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찬혁은 사장님을 애타게 부르다가, 나오지 않자 '님'자를 빼고 불렀다. 강찬혁이 케이크를 다 쳐먹어버린 탓에 급하게 새 케이크를 굽고 있던 사장이 뛰쳐나와서, 별 것도 아닌 거로 부른 거면 면상에다가 생크림을 면도크림 대신 쳐박아버리겠다는 느낌으로 노려보았다. 강찬혁은 말없이 딸기 케이크를 위로 올리고, '사오토메 에미리'가 딱 드러나도록 보여주었다. 사장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몰라서 가만히 있다가, 강찬혁의 손에 들려있으면 안 되는 예약 딸기 케이크가 올라간 것을 보고, 그리고 그 케이크의 주인이 하필 저 케이크 돼지 옆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어, 어, 어째서... 저게...?"
"아니, 피해자인 것처럼 얘기하시면 안 되죠. 사장님."
강찬혁은 에미리 앞에 케이크를 내밀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요즘 무슨 일을 저지르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고 저지르는 버릇을 들였어요. 덕분에 큰일 나는 거 막았네요."
사진을 찍는 건 싫어하진 않지만요. 정확하게는 본인의 사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걸 말하기에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에미리 양이 노곤노곤해지는 걸 보면서 에미리양의 말을 듣네요
"아침에는 주의해야겠네요.." 혼잣말일까요? 어쩔 수 없이 에미리 양이나 하루 양보다 일찍 일어나면 좋은 게 아닐까요? 노곤노곤한 에미리 양을 조심스럽게 쓰담하려 시도합니다. 무릎베개 같은 건 무리지만 뽀담뽀담은 가능하다고요? 하루 양이 말하는 평화로움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에미리 양이 졸린 상태로 사실은... 그렇사와요.. 같은 폭탄발언만 안 던진다면?
"에미리양이 손봐주신다면...요?" 고개를 기울입니다. 그냥 있기엔 애매하잖아요?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꺼려지는 걸 숨긴 채 웃습니다. 하루 양의 눈을 피한다는 말에 누..눈을 피한 건 아니고요 그냥 생각한 거에요. 라고 말해봅니다.
"그..그치만 두 분이서 저를 살짝 붙잡는다면 거절 못할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슬쩍 말해봅니다. 나쁘게 보일 것인가? 라는 그런 생각은 접어두는 게 어떨까요. 먹어가면서 이야기를 하자는 말에 하나 집어들어서 맛봅니다. 확실히 맛있는걸요? 차와 함께하면 달콤함과 동시에 노곤함이 몰려올 정도로 궁합이 잘 맞습니다.
사장님께 님 자를 빼고 부르시다니 저는 정말 이분께서 한층 더 와일드해져서 돌아오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아무튼간에 구매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모양인데 무슨 일인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예약했을 때 이미 결제해둔 것이니 조금 빨리.....받게 된 걸로 칩시다....눈물을 머금고 저는 애써 웃는 얼굴로 케이크를 돌려받고는, 사장님께 "하자는 없으니 괜찮답니다 사장님. 좋은 케이크 구워주셔서 감사드리와요. " 라고 말씀드린 뒤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에미리는 이게 큰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어요~ 아무튼 제 예약된 케이크를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답니다~? "
뭐 빈케이스를 받게 되지는 않았으니 아무튼 다행이라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판매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이렇게 제게 돌아왔잖아요? 그리 생각하며 이미 열린 제 케이크 상자를 슬쩍 보고는 이리 말하려 하였습니다.
"저어~🎵 선배님? 이렇게 된 거 괜찮으시다면 한조각 같이 하시겠는지요? 어차피 원래 혼자 야금야금할 예정이었던지라 다 먹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닌지라 괜찮답니다? "
사실 다림과 정훈이 같은 학교인 만큼 같이 브루터메니스를 타고 왔을 거란 상상을 했던 저를 반성합니다. 이거 완전 공짜 카풀 바라는 사람 심리잖아(머리쾅) 다림은 정훈보다 좀... 늦게 도착했을 겁니다. 그건 어쩔 수 없지요. 제노시아와 청월 간의 거리라던가. 제노시아와 청월이 같은 시간에 끝난다.. 그런 걸 감안하면 다림이 가장 늦게 출근하는 걸지도?
"춘덕씨도 안녕하세요." 만난 사람들과 너구리에게 인사하면서, 다림은 저번에 손질했던 과일을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그것 하나 먹어보기로 했었지요? 정훈 씨가 내려갔다는 곳에 다림도 내려가려 합니다.
"정훈 씨?" 농담이지만. 먹다가 멈출 수가 없어서 잔뜩 먹어버리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요..? 그런 일은 없을 테니 문 앞에서 정훈을 발견하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합니다.
필사적으로 하루양의 말씀에 아니라고 부정하였지만 이미 몸은 노곤노곤할대로 되어 눈이 슬쩍 감기려 하였답니다. 여기서 뭔가 물어본다면 진짜로 폭탄발언이 나올지도 모를 만큼 지금의 저는 정말로 노곤노곤하였습니다. 나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정말로 위험한 상태랍니다. 이렇게 다림양의 쓰다듬을 반항없이 그대로 받을 만큼 그렇습니다. 저는....오늘 제가 던진 말을 주워담을 자신이 없습니다.....!!! 정말로요!!!!!!
"두분께서 괜찮으시다면 전심전력으로 도와드리겠답니다~? 저는 정말로, 도움드릴 수 있는 것으로 기쁘니까요.....🎵 "
저는 반쯤 감긴 눈으로 말씀드리고는, 애써 허리를 꼿꼿이 세워 정신을 차리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다고 깰 잠이 아닙니다. 부활동과 상담 일로 이미 힘이 빠진 저는....따뜻한 차 한모금에 제대로 노곤노곤사람이 되버린 것이랍니다....!!
"그럼~ 아침에 제가 다림양의 머리를 잠시 손봐드리는 것으로 결정인가요~? 뭔가 기대가 되는걸요....🎵 "
빙그레 웃으며 차를 한모금 다시 머금은 뒤, "혹시 꺼려지신다면 살짝 말려드리는 것만으로 끝내겠답니다? " 라는 말을 덧붙이려 하였습니다. 뭔가 싫어하시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있으시다면 딱 빗어드리는 것만으로 끝내야 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요~ 후후🎵 그럼~ 감사히 먹겠답니다....🎵 "
아무튼 저는 하루양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며 에그타르트 쪽으로 손을 뻗으려 하였습니다. 일단은 뭐라도 먹으면서....잠을 깨보도록 합시다....
저 경이적인 속도의 식사를 보자니 이게 가디언의 티타임인가 싶고 아무튼 저는 굉장히 새로운 기분이 들고 있답니다. 그래요.....잘은 모르겠지만 정말로 힘든 게이트를 다녀오신 모양이군요.....설탕이 없는 게이트라니 케이크를 저렇게 거의 야생적인 방식으로 드시고 계시는 것이 이해가 가는 것 같고 아무튼 그렇답니다.....솔직히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무튼 이해하게 된 걸로 칩시다...이제는 살짝 안쓰럽다는 눈길로 선배님을 바라보고는, 거절하시는 것에 대뜸 물어보려 하였습니다.
"그럼 미리 조각조각 내어 두면 괜찮지 않을까 싶사와요~? 한 조각씩 집어들면 되는 것이니까 말이어요🎵 "
잘은 모르겠지만 의념을 각성한 저희들이라면 한번에 털어넣고 싶은 충동정도야 억누를 수 있을 테니까요? 무엇보다 미리 쪼개둔다면 바로 먹을 수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요?? 생각하기 무섭게 케이크 상자에서 칼을 꺼내어 재빨리 자르려 하였습니다. 케이크는 무조건 잘게잘게 잘라 먹어야 고상한 것이어요! 저렇게 한 판을 한번에 다 먹는 것은 고상하지 아니하답니다!
"자아🎵 사양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어차피 저는 많이 먹지도 못하는 거에요~? "
어느새 반을 자른 케이크를 슬그머니 보고 말했습니다. 설마 진짜로 한번에 네 조각을 다 드시실리가요ㅎㅎ! // 8레스!
"그렇다면.. 같이 먹어요." 고개를 끄덕입니다. 원본 과일이 크다 보니.. 이런 것도 가능하네요. 다림도 과일을 좋아하는 편이니까요 그런데도 들어보지 못한 과일이라는 것에 흥미가 있습니다. 정훈 씨도 흥미가 있어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찬물에 헹궈 가져온 뒤.
"시식 시간이네요.." 들고 있던 칼로 잘라낸 정훈을 따라 포크로 하나를 찍어 먹어보면... 탱글탱글하지만 질기지 않은 엄청나게 맛있는 맛이 느껴집니다. 이제껏 먹었던 과일들과... 비교는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뛰어나네요.
"정훈 씨는 어떤가요?" 생각보다 덤덤하게 다림은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맛있다! 같은 것은 확실합니다. 너구리들의 벼얼미! 가 아닌게 어디에요. 다림은 그래도 맛있다고 해줄 것 같은 기분이긴 하지만. 이걸 용액에 넣어 숙성한 뒤 씻어내서 담금주 같은 거 만들면 볼만하겠다는 생각일지도요?...는 다림주 생각입니다. 다림이 생각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