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에네에. 안녕히 가세요. " 라고 보낸지 몇초후 아니 이사람 진짜 범인만 잡고 갔잖아.. 상황을 깨닫고 망설임없이 도망치려는 낙서범의 목... 이 아니라 옷을 꽉 붙잡으며 어이없는 눈으로 다이안이 미련없이 떠나간 곳을 쳐다보다가.. ..씁 어쩔수없지. 나는 사장님한테 가서 낙서범을 반납하고 의뢰를 완수했다. 적자뿐이 된 것 같은 의뢰였다... 고생만 하고... 그래도 새로운 인연을 얻었단 거면 그리 나쁜 건 아닐까? 얼마나 비싼걸 요구할진 알 수 없지만...
" ...아. " 그리고 조금 지난 후 깨달은 사실. 의뢰를 공유설정을 해서 그런가. 인당 몇gp를 주는 의뢰가 아니어서 그런지 의뢰금액이 반절 가디언칩에 들어와있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 얘기하고 돌려줘야겠다... //막레. 수고하셨습니다-
'이게 머..머ㅗㅓㄴ 일이고.' 대체 이것이 무슨 일인가. 하냐면 다림이가 마법소녀 옷을 입기 몇 시간 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다림이는 생각보다 이런저런 것들을 잘 정리하는 편이었고 필요없는 손상된 것들을 모아 쓰레기장에 버리러 가려 했지요. 그리고 버리고 돌아오는 길에. 어쩐지 수상해보이는 물건이 놓인 것을 발견해버리고 맙니다.
"뭐죠... 저번의 그... 음료수가 나온 것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요.." 그러나 그것은 그 때의 음료수가 나온 것을 모방해보려 한 한 제노시아 또라이의 역작! '열면 랜덤이에요!'였고. 다림이가 그것에 손을 댄 순간. 랜덤한 효과 중. 마법소녀 복장을 입혀지게 되어버리고 만 것입니다...
"...." 마법소녀잖아요. 이거 분명 마법소녀잖아요! 이게 무슨 일이에요! 짧은 치마에다가..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여진 등불같은 무언가에.. 그런 것들을 입혀진 다림이는 순간적으로 사투리를 생각해버릴 만큼 놀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호수 주변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벚꽃놀이를 하는 곳과는 조금 떨어졌다.. 가 가장 메리트가 있습니다. 변신지속시간이 얼마인지도 몰라서 그게 문제지. 대체 뭔 원리인지 머리카락도 좀 길어져서 헤어스타일을 꾸밈당하기까지... 몽블랑에 갈 수도 없고. 지금 기숙사에 가는 것도 그렇고요.. 제발 누군가를 안 만나면...이 절실합니다만. 행운아 맞냐싶은 건 또 누군가를 만나게 됩니다...
혼자 이유 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좋아한다. 산책하기 좋은 봄날이기도 하고. 나는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천천히, 발이 닿는 대로 산책을 했다. 아직까지 벚꽃이 만발해, 사방이 분홍색으로 가득하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최대한 그곳과 멀어지려 발 닿는대로 걸어다녔다. 그러다보니, 벚꽃나무 없는, 사람들이 벚꽃놀이를 하느라 인적이 굉장히 드문 호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쁘지 않은 풍경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까. 나는 천천히 호수를 보며 걷다, 저 멀리 누군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있는건 상관 없는데, 복장이 꽤나 특이했다. 남색? 보라색? 바탕의.. 저걸 뭐라고 하지? 마치 테레비나 만화 등에서 나올 법한, 소녀들이 변신해서 싸우는.. 아! 마법소녀! 그래. 마법소녀에 대해 정통한건 아니지만 우연히 지나가다가, 티비에서 보던 그런 하늘하늘한 옷 방식이 꽤 비슷하게 보였던 것이다. 코스프레? 이런 곳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도 다 있구나. 하고 천천히 다다간다.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 - 설마 남자가 그러고 있겠냐. - 의 뒷모습을 보곤, 누군지 확신하게 되었다. 저런 은하수와 같은 머리색을 한 사람은 내가 알기에 단 한 사람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다림이에게 저런 취미가 있었을 줄이야. 모른 척 해줘야 하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아 그녀에게 다가간다.
"다림..이지?"
나는 뒷모습에서 그녀임을 확신하긴 했지만 도저히 코스프레와는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인상이었기에 확신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ㅂㄷㅂㄷ... 이게 무슨 일인가요. 네? 본인을 뒤집어놓은 분이랑 만나게 되다니요. 자동적으로 치마자락을 누르게 되는 기분입니다. 그렇지만 그 행동이 가쉬가 다림이라고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겠지만. 다림이라고 묻는 가쉬를 향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다림이라는 분이 누구인가요?" 라고 묻는 것 밖에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속에서는 좌절과 절망과 뭐 이렇게저렇게 많은 감정이 지나갔지만. 어쨌거나 다림은 이걸 벗어난다면 신속을 망념 99로 강화해 순간가속도 매우매우 높음으로 기숙사로 뛰쳐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지요. 그러나 다림은 못 벗어나 히히. 그게 다림주의 진의거든.
"..."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입니다. 더 말하면 눈치챌 것 같고. 도망갈 수도 없고요. 정말 못 벗어난다면 자신을 본 모든 이들에게 마법소녀 차림이 되게 만들어서 나무를 숨기려면 숲 속에 숨기도록 하는 겁니다. 그런 복잡한 고민을 하는 것이 티가 나지 않아서 다행인가요? 손에 들려 있는 '그 물건'을 가쉬가 눈치채지 못하게 평범한 물건인 것처럼 들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