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그로써는 아랑이 한 말의 의미를 당장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가 보기에 아랑은 예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랑은 부정한다. 아랑이 덧붙인 말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는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예쁜 사람이라고 말했을테다. 하지만 표정을 가리고 덧붙인 말에 그는 뭔가 잠시 생각하는듯 싶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 그래? 뭐 어때. "
지나치게 짧은 대답이었고, 또 아랑에게는 가벼운 대답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는 잠시 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 내가 저번에 했던 말 기억해? "
저번이라면 만월의 그 날이다. 아랑과 연호가 만월의 장난에 넘어가 서로 꼭 끌어안고서 서로의 외로움과, 욕망을 달랬던 그 날. 그는 어제일처럼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 나는 복잡하고 거짓된 관계를 원하는게 아니야. 내가 늑대인걸 알고도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이, 그런 관계가 좋은거야. "
아랑이 그 말을 듣고는 자신이 처음 만났던 늑대가 연호얐다면 좋았었을텐데. 라고 했던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 아랑이 하고있는 말은 그때의 그것과 연관된 말일까? 의문이 들었지만 단순한 연호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 난 그거면 돼. 네가 곁에 있어준다면 네가 예쁘던 그렇지 않던, 너를 좋아할거야. "
그는 아랑의 내면이 어떤지 잘 몰랐다. 그것은 비단 아랑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사람의 내면이란 복잡하다. 누구나가 그렇다. 그렇기에 연호는 자신이 눈으로 보고있는 아랑의 모습이 예쁘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아랑의 내면은 예쁘다 어떻다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연호는 단순한 사람이어서, 자신을 솔직히 좋아해주는 사람을 좋아했다. 떠나가는 사람을 붙잡아볼 수는 있어도 잡아끄는 사람은 아니다.
" 응. 좋아해. 넓고, 시원하고, 또 상어도 있고. "
아랑의 질문에 잠시 바다 지평선 저 너머로 시선을 던졌던 연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아랑에게로 눈을 돌렸다.
" 너는? 좋아해? "
으으음... 과연 정답이 뭘까 고민했지만 결국에는 연호스러운 답변을 채택했습니다. 이유는 저 대답 말고는 연호가 무슨 대답을 하던 캐붕이 될것 같아서요... 정답을 원하긴 하지만 캐붕은 가능하면 일으키고 싶지 않았어요. 아마 정답을 알아냈다고 해도 그 대답을 쓸 일은 엾었을것 같네요. 혹시나 제가 지뢰를 밟았다던가 그러면 슬프겠지만... 8ㅁ8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바다에 오면 더욱 잘 보이기 마련이었다. 같은 방을 쓰는 이들과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우연히 뽑은 카페 이용권을 혹시나 누군가가 가져갈까 싶어, 지갑 깊숙하게 넣어둔 후, 그는 적당히 바깥 산책을 하고 오겠다고 이야기를 하며 방 밖으로 나섰다. 당연하지만 산책을 하며 별을 볼 생각이었다. 물론 별을 보고 저게 저 별, 이건 그 별. 이렇게 구분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이었기에.
열기가 다 식어버린 모래사장을 가볍게 밝으며 하늘은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니 괜히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애써 꾹 참던 와중, 전방에서 뭔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들려 하늘의 시선이 자연히 앞으로 향했다.
"......?"
이유는 모르겠으나 긴 보라색 머리카락이 눈에 바로 들어오는 이가 모래사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운동하는건가? 아니면 다른 이랑 나 잡아봐라~ 라도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을 하며 하늘은 주변을 잠시 둘러봤으나 다른 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신이 난 이인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가만히 바라보던 하늘은 일단 그러려니 넘기고, 바다를 보러가기 위해 모래밭을 가로지르기로 했다. 부딪치지 않게 알아서 잘 비켜가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나 그 운명은 앞 길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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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e 1 2. = 2 1.그리고 충돌할뻔 했을지도 모른다. 2.그런 것 없이 스무스하게.
이것저것 잘하는 타입인가 보네, 막연히 추측했다. 친구들이 운다는 걸 보니 사교성도 좋을 것 같고 말이야. 하기야, 아랑은 민규 앞에서 웃고 있지 않았던 순간이 더 드물었다. 심지어 자신이 싫어하는 걸 말하려 할 때도, 웃으려 애쓰고 있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사람들은 잘 웃는 사람을 좋아하니까. 나도 웃는 사람을 좋아하던가? 최민규는 잠시 고민했다. 웃음이 호감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지.
"그럼 친구들이 울기 전에.. 특정 동아리에 안 들어간 이유가 궁금해지는데."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걸까. 혼자 막연히 추측했다.
"그래, 뭐.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옅게 웃었다. '그럼 넌 뭐 하고 싶어?' 되물었다. 꽤 어른스러운 후배 같지, 응. 어쩌면 자신보다 더 어른스러울 수도 있겠다. 겨우 1살 차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무려 인생의 1/18인걸.
"수학여행 트렁크가 기대되는데."
아랑의 몸만한 트렁크를 멋대로 상상해봤다. 민규의 상상에선, 그게 또 퍽 잘 어울려서 문제다.
"아닌가?" "...뭐... 내 필통이 유난히 작아서. 상대적으로 생각한 걸 수도 있지."
꽤 얼마 전까지 최민규의 필통은 단순하기 그지없는 조합이었다. 지우개, 연필, 끝. 며칠 전부터 네임펜과 과일 달린 펜들이 추가되긴 했지만 말이다. 최민규는 아직까지도 가끔 제 필통에 있는 수박 모양 플라스틱 모형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하늘주 시아주 규리주 걱정 감사합니다... >:3 (그래서 오늘은 평소보다 더 느리게 레스쓰고 있어요... )(쉬엄 ... 쉬엄...)
>>820 민규주 위에서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아랑주가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서... 오늘은 못 쓸 거 같고, 2~3일 (혹은 4~5일) 쉬다 올 것 같은데 쉬는 동안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도 죄송하니까, 다른 분들과 일상 맘껏 돌려주세요... 멀티 지양하신대서 쪼꼼.. 걱정이 됐어요 <:3
>>822 (일단 멈춤) 하지만 금아랑이 절 힘들게 하면 혼낼 것 입니다 >:3 앗... <:3 금아랑 지뢰는 하지말란 행동 계속하는 거랑 인형 취급인데, 그거만 안 하면 딱히... 연호가 지뢰밟을 일은 없을 거 같은데요... 연호는 은근히 상냥하고 하지말란 행동은 안 하잖아여 >:3 (걱정할 필요 없으십니다 <:D)
과도한 쓰담쓰담..을 헤이트란에 예전에 적었는데, 아직 안 올린 현헤이트란에 저거 없어졌어요. 쟤(금아랑)도 과하게 쓰담토닥받고 싶은 날이 있을 것도 같아서... <:3 (맨날은 아님) 다들 시트 바꾸면서 라이크란이랑 헤이트란 많이 바꾸셨을까...?
바다를 보러 가기 위해서 모래밭을 걸으며 하늘은 가만히 별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니, 철썩이는 소리가 꽤 마음에 들어 피아노로 저 음을 치고 싶다는 충동일 슬며시 올라왔다. 집에 가면 지금 이 순간을 떠올려볼까. 그렇게 생각을 하는 와중이었다. 갑자기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생긴 형이라는 말에 하늘은 자신을 지칭하는 것을 전혀 지리짐작도 하지 못하고 그냥 주변만 슬며시 살폈다. 또 다른 누군가 있는가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대체 뭐 얼마나 잘 생긴 사람이길래 저런 큰 목소리로 불리나 싶어 하늘은 조금 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딱히 눈에 보이는 이는 없었다.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자신을 향해서 질주하는 듯한 아까 그 보라색 머리 남학생의 모습에 하늘은 순간 당황해서 몸을 움찔했다. 방금 그거, 자신을 부른 거였나? 나는 그다지 잘생긴 편은 아닌데? 그렇게 태클을 거는 것은 둘째치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그의 모습에 하늘은 반사적으로 옆으로 꺾어서 힘껏 달렸다.
"잠깐! 뭐야! 너! 스톱! 왜 이쪽으로 달려오는거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하늘은 정말로 크게 당황하며 어떻게든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갑자기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에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어 하늘은 졸지에 도망치듯 앞으로 달렸다.
"스톱! 스톱! 이쪽으로 달려오지 마! 대, 대체 뭐야. 갑자기 놀자고 달려오는건 또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