 하지만 다음 순간에 이어진 아랑의 말과, 그녀의 부서질 것 같은 환한 웃음에. 그는 고민하던 것들을 통째로 잊어버렸다. 그녀가 말한것에 대한 대답을 내놓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 그건 아마, 우리의 생각이 똑같기 때문이겠지. "
그렇지 않고서야, 아랑이 하고있을 생각을 연호가 입으로 내뱉는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이순간, 그와 그녀는 같은 생각을 하고있다고 해도 좋은 것일까.
" 그렇다면... "
응석을 부려보라는 말에, 그는 스텝을 조금씩 천천히 밟다가 멈추려 했다. 하지만 아랑이 계속해서 스텝을 밟아나간다면 다시 발을 움직여 리듬을 탈테다.
" 랑. 너를 안고싶어. 너에게 안기고 싶고, 네 손으로 내 머리를 쓸어줬으면 좋겠어. "
" 그리고. "
그 다음의 말은 그에게 용기가 필요한 말이었다. 그래서, 조금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시간이 멈춘 것 처럼 입을 다물고 있어서야 이야기는 진행될 수 없다. 침묵한다고 진행되는 것은 없었다.
그는 아랑과 맞잡고있는 양 손중에 한 손을 놓고, 검지손가락으로 아랑의 얼굴에 한 부위씩 짚으려 했다. 그 자리란 이마와, 콧등과, 볼. 달이 높게 뜬 어느날 밤에 그가 입을 맞추었던, 그 자리를 그때 그 순서대로 짚어내었다.
" 여기에 한번 더 나를 새기고 싶어. "
이제는 귀에서 볼로 번진 붉은색이 들킬까봐, 그도 고개를 살짝 숙였다. 하지만 아랑의 시점에서 그것이 숨겨질 리는 없었다. 고개를 돌리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았으니까.
" 이게 내 응석이야. "
말을 마치고서 그는 그녀가 피할 간극을 주고 천천히, 느릿하게 그녀에게로 한걸음 더 다가가 안으려 했다.
" 너도, 나한테 응석 부릴거야? "
그렇다면 너는 어떤 응석인지 말하지 않고 부려도 돼. 자그마한 음성이 밤바다의 허공으로 흩어졌다. 긴장한 듯한 그의 심장소리가 쿵, 쿵, 하고 그녀에게 들렸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