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내 모습이나 내가 한 행동들이 서사라던가 관계성에 대해 욕심을 너무 지나치게 부린 것 같아서, 내가 보기에도 어젠 안 좋은 행동만 골라서 했다고 오늘 내내 많이 후회하고 있었어. 오늘 저녁에 스레에 돌아오면 이 이야기로 해인주와 새슬주에게도 꼭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지만 역시 캡틴의 입장에서의 관점에 대해 듣고, 외부 관전자분까지 그런 의견을 주셨다니 새삼 내 행동이 너무 부끄럽네.
내 스스로가 부끄럽고, 어장 분위기를 다시 흐리는 것 같아 웹박수로 보낼까도 했지만, 그렇게 하면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어장에 참여하는 한 명의 참치로서의 본분을 넘어서버린 태도를 보인 점에 대해 책임감있게 지적해주어서 고맙고, 그런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해인주와 새슬주에게, 그리고 참여자 및 관전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할게. 또한 이후로도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행동에 주의하도록 할게. 그 외에 내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기를 원한다면 그 방식을 수용하도록 할게.
캡틴이 책임감있게 이야기를 해준 만큼 나도 그에 상응하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적었지만, 저녁 어장에 갑자기 무거운 이야기로 갱신을 해서 분위기를 흐린 점에 대해서도 미안해.
어서 와라! 문하주! 안녕안녕이야! 음. 난 저기에 딱히 더 말을 덧붙일건 없을 것 같네. 문하주도 납득하고 있고, 캡틴이 한 말이 내가 느낀 것의 대부분이기도 하고 말이지. 책임을 지는거야 뭐 그냥 앞으로 그런 행동을 조금 자제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 사람이야 누구나 실수도 하고 그러는 거지. 거기서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면 나는 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일단 부캡틴? 아무튼 뭐 그런 비슷한 입장에선 말이야.
콩쿨을 이야기하는 것에 그는 잠시 무슨 소리인가 생각을 하다 곧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이 연주하는 모습을 본 이 중 하나인 것일까. 그렇다면 조금 너무한 행동을 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며 하늘은 머리를 괜히 긁적였다. 사과를 해야겠거니 생각을 하며 조금 더 다가가다가 곧 그의 근처에서 멈춰섰다.
"미안해. 나를 알고 있었구나. 콩쿨이라. 아하하하. 그걸 보러 온 이도 있었구나. 우리 학교 중에서. 조금 영광이네."
적어도 자신이 아는 바, 그런 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괜히 쑥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이지만 역시 그가 보이는 분위기는 자신에게 있어선 조금 대하기 서툰 느낌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은 더 좋다는 것은 이해가 가나 갑자기 이렇게 훅 들어오는 것은 그의 스타일은 아니었으니까. 자신과는 정 반대의 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바다 유리? 바다의 유리조각이야? 보여준다면 볼게. 하지만 달리진 않을거야. 나는 어디까지나 별을 보러 나온 것 뿐이니까."
그렇기에 하늘은 바다 유리라는 것을 보겠다고 이야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인진 알 수 없었으나 본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었으니까.
"일방적으로 아는 것은 조금 그렇네. 이름이 어떻게 돼? 아니, 그보다 나보다 후배야? 일단 정식으로 소개를 하자면 난 2학년 강하늘. 너는?"
>>871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다음부터 주의해주시면 되는 부분이에요! 다만 똑같은 이유로 또 제보가 들어온다거나 제가 봤을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된다고 느껴졌을때는 저도 캡틴의 입장에서 보다 강한 제재가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어장을 지향하고 있으니까요.
음. 이건 보아하니 내가 저 위의 >>889를 쓴 것을 보고 옛다 하고 보낸 가능성이 .dice 0 100. = 74 % 쯤 되는 것 같구만. (그거 아님) 귀여운가? 일상 돌리면서 귀여운 느낌 한 번도 안 보인 것 같은데. 하지만 난 하늘이가 귀여우니까 오너는 인정한다. (그거 아님) 아무튼 누군지 몰라도 고맙다구.
내가 생각하는 귀여움의 정의가 바뀐건 아니지? 문하가 되게 멋지고 카리스마 넘치고 쿨한 면이 멋지다는 것은 잘 알겠는데 말이야. 일상이야 짧아질수도 있고 길어질수도 있는거지. 사실 하늘주가 평일에는 가능하면 하루만에 일상을 끝내려고 하는 편이라서 길게 돌리는 것은 보통 불금+주말로 하는 편인지라. (눈물)
아. 물론 그렇다고 텀 일부러 막 짧게 주려고 할 필요는 없다! 길어지면 킵 해버리면 그만인거라서.
아. 참고로 이건 나도 TMI지만 하늘이는 문하의 분위기 같은 거 되게 좋아해. 반대로 규리 같은 타입은 조금 대하는게 서툰 그런 느낌에 가까워. 문하가 좋고 규리를 싫어한다 그런건 아니고 그냥 하늘이가 일상에서나 잡담에서나 늘 모두가 파악하고 있다시피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하고 있는지라 너무 한 번에 훅 다가오는 그런 이들은 조금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해하는 편이라서.
그렇기에 오히려 적당한 거리감을 지켜주는 이가 있다면 그걸 제일 좋아해. 물론 그렇다고 거리감 일부러 유지할 건 없고 그냥 대화하고 일상 돌리고 하다보면 알아서 줄인다. 하늘이가. 셀프로. 그냥 어디까지나 편하게 느끼느냐, 조금 서툴게 느끼느냐 그 차이인지라.
부드러이 미소짓는다. 말 끝에 작은 웃음소리가 뒤따른다. 자신의 말에 누군가는 기뻐해줬으리라는 말이 달갑지 않을 리가 없지 않나.
"가치까지는 잘 모르겠지만...기쁘다."
사람의 가치란 감히 단언하여 말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경아는 말을 아낀다. 다만 제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내비친다. 언어로, 표정으로.
"물론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절차는 절차니까."
별로 신경 쓰지 말라는 양 어깨를 으쓱인다. 말마따나 대출하는 모든 사람에게 일일이 하는 말에 불과하다. 그러다 당신이 하는 모습을 보며 옅게 웃는다. 역시, 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싫지 않았다.
경아는 조금 놀란듯, 눈울 동그랗게 뜬다. 이내 눈매를 휘며 웃는다.
"오, 미안. 내가 좋아하는 걸 묻는 건 좀 오랜만이라서."
안개가 물러가고 숲에 햇빛이 들어선다. 꼭, 그런 느낌이다. 경아가 하는 기쁘다는 말과 미소가 거짓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에 비한다면 흐리기만 하다. 들뜬 모습으로 말을 잇는다.
"그것도 그렇지만...하나만 고르기가 좀 힘들어서, 카테고리가 좀 좁혀지면 추천하기가 편하거든."
조금 머쓱하게 웃는다. 다른 제한 없이 좋아하는 책을 질문받는다면 떠오르는 책이 한둘이 아니라, 항상 말하기가 힘들었다. 장르라도 정해진다면 조금이라도 훨씬 고르기 수월해졌다. 당신의 말이 달가운 이유다.
"지금 생각나는 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라는 책이네. 근미래를 다루는 SF 소설이고, 전체적으로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야. 영화화으로는 1984년도에 제작된 블레이드 러너와 2017년판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있지만...난 개인적으로 소설판이 더 좋더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아는 확연히 즐거워 보인다. 드물게 말을 길게 하는 점도 그렇고, 주체하지 못해 말이 점점 빨라지는 점도 그러하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별로라는 소리는 아니야. 그건 그냥 내 개인 취향이니까 너는 또 다를 수 있지."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말을 마무리짓는다. 저도 제가 지나치게 들떴다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다.
장난스레 헤실거렸지만, 별 말 없이 새슬은 해인을 해인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모처럼 생긴 귀여운 별명을 이대로 버려 두기는 아까운데. 아주 가끔씩은 콜라라고 불러도 돼? 두 무릎을 모아 끌어안고는 해인을 비스듬히 바라본다. 헤ㅡ 그렇구나. 그럼 자유부 말고, 다른 비정식 동아리는 어떤 게 있어? 궁금하다.
“학교의 햇빛과 바다의 햇빛은 또 다르잖아.”
틀림없이 학교에서 새슬은 햇빛을 누구보다도 많이 쬐는 축에 속할 터였다. 교실을 빠져나와 하는 일은 대부분이 하릴없이 옥상 위나 나무 따위에 누워 있는 것이었으니. 그렇게나 많이 태양을 마주하는데도 질리지도 않는 것일까. 새슬이 손으로 그늘을 만든 채 잠시 햇빛을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햇빛은 언제 쬐어도 기분 좋으니까. 식물도 햇빛 많이 쬐면 쑥쑥 크잖아.”
뭐더라ㅡ 그거. 광합성이야, 광합성ㅡ( ᐛ ). 물론 새슬과 해인은 식물 따위가 아니니 햇빛을 많이 쬔다고 갑자기 키가 쑥 자랄 리는... 없다.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슬은 파도가 만들고 간 작은 물웅덩이를 손으로 찰랑거리는 시늉만 해 댔다.
“아까, 여기서 모래성을 만들었거든.”
새슬이 눈 앞에 낮게 솟아오른 모래더미를 가리켰다. 파도 때문에 이렇게 됐어. 괜히 아쉬운 마음에, 축축한 손바닥으로 모래더미를 두드려 납작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