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완료레스 딱 썼는데 설녀님 픽크루가 올라와있었어...? :0 맙소사 설녀님 돕길 잘했다 지금 가진 갈레온 탕진하고 모자란 돈은 다른 퀘로 보충좀 해서 총 60봉지의 지렁이 젤리를 안겨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흑흑 설녀 만세다 최고다 진짜.... (기쁨의 눈물)(야광봉)
숨은 상태에서도 할 말은 하는 당신을 말 없이 쏘아보며 주양은 곰곰히 생각했다. 그냥 얌전히 제안하지 말고 꾹 눌러버릴걸 그랬나. 항복의 뜻이 나오기까지 그러고 있었으면 적어도 속이 더 시원했을것 같았다. 허나 이미 돌이키기엔 타이밍이 늦었다. 두고 봐.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그땐 자비없이 굴 테니까.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풀이해도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머나~ 내가 언제 약속을 제대로 지킨적이 있었던가?! 보기 좋게 잘 나왔구나 꼬맹아! 유리병은 꿈도 꾸지 말고 이나 꾹 악물고 계속 그러고 있으라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와 주기만 한다면 뻥이며 자존심이며 다 내다버릴 수 있는 주양이었기에. 다시금 주먹을 꾹 쥐고 꿀밤을 먹이려고 했으나 그뿐이었다. 이미 그때 받은 건 충분히 돌려줬기도 했고. 당신의 마음 속 생각까지는 전부 알지 못하지만, 분명 당신의 성격대로라면 자신이 느낀 것 만큼의. 어쩌면 그 이상의 수치심과 분함을 느꼈을텐데 여기서 더 쥐어박는다고 한들 업보만 더 쌓이기 마련이었다.
그렇다면 똑같은 방법을 더 써먹는다고 해도 결국 자신만 손해 아닐까? 만약 여기서 쥐어박지 않는다면, 적어도 자신은 당신을 돕기라도 했다며 뻔뻔하고 당당하게 생색이라도 낼 수 있다. 이런 쪽에 대해서는, 두뇌 회전이 빠른 주양이었다.
"라고 하려 했지만.... 역시 마냥 이러고 있기만 하는 건 질리니까~ 이쯤에서 꿀밤은 그만 두도록 할까나~? 뭐 해, 꼬맹이. 눈 감고 갈 셈이야? 그러다가 벽이나 기둥에 머리 박기라도 하면 꿀밤보다 더 아플거라고?"
주먹을 쥔 손을 펼치고서 얌전히 당신에게 내밀었다. 오해하지는 마. 그냥 질렸을 뿐이니까 하고 의미 없는 몇 마디를 내뱉고서 문 쪽으로 나아갔다. 아까 전까지 신랄하게 괴롭혀먹기만 하다가 또 이렇게 도움을 주려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애초에 자신이 이리저리, 자신의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기는 하지만. 그 방향이 이런 좋은 쪽을 향하면 괜히 뭣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악인이라고 단정짓고 있는데도 이런 일을 하는 건 꽤 우습게 느껴지는 것이다.
"... 흥. 걱정 마시지. 이래뵈도 학생대표야. 누가 감히 내가 지키고 있는 사람을 건들겠어~? 위험한 놈 있으면 이야기만 하라고. 기숙사 점수를 깎든~ 진절머리가 날 때까지 찾아가서 나한테 유리한 내기를 수 없이 걸든~ 어느 쪽이건 질릴 때까지 괴롭혀 놓을거니까!"
일단. 그런 오묘함 속에서도 그것을 억누른 채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좋든 싫든 일단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사람을 건드는 것은 곧 자신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니. 그 때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이 어디까지 악랄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주양의 방식이었다. 잠깐만 가만히 있으라고 한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당신의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러고 있으니 머글 세계에서 첩보원이라고 말하는 뭔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썬글라스라도 끼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 말았다. 쓸데없이 상황에 과몰입할 뻔 했다.
"뭐. 그렇게 말해도 기숙사 주변에 병이 없으면 말짱 꽝이지만? 그런 거 있잖아. 널려있던 물건이 꼭 찾을때만 안 나타나주는 그런 짜증나는 상황~"
마치 지팡이가 탈을 만나기만 하면 말을 안 듣고 마법이 제대로 안 나가는 것처럼. 양반탈과 각시탈을 마주했을 때의 기억을 다시 되새기니, 지금 당장 눈에 뵈는 나뭇가지는 다 작살내놓고 싶은 기분이 또 다시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단은 참아야겠지.
언제까지고 멈추지 않을 것 같던 걸음은 뜻밖의 인물과 마주치면서 멈춰졌다. 동시에 멍하니 흘러가던 그녀의 정신도 제자리로 돌아와, 제 앞에 선 남성을 인식하게 했다. 지팡이로 틀어올린 머리, 그 옆에 얹힌 할미탈. 게다가 이 특이한 치파오까지. 따로 물을 것도 없이 그가 그 날 각시와 양반을 물러나게 했던 인물이라는 걸 그녀는 깨달았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그가 탈인 걸 알면서도 그녀는 남들에게 하듯 평범하게 인사했다. 고개까지 살짝 꾸벅이면서. 아, 조금 다른게 있긴 했다. 희미하지만 웃는 얼굴이었으니까. 인사를 하고 한번더 그의 머리에 얹어져있는 탈을 힐끔 본다. 탈을 보니 이전의 선비탈 생각이라도 난 걸까. 아니면 그냥 본 걸지도. 시선은 금방 그의 얼굴로 돌아갔다. 마치 잘 아는 사람을 대하듯 편안하게 말한다.
"맞아요. 수업이래봐야 하루에 하나니까요. 시간이 남아돌죠."
정말 비효율적이라며 궁시렁대듯 말하지만 말투만 그렇지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색은 내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오히려 시간이 남아돌게 해주는 커리큘럼이 조금은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마주치는 일도 생겼으니.
"그런데, 그..쪽은 이렇게 돌아다녀도 돼요? 그것도 가지고 있으면서."
그녀는 턱짓으로 그의 머리에 얹힌 탈을 가리키며 물었다. 여긴 교수들도 심심찮게 돌아다니는데 이렇게 대놓고 돌아다녀도 되는가 싶었다. 그게 된다면 아마. 물음 뒤에 이어진 또다른 의문은 조용히 생각으로만 묻어놓고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44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허... 디저트가 좀 많네.....? 너무 맛있어서 한가득 즐겼다기에도 수북한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해명좀 해 주지 않을래....? 자.... 고해성사할 시간 5분 주겠어.... ^^ (대화 이름표가 붙은 전기톱의 시동을 켜며)(????)
혜향 교수님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에 단태는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뻔뻔한 태도로 헤죽거리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머리를 정리한다고 해도 환상을 볼 때 특유의 기분은 떨쳐내기 힘들테고 정리도 제대로 안될테지만 이렇게 서있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르지.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에 단태는 "교수님이 너무 친절하게 말씀하셔서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아요." 하고 꽤나 진지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심장 근처를 손으로 지그시 누르는 과장스럽고 장난스러운 태도를 취해보였다. 당연히 윙크를 해보이는 것은 덤이었고.
"응? 아뇨. 알현은 아니었어요. 이상하게 보여주는 환상은 많았는데 직접 본 적은 없네요."
그만큼의 환상을 연달아서 보여줬던 것 치고는 직접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아니면 한두번정도는 모습을 보였는데 자신이 못알아챈걸지도 모른다며, 단태는 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레 재잘거렸다. 환상을 볼 때 느꼈던 그 불쾌한 압박감, 위압감을 떠올리자 단태의 표정이 조금 안좋아지기는 했다.
>>462 이젠 내가 따로 서술하지 않아도 지옥의 쭈꾸미라고 불리게 된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아주 마음에 들어! (?) 순순히 쫀득말랑한 볼따구와 달달한 기력을 내놓는다면... 지옥의 쭈꾸미가 되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야...! (어깨에 빨판다리 턱)(???)
그의 말에 그녀는 자신이 웃고 있던 걸 몰랐던 것처럼 입가를 매만지곤 그렇게 말했다. 기분 좋은 일이라. 지금도 옷 안, 가슴팍에 고이 모셔져있을 로켓을 생각하면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그녀는 옷 위로 갈 뻔한 손을 내려 가볍게 뒷짐을 졌다.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려는 손을 막기 위해 서로 붙잡아 고정을 시켜놓고, 그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계속 서서 얘기하는 건 내키지 않으니까. 편한대로 하세요."
어디로 갈진 앞장서는 그에게 맡기겠다는 듯 그녀는 잠자코 그 뒤를 따랐다. 뭐 어디 멀리 나가려나, 싶었는데 이 앞에 있는 주막을 간다고 해서 이대로 가도 되나? 하는 생각이 다시 들긴 했지만. 본인이 저렇게 말하는데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다. 위험하면 먼저 가자고 안 하겠지.
그가 자신을 평화주의자라고 표한 것에는 그녀의 눈이 놀란 것처럼 커졌다. 수족들, 그러니까 탈들이 하나같이 특이한 사람들인 건 알고 있었지만 평화주의자가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호전적인, 아니, 호전적으로 보이는 집단에 평화주의자라. 신기하다고 생각하다가 다시금 아, 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고기 말인가요? 좋냐 싫냐고 물어보면 그냥 그렇네요. 편식은 없어서요."
달달한 디저트라면 모를까 식사에 딱히 편식은 하지 않으니까 그가 뭘 사준대도 상관없었다. 그럭저럭이라고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이곤 주변을 한번 쓱 돌아본다. 이렇게 당당히 있는데도 신경쓰는 이가 한명도 없는 걸 보면, 아까의 물음은 정말 괜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왜인지 한번 듣기는 하겠지만.
그가 자리를 옮겨서 얘기하자고 했던 말대로 그녀는 주막까지 가는 동안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뭔가 물으면 대답은 해주었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주막에 다다를 때까지 둘 사이에 어떤 말도 없이 침묵만이 이어졌겠지. 돌아봐도 별 생각 없이 그를 따라가던 그녀가 뭐냐는 얼굴로 눈을 깜빡이고만 있었을 것이었다.
>>47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첼주, 내가 전에도 말 안했나? 이게 다~ 서로 돕고 살아가자고. 어? 좋게좋게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자고 하는 일이지. 나도 역으로 기력 징수 당하면서 사는 입장이고~ 첼주 힘든건 알지! 아는데. 그래도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잖아~ 그니까 거. 내일까지 또 기력 충분히 채워두십쇼잉. 알겄지? 내일 왔는데 또 도망치면, 그땐 볼 먹는걸로 안 끝나야..? (일수가방 챙기며 유유히 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