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게 너였나? 미안하네. 내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기억하지 않는 아주 좋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강하지 않은, 하지만 그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오래된 느낌이 강한 억양의 사투리로 재잘거리는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는 여전히 암암리에 가라앉아 섬찟한 빛을 품고 있었다. 그 눈빛은 뱀눈처럼 서늘했다. 히죽- 웃음을 짓던 단태가 시선을 잠시 무기 선생님이었던 기린을 바라보며 "신수라는 존엄을 빼앗긴거군요." 하고 그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였다.
던져지는 모든 질문들에 답하는 선비탈을 향해 움직인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 가늘어졌다. 봄바르다가 날아오자 단태는 똑같이 옷으로 막았고 타버린 옷을 가볍게 툭툭 털자마자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 폼새가 짐승 같았다.
참, 나불나불 말도 많은 사람이다. 한명 한명에게 친절히 말대꾸를 해주는 선비탈을 보며 그녀는 킥킥 웃으면서도 작게 중얼거렸다. 아쉽다, 라고. 좀더 일찍 마주칠 기회가 있었더라면 잠시나마 재밌게 지냈을 수 있었을텐데.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어쩌면 있었을지 모르는 기회도 그로 인해 생겼을 시간도.
아, 다시 생각해보니 말만큼 아쉽진 않네. 그가 있으니까.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는 듯한 말에 웃으며 옷자락을 살짝 들어보였다. 각시와 양반이 말했던, 이라. 분명 좋은 말들은 아니었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그녀는 그에게만 잘 보이면 되지 그 밑의 탈들에게까지 잘 보이고픈 마음은 없었으니까. 그래서 다시금 지팡이를 들어 겨누며 말했다.
"지목받을 만큼 인상이 새겨졌었다니, 이야, 어지간히도 억울했나봐요. 그 두 분."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선비탈이 다른 누군가를 향해 마법을 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그녀는 그쪽을 막거나 도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냥 좀전처럼 가볍게, 주문을 읊었을 뿐이었다.
"우와~ 진짜 극혐이다. 아까는 소중하니 어쩌니 했으면서 결국 혼나는 게 무서워서 그랬어? 오구구. 나이는 내가 한살 더 적은데~ 어째 생각하는 건 내가 더 누나같네!"
MA를 알현하고 나서 그런가, 부쩍 겁이 없어졌다. 웡래도 다짜고짜 들이까는 게 주양이었으나 평소보다 더더욱 노골적으로 내리까며 킥킥거리는 것이었다. 탈에게 한껏 불태운 호전심도 한 몫 하기도 했다.
이윽고 주양의 시선은 혜향 교수님에게 잠깐 머무르며 살짝 흐려지는 듯 보였다. 아이고. 맙소사. 우리 불쌍한 교수님은 어째 탈이 뜰 때마다 당하시는 거 같은데. 이 정도쯤 되면 에반스 교수님처럼 인간을 겁내거나 하지 않는 게 대단할 수준이었다. 임페리오 저주가, 크루시오와는 다르게 기억을 남겨두지 않는 거라서 크게 개의치 않으시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내가 날렸던 걸 막다니. 시건방져! 탈이 빠개지는 게 싫다면 이건 어때?! 블루벨 플레임!"
또 다시 새로운 마법 -그래봐야 결국 화염 마법이지만-을 시도하는 것은. 같은 마법을 자주 써서 매너리즘(?)이 오는것을 방지하겠다는 것도 있지만 자신의 성장을 위함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건 평소 쓰던거랑 얼추 비슷한 느낌이니.. 잘 명중시킬 수 있겠지 하는 믿음과 함께.
그는 후회했다. 애초부터 미친 사람들과 왜 대화와 상종을 하려 들었는지 모르겠다. 시선이 느껴져도 그는 굳이 돌아보지 않았다. 선비탈을 향해 시선이 멈췄을 뿐이다. 추측이 맞다면 교내엔 매구가 있고, 그의 얘기를 들었을 지도 모른다.
알게 뭔가. 그도, 당신도 관에 들어가면 똑같이 썩고 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어차피 다 죽을 인생인데 욕 두어번 더 먹는다고 뭐 달라지나. 기분만 나쁠 뿐이다. 어차피 그러라고 한 말이고. 공감하는 태도도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합리화 하기는. 그는 심호흡을 했다. 찰나의 소모적인 감정에 더 열과 성의를 쏟고싶지 않았다. 어차피 스쳐 지나갈 감정이며 한순간의 삶이다.
…당신도 내가 합리화 하는 존재 아닌가. 그는 눈을 굴려 어깨 위의 백정을 바라본다. 당신도 수많은 생명을 스러지게 하고 매구를 따랐으니 달라질 바가 없는데. 당신 또한 악인이며 나는 묵인하는데. 나 또한 머저리에 불과하다. 아니. 나는 기어이 결정을 번복하고 당신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질수도 있으리라. "아즈카반도 과분해."
설마하니 불이 붙은 채로 다가올 줄이야. 갑작스럽게 다가온 선비탈, 현성을 보며 그녀는 눈썹을 살짝 움찔했다. 그 자리에서 물러나지도 놀라지도 않은 채 단지 뭐냐는 듯이 선비탈을 마주했다. 그러나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전하는 사실엔 칫, 하고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그러게요. 깜빡했네. 분명히 봤었는데 말이에요. 선배가 목걸이를 걸고 슬픈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걸."
그녀는 유리병이 보여준 환상에 대해 언급했다. 주변엔 퍼지지 않게 작은 소리로. 어떻게 그 중요한 사실을 잊을 수 있었는지, 나 참. 그걸 깨달아버린 이상 그녀는 더이상 함부로 공격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지팡이를 거두지 않고 겨눈 채 다시 작게, 짧게 말했다.
"그가 아닌 선배가 죽든지 말든지 관심없어요. 그러니까 내놔요."
그건 내거야.
지팡이를 겨누기만 했지 프로테고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지팡이를 든 그녀의 팔이 디핀도로 찢겼다. 벌어진 소매 사이로 붉은 피가 왈칵 쏟아지는 걸 힐끔 보기만 하고, 선비탈에게 선택을 종용한다.
"자, 내놓고 물러나든지, 계속 맞다 죽던지. 제가 멈춘다고 해서 저들이 멈출 것 같아요? 아니면, 저를 인질 삼아 도주극이라도 꾀해 보실런지?"
' 넌 아까부터 폭파 마법만 썼기 때문에 무서워, 그러니까. 이번에는 얌전히 있어주라? 크루시오 '
크루시오: 대상 '서 주양 고정'-고통으로 인해, 1턴 행동 불가
곧이어, 그는 단태의 공격을 피하듯 한 손으로 선비탈을 잡고서 상체를 옆으로 뺐습니다. 그리곤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 너희들, 공격이 제대로 먹히지 않네? 아까 서로 죽이 잘 맞더니, 나한테 공격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도 똑같잖아? '
선비탈이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 안 닿으니까 어때? 슬퍼? 괴로워? 울고 싶어? 어떤 감정인지 말해줘, 응? '
황홀한 목소리로 묻던 그는 발렌타인의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한 듯 쿨럭거렸습니다. 다행히, 그것은 금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것 참 다행이네요. 윤의 눈이 가늘어졌습니다. 툭, 소리와 함께 그의 선비탈은 세로로 절반이 쪼개졌습니다. 얼굴에 홍조를 띄며 좋아하던 선비탈이 슬픈 표정을 지었습니다.
' 너무하잖아, 절망하는 얼굴도 안 보여주고. '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그는 펠리체를 보면서 싱긋 웃었습니다.
'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나한테서 가져가 봐~ '
그는 목에 걸고 있던 로켓을 살짝 들어서 펠리체에게 보여주곤 찡긋 눈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곤 교수들 쪽을 바라봤습니다.
' 교수님들도 아시잖아요~ 절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만들지 않으면, 혜향 교수님에게 걸린 주문은 안 풀려요~ '
지긋지긋한 크루시오 주문이 들려오자, 단태는 흘끗 주문이 쏘아진 쪽을 바라본 뒤에 선비탈을 잡고 상체를 옆으로 빼는 모습에 잠시 행동을 멈췄다. 아니, 정확하게는 금지된 저주가 아닌 선비탈의 말 때문에 단태의 행동이 멈춘 것이었다.
단태는 무심하게 건조한 표정이었다. 주양을 보던 시선이 리덕토 주문에 절반정도 쪼개진 탈을 쓰고 있는 현성에게, 그리고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로 차례차례 움직이다가 다시 현성에게 고정됐다. 그리고- 모르겠네하고 현성에게 들릴 정도로만 속삭였다. 허공에 멈췄던 손이 다시 현성에게 향하는 듯 했지만 단태는 저번에 했던 것처럼 똑같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팡이를 겨눴다.
애니마구스 연습에,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 연습까지 다른데 정신이 팔려 조금 늦게 등장한 감이 있지만 너무 늦지는 않은것 같으니 상관없겠지. 목을 돌리고 어깨를 돌리며 슬그머니 나타난 레오는 언제나처럼 다른 친구들을 밀치며 나아갔다. 비키라던가, 길 막지 말라던가 따위의 조금 험한 말들을 하며 앞으로 나온 레오는 가만히 각시를 바라보았다.
" 질리지도 않나.. 오-케이! 야, 거기! 너 이리와봐. "
비켜비켜, 하고 앞으로 나서선 손가락으로 각시를 척 가리키곤 손가락을 까딱였다. 말하자면, 마치 개를 부르듯이. 이제 옛날의 무력하던 이 몸이 아니란 말씀이야. 일단 마법으로 간을 좀 보고, 그게 아니라면 그 다음에는.. 연습한걸 보여줘야지. 버니에게 배우고 혼자서 연습한 크루시오라던가 아니면 드디어 변할 수 있게된 애니마구스라던가. 처음에는 간을보자는 생각이었는지 레오는 지팡이를 빼들었다.
뭔가. 예전이랑 비슷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두번 연속으로 크루시오를 맞았다고 한들. 작열통에 익숙해지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게 익숙해지면 사람인가? 돌덩어리겠지. 적어도 주양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 걸음 물러나 이를 악물었다.
"보자보자 하니까 진짜...!! 죽여버릴거야. 넌 내가 재도 안 남게 태워주겠어...!!!"
아득바득 악을 쓰며 상대에 대한 저주를 내질러대던 주양은 이윽고 주저앉았다. 지금 더 서있는 것은 무리다. 어떻게든.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만 해. 입술 사이를 비집고 새어나오는 신음을 꾹 억눌러가며 주양은 바닥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래. 그때도 그랬지만. 금새 다시 싹 가시겠지. 그 이후에도 얼얼하고 아린 느낌이 끝 없이 맴돌아 남아있겠지만... 한 번 당해봤으니까. 다시는 무기력하게 파들대며 있지만은 않을거야.
"안 닿으니까 어떠냐고....? 머리부터 발 끝까지... 그대로 동강내서 불구덩이에 집어 던져버리고 싶네 그래..! 두고 봐. 너네들은 반드시... 저항도 할 수 없는 힘 앞에서....!"
그리고 작열통이 극한에 달하는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은 산재물이었다. MA와 거래 아닌 거래를 한 것. 지금 여기서. 자신과 아무런 관계 없는 사람 30명을 바치겠다고 선언하고 저 탈을 즉지도 살지도 못 하는 굴레 속으로 내던져달라고 빌고 싶었다. 허나 그렇게 된다면.. 학생대표의 존심은 깨질 것이다. 그리고.. 아무런 잘못 없을 사감님은. 분명 학생인 자신 대신 큰 책임을 물게 될 지도 모르지. 정신 차려야 해. 고통을 떨치기 위해. 지팡이를 거꾸로 잡았다. 제 배를 향해 그대로 칼로 쓰셔대듯 몇 번 찍어내며, 어떻게든 작열통을 상쇄해보려 애를 썼다. 차라리. 이런 통증이 작열통보다 나을 테니까.
그녀는 쪼개진 탈 사이로 보이는 표정과 대조되는 미소를 지었다. 절망으로 물드는 건 어림도 없다는 듯이.
"대체 무엇에 절망해야하는지 모르겠는데 말이에요."
그래. 그녀에게 지금 상황은 전혀 절망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탈의 안부를 신경써 달라고 했으면 모를까, 그런 말은 일절 들은 적이 없는 상태에서 선비탈의 안위를 신경쓸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호기였다. 그의 심장이라 하는 로켓을 손에 넣을 호기였다.
그 생각을 하자 그녀의 금안에 광기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맑은 금빛에 그늘이 드리워 진한 금빛으로 그 색을 변모시킨다. 그녀는 지팡이에 흐른 피를 한번 털어내고 허리춤에 꽂았다. 그 김에 팔의 상태를 한번 보고, 진짜 그냥 보기만 하고 손을 한번 푼 뒤 고개를 돌려 윤을 보았다. 그리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
"다녀올게요."
자질구레한 말은 필요없다. 단지 그것만 말하고 그때까지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손끝이 떨어질 땐 그 잠깐이 아쉬워 다시 잡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돌아선다. 후. 짧게 날숨을 내뱉고 단숨에 선비탈에게로 거리를 좁힌다.
"가져가라면 못 가져갈 줄 알구요?"
여유롭게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한 손으로 선비탈의 멱살을 쥐려 한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팍을 향해 손끝을 세워 찔러넣으려 하며, 틈을 타 로켓을 손에 넣으려 시도한다.
섹튬셈프라를 피하고 탈을 복구시킨 모습에 단태는 웃음기 없는 표정과 달리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재잘거렸다. 여전히 일들은 계속 벌어지고 있었고 단태는 그가 했던 말을 곱씹어보고 있었다. 이해는 하되, 공감이 되지 않는다. 그건 주단태와 관계없는 일이여서 그런것일수도 있다. 아니면 주단태에게는 이해만 가능한 감정들일수도 있고. "아까부터 느낀 건데 너." 지팡이를 돌려서 집어넣은 뒤에 단태는 현성, 선비탈의 옷을 붙잡아 당기며 그대로 바닥으로 메다꽂으려했다.
"타인의 감정에 관심이 많네? 너는 어때? 다른 사람들이 슬퍼하고 화내고, 괴로워하고 울고 싶은 감정을 느낄 때, 어떤 기분이 들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나?"
타인의 절망이 그에게는 환희인가. 이해를 하려는 듯 고개를 살그머니 기울이던 단태가 헤죽, 미소를 지어보였다.
말하자면 자신의 불찰이긴했다. 애니마구스에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의 연습에 열을 올렸더니 일반적인 마법의 연습을 게을리 한 탓이었다. 레오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지팡이를 꼭 쥐곤 가만히 서서 선비를 노려보던 레오는 머리를 빠르게 굴리기 시작했다.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없는 저주의 사용은 힘들다. 애니마구스로 변하자니 여기서 바로 변신을 하기도 조금 애매한 노릇이고. 그렇다면 가까이 붙어서 다시 시도해보는 수밖에.
레오는 멈칫멈칫하며 선비와 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결단을 내려야하는 순간이다. 공격할지 말지. 공격한다면 어떻게 할지. 레오는 다시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넘기고 바닥에 퉤, 하고 침을 뱉었다. 직접 죽음의 문턱에 다녀와본 레오였다. 크루시오를 맞았고 섹튬셈프라를 맞았으며 이상한 동물에게 온 몸이 채여 갈기갈기 찢기기도 했다.
" .... 사람은 쉽게 안죽어. 네가 이해해라. "
어쩔 수 없잖아. 레오는 뿌득, 하고 이빨을 갈곤 지팡이를 집었다. 선비를 겨누곤 주문을 외웠다.
그는 말마따나 성격이 좋은 편이 아니다. 친절하긴 하지만 상냥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 상처를 받더라도 그 사람 몫이거니 넘겼고, 자신의 상처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인격자는 절대 못 되는 편인 것이다.
"많은 걸 시켰지. 널 위한 과자를 사왔으니 먹거라,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라, 편하게 쉬고 있어라, 아프지 말거라, 좋은 꿈 꾸거라. 내 몫까지 살아라. 자네는 죽어서도 절대 받지 못할 것들 있지 않나. 온정이라고들 하지. 더 이야기 해줄까?"
비명소리가 하나 더 들린다. 윤의 것이다.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왜 탈을 공격하면 윤도 죽는 건지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방금 전 둘에게 뭔가 얘기하던 상황도 그렇고,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것도 그렇고. 만약 특수한 마법이라면 당신과 대화한 자신도 고통스러운 것이 정상일 것이다.
알마나 제 배를 내리찍었을까. 슬슬 작열통이 가실 때 쯤이 되어서야 주양은 다시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날 수 있었다. 고통은 고통으로 이긴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를 얼마나 세게 악물었는지 입 안에서 비릿한 맛 마저 감돌고 있었다. 피 섞인 침을 입 밖으로 뱉어내는 대신 도로 목 너머로 삼켜버리는 짓거리를 하며 주양은 씩 웃었다. 어찌 되었든 제 몸을 돌고 있던 거니까 다시 삼켜버린다 한들 문제 없겠지. 속이 살짝 좋지 않아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 주인이니 뭐니 하는 작자보다 훨~씬 높은 뭔가에게 사주할 생각인데. 내 분노를 오롯이 감당하겠다고~? 탈 따위가~?? 아하하하하핫!! "
앞뒤 맥락 다 떼어놓고 말한 애매모호한 이야기였지만 주양은 자신있는 표정을 지으며 경박하게 웃었다. 재앙 그 자체보다 격이 높은 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 적어도 그때. 자신이 그렇게 위축될만한 분위기를 풍기던 것이 재앙이자 MA였으니. 그리고 정말 간사하게도. 지금 주양은 건 사감에게 내기를 걸 때의 천진난만하며 밝은 모습과는 반대로, 자신이 알지도 못하고 친하지도 않은 30명 쯤이야. 얼마든 바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물론, 그것은 분노 같은 감정이 뒤섞인 탓이기는 했지만.
"..... 아아. 진짜 열뻗치네. 졸업 때려칠까나.."
심하게 공격하면 백궁 학생대표가 죽는다. 그렇다고 공격을 하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당하고 있을 뿐이다. 도대체 왜 선비탈을 공격하면 윤이 죽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지금 그런 건 뒷전이었다. 여기서 더 화를 냈다간 정말 졸업이고 뭐고 MA부터 물러서 지구 상의 무작위 사람 30명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할지도 모를 일이다. 기린궁 사람은 아니었으나, 한 번 보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자신도 그 힘을 써먹을 권리가 있다는 주양의 극히 자기중심적인 생각이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파고들었으면 그 줄을 낚아 챌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찰나였지만 그녀의 얼굴에 절망에 가까운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길게 이어지지 못한 건 선비탈의 말 때문이었다. 그것 보라는 듯 얄미운 말에 두 눈이 분노로 물들어 서늘하게 노려본다. 절로 튀어나오는 상소리가 잇새로 흐른다.
"XX..."
이 팔이 멀쩡했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책이 들다가도 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에 다급히 뒤를 돌아본다. 웅크려 고통스러워하는 윤을 보자 이성이 끊어질 것만 같았으나, 주먹을 세게 움켜쥐어 그 고통으로 이성을 붙든다. 당장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걸 참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학생들을 향해 내뱉었다.
"제가 당신들을 막을 권리는 없으니 이거 하나는 말해두죠. 오늘 송장 셋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온갖 감정으로 어지럽게 물든 눈이 뒤를 한번 훑고 매몰차게 돌아선다. 저들이 어쩌기 전에 로켓을 빼앗으면 된다. 당장이라도 충동적으로 나가버릴 것만 같은 몸을 한가닥 남은 이성으로 억누르며 다시 선비탈에게 손을 뻗는다.
"내놔. 그건 내 거야!"
으르릉. 짐승의 소리와도 같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녀의 양 손이 선비탈의 목을 노리고 뻗친다. 단순히 로켓을 뺏는 것을 넘어 그 이상... 해하려는 듯이.
선비탈의 도발에 주양은 한바탕 폭소를 터트렸다. 오. 맙소사. 이렇게 정신 아찔하게 도발해주는 사람은 또 처음인데? 이렇게 된다면 자신이 전의를 불태워야 할 것은 양반탈 따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머나~ 이거 참 재밌어라. 마음 같아선 교수님들이 보든 말든 싸버리고 하지! 누구는 저주 마법이나 펑펑 쏴대는데, 누구들은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애써 완급조절 하고 있는 상황이 참~ 억울하거든? 나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못 쓰는게 아니라 안 쓰는건데도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전혀 억울하지 않은 표정으로 킥킥 웃었다. 당연한 일이다. 학생으로써. 옳은 마법사로써 그 길을 걷는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자신이 이미 재앙에 휘둘리고 있을 때부터 자신이 정말 옳은 마법사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는 했으나, 애초에 양심 따지는 건 주양이 아니었기에 금방 떨쳐낼 수 있었다.
"근데~ 내가 너네처럼 허접하고 수준 낮은 저주마법을 읊어서 너를 고통스럽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니? 천-만에!"
어디까지나 눈에 뵈는 게 없는 주양의 주관적인 생각이었다. 전혀 허접하지도, 수준 낮지도 않은 저주라는 걸 확실히 하겠다. 뻔뻔하게 말하며 어깨를 으쓱이고 슬쩍 주위를 둘러보던 주양은, 마침 가까이 와서 잘 되었다며 선비탈에게 더 고개를 가까이했다.
"... 가까이 온 김에 너한테만 속삭여줄게. 내가 산제물 서른 명만 모으면, 그땐 탈이고 주인님이고 뭐고 다 끝나는거야. 알겠어? 지금껏 너희가 상상도 못했을 그런 절망과 공포를~ 있는 그대로 오롯이 안겨줄게?"
목소리를 작게 줄이고 낮게 깐 채 다시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없이 웃었다. 정말 그렇게 만들 날은 자신이 졸업하고 난 후. 그러니까 아득히 먼 미래가 될 터였으나, 상관 없었다. 그때까지 몸 성하게 탈 쓰고 다니는 자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계획은 무르지 않을 것이다. 이윽고 탈이 뒤를 돌아봤다. 그 어떤 저주 마법보다도 더 확실한 두 글자. MA를 부르려는 목소리가 목구멍 밖까지 튀어나오려다 간신히 억눌러졌다. 조절. 잘 해야 하니까.
"쓸 곳이 없는 자네..오..미안하네. 쓸 수도 없는 것보단 훨씬 쓸만한 것인지라..미안하지만 개소리는 걸러 듣는 재주를 다시 써야겠군. 들리지 않았네. 아가, 이 치가 뭐라 했는지 들었니?"
그는 백정을 한번 바라보고는 지팡이를 아무데나 휙 내던졌다. 귀한 재료만 엄선해서 만든 이번 지팡이도 결국 들개에게 던져주는 막대기 취급이 됐다. 그는 상황을 다시금 지켜본다. 이번엔 붉은 머리의 학생을 향해 도발하는 건가? 그는 이것 만큼은 쓰고싶지 않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 했다. 이렇게 말 많은 사람과 엮이면 하루가 피곤하기 때문이다. 와중에 들렸던 경고에 그가 잠시 당신을 쳐다본다.
적어도 다섯은 볼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적다.
그는 고개를 돌린다. 등 뒤로 손을 모으고 한 손가락을 남몰래 까딱인다. 철제 의자가 손에 날아 붙었다. 이건 그의 어머니가 선물한 것이다. 언젠가 마음에 들지 않는 학우가 생기면 뒷일은 걱정 말고 머리를 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휘두르는 법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는 방학 중 어머니께 동화책으로 여러번 맞아봤고, 때리는 법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는 겉보기에 빌빌대는 약골이었지만 이미 지팡이를 한번 부러트린 전적이 있다. 무엇보다 장의사는 힘쓰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는 스투페파이를 맞은 탈에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 못 믿은적 없는데? 적어도 반응이 와으니까 진짜긴 하겠구나- 하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 "
제대로 한 방이 들어가고 레오는 씨익 하고 미소지었다. 둘 다 아파보이네-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선비탈은 엄연한 적이다. 공격하는데 있어서 지체가 없으며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윤은? 같은 학교 학생이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따로 만난 적도, 접점이 있는 것도 아닌 완벽한 '타인' 이었다. 아마 저 사람하고 친분이 있다거나 했으면 얘기가 달랐겠지. 오며가며 얼굴을 본 적은 있지만 인간대 인간으로 무언가를 교류한 적은 없었으니까.
" 사람 쉽게 안죽어. 내가... 내가 당해봐서 알아. ....이 개새끼들. 안되겠다 너. "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크루시오,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보는 눈이 너무 많은 지금 그랬다간 아즈카반에 끌려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때, 그 날, 그 시간 이후로 혼자 있는게 무서워졌다. 지금이 현실인지 꿈인지 계속해서 확인하게 되었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게 되었고 자다가 허공에 마법을 난사하며 깨어나는 일도 있었다. 전부, 전부 네 놈들 때문에.
화, 분노, 증오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 레오는 이히히... 하고 웃으면서 지팡이를 꾹 쥐었다. 무슨 감정인지 알고있다. 어떤 감정이고 이 부정적인 에너지가 어떤 힘을 발현할 수 있는지는 선배님한테 배웠지.
이번에도 빼앗지 못 한다면, 그러면 어떻게 될까. 사방에선 계속 공격이 날아들고 봄바르다의 불길이 선비탈을 감싸자 뒤에서 다시 비명이 들려온다. 분노, 원망, 자책, 절망... 온갖 시커먼 감정들이 목끝까지 차올라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입을 벌리면 욕지기든 상소리든 튀어나올까봐 입술을 뜯어버릴 듯 물고 목표에만 집중했다.
"읏....!"
불길도 비명도 잠깐은 잊고서 손에 닿는 걸 움켜쥐자 선명히 느껴지는 촉감이 있었다. 손안에 쏙 들어오는 로켓의 감촉. 그녀는 누가 보기 전에 서둘러 손을 거두고 성한 소매 안쪽으로 로켓을 갈무리한다. 그리고 그대로 뒤로 돌아 윤의 곁으로 돌아갔다. 선비탈이 누구에게로 무슨 말을 하던, 누구에게 뭘 맞던 일절 신경쓰지 않은 채 윤에게로 돌아가 웅크린 그를 감싸안는다.
"미안해요. 이제 괜찮을테니까."
거친 움직임에 피가 멎을 줄 모르는 팔로 그를 와락 감싸안고서 싸늘한 시선으로 선비탈과 그 외 학생들의 행동을 본다. 형언키 어려운 감정을 두 눈에 담고서.
황홀한 기분이라. 단태는 고개를 반대편으로 기울이면서 시선을 살그머니 굴렸다. "역시 모르겠어." 이해는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저건 죽여야겠다. 하고 단태는 생각했다. 누군가가 죽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데, 왜 신경을 쓰고 있지? 어차피 졸업때까지 잠자코 있는 것도 틀려먹은 것 같은데.
갑자기 아는 체를 하며 너구나? 하는 말에 레오는 또 다시 멈칫했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는 자신도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부네의 단 하나의 패라는 것까지 알 수는 없었지만 레오는 대충 부네와 어울리고 있는 학원의 학생이 자신이다- 라는 것을 선비가 알아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접점이라면 그것 뿐이었으니까. 아랫입술을 살짝 깨문 레오는 혹여 남들이 눈치챌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 리덕토! 리덕토! 리덕토!!! "
잔뜩 당황한 탓에 주문을 연속으로 세 번이나 날려버렸다. 다음에 부네를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알고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건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며 세 번이나 날린 주문 중 하나만이라도 명중하길 기대하고 있었다.
"오호라~ 너도 나한테 명령질이나 하는 거야? 내가 네 말을 들을 이유는 없는데. 그렇게 원한다면 너가 내 상관이라도 되어보시던가~ 아니면~ 내가 그때 그것을 보고 느꼈던 것 이상의 위압적인 아우라라도 뿜어내 보시던가."
근데 넌 그렇게 못 하잖아? 하고 주양은 씨익 웃었다. 애초에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을 산제물으로 던질 생각은 없었다. 아는 사람이 섞여 있었으니까. 라는 단순하고도 명료한 이유였다. 이윽고 입가에 담아두었던 미소는 경박스러운 웃음으로 터져 나오게 되었다. 시원시원한 체어샷에 주양은 엄지를 척 치켜올리고야 말았다. 얼마나 지팡이가 말을 안 들었으면 그 짧고 묵직한 타격 하나에 그리 기쁘게 웃을 수 있는지.
"선배~ 선배도 주궁 안 올래? 응? 체어샷 날리는 거 보니까 딱 주궁 체질인 것 같은데!"
주양의 몹쓸 스카웃은 오늘도 계속되었다. 체어샷을 날린 현궁 학생대표를 보며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슬슬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제 통증도 완화되었겠다. 늦었지만 다시 투쟁심에 불을 붙일 차례다. 이윽고 시선이 잠깐 제 기숙사 후배에게 돌아갔다가 다시 선비탈을 향하며. 주양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방금. 저주 마법이 나오려다 말았던 것 같은데. 저 빌어먹을 탈을 상대로 시간을 더 끌어봐야 좋을 것 하나 없게 될 것만 같았다.
"슬슬 너도 힘에 부치지 않니, 응? 블루벨 플레임!"
다시 지팡이를 탈에게 겨누고 마법 주문을 읊었다. 만약 이번 주문도 맞지 않는다면. 불태워져 재가 되는 건 탈이 아니라 너가 될 것이다, 짜증나고 염병할 지팡이야.
그녀는 지쳐 쓰러질 듯한 그를 받아 안고 등을 쓸어주었다. 이제 정말 괜찮을거다. 저기서 누가 죽던지 살던지 잡혀가던지 그녀가 알 바 아니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이 사람만 성하면 되었다. 그만 있으면 돼. 이대로 있다가 걸을 만 해지면 그를 데리고 돌아가자. 그 앞을 누가 막는다면 전부 치워버릴 생각까지 했다. 누구의 목숨이 스러지든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어졌으니까.
"쉬, 백설, 이리와. 괜찮아. 선배 품에 들어가 있ㅇ... 크...흑...!"
주변을 멤돌며 시끄럽게 구는 백설을 불러와 그녀와 그 사이에 안고 있으려고 했다. 받아주기 위해 한 손을 내리려는데 저멀리 누군가의 주문이 들리고 그녀의 몸에 뭔가 맞았다. 그리고 찾아온 극심한 고통. 극심한, 극심한 고통이어야 했지만 어쩐지...
"....XX.....!"
그녀는 고통에 몸을 떨면서도 그를 놓치거나 하지 않고 되려 더 단단히 끌어안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로켓을 그녀가 가진 지금 이 고통이 그에게도 가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 거의 확신했다. 그로 인해 모종의 무언가를 저들이 눈치채면 안 될거라 생각해 그녀는 그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남들에게 비춰지지 않게 하는 걸 더 신경썼다. 고통으로 인해 눈앞이 흐릿해지고, 꽉 깨문 입술에게 피라 흐르는 것도 개의치 않고.
쑤다담도 쮸압도 너무 고마워요.😊 그냥..제 문제여요. 제가 좀..겁도 많고 염려도 많고 그렇거든요. 비도 오고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그런걸로 칠까 해요. 그렇게 위로 받아놓고 또! 질리도록 이러는거죠.. 에효에효.. 나쁜 벨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여요. 이번엔 안 받을 거예요. 흥.🙄
>>276 앟 생각해보니까 매구는... (첼이 방향으로 그랜절)() 좋아좋아 그냥 다이스가 나쁜 놈이라는 걸로~~! 우리 모두 편안하고 공평(?)하게 다이스를 냅다 들이까자구~~?!
>>277 음흠~ 거절하겠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따뜻한 격려랑 위로 해줄건데~! :D 요즘 날씨도 이상하고 이상한 날씨를 버티고 나아가는 것 만큼이나 현생도 힘들테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 성격에 대해서는~ 음. 내가 이런 쪽으로 잘 다독여줄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서 뭔가 말을 얹기가 애매하네. 그래도 너무 벨주탓 하지는 말기! 벨주가 이야기한 것처럼, 그냥 K-여름 날씨가 잘못했다는 걸로 퉁치자구~! 불반도 여름 날씨가 좀 선을 쎄게 넘기는 하잖아? :p
이번 이벤트에서 이것저것 풀린 것 같으니~ 애들 반응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또 썰풀거리를 적립해야지 후후..! (들뜸) 동시에 쭈 티미랑 독백도 슬슬 써보기 시작하고..
>>283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탈한테 안 좋은 기억 있는거랑 빌어먹을 다이스가 이끌어내는.. 빡친 캐 모먼트...! (???)(아무 말) 아 맞다 다이스는 주먹이 없지..? 그럼 내 일방적인 승리다~~! 박살내주지 다이스놈!! (그러나 부서지는 건 다이스가 아니라 쭈주였고) 나도 찐덕찐덕해서 샤워하고 뽀송뽀송해진 상태로 잡담중이니까~ 땃주도 시원한 물로 더위 이겨내고 오기! :)
>>284 기부니가 묘한 첼이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이벤트에서 윤이 죽는다는 말 들어도 공격 퍼부은 쭈 대신 사죄하는 뜻도 있다...! (??) 뭔가 나중에 첼이랑은 사이가 재미있는 방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기도 한 느낌.. :D 좋아좋아 그러니까 우리는 다이스를 멀리하고!! 1 2 다이스 대신 1 1 다이스를 돌릴 필요가 있다!!! 다이스 타도!! 탄핵!! (캡틴:쭈주 나가요)
>>282 우우 치사해요..따뜻한 위로와 격려 덕분에 기분이 동실동실 떠오르고 있어요...저는 지금부터 마리모 벨주여요..😊🥰😍 그렇죠..날씨도 현생도 다 싱숭생숭 밍밍맹맹 하니까요..날씨가 잘못한...거겠죠..
>>283 제..제 볼!! 잼아저씨께 빨리 새 머리를 가져오라고 해야겠어요..(??)
>>284 1인쇼라뇨! 절대 아닌데요! 저는 첼이가 너무 멋있었어요. 이게 사랑이구나..! 싶은 거 있죠.🥰
으음. 으으음. 관계성이 너무 어려워요.🙄 그냥 그런 거였어요. 저는 연플 관련해서 크게 데인 기억이 있기도 하고, 현실에서도..현실은 그냥 언급하지 않을게요. 그랬네요. 회의적인 느낌을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벨도 영향을 받았는데, 너무 강한 염세주의 내지 회의론적 사고를 가지게 됐네요.
벨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득과 대의((보기 좋은 명분))를 위해서라면 살해하고 후회하며 살아갈 캐릭터에요. 막말로 저도, 벨도 누군가에게 잘 해줄 자신이 정말 없는 사람이라서..지금 상황이 제게 많이 버팀목이 되면서도 조금씩 묵직해져요. 스토리 진행상 균열은 어쩔 수 없는 거고, 저는 반드시 해피엔딩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더욱 의견차이가 커질까봐. 아니면 제 선택으로 누가 상처받을까봐. 그렇다고 그만 두고 싶어요 하고 말하면 더 슬퍼하실까봐. 그게 두려웠어요. 그냥..그랬네요. 말마따나 남을 아주 조금이나마 기분 나쁘게 하기도 싫었고요. 우와, tmi 팡팡...그런거예요. 지금도 잊을만 하면 자려고 눈붙이다가 "아니 근데 진짜..내 캐릭터랑 나랑 너무 진짜 아니! 그만 생각하라니까! 현실도 바빠!" 하면서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요....
음...배가 고파서 이러는 걸까요...((야식은 안 돼요..)) 주절주절..물 흐려서 미안해요...😢
>>291 (경계받고 시무룩....)(그러나 파다닥이 귀여워서 급 화색)(빵끗!) 첼주... 썰을 주지 않겠다면.. 볼을 주는 건 어떠냐..! :D (달려듬)(?)
>>294 앗 스불재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 그럼 풀.. 어보려고 했는데 그 전에 내일 평일이지? :0 컨디션때문에 힘든거라면 괜찮아 강요하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 (쓰다다담) 원래 이런 건! 삼세판은 가야 국룰이라고 들었어야~! 앞으로 한번 남았다!! :D
>>297 땃주도 고통을 가지고 계시는 건가요..! 그렇..죠.. 창작자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있긴 해요. 상판도 글과 서로간의 조율로 만들어가는 서사 창작이니까요..😂 땃주도 잘하고 계신걸요. 아주아주 멋지다구요. 그냥 음..삐죽 튀어나온 나쁜 가시를 자르는 일이니까요, 들어주기만 해도 너무 고마운거 있죠. ((꼬옥 안아드려요))
>>299 오너는 염세적이고 냉소적인데 캐릭터는 그 정반대인 성향이라는 점에서 오는 고통이지....o<-< 흑흑흑..서사와 성장, 갈등이 주가 되는 상판에서 늘 있는 일이니까. 조금 편하게 마음 먹어도 될거야. 뺩주가 아예 다른 캐릭터를 원천으로 차단하는 건 아니잖아? 그럼 됐지:D 앟 칭찬 고마워~~ 나도 꼬옥이야 꼬옥! ((꾸와아아압))((볼빨묵))
투욱. 시작은 아주 미미한 접촉이었다. 나란히 걷던 중 우연인 마냥 서로의 손등이 부딪힌 것이다. 그러나 우연도 계속되면 필연이던가, 운명이던가. 한번 시작된 부딪힘에 장난기가 더해져 잊을 만 하면 한번씩 툭, 혹은 스윽 스쳐간다. 일부러인가 싶어 그녀의 얼굴을 보면 왜 그러냐는 시선만 돌아온다.
그래, 그저 너무 가까워서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에 의혹을 풀고 다시 앞을 보면, 이번엔 손등이 아닌 손목을 부드럽게 휘감아오는 감촉이 든다. 다섯개의 가늘고 길며 묘하게 서늘한 느낌의 그건 달리 생각할 것도 없이 그녀의 손가락이다. 명백히 우연이 아닌 의지로 손을 움직여 손목에서부터 손바닥으로 스르륵 흘러내려오는 것이다.
부드럽고, 다정하며, 한편으로 닿을 듯 말 듯하게 손바닥을 스치는 손끝이 짖궂기도 하다. 그에 불만을 표하려 할 때면 언제 장난 쳤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손을 감싸쥔다. 혹은 손가락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깍지를 끼웠을지도.
자캐가_레이드_보스라면_시작_시_출력되는_대사는
활성화 전 :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말처럼 쉽지 않죠. 그러니 늦기 전에 돌아가세요. 활성화 후 : 제 충고를 듣지 않을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상대해드릴 수 밖에.
자캐의_주마등
주마등에 뭐가 보이겠냐고? 현 시점에서는 어릴 때, 가족들, 학교생활 한거가 짧게 지나가고 나머지는 전부 윤이겠지?
>>295 으아악 마리모 벨주라니 뭐야 동글동글 통실통실한 느낌일 것 같잖아.. 마리모지만 타피오카 펄처럼 말랑탱글할 것 같아..! 귀여워... 내 심장에 엄청나게 유해해....! :D (심장 부여잡으며 쓰러짐)(?)
좋아좋아. 힘든건 다 풀어놓고 적어 올리는 게 옳은 일이지! 쌓아놓고 있어봐야 해로울 뿐이야. 물 흐리거나 한 거 아니니까, 걱정 말라는 이야기를 먼저 해주고 싶네 :D 현실에서도 상판에서도, 이래저래 데인 게 많았구나. 충분히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나도 관계성 면에서는.. 썩 순탄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잘 해주지 못할 사람이라 애초에 얘 나쁜년이다! 하고 외치는 느낌으로 시트를 쓰고 비설이나 서사를 암담하고 비틀린 쪽으로 흘러가게 한 것도 있으니..
해피엔딩 쪽은 내가 그동안 벨이 비설 보면서 반응할 때 너무 이런저런 말을 얹은것같은 느낌이라..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덧붙이자면, 내가 늘 우리 벨 걱정돼.. 해피엔딩 가야지...? 라던가 벨이 성장서사! 기대할게!! 하기는 했지만 그 반대라도 괜찮았어. 애초에 내가 남의 캐릭터 서사에 대고 이래라저래라 해피엔딩 힝잉이 할 권한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오너가 택한 서사와 선택이 해피랑은 거리가 먼 길이라면 의견차이를 제시하거나 슬퍼할 것 없이 납득할 수 있다! :D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서사를 서사대로 못 받아들이고 너무 행복루트만 강요한 것 같아서. 만약 거기에 대해 걱정했다면 미안해.
남을 기분 나쁘게 하기 싫어하는 벨주 너무 착한 거 아니냐는 말으로 세번째? 네번째? 문단도 적어보자면~ 벨주가 이래저래 열심히 신경쓰고 있는 게 잘 느껴지니까. 너무 두려워할것 없이, 조금은 자신감을 가져봐도 괜찮다고 생각해! 자신이 굴릴 캐릭터 성향이나 성격과 오너 성향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면 가끔 안 맞는다는 느낌도 받기 마련이지. 그 부분은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문제니까.. 음.. 너무 걱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네 :0 그리고 야식.... 가끔씩은 늦은 시간에 먹는 야식도 괜찮더라~! :D ()
>>300 그렇죠. 마음 편하게 먹어야겠..아니 근데 진짜..((결국 벨주도 한국인이 맞았어요)) 이이이..😬 원천으로 차단했다면 저는..벨을 노빠꾸로 때렸을 것 같아요...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어! 하면서요. 저도 꼬옥이어요!((부빗부빗을 해요!))
>>301 >>302 첫번째 너무 달달해요..랜선사탕 와구와구 먹고 있어요!🥰🥰🥰 그런데 마지막...((오들오들 떨어요..))
저는 광기와 집착도 정말 좋아해요. 처음엔 놀랐지만 이젠 모니터 안에서도 저만을 사랑해주던 모니카를 아주 사랑하게 됐답니다..농담이어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니 참 다행이에요. 안 좋은 버릇인데..이이이...고쳐야 하는데 계속 자책하게 돼요. 천천히 고쳐가고는 있지만..🙄 더 노력할게요!😊🥰
(워닝)(새벽 쭈주는 굉장히 말이 많다)(박씨로 시작하는 야구선수 저리가 내가 오늘부터 불반도 티미왕이다!!)()
>>298 앗 그렇구나 스불재라길래 조금 흠칫 했었어 평일인데 막 지옥의 쭈꾸미가 아니라 지옥에서 올라온 첫째 찰거머리마냥 찐득하게 들러붙고 방해하는게 아닌가 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그렇다면 조금조금씩 풀어 보실까나~ 땃태가 모르겠다고 한 게 아무래도 감정 쪽인 것 같은데 맞을까? 서술 보니까 땃태는 아무래도 플러팅하는 성격이 가짜고 오늘 아낌없이 사투리 써가면서 본가 모습처럼 보인 게 진짜인것 같은데! 막나감+어긋남이라면.. 처음에 이야기했던 평행선 모먼트가 깨질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어 :0 이런저런거 다 눈치채게 된다면.. 나중에 우린 절대 서로를 이해할수 없다는 이야기 대신 '어쩌면 우린 이미 겹쳐진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몰라. 안 그래?' 하면서 먼저 치덕거릴지도 모르겠다는 느낌도 받았고! :D
>>301 >>303 크윽 노래를 다 듣고 반응하려 했으나 그랬다가는 1시간 10분 후 반응이 올라올지도 몰라 들으면서 레스 쓰겠다..! 리스트 곡 두개~세개까지만 듣고 올라갈 것 같기는 한데 일단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하고 짬짬이 듣는걸로 해야지 :) 그리고~ 썰도둑을 위해 구몬을 가져와줬구나 감동이야..! (첼주:아닌데;) 흑흑 노래 들으면서 손 잡는 방식 조각글 읽어보고 있는데 너무 좋아 나 쭈주 맨날 일렉 쨍쨍거리는 노래만 듣는 사람이라 이런 감성 익숙하지 않지만 흐뭇하고 따뜻하고 보들보들한 느낌이야 봄날 햇살같아.... 어흐흑 나랑 손 잡을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모니터 밖으로 나와서 나하고도 손 잡아주지 않을래...? (과몰입) 아니 그리고 주마등 보면 안돼!! 인데 마지막 뭐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학원에는 모니카가 참 많아야... (????)
타피오카..쫀득쫀득..버블티가 마시고 싶어졌어요. 내일은 정말 진짜 100% 일찍 퇴근 시켜준다고 했으니까, 퇴근할 때 버블티를 꼭 사먹어야겠어요...쓰러지시면 안 돼요! 버블티 드셔야죠!!(?)((심폐소생술을 해요!!))
끙끙 앓다가..결국 털어놓아요.😂 고마워요. 많았..죠. 네. 그랬어요..🙄 사실 환멸을 느꼈거든요. '사실 아무 관련 없는 제 3자지만 재밌어보여서 나도 그랬어.' 이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저는 쭈의 BadAss스러운 모습도 정말 좋아해요. 제 관계성은 조금..뭐라고 해야할지. 애매한 입장에 걸쳐있다 보니 오게되는 자연스러운 딜레마네요.
앗. 전혀 아니에요. 저는 쭈주의 그 말씀이 정말 좋았는 걸요.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변명을 하자면 행복루트로 가고 싶은 생각도 아주 많지만, 상황을 따지면 도출되는 현실적인 결과는...결국 악인을 감싸고 다른 악인을 처단하는 위선자니까요. 저는 그 부분에서 많이 마음이 걸렸던 것 같아요. 차라리 제 캐릭터가 사상을 지지하고 이건 너랑 나만의 세상을 위해서다 하면 모를까..쭈주 잘못이 절대 아니니까요. 이건 제가 너무 권선징악에 집착하는 것 때문이어요..나름 직업병이네요..ㅋㅋㅋ...ㅠㅠ
저는 착하..지 않아요! 사실 속내엔 아주 새카만 음흉 타피오카가 들어있답니다...이이이😬 저는 일단 지옥 가기 전에 이 길로! 인데 쟤는 허락도 안했는데 이누야샤~ 해버리면 정말..갑자기 큰 현타가 와버리면 나 정말 새캐릭터를 가져와야하나..? 하고 고민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하지만 이래저래 걸리는 것도 많고 양심도 아프고..상처는 안 된다..😞 너무 걱정하지는 않을게요. ((꼬옥 안겨요..))
야..야식..어버버..어버법...😬 안 돼요..출근할 때 얼굴이 통통 부어버릴지도 몰라요...어버법...
>>308 제 안의 유교가 분노한다구요..!(???) 맣.....맣맣..저는 귀엽지 않아요..이이이이..((얌전히 부빗부빗 꼬옥 쑤다다담을 해요..고롱고로롱..))
>>309 사실 그래서 차라리 오늘 선비탈이 땃태 세게 건드려준 게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중이야:) 오...기분 탓.....?((다시 봄))((흐린 눈)) 저스트 모니카..왱알.
>>310 :D 제대로 스포를 봤구나......독백이나 일상에서 조금조금씩 떨어트리기는 했는데 손바닥 뒤집듯이 성격이 휙휙 바뀌는 땃태가 좀 이상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D 그래서 답하자면, 맞아. 본성과 천성을 가로지르는 규칙이라는 말 자체가 땃태를 뜻하기도 해. 이건 티미인데:P 본성은 주씨 가문의 신념과 맞닿아있고 천성은 땃태의 성격, 규칙은 땃태의 붉은눈이야. 야 너두? 나두! 제대로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 결국에는 같은 길을 걷고 있을거라는 예감이 들었지:Q
>>318 으아아아 뺩주가 날 흐물흐물하게 만들어버리고 있어...o<-< 땃..땃이야!!!((흐무럭)) 우히히 사실 내가 삼겹살 먹은지 너무 오래되서 삼겹살이 먹고 싶어...:Q 배고프기는 하다..흑흑. 그러니 나만 배고플 수 없다. 뺩주도 배고파지라구!XD ((모옷됨))
>>3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잼아저씨를 부를 정도로 볼빨묵하지 않았다구?:D 에이~ 뺩주 약한척한다! 그치? 완벽한 저녁이잖아. 덥고 이상한 날씨에 지친 뺩주를 위해 배속에 기름칠을 듬뿍하는 거 좋으니까:) (((땃쥐는 배고픔을 참기 위해 뺩주와 물을 나눠 마신다)))
>>311 헉 사장님이 진짜 부디 꼭 그 약속 지키길..!! 만약 이번에도 일찍 퇴근 안 시켜준다면 심해로 모스부호로 된 신호를 깜빡여줘! 그러면 내가 혼자는 연약해서 못 가더라도 쭈꾸미 군대 이끌고 벨주를 탈취해올게!! (????) 윽 맞아.. 내일 벨주의 버블티를 뺏어먹으려면...! (부활)()
아이구.. 그동안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 같아. 고생했고, 수고했고. 음. 제 3자지만 재밌어보여서 나도 그랬어 라니 뭐야 그거 현실에서 그런 말 하는 말종이 실존했다니 맙소사 애국열사들이 봤으면 이러려고 대한민국 지켰나 자괴감 들고 괴로워 하고 땅치고 통곡했겠다 :0 벨주 심정.. 내가 다 헤아리고 다독여줄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서 꼬옥 안아주고 싶은 기분이 드네.... (꼬오오오오옥)(부둥기둥기)
그리고 그건 아니었다니 다행이야 :D 내가 가끔 앞뒤맥락 다 잘라먹고 다짜고짜 막 말하는 나쁜 버릇이 있어서 행여나 그것 때문은 아니었나 하고 찔렸었거든.. 고친다고 고쳐봤는데 결국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내 티미를 풀 게 아니고 지금은.. 권선징악! 아주 좋은 모먼트지! :D 그래도 이 쭈주 감히 한 마디 얹어보자면... 꼭 권선징악 안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구~? 악인을 감쌈으로써 그 악인이 더이상 악인이 아닌 선인으로 개과천선될 수만 있다면 그건 더이상 위선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앞으로도 백정벨 캐미 많이 보여주면서 악인 빠샤빠샤 해버리라는 이야기다..! 시체 쫓는 까마귀와 까마귀가 아끼는 작은 매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잖아~? (사심 한가득)()
앟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벨주는 사실 흑당버블티였나..! 새카만 음흉 타피오카.. 퐁퐁 솟아나게 만들고 싶은걸 히히 (?)(못돼먹음) 아니 허락도 안했는데 이누야샤~ 하는거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어쩜좋아 나락벨 모먼트 진짜 최고야 짜릿해.. () 큰 현타가 오면 조금 더 벨주에게 맞는 쪽으로 조정하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걸리는 게 많다면 잠깐의 휴식을 즐기는것도 하나의 방법이기는 하지! 물론 제시된 방법이 아니라도 어느 쪽이든 나는 분명 벨주가 최선이자 최고라고 생각하는 방법을 도출해낼 수 있을거라고 믿어 :D 그러니까 화이팅! (소중하게 품어주기) 얼굴이 통통 부으면 큰일... 인데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보고픈 생각이 드는 건.. 나만 그래...? :D.. ()
>>312 그럼그럼~! 맨날 그랬듯이 이벤 당시에는 다 놓치고 넘겨버리니까, 뒷북이라도 최대한 꼼꼼히 살펴보고 오자~ 하는게 내 마인드거든. 앗 근데 나는 그거 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버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나도 꺼삐딴 리 이인국마냥 이래저래 색깔이 바뀌는 사람이라. 땃태한테 묘하게 공감해버렸을지도 모르겠네... 맨날 캐릭터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는 말 들은 사람으로썬... 실격이다...! 오너 의도를 눈치채지 못하다니 나는 이제 그 타이틀을 달 자신이 없어야! (우당탕)(?) 헉 그래서 전에 규칙에 대해 반발하는 입장의 쭈 가져왔을때 서로 심하게 대립할지도 모른다는 썰이 나왔던거였구나... 퍼즐이 하나둘씩 맞춰져가는 기분이라 좋은걸! :) 본성 천성 그리고 규칙... 하나하나 다 의미가 담겨있는 이야기였고. 이런 티미 아주 좋아해 앞으로도 많이많이 풀어줘~!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호 땃주랑 통했다~~ 이거 진짜 너무 맛있는 관계 아니냐구 서로 이해하는 척 하면서 우린 절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거야. 했던 애들이 점차 진짜 모습을 알아가게 되면서 ????? 하고 어라 너 설마..? 하게 되는거 최고야 그때가 되면 애들 사이가 어떻게 바뀔지도 너무 기대되고 그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일상 하나를 잇는 텀과 길이인데..? 의도치않은 스크롤 압박.. 그리고 어마무시한 잡담 텀... 미안하다...! (도게자)
타타주 안녕, 좋은 새벽! :D 뭐야뭐야 곰 짤이랑 같이 온거 너무 귀여워.. 배가 고프다면 야식 츄라이 츄라이..? 이 새벽에 먹는 야식은 포만감과 배덕감을 동시에 충만시키기 좋으니까.. 분명 만족스러울거야! ()
보자보자~ 비명 지르는 뺩주 귀엽고 뭔가 뺘아아아아압! 하고 비명 지를것 같다고 뇌에서 그런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 앵커가 안 걸렸어도 나한테 주는 레스라는 거 아니까 괜찮아! 앟 그리고 땃주 본천규(?) 미스였던거야..? 그렇다면 나도 본성 천성 규칙에 대한 반응은 일단 지우겠다!! 패스하자구~!
땃쥐..순간 본천규가 무엇인지 고민했는데 본성 천성 규칙의 줄임말이였어ㅋㅋㅋㅋㅋㅋㅋㅋ쭈주 별다줄이야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근데 본성은 감정에 관련된 것이고((그외 무언가가 더 있지만)) 규칙도 붉은눈은 맞아. 천성이 미스였다:Q 그치~~~ 지금 좀 엑기스만 뽑아서 답하고 있는 점 이해부탁할게:D 이해는 땃태가 가장 먼저 배운거라서 이해는 잘할테지만 공감은 못할테고..지금 이벤트 끝난 상태에서 땃태 인내심이나 그런게 약 절반으로 회복되어 있는 상태로 쭉 갈거라서 땃태 날모습을 보기는 조금 더 쉬워졌다:D 관계성 진전되면 어떨지 너무 기대되고 맛있고......((냠냠))
>>33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부터 나를 줄임말 제조기 혹은 별다줄 쭈주라고 불러주오~~ (?) 감정+이것저것이 본성이고 규칙이 붉은 눈인게 그대로라면 천성은 정확히 어떤 건지 궁금해지는걸~? 본성에 있는 그 외 이것저것은 독백에서 풀릴 예정인가요 썰에서 풀릴 예정인가요 교수님..! (급 질문)() 앟 그럼그럼 나는 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으니까 편하게 줘도 된다구~ 새벽의 나는 쓸데없이 말이 많아져서 티미왕이 되어버리기 마련이니까.. 전에도 말했듯 땃주처럼 브레이크 걸면서 핵심만 콕콕 찝어 요약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요약본에 다시 엄청난 티미로 화답하지 음후훗.. () 아무튼 알고보니까 진짜 쭈가 선 씨게 넘은거였네 ㅋㅋㅋㅋㅋㅋㅋㅋ 땃태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반발하고 든 거니까.. 아악 땃태야 이런 못난 쭈 대신 오너가 사과하마..! (땃태 방향으로 그랜절)(?)
흑흑 이해하는것 만으로 이 관계는 처음의 길과 다른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아주 크게 되었으니까 괜찮다..! 땃태 날모습 보는 게 쉬워졌구나 만약 보게 된다면 쭈 진짜 짱 놀랄지도 모르겠는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보야 그런 사람... 이었어..? 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막 지는 여태껏 서로 이해 못 하고 살것 같았다느니 근데 아닐지도 모르겠다느니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늘어놓으면서 막 황홀한 표정 짓게 될것같기도 하고... ()
>>334 별다줄 쭈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앟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터짐))본성에 있는 그 외 이것저것에 관한 건....어 독백에서 쬐끔 풀리기는 했는데. 썰에서 풀릴수도 있고, 독백으로 풀릴수도 있고~ 이벤트나 일상에서 풀릴수도 있지?:P 오케이오케이~ 이해 땡~~큐!:D 앟 요약본에 티미로 화답하는거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다시 요약본으로 화답해주지!X) 그 약간 그 규칙이라는 게 주씨 가문에서만 통용되는거니까. 괜찮아 괜찮아:)
이번에 눈 서술이 모두를 한번 쭉 훑어봤다가 선비탈에 고정한 것처럼....? 이벤트에 관련된 이야기 하면 비슷하게 할 수도 있는데 앟ㅋㅋㅋㅋㅋㅋ쭈ㅋㅋㅋㅋㅋ황홀한 표정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혹시 그거 약간 얀데레식 황홀한 표정....?:0 맛보기로 반응 살짝 보여즬까말까~~
>>3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후 반응이 좋아서 오늘도 뿌듯한걸~ :D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풀리게 될 지는 모르는거구나. 일단 독백 정주행은 해야겠다~! :) 이 정도 이해는 당연한 일이고~ 헉 좋아 그렇다면 요약본의 티미의 요약본을 다시 티미로 되돌려주는 일만 남게 되었나..? (희번득)(????) 흑흑 역시 땃아빠야 친절하고 귀엽고 볼냠할 맛이 있지! (볼냠)() 주씨 가문에서만 통용되는 규칙.. 최고야... (급기야)
전부 슥 훑어본 이야기라던가 선비한테 감정 물어본걸로 막 우리 여보야~ 그런건 빌어먹을 탈보다 내가 더 잘 알려줄 자신 있는데! 왜 나한테는 안 물어봤던거야? 하고 물어보더라도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걸까..?! 이거이거 조만간 땃태하고 일상을 돌려봐야겠다는 느낌 팍팍 들기 시작하는데~! (시동 on)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쭈 입장에서는 지금껏 대화 나누고 알게 된 사람중에서 땃태가 처음으로 자신의 뒤틀림이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가진 사람이니까..! 맞아 그 느낌에서 입꼬리 살짝 더 올라가고 홍조 조금 더 옅은 그런 표정이랄까~ 헉 맛보기는 늘 언제나 환영이죠!! (착석)
>>33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세상 귀여움도 아니고 이 세상 유해함도 아니다... 물론 이미 저세상 가버린 내 심장에 유해하다는 뜻이지..! (????) 헉 근데 궁금해졌어 4번째 볼냠을 하게 되면 땃주는 어떻게 되는거지? :p (조물딱) 크아아악 썰풀을 요약해서 답하다니 안되겠어 땃주에게는 특별히 문단 나누지 않은 통짜 썰풀으로 되갚아주겠다~~! 스크롤 압박은 조금 줄어들겠지만 대신 눈에 압박이 매우매우 크게 올 것이야! () 오케이오케이 좋아~ 가능성 있는 모먼트인거 확보해뒀으니까 이제 일상에서 써먹는 일만 남았다! 평일 통곡의 텀은 괜찮고 이해해줄 수 있구~~ 늘 환영이라니 떠오르고 불 붙은 김에 지금도 찔러보고는 싶은데 좀 늦지 않았으려나..? :0 (걱정) 앟 맛보기로 쭈도 땃태처럼 뒤틀림 한가득이라는 사실 알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를 요청하려고 했는데 아쉽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이거다! 서로 이해자가 아닐 것이다~ 라고 확신하고 있던 게 쭈가 어쩌면 우린 이해자가 될 지도 모른다면서 일단 뒤틀림 안 내비치고 그렇게 이야기하기만 했을 때의 땃 반응을 달라~! :D 후후 맛있어해주니 이 쭈솊은 마음에 들었어야..! 앞으로도 이런 고객만족 서비스 열심히 해보겠다구~? (?)
>>338 (((아니 이미 저세상에 가버린 심장이 다시 유해해지면 어떤 느낌인거지???))) 4번째 볼냠을 하게 된다면....자눼는 나에게 반격을 받게 될 것이야. 쭈주:) 우히히!!!((볼빨묵 준비)) 크아악 눈의 압박이다 크아악!!!!((땃쥐는 눈을 감고 뒹굴었다!!))내가 지금 캡틴이랑 일상을 돌리고 있어서 멀티가 되어버릴 거구, 진짜 텀이 빠르면 하루에 한번, 아니면 이틀에 한번일텐데 괜찮으면....선레를 내놓거라. 쭈주여((책상 탕탕 치는 땃쥐)) 우리는 서로의 이해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하는 쭈를 향한 땃태 반응 말이지? 일단 허공을 한번 바라보고 쭈를 봤다가 주변을 본 뒤에 "너는 내가 너의 이해자가 되길 바래?" 하고 이야기할 것 같은데. 음~:D 우히히 고객 만족도 만점이라구!
으아아 예토전생은 모 야매룽다아아ㅏㅏ... 어깨는 다시 똑바로 자고 인나면 괜찮을거 같긴 해 다행히.. 깬김에 어장에 늘러붙을까 하다가 어깨를 위해 얌전히 자겠습니다 ㅎㅎㅎㅎㅎ 위에 반응해줘서 다들 너무 고맙구 내가 많이 사ㄹ....ㅅ....사탕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적당히 놀구 자라구 쭈땃~~ 오늘 월요일이야...? 키히히...
>>340 음 글쎄 저세상에 가버린 심장한테 들어보고 와서 썰을 풀어줘야 하는데.. 그럴수가 없네... (?????) 으아악 볼빨묵이라니 좋아 볼냠은 딱 삼세판까지만...! 그 이상 간다면.. 딜교 손해가 분명하다..! (물러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떠냐 땃주 이게 바로 편법을 쓴 자의 말로다~! 쭈주 앞에서.. 편법은 허용되지 않아야...! :D
앗 그 텀은 늘 괜찮으니까 역시 내가 답하는것보단 땃주에게 질문을 되돌려주는 게 낫겠지! 멀티가 되어버린다고 했으니.. 땃주는 괜찮을까? 괜찮다면 선레 써오도록 할게! :) 일단 상황은 속전속결났고~ 시점은 이벤트 직후 시점으로? 아니면 조금 지난 다음에 또 전처럼 밤산책 하는 느낌으로? 앗 책상 탕탕이라니 뭐야 뭔가.... 귀여워. 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 귀여워. (?) 헉 대답 바로 안 주고 역으로 이해자가 되길 바라냐면서 되물어보는 땃태 너무 최고다 흑흑 셰프님 이 이상의 맛보기도... 가능합니까....? (맛있어서 덜덜 떠는 쭈주)() 히히 좋아 만점이라면.. 그 구글에 쭈스토랑 치면 가게 나오거든 별점 5개랑 좋은 평가 부탁해~! (???????)(그런 건 나오지 않는다)
유료결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아아악 사람이 가장 열받는 상황 첫번째는 썰이 풀리다 마는 것이고 두번째도 썰이 풀리다 마는 것이라고 했어 유료결제 쯤이야!! 얼마든 해주마!!! (카드 미친듯 긁기)() 맙소사..! 일단 땃주에게서 오케이 싸인이 내려졌으니~ 한번 슬슬 써봐야겠는걸 :) 이벤트 직후 상상해두고 있었는데 땃태네 기숙사에 침입하는거 뭐야 너무 끌리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그러면 예고도 없이 땃태 방에 쳐들어와서() 땃태한테 데이트 가자고 치근대는 쭈를 들고 와 보겠다~~! :D
지난번. 또 다시 탈과의 접전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역시도 자신의 지팡이는 말을 들어먹지를 않았다. 맞붙은 탈들 중에서 처음으로 아즈카반으로 돌려보낸 탈이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이긴 셈이었으나 주양은 불만이 많았다. 이 거지같은 지팡이는 왜 항상 자신이 진심으로 짜증을 내며 무생물인 지팡이한테마저도 적의를 드러내야만 그제서야 어영부영 말을 듣기 시작하는 것일까. 너무 유연하게 만들어서 그런가?
그때의 일을 떠올리기 시작하니, 생각은 지팡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때 나눈 대화들. 탈에게 들었던 도발. 그리고. 임페리오 저주로 자신을 조종해 정말 MA를 불러내려던 듯한 모습. 주인이라는 작자가. MA를 이길 만큼 강한 존재인건가? 무슨 자신감이지 그건? 아니면. 그저 자신이 생 구라를 까고 있는 모습으로만 보였던 것인가? 한번 굴린 눈덩이는 점점 커져 모든 것을 집어삼킬만큼 커졌다. 아. 안돼.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진다, 이러면.
"휴.... 안되겠다. 바람좀 쐬러 나가야지! 청. 너도 나갈래?"
간만에 청을 위시하고 밖으로 나가보려 했건만, 역시 순순히 말을 들어먹는다면 청이 아니다. 다시 횟대에 앉아, 고개도 날갯죽지 사이로 파묻지 않고 뻔뻔하게 조는 시늉을 하는것이 참 얄미워보였다. 살살 꿀밤을 날리려던 주양은 이윽고 어깨를 으쓱이며 피식 웃었다. 이럼 어떻고 저럼 어떻겠는가. 결국에는 자신의 패밀리어인데. 앞으로의 플랜들을 떠올리며 주양은 다시 비틀린 미소를 내걸었다. 허나. 어딘가 서글퍼 보이는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냥 바람을 쐬기에는 꽤 심심한 저녁이었다. 혼자서 한참 생각정리를 하고 있으면 또 다시 이런저런 잡생각에 가득 휘둘릴것만 같았다. 적어도, 분위기를 조금 완화시켜줄 수 있는 사람. 어울려 놀때만큼은 잡생각 다 버리고 놀 수 있는 사람. 한참 그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을 떠올리던 주양은 곧바로 현궁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보야, 방에 있어~? 나랑 저녁 데이트 가지 않을래?! 마침 날씨도 그렇게 선선하지만은 않겠다. 돌아다니기엔 딱 적당할거야!"
그래놓고서는 당신의 방이 마치 자신의 방인 양. 그리고 자신이 당신의 룸메이트인 양 노크도 하지 않은 채 당당하게 문을 벌컥 열고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신경쓰지 않는. 비범하고 과감한 대쉬(?)였다. 그렇게 방 안으로 쏙 들어가고 나서, 늘 그랬듯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은 채 당신에게 치대기 시작했다.
"여보랑 나랑~ 전부터 잡아둔 약속이었으니까~ 꼭 같이 가줄거지, 응? 참. 그리고.. 내가 첫 데이트 가져가게 된 거. 맞지?!"
뭔가. 묘하게 들뜬듯한 모습으로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씩 웃었다. 역시 전에 병동에서부터 불 붙이기 시작했던 경쟁욕이 남아있었던 모양이었다.
앞에 놓여 있는 편지들을 보던 단태는 이 편지들을 모조리 불태워서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에 푹 빠져 있었다. 한두번도 아니고 세번, 그것도 마지막으로 만났던 탈은 교내에 숨어 있었고 그 탈을 기어이 아즈카반으로 보냈다는 소식이 들어갈 줄 모른 건 아니였는데 말이지. 탈과 접전하는 내내 말을 들어먹지 않은 자신의 지팡이를 쥐고 책상을 툭, 툭, 하고 몇번 두드리다가 머리를 헤집는 것처럼 쓰다듬었을 것이다.
졸업할 때까지는 좀 조용히 있고 싶었는데 참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고. 아, 이건 그냥 내 인내심이 못참아내는 건가. 단태 기준으로는 상념이라기엔 너무 가벼운 생각을 하다가 자신의 방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시선을 들었다. 처음에는 잠시 방을 나섰던 자신의 룸메이트가 돌아온 줄 알았다. 아무리 주단태라도 다른 기숙사의 학생이 들어올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을테니까. "깜..짝이야. 자기야?" 문이 열리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절대로 현궁에 있어서는 안되는 자신의 친구 목소리여서 문에서 등을 보이고 있던 몸을 돌려서 모습을 드러낸 주양을 보는 단태의 암적색 눈동자가 당혹스러워하고 있었다. 보통 학생 대표쯤 되면 다른 기숙사를 이렇게 들어올 수가 있나? 말과는 다르게 단태의 태도는 평소랑 똑같이 능청스럽고 능글맞았다.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현궁에 쳐들어올 생각을 다했을까, 우리 자기? 들키면 기숙사 점수 차감될텐데 그렇게 보고 싶었어? 미리 편지를 보냈으면 달링이 여기까지 오는 수고를 끼치지 않고 내가 마중 나갔잖아~ 응?"
언제 놀랐냐는 양, 단태는 편지를 한쪽 구석으로 밀어버리며 기숙사에 침입한 자신의 단짝을 향해 재잘재잘 떠들었다. 능청스레 중얼거리는 게 역시나 뻔뻔했고 첫데이트 이야기에 병동에서 있었던 데이트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알고 헤죽- 웃음을 지어보였다. 여기서 그건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주양이 실망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았지만.
"우리 키티의 부탁인데 저녁 데이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지~ 그럼그럼~ 그러니까 일단 내 룸메이트한테 들키기 전에 나갈까?"
"으응~ 그야 당연히 이야기만으로 다 담아낼 수 없을 만큼 보고 싶었지~? 반응 보니까, 역시 내가 찾아올줄은 모르고 있었구나! 이래서 깜짝 방문은 재미있는 법이라니까~"
재미있는 게 아니라 예의가 없는 일이지만 당연하다시피 그런 것을 신경쓸 주양이 아니었다. 그저 지금 당장의 반응. 평소에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을 보기만 하면 그것만으로 만족하며 충분히 재미있어하는 것이다. 방 안 이곳저곳을 살피며, 현궁은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중얼거렸다. 사실 주궁과 크게 다를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기숙사는 방이 크고. 또 어느 기숙사는 방이 작고. 그런 부조리함은 없을 테니. 다만, 역시 크게 체감되는 것은 온도 차이였다. 항상 껴입고 다니는 주양에게는 딱 맞을지도 모를 그런 선선함이었다. 어쩌면 밖이 더우니, 너프를 먹은 걸지도 모르겠지만.
"에이, 들키지만 않으면 그만 아니겠어? 편지를 보내고 가는 건~ 뭐랄까. 귀찮달까! .. 라고는 해도. 요즘 생각할게 좀 많아져버려서, 머리좀 비울 겸 바람쐬면서 걸어와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지 뭐야~"
평소대로 능청스러운 당신을 보며 방싯 웃었다. 그래. 역시 사람 선택 하나는 잘 한것 같아. 적어도 당신이라면 지금의 이 깊어져가는 생각의 굴레에서 조금 숨통을 틀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하고 찾아왔는데,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지금은. 다시 이렇게 서로 이해자가 될 수 없으면서도 이해한다고 하던, 옛날부터 쭉 해오던 그 역극에만 집중하면 될 테니까.
일단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말을 꺼내기는 했어도, 내심 걱정이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나 사실 현궁 학생이야! 하고 구라를 치는 건 어디까지나 주양 자신이 조용하고 온순하며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어야 믿고 넘어갈 일이지, 평소 쌓아온 업보와 행동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위치를 떠올리면 아주 무의미한 쌩 구라였다. 물론 룸메이트에게는 쫌생이처럼 일러바치면.. 알지? 하고 위협을 하는 것도 좋은 대책이 될테지만 역효과를 불러온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말은 그렇게 했으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당신에게 착 붙어서는 조잘거리는 폼이, 아무래도 막 급하게 나갈 생각은 없어보이는 듯 싶었다. 지금 상황이 무언가에게 쫓기는 것도 아니고, 책임지는 건 당신이 아니라 자신이니까 꽤 느긋한 모습이었다. 룸메이트라는 사람이 그렇게 일찍 올 것 같지도 않았고. 걸려도 기숙사 점수 조금 깎이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 하는, 그런 당당함이 있었다. 그동안 심부름을 열심히 돌며 기숙사 점수를 꽤 많이 쌓아뒀으니까.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는 와중에도 주양은 여전히 당신에게 들러붙은 채 여유만만하게, 느릿느릿하게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시원한 현궁 공기가 꽤 기분 좋았다. 그동안 쌓인 일들으로 과부하된 머릿속이 시원하게 식혀지면서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참. 우리 여보야~ 아까전에 책상 위에 있던 편지들은 뭐야, 응? Hoxy... 러브레터? 꺄하핫! 역시 우리 여보라면 그런거 엄청 받을 줄 알았어~"
뭐든 멋대로 떠올리고서 짐작하고 그게 진짜인 양 꺼내는 것도 이젠 버릇이었다. 지금껏 만난 사람들에게 진짜 미움받지 않은 것만 해도 기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떻게 이런 성격인데 얘가 미움받지 않을 수 있지?
유령은 무섭지만 그 외의 것은? 무섭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니. 정정하겠다. 이젠 MA 말고 모든것이 두렵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기린궁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만큼의 마인드가 심어졌기는 하나, 그럼에도 옮기지 않는 건 역시 공명정대한 것은 제 특유의 성질머리와 맞지 않는다는 불굴의 고집 때문이었다.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하물며 유령이나 MA보다 덜 무섭게 생긴. 되려 조금 귀여울지도 모를 설녀한테라면. 뭔들 못 사줄까?
"... 당과점. 지금은 괜찮을까나..~"
그때. 무기 사감님을 끌고 겨우겨우 당과점을 나와 어떻게든 학원까지 돌아가기는 했다만.. 그 이후의 일은 기억나지 않았다. 8살때의 몸과 허약했던 그때의 체력으로 돌아간 채,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어른을 들쳐매고 학원까지 돌아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마차라는 현명하고 좋은 선택지가 있으나... 머리가 무식하면 몸이 고생한다고, 딱 그런 꼴이 된 것이다. 어찌저찌 학원까지 돌아가고. 기숙사 방에 들어서자마자 쓰러져 기절하듯 잠들었던 것이다. 생각난 김에. 이번엔 마차를 이용해서 당과점까지 향하기로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몇 개를 사줘야하나 곰곰히 생각했다. 2개로는 아무래도 영 쪼잔하다. 5개? 뭔가 애매하다. 한참 고민하던 주양은 이윽고 손가락을 탁 튕겼다. 그래. 어차피 쌓아둔 갈레온은 넘치고 또 넘친다. 그렇다면, 그동안 갈고 닦아두었던 갈레온이 오늘에서야 빛을 볼 때가 아니겠는가?
"자. 여기 60 갈레온이요!"
그렇게 풀매수하다시피 쓸어담은 지렁이 젤리 20봉지를 한가득 안아들고서 당과점을 나선다. 주변 사람들이 본다면 도대체 뭐 하자는 사람인가 싶을 모양새였다..
양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정말 드릴 말씀이 없어요. 제 이기심 때문에 괜히 상처를 드리는게 아닐까 싶어서. 그냥...그런 것 같아서..죄송합니다. 죄송해요.
귀속이 풀려도 괜찮습니다. 차라리 제가 더 유한 성격인 아이로 데려왔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겠거니 싶었네요. 정말 많이..예뻤어요. 일단 벨을...한대만 세게 칠게요. 그게 좋을 것 같아요. 이..이 나쁜 녀석아. 누가 중립이라면서 삶을 자처하래..! 내가 그렇게..키웠어도 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아니근데진짜..!((때려요...!! 아주 세게 때려요!!!))
그녀는 머리장식과 귀걸이를 제외한 장신구는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반지나 팔찌는 손이 걸리적거리고, 발찌도 같은 이유로 해본 적이 없다. 하물며 목에 거는 것들은 오죽할까. 초커는 간지러워서 싫고 목걸이는 조금만 격하게 움직여도 팬던트가 몸을 때리는 감각이 싫었다. 남매들이 매년 선물로 준 악세사리도 선물받은 그대로 고이 모셔두기만 한지 몇년이던가.
그랬던 그녀가 가는 사슬로 메인 목걸이를 했다. 잠금을 푸는 고리도 없이 하나의 고리로 된 그걸 과연 목걸이라 불러야 할까 싶지만, 그것만 빼면 길게 늘어진 모양새가 목걸이와 다를 바가 없다. 늘어진 끝에 달린 로켓이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걸 모른다면 말이다.
"...후훗."
라온으로 향하는 길, 마차 안에서 바깥을 보다가 가슴팍에 슬쩍 손을 대고 가늘게 웃었다. 목에 둘러진 사슬은 어쩔 수 없지만 로켓만큼은 옷 안쪽에 잘 가려둔 상태였다. 그 위로 손을 대면 감촉이 살짝 느껴져, 손끝에 그 감촉이 닿을 때마다 웃음이 나는 걸 참을 수가 없다. 마차 안에 그녀 혼자라서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혼자 웃는 그녀를 보고 무슨 말이 퍼졌을지.
내리기 전에 그녀는 옷깃을 한번 손봐서 로켓을 단단히 가린 후 손에 작은 가방만한 꾸러미를 들고 내렸다. 복주머니를 닮은 꾸러미는 이미 뭔가 들은 듯 불룩하다. 왠지 달달한 향이 나는 것도 같고. 주머니의 끝을 손목에 걸고 가방마냥 들고서 라온의 거리로 들어갔다. 그 난리가 나고, 사단이 있었어도 오늘도 학생들은 이 유희의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어리다는 건 정말 좋은 장점이네. 응. 그런 생각을 하며 길을 따라 마냥 걸어본다. 어딘가 목적이 있는 듯, 하면서도 그냥 정처없이.
이불 속에 숨어서도 할 말은 하는 레오였다. 그렇게 맞고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도 할 말은 하고야마는 그런 성격인것이다. 이불로 몸을 두르고 있으니 맞아도 덜 아플것 같았고 무언가 안심이 되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것이겠지. 문제라면 이불속에 있으니 갑갑하고 숨이 조금 막힌다는 것이었을까. 이대로 어떻게든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맞더라도 버티고 숨이 막혀도 조금만 버티자. 상대방이 흥미를 잃을때까지.
" ...! "
지금 나가면 유리병을 준다는 말. 그 말을 믿어도 되는 걸까. 레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머리를 빠르게 굴리면서 어떤것을 선택하는게 맞는 것일까. 밖으로 나간다면 또 머리에 불이나고 볼이 쭉 잡아당겨지며 물건을 보듯 이리저리 품평을 당하겠지. 하지만 반대로 밖으로 나가면 유리병을 받을 수도있고 그럼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긴다. 레오는 결정을 마친듯 꿈지럭거리며 이불속에서 얼굴만 내밀었다.
" 너 그 말 진짜야? 그 말 지킬 수 있어? "
잔뜩 만져져서 홍조를 띄듯 빨개진 볼을 한 레오는 부- 한 표정으로 주양을 빤히 쳐다보았다. 적어도 자기가 한 말은 지키겠지. 이래봬도 주궁의 학생대표인데다가 자신의 숙적이니까. 그 정도 자존심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다. 다시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긴 레오는 음.. 으음... 하고 잠시간 더 고민하다가 꼼지락거리며 이불 속에서 완전히 몸을 드러냈다.
" 약속지켜. 그리고 한 가지 더. 밖에 나가면 너, 나 지켜줘야해. "
어차피 유리병을 찾으려면 밖에 나서야한다. 레오는 자기 볼이 잡히고 머리에 꿀밤을 맞는 한이 있더라고 걸어볼만한 도박이지. 레오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주양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눈을 질끈 감았다. 볼을 잡으려면 잡고 머리를 때리려면 때리라는듯 그렇게 눈을 질끈감고 다가오려는 미래를 맞이하려했다.
할미탈이라 불린 남성이 엎어진 청년의 등에 다리를 꼬고 앉았습니다. 그의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었고 머리는 풀어헤쳐졌습니다. 졸지에 바닥에 눌린 청년은 앓는 소리를 내며 1분 간, 인간 의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 각시탈. ' ' 어, 어? '
할미탈의 부름에 갓을 쓴 청년을 보면서 비웃던 각시탈이 화들짝 놀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할미탈은 머리를 틀어 올려서, 다시금 자신의 지팡이를 비녀처럼 고정시켰습니다.
' 나갔다 올 동안에, 초랭이가 쓸 데 없는 짓 하지 않게 감시 잘 해. ' ' 어..... ' ' 돌아올 때, 내가 시체 두 구 정도는 가져올게. 백정이 부르기도 했으니까. ' ' 내가 그런 걸로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다면.... 정답입니다! 잘 다녀오세요! 선생님!!! '
각시탈이 깍듯하게 인사하자, 초랭이 탈은 ' 배신자.. ' 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갈 채비를 마친 할미탈은 한 쪽 머리에 자신의 할미탈을 대충 올려뒀습니다. 돌아올 수 있는 준비물은 다 준비 되었네요.
그는 라온으로 향할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미치광이들과 같이 있으면, 자신의 상식이 망가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 어? '
그는 펠리체를 발견한 할미탈은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습니다.
' 수업은 다 끝났나보네? '
펠리체에게 다가간 그가 고개를 한 쪽으로 비뚜름하게 기울이며 물었습니다. 아무래도, 학생이 있으니까요. 손톱을 길게 기르고 염색했으며 치파오를 입은 남성의 모습은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릅니다. 할미탈은 그걸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니까요.
마차를 이용한 것은 꽤 현명한 선택이었다. 20봉지를 다 들고 도보를 이용해 돌아갔다가는 분명 이 날씨 속에서 녹고 엉겨붙은 황천의 꾸물거리는 지렁이 뭉치가 되어버렸을 것이다. 초콜릿 때야 들고 냅다 달렸으니 되었다지만, 지금 이건 두 손 가득 담아두고 뛰었다면 분명 중간중간 흘리는 게 있고. 그거 줍고 뛰고의 반복이었을 테니까. 그런 당연한 사실을 처음으로 도출해낸 제 지능에 주양은 굉장히 만족하는 듯 보였다.. 놀랍게도.
"네가 설녀니? 자, 요청했던 지렁이 젤리 가져왔어! 앞으로도 주궁 최고 갑부인 내가 잔뜩잔뜩 사줄 테니까,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만 하렴~!"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게 두가지 있었다. 말로 표현한 것에서의 오류는, 일단 주양은 최고 갑부가 아니다. 자신의 기숙사에서도 자신보다 더 열심히 심부름을 뛴 학생도 있을 것이고,자신보다 더 많은 양의 갈레온을 소지한 사람도 있을 테니까. 마음 속으로 떠올린 것에서의 오류는, 진짜 갑부는 돈을 아끼며 과소비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돕는 것이 과소비라고 할 순 없겠지만, 하여튼 모은 돈을 가차없이 써대는 것부터가 모순이었다. 당장 지금 소지한 갈레온을 다 탕진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되어버리는 것을.
여튼, 뿌듯한 마음으로 설녀에게 지렁이젤리를 한아름 안겨주면서 주양은 한쪽 눈을 찡긋였다. 뭔가.. 자신이 학원에서 누군가를 이렇게까지 도울 거라고는 예상도 못 했는데. 교수님도. 주작도. 그리고 설녀도. 생각보다 훨씬 착실해진 자신의 모습이 꽤 우스웠다. 확실히 무뎌졌다니까, 나도.
저녁 먹고 완료레스 딱 썼는데 설녀님 픽크루가 올라와있었어...? :0 맙소사 설녀님 돕길 잘했다 지금 가진 갈레온 탕진하고 모자란 돈은 다른 퀘로 보충좀 해서 총 60봉지의 지렁이 젤리를 안겨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흑흑 설녀 만세다 최고다 진짜.... (기쁨의 눈물)(야광봉)
숨은 상태에서도 할 말은 하는 당신을 말 없이 쏘아보며 주양은 곰곰히 생각했다. 그냥 얌전히 제안하지 말고 꾹 눌러버릴걸 그랬나. 항복의 뜻이 나오기까지 그러고 있었으면 적어도 속이 더 시원했을것 같았다. 허나 이미 돌이키기엔 타이밍이 늦었다. 두고 봐.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그땐 자비없이 굴 테니까.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풀이해도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머나~ 내가 언제 약속을 제대로 지킨적이 있었던가?! 보기 좋게 잘 나왔구나 꼬맹아! 유리병은 꿈도 꾸지 말고 이나 꾹 악물고 계속 그러고 있으라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와 주기만 한다면 뻥이며 자존심이며 다 내다버릴 수 있는 주양이었기에. 다시금 주먹을 꾹 쥐고 꿀밤을 먹이려고 했으나 그뿐이었다. 이미 그때 받은 건 충분히 돌려줬기도 했고. 당신의 마음 속 생각까지는 전부 알지 못하지만, 분명 당신의 성격대로라면 자신이 느낀 것 만큼의. 어쩌면 그 이상의 수치심과 분함을 느꼈을텐데 여기서 더 쥐어박는다고 한들 업보만 더 쌓이기 마련이었다.
그렇다면 똑같은 방법을 더 써먹는다고 해도 결국 자신만 손해 아닐까? 만약 여기서 쥐어박지 않는다면, 적어도 자신은 당신을 돕기라도 했다며 뻔뻔하고 당당하게 생색이라도 낼 수 있다. 이런 쪽에 대해서는, 두뇌 회전이 빠른 주양이었다.
"라고 하려 했지만.... 역시 마냥 이러고 있기만 하는 건 질리니까~ 이쯤에서 꿀밤은 그만 두도록 할까나~? 뭐 해, 꼬맹이. 눈 감고 갈 셈이야? 그러다가 벽이나 기둥에 머리 박기라도 하면 꿀밤보다 더 아플거라고?"
주먹을 쥔 손을 펼치고서 얌전히 당신에게 내밀었다. 오해하지는 마. 그냥 질렸을 뿐이니까 하고 의미 없는 몇 마디를 내뱉고서 문 쪽으로 나아갔다. 아까 전까지 신랄하게 괴롭혀먹기만 하다가 또 이렇게 도움을 주려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애초에 자신이 이리저리, 자신의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인간이기는 하지만. 그 방향이 이런 좋은 쪽을 향하면 괜히 뭣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악인이라고 단정짓고 있는데도 이런 일을 하는 건 꽤 우습게 느껴지는 것이다.
"... 흥. 걱정 마시지. 이래뵈도 학생대표야. 누가 감히 내가 지키고 있는 사람을 건들겠어~? 위험한 놈 있으면 이야기만 하라고. 기숙사 점수를 깎든~ 진절머리가 날 때까지 찾아가서 나한테 유리한 내기를 수 없이 걸든~ 어느 쪽이건 질릴 때까지 괴롭혀 놓을거니까!"
일단. 그런 오묘함 속에서도 그것을 억누른 채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좋든 싫든 일단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사람을 건드는 것은 곧 자신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니. 그 때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이 어디까지 악랄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주양의 방식이었다. 잠깐만 가만히 있으라고 한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당신의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러고 있으니 머글 세계에서 첩보원이라고 말하는 뭔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썬글라스라도 끼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다 말았다. 쓸데없이 상황에 과몰입할 뻔 했다.
"뭐. 그렇게 말해도 기숙사 주변에 병이 없으면 말짱 꽝이지만? 그런 거 있잖아. 널려있던 물건이 꼭 찾을때만 안 나타나주는 그런 짜증나는 상황~"
마치 지팡이가 탈을 만나기만 하면 말을 안 듣고 마법이 제대로 안 나가는 것처럼. 양반탈과 각시탈을 마주했을 때의 기억을 다시 되새기니, 지금 당장 눈에 뵈는 나뭇가지는 다 작살내놓고 싶은 기분이 또 다시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단은 참아야겠지.
언제까지고 멈추지 않을 것 같던 걸음은 뜻밖의 인물과 마주치면서 멈춰졌다. 동시에 멍하니 흘러가던 그녀의 정신도 제자리로 돌아와, 제 앞에 선 남성을 인식하게 했다. 지팡이로 틀어올린 머리, 그 옆에 얹힌 할미탈. 게다가 이 특이한 치파오까지. 따로 물을 것도 없이 그가 그 날 각시와 양반을 물러나게 했던 인물이라는 걸 그녀는 깨달았다. 단지 그것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그가 탈인 걸 알면서도 그녀는 남들에게 하듯 평범하게 인사했다. 고개까지 살짝 꾸벅이면서. 아, 조금 다른게 있긴 했다. 희미하지만 웃는 얼굴이었으니까. 인사를 하고 한번더 그의 머리에 얹어져있는 탈을 힐끔 본다. 탈을 보니 이전의 선비탈 생각이라도 난 걸까. 아니면 그냥 본 걸지도. 시선은 금방 그의 얼굴로 돌아갔다. 마치 잘 아는 사람을 대하듯 편안하게 말한다.
"맞아요. 수업이래봐야 하루에 하나니까요. 시간이 남아돌죠."
정말 비효율적이라며 궁시렁대듯 말하지만 말투만 그렇지 그다지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색은 내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오히려 시간이 남아돌게 해주는 커리큘럼이 조금은 마음에 들었다. 덕분에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마주치는 일도 생겼으니.
"그런데, 그..쪽은 이렇게 돌아다녀도 돼요? 그것도 가지고 있으면서."
그녀는 턱짓으로 그의 머리에 얹힌 탈을 가리키며 물었다. 여긴 교수들도 심심찮게 돌아다니는데 이렇게 대놓고 돌아다녀도 되는가 싶었다. 그게 된다면 아마. 물음 뒤에 이어진 또다른 의문은 조용히 생각으로만 묻어놓고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44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허... 디저트가 좀 많네.....? 너무 맛있어서 한가득 즐겼다기에도 수북한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해명좀 해 주지 않을래....? 자.... 고해성사할 시간 5분 주겠어.... ^^ (대화 이름표가 붙은 전기톱의 시동을 켜며)(????)
혜향 교수님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에 단태는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뻔뻔한 태도로 헤죽거리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머리를 정리한다고 해도 환상을 볼 때 특유의 기분은 떨쳐내기 힘들테고 정리도 제대로 안될테지만 이렇게 서있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모르지.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에 단태는 "교수님이 너무 친절하게 말씀하셔서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아요." 하고 꽤나 진지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심장 근처를 손으로 지그시 누르는 과장스럽고 장난스러운 태도를 취해보였다. 당연히 윙크를 해보이는 것은 덤이었고.
"응? 아뇨. 알현은 아니었어요. 이상하게 보여주는 환상은 많았는데 직접 본 적은 없네요."
그만큼의 환상을 연달아서 보여줬던 것 치고는 직접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아니면 한두번정도는 모습을 보였는데 자신이 못알아챈걸지도 모른다며, 단태는 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레 재잘거렸다. 환상을 볼 때 느꼈던 그 불쾌한 압박감, 위압감을 떠올리자 단태의 표정이 조금 안좋아지기는 했다.
>>462 이젠 내가 따로 서술하지 않아도 지옥의 쭈꾸미라고 불리게 된 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아주 마음에 들어! (?) 순순히 쫀득말랑한 볼따구와 달달한 기력을 내놓는다면... 지옥의 쭈꾸미가 되는 불상사는 없을 것이야...! (어깨에 빨판다리 턱)(???)
그의 말에 그녀는 자신이 웃고 있던 걸 몰랐던 것처럼 입가를 매만지곤 그렇게 말했다. 기분 좋은 일이라. 지금도 옷 안, 가슴팍에 고이 모셔져있을 로켓을 생각하면 입꼬리가 절로 올라간다. 그녀는 옷 위로 갈 뻔한 손을 내려 가볍게 뒷짐을 졌다.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려는 손을 막기 위해 서로 붙잡아 고정을 시켜놓고, 그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계속 서서 얘기하는 건 내키지 않으니까. 편한대로 하세요."
어디로 갈진 앞장서는 그에게 맡기겠다는 듯 그녀는 잠자코 그 뒤를 따랐다. 뭐 어디 멀리 나가려나, 싶었는데 이 앞에 있는 주막을 간다고 해서 이대로 가도 되나? 하는 생각이 다시 들긴 했지만. 본인이 저렇게 말하는데 상관없지 않을까 싶었다. 위험하면 먼저 가자고 안 하겠지.
그가 자신을 평화주의자라고 표한 것에는 그녀의 눈이 놀란 것처럼 커졌다. 수족들, 그러니까 탈들이 하나같이 특이한 사람들인 건 알고 있었지만 평화주의자가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렇게 호전적인, 아니, 호전적으로 보이는 집단에 평화주의자라. 신기하다고 생각하다가 다시금 아, 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고기 말인가요? 좋냐 싫냐고 물어보면 그냥 그렇네요. 편식은 없어서요."
달달한 디저트라면 모를까 식사에 딱히 편식은 하지 않으니까 그가 뭘 사준대도 상관없었다. 그럭저럭이라고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이곤 주변을 한번 쓱 돌아본다. 이렇게 당당히 있는데도 신경쓰는 이가 한명도 없는 걸 보면, 아까의 물음은 정말 괜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왜인지 한번 듣기는 하겠지만.
그가 자리를 옮겨서 얘기하자고 했던 말대로 그녀는 주막까지 가는 동안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뭔가 물으면 대답은 해주었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주막에 다다를 때까지 둘 사이에 어떤 말도 없이 침묵만이 이어졌겠지. 돌아봐도 별 생각 없이 그를 따라가던 그녀가 뭐냐는 얼굴로 눈을 깜빡이고만 있었을 것이었다.
>>47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첼주, 내가 전에도 말 안했나? 이게 다~ 서로 돕고 살아가자고. 어? 좋게좋게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자고 하는 일이지. 나도 역으로 기력 징수 당하면서 사는 입장이고~ 첼주 힘든건 알지! 아는데. 그래도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잖아~ 그니까 거. 내일까지 또 기력 충분히 채워두십쇼잉. 알겄지? 내일 왔는데 또 도망치면, 그땐 볼 먹는걸로 안 끝나야..? (일수가방 챙기며 유유히 퇴장..)(?????)
레오는 쥐어박는다는 말에 또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로 도망가는것은 이미 늦어버렸지. 레오는 앞으로 달려들어 주양을 꽉 끌어안고 머리를 숙였고 으아아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다리사이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맞지 않으려면 머리를 가려야하고 그러기위한 최선의 장소가 여기라고 판단한 일종의 동물적인 감각이었다. 애니마구스가 되어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랬던것인지는 모르지만.
" ....안때려? "
머리에 불이 나지도, 볼이 잡아당겨지지도 않자 레오는 천천히 머리를 빼내곤 후-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쉼과 동시에 눈치를 보듯 눈만 들어 주양을 올려다보았다. 예상대로였다.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가준다거나 내기에 응해준다면 아니면 어떤 것이든 내기의 방식을 취한다면 그 방식을 받아들여줄것이라고 예상했던 그대로 흘러갔다. 레오는 이히히, 하고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며 응. 하고 대답했다.
" 유리병을 찾으러 나가고 찾으면 바로 나한테줘. 그리고 그 때까지는 날 지켜주고. 네가 말한대로 싸우던 감점을 하던 방식은 상관없으니까. "
그렇게말한 레오는 목을 가다듬었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이 몸으로 오래 걸어다니기는 힘든데다가 저 큰 키의 보폭을 이 몸으로 맞추는 것 또한 무리였다. 그렇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주양이 자신을 안고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한 레오는 가만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반사적으로 크게 움찔 하면서 다리를 움츠러들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훅 파고드는 것에 놀라 하마터면 의도치 않은 싸커킥을 날릴뻔하기도 했다. 돌발상황은 늘 짜릿하기 마련이었고, 이번 역시 그 만큼 화들짝 놀래버린 것이다. 이윽고 생각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애초에 때리지도 않을 생각이었다만 이렇게 되면 더더욱 때릴수 없어지게 된다. 자신은 이렇게 숨어들 생각까지는 못 했다. 그러니 역시 상황 대처능력은 자신보단 당신이 한수 위인게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했다가 갑자기 묘하게 드는 패배감에 고개를 홱홱 저었다. 아냐. 이것도 전혀 의도하지 않은 거였을거야. 그러니 아직 누가 한수 위라고 생각할수 없지. 그렇게 또 다시 정신승리를 해내고서 고개를 숙였다.
"ㄴ.. 내가 뭐랬냐. 안 때린다고 했지..? 질렸다고도 말했는데 내 연기가 그렇게 리얼했던 걸까나~.. 그, 그러니까 이제 그만 움직이게 해 주지 않을래, 꼬맹이...?"
당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그 뒤를 따라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이 정도까지 했으면 업보를 더 쌓을 필요가 없다는 건 다행히 옳은 판단이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제 균형이 흐트러져 주저앉아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정도 높이가 있다면 모를까. 낮은 위치라면 충분히 반격의 위험이 있을지도 모르니. 역시 방심하기 힘든 법이다. 괜히 제 숙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주양은 다시 입꼬리를 애매하게 올리고 몸을 돌려 문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네에 네에, 알겠습니다~ 분부대로 합져~ .. 에휴. 병 찾으러 가자는 이야기 괜히 했나? 역시 도와주는 쪽 보다는 괴롭히는 쪽이 더 익숙한데 말이야~ 꼬맹이. 지금이라도 취소하는 건 안될까~?"
성의 없는 척 대답하며 의미 없이 투덜거리고 어깨를 으쓱였다. 당연하게도 그 이야기는 진심이 아니다. 평소 잘 티가 나는 건 아니었으나, 도움이 필요할 땐 서로 합이 잘 맞기 마련이었으니까. 생각 없이 이렇게 말을 내뱉기는 해도, 당장 자신이 어려졌을때를 다시 되새겨본다면, 자신 역시 평소 내기로 이겨먹고 놀려먹던 애들을 만나 괴롭힘받기도 했다. 그중에는 퀴디치 선수 출신도. 그리고 이전 비행술 수업 때 의도치않게 블러저 파편을 날리게 해 다치게 된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적들한테 둘러싸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할때 자신을 도와줬던건 다름아닌 당신이었으니. 이젠 자신도 역으로 그 은혜를 돌려줄때가 온 것이다. 물론 자신이 도움받고 난 뒤에 있었던 일은... 지금은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그렇게 병을 찾아 조금 더 나아가려니. 당신의 모습이 순간 시야에서 벗어났다. 뭐지. 뭐라도 찾았나? 아니면. 붇잡히기라도 한건가? 걸음을 바로 멈추고 뒤를 돌아본 주양은 쯥 하고 별 희안한 소리로 입맛을 다시면서 당신을 한참 내려다보았다.
"꼬맹이. 한두번 안기더니만 이젠 이게 편해졌나봐? 응? 내가 무슨 자가용인줄 아나본데~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오해라고. 확 그냥. 힘들든 말든, 누가 괴롭히든 말든 병만 찾아서 주고 가버리는 수가 있다고~? ... 에휴. 이리 와, 꼬맹이-"
한참 신랄하게 비판하다가도 당신의 말이 옳은 것이었기에.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당신을 번쩍 안아들었다.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게 옳은 선택지일거라는 생각 또한 있었다. 그냥 쫓아오게 놔두다가 한참 뒤쳐지고, 그로 인해 다른 애들한테 걸려 괴롭힘을 받게 되는 당신을 돕는것보다는 애초에 아무도 건들 생각을 못 하도록 안고 다니는게 나을 테니까. 이렇게 하고 있으니, 마치 진짜 동생같은 느낌이 들어 뭔가 말로 다하지 못할 기분이 들었다. 애초에 한 학년 어리니까 동생이 맞긴 하지만, 평소에는 잡아먹지 못해 안달난 원수지간이자 라이벌으로 있었으니까.
"나도 참 물러지고 무뎌졌다. 그치?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막 같이 찾으러 가자는 이야기도 안 꺼냈을건데~ 어때. 윗공기는 좀 맑냐?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할 공기니까, 지금 한껏 즐겨두라고~"
한참 쫑알쫑알거리던 주양은 이윽고 이리저리 시선을 돌렸다. 일단 지금 나온것은 병을 찾기 위해서니까. 물론 가만히 있으면 입이 심심해져 이런저런 말을 막 쏟아놓게 되긴 하지만, 그러다가 병을 놓치기라도 하면 그냥 허울 좋은 산책밖에 안 되는 법이다. 분명 학교 곳곳에 굴러다니던 병이니까, 여기도 한두개쯤 굴러다니고 있을 법 한데. 이윽고 주양의 시선이 한 곳에 멈추었다. 아, 저건가?
"영광인걸? 이럴 줄 알았으면 주궁으로 갈걸 그랬나봐. 그래야 달링과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을텐데 말이지~ 자기야, 달링! 당연히 모르고 있었지! 아무리 자기라도 현궁까지 날 만나러 올거라고 생각할리가!"
느물한 목소리로 능청스럽고 뻔뻔하게 재잘재잘거리며 단태는 여전한 표정을 짓고 히죽- 웃었다. 현궁의 기숙사 내부를 살피는 주양에게 시선을 둔 채, 단태가 손만 움직여서 한쪽으로 치워뒀던 편지 중 몇개를 추려냈다. 당장 밖으로 나가면 인센디오든 뭐든 사용해서 태워버릴 편지들을 솎아내는 것이다.
"오면서 학생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기는 하지만 그러다가 들키면 기숙사 점수 차감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잖아? 나를 만나러 왔다는 이유로 자기가 학생 대표 자리를 박탈 당하는 건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걸?"
솎아낸 편지들을 살펴보던 것도 잠깐이었고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샐쭉- 가늘어지며 단짝을 응시하며 특유의 뻔뻔한 능청스러움으로 말을 재잘거렸다. 학원생활이 썩 평화롭지 못했으니까 생각할 게 많은 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지. 자신도 골치 아프게 잔소리를 퍼부어대는 편지들을 보면서 머리에 열이 오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단짝의 데이트 제안은 나쁘지 않았다. 도리어 데이트라도 하면서 바닥을 드러낸 인내심을 끌어올리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나가자는 말에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단태는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붙어있는 주양의 어깨에 손을 얹은 뒤, 밖으로 나섰다. 현궁의 서늘하게까지 느껴지는 공기에 현궁 밖의 여름 특유의 공기가 닿아오는 기분을 느끼며 단태는 눈을 깜빡이다가 응?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자기야~ 의외로 자기가 사랑하는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러브레터를 받을만큼 인기가 좋은 사람은 아니야~ 러브레터라면 참 좋겠는데 말이지, 아쉽게도 이건 우리 집에서 온 편지거든. 잔소리가 잔~뜩 들어있는."
방에서 나오기 직전에 단태는 잔뜩 구겨져 있는 편지들을 쓰레기통에 집어던졌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손을 펼치며 말도 안된다는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대꾸하고는 걸음을 옮겼다.
" 취소같은소리하네. 그럼 다시는 너랑 내기같은거 안해. 거짓말이나하고 했던 말이나 주워담는 사람이랑 무슨 내기를 해? "
레오는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도 말라며 일갈했다. 간신히 잡은 갑의 입장이다. 어쨌든 도와주겠다고 말한 것은 주양이었고 내기를 건 것도 주양이었다. 레오는 언제든 싫다며 발을 빼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고 정말로 두 번 다시는 내기따위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래, 소위 말하는 지루한 인생을 선물해줄 수도 있었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을 도와서 유리병을 찾아주는 수 밖에 없었다. 레오는 두 팔을 벌리고 자연스럽게 안겨 높은 곳으로 올라섰다.
" 약속이나 지키시지. "
엇차, 하고 목에 팔을 두르고 안긴 레오는 오- 하고 높아진 시선에 조금 즐거워했는지도 모른다. 남들을 내려다 볼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올려다보는 그런 시선. 볼이 홍조를 띈 것마냥 빨개진 레오는 '나쁘지 않네.' 하고 예의 그 '윗공기'를 평가했다. 다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게끔 레오는 지나가는 사람이 시선을 줄 때마다 찌릿 하고 쳐다봤다. 지금 내가 어느 위치에 있고, 얼마나 높은 자리에 있는지 보라는듯 그렇게.
" 얘 봐라? 날 몇 년씩이나 봐놓고 아직도 몰라? 에휴, 됐다. 말을 말자. 니가 그러니까 키만 큰 멀대소리 듣는거야 이 개밥아. "
시선이 맞은김에 레오는 목에 둘렀던 팔을 빼서 주양의 볼을 쭉 잡아당겼다. 떨어트린다면 그대로 잡고 같이 떨어져 아프게 해주겠다는 듯 바라보다가 이내 손을 놓았다. 스킨십이 좋다. 안아주는 것이 좋고, 안기는 것이 좋다. 혼자 자는 것은 싫고 누군가와 끌어안고 같이 자는 것이 좋다. 의외의 모습이라면 의외겠지만, 레오는 그런것들이 좋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편해진다고나 할까.
" 저기, 저거. "
레오는 손가락으로 척, 하고 한 곳을 가리켰다. 우연히 주양의 시선이 닿은 그곳에 손가락을 가리켰고 익숙한 모양의 유리병을 찾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네. 레오는 흠.. 하고 뭔가 생각에 잠긴듯 하다가 '내려줘' 하고 말하며 짧게 발버둥 쳤다. 그리곤 뭔가 또 생각에 잠긴듯 흠.. 하고 고민하더니 뭔가 결심한듯 '좋아'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레오는 손을 들어 자기 볼을 톡톡 건드렸다.
" 자, 마지막이야. 만져보고싶다면 지금이 끝. 이런 기회는 쉽게 안온다? 그래도 찾아준게 기특해서 이 정도 허락해주는거니까 감사히 알아. "
왜냐면, 내가 유리병을 열고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진짜 짐승이 뭔지 보여줄생각이니까- 라는 말은 구태여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속내를 꾸미고 있다는듯 조금 음흉하게 이히히,, 하고 웃었다.
"으응. 역시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쉬운데~ 어때, 여보야도 이 참에 주궁으로 안 올래~?! 우리 여보도 한 물리력 하는 사람이니까~ 우리 주궁에 들어와주면 참 기쁠것같아!"
주양의 주궁 부흥 운동(?)은 오늘이라고 다를 것 없었다. 생각해보면, 주궁에 올 만한 인재들은 대부분 다른 기숙서에 있는 게 아쉬웠다. 물론 그렇다고 주궁에 와야하는 게 자신 포함해서 다른 몇몇일 뿐이라는 건 아니었으나, 역시 남들보다 더 잘 알고 자주 만났던 사람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주양의 생각이었다. 당장 룸메도 있고. 퀴디치 팀도 있고. 제 숙적도 있지만, 주양의 욕심은 한 없이 큰 것이었다. 이런 사람이 훗날 청궁을 담당할지도 모른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물론.. 지금으로썬 다음대 건이 되는것도 조금은 애매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보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나는 여보가 어디에 있든 찾아갈 수 있다구~? 오호라. 과연 학생 대표라고 해도 날 감당해낼수 있을까! 적어도 사감님 정도는 되어야 통제할 수 있을걸~ 내가 그렇게, 내 자리를 호락호락 내어줄 사람도 아니고!"
다시 근거 없는 자신감을 폭발시키며 주양은 자신만만하게 제 가슴께에 주먹을 척 얹었다. 생각해보면, 솔직히 자신은 학생 대표가 아니더라도 잘 지낼수 있을것만 같았다. 곤 사감님이 역시 우리 학생대표라며 특별대우(?)를 해주는 건 기쁘지만, 동시애 그 만큼의 무게감도 없지 않았으니까. 남들에게 기대받을 자리는, 그에 비례하는 책임감 역시 존재하는 법이다. 주양 자신이 이래저래 책임감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라고는 하지만.. 아무튼 그런 이유로 그냥 걸려버릴까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으나, 곧 학생대표로써 누릴 수 있는 권리 아닌 권리들을 놓아버릴수 없다는 자기중심적인 이유 하나로 그 생각을 포기했다. 그렇다고 몸을 사리느냐 한다면, 또 그건 아니었지만.
경쾌하게 발걸음을 옮기면서, 주양도 당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서늘한 공기. 그리고 후덥지근한 공기. 그 두 공기가 섞이는 걸 느끼며, 만약 그게 형상화된다면 딱 지금 둘같은 모양새가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들어 괜히 웃음이 새어나왔다. 원래 이런 별 것 아닌거에 의미를 두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꽤 재미있는 모양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바깥 날씨는 여름이고, 당신은 현궁 사람이었으니. 정말 놀라울 만큼 잘 어울리면서 동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이래서, 우린 서로의 이해자가 될 수 없는걸지도 모르지.
"어머나. 우리 여보야한테 잔소리를 한가득 늘어놓다니 너무했다! 여보야는 그렇게 막 잔소리를 들을 사람이 아닐텐데 말이지~ ... 여보의 집에서 그 편지를 보낸 이유는~ 역시 그때 그. 웬수같은 탈들 때문이려나?"
편지는 당연하게도 러브레터가 아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듣고서도 주양은 납득하는 반응을 먼저 주는것보다 뭔가 아쉽다는듯한 반응을 먼저 내비치는 것이다. 이윽고 언제 그렇게 아쉬워했냐는 듯 키득거리며 원래 반응으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 숨기지 못할 장난스러움이 남아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윽고 드는 의문에 주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만약 정말로 탈 관련 이야기라면.. 잔소리가 주어질 대상이 조금 잘못된 게 아닌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살짝 내비치면사 주양은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면, 뭔가 다른 이유라거나. 여보가 집안 사람들한테 잔소리를 들을 이유라도 있었던 걸까? 나는 잘 모르겠는데 말이야~ 친애하는 우리 여보. 숨기지 말고 이야기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보통 이런 이야기가 오갈때는, 상대를 배려해 말하기 힘들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으나 주양은 이미 오래전에 그 틀을 깨버린 사람이었다. 배려나 이해는 뒤틀린 채 남아 원래 의미와는 다른 방향으로나 드러나기 마련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신에게 드는 호기심을 입 밖으로 더더욱 가차 없이 내던지기 마련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지킬 선이 있다고 느낀다면 지키기는 하지만.. 역시 오늘은. 조금 이래저래 성급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설택영: 157 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을까요? - (캐해석 덜됨) 엄청 쫄보에 낯가림 심해서 툭하면 사람 보고 도망가고... 대화하다가도 갑자기 부끄러워서 말을 안 하고 도리도리만 한다거나.... 가만히 있다 혼자 무서운 상상하고 진심으로 쫄아버리는 그런 어린이였어. 아부지가 '저래가지고 이 험한 세상을 우예 살겠노,,,,'하고 걱정도 좀 많이 했었음(택영:(머쓱,,,))
208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잘 먹나요? - 잘 못 마심! 톡 쏘는 맛에 면역이 없어 ^~^
042 즐겨듣는 노래 장르 - 이건 본인이 스스로 즐겨듣는다.....?라고 하긴 뭐한데 트로트 엄청 많이 들었을 것 같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가친척 다 모여 있고 으른들 많은 종갓집이라면 365일 명절?인 셈이잖아??? 반드시 트로트로 가내평안 구축해야함... 얘넨 마법사지만 암튼 그럼....
"와~ 그래놓고서 너중에 내기 걸면 받아들일거면서. 응? 내가 그렇게 정정당당한 사람이 아니고, 착한 년도 아니라는건 이미 너도 잘 알잖아?"
일단 반박은 그렇게 하긴 했으나 표정은 영 불안했다. 이러다가 진짜로 내기 안 한다고. 다신 어울리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었다. 물론 정말 그럴 가능성은 아마 없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라이벌은 또 만들면 그만이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1년밖에 못 즐길 사이다. 이렇게 길게 티격태격해서 밑천 다 드러난 상대와 겨루는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불안해졌기에. 주양은 반박을 포기하고 병이나 찾기로 했다.
"말 안해도 지킬 생각이었으니까, 명령하지 말라고 꼬맹이~ 뭐, 우리 꼬맹이가 기뻐하는 듯 싶으니 이건 또 별난 기분이지만~? 어때? 이렇게 맨정신으로 즐기는 윗공기는 또 다르지?"
물론 이전에도 이렇게 안았던 적은 있으나, 그땐 위급상황이었으니까.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즐기는 윗공기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봐야 어림잡아 20센치 조금 안 되는 높이의 공기의 질이 얼마나 다르겠냐만은 지금의 당신은 작아진 상태니까, 꼭 그 점을 짖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며. 조금은 즐거워보이는 당신의 모습에 덩달아 흥이 되살아서는 괜히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한번씩 시선을 던져주면서, 마주보는 사람에게는 '이 애 건들면.. 알지?' 하고 입모양으로 뻥긋거리는 것이다. 역시 아무리 라이벌이라도, 죽이 맞을 땐 참 잘 맞는 법이었다.
"흥. 그러는 너도 내가 마냥 정정당당하고 거짓말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알면서. 뭘 모르는건 너도 마찬가지, 야, 야..! 아파, 놔줘..!"
그에 대해서는 자신도 할 말이 많다는 듯 뭔가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꺼내려 했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곧 볼을 꼬집히고, 그대로 놓아버리려던 손을 애써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 여기서 당신을 떨어트려봐야 제 볼만 더더욱 아플 뿐이라는 걸, 당신의 눈빛을 통해 직감했으니까. 그럴 리는 없겠지만 어쩌면 볼이 뜯어질지도 모르겠다는 허튼 생각도 하면서, 주양은 제 볼을 살살 매만졌다. 여전히 당신에게 억울하다는 눈빛을 쏘아 보내는것도 잊지 않은 채.
한참 그러고 있다가, 병을 발견하고는 조금 아쉽다는 듯 혀를 찼다. 이왕이면 조금 더 늦게 발견했다면 좋았을텐데. 내려주려고 선에 힘을 풀었다가는 발버둥에 못 이겨 떨어트릴지도 몰라서, 당신을 단단히 붙잡은 채 자세를 쪼그리고 땅바닥에 안전하게 내려주었다. 병을 열라고 말하려던 주양은, 이윽고 당신을 바라보다가 다시 한바탕 웃어 보이며 눈높이를 맞추었다.
"우리 꼬맹이. 인심쓰는 척 하는데~ 내가 처음에 병을 찾으러 가자고만 말했지 몇 개 찾을지는 이야기 안 했다? 너가 원래대로 돌아오면, 냅다 다른 병 찾아와서 또 어려지게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지. 그러니까 자신만만하게 굴지 말아줘?"
물론, 괜히 해보는 이야기였다. 일부러 허점을 조금 많이 남겨두기는 했으나 정말 다시 그러기에는, 중간에 병을 더 찾을거라는 보장이 없었으니. 대신 당신이 제안한대로 지금 이 마지막을 한껏 즐겨보기로 했다. 손을 당신의 볼에 대고 반죽 주무르듯 주물거려보기도 하고. 괜히 한번 더 늘려보기도 하고. 꼬집어서 이리저리 비틀어보기도 하고. 한참 그렇게 만지작거리고 나서야 이제 여한은 없다는 듯 손을 털고서 몸을 일으켰다.
"자. 이제 끝! 이제 약속한 것도 지켰고~ 꼬맹이의 요구사항도 들어줬으니까. 그렇게 이상하게 웃지 말고 얼른 병이나 여시지? 응?"
음흉한 미소 뒤에 담긴 속뜻은 알아내지도 못한 채.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치고는 뒤를 돌았다.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다행이겠지만, 여기서 또 어려지는 효과가 작용된다면 다시 당신을 보호한 채 기숙사까지 돌아가야 하니까. 그 동안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수 주위를 경계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이 자꾸 뭘 쓰다가 빼먹어..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즐기는 윗공기와 온전한 상태에서 즐기는 윗공기는 또 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라고 필터링 부탁해..!
>>536 아니 크툴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크툴루는.. 우리 큰형님(?)이시다..! 나는 그냥 하찮은 쭈꾸미일 뿐이지 :D ()
아무튼 진단 땡큐~! :D 캐해 덜된 상태에서도 이렇게 맛난 진단을 주다니 흑흑 이게 바로 중고신입의 맛인가요..? 나중에 캐해석 다 되고 나서는 또 어떤 느낌으로 바뀔지 기대되는걸! 일단 어릴때의 택이 너무 귀엽다 부끄러워서 말 안하고 도리도리하는거 심장에 매우 유해해 좌심방에 직격타맞고 쓰러진다... () 아니 그리고 트로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뭔가 듣는거 말고 부르는것도 꽤 잘할것같은 느낌이 드는걸~? (???)
>>538 다시 안녕~~! 헉 맙소사 이번 시트도 너무 최고야 흑흑 언니 날 가져요... () 나중에 가면 안 쓴 모습도 공개되는걸까 :D?? (두근)
레오는 키득키득웃었다. 눈 앞의 자신이 정말 짐승으로, 한 마리의 검은 표범으로 변한다면 넌 무슨 표정을 지을까. 모의전이고 나발이고 겁에 질려 도망칠지 아니면 멍한 눈으로 바라볼지. 아니면 정말 그토록 바래 마지않던 동경의 눈빛으로 보아줄지. 레오는 한시라도 빨리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문득 창문에 흐리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면서도 그리웠지만 이제 원래대로 돌아가야할 시간이니까.
" 으...으으으.....너무 세게 만지는거 같은데.. "
약속은 약속이니까. 레오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이내 다시 뜨기를 반복하며 자기 볼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꽤나 즐거워 보이시네. 눈에 흉터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라. 과연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여전히 눈에 흉터가 남아있었을까, 아니면 없어졌을까. 하나의 아이덴티티로 남아버린 이 녀석이 사라진 모습이라면 과연 어떨까.
" 보채지마!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
레오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원래대로 돌아가자, 원래대로. 레오는 그렇게 간절히 빌며 유리병을 열었다. 잠깐 정신이 나가는 느낌, 어지러운 느낌, 약간의 현기증과 구토감이 몰려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꼭 감았던 눈을 뜨자 시선이 상당히 위로 올라와있었으며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눈가에 흉터가 선명한 17살의 레오파르트 로아나였다. 레오는 '오! 드디어!' 하고 진심으로 기뻐하며 창문에 착 달라붙어 자신의 모습을 몇 번이고 확인하다가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야, 너. 내가 재밌는거 보여줄게. 따라나와. "
이제부터가 본방이란 말씀이지. 레오는 쿡쿡하고 웃으며 주양의 손목을 탁 잡아서 먼저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향했다. 적당한 수트케이스 하나를 집어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질문같은건 받지 않겠다는 듯 그저 '빨리,빨리' 하고 말하면서 뭔가 신이난 듯한 모습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던 레오는 항상 자신이 애니마구스를 연습하던 숲의 공터를 찾았다.
" 여기 서 있어. 어디가지말고, 딱 여기 서있어. 알겠냐? 그리고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있는 저 나무 뒤를 보면 안돼. 알겠지? 약속이다? "
애니마구스로 변신하는건 어디까지나 레오 자신일 뿐이지 입고있던 옷이라던가, 붕대따위의 것들 까지 같이 어딘가로 마법처럼 사라졌다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괜히 험한 꼴을 보고싶지 않았다면 얌전히 벗어 정리해두고 변하는 것이 옳은 일이리라. 레오는 총총거리는 걸음으로 나무 뒤로 사라졌다. 중간에 고개를 불쑥 빼들곤 '진짜로 여기 보면 쳐죽여버릴거야' 하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이제부터는 집중할 시간이다. 내가 변하고 싶은것, 지금의 나의 상태 그리고 변하고 싶은 나의 상태. 그렇게 눈을 감고 잠깐동안 집중하다보면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변화가 일어난다. 성공할 때의 느낌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리고 나무 앞의 공터로 다시 나섰다. 애니마구스로 변해서, 한 마리의 검은색 표범이 되어서. 노란 눈을 번뜩이고 윤기가 나는 털을 가지고서는 으르릉, 하는 낮은 울음소리와 함께 천천히 걸어나왔고 점프해서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그리곤 혹시라도 오해때문에 공격당할까 싶어 바로 발톱을 세워 바닥에 글씨를 썼다.
"으응~? 뭐라구? 잘 안들리는데 꼬맹이~ 설마 불만을 표하는 건 아니지? 너가 마지막이라며. 그럼 맘껏 만져야지~"
그렇게 말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이러니 괜히 미련만 남게 될 것 같았다. 뭔가. 이런 거에 미련을 가진다는 상황 자체가 퍽이나 우스운 일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한참 마음 놓고 만지작거리고, 당신이 병을 열 때동안 주양은 일단 주위를 감시하기로 했기에.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조금 뒤의 일이었다. 이윽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는 당신을 보고서는 안도한 듯 피식 웃는 것이었다. 역시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에게 익숙한 그 모습이 반갑지 않을 리 없었다. 이로써, MA의 장난이라는 짧으면서도 길었던 해프닝이 막을 내리게 되었구나.
".. 엥, 뭐야, 뭔데! 도대체 뭘 보여주려고 아까 전부터 그런 짜증나는 웃음을 보여주는건데? 딱 가서 봤는데 정말 별거 아닌 일이다. 그러면 너는 오늘 못 뜬 모의전 거기서 뜨게 될 줄 알아! 알겠어?!"
의문을 표하기는 했지만 왠지 그에 대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다른 건 다 미뤄두고서라도 지금 당신의 모습은 질문은 일절 사절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걀국 또 멋대로 자신 스스로가 결정을 내린 채 당신에게 손목을 잡히고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처음에는 당신의 기숙사로. 그 다음에는 주양이 처음 와보는 숲의 공터로. 여기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며 잠깐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윽고 경박한 웃음을 터트렸다.
"와, 도대체 뭘 하시려고 그렇게 비밀스럽게 구는 걸까나, 응? 보지 말라고 해놓고서 내가 안 보는동안 내빼는건 아니지? 만약 그렇게 했다가는.. 모의전이고 뭐고 또 한가득 쥐어박을거니까 그렇게 알아두는 게 좋을거야~"
항상 반칙이니 얍삽이니 하더라도 지금만큼은 얌전했다. 아까 전. 거짓말하거나 하는 상대와 내기를 하지 않겠다던 당신의 말이 큰 효과를 발휘한것도 있었다. 한참 그렇게 기다리고 있자니, 문득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자신은 그런 것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얌전히 기다려줄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생각하며 그 쪽으로 다가가 살피려다가도, 쳐죽여버리겠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내미는 당신의 모습에 괜히 흠칫 놀라서는 알겠다며 대강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하여튼, 틈을 안 준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주양은 잠시 멍을 때렸다. 날씨도 참 좋고. 나른하고. 그새 청은 기숙사로 또 마음대로 날아가버렸고. 아무래도 조만간 또 내기에 빡세게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엇다. 요즘 조금 해이해졌더니, 또 마음대로 자유를 찾아 날아가버린단 말이지. ... 어쩌면. 이제 청도 독립해야 할 때일지도 모르겠지만. 다음 대 건이 된다면.. 그 이별은. 오롯이 자신이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는걸까. 대화를 나눌수만 있다면. 한껏 물어보고 싶은데.
그리고 그 짧은 감상조차 낮게 으르릉거리는 소리에 산산히 깨져버렸다.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자신이 알던 당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반사적으로 지팡이를 꺼내든 손과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심하게 떨렸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을테다. 비명조차 들리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워낙 작아서 한입에 삼켜졌을지도 몰라. 약간의 패닉이 느껴지는 말들을 중얼거리던 주양은, 이윽고 거리가 확 좁혀지자 반사적으로 숨을 들이켰다. 지금은. 마법을 써야 할 타이밍일 것 같다.. 고 생각했다.
"... 마, 말도 안돼..? 너가 그 꼬맹이라고? 맙소사. 개수작 집어치거라 이 요괴야..! 내가 그 말을 순순히 믿을 것 같으냐..?! 대답해. 우리 꼬맹이 어따 팔아먹었어! 너가 잡아먹은 건 아니겠지!"
늘 생각 없이 나오는 이야기만큼은 주체할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인센디오나, 엑스펄소. 콘프링고 같은 마법을 쓸 기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애니마구스인가 뭔가가 되겠다면서 왠 이파리를 물고 다니던 것을 자신이 방해해서 뱉어내게 한 것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반응이 재미있어서 꽤 놀려먹었지만, 어느 순간 놀려먹는것에 소홀해지게 되었는데. 그 사이에 맹연습을 해서 이렇게까지 성공을 이루었단 말인가. 잠시 인지부조화가 일어났아.
"그. 설마 해서 하나만 더 물어보는데. 내가 누구지..? 제대로 대답하는 게 좋을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놀주 볼냠당하는 이모티콘 진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내 우심실이 아파온다... () 기쁘다니 다행이고, 나도 백안 짱좋아 :D!! 이놀주 푹 자고 내일 봐, 잘자! :D
첼주도 다시 안녕~! 좋은 새벽! :) 다시 왔으니.. 볼과 기력을 내어줘야겠어 후후후 (일수가방 매고 다가감)()
>>548 아니 그 이유였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 어쩔수 없지 내가 바로.. 크툴루다.. 기어오는 재앙이다.... (MA: 쭈주.. ^^)(순삭당함)()
으아앟 과찬이다 과찬~~ 내가 좋아하는 캐들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니까 열심히 반응해주는 게 당연한 일이지~!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우리 택쓰 맨드레이크한테 노래 한곡 뽑아주나요~~? 다이스... 알지..? 점수 개떡같이 주는 순간 다이스고 뭐고 우린 그때부터 전쟁하는거야..? (결과조작 시도)()
>>569 후후 내 올빼미력은 늘 탄탄하지~ 평소에 춤 영상 찾아보는 편은 아니지만 저거 보니까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관련 영상들 더 찾아보고싶고 하는 호기심은 억누를수 없군..! :) 아무래도 야매다 보니 지도해줘도 처음에는 막 스탭 꼬이고 어버버하기는 하겠지만 학습력 최대한 발휘해서 금방금방 잘 출수 있게 될거야~! 헉 발레 배우는 타타 멋지다 :0 막 스탭이랑 턴같은 거.. 확실히 많이 어려워보이기는 하지..!
>>571 앗 괜찮아 괜찮아~! 늦어져도 좋고 푹 쉬고 내일 주더라도 좋으니까 언제든 편할 때 주기! :D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구~! (쮸아압)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주궁에 갈 일은 없을 것이었다. 백궁으로 가면 모를까. 대답대신 고개를 좌우로 저어보인 단태는 예의 능청스럽게 히죽 웃어보였다. "내가 체온이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현궁에서 5년을 보냈는데 주궁으로 갈 수는 없지. 그리고 매일 자기랑 붙어 있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만나는 것도 좋잖아?" 하는 능글맞고 능청스러운 뻔뻔한 대답은 당연히 따라왔다.
"달링, 자기야~ 감 선생님의 인간찬가에 의거하자면 아마 자기가 현궁에 왔어도 사랑스럽다는 대답을 하실 것 같지 않아?"
단태는 감 선생님에 대한 반응을 떠올려봤다가 어깨를 으쓱이고는 재잘거리는 특유의 억양으로 중얼거렸다. 꼭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실 것 같기도 하지만. 현궁을 나서서 걸으며 주양의 행동을 보던 단태가 낄낄- 뻔뻔스러운 웃음을 흘렸다. 우리네 가문이 걱정하는 건 탈이 습격해왔다는 것에 대한 건 아닐테지만. "탈이 학원에 나타났으니까. 자기네 가문은 걱정하지 않아?" 연달아 나타나는 탈들의 습격에 그들이 걱정하는 건 자신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서 학원 내에서 소란을 일으킬까봐 걱정일테지. 다른 건 몰라도, 그건 용납 못하는 사람이니까. "다른 이유라고 해봤자 순혈가문 특유의 아집 같은 거야. 달링, 키티." 우리네 가문의 뒤를 이을 사람 같은 거지, 하고 재잘재잘, 대답하던 단태는 능청스러운 표정은 그대로 두고 시선을 자신과 걷고 있는 주양에게 향했다. 질문이 곤란한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붉은 눈동자가 담담하게 다른 곳을 잠시 봤다가 다시 주양을 말끄러미 바라봤다. 곤란했다면 애초에 그 난리는 안쳤겠지.
"우리 달링. 자기야~ 나한테 뭐가 궁금한걸까? 아니면 이미 질문은 생각해놓은 상태로 밑밥을 까는건가?"
너는 눈밭에 누워있다. 자박자박 걸어다니다 대뜸 누워버렸기 때문이다. 눈밭은 아주 시원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금지된 숲 근처에서 날아온 새가 네 머리 위에 앉는다. 뱀이 기어와 네 팔을 휘감고, 니플러가 나타나 삑삑 울었다. 오늘도 동물과 함께한다. 너는 뭐가 좋은지 방글방글 웃는다.
"안녕. 좋은 밤."
유감스럽게도 아침이다. 그렇지만 너는 아랑곳 않는다. 그럴 사람이기 때문이다. 너는 부리에 입맞추는 새와 혀로 볼을 찌르는 뱀을 손으로 간지럽히고, 몸 주변을 뽈뽈 도는 니플러를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 장난치기를 좋아했다. 교수님은 이런 귀여운 아이를 잡아달라 하셨다. 신비한 동물은 신비한 만큼 말썽도 잘 부린다. 너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그 말썽도 품어주면 어련히 돌아오는 것도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교수님이 주신 이 금화가 이해가 안 갔다. 그냥 이걸로 지렁이 젤리를 사먹으면 안 되는 걸까? 이 돈으로 지렁이 젤리를 먹는다면 아주 맛있을 것이다. 너는 지렁이 젤리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금화를 들어올린다. 니플러가 손바닥 위로 다가와 금화를 쑥 집어가고, 손을 훑자 깔깔 웃었다.
그리고 니플러가 잽싸게 도망가자 벌떡 일어났다. 새는 놀라 푸드덕대며 날아가고, 뱀은 빠르게 네 팔을 휘감기를 풀고 땅으로 내려간다.
반짝반짝한 파스텔빛 실반지를 저것이 훔쳐갔다. 방관만 할 수 있는 노릇이 아니었다. 넌 니플러를 믿었는데 피해를 입었다! 너는 눈을 털어내지 않고 니플러를 쫓았다. 니플러가 삑삑 울며 도망치자 너는 깔깔 웃었다. 니플러가 너와 노는 줄 아는 듯이.
잡았다. 너는 니플러를 주머니에 넣는다. "이따가 이노리랑 놀자." 하며 다른 니플러를 향해 눈을 돌린다. 니플러가 술래잡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 너는 신비한 동물과 잘 놀던 사람이니까. 폴짝폴짝 뛰어가는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힌다. 눈발이 하얗다. 마치 머리카락이 물드는 것 같다. 활짝 웃자 뾰족한 송곳니가 보인다. 너는 손을 쭉 뻗는다.
"놀자, 놀자!! 같이 놀아요! 이노리랑 노는 거야!"
눈밭을 구르며 니플러를 낚아챈다. 주머니에 쏙쏙 집어넣는다. 점점 주머니도, 네 소맷단도 불룩해진다.
한마리가 삑삑 운다. 네 목에서 일순 노인의 목소리가 나온다. 근엄하고 세월의 노련함이 담긴 남성의 목소리로 묻는다.
"아가, 울지 말거라. 무엇이 서러워 우느냐."
달래주듯 몇번 도닥여준 너는 다시 소녀의 목소리로 소리높여 웃는다. 저 멀리 도망치는 니플러를 향해 달려가며 손을 또 뻗는다. 너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니플러가 멈칫하고 네게 다가온다. 너는 손을 뻗어 니플러를 순식간에 낚아챈다. 그리고 배를 마구 간지럽힌다. 니플러의 배에서 각종 식기가 우수수 쏟아진다. 눈밭에 고개를 파묻고도 재밌는지 꺄르르 웃는다.
"나 걱정한 거야? 괜찮아. 나랑 놀자. 너도 놀자! 인카서러스! 놀아주고 다시 바이바이 하는 거야. 이노리랑 놀아요, 놀아!"
혜양 교수님의 요청으로 가는 것이지만, 발이 잘 안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숲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까.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멀리서도 보이는 무성한 숲을 본다. 사람을 미치게 하는 울창한 숲의 공포란, 떠오르는 기억 속의 일들로 하여금 나쁜 기분에 잠식 되게 하는 것이었다. 아직 가까이도 다가가지 않았는데, 공포감이 밀려와 스베타는 몸을 떨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이라면, 문카프들이 제법 외각 밖에 가까운 위치까지 나온다는 것일까. 스베타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서 바닥에 붙어버린 발을 억지로 떼어냈다. 그리고 문카프들을 관찰하기 좋은 자리를 찾아 잡았다.
무슨 이유에서 문카프들이 밭깥 근처까지 모습을 보이기 시작 한 건지. 숲의 무언가에 제 서식지가 밀리기라도 한 걸까. 생각하던 도중 그 귀여운 것들이 모습을 보여서, 준비해온 양피지를 펼치고서 깃펜과 잉크 병을 꺼내 들고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사소한 것이라도 빼먹지 않고 적었는데. 너무 필요 없는 것까지 적은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스베타는 제 글씨가 빼곡하니 적힌 양피지들을 보고선 작게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래도 이 사소한 것이 중요할 수도 있으니까. 괜찮겠지. 그리 생각하며 양피지들을 정리해 모으고선 혜양 교수님에게 향했다.
사소한 것이라도 빼먹지 않고 적었는데. 너무 필요 없는 것까지 적은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스베타는 제 글씨가 빼곡하니 적힌 양피지들을 보고선 작게 앓는 소리를 내었다. 그래도 이 사소한 것이 중요할 수도 있으니까. 괜찮겠지. 그리 생각하며 양피지들을 정리해 모으고선 혜양 교수님에게 향했다.
"쓰읍.. 역시 안되는건가~? 다른 기숙사에서 스카웃하는 건 역시 쉽지 않은 일이네~ 하긴. 우리 여보야의 말도 일리가 있어! 맨날 보는것보다 이렇게 잠깐잠깐이나마 보는 게 더 여운이 남으니까~"
당신의 말에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5년씩이나 몸 담고 있던 기숙사를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애초에 기린궁 같은 특이사항이 있는 기숙사가 아니라면 다른 기숙사로 중간에 바꿔가는 경우는 듣도보도 못했으니까. 불가능한 스카웃이라는 것을 알아도 계속 제안하고 권유하는 이유는 별거 없었다. 못 먹을 감은 찔러나 본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괜히 한번씩 톡톡 건드려보고 다니는 그런 느낌이었다.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몇번 스카웃 제의를 한 적이 있었다. 저택에서 같은 방을 썼던 백궁 후배에게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타당한 이유를 들어 거절했으니, 그것을 듣는 재미로 찔러보는것도 있기는 했다. 자신만의 이유를 들려주는 건. 그리고 그것을 듣는 건 재미있는 일이니까.
"오호라, 진짜 그러실 것 같은데? 역시 인간은 귀엽다면서 말이지~ 그리고 그런 상큼한 말씀과 함께.. 기숙사 점수를 왕창 깎으시거나, 학생대표 자리를 빼앗으시거나 하는 거야. 무해한 척 하는 유해함이신 거지! 으으, 소름..!"
옷에 가려져 제대로 만져지지도 않을 제 팔을 연신 문지르면서 웃었다. 물론 정말 그러실 리는 없기에, 장난 비슷하게 말하는 것이기는 했다. 기숙사 점수가 깎이는 건 당연한 일이겠으나, 설마 다른 기숙사에 한번 들어간걸로 학생대표 자리를 빼앗기야 하겠냐는 것이 주양의 생각이었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양의 오해일 가능성도 크다. 말 그대로 이번이 진짜 처음으로 무단출입한 것이고, 평소에 다른 학생들이 무단출입하면 기숙사 점수 깎는걸로만 넘어가봤지 그 이상으로 가는 일은 없었기에. 경험의 무지에서 오는 일이었으나 그걸 경험하기는 조금 꺼려졌다.
"어떤 느낌인지 조금 알것같기도 하고~ ... 우리 가문? 차라리 내가 당하기만을 빌고 있을거야. 파렴치한 범죄자들. 그리고 역겨운 위선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각각 범죄자는 직계. 위선자는 방계를 뜻하는 말이었다. 후자의 해석은, 주양 자신의 심히 뒤틀리고 어긋난 해석에서 오는 커다란 오해였다. 허나. 그 오해를 진짜라고 믿고 있는 게 커다란 계산 미스였다. 당연하게도 거기까지는 생각해두지 않은 채, 코웃음을 치며 어깨를 으쓱여보이는 것이었다.
아집. 격하든 엄격하든 좋으니 아집이라도 떨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하고 덧 없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허나 그것마저도 한 때의 변덕일 뿐이다. 그렇게 될 수 없고, 이미 자신이 나아갈 방향은 정해졌다는 것을 아니까. 좋든 싫든 앞으로 전진해야만 한다. 어떻게든 가문을 휘어잡아서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하고 그 끝에 군림해야만 깊고 커진 감정의 골이 완전히 덮어질것만 같았다. 그래서, 가문의 뒤를 이을 사람이라는 말이 조금 반갑게 다가왔다. 이해하지 못할 사이에서. 유일하게 이해하게 될지도 모를 것이 생기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방법은 다를지라도, 결국 당신이나 자신이나 정점에 서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 같았기에. 이윽고, 주양은 걸음을 잠깐 멈추었다. 역시 질질 끄는 건 취향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대답을 이끌어보려던 변덕은, 딱 여기서 끝을 내겠다고 생각했다.
"음흠~ 너무 그렇게 물어보면~ 내가 조금 무서운걸~? 뭐. 별 거 아닌 시시콜콜한 질문거리가 떠올랐을 뿐이야~ 우리 여보는 탈을 도발할 생각으로 그랬던건지. 아니면 진짜로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몰라서 물어본건지 궁금했을 뿐이니까?"
당신과 탈의 거리가 좁혀졌을 때는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으나, 탈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릴 때. 황홀하다는 말에 답하듯, 역시 모르겠다고 한 그 모습만큼은 똑똑히 기억한다. 그저 주양 자신의 되도 않는 궁예질일 가능성이 큰 판단이었기에 분위기를 잡거나 하는 일 없이 평소대로의 경박함을 목소리에 담았다.
"뭐~ 그래도 역시 우리 여보같은 사람이 그런 당연한 걸 모를 리는 없겠다. 그치? 우리 여보를 아주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내가 장담할 수 있어~"
괜한 기우였나보다 하고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은근슬쩍 넘기려 하며, 또 다른 한켠으로는 이런 식으로든 숨겨진 무언가를 알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주양은 입꼬리를 슥 올렸다.
또 다시. MA의 장난이 계속되었다. 학원 사람들을 특별대우해주고 잇는 건 이전에 나눈 대화로 이미 짐작하고는 있으나, 과연 이런 거대하고 어마무시한 것을 장난으로 보내는 일을 특별대우로 받아들이고 좋게 봐야 할까, 아니면 한숨을 내쉬어야 할까.
원래 같았더라면 그냥 놔뒀을 것이다. MA님이 하고 싶다는데 방해할수는 없지 하는 마인드로 방관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역시 그냥 넘어가기엔 조금 애매했다. 대의를 위한 일은 아니었다. 그저, 이왕 던져준 장난감인데 그걸 가지고 놀지 않는다면 던져준 것의 입장이 뭐가 되겠는가. 그래. 지금은 그저 그것의 장난에 어울려 놀아주면 되는 일이다. 괜히 애매하게 굴었다가 또 심기 불편하게 만드는것보단 나으니까. 그땐 당과점이 무너질 뻔 했지만 그 다음엔 무너질 뻔 하는걸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르고. 그 대상이 어디가 될지 모른다.
"와아~ 너가 그 애구나? 덩치만 무식하게 크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의 그 집채만했던 게를 닮은 무언가보다 덜 단단해보이며 그나마 게보다는 조금 작았을지도 모를 것이라는 점이다. 자. 그때 그것의 기에 눌려 빛을 발하지 못한 자신감을. 그리고 탈에게 제대로 된 유효타를 먹이지 못한 억울함을. 여기서 한껏 풀어낼 시간이다. 엑스펄소. 봄바르다 막시마. 콘프링고. 세 주문이 연달아 날아가 트롤을 향했다.
지금이 벌써 몇 번째 실패인지 모르겠다……. 불시에 양아치들에게 돈이라도 뜯긴 것만 같은 표정으로 그가 숲속을 하염없이 어슬렁거렸다. 동전으로 니플러를 유인하는 과정까지는 대체로 순조로웠다. 하지만 포획-회수의 과정이 이렇게 어려운 것일줄은 누가 알았겠나. 실수로 인기척을 내서 니플러가 도망가버리고, 실수로 정신이 팔려 돈만 뺏긴다거나, 또 한 번은 제대로 붙잡았건만 주머니를 털려는 순간 니플러가 너무 불쌍한 눈으로 울어대기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놓아줘버렸다. 따지고 보면 가들도 다 남의 거 훔친 건데!…라는 사실은 이미 풀어준 뒤에야 상기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해서 택영은 거듭된 실패와 자괴의 끝에, 지금까지 시도해본 적 없는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바로 패밀리어 찬스다. 페럿도 원래는 사냥용으로 가축화된 족제비라 하고, 니플러는 두더지 비슷하게 생긴 생물이니까 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설미를 내려주었는데 그게 실책이 될줄은 몰랐지. 자칫 잘못했다면 '비극의 서막'같은 흉흉한 서술이 붙었을지도 모르는 일이 벌어질 뻔했다.
"으아아악 설미!!!!!! 죽이지 말자!!!! 니가 함만 참자!!!!!!!"
설미는 바람대로 니플러를 잘 잡아주긴 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설미가 붙잡은 사냥감의 숨통을 확 끊어버리려고까지 했다는 점이다. 뾰족한 송곳니가 니플러의 목덜미를 물어뜯기 전, 택영은 황급히 둘 사이에 끼어들어 니플러를 휙 낚아채어 들어올렸다. 놀이를 방해받아 화가 난 설미가 아래에서 씩씩거리며 난동을 부렸다. 족제비가 폴짝 뛰어서 니플러를 마저 조져버리려 이리저리 찔러대고, 그 등쌀을 피하느라 그도 참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중간에 끼인 니플러는 거의 휘둘러지다시피하며 어느샌가 주머니의 먼지까지 깔끔하게 털리게 되었다.
지나치게 깔끔한 트롤의 모습을 볼 때부터 알아봤어야 한다. 이번에도 자신이 단독으로 선빵을 치러 온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정말 당연하게도 혼자서는 그 어떤 유의미한 타격도 주지 못했다. 이번에도 트롤이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을, 몸을 옆으로 던져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역시 MA님이 장난치는 건 만만치 않은 느낌이다.
"으으.. 산제물이라도 바쳐서 잡아야 하나..!"
정말 큰 판단 미스다. 주양도 고작 트롤 하나를 잡기 위해 그런 짓을 하는 건 정말 있을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아챘는지, 이전처럼 얼른 내뺄 준비를 하는 것이다. 더 맞섰다가는 머리가 장외홈런당한 야구공마냥 저 멀리 날아가거나, 그대로 찌그러져 오징어포거 되고 말 것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봄바르다! ... 라고 할 뻔! 이거나 먹어라, 트롤녀석~! 다음에 또 올테니 각오하고 있으라고!"
트롤의 눈을 향해 모래를 뿌려버리는 별 의미 없는 행동을 하고서, 주양은 얼른 자리를 떴다. 게 잡는 것처럼 잡기는 애매할것 같으니.. 이번엔 정말 토벌대(?)를 꾸려서 맞불을 놓아야 하려나.
이노리의 오늘 풀 해시는 나중에_크면_나랑_결혼_하자_라는_말을_들었을_때의_자캐반응 : "나랑? 싫어."
당신은 깔깔 박장대소를 하며 거절했다. 당신은 결혼은 커녕 연애도 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처럼 행복하게 사는 것을 꿈꾸긴 했지만 그 꿈에는 새로운 사람은 영영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새 사람을 만날 가능성은 숲 안을 헤매는 사람을 안내하는 순간 뿐이다. 가면 밑의 조그마한 입에서 우아한 여인의 목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당신의 행동은 무례한 행동입니다. 혼사를 논의하기 이전에 연애부터 이야기 하였어야 하거늘, 어찌 이리도 성급하시단 말입니까."
>>649 오케이 구몬 오케이 땡큐~! :D 아니 맙소사 모든게 다 위험한 이노리인데 그런 사람을 웃게하는게 완전 순수함 그 자체인 것들 뿐인거 실화인가..? 이런 극과 극 모먼트 내가 아주 애정해 흑흑 뭔가 진짜 찐하게 대립되면서 나중에 보여줄 유해함을 한층 더 끌어올림과 동시에 뭔가 묘한 분위기까지 뿜어낼 수 있게 해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D 헉 그리고 목소리 바꿔가면서 차근차근 싫다고 하는것도 마음에 들어.. 눈안개의 숲처럼 밀어낸다는 묘사 최고야..! (눈물 흘리며 진단 와삭와삭)()
>>654 아니 탈모저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머리인지 머머리인지 확인하는 바람은 이노리 그 자체였던 걸지도 몰라... 교장쌤 도망쳐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 이노리의 기숙사 점수.. 부디 무사할 수 있기를 :D..! 앗 그래서 위키 살짝 살펴보고 왔어! 안개숲 설정이 어머니쪽 가문 항목에 추가되어 있구나 :) 뭔가.. 후부키라는 이름? 성? 도 그렇고 눈안개 숲도 그렇고 현궁 이미지랑 잘 맞으면서 설녀님이랑 친하게 지내게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걸! 목떡이랑 테마곡도 이거 올리고 들어봐야지 히히
나는 늘 모두의 캐에 진심이니까~ 안 좋아할수가 없다구~! (맞꼬오오오오옥) 흑흑 맞아 굉장히 헝그리한 상태였지.. 점심을 먹긴 했지만 디저트가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구? (찡긋)(???)
니플러는 부리나케 도망쳤고, 설미는 결국 간식으로 타협을 봐주었다. 협상 도중에도 멈추지 않던 무자비한 입질에 구멍이 뚫릴 뻔한 손을 호호 불며 택영은 니플러가 떨어뜨리고 간 전리품을 챙겼다. 그리고 주머니 안의 내용물들을 확인하자니…… 지금까지 시도때도 없이 피어올랐던 불쌍한 마음을 조금은 떨쳐도 될 듯싶어진다. 작정해서 흔들지 않았는데도 나온 물건들이 바가지 하나 정도는 채우고도 남을 양이었던 것이다. 야들 완전 큰손이었네…… 내 다시 넘어가나봐라.
그렇게 물건들을 챙기는 동안 한쪽 수풀에서 무언가가 꿈지럭거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니플러의 전리품에 또다른 니플러가 눈을 반짝이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주섬주섬 쇠 그릇을 집어들던 그의 눈과 니플러의 반질반질한 까만 눈동자가 마주쳤다.
"……."
택영은 말없이 도난품 무더기에서 가장 번쩍번쩍한 금제 잔을 꺼내어 흔들어보였다. 햇살에 비친 그 황홀한 반사광에 그나마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었던 니플러의 이성이 날아가버린다. 니플러는 후다닥 달려들어선 금잔에 착 달라붙었다. 너무 서두른 나머지 잔을 붙잡은 그의 손까지 주머니에 꾹꾹 쑤셔넣으려는 열정적인 물욕에서는 광기까지 느껴질 지경이다. 귀엽기는 한데, 음. 그는 붙잡히지 않은 쪽 손으로 니플러의 배를 간지럽혔다.
>>655 머머리인지 확인하는 법: 일단 대머리로 만든다....인거죠..우..우와..저는 일단 풍성하답니다...누리야 오지 마..😨 후부키가 성씨여요. 눈보라 가문이랍니다. 정말 설녀님이랑 잘 맞을 것 같네요..!🥰🥰 목떡이 아주아주 많고 충격적인 노리노리랍니다..🙄 찾느라 애를 먹었네요.
저도 모두의 캐에 진심인데! 이게 바로 통했다는 거겠죠?((꼬오오오오옥 안아요!!))((뽀다다다다담))((슬쩍 볼냠을 시도해요!)) 디저트가 필요하셨다니..맞아요..사실 사람은 밥 배..2차 배..후식 배...후식의 후식배까지 있잖아요.😘 (???)
땃주랑 경주 안녕~! 땃주 비맞고 있는 건 아니지..? :0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라구..!
>>65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 확실한 방법이야.. 으아악 맞아 나도 반짝반짝 빛나기 싫으니 누리야 우리 사회적 거리두기를 좀 하자.. (?) 여긴 겨울이 아니라 여름이야.. 지옥같은 불반도의 K 더위가 살아 숨쉰다..! 소환하고 방치해서 날뛰는 프로테고 디아볼리카보다도 위험한 것이야!! (???)앗 그 그렇구나 나 쭈주 이 나이 먹고도 외국식 이름이랑 성씨 헷갈리는 그런 사람이라.. 그치그치~! 지금 현궁 후원하는 설녀님이 남자 설녀라면 이노리는 진짜 찐 설녀같은 느낌? :)
일단 워닝.. 지금부터 쭈주의 반응이 폭주합니다 안전지대로 피하세요 (???) 첫번째 목떡 방금 막 듣고오는 길이야!! 저 모든 목소리를 노리가 다 낼수 있다니 새삼 놀랍고 뭔가 미스테리한 느낌이야 과연 노리가 천의 목소리를 가질수 있게 된 것은 그저 타고난 유전자 덕분인걸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의 영향인걸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그 그리고 이건 정말 사설이지만 목떡 너무 좋은데 뮤비 분위기에 취해버렸어야 저런 오묘한 분위기랑 마지막의 극 반전에 좌심실과 우심실에 폭격을 맞은듯한 이 기분.. () 야호 통했다~~! (부둥기둥기)(앟 볼냠..!)(볼이 사라져서 슬픈 쭈꾸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그럼~! 나도 입이 심심해서 커피 한잔 끓여마시고 있어 후후.. 자 이제 두번째 목꺽 들으러 가야지~
탈모르 파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앟...나도 아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땃하! 비는 안맞고 있는데.....안맞고 있는데 내 몸이 비에 너무 취약해....o<-< 나도 막막 잡담하고 퀘스트하고 답레도 빠릿빠릿하게 주고 싶고 그런데8ㅁ8 통곡의 평일에 통곡의 텀이니, 캡틴과 쭈주한테 미안할 뿐이야 흑흑흑 이런 땃쥐라서 미안하드아.....
>>661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절해요..!!)) 저..저는 아니에요! 아직 안 넣었어요!(?)
>>662 누리가 나빴어요..🙄 언젠가 정말 탈모 저주를 난사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앗..큰일났어요. 캐해가 점점 탈모 빌런으로 잡혀가요...안 돼..!!😱😱😱 괜찮아요, 저도 사실 처음에 이노리 후부키인가..? 하고 시트 쓰려다 다시 찾아보고 눈이 휘둥그레 해졌답니다..🙄 정말이지..이런건 좀 통일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궁엔 설녀가 둘이나 있는 거네요!((물론 하나는 허위매물 설녀지만요..))
((엄청난 분량에 기절해요!!))((벌떡 일어나요!!)) 그건..!!! 두둥..언젠가는 공개된답니다. 일단 예전부터 있던 재능인 건 맞아요.😎 옛날 곡인데도 뮤비 분위기나 노래나 세련됐죠. 이젠 저 곡도 라떼는...이라지 뭐예요..세월이 너무 빨라요..🤔 ((볼냠을 하고 만족해요!!))((뿌듯한 놀주여요!)) 앗~ 벌써 두번째..사실 저 지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아요! 그걸 다 들어주시다니!🥰🥰
우와아..정신 차려보니 운동을..가야 할 시간이네요..큰일났다..너무 오랜만에 가는 거라 몸이 또 흐느적흐느적 하면 어쩌나 싶어요.🙄 다녀올게요..!!
누구도 넣지 않은 탈모르파티... 하지만 그것은 존재하고 있다... 동화학원 납량특집 이렇게 또 시작되는가..? (????) 캡틴 일 화이팅! 땃주도 화이팅! 비 안맞고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야 88 텀은 늘 이야기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 나 쭈주 텀 크게 신경쓰지 않는 그런 쭈주니까~! :D
>>665 경주도 구몬 땡큐~~! 하 우리 경이(?) 장담하는거 너무 든든하다 이건 MA가 적대모드로 나타나도 혼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것만 같은 당당함과 듬직함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MA는.. 경이란테 맡기도록 하겠다~~! (????) 아니 그리고 선 채로 기절하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기는 한데 너무 짠하잖아.. 또 한 켠으로는 귀신이 나오다가 선 채로 기절한 경이 보고 아 뭐야 같은 귀신이었네~ 하고 다시 들어가는거 아닐까 싶고 (경주:쭈주 나가)
>>669 탈모빌런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릭터성 확실하게 잡히면 좋.. 기는 하지...! 탈모빌런은.. 많이 무섭지만.... :D... (먼산)() 앟 놀주도 헷갈렸구나~! 맞아 통일해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현실은 시궁창이고.. 허위매물 설녀라도 일단 설녀야~~! 오늘부터 노리를 현궁 탈모빌런 설녀로 임명하겠어 (????)(놀주:쭈주 나가요)
기절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 일단 떡밥힌트 하나 얻었다~~! 아까 두번째거랑 세번째거 연달아 들으면서 본건데 건 사감님 호감도가 0이 아니라 별으로 바뀐 것도 뭔가 떡밥인걸까..? :D 맞아 분위기도 노래도 세련되고 좋아.. 흑흑 역시 라떼뮤비가 최고야 진짜... 에잉 쯧쯔 요즘것들은 (소신발언) 히히 뿌듯한 놀주 귀여우니까 볼 얼른 재생해야겠다~~! 찾느라 애먹은 목떡과 테마는 끝까지 다 들어주는게 인지상정이지~! 반응을 한번에 몰아치자면 나 두번째 목떡같은 뮤비분위기도 완전 사랑해 좋아 ㅎㅎ.. 그리고 뭔가 중성적인 느낌의 목소리에 한번 더 심쿵해버렸고 그 무엇도 되기 싫었다..니 역시 떡밥왕 놀주..! 과연 이 설정은 또 어떤 느낌으로 풀리게 될지 기대하겠다구~? 세번째 테마곡은 몽환적이면서도 활력있는 그런 분위기라서 좋아 청백현 세 신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의 테마곡다운 느낌이랄까~~!
두 번째 니플러는 처음보다도 더 많은 물건들을 토해내었다. 그 어마어마한 물량에 그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인자 쫌 무겁을라나? 돌아갈지 말지 고민하다 돌아가는 쪽으로 생각을 막 정하려니 또 한편에서 니플러 하나가 눈치를 보며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함부로 접근했다가 되려 탈탈 털려버린 동족의 최후를 목격한 것이다. 택영은 그 기척을 눈치채지 못한 척하며 슬며시 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저놈까지만 잡아야겠다.
인카서러스, 같은 건 실패하면 그간의 경험상 역으로 자신이 묶일 것 가능성이 꽤 높다. 주머니 안에 물건들이 들어있으니 그 물건을 부르면 니플러도 딸려오지 않을까 싶다. 그가 한결같은 성공률을 보이는 마법은 한정되어 있었는데, 아씨오가 그중 하나였다. 척하니 지팡이를 세워들고 택영은.
>>676 아니 기절엔딩인데 왜 이승을 떠나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삼도천 통행권 안 받았으니.. 넌 못 지나간다 설태경~~ (???)(예토전생) 앗 마음에 들어해주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와도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서있으니(?) 기절한거라고 생각 못 하고 같은 귀신이라고 착각해버리고 마는데.. 조로엔딩 대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 일도.. 없었다...! ()
>>677 앗 너무 놀란 나머지 영혼이 가출해버렸어 딱콩~~~ *^v^* 근데 택영이 아니라 태경이라고 부른 거 보고 "으아악 태경이 아이라 택영이요!!!!"라고 외치면서 영혼 돌아올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해하고 하찮은 엔딩 좋지 않아?? 아 맞아 그런 의미에서 주양이는 tv에서 귀신 나오면 어떻게 반응해??? 줘팰지 무서워할지... 둘다 좀 신빙성 있어보여서....🤔
>>678 딱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정하면서 영혼 돌아오는거 뭐야 너무 귀엽잖아 나 언제 한번 택영이가 이름 알려주면 아~ 설씨 가문의 태경이라고? 하는 쭈 보고 싶어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가지고 장난치는 못된 쭈라서 미안하다아아악..! () 그럼그럼 그런 엔딩도 완전 좋다구 최고라구~~? 쭈는.. 아마 TV에 귀신 모습만 뎅 하고 뜨거나 모니터 박으로 안 나오고 점점 가까이 오는 수준이면 비명 지르면서 걷어찰텐데 그 귀신이 밖으로 기어나오기 시작하는 순간 걷어차거나 할 생각도 못하고 3단고음 뺨치는 10단고음 뽐내면서 세상에서 제일 빠르게 도망치지 않을까 ㅋㅋ.... (먼산)
가진 물건을 죄다 뺏긴 니플러의 눈이 울먹울먹해졌다. 그 눈빛이 안심하고 떨쳐낸 심적 가책을 다시금 부추기는 것 같았다. 그는 머리에 힘을 주고 최선을 다해 동정심을 참아내었다.
불쌍해하면 안 된다. 따지고보면 니플러들이 먼저 사람 물건을 훔쳐간 쪽이고 불쌍해보인다 해서 멋대로 먹이나 물건을 줬다간 동물들 버릇이 잘못 들기 마련이다.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순간 마주친 니플러의 가련한 눈동자가 훼방을 놓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이건 야들 본능이라 어예 할 수가 없는 거 아이가.아니는 무슨 그럼 쌤들은 밥 손으로 퍼먹으라 그 말이가……. 간신히 사그라든 내적 다툼이 다시금 촉발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결국 택영은 어느 쪽의 고충도 포기하지 못했다. 유인용 동전이 아닌 제 사비를 조금 털어 니플러가 눈치채지 못하게 주머니를 조금 채워주고 돌아오길 선택한 것이다. 이걸로 더 학원 물건들을 탐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는 수북하게 가져온 물건들을 내려놓고 혜향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공고 붙은지 쫌 된 것 같은데 야들은 아직도 극성이네요. 관리하는 사람들이 고생이 많겠심더."
앗, 말 나온 순간에 어디선가 또 물건이 없어졌다는 비명이 들려와서 그는 숙연하게 고개를 저었다. 교수님도 힘 내시고예…….
"그럼~ 이렇게 가끔씩 보니까 자기랑 내가 더 사이가 돈독해지는 거 아니겠어? 지금처럼 말이야~"
맞장구를 치는 모습이 뻔뻔하게도 평소와 같았다. 기린궁이야 그 특수성 때문에 옮길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외의 기숙사는 옮기는 게 불가능하니까. 문득 단태는 그날의 소동에 있었던 일 중 무기 선생님의 존엄에 대한 것을 떠올렸다. 유리병이 보여준 환상, 존엄을 빼앗긴 신수. 존엄을 빼앗긴 기분은 무엇일까. 손끝으로 자신의 턱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가도 곧 자신과 같이 있는 주양에 대해 신경쓰기로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봤자 당시에는 물어보지 못한 일이니. 단태는 이어지는 주양의 말을 듣고 "왠지 진짜 그러실 것 같은데." 하고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감 선생님은 사람을 좋아하시다못해 사랑하시니까. 그렇게 중얼거리기는 했어도 농담이었는지 단태는 헤죽, 하고 웃어보였다. 무단으로 다른 기숙사에 침입해본 적이 없으니 알 수가 없다. -주궁에 들어가서 잔 것도 몽고메리 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허락을 받은 이후에 간 거였으니 무단 침입은 아니었다.-
가문에 대해서 신랄한 말을 하기 시작하는 주양의 모습에 단태는 샐쭉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봤다. 파렴치한 범죄자들, 역겨운 위선자들- 하는 그 말의 의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단태가 어깨에 올렸던 손을 내리고 이내 자신의 머리를 가볍게 헝크러트린다. 그러다가 헝크러트렸던 손으로 주양에게 뻗고 이마를 가볍게 툭, 하고 건드리고 붉은 암적색 눈동자로 말끄러미 응시했다.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 자기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거니까 말이야."
인내심은 많이 줄었을지언정 뭔가가 건드려진 건 아니었기 때문에 단태의 표정은 여전히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뻔뻔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질문에 대해 답을 했고 특유의 헤죽이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걸음을 멈춘 주양과 다르게 단태는 잠깐 멈췄던 걸음을 재차 움직여서 앞장서서 걸어갔다. 절대로 탈을 도발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선비탈의 말은 분명한 질문이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한 뒤에 궁금해서 되물었다. 황홀하다는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생각하다가 결국 내린 결론이기도 했다.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도 모르는 그 혼잡한 상황에서 그 말을 들었다는 게 신기하기는 해서 단태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여보였다.
"서주양."
평소의 자기, 달링하는 호칭없이 단태는 걸음을 멈추며 이름을 불렀다. 잘 알고 있는 이해자?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구는 이해자 같지만 사실 서로를 제일 이해하기 힘든 사이가 아닐까.
-제 레스 기준으로 레스를 다는 사람들을 순서로 잡습니다. -임시스레에 noup으로 맨 첫 사람에게 제가 그림 혹은 제시어를 줍니다. (에버노트 링크로 공개하고 30초 뒤에 공개 끌 거예요!) -30초 안에 그림을 그리거나 맞춰서 그걸 본스레에 공개합니다. -다음 사람이 그림에 대한 답을 말하거나 혹은 그림을 그립니다. -마지막 사람이 정답을 맞춥니다.
마피아 룰 -캡틴이 한 사람씩 임시스레로 호출하고 에버노트 링크로 직업을 알려줍니다(이 때, 마피아는 킬 순서를 알려주고, 탐정과 영매사는 유일하게 에버노트 공유를 안 끕니다. 캡틴이 정보를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시민이 모든 마피아를 죽이면 시민 승, 마피아 수=시민 수 이면 마피아 승 입니다.
기본적으로 룰은 이런 형태입니다! 텔레스트레이션은 모두 한 팀, 마피아는 2개의 팀으로 나뉜다는 차이가 있네요!
"그럼, 당연히 그렇지~ 여보야의 이야기에 공감해! 역시 서로 보고싶은 마음이 어느정도 들 때 보아야 더 새롭고, 흐뭇하면서, 애틋한 법이지~?"
평소 느끼지도 못하는 그런 감정들. 단짝과의 시간은 즐겁지만, 이미 비틀려버릴대로 비틀린 자신이 오롯이 느낄 수 없는. 다른 방식으로 다가와야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읊으며 주양은 키득키득 웃었다. 거짓. 허울 좋은 껍데기. 허나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건, 딱 이 정도가 자신의 분수에 잘 맞는 단어들이기 때문 아닐까. 스스로가 자신감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분수를 알아야 하는 법이다. 자신의 그릇보다 훨씬 큰 무언가를 담으려 한다면, 필히 뒤틀리는 것을 넘어서 결국 깨져버리고 말 테니까.
"뭐~ 별 뜻은 없으니까 그냥 넘겨주면 고맙겠어? 으응. 설마, 진짜로 무서울 리가 있을까나. 여보도 잘 알잖아? 나. 겁따위 없는 그런 사람이라는 거."
아니. 사실 겁 많았다. 미지의 공포 앞에서도 무력했으며,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차원 이상의 무언가의 앞에서도 무력하기 그지없었다. 그런 주양이었으나 유일하게 동등하게 느끼는 대상은 같은 사람이었기에. 꽤나 대범하게 이야기하고 나서는 킥킥 웃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온 산책이었으나. 사실 그 뒤에는.. 질문하고 싶었던 게 따로 있었던게지.
제 걸음이 멈추어지고. 이윽고 당신의 걸음도 얼마 못 가 멈추었다. 곧 입 밖으로 나오는 호칭을 들으며. 주양은 소리 없이 웃어댔다. 가면 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서로에게 보여줄 시간. 졸업 이후에나 찾아올 거라고 어림짐작했던 그 시간은 주양의 각오로 인해 생각보다 일찍 찾아오게 되고 말았다. 허나 전혀 예상 밖의 일은 아니었다. 당신이 이야기했듯, 질문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고 이 상황은 주양이 의도하고 있었던 일이었으니, 주양은 슬쩍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 그래. 이제야 어긋난 톱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는 것 같은 느낌인걸? 주단태. 항상 자기니 여보니 하긴 했지만~ 사실 이게 서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호칭이지. 그렇지?"
주양 역시, 평소처럼 부끄러워하는 반응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내비치며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아. 짜릿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서로가 서로의 이해자인 척 하며 모든것을 다 받아주며 어우러지고만 있다가, 이렇게 본색을 드러내며 제대로 맞춰져 돌아가기 시작할때의 그 쾌감. 이해할수 있다는 거짓만을 속삭이다가 비로소 진실을 나누며 어우러질때의 짜릿함! 모든 것이. 자신이 상상하던 것 이상의 감정 기복으로 다가와, 멈출 수 없었다. 지금의 이 기분을. 숨기지 못할 감정을, 오롯이 표정에 묻어나게 하며. 정말로 그렇다면 어쩔거냐는 이야기를 듣고, 당신에게 몇 걸음 더 다가섰다.
"오호라... 우리 단태는, 나한테 사실만 말하고 있는 게 맞아~? 이해가 안 되네. 정말 그렇다면 제대로 된 정답을 들려주지 않을 탈한테 물어본 이유가 뭐지? 지금이라도 고쳐 말해도 괜찮아~ 사실 그건 탈을 향한 도발이었고 그저 거짓말이니까 웃고 넘어가자고 하면.. 지금이라도 난 다시 가면을 쓰고 네 역극에 어울려줄 수 있을 테니까."
이해할수 없는 것.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어딘가 비틀려버린 미소를 유지하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쉬이 와닿지 않는 대답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선언하는 것 마냥, 제법 까칠하면서도 특유의 경박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 목소리로 의문을 표하는 것이었다. 주양으로써는, 조금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 역시 존재하기는 했으니. 처음부터 순순히 자신의 유도심문에 답을 내놓을 만큼 단순한 사람은 아닐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기에, 오히려 이게 거짓은 아닐까. 뒤에 숨기는 무언가가 더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제대로 해명해주는 게 좋을거야~ 나는, 돌려 말하는거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거든? 너의 대답에 따라. 내 태도가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어~"
쓰고 나니까 뭔가 급발진했네..? 어울려준다면서 다음 텀엔 제대로 해명해주는게 좋다고 하는 건 뭐지.. 아니 어쩌면 이게 쭈다움인가....? (혼-란)(???)
땃주 놀주 다녀와~~! :)
>>642 룰 한번씩 다 확인했으니 슬슬 투표해야지~! 마피아게임에 한 표 던지도록 할게!! :D
>>684 할미탈 테마곡 떴다~~! :D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메기 까는 무언가랑 까마귀? 까는 부엉이 가사에서 탈들 열심히 까주는 할미탈이 비쳐보이는 건 그저 기분탓인가..! 흑흑 할미탈님 이왕 까주실거면 다이스도 같이 까주세요.. (???) 흥한다 흥해~~ 국악 비트에 취한다~~!
>>685 형이랑 누나도 똑같은 고통 겪은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너무 웃긴데 슬프고 짠하다... (애잔)() 아아앗 못된 쭈라서 좋아하는거라니 역시 뒤틀린 캐에게 주어지는 애정도 뭔가.. 뭔가 어긋나있는 법인가..? (?) 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마 그럴지도 몰라 일단 사람이 갑툭튀하는 건 화들짝 놀라는 선으로 끝나지만 귀신 같은게 뜨면... 그순간 대한민국 락은 뒤집어지게 될 거야.. (소신발언)
공격할 의지가 있었다면? 그 말에 그녀는 슬쩍 눈을 내리깔고 생각한다. 과연 정말 그랬을까? 그 날 그가 그 자리에 나타난 건 그녀가 윤에게 상황을 끝내주길 원해서이지 않았나. 명령만큼은 복종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할미탈을 가진 그는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치고 있는 건 아닌 걸까. 켜켜이 쌓여가는 의문을 뒤로 일단 뒤로 밀어둔다. 그녀가 궁금한 것에 비하면 사소한 것들이었으니까.
"그거는 남자애들이나 해당되죠. 방심하면 살찌는 여자애한테 할 말은 아닌거 같네요."
그렇다고 사주는 걸 안 먹지는 않겠지만. 애초에 그녀는 그런 고민을 해본 적도 없지만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마냥 그의 뒤를 따라가 주막으로 들어간 그녀는 맥주를 주문하는 말에 귀끝이 쫑긋했다. 뭐지, 언제부터 맥주가 있었지? 알콜 들어간 건가? 막걸리는 별로지만 맥주는 시원해서 좋아했다. 개학 이후 한모금도 마셔보지 못한 알콜을 마셔볼 수 있나 기대 아닌 기대를 하면서 안내받은 자리에 앉는다. 들고 있던 주머니를 제 옆에 내려놓고 음식이 나오기 전에 머리 정리나 할까 하다가, 맞은편에 앉은 그가 한 말에 눈을 가늘게 떴다.
"참, 입이 가벼운 사람들이시네요. 모여있으면 사이좋게 수다떠는 시간이라도 갖는 걸까요?"
양반과 각시에게 들었다던 선비탈도 그렇고, '우리 문제아들'이 그러더라는 그의 말도 그렇고. 얘기만 들어보면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 친분을 구축하고 있나 싶다. 동료애? 아니면 같은 서열들끼리의 유대감? 아무래도 좋지만.
그녀는 진지한 표정을 한 그와 달리 싱긋 웃으면서 테이블에 턱을 괴었다.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속을 알 수 없는 미소를 만면에 두른 채 그를 따라하듯 작게 중얼거렸다.
"여자의 나이는 함부로 묻는거 아니랬어요. 그래도 정 궁금하시다면, 서로 질문 주고받는 걸로 어때요? 저도 당신들에게 이것저것 궁금한게 많아서요."
우연히 찾아온 뜻밖의 기회, 라고 하는게 맞을진 모르겠지만. 그의 의도가 어쨋든 그녀는 가능한 이 상황을 유용하게 쓰고 싶었다. 그로 인해 윤이 안 좋은 말을 좀 듣는대도, 음, 그러지 말라고 한 적은 없으니까. 상관없겠지?
"미리 말하자면 제가 궁금한 건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니까요. 딱히 경계는 안 하셔도 괜찮아요."
학교 앞 숲에 트롤이 나타났다는 얘기에 그녀는 또? 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찾아볼 필요도 없겠지. 금지된 숲에 은하수를 떨어뜨려 게 괴수를 풀어놓은 그 존재일거다. 일전에도 잔뜩 골탕먹은 그- 재앙, MA.
"......"
삼삼오오 모여서 레이드를 가네 마네 떠드는 학생들을 보며 그녀는 홀로 일어섰다. 어차피 못 잡을건데 고민할 시간에 움직여야지. 지난 번 게 괴수 때의 경험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쥐꼬리, 아니, 니플러 꽁지만큼의 데미지를 넣고 빠지는게 전부일거다. 어차피 학생이고, 그녀의 마법은 숙련이라고 할 수 없었으니까.
지팡이를 들고 휘적휘적 학교 앞 숲으로 나가 트롤을 찾...을 것도 없었다. 저만한 덩치가 안 보이는게 이상하다. 적당히 거리를 좁힌 후 트롤의 상태를 살펴보니 그 재앙의 영향을 받은게 분명해보였다. 그러면 사정 봐줄 것 없겠지.
"봄바르다."
첫 타는 일단 가볍게(?) 폭발 한 번. 제대로 닿았나 확인하고, 위치를 조금 옮긴 뒤 다시 트롤을 향해 지팡이를 겨눈다.
"엑스펄소."
두번째도 폭발은 폭발이지만 주문이 다르다. 성능 시험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이번에도 피격 여부만 확인하고 지팡이를 들어 같은 주문을 읊으려다가, 다른 걸 꺼낸다.
"콘프링고."
그렇게 세 번의 공격을 모두 가한 후,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상황을 지켜본다. 참고로 그녀의 지팡이는 한결같이 트롤의 얼굴과 목을 향해 있었다.
>>695 오케이~ 확인! 룰 본 김에 투표도 할게!!!! 텔레스트레이션이랑 왕게임 둘 다 좋아서 결정을 못 하겠으니까....
.dice 1 2. = 2 텔레스트레이션/왕게임
>>700 헉 큰일인데!!!! :ㅇ 아까 밥을 못 먹었었어...????
>>70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어긋났다니 무슨 소린가!!! 원래 덕질을 하는 오타쿠 마음은 다 그런 것이야....!!!!(쭈: 기분나빠)(?) 귀신한테 타격이 통해도 무서워할까???🤔 쭈양아 힘내 알고보면 쉽게 해치울 수 있는 녀석이라구!!! 그리고 승리의 기쁨을 락으로 승화시키는 거지!!!! 주양이를 락 페스티벌로!!!!!
>>711 ...! (깨달음) 으흐흑 내가 어리석었어.. 어긋난건 내 캐릭 하나만으로 만족하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쭈도 괜찮대 그치 쭈야~~? (두 손으로 억지로 고개 끄덕이게 하기)(???) 일단 귀신 튀어나오면 때릴 새도 없이 도망치기 바쁠 것 같은데 타격 통하는거 알면 아마 성불할때까지() 두들겨패기 시작하지 않을까 :D.. 맙소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치우고 승리의 기쁨을 락으로 표현해주고 앵콜까지 달려버리는건가~~ 락 페스티벌 가자~~! (허나 그 락이 다른 의미의 락이었고)(돌팔매질 당하는 쭈)(?)
들어본 적 없는 소리가 나면 너는 일단 창문을 열고 고개를 쭉 빼곤 했다. 본가에 있을 때도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면 무언가 보이곤 했는데, 주로 신비한 동물이다. 교정에서도 다를 바는 없다. 신비한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사람의 장난일까 했지만 아니다. 그럼 동물이다! 고개를 한참 쭉 빼고 창문에서 떨어지기 직전까지 가니 윤곽이 보인다. 그리고 입구쪽을 보고 신기한 걸 본 아이처럼 박수를 크게 짝 치며 꺄르륵 웃었다.
"와아, 트롤!"
트롤이다! 너는 트롤을 아주 좋아했다. 니플러도 좋아하고, 유니콘도 좋아하지만 트롤의 불뚝 나온 배 위에서 방방 뛰는게 제일 재밌다. 조금만 더 하면 어떤 성격의 트롤인지 보일 것 같았다. 몸을 쭉 빼던 몸이 기운다. 그리고 그대로 낙하한다. 창문에서 중심을 잃고 떨어진 것이다. 창틀을 잡았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목이 부러져 절명할 뻔 했다. 죽는 건 아주 싫다. 죽느니 죽일 것이다! 영차 소리를 내며 기어올라간다. 방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테마리를 들고 맨발로 기숙사 방을 박차고 나간다.
저 멀리서 돌아다니는 무기 사감님의 앓는 소리를 뒤로한다. MA-의 장난은 아주 재밌다. 저번에는 꽃게가 있었다고 했다! 물론 그날엔 작은엄마가 보내주신 오하기를 먹느라 전혀 몰랐다. 그런 재미난 장난을 다른 학생만 겪었다니. 불공평하다! 장난을 칠 수도 있는데 무기 선생님은 왜 싫어하는 걸까?
"크다."
트롤을 발견하고 감탄한다. 너는 어떤 사람일까? 아! 이런 동물과 친해지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어렵다고 만류를 해도 기어이 친해지려다 꼭 다치곤 했다. 지금도 그랬다. 너는 지팡이를 겨눴다.
"너어, 이노리랑 친구해! 친구!"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자 지팡이를 붕붕 휘두른다. 나는 친구와 친해지는 주문을 누구보다 잘 안다. 보옴..봄. 그래. 봄(春)이 들어갔으니 따뜻한 주문이겠지?
"봄바르다!"
따뜻한가보다. 신나서 춤을 춘다! 너의 몸도 이렇게 예쁜 춤을 춘다. 우아하게 빙그르 춤추며 두번째 주문을 외쳤다. 링고! 사과를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콘프링고!"
너는 깔깔 웃는다. 그러다 우뚝 멈춘다. 고장난 인형처럼 그 자리에 서있다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이게 아닌데." 하고 나직한 남성의 목소리로 속삭였다. 몇번을 되내이다 다시 소녀의 목소리로 돌아오며 테마리를 통통 튀기더니, 그대로 발로 뻥 찼다.
>>72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폭파마법 썼으니까 오늘부터 내 제자! 라고 하려 했는데 내 다이스 보고 오니까 영 아닌것같아 우리 같이 놀 선생님 아래 들어가서 수련하지 않을래..? (??????) 흑흑 다이스 저주해야헤 다이스 불매운동 활발히 벌여야해 진짜.. ()
두차례의 폭음 뒤로 흙먼지가 일고 트롤이 날뛰는 소리가 들렸다. 너는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치료를 해야한다고 배웠다. 엄마한테 배웠던 주문도 있다. 하지만 이건 노는 거니까 괜찮을 것이다. 친구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너는 공을 뻥 찼을 뿐이다. 그게 트롤의 얼굴을 정확히 맞출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트롤이 발을 쿵쿵대며 나무 몽둥이를 휘두를지도 몰랐다.
"아-"
내 테마리!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쿵 소리가 나며 땅이 울렸다. 숨을 들이켰다. 트롤이 테마리를 밟아버렸기 때문이다. 아주 소중한 건데! 땅이 울리는 충격에 자리에 주저앉기가 무섭게 트롤이 발을 뗀다. 뭉개진 솜과 색실이 물감처럼 이리저리 흩어졌다. 트롤이 상처를 입어 피가 묻어있다. 아악! 가면 밑의 입이 벌어졌다.
"아아아앙!!"
아이처럼 울음이 터졌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트롤이 아무리 지능이 낮았다고 해도 갑자기 울어버리는 이 상황을 모를 리가 없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트롤을 등져버리고 맨발로 사감 선생님을 향해 뛰었다. 나이를 그렇게 먹어놓고 이르러 가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처럼 엉엉 울며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계속 손바닥으로 밀어올려 닦았다.
"테마리이, 테마리가아. 트롤이 이노리의 테마리를..소중한 건데...친구 하기 싫었으면 말을 해야하는데, 트롤은 바보야..으아아앙.."
와. 배려라니. 탈 소유자로서 절대 안 어울리는 말이 또 나왔다. 양심 다음은 배려. 좀전에 밀어두었던 의문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려고 하는 걸 의지로 꾹 눌러 막고, 이번엔 놀란 표정을 짓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얘기를 들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가 스스로를 뒷처리 담당이라고 하니 그 날도 그래서 그가 나왔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그 둘도 순순히 돌아간 것 같고. 뭐라고 할까, 일종의 쐐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말을 계속 듣고 있으면,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들을 문제아들이 부르는 것도 그렇고, 벌을 준다는 것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왜 그곳에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해는 해요. 여자들끼리 모였을 때 수다를 빼면 섭하니까요."
그 날은 역시 그 둘이 왔던 날을 말하는 것이겠지. 가까이 있는 걸 보였던게 그 날이 처음이기도 하니까. 그녀가 모르는 곳에서 그녀를 얼마나 씹어댔을지 예상해보면 절로 웃음이 났겠지만, 그녀는 다른 의미로 웃고 말았다. 그가 너무 가차없이 윤을 까내리는 말 때문이었다.
"말 한번 찰지게 하시네요. 설마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는데."
다른 의미 없이, 순수하게 그의 말이 재밌어서 웃곤 턱 괸 손을 무른다. 자연스럽게 앞팔짱을 끼고 여전히 웃는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거래라고 할거까진 없지만, 어쨌거나 제 건방진 딜에 응해줬으니 지금은 이쪽에 집중할 때다. 그녀는 잠시 시선을 내리고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첫 질문으로 다소 뜬금없는 걸 꺼냈다.
"당신의 이름을 가르쳐주셨으면 좋겠네요. 연장자를 계속 그쪽, 당신이라 부르기 거북하거든요."
평소였다면 제 소개를 하고 물었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물어야만 말해주려고 그러는걸까. 일방적으로 그의 이름을 묻고, 한박자 다시 생각한 뒤 다른 질문을 덧붙인다.
"당신.. 같은 사람이 어째서 그곳에 있는 거에요? 당신들은 무엇을 위해 그를 따르는 거에요?"
질문만 보면 그들을 캐려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냥 단순히 궁금해서 묻는다는 듯한 말투였다. 어린아이가 아무 생각 없이 왜?를 남발하는 것처럼 말이다.
예상했던 반응. 아니, 그 이상의 반응에 레오는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얼굴로는 표정따위의 것들을 표현할 수 없었지만 만약 할 수 있었다면 아마 엄청나게 웃어대지 않았을까. 속으로는 이미 엄청나게 웃고, 만족하고 있었으니까. 항상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피나는 연습을 했다. 연습해야할게 두 가지로 늘어 시간이 모자랐고 그래서 자는 시간을 쪼개야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지. 이런 표정을 보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설마, 아니지? 라는 말에 레오는 낮은 목소리로 으르릉 하고 울었다. 맞다는 뜻인지, 아니라는 뜻인지는 듣는 사람이 판단할 일이지.
우리 꼬맹이라, 그건 좀 마음에 드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런걸 마음에 들어하는 자신이 이해가 가질 않아 조금은 큰 소리로 울었다. 동물의 울음소리를 해석할 수 있는 기계나, 마법도구가 있었다고 개소리 집어치라던가, 쳐죽여버린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대답하는게 좋을 거라는 말에 레오는 다시 천천히 앞 발을 들어 발톱을 세우고 바닥에 글씨를 써내려갔다. 삐뚤삐뚤하고 조금은 읽기 힘들지도 모르는 그런 글씨를.
' 개밥 '
길게 말하는 것도 힘들고, 이렇게 세세한 동작을 하는것 또한 힘들다. 레오는 네 발로 주양의 주변을 슬금슬금 돌면서 원을 그리다가 다시 크왕! 하고 크게 울었다. 그리곤 천천히 몸을 낮추고 다가갔다. 신기한 점이라면 이 동물에 대해선 아는게 전혀 없을텐데 세세하고 작은 디테일같은 것들이 본능처럼 생각났다. 사냥감을 사냥할 때에는 몸을 낮추고 숨을 죽이고 바라볼 것. 누군가 가르쳐 준 것 마냥 그런 것들이 생각났다. 그렇게 천천히 다가간 레오는 가만히 눈을 들어 그 노란색 눈으로 주양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고 눈을 맞추었다.
킁, 하고 짧게 콧바람을 뀌고는 레오는 조금 더 가까이 들러붙어 주양의 다리에 얼굴을 부비곤 또 가만히 올려다 보았다. 만져보고 싶으면 그래도 좋아. 하고 말하듯 그렇게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이전에는 어려진 단태를 태우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사람은 원래 네 발 달리고 털이 있는,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을 좋아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만나온 사람들은 그랬다.
' 애니마구스가 됐어. 어때, 개밥? '
레오는 다시 바닥에 글씨를 썼다.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피곤함도 몇 배가 되어 찾아온다. 자세한 이야기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지금은 그저 자신이 확실한 애니마구스가 되었다는것을 알리는과 지금의 반응을 즐기는 시간일 뿐이다.
"으으.. 한국말을 하란 말야, 한국말을! 으르릉거리기만 하면 내. 내가 어떻게 알아듣냐고..."
처음에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되도 않는 협상을 하던 주양의 기세는, 이윽고 들리는 조금 더 커진 울음소리에 살짝 위축되었다. 판단 잘 해야한다. 여기서 만약 어긋난 답을 내놓는다면, 꼬맹이의 복수를 대신 해주지도 못하고 맛난 한끼 식사로 전락하고 말거야. 그렇게 당신의 정체를 아직 눈치채지 못한 채 웅얼거리던 주양은, 당신이 다시 땅바닥에 적은 글씨를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안도의 뜻이 한가득 담긴 모양새였다. 개밥이라는 두 글자가, 이토록 반갑게 느껴진 것은 또 처음이었다.
"아... 하. 꼬맹이 너 맞구나..? 깜짝 놀랐잖아 새밥아! 갑자기 그렇게, 어?! 내가 모르는 모습으로 나타나면 내가 놀라, 안 놀라! 하여튼. 확 그냥 쎄게 쥐어박아버릴라!"
차마 쥐어박지는 못하겠고. 그렇다고 쎄게 등짝 스매싱을 날리려니 뭔가 지금의 상태에서는 홱 피해버릴 것만 같았고. 한참 입술을 깨물며 울분을 삭히다가 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물론 얼마 안 지나서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한 기분이었는지 헛기침을 크게 내뱉기는 했지만. 아무리 당신이라는 것을 알았어도, 일단 자세를 낮추고 다가오는 것은 묘한 공포감을.. 주기는 무슨. 뭔가 더더욱 위에서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어 주양은 역으로 한껏 기세등등해진 모습이 되었다. 그 자세가 사냥감을 사냥할 때의 자세라는 것을 안다면, 마냥 이렇게 기세등등하지도 못했겠지.
"흐음~ 이 모습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평소보다 더 내려다보는 기분이기도 하니까, 이제서야 좀 갑이랑 을이 확실하게 나뉘는 것 같다. 그치?"
그렇게 말하며 머리에 손을 얹고 슬슬 쓰다듬어보는 것이었다. 딱 지금 이 자리가 어딘가의 아지트이고, 모피로 된 코트를 걸친 채 고급 소가죽 소파에 앉아있다면 머글 세계에서 흔히 말하던 최종보스 분위기가 물씬 날 것만 같았다. 물론 그게 어떤 느낌인지 주양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자신이 굉장히 높은 위치에 서게 된 것만 같은 우월감이 꽤 기분 좋게 다가왔다.
이윽고, 애니마구스가 되었다는 글씨를 보며, 다시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쳐갔다. 누구는 결국 목표 중 하나를 이루는 데 성공했으나 자신은 아직 아니다. 게다가 그 누군가가 자신의 숙적이었으니. 원하는 목표를 확실히 잡고 나아간 당신이 그럴싸한 목표도 없이 그저 파멸만을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훨씬 앞질러 이겼다는 것은 변하지 않을 현실이었다. 앞으로의 내기에서 이긴다고 한들. 미래를 향한 플랜에서 뒤쳐졌다는 건. 장기전으로 본다면 결국 지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었다. 한참 말 없이 생각에 잠겨있던 주양은, 곧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리고 머리를 두어번 더 토닥여주며 부드럽게 눈웃음지었다.
".. 흥. 그동안 꽤 열심히 연습했나봐? 예전부터 되고 싶었던게 되었으니 참~ 기쁘시겠어. 응? 내가 분해하고, 질투하는 반응을 보고 싶어서 얼마나 안달이 났었을까~ ... 뭐, 축하해. 우리 꼬맹이."
늘 신랄하게 투덜거려도. 마무리는 악의 없이 순수한 축하만을 전했다. 아무래도 영 적응 안 되는 칭찬이었기에, 머쓱한듯 제 머리를 벅벅거리긴 했지만.
>>744 헉 최고다 후후 발찌는 노리를 구속 아아아아니 구속을 풀어주겠다는 이야기지 그렇고말고~~! 그러니까 잠깐... 이리 와봐... 더 가까이.... ㅎㅎ.... (음흉한 웃음)() 아니 그리고 문에 부딪히는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또 다른 구몬 아주 잘 먹엇다구~! :D
앗 그리고 쭈아압에 쓰러졌는가... 허허.. 나 쭈주는 할 일이 떠올라서 이만 돌아가겠어...! (도망)(?????) 맞아맞아 여름 필수조합이지~! 내일 중복이니까 가족들하고 같이 즐겁게 잘 즐기고 왔어 :D 히히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쭈꾸미야.. (행복)(통실통실)
>>768 맞아 내일은 중복이지~! 더위 안 먹게 조심조심하고, 수분 보충도 잘 해주기야! :)
>>769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음.. 새장에 가둘수는 없지만.. 그래도 혼자서 감상하고 싶기도 하고.. 후후후후.. () 히히 우리 누리 이리와~~! 인데 서 설마 탈모마법 쏘러 오는 건 아니지....? :D.. (급 불안) 크흡 놀주 미안해.. 하지만 쭈압의 렝주만큼은 나도 어떻게 이길수가 없어야..!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 (그렇게 쭈주는 돌아오지 못하고) 으앟 귀엽다니 부끄러운걸~! (편안하게 누워서 토닥임받기)(세상 행복)
혜향 교수님의 반응에 기다렸다는 듯, 아이~ 하고 어울리지도 않는 애교아닌 애교를 부리며 단태는 혜향 교수님의 옆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가 표정이 미묘해져있는 혜향 교수님의 표정을 말끄러미 응시했다. 왜 저런 표정을 짓고 계신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곧 그 생각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교수님, 제가 청궁의 학생도 아닌데 건 선생님한테 장난을 배웠을리가요. 배웠다고 해도 건 선생님의 장난은 제가 감히 따라하기 힘들기도 하고 말이죠."
설마 제가요? 라는 표정을 짓고 느물느물한 목소리로 뻔뻔한 능청스러움으로 대답한 단태는 앞장서는 혜향 교수님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학생에게 술을 사주면 교장 선생님에게 혼난다는 그 말에는 그저 헤죽헤죽 웃을 뿐이었다. 아무리 호기심이 있다고 한들 교수님까지 곤란하게 만들 일은 없을테지만 왠지 혜향 교수님은 에반스 교수님이랑 비슷한 느낌이란 말이야. 새로운 무알콜 맥주라는 말에 교수님의 뒤를 따라서 걷다가 단태가 나란히 걸음을 옮겼다.
"에이~ 한잔 정도는 괜찮을 것 같지만, 그래도 교수님이 곤란해지시면 안되니까 사달라고 조르지는 않을게요."
앞서서 나눴던 이야기들에 대한 대답을 단태는 굳이 하지 않았다.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낄낄거리면서 맞장구를 치는 정도의 행동들을 해보일 뿐이었다. 영양가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야기들을 주고 받기에는 먼저 꺼내진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에 대한 대답을 해야했고, 주제는 그쪽으로 쏠렸기 때문이었다. 주단태는 말을 돌리거나, 주제를 바꾸기 위해서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다른 말을 재잘재잘거리며 입을 열어 주제를 돌리기 일쑤였고, 그 시도는 거의 대부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단태가 이번에 그러지 않은 것은 역시나 몇번이나 반복된 사건의 연속이 원인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야했다.
걸음을 멈춘 주양을 향해 단태는 흘끗 붉은 암적색 눈동자로 응시하며 자신의 손을 들어서 뺨을 몇번 툭툭 두드리고는 팔짱을 꼈다. 어차피 졸업때까지 아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틀려먹었으니 어쩔도리가 없었다. 졸업 이후에는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다는 게 더 정확했다. 게다가 상대가 저렇게 망설이지 않고 부딪혀오는데 그걸 무시하고 싶지 않기도 했고. 사실은 무시해도 됐었지만 지금은 그걸 무시하고 다른 말로 바꿀만큼 자신의 인내심이 풍부한 편이 아니었다.
"자기던가, 달링이라는 호칭이 싫다면 이야기를 하지 그랬어? 그래도 나는 그 호칭을 썼을테지만 말이야. 어긋났다고 해도 의외로 잘 돌아갔잖아?"
안그래? 하고 단태는 건조하게 메마른 시선으로 응시하면서 재잘거리다가 입가를 끌어올려 히죽, 웃음을 지어보였다.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여주는 주양의 모습에 단태의 암적색 눈동자가 하늘을 한번, 주변을 한번 번갈아가며 바라보고는 눈을 몇번 깜빡인다.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에, 단태는 뒤로 물러나거나 하는 사소한 제스처도 없이 그 자리에 서서 고개만 살그머니 기울였을 뿐, 주양의 말을 잠자코 들었다. "사실이 맞다고 한다면- 이라고 하면 말장난 밖에 안될테니." 단태는 시선을 다시 다른 곳으로 굴리며 단태가 뱀마냥 웃고는 주양에게 손을 뻗어서 그 뺨을 툭 건드리려했다.
"평소라면 네가 말한대로 넘겼을텐데 내가 지금에 와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구는 것도 이상하니까."
대답을 하던 단태는 잠시 자신의 대답을 곱씹어 보다가 눈썹 한쪽을 가볍게 치켜올렸다. 사소한 그 표정변화에 웃음기는 없었다. "뭘 해명해?"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말투였다.
"내가 이제까지 보여준 모습이 진짜인지 해명하라는 말일까? 아니면 감정에 대한 걸 선비탈에게 물어본 걸 해명하라는 말일까? 응?"
>>777 >>779 일상..! 멀티 넘어 트리플까지 가면 내 캐입력이 버티지 못할 것 같기에.. 일단 난 패스! 게임! 아까 투표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다시 하자면 나는 마피아게임에 한 표~! :D 헉 그리고 내가 방금 전까지 모기쫓는 걸 알았던건가..? 자꾸 귀찮게 달려들어서 모기향 피웠으니까 돈워리 암오케이~! :)
>>778 확인했어~ 커피 맛있게 마시고 여유롭게 이어줘~! :)
>>780 아니 왜 벽을 타고 올라가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첼주 내려와 그 위는 위험해..! (밑에서 받아낼 준비)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꽤 큰 제약이 따르는구나- 하는 걸 다시금 느꼈다. 퍼부어주고싶은 말도있고 반박하고싶은 말도 있었지만 이런 모양새론 말을 할 수도 없었고 바닥에 글을 쓰는 것도 꽤나 제약이 많았다. 정말 많이 놀랐나보다- 하는 것은 온 몸으로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레오는 속으로 킥킥대고 웃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최근에 알게된 것이라면, 이렇게 동물로 변하고 나면 누군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턱을 긁어준거나 아니면 등을 쓸어준다거나 배를 긁어주는 것이 꽤나 기분이 좋다는 것이었다. 눈을 감고 머리를 부비적대던 레오는 갑이랑 을이 나뉜것 같다는 말에 눈을 뜨고 조금 큰 소리로 울었다. 해석이 가능했다면 쳐죽여버린다-는 말이 나왔겠지.
축하한다는 말과, 우리 꼬맹이라는 말. 레오는 조금 당황한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런 말도 할 줄 알았던가. 레오는 이러나저러나 상관없나, 하고 생각하며 다시 습관처럼 머리를 부비적거렸다. 자신을 쓰다듬는 주양의 손을 두 어번 정도 핥았다가 레오는 뒤를 돌아 다시 나무 뒤로 향했다. 네 발로 슬렁슬렁 걸어가는 동안에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까 했던 말처럼 절대로 이 쪽으로 와서 보지 말라는 뜻이었다. 이유라고 한다면 의외로 별 거 없을지도 모르지만 동물로 변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몸 뿐이다. 변신할때 옷을 입고 변신한다면 전부 찢어져버리기 때문에 얌전히 벗어서 정리해두고 변신해야했고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당연히 자신은 아무것도 입고있지 않은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런 연유에서였다.
레오는 눈을 감고 생각했다.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모습과 지금 현재의 모습. 변하고 싶은 모습을 생각하고 집중한다. 머리 끝과 발 끝에서부터 다시 변화가 시작됐고 레오는 감았던 눈을 떴다. 정상적으로 돌아온 원래대로의 모습. 팔 다리가 잘 달려있고 피부도 원래대로. 레오는 '좋아!' 하고 조금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곤 부네가 주었던 가방안에 잘 정리해서 넣어놓은 옷을 입고 앞으로 나왔다.
" 핫-하! 어때! 어때!! 대단하지! 멋있지! "
레오는 뭔가 불편한듯 옷을 만지작 거렸다. 목이 조금 졸리는 느낌. 조금은 애석하게도, 레오는 들뜬 마음에 급하게 옷을 입느라 거꾸로 입어버렸다. 자신은 그것을 알지 못했지만. 레오는 허리에 손을 탁 올리곤 기고만장한 표정으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 애니마구스인 교수님한테 도움요청했지. 그래서 빡세게 연습해서, 이렇게 됐다~ 이 말이야! 어때! 어때! "
"어머나. 나는 싫다는 말은 안 했다? 그래. 너의 말마따나~ 아주 기특하게도 어긋난 채 잘 돌아가고 있었지. 서로서로 잘 맞춰주면서 말이야~ 그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해야 하려나. 어긋난 편이 나한테는 더 재밌게 느껴져서 그랬다고 하면, 너도 적당히 알아들을 수 있겠지?"
오히려 어긋난 그 관계를 서로가 재밌게 즐겼기에, 여기까지 별 탈 없이 잘 나아갈수 있지 않았을까. 당신은 어떻게 느꼈을지 이제 와서는 확신이 없었으나 적어도 자신은 꽤 재밌게 잘 즐겼던 느낌을 받았다. 이런저런 일에 시달려 감정이 한껏 예민해진 지금조차도 그 어긋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단지. 지금은 그 어긋남을 더 이어갈 수 없을 만큼 자신의 의문점이 극에 달했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아챌 뿐이었다.
"역시 판단이 빠르다니까~ 전부터 한번 이런 진실된 자리를 가져보고 싶었달까? 가면 뒤의 모습을 서로에게 내비치는 자리를. 나의 친애하는 여보- 주 단태와 함께.. 단 둘이서 말이야."
호칭을 여보라고 굳이 또 붙인 것은, 아무 의미 없는 공허한 울림이었는가, 아니면 곧 막을 내려버릴 이 어긋남에 대한 미련의 연장선이었는가. 어느 쪽도 확실히 드러내지 않은 채, 주양은 그저 웃었다. 당신의 손이 제 뺨을 건드릴 때 즈음에는, 그 어떤 거부도 보여주지 않은 채 뒤이어질 당신의 반응은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당신의 손목을 잡아채고 거리를 좁히며 눈을 감았다. 이윽고 그 손에 뺨을 부비면서 눈을 뜨고 비틀린 미소를 내비치는 것이었다. 뺨을 맞더라도. 그 어떤 행동이 되돌아오더라도 상관 없다는 듯한 모양새로.
"우리 단태. 웃어야지? 이 즐겁고 감정 기복 넘치는 순간에, 그런 재미없는 표정 짓고 있으면 삶이 쳐져버린다~? 글쎄다. 역시 내가 좀 불친절하게 시작하기는 했으니, 지금이나마 조금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게 낫겠지."
그러고는 잠시 말을 골랐다. 처음에 당신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은, 그저 감정에 대해 물어본 이유를 듣고 싶었다. 이렇게까지 심오해질 것 없이 가볍게 흘러가도 될 이야기를. 굳이굳이 자신이 촉진시켜 이렇게 험악하게 만든 것은 그저 그 동안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졌을 뿐인 것이다. 여태껏 느낀 것보다야 덜하다고는 하지만, 탈들을 넘어설 수 없었다는 분함. 말을 듣지 않는 지팡이에 대한 억울함. 그리고 넘어설 수 없는 상대와의 만남으로 인한 좌절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지금의 이 상황을 자아내게 된 것이다. 넘어설 수 없는 상대와의 만남이 당신에게도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 외의 사항은 공통선상에 서 있으니.
여튼 그래서. 이왕 이렇게 감정의 골이 깊어진 김에.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듣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남의 배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자신이, 그동안 역극에 어울리기 위해 그 본성을 숨겼으니. 지금에서는 숨은 무언가를 잔뜩 알아내고, 알고 싶었다. 흥미. 호기심. 그리고 그로 인해 또 어떤 사이로 돌아설지 모르게 될 쾌감. 오직 그것 뿐만이 남아있는 모습으로, 주양은 다시 경박하게 웃었다.
"처음에는 그저, 탈에게 굳이 그런 걸 물어볼거 있었나. 그리고 이왕이면 나한테 말하지 그랬나 하고 좋게 좋게 물어볼 참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버렸으니. 너한텐 미안하지만 이기적으로 갈게. 양해 부탁해?"
"그래서. 이왕이면 전자 후자 전부 들려준다면 고맙겠어~ 그치만 전자는 해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린. 서로 이해자가 될 수 없는 사이임에도 서로 이해하는 '척' 하면서 여기까지 나아갔잖아?"
그것 때문에, 너의 모습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이미 감이 오니까. 그것까지 해명할 필요 없어. 그렇게 단정지어 말하며 주양은 미소를 더더욱 짙게 머금은 채로 손목을 잡았던 손에 힘을 풀었다.
아닌 건 아닌 거. 그 말에 잠시 보았던 윤의 본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의 그녀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모습. 그 앞에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어린지를 실감했다. 이미 열살이나 많은 첫째나 아버지를 앞에 두고도 그런 기분은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그녀도 그렇게 느끼는데, 주변에서 볼 때는 오죽할까. 동시에 드는 이런 저런 생각들에 그녀는 잠시 쓴 웃음을 지었다.
이름을 묻자 그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표정일까. 태평하게 이름을 물으니 그럴 만도 하긴 하다. 그래도 언제까지고 어른을 버르장머리 없게 대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다행히 그가 이름을 알려줬기에 그녀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사라진 가문이라고 들었을 때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지만, 그것 뿐이었다.
"그러면, 샤오 씨라고 부를게요. 이게 발음이 제일 마음에 드니까."
어딘가 화려한 그의 외모와도 어울리는 느낌이고 말이다. 이름을 들은 뒤 음식이 나와 그녀는 맥주를 보며 눈을 반짝였으나, 스테이크만 제 앞으로 밀어져서 작게 쳇, 하고 불만을 표했다. 이럴 줄 알고 있긴 했지만. 스테이크를 앞으로 끌어와 한입 크기로 썰면서 그의 말을 듣는다. 영 시원찮은 답변에 그것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그거는 굳이 안 알려줘도 알거든요. 이유 좀 알려준다고 뭐가 덧나나요. 어디 팔아먹을 것도 아닌데."
못 됐어. 전혀 감정 없는 투덜거림을 늘어놓고 스테이크를 찍어 입으로 가져간다. 덜 식어서 혀에 닿을 때 흠칫 했지만 그대로 느릿느릿 씹어서 삼킨다. 얼얼함이 남은 혀를 두고 다음 조각을 입에 넣으려다가, 말을 하기 위해 잠시 손을 멈췄다.
"뭘 물어볼건지 궁금한데 그건 가르쳐줄 수 있어요?"
그녀가 아니라 윤에게 물어볼거라 하니 왠지 물음을 빙자한 꾸짖음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좀전에도 가차없이 양심이 없다느니 했으니까. 잠깐이지만 윤의 모습으로 성난 소리를 들을 걸 상상해보니 어쩐이 웃음이 난다. 잠시 키득거린 후에 그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수업에 재미란게 있을 리가요. 몇몇 과목은 흥미가 있긴 하지만, 재미는 아니에요. 굳이 재미있는 걸 찾자면 수업 중에 선배랑 딴짓하는게 재밌죠."
그녀에게 학교 수업은 전문가에게 배운다는 점 외에는 별 의미가 없는 과정이었다. 그냥 그녀가 학교를 다니는 중이고, 수업이 있으니까 듣는 것이라. 특히 최근 약초학 수업은 진심으로 재미 없었다고 덧붙이곤 포크를 들었다. 이제 적당히 식어 뜨겁지 않은 스테이크 조각을 먹으며 그의 맥주잔을 힐끔거린다. 약간의 아쉬움을 담아서.
"그거 저도 시켜주면 안 되요?"
보는 걸로는 성이 안 찼는지 결국 저도 시켜달라 말이나 해본다. 얘기 중이긴 하지만 자꾸 신경쓰여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제법 간절한 눈빛을 그에게 보내보았다.
당신인 것이 확실해지고 나니, 행동 역시 더더욱 거리낄 것이 없어졌다. 한참동안 그렇게 당신을 쓰다듬으며, 마치 머글 세계의 범죄조직 보스 자리에 앉은것과 비슷한 그런 느낌을 받으며 더더욱 오만방자한 표정을 짓다가 으르릉거리는 소리를 듣고 주먹을 쥔 채 불만 있느냐며 윽박지르는 것이다. 늘 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당신이 제 손을 핥을 때 즈음에는 뭔가 기분이 묘해지는 것이다. 아무리 스킨십이 좋다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 180도 변할 수 있나. 모습은 동물이지만 결국 본질은 주궁 4학년 학생이자 제 숙적일텐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자연스럽게 으, 하기는 했으나 오직 그뿐이었다. 어느 쪽이라고 한들 크게 상관 없겠지. 일단 지금은 지금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참동안 또 당신을 쓰다듬으면서 예의 범죄조직 뭐시기가 된 기분을 즐기다가, 나무 뒤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키득거렸다. 이제 즐길만큼 다 즐겼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무의식적으로 내뱉었던 그 이야기는, 괜히 또 되새기지 않기로 마음먹으면서.
"푸흡...!"
그러고는 나무 뒤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당신을 보며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차라리 옷이라도 바로 입고 있었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정도 변신 쯤이야 청도 할 수 있겠다면서 반박했을 테지만 옷을 거꾸로 입고 나온 이 언밸런스함은 차마 그냥 넘길수가 없었던 것이다. 맙소사. 어째 이럴수가. 그대로 배를 잡고 깔깔대며 자지러지게 웃으려던 주양은 나오려던 웃음을 꾹 억눌렀다. 자신의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으니, 이 정도 댓가는 치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 이런 이런... 하도 하찮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네~? 그냥 양해해주길 바랄게? 헹. 날 조금이나마 놀라게 할 줄은 몰랐지만 그것 뿐이야~ 그정도 초급 변신술 쯤이야, 우리 청이도 할 수 있겠다!"
당연하지만 절대 초급 변신술이 아니며, 패밀리어가 자유자재로 구사할 만큼 간단한 것도 아니라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허나 뒤늦게 들기 시작한 심술이 기승을 부리기 일보직전인 지금, 주양은 이 정도 디스는 가차없이 할 수 있었다. 한 켠으로는 뭔가 묘한 열등감도 느끼면서, 평소보다 몇 배는 비열해보이는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축하는 이쯤 했으면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괜히 당신의 머리를 한번 더 쥐어박았다.
"뭐가 어때야 어때는~! 내가 아까. 그렇게 말한 걸로는 좀 모자랐나봐? 응? 자꾸 그렇게 까불면~ 병 찾아와서 또 어려지게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 꼬맹이? 너가 애니마구스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모습을 변하게 할 수 있어도, 꼬맹이라는 건 변함없다고!"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더 하기에는 영 탐탁치 않았다. 그 이상은 자신의 멘탈이나 항마력이 견뎌내지 못할 것 같았다. 한번 그 사실을 자각한 이상, 또 비슷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사양이었다. 그런 목적도 있긴 했으나, 일단 궁극적인 목표는 당신이 옷을 거꾸로 입었다는 사실을 묻어가기 위한 것이었다. 분명 저대로 돌아간다면,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한참 웃어주겠지. 자신이 느낀 부끄러움과 뻘쭘함과 묘함을 그렇게라도 되갚아주겠다는 나쁜 마음을 먹은 채 주양은 마냥 웃었다.
"뭐~ 그래도 꼬맹이답지 않게 교수님한테 도움을 청할 생각까지 어찌저찌 한 모양이네? 아깝다. 교수님이랑 연줄이 닿기 전에 내가 중간에서 싹둑 했어야 하는건데~ 그. 이파리 물고 다닐때 좀 더 방해할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칭찬인듯 하면서도 칭찬이 아닌 뭔가를 내뱉으며 주양은 어깨를 으쓱였다. 역시 자신은 썩 착한 사람이 아니었으니, 칭찬이니 뭐니 하는 훈훈한 이야기보다 이 쪽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레오는 왜 웃는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그 뒤로는 정말로 발끈해버렸다. 정말 어려운 길이었다. 약을 만드는 데만 3년이 걸렸고 그 뒤로는 운좋게 천둥이 치는 날이 겹쳐주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만 연습하는 것이라던가 남들 눈에 띄지 않는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어려웠다. 자는 시간마저 쪼개야 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별로 신경쓰지 않을 수 있던것은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것과 원래 이런 사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꿍,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에 주먹이 떨어졌다. 어째 몸이 좀 커졌다고 더 세게 때린 것 같은 느낌인데. 레오는 어려졌을 때 처럼 맞은 자리를 손으로 마구 문지르면서 '아이씨.. 씁.. 아..씁..' 하고 아픈 것이 가시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생각같아선 이 자리에서 변신해서 어깨를 밀어 넘어트리고 정말 물어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랬다간 돌아가는 길이 머리아파진다. 레오는 휙 하고 고개를 돌려 째려보다가 유리병이란느 말이 나오자 조금 멈칫했다.
" .. 내가 가만히 당하고 있을 것 같아? 야, 개밥. 넌 보고도 느끼는게 없니? 내가 누구야. 나 애니마구스야! 몇 없는 애니마구스라고! 개밥 - 너는 평생 해도 못할걸? 그러니까 네가 키만큰 개밥 소리를 듣는거야 이 개밥아!! "
레오는 금방이라도 변신할 것처럼 자세를 잡았다가 멈칫하고는 작은 주먹을 꼭 말아쥐었다. 그리곤 이거나 먹어 이 개밥아! 하고 말하면서 그 자리에서 점프해 똑같이, 어쩌면 더 세게 꿀밤을 때렸다. 높이 뛰어 내리박는 것이라면 몇 배는 더 아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찌만 미안하다던가 하는 감정은 전혀, 단 일말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레오는 쥐어박은 자기 손이 아프다며 후- 후- 하고 손을 불었으니까.
" 머리가 돌이라 그런가 내손이 더 아프네... 헹! 아쉽게 됐네! 교수님이랑 연줄이 닿기전에 내가 먼저 애니마구스가 됐으니까! 이거나 먹으셔- "
레오는 가운뎃 손가락을 척 하고 들어보이곤 혓바닥을 쭉 내밀어 메-롱 하고 말하며 히죽히죽 웃었다. '혹시 모자란가?' 하고 말하며 이거는 서비스~! 하고 덧붙였고 동시에 반대손의 손가락도 들어 자기 양 볼에 붙이고는 굉장히 익살적으로 혀를 쭉 내밀었다.
>>805 으아앟 초장.. 도망쳐야 해.. 그치만 도망칠수가 없다... (꿈틀대는 숙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할미탈은 최후의 양심이니까! 우리 첼이.. 혼나면서 굳세게 자라야 한다.. 나중에 주점에서 진짜 맥주 사먹으면서 나 학교다닐때 이거 사달라고 했다가 혼난 적 있다 엌ㅋㅋㅋㅋㅋㅋㅋ 하는 썰도 풀어주고..! (급기야)
감 선생님이 달래주긴 했지만 너는 눈물이 쉽게 그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기숙사 복도를 지나는 내내 표정이 좋지 못했다. 테마리 생각이 머리를 떠나가지를 않았다. 내게 있어 테마리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후부키는 차갑고 나무도 얼어붙는 겨울 눈안개가 있지만, 그 눈안개를 지나면 봄결이 있다. 일반 동물과 더불어 각종 신비한 동물과 함께 테마리를 통통 튀기며 동요를 불렀던 추억이 있다. 노래를 부르면 유니콘이 네 옆에 섰고, 테마리를 손 위에서 굴리면 스낼리개스터가 날아와 부리를 딱딱댔다. 그래서 트롤도 같이 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는 그러고도 남을 아주 순박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실행에 옮겼을 뿐이다.
하지만 테마리가 산산조각이 날 줄 누가 알았을까? 그 당시에는 밟혀 부서지고 트롤의 핏자국도 땅에 보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터져버린 테마리는 꼭 밟혀 죽은 시체 같았다. 그런 시체는 본 기억이 없지만 상상이 갔다. 아마 디핀도와 크루시아투스, 섹튬셈프라 주문에 갈기갈기 찢긴 모습이 아닐까? 색실공이 터져서 그런지, 색실반지가 떠올랐다. 두번은 보기 싫다! 만약 보게 된다면 그대로 기절해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때처럼 엉엉 울까? 어느쪽이든 좋은 방법은 아니다. 만약에 엉엉 울게 되면, 이번에는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아직 어린아이인데, 몸은 훌쩍 커서 더이상 지켜줄 어른도 없기 때문이다.
복도에서 기숙사 방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한다. 나는 이번에도 잘못된 이정표를 따라가듯 빙빙 맴돌며 차가운 바람을 잔뜩 맞는다. 덕분에 눈물은 가셨다. 볼이 찬바람에 빨갛게 달아오를 때, 나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 아……."
나는 문을 쾅 닫다 우당탕 넘어졌다. 마음이 조급해 발이 걸렸기 때문이다. 테마리다! 머리를 휙 치켜들고 달음박질을 해서 테마리를 들어올렸다. 내 테마리가 맞다. 솜뭉치에 방울을 넣고 예쁜 색실을 엮어낸 아주 소중한 물건. 죽어버린 패밀리어보다 더 소중하다. 그건 후부키의 추억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테마리를 소중하게 안았다. 후부키의 봄결이 묻은 테마리는 트롤의 냄새가 아니라 매캐한 냄새가 났다. 가슴이 뜨겁다. 열병에 걸린 이마처럼 심장도 따끈따끈하면 딱 이럴 것 같다. 콩콩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고개를 푹 숙였다. 눈앞이 희뿌옇게 변하고 세상이 쑥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심장이 하도 뛰어서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호롱불에 아른거리던 그림자가 바람이 불어 커졌다. 가면이 툭 떨어지고 내 새하얀 눈동자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神様。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이마를 바닥에 대며 몸을 웅크려 한참을 울었다. 소중한 테마리. 내 사랑하는..내 사랑하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바람결에 호롱불의 그림자가 일렁이고 너는 깔깔 웃는다. 너는 하도 변덕적인 사람이라, 이런 상황에서도 갑자기 행복해하는 사람이었다.
"아-!"
소녀의 목소리가 높게 울렸다. 고개를 쭉 빼들어 창문 밖의 환한 달을 보고 방긋 웃었다. 테마리를 한 손에 소중하게 안고 팔을 쭈욱 뻗는다.
"달 예뻐-! 보름달이 다가오네? 보름다알. 몸도 마음도 꽉 차는 날! 달님이 얼굴을 마주하는 나알..테마리신님, 이노리 기쁘게 해주려고 예쁜 달도 보여주는 걸까?"
너는 달을 쥐었다. 닿을 수는 없지만, 덮어가리고 주먹을 쥐면 달도 손안에 쏙 들어온다. 주먹을 꾹 쥐자 핏줄이 돋았다. 눈동자가 점점 작아졌다. 손을 펴자 날카로운 손톱이 쫙 펼쳐졌다.
"우와~ Hoxy... 화났어? 화난거야, 우리 꼬맹이~?! 이제 훨~씬 보기 좋네! 어때. 화 좀 내니까 정신이 번쩍 들지! 너가 지금보다 훨씬 더 작아져서 땅꼬마가 되어있을 때는~ 너무 단조로워서 재미가 없었는데 이제 좀 재밌네!"
간만에 풉키풉키 하며 당신을 한껏 놀려먹었다. 그 와중에 뭘 아냐는 물음에 일절 답하지 않은 것은, 그 관련으로 더 이야기를 꺼내봐야 잘 아는 사람이 훨씬 압도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걸 아니까. 관련 용어라던가 하는 게 나와버리면 자신은 그 순간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어 아무런 반박도, 태클도 걸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그 상황은 최대한 피하려는 주양 나름대로의 꼼수였다. 자신이 몇번 방해하기도 했으니 그 과정이 더더욱 힘들고 고된 시간이엇을 거라는 것도 어느정도 어림짐작하고 있기도 했고.
"싫은데~? 왜 내가 그런걸 해야해! 변신술 달인으로써의 삶은 우리 꼬맹이 혼자 충분히 누리라구~ 나는 다른 쪽으로 더 숙달되어서 보란 듯 네 앞에 나타날테니까!"
어렸을 때보다 더욱 마음 편하게 때릴 수 있었던것은 옳은 이야기였다. 적어도 이제 힘 조절을 안 하면 큰일날지도 모른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으니까. 이래서 어린애들을 대하는 것은 영 불편했다. 뭔가 이래저래, 자신이 신경쓰고 조절해야 할 상황이 많은 것은 사양이었다. 그리고 이번 역시. 자신은 그 어려운 과정을 온전히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다른건 다 재껴두고서라도 이파리를 물고 한달 버티는 것부터 난해했다. 이미 당신에게 엄청난 업보를 쌓아버렸으니, 무슨 수를 써서든 방해할거라는 예감도 들었으니까. 뭔가 기약 없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 정말 뻔뻔하게도 그 말이 진짜가 될 거라는 양 행동하고 있었다.
"어머나. 나 우리 꼬맹이가 이렇게 말이 안 통할줄 몰랐는데~ 넌 뭐가 되었든 꼬맹이야! 꼬맹이를 보면 꼬맹이라고 느끼는게 당연하잖아 이 새밥. 아악!!!"
역시 업보는 어떤 형태로든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이었다. 점프해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꿀밤은 상상 이상으로 아팠다. 골 전체가 울리는 느낌에 주양은 인상을 찌푸린 채 끄으윽.. 하는 신음 비스무리한 소리를 내며 맞은 곳을 살살 매만지고 잇었다. 세게 문질렀다가는 지금보다 더 아플것만 같아,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역시 이래야 평소다운 법.. 이라고는 해도. 지금은 그 생각조차 머릿속에서 웅웅 울려 맞은곳을 더 아프게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참 통증을 버텨내려 이를 악물었던 주양은 당신의 말에 하찮다는 듯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온전히 그런것만 담긴 건 아니고. 더럽게 세게 때리네- 하는 생각도 섞여서, 어딘가 억울해보이는 눈빛이기도 했다.
"하, 그건 내 머리가 돌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네 주먹이 두부라서 그런거야! 알아들어? '네'가 문제야, '내'가 아니라! 약한건 죄라는 말 몰라~? .. 어쭈. 이게 진짜.. 그래. 그렇게 나오시겠다는 거지, 아앙?!"
일부러 단어 하나씩 강조해서 따지고 들던 주양은 다시 이를 꾹 악물며 분하다는 듯 한 걸음 가까워졌다. 사실 자신이 먼저 이 상황을 초래해놓고 분하다 어쩌다 할 것도 없기는 했으나, 당연히 늘 그랬듯이 주양에게 그런 사실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금까지 맞고 때렸던 것보다 훨씬 센 강도의 핵꿀밤을 맞앗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자신을 도발했다는 것. 오직 그 두개 뿐이었다.
"안되겠다. 꼬맹이 너! 여기서라도 나랑 모의전좀 뜰까, 응?! 그까짓 변신술로 허세부리지 말고 진짜 몸으로 맞붙어보자고! 아. 그런 걸로는 이길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그런 걸로 어떻게든 날 이기려 드는거구나. 그치! 그거라면 이 언니가 좋게 좋게 넘어갈수 있는데~ 우리 한번 이실직고해볼까!"
물론, 정말 여기서 한판 뜰 생각은 없었으니 주양은 은근슬쩍 말머리를 돌렸다. 문제는 돌린 말머리가 또 도발으로 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한참 당신을 바라보며, 머릿속으로나마 당신에게 백전백승을 따내는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애써 침착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허락 없이 싸웠다가는 정말 기숙사 점수고 학생대표고 다 잃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
잉주 다시 안녕~! 테마리에 진심인 누리 너무 최고야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패밀리어는.. 그래서 3학년까지는 있었다고 했구나 :0 어떤 연유로 잃게 되었을지도 독백에서 풀릴 듯 하니.. 다음 독백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재미가 있겠어! :) 그리고 변덕적인 분위기도 너무 좋아 울다가 웃으면서 광기 띄우는거 최고야 진짜.. 그래 이게 광기지 이게 찐 광기지! (만족)
>>810 다이빙 레오 꿀밤이라니 너무 귀엽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후 좋아 렝이의 손맛 아주 매웠다고 묘사한 보람이 있는걸~? :D
>>8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쭈주.. 모두를 예토전생시킨 업보로 나 또한 죽지 못할 몸이 되어있기에.. (????) 그치그치 일상은 그런 재미지 역시~! 매구의 추종자였다는 이야기 풀면... 술자리 갑분싸 예상되기도 하고..! 윤이 매구라는 게 더 정확히 풀리면서 윤이랑 첼이 러브러브한 사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면 아 그럴수 있지 ㅋㅋㅋㅋㅋㅋㅋ 할것같기도 하고? :) 흑 근데 쭈첼 사이 좀 걱정이다.. 지금 쭈 탈에 대한 적대심 만땅이라 매구에 대한 적대심도 그만큼 클.. 텐데... (먼산)
>>818 다시 반가워요! 테마리는 소중한 장난감.. 뺏으려 들면 무서운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다음 독백은..비밀이에요! ((메롱을 해요!)) 😝 변덕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찐광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는 앞으로의 나날이 너무 기대가 된답니다...😊
>>820 팝콘! 팝콘이 있으면 콜라가 빠질 수 없지~! (얼음 띄운 콜라한잔 대접)(하면서 몰래 뺏어먹기)() 헉 그렇구나 지금까지 보인 이미지로는 테마리 뺏었다가는 그 즉시 극혐관 찍고 무서워진 누리를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는걸..? (덜덜) 앟 메롱이라니.. 메롱이라니! 안되겠어 메롱하는 잉주는 사탕으로 혼내주겠다~ 새콤달콤함을 맛봐라 얍! (입에 아이셔 사탕 넣어주기)(?) 이런 극과 극 모먼트 내가 완전 아끼니까 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나도 앞으로 어떤 서사가 더 풀리게 될지 벌써 기대 한가득이라구~ :D
>>822 헉 그렇구나 첼이 대인배야 흑흑 백궁의 피지컬담당 아주 존경해.. (???) 사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같아서 만족이야~! 헉 근데 첼한테까지 적대심을 품으면 반응이 달라진다니 아마 적대하게 될 일은 없겠지만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고.. 근데 역시 첼이는 적대할수 없고.. 소중하고... (내적 갈등)()
>>828 일단 쭈가 적대하는 건 탈들이랑 매구일 뿐이지 첼이는 아니니까! 사실 적대하는 사람에 매구님 끼워놓기도 좀 그런게 탈들이 계속 주인님 주인님 이러는 통에 쭈 입장에서는 진절머리가 나서 아아악 주인이고 뭐고 다 죽여버릴거야..! 이러는 중일 뿐이라.. :D 농담이라도 적대하는 척..! 좋아 간다~! 앟 근데 그래도 매구첼 엔딩까지 행복해야 하는데.. 흑흑 그래도 반응 궁금하지만... 내가 캐릭터들 서사만 신경쓰고 모니터 밖 사람들의 마음은 신경 안쓸수 없는데.. 안되겠어 쭈 너 적대심 버리고 매구친화적인 사람이 되어라 (??????)(급기야)
SR[꽃 피는 봄]이노리 : 꽃이 핀 숲속에서 여러 신비한 동물과 함께 있는 이노리여요! "벌써 봄이야. 생명은 어쩜 이리 덧없고 예쁠까.."
Secret[I LOVE YOU]이노리 : 우와..🙄 "아름다운 꽃도 언젠가는 져 버리거늘 우리가 사는 이 세상 누군들 영원하리. 이 나는 덧없는 인생의 깊은 산을 오늘도 넘어가노니 헛된 꿈 꾸지 않으리, 취하지도 않을 터요. 이 후부키 이노리는 그대의 뜻을 거절하리다.."
" 두부주먹에 맞은것 치고는 많이 아파보이시는데요~ 뭐, 한대 더 맞아볼래? 응? 두부주먹 맛 좀 보고싶어? "
정말 자신이 두부주먹일지도 모른다. 예상보다 높은데서 뛰어서 내리꽂았기 때문에 정말 아팠으니까. 그 예로 레오는 몇 번이고 주먹을 후-후- 하고 불어주었다. 레오는 자기 주먹을 척 들어보이면서 한 대 더 맞아보고싶느냐고 굳이 더 위협을 했다. 레오는 속으로 방금 그것은 '다이빙 레오 펀치'라는 것으로 이름 짓자고 생각했다. 조금은 유치하지만 레오는 그런 유치한 것들을 좋아했다. 누구한테 말은 못하지만, 혼자서만이라도 생각하면 흐뭇해지는것들.
" 네 머리가 돌인지 내 주먹이 두부인지는 보면 알겠지! 진짜 한 대 더 맞고싶구나? 한 대론 부족하지? 야, 너 이리와봐. 머리에 다이빙 레오 펀치를... "
자기가 말하고도 헙, 하고 입을 막았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취미이자 성격이었는데. 레오는 금새 얼굴이 붉어져 씨잉... 하고 째려보았다. 불행중 다행인것은 주제를 돌릴만한 것을 주양이 먼저 말해주었다는 것이었다. 모의전. 보통은 기숙사간의 대항전과 같은 방식으로 마법을 이용해 실력을 겨루는 것이었지만 둘 사이의 모의전이라면 조금 다른 양상이었다.
" 모의전? 그래! 좋아! 해! 한판떠! 진짜 개밥을 만들어줄테니까. 야! 니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나도 어디가서 밀리진 않거든? 키만 멀대같이 커가지고 말이야. 내가 진짜 너 개밥을 만들어줄테니까, 지금 당장 이리와!! "
창피한 만큼 목소리가 커졌다. 레오는 얼굴이 잔뜩 빨개져 악을 지르고 지팡이를 꺼냈다. 시작은 항상 이런식으로 서로간에 도발이 오가고 몇 번 마법을 주고받다 보면 어느샌가 몸싸움으로 양상이 변한다. 레오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본 게임이 시작하기 전 마법으로 겨루는 것은 이후에 있을 싸움을 위한 예열정도에 불과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829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심정 뭔지 알거같아 나는 모르는데 자꾸 주변에서 드립치고 떠들어대서 짜증나는 그거 ㅋㅋㅋㅋㅋㅋ 적대하는 척 하기 전에 일단 첼이가 매구 애인이란 것부터 알아야할거 같긴한데~~ 언젠가...알게 되려나...? 머 흐름에 맡겨두면 되지 않을까~~ ㅋㅋㅋ 난 각오(?)하고 있으니 걱정말라구! (찡긋)
두부주먹이니 뭐니 호언장담하긴 했으나 한대 더 맞겠냐는 이야기와 위협하듯 주먹을 들어 보이는 모습에는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게 되고 말았다. 그 정도 위력이라면 역시 두부주먹은 아니고, 주양의 머리통이 돌을 넘어서 금강석정도의 단단함을 가진 돌대가리일 가능성이 굉장히 컸다. 정작 주양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르는 듯 하지만. 이윽고 들려오는 괴상천외한 기술 명칭에 주양은 결국 다시 경박스럽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옷을 거꾸로 입은 것부터 시작해서 주양의 입장에서는 꽤 어린애스러운 기술 명칭을 말하는 것까지. 은근 이런 면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호전성 뒤에 숨어있는 그 허당끼가 서로 상반되는 느낌을 주어 꽤 마음에 드는 기분이었다. 까지 생각하고, 주양은 정신 차리려는 듯 괜히 고개를 슬쩍 저었다. 아니. 숙적을 마음에 들어하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뭐야~ 왜 그렇게 바라보는거야! 너가 먼저 그런 유치한 이름 붙였으면서~ 그 책임을 나한테 돌리려는거야, 응? 그래도~ 우리 꼬맹이. 조금 의외다?"
뭐. 결국 생각과 말은 전혀 딴판으로 나와버린 듯 싶지만. 크게 개의치는 않는 모습으로 자신은 무죄라는 것을 말하듯 뻔뻔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여보이는 폼이 퍽 얄미웠을지도 모를 것이다. 막상 저런 기상천외하면서도 그럴싸한. 그러면서도 한 켠으로는 뭔가 귀여운 느낌의 이름을 가진 기술이 실제로 머리에 직격하면 상상 이상으로 아프다는 것은 일단 뒷전으로 미뤄두기로 하고. 이윽고 주양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 아. 이제 슬슬 업보를 청산할 시간이구나. 그런 기분이었다.
"하! 내가 개밥이 될지 너가 새밥이 될지는 한번 붙어봐야 아는 일이지~ 내친김에 내기도 한판 뜰까?! 내가 이긴다는 데 청을 걸겠어! 너 쯤이야~ 내가 마법기술 하나만 읊어도 순식간에 이겨버릴거라고?!"
당신의 도발에 호응하며 주양 역시 지팡이를 꺼냈다. 자신의 말을 잘 들어먹지 않는 그런 못된 지팡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만큼은 제 뜻에 응해줄것이라 믿었다. 탈이 아니라 모의전이고, 이 모의전은 숙적과의 싸움이니까. 사감 선생님에게는.. 나중에 잘 해명하거나 아니면 알아차리시기 전까진 비밀으로 하기로 한 채, 주양은 지팡이를 꼭 쥐었다.
"어머나. 그게 마법이야~? 선빵 치고는 물러! 프로테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마법을 방어 주문으로 막아내면서 주양은 씩 웃었다. 그러고 보니. 탈들과 붙을 땐 방어주문을 쓸 일이 거의 없기는 했다. 물론, 프로테고 이상의. 그리고 프로테고 막시마보다도 한 단계 높은 마법이라면... 써볼 생각은 있었지만 쓰지 않았으니. 애초에 이 생각은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는 직계와 연관된 생각이니 뒷전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처음부터 확 끝내버리는것도 좋겠지만 역시 그건 너무 시시하겠지~? 난 진심으로 갈거니까 각오해! 아비스!"
사실 탈들과 싸울 땐 화염 마법이나 폭파 마법 위주로 구사하는 주양이었으나 일전, 크루시오에 직격당한 적이 있는 제 숙적에게 화염 마법으로 또 비슷한 기분을 자아내게 하긴 싫었다. 자신에게 브레이크를 걸고서. 엑스펄소 대신 새 떼를 소환하는 주문을 읊었다.
"약한건 죄야. 어디, 이 버드 미사일도 막아보시지! 옵푸그노!"
전선 앞에서 능수능란하게 지휘하듯, 지팡이를 당신 방향으로 홱 휘둘러 소환해낸 새떼를 날려보냈다.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우리 다갓 이럴때만큼은 다갓이라고 부르고 싶어.. 아주 존경해..! :D 흑흑 어제 유리병 찾을때도 바로 1 주지말고 2 주지.. (눈물)()
캡틴 푹 자고 내일 봐! 에어컨 켜고 자는거면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고.. 잘자~! :D
>>830 후후 이제 우리 보배로운 잉이(?) 가챠에 반응해보실까~! 빛 속에서 한복자락 날리면서 춤추는 노리 너무 이쁠것같아 이쪽의 숙녀분이 보냈습니다 레이디 이거 한잔 하시죠.. ^^ (와인잔 대령)(???) 숲 속에서 이런저런 동물들이랑 같이 있는것도 너무 훈훈하고.. 시크릿...! :0 대사 일부러 반대되게 표현한걸까 아니면 거절하는 의미인걸까 궁금해지는걸! 노을 이렇게 쫙 받으면서 시계탑 보는 노리도 완전 분위기 끝내주고.. 직접 만든 손가락인형 끼고 있는 노리가 훨씬 더 귀여워 ㅎㅎ... (엄마미소 지으며 망한 플러팅 하기)() 아앟 그리고 공중그네 위에서 떨어지면 안된다 안돼..! 우울한 노리 조금 슬프고 토닥토닥 해주고 싶은 느낌일것 같은데 침대 위에서 방방 뛰는 노리 이미지가 슬픔 날렸다 야호~~! () 지렁이한테 반갑게 인사하는것도 사탕 양 볼 가득 넣고 있는것도 너무 귀여워 나한테도 사탕 한입만 주지 않을래...? :D (한입충 등장)
>>8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약간 그런 느낌인거지~! 아아악 대체 주인이 누구길래! MA보다 대단하냐?! 하고 속으로 한가득 외치고 있을것같은 느낌이야 :).. 앟 그러네 아마 언젠가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벤트때 이케이케 붙어있던거 보고 쭈가 궁예질 잘 하면 알게 될것같은 느낌이 드는걸~! (그러니 쭈의 궁예는 늙고 노쇠한 궁예였고)() 으음 좋아 그럼 농담으로만 던지는걸로 하고 진심으로 죽일듯 구는 건 역시 탈들한테만 하면 적당할것같아 윤첼 서사에 막 끼어들어 물 흐리는 미꾸라지가 되고 싶지는 않아야..! :P
경주도 다시 안녕~!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로트코인 풀매수한 보람이 있네 이렇게 떡상하네 이게~~ 택영이 트로트실력 기대하고 있을게~! ()
>>844 앟 들켰나.. 콜라 서빙하면서 뺏어먹기 작전 실패다! 으아아앗 나는 칠성사이다! 칠성사이다 하나면 족해! 그치만 잉주가 챙겨준 탄산이니까.. 오늘은 폭탄주를 들이켜볼까 한다구 히히 (한데 다 섞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이오이.. 내 궁예는 피할 수 없다구..? (확신을 가지며)(?) 앗 아이셔 사탕이라도 잘 먹어주는 잉주에게 감동받았어 좋아 사탕보다 더 달달한 내 쓰다듬을 받아라~~! (쑤다다다다다다다다담)(오늘도 볼냠)()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몇번 깜빡여졌지만 언제나와 같은 호기심으로 빛나던 것이 암암리에 가라앉아 담담하고 메마르고 건조할 뿐이었다. 어긋나있는 편이 재미있게 느껴졌다는 주양의 말에, 단태는 그게 재미있었나? 하고 담담히 중얼거리며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주양이 한 말에 대한 대답을 고를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정확할 것이었다.
"굳이 진실을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가? 한번 잘못되면 다시 바로잡는 것도 귀찮단 말이야. 자기야."
굳이 낯간지러운 호칭을 덧붙히는 목소리에 답하는 단태의 목소리 또한 언제 그랬냐는 양, 느물느물거리는 목소리로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대꾸했다. 눈빛은 건조했지만 히죽이며 낄낄거리는 얼굴은 평소와 똑같았다. 굳이 숨기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꽤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던 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다. 이런 상황만 아니었다면 아마 졸업 때까지 들키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학원 내에서 소란을 떨기 싫다는 생각이 흐려지지만 않았더라면. 자신의 손목을 잡아채는 주양의 손을 단태는 뿌리치지 않고 손에 뺨을 부비는 행동에 되려 아무렇지도 않게 뺨을 감쌌을 것이다. 거리가 빠르게 좁혀졌다.
"사람은 자신과 다르면 굉장히 무서워하고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거든. 탈에게 물어본 이유는 그가 어떤 기분인지 너에게 물어봤기 때문이야. 그것 외에는 없어. 나한테는 이게 자연스럽고- 소위 내 기준으로는 '정상적'이니까."
우리네 가문은 자신을 비정상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교육했다. 학원생활, 즉 사회생활을 하는데 문제시되지 않도록 교육했고 열심히 만들어낸 그럴싸한 옷을 입혔다. 불편하고 거북하더라도 그 옷을 입고 있어야만 그들이 시끄럽지 않을 걸 알아서 단태는 그럴듯한 겉모습을 보이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감싸고 있던 손을 떼어내자, 자신의 손목을 잡고 있던 주양의 손에서 힘이 풀렸다. 아픈 기색도 없이 단태가 잡혔던 손목을 가볍게 한바퀴 돌린 뒤 주양을 말끄러미 응시했다. "그게 다야. 나는 누구한테 이걸 설명해본 적이 없어." 손은 떼어냈지만 빠르게 좁혀진 거리를 물릴 생각은 없어보였다.
>>845 그새 첼이 구몬이 올라왔구나~! 뭔가 오랜만에 구몬료 납부하시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앞으로 자주자주 납부해주시면 쭈주가 기쁠 겁니다 ^^ (???) 빈말로라도 믿는다고 안 하는 첼이 최고야 괜히 믿음을 가졌다가 상처받게 될까봐 그러는걸까 아니면 자신이 그렇게 남들에게 쉽게 믿음을 안 주는 쪽일까! :) 이미 풀었던 설정이라면 이 질문은 쿨하게 넘겨줘 내 기억력이 뒷받침되지 못할수도 있으니..! 앗 그리고 우리 첼 초기설정도 좋아 청궁 아니면 주궁에 올 예정이었구나! :D 안되겠어 안 넘어온다는 건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더 격하게 영입시도를 해야만 해.. (?????)(곧 호감도 깎일 쭈주의 모습입니다)
배주머니를 털린 니플러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못 이겨 몰래 동전을 채워준 게 몇 시간 전의 일.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지만 그 탓에 용돈에 때아닌 적자가 생겨버렸다.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는 발품을 팔아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하기로 했다. 가장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르륵 떠있는 게시판 목록에서 그렇게 하나를 추려내어 지금의 상황이다.
화분에 곱게 심긴 맨드레이크는 잠잠하다. 뿌리째로 뽑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긴 했다. 택영은 그 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좀스럽게 그것을 노려보고 있었다. 잘못 없는 식물을 째려보기보다는 저 혼자 무엇을 고민하는지 심각한 얼굴이었다. 평상시엔 다른 사람이 들을까 쑥스러워서 흥얼거리는 것 외에는 노래 부르는 일이 거의 없는 그가 어쩐 일로 노래를 부르나 했더니, 용기를 냈다 한들 바라는대로 순탄치만은 않게 돌아가는 것이 세상 일인 법이다. 첫 소절을 떼는 데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혹시나 하여 러빗 교수에게도 잠시 자리를 피해달라 부탁하고, 주변에 지나는 사람이 없는지 살피고, 그나마 관객이 맨드레이크 뿐이라는 사실에 힘을 입은 덕에 이 상태였다. 막상 시도해보면 별것 아니라는 사실은 그도 알고 있지만 피하고픈 일을 시작하는 데는 언제나 힘이 드는 걸 어쩌겠나. 마음 같아선 도움이고 뭐고 모르는 척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교수님이 난처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자신이 행한 일에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게 올바른 사회인의 태도니까…… 그만 좀 쫄고. 그는 가슴에 손을 올려 심호흡을 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마음의 준비까지 마칠 수 있었다.
큼큼, 목을 가다듬는 동안에도 택영은 조마조마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아무도 없는 거 맞겠지? 맨드레이크의 앞에 바짝 앉아 거의 속삭이듯한 폼으로 입을 연다.
―동녘 저편에 먼통이 트면 철새처럼 떠나리라 세상 어딘가 마음 줄 곳을 집시 되어 찾으리라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간신히 1절은 끝냈다. 그는 잔부끄럼을 이기고자 손 안에 얼굴을 파묻고 박박 문질렀다.
>>848 믿음을 말하지 않는다..기보다 믿음 자체가 없다? 는게 맞말이긴해~~ 믿음이 없으니 기대도 없고 기대가 없으니 실망도 없지. 그래서 주변인이 통수를 쳐도 그런가보다 해. 윤이가 그러면 생각하는 궤도 자체가 다르니까 반응이 다르겠지만? ㅋㅋㅋㅋ천방지축...짤땐 좋았지 근데 그랬다간 내가 못 버틸거 같더라고...그래서 과감하게 엎어버리고 다시 썼지! 그날밤 먹어썬 야식은 정말 잊지 못할거야... 마지막은~~ 음~~ 아니 이거 빨리 써야 하는데 요즘 왤케 바쁠까 ㅎㅎㅎ...밥 먹을 시간도 없네 이거~~ㅎㅎㅎ~~
>>851 그렇게 쭈의 호감도는 마이너스를 넘어 내핵까지 도달하게 되는데(?) ㅋㅋ 믿음 부분은 곧 독백으로 풀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니 넘 기다리진 말라구~~ 참고로 믿지 않는다는 거 말곤 푼 적이 없으니 안심하고~~
이노리의 오늘 풀 해시는 자고있는_자캐에게_새끼고양이를_잔뜩_올려준다면_반응은 : 너는 잠에서 깬다. 부스스 눈을 뜨니 어린 고양이가 몸 위에 잔뜩 있다. 조랭이떡을 얹어둔 것처럼 오밀조밀 따뜻한 곳을 찾아 파고든 고양이를 본 네가 그대로 천장을 향해 고개를 올렸다. 너는 이럴때 어떻게 반응하는 사람일까. 아마 늘 그랬듯이 넌 해맑을 것이다.
피하지못하면 막는다- 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의전에서건, 실제로 벌어지는 싸움에서건. 하지만 레오가 화를 내는 이유는 기습적으로 날린 공격이 보기 좋게 막혔다는 것이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탓이었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평생의 숙적과의 싸움이니 이런것 하나하나마저 신경쓰이고 뭐든 상대방 탓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여태 살아온 방식과 그녀와 친하게 지내던 방식도 이런 식이었으니까.
" 헹, 진심으로 안하면 질텐데? 네 전력을 다해야 나랑 비벼볼 정도.. 우와악! 프로테고! "
어쩌면 방심한건 오히려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레오는 급박한 목소리로 방어 마법을 펼치곤 몸을 뒤로 돌려 피해를 최소화했다. 일단은 어찌저찌 막은것도 같은데 이렇게 하면 상대가 했던 방식과 똑같아진다. 하지만 레오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네가 하면 나쁘고 내가 하면 좋은거야- 라는 방식의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숙적이자 운명의 라이벌에게만 적용되는 방식이었다.
" 그만 까불지그래? 네뷸러스! " *안개를 생성하는 주문
지팡이 끝에서 안개가 피어나왔다. 레오는 자신이 완전히 가려질때까지 안개를 뿜고 또 뿜었다. 어차피 둘 사이의 모의전에 반칙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고 단 하나의 규칙이라면 상대방을 먼저 쓰러트릴것, 이었다. 눈 앞에서 이리저리 정신사납게 돌아다니며 안개를 뿜어내던 레오는 어느 순간, 시야가 전부 안개로 가득찼을때 불쑥 튀어나왔다.
"아니야? 재미 없었어? 이렇게 말해주니까~ 난 되려 더 재미있는걸? 나 혼자만 재미있다고 느끼면서 즐겼던, 덧 없는 역극이라... 아하핫, 바보같아라~"
허나 그런 자신의 모습도. 그것을 재미로써 즐기지 않았던 다신의 모습마저도. 지금은 더더욱 극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었다. 환희가 느껴진다. 더 이상, 이 환희를 감추지 않아도 된다는 이 기분이 주양의 감정을 한껏 고조시켰다. 역시 이래서 서로는 서로를 이해할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 역시도, 서로가 상반된 반응을 내비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거 알아? 가끔은. 잘못된 걸 고치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 그걸 고치는 것보다~ 되려 더 망가트리고 방치하는 게 더 쉬운 선택지니까. 여보. 너는, 굳이 더 힘든 선택지를 택하고 싶어?"
일전 그것과의 대화 중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인용하며 주양은 웃었다. 어긋남은 절정을 넘어 대단원을 찍었으며, 점차 커지고 있었다. 이렇게. 굳이 고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 역시, 아직 주양 자신은 당신에 대해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자신 역시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말을 물릴 생각은 없었다. 이미 입 밖으로 나와 목소리의 형태를 띄어버린 말은. 엎질러진 물컵의 물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었고 억지로 담는다 한들 순수하지 못한 채 불순물을 잔뜩 품고 맴돌 뿐이니.
"그리고~ 진실에 가까워지고 싶은 건. 내 어쩔수 없는 천성이라서 말이야~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이해해주길 바랄게?"
당신의 손이 아무렇지도 않게 제 뺨을 감싸고. 뺨 너머로 전해지는 차디찬 체온을 느끼며, 주양은 뒤틀린 미소를 지었다. 이기적인 말을 속삭이며, 진실되지 않은 이해를 갈망한다. 역시. 그 상황은. 감정의 골이 깊어진 지금마저도 그냥 손쉽게 놓아버리기는 힘든 것이겠지. 어쩌면 그저 분위기에 휩쓸렸을 뿐일지도 모른다. 잠깐의 변덕이었을지도 모른다. 허나. 더더욱 확실해진 것. 서로가 서로의 이해자가 아니라는 것 만큼은.. 제대로 느끼고 있었으나.
"으응. 오직 그것 뿐이었구나~ 시시해라. 그러면~ 나도 꽤 무섭고 이상하게 느껴지겠네? 정상적인 너와는 한참 다른 사람이니까, 나는. 아까 한 말처럼~ 너가 재미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 그 역극을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정상적.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양은 미소를 짙게 머금었다. 자신과 그 단어가 어울리지 않게 되어버린 것이 벌써 몇년 전 일이었더라. 그 어느 가문원도, 어린 생명의 죽음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네들이 살 길만을 갈망하다 뒤늦게 자신을 신경쓰게 되었을 때. 자신은 이미 뒤틀려 있었다. 이미 그 때부터. 자신은 어딘가 심히 어긋난 부류의 사람이었으며, 그 뒤틀림을 바로잡기란 이미 글렀던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시시하다고까지 비판하며 당신의 정상적인 입장을 반박한 자신을 앞으로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지가 또 다른 재밋거리로써 다가왔다. 적대? 혐오? 경멸? 상상만 해도 짜릿하고 아찔한 두 글자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샘솟아 오르며 자신을 더더욱 취한 듯한 분위기로 만들기 시작했다. 황홀하면서, 붕 뜬듯한. 익숙해질래야 익숙해질수 없는 그 황홀경을 느끼며. 주양은 한껏 웃었다.
"난 말이야? 우리 여보야가~ 지금처럼. 그리고 그때처럼 구는 게 진짜라고 생각해. 설령 그 모습이 거짓이라고 하더라도... 이 모습이. 진짜였으면 좋겠는걸..?"
감정은 고조되어 또 다른 형상으로 드러나게 되었고.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그 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한가득 묻어나게 되었다. 매번 이렇게 짜릿하고 아찔한. 정말 제대로 된 느낌의 감정 기복을 느낄수 있게 해 주는 모습이 거짓이라고 믿기에는, 주양은 꽤나 제멋대로인 사람이었기에.
>>884 전형적인 고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납득하다가 얘 아직 고1이라는 거 깨달음)(이럼안됨22222) 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엄청 간단한 내용으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너무 기대는 말구!!!! 나도 카세트 돌리면서 이노리 설정 기대하고 있을게... 탁 륵르드,,,, 탁 륵르드......
"어머나~ 내가 피하긴 왜 피해? 이런 마법같지도 않은 건 굳이 몸 움직여서 피할 가치도 없거든, 이 새밥아!"
물론 언제나와 같은 도발이었다. 피하면 피하는대로 당신은 왜 피하냐고 했을 것이고, 그러면 주양은 막긴 왜 막냐면서 지금 한 답을 조금 비틀어서 내놓았을 것이다. 그게 일상이고, 평소대로의 모습이었으니까. 예전부터 지금까지 흔들림 없이 이어온 그런 모습. 이윽고 자신의 마법 역시 막히자 주양은 역으로 꽤 분하다는 듯 이를 아득바득 가는 것이다. 자신도 마법으로 막았으면서, 자신이 한 행동은 고려하지 않은 채.
"하. 되도 않는 소리를 하고 있구나, 꼬맹아! 그래놓고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마법 쓴 건 나랑 같. 지는 않고! 나는 여유롭게 막았지만 너는 막는것도 힘들어보이는데? 이거 이미 승부가 났을지도 모르겠는걸~!"
전혀 아니었다. 자신이 프로테고를 쓰며 입을 턴 것도 어디까지나 도발이었을 뿐이지, 만약 거기서 조금만 더 어버버했다면 입털기고 방어 마법이고 뭐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스투페파이에 얻어맞은 채 보기 좋게 정신을 잃었을 것이다. 이래서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다음 주문을 막고, 진심으로 반격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조금 치사한 방법이자, 어쩌면 또 그때와 같은 작열통을 안겨줄지도 모를 방법이었지만. 승부를 위해서라면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인센디오를 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까부는 건 내가 아니라 너거든! 비겁하게 시야를 가릴 생각이나 하고! 빨랑 안 나와?! 나한테 정정당당이니 뭐니 말하던 그 꼬맹이는 어디 가버렸냐, 응?!!"
자신이 남에게 비겁이니 뭐니 쓸만큼 정정당당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그런 단어를 쓰는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었다. 일단 자신이 불리해지면 그 순간만큼은 상대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반칙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그와 반대로 어떤 행동을 하든 그것은 유효한 수였다. 지금까지의 모의전은 늘 그랬고, 지금 역시 그 사실은 변함없다. 마치 무법도시에서의 싸움마냥, 일단 자신에게 이득이 되기만 한다면 그 것은 합법으로 간주되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주양은 아비스를 써서 한 턴을 양보한 것에 대해 꽤나 큰 후회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기습 공격이 자신에게 보기 좋게 명중했고, 그로 인해 던져져서 땅바닥에 그대로 나동그라졌으니까. 망했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으나 또 한 켠으로는 안개가 다 걷히지 않은 지금이 찬스라는 생각이었다. 일단 원래 있던 위치를 벗어나기만 한다면, 그렇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마련이었으니. 주양은 씩 웃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 이 곳에서. 마법을 날리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대놓고 알려주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일테니. 그렇다면 이제는.. 마음대로 룰을 바꿀 시간이다.
"보자..~ 내가 아까 서있던 쪽이, 그 쪽이었나~?!"
문제는 자신이 날아온 방향이 어느 쪽인지 이 안개속에서 감을 잡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 대강 땅바닥에 있는 쓸린 자국으로 방향의 감을 잡고. 아마 아직 그 자리에 서있을지도 모를 당신을 노릴 목적으로 냅다 그 뱡향으로 발차기를 내지르는 것이다. 둘의 모의전에서 주양이 늘 그랬듯, 마법에서 불리한 상황이 온다면 그때부턴 지팡이는 안중에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허공을 가르며 날린 킥이. 과연 명중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882 아니 물건배치 바뀌었을때 반응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드렁한 꼉이 너무 좋은데 그러다가 빈집털이가 털어가도 모르게 될거라구..! 앗 그리고 나머지 두 구몬은 비설 보낸 다음에 공개되는건가 나 그때까지 얌전히 존버 또 존버하고 있겠다..! :) 참 그리고 아까 트로트실력도 잘 봤어.. 100점 만점에 99점이라니 역시 다갓이 뭘좀 아는군 후후.. (만족)()
" 비겁같은 소리하네! 언제는 그런거 따졌나? 양심이 있으면 네가 그런말 하면 안되는거 아냐? "
보기좋게 날아가는 모습을 본 레오는 꺄하하하! 하고 조금은 경박하게 웃었다. 그도 그럴것이 서로의 공격이 막혀서 노카운트인 상황에 자신이 건 마법이 보기좋게 명중했으니까. 잔뜩 기분이 업된 레오는 다음 공격은 뭘로 보여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다시 안개속으로 들어갔다. 애니마구스로 변해서 뒤에서 덮쳐버릴까 아니면 스투페파이를 날려서 기절시켜버릴까. 그것도 아니라면 라카르넘 인플라마레로 옷에 불을 붙여버릴까. 그런 즐거운 생각을 하며 레오는 안개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 커헉.. "
완전히 승기가 자신에게 잡혔다고 생각했을때 복부에 가해지는 발차기의 진한 충격에 레오는 뒤로 주춤하다가 쿵 하고 넘어졌다. 콜록콜록, 하고 마른 기침을 두 어번 정도한 레오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모의전은 항상 이런식이다. 비단 주양과의 모의전 뿐만 아니라 레오는 모든 모의전을 이런식으로 치루었다. 마법을 몇 번 주고받다가 화가나면 그대로 달려들어버리기. 항상 달려드는 쪽은 레오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달랐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때에 굉장히 당황한다. 그리고 겁을 먹기도 하고 더 효율적으로 지팡이를 사용해 공격할 방법을 찾거나, 진정하라고 말한다거나 하는 방식을 취했다. 보통 사람들은, 그러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몸으로 부딪히려는 상대에게 지팡이를 이용한 마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훨씬 이상적이다. 그렇지만.
" 야, 쳤냐? 지금 쳤어? 이런 씨, 쳤어? 야! 너 이리나와. 아주 그냥 쳐죽여버릴테니까!! "
항상 있던 그런 전개.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전개가 좋았다. 몸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시원하게 부딪히는 것이 좋았으니까. 레오는 발차기가 날아온 방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이리저리 쏘다니면서 안개가 걷히는 방향을 따라서 걸으면서 자신의 모습은 가리고 안개가 걷히는 부분의 시야를 확보하다가 서 있는 주양의 모습을 발견하곤 두 번 생각따윈 하지않고 몸을 날렸다. 프로레슬링에서는, 스피어라고 하던가.
(정갈해 보이지만 꽤 심하게 휘갈겨쓴. 주양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글씨체로 유언장. 이라는 세 글자가 적혀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백지.) ㅎㅎ ㅋㅋ ㅈㅅ;;; 진단님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길래 맨날 볼때마다 이런 난해한것만 주는 지 모르겠네.. 쭈는 유언장같은 거 안 쓰고 홀가분하게 세상 뜨지 않을까 싶다..!
자캐에게_언제나_뿌듯한_일
청을 내기에 거는 일이라던가.. 남들이랑 내기 하고 이겨서 한껏 인성질하는 그런 일 아닐까..? :D
1. 잉이는 장어덮밥과 닭죽을 좋아해요. 손님이 오면 먹는 보앙식이었거든요. 잉이네 집에선 꽤 귀한 음식이었어요. 선호하는 건 장어덮밥은 생와사비를 듬뿍 얹는 것, 닭죽은 녹두를 넣지 않고 부추를 넣어 끓여 먹는 것을 좋아해요.😋
2. 잉이는 끌어안을 것이 없으면 못 자요. 최근엔 테마리를 끌어안고 자곤 한답니다. 테마리를 고쳐준 존재를 테마리신님..이라 생각해요.😳
3. 매일 물병을 가지고 다니면서 마시긴 하는데, 그게 뭔지는 아무도 몰라요. 다행히 잉이는 친절해서 설명해달라 하면 "작은 엄마가 주신 건강 주스. 맛없어."라고 말해요. 당근이랑..샐러리랑..오소리 가죽이랑..피징위즈비의 침이랑..일단 되는 건 다 갈아넣은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뺏어마시려 하면 화내요. 머글로 치면 엄마가 갈아준 홍삼+ABC 주스를 마시는 수험생 느낌이 아닐까요..? 나 이거 귀한거란 말이야! 근데 맛은 없어...그래도 남 주기 아까워.. 같은 느낌이요.🙄
4. 잉이는 벨을 만난 적이 있어요. 아주 작은 이스터에그에요. 이노리가 있게 된 이상, 벨은 학교에 가지 않길 선택했다는 루트가 자연스럽게 생겼거든요. 벨은 잉을 만나고나서 '■—?'라고 생각했어요. 서로 연락은 안 해요. 학생이 장의사한테 연락하는 순간을 만들면 안 되니까요.⚰
5. 후부키雪吹는 한자를 반대로 해도 후부키吹雪여요. 다만 후자의 후부키는 눈보라, 즉 자연재해를 뜻한답니다.😊
보양식이요..보앙보앙...((꾸물꾸물 기어요..)) 교수님..!! 쭈랑 렝이랑 싸워요..!!!😳😳😳😳 그리고 주양이의..유언장...((울어요..)) 이건 적폐 해석이지만 주양이는 일부러 백지로 둘 것 같아요. 너희가 알아내는 것을 내기로 삼고 내 유언의 내용을 걸겠다! 이렇게요..(?)
tmi 풀면서 이리꾸벅..저리꾸벅 졸았네요...옹알옹알..😴 다들 어제 하루도 고생하셨어요. 오늘 하루도 힘내자구요.😊 좋은 꿈 꾸시고 더위에 지치지 않는 하루 되셔요..!
>>898 벨을 짤 때는 가문 규칙과 시험 내용까지 다 떠올렸지만 막상 잉이를 짤 때는 조금씩 덜었답니다.😊 얘네는 복잡한 가칙 말고 지리...와...내부 사정..과..방계..와.....부계..가문과...그 안의 권력구도와..근데 그걸 다 보내드리기 좀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뽑아서 비설로 보냈어요...((흐려져요)) 벨이는..폐쇄x폐쇄다 보니 연관이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나머지는 비밀!
항상 있던 전개였으나, 이번에는 꽤나 이르게 시작되었다. 제 발에 뭔가 채이는 느낌이 났을 때. 주양은 당신이 그저 돌아다니다 얻어걸린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옳은 방향으로 킥을 찬 것이라고 생각하며 역시 감이 안 죽었다며 통쾌해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머나~ 뭔가 채이는 것 같았는데 꼬맹이었어? 성장판은 안 맞았지~? 거기서 키가 멈춰버리면. 세상에서 제일 안타까운 사람이 될 것 같아서 걱정이야~"
후련하게 걷어차고 나니 제 속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다. 역시 마법만으로 했다간 자신이 보기 좋게 져버릴것만 같아서, 어거지로 룰을 바꾸어버린 보람이 있는 타격감이다. 지금 바로 냅다 달려들기에는 아직 눈 앞의 안개가 걷히지 않아 반격을 허용할지도 모를 일이기도 하고 행여나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쉽게 뒤를 내어줄지도 모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안개가 완전히 걷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주양 자신의 판단 미스였다. 방심은 큰 화를 불러 일으키는 법이고, 그것은 지금 이렇게 또 다른 결과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었으니까. 제 복부에 확 와닿는 기습적인 충격에 주양은 정신을 차릴 새가 없었다.
"꺄악...! 이 빌어먹... 크흑..!"
안개 속에서 마치 번개마냥 튀어나와서는 제 몸을 들이박는 당신의 행동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기에, 순간 중심이 크게 흔들렸다. 이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만다면 그때부터 승기는 누가 잡게 될지 안 봐도 뻔한 것이었다. 가까스로 다리에 힘을 주려고는 했으나, 이미 비틀려버린 무게중심이 다시 제자리를 잡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법이다. 설상가상으로, 저에게 확 들이받은것의 충격까지 더해져 제대로 다리에 힘을 주고 서 있기가 힘들었다. 목구멍 너머로 폐 속에 남아있던 숨이 강제적으로 쳐올려지는 느낌을 받고. 그냥 이대로 힘없이 무너지며 당신에게 승리를 쥐업줄 바에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꼬맹이 너.. 감히...! 아까 전까지는 그냥 봐줬지만 지금은 절대 그냥 못 넘어가. 아니. 안 넘어가!"
그동안 모의전을 붙지 못한 것.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한가득 쌓여버린 채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업보가 아직 한가득이었고, 그것들은 아직 전부 풀어내지 못한 상태였다. 헌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해버리기만 한다면, 이래저래 영 찜찜할 것이다. 물론 주양 자신이, 아주. 그렇게 애써 잡으려던 균형을 끝내 잃고 넘어지기 전. 주양은 당신의 다리를 걸고 몸을 홱 돌려버렸다. 먹힐지 안 먹힐지는 모를 일이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땅바닥에 먼저 등을 붙이고 드러눕는 쪽이 자신이 아닌 당신이 된다면. 그땐 자신에게 승기가 있다고 판단하며, 지금 이 전세를 역전시켜보려 애를 쓰는 것이다.
"자.. 순순히 걸리라고, 꼬맹아..! 여기서 제대로 묵사발을 내버린 다음. 말 그대로 새밥으로 만들어 버릴테니까..!"
물론 자신은 이런 쪽으로는 야매 스트리트 파이터에 가까웠기에. 제대로 된 기술이 아니라서 과연 먹혀들 지는 의문이었다.
잉주 푹 자고 내일 봐~ 잘자! :D 잉이 티미 5가지 잘 봤어 흑흑 내 손이 조금 더 빨랐다면 얼른얼른 반응 주고 그랬을텐데..! 헙 그리고 그것도 일리가 있다! 적폐해석이지만 오너가 인정하면 공식이랬으니까 잉주 의견을 채택~! 그리고 렝주 의견도 채택~! ()
>>897 어허 씁 교수님 부르면.. 알지..?! (희번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거는 잘만 써내면 하나의 공식 티엠아이가 될 수 있을것같아서 힘내봤지~! 첼주 의견도 공식채택이다 :D!! 남겨도 볼 사람따윈 없는 유언장이니까 허튼짓은 말자고 생각할것 같다! 마지막 순간까지 추가해보자면.. 아마 마지막까지 악인이 되기로 한 사람이니 MA님에게 산제물 30명 바치고 날 환생따윈 없는 죽음의 굴레에 쳐박아줘. 하고 해탈하게 웃지 않을까.. ()
사실 유언장. 하고만 쓰고 만거는 진단이 자캐가 유언장을 쓴다면이라서.. 말 그대로 유언장이라는 단어에만 힘을 주긴 했지만 ㅎㅎ.... (무성의) 쭈의 설정.. 여러분들과 함께 만듭니다! (공익광고 풍)(?)
>>900 아니 유언장 내용이 아유 하기싫어인거 너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퍼야 하는 게 정석이지만 렝이 모습이 너무 잘 묻어나있어서 결국 뿜고 말았다..! ()
>>906 (흠칫)(볼 가림)(???) ㅋㅋㅋㅋㅋㅋ 의견 채택되는거 보니까 왠지... 주관식 시험문제 해답 같다 ㅋㅋㅋㅋㅋ 위 작품 속 화자의 유언이 백지인 이유에 대해 서술하시오 (5점) 이런 느낌 ㅋㅋㅋㅋㅋ 아앗 쭈 그런 마지막은 안되야....!!! 8ㅁ8 마님에게 부탁하면 돌이킬 수 없어진다구! 안 돼...! 우리 쭈 두고두고 환생하는거 내가 다 지켜볼라 했단 말야 엉ㅇ어어어어.....(?)
>>907 아니 이젠 볼부터 가리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바로 업보인가..? (아쉬움)(볼냠 하려던 입 거두기)(?????) 주관식 시험문제 해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유언장.. 은 평소에 생각 안 해두던거다 보니까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렸다고 해야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다른 사람들의 캐해에서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D
후후 전에 건 사감님이랑 일상 마무리지었을 땐 평화루트였지만 마님에게서 달콤(?)한 제안을 들어버린 이상 어쩔 수 없어야... :p 그래도 또 이게 인과관계가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는거니까~ 나중에는 마님이랑 거래 안하고 오롯이 스스로의 힘으로만 이겨내서 다시 다음대 건 하면서 평화루트 탈지도 모르고! 지금으로써는 암흑루트에 가깝다 하는 정도만? :) 아니 쭈 환생하는걸 다 지켜보는거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아.. 환생 안하면 지금의 쭈만 볼 수 있어..! (유혹)(?)
>>912 쳇.. 볼냠 철통방어라니 아쉽다..! 그럼 그 대신 쓰다듬어주지 이히히히.. (쓰다다다다다다다다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탈들 때문이라고 하기도 애매하지~! 처음에 산제물 이야기 들었을때는 오로지 그 힘을 이용해서 가문원들을 훨씬 더 손쉽고 악독하게 죽이고 절망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만 생각했으니까! :) 그 과정 중에서 탈들이 부가적으로 눈엣가시 리스트에 올랐을 뿐이고.. 아마 탈들을 제물로 바친다기보단 쌩판 모르는 서른명을 제물로 바치지 않을까! 자기 가문원이나 탈들은.. 그렇게 바친 산제물으로 강림한 MA님에게 이런저런 방법으로 절망을 맛보게 해달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 :q.. 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쭈가 암흑루트를 벗어나길 기원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겠는걸..! (토닥토닥)
재미가 있었냐 없었냐 하고 묻는다면 단태는 고개를 기울이면서 어떻게 답해야할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굳이 말하자면 그냥 그렇게 해야하는 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당연한 일이었을 뿐이다. 그걸 인지하고 단태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웃는 것도 정색하는 것도 아닌, 모호한 표정으로 주양을 말끄러미 응시하던 단태의 붉은 암적색 눈동자가 흘끗 다른 곳으로 향했다. 감정에 대해 공감하라고 하면 단태는 공감하지 못했다. 그것만은 분명했다.
"네가 보기에는 내가 잘못된 걸 고치려고 하는 걸로 보였어?"
단태는 주양의 말을 가만 듣다가 샐쭉- 눈을 가늘게 뜨고 지독히도 평소와 똑같은 느물한 목소리로 재잘재잘 떠들며 능청스럽고 능글맞게 한번 히죽, 웃어보였을 것이다. 곧, 그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은 꽤 빠르게 얼굴에서 사라지고 건조한 무표정으로 주양을 보는 붉은 암적색 눈동자에 웃음이 암암리에 맺혔다. 내가, 그렇게 보였다면 우리네 가문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빗어내고 만들어내서 입혀놓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옷이 그렇게 보였다는 것일테다. "난 잘못된 게 없다고 보는데 말이야."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풀어내며 단태는 말을 마쳤다.
진실이라는 단어를 붙혀야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단태는 주양의 뺨을 감쌌던 손을 떼고 뒷짐을 져서 양손을 허리 뒤에서 마주잡았다. 이해하고 싶은건지, 아니면 그저 단순히 진실을 알고 싶은건지. 서로를 이해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평행선에 나란히 서있는 것 뿐이라는 걸 알 것 같았다. 정상적- 이라는 단어가 돌부리처럼 불쑥 튀어나와 있으니, 단어의 선택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던 단태가 눈썹을 다시 찌푸렸다. 자신도 무섭고 이상하게 느껴지겠다는 말에 대해 단태는 웃음을 와락 터트렸다. "웃기지도 않는 비약을." 터트린 웃음은 꽤 능청스럽고, 조금 과장스럽게 양팔을 좌우로 길게 펼치던 단태는 팔 하나를 접어서 자신의 가슴께에 댔고, 마치 커튼콜 인사를 하는 것처럼 굴었다.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것처럼 웃던 얼굴이 바뀌며 다른 식으로 웃어보였다.
"음? 잘못된 건 바로잡기 귀찮다길래 당연히 바로잡고 고치려고 하는 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뭐야, 내가 말을 더 얹을 필요는 없었잖아~"
그 시점부터, 주양의 표정은 한결같았다. 아니. 처음에 띄었던것 보다도 더더욱 짙은 환희를. 이젠 그 황홀경을 노골적으로 표정 가득 드러내고 있었다. 지금의 이 상황이. 어쩌면.. 자신처럼. 고장나있을지도 모를 당신의 모습이 한 없이 사랑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 채 금방이라도 사랑을 속삭일 것 같은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가, 제 볼을 감싸고 있던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소리 없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잔잔히 번져 나가던 웃음은, 이윽고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아하. 아하하하하핫..!! 잘못된 게 없다고 생각한단 말이지, 응?"
아직 당신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하지는 못했다. 허나, 단단히 들어버린 확신은 자신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그 잎을 활짝 펼쳤다. 고장난 존재. 서로가 서로의 방식대로, 한껏 고장나버린. 공감대가 형성될지도 모를 존재가, 기어코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평행선에 서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짜릿해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비슷하다. 자신이 자신의 어긋남에 대해 한치의 오차가 없다고 느끼고 있는 것처럼. 당신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공통선이 있음에도 우린 어우러지지 못한 채 헛돌며 영원한 평행선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야. 얼굴을 감싼 손을 내리며, 여전히 황홀에 젖은 모습을 내비쳤다.
어쩌면.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조금이나마 더 가까워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말 못하는 청 대신. 제대로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그런 이해자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약간이나마 남아있었을지도 모르나... 그렇게 덧 없는 바램대로 정상적인 관계를 만들어가기엔, 주양의 성질은 너무나도 비틀려 있었다. 지금 당장. 이해자가 되는 것과 평행선을 걷는 것 중 어느쪽을 택하겠냐고 한다면 주양은 거리낌 없이 후자를 택할테니까. 서로 비슷하게 고장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굉장히 큰 메리트로 느껴졌다. 이윽고 주양은 뻔뻔스러운 표정을 내비쳤다.
"으응, 왜. 그거 아니야~? 내가 이렇게나 널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단태는 담력이 참 센 사람이구나! 아니면 그저. 내가 온순한 이미지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는걸~?"
이미 그쯤 가서는 농담따먹기에 가까운 대화였기에. 주양은 이윽고 고개를 살랑 내저었다. 이런 영양가 없는 대화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막 내뱉는 것이었고, 당신 역시도 원하지 않을테니까. 그래도 또 다른 변화를 보는 것은, 새롭고 색다른 기분이었다. 미소가 바뀌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적대감이 드는 것은 또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는 그러한 모습 또한 더욱 새롭게 다가왔으니. 평소의 가면을 벗고 보여주는 모습. 이 모습을 위해, 자신은 그렇게 분위기까지 잡아가며 당신을 대했는가.
".. 우리 여보는~ 역시 날 기쁘게 하는 데 소질이 있어. 내가 예측한 게 맞아떨어질때의 그 쾌감은 늘 짜릿한 법이지.. 마치 지금처럼."
주양의 눈매가 곱게 휘어졌다. 이 사이가. 언젠가 어긋남을 밝혀야겠다고 다짐했던 그 일이 이렇게 큰 감정 기복이 되어 돌아올줄은 몰랐다. 당신의 미소가 뱀의 것이든, 짐승의 것이든. 주양은 그저 지금의 아찔함에 젖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남들과는 다른 방식의 기쁨을 느끼며, 환희를 가득 담아, 당신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속삭이듯 이야기하며. 주양은 더더욱 거리를 좁혀왔다.
"그러니까~ 하나만 약속해주라, 여보~ ... 적어도 내 앞에서는 간간히 지금처럼 굴어줘. 평소대로의 역극을 보여주는 우리 여보도 짜릿할 만큼 좋지만~ 역시 나, 지금 이 기분을 오늘 하루만 반짝 느끼고 말면 억울할것 같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오늘 아침부터 경보문자가 날아왔더라구. 오늘 폭염이니까 더위 조심하라면서.. 예전에는 안 이랬는데 나도 이젠 늙은건가...? (세월의 풍파를 맞고 쭈그러드는 쭈꾸미)() 일단 지금은 얼른 열 좀 식혀야 나아질것 같으니.. 에어컨 열심히 쐬고 선풍기 켜고 샤워도 해야지 :D (???)
>>926 앗 어쩐지..! 히히 잉주가 다시 가져와줬다 나 쭈꾸미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그런 쭈꾸미 :D (실수한 잉주 쓰다다다다다담) 쓰읍 후... 가면 쓰고 있어도 느껴지는 이게 바로 훈훈함인가요..? 가면 벗은 모습도 궁금하지만 뭔가 안 벗고 다녀도 쭈주는 만족할수 있어 지금 이대로라도 좋아~! 이제 다시.. 편하게 성불할 수 있겠지... (????)
너는 밖으로 나갔다. 하늘을 관찰해달라는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은 정말 예쁘다. 아침에는 해가 반겨주고,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있다. 노을이 질 때는 세상이 꼭 수확을 끝낸 당근더미처럼 예쁜 주황색으로 물들어있다. 냄새를 맡아보면 당근 냄새는 나지 않았지만, 여름의 물이 가득 차오르는 따뜻한 냄새가 났다.
시간이 지나 밤이 되면 양피지와 깃펜을 꺼내야 한다. 별이 총총 뜨고 구름도 어둠에 물든다. 오늘 달은 보름달이 다가오는지 통통하다. 꼭 트롤의 배같다. 금지된 숲 주변으로 가자 저 멀리서 트롤이 나무 몽둥이를 휘두르고 학생들이 마법을 쓰는게 보인다. 그런데도 너는 하늘을 빤히 보고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친구가 되기 싫다면 다가가지 않기 때문이다.
"달이 아름다워요. 지난날의 후회도 이렇게 아름다우면 좋으련만 왜 우리는 후회를 끔찍한 것으로 여길까요."
청년의 목소리가 양피지에 구름의 움직임과 하늘의 색을 담아내며 중얼거렸다. 그 다음은 우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퍼졌다. "자신을 찾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해서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짧은 자문자답 뒤로 너는 툭툭 털고 일어났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팔을 타고 다람쥐 한마리가 올라와 머리 위에서 잠을 청하려는 듯 몸을 둥글게 마는 밤이었다.
너는 다람쥐를 머리에 얹고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다람쥐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균형을 잡는 건 내 특기기 때문이다. 맨발로 총총 달려가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잠시 기다렸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우렁찬 노장의 목소리다.
"이리오너라!"
옳은 인사는 안녕하세요다. 이게 인사가 아님을 깨달은 이노리는 양피지를 붕붕 흔들다 멈춘다. 대략 3초 정도가 지나서야 우아하게 허리를 숙이곤 여인의 목소리로 "안녕하시어요." 하고 제대로 된 인사를 건넨다. 이렇게 헷갈리는 날이 많았다. 아주 가끔, 어느 날은 의사소통이 놀라울만치 제대로 될 때도 있는데, 또 어느 날은 의사소통도 어려울 정도로 제멋대로였다. 오늘은 딱 중간의 날인 것 같다. 평상시와 다를 바가 없지만 0.1g 정도는 제멋대로에 치우친 것 같았지만. 너는 양피지를 두 손으로 척 내민다.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만족을 넘어서 황홀해보이는 주양의 표정에 단태는 건조하게 메말라서 섬찟하게까지 느껴질지 모르는 붉은 암적색 눈을 샐쭉-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가 다시금 주변을 살피는 것처럼 흘끗 움직였을 것이다. 잘못한 것은 없지만 알려지면 여러가지가 귀찮아질 거라는 것쯤은 알고 있기 때문에 해보인 행동이었다. 주변을 살피던 그 눈동자는 주양의 다음 행동에 다시 그쪽으로 향했다. 웃음이 주단태의 눈에 일렁이며 맺힌다.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금방이라도 애정을 쏟아낼 것 같은 눈빛을 보지 못한 게 아니었다.
이럴 때에 대꾸를 하지 않는 것은 단태의 좋지 않은 습관이기도 했다.
"나는 그냥 이렇게 태어났을 뿐이니까 말이야. 당연히 잘못한 건 없지 않겠나."
던지듯, 주단태는 대답했다. 태어나기를 이렇게 태어났을 뿐이다. 본성이 그렇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하되, 감정적인 호소에는 이해하지 못할 뿐이었다. 기다렸다는 듯 담담하고 메마른 태도로 중얼거린 단태가 어깨를 가벼이 으쓱여보였다.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기라도 한걸까. 왜 마음에 든 건지는 잘모르겠다고 생각할 뿐 그것에 대해 입밖에 내지는 않는다. 건조하고 메마른 암적색 눈동자에 평소의 뻔뻔스러울 정도로 능청스럽고 능글맞은 웃음이 바뀌어 머물렀다. 이어지는 주양의 말에 단태는 낄낄거리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상관없어. 나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그리고 그런 표정을 보여줘놓고 온순하다고 하면 내가 그걸 순순히 받아들일거라고 생각해? 주양아."
그다지 기쁘게 해줄 생각은 없었는데, 뭐가 기쁜건지 모르겠군. 하고 단태는 느물거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속삭이듯 말을 걸어오며 가까이 거리를 좁히는 주양의 모습에 살그머니 방향을 틀어서 머리를 기울였다가 가까이 거리를 좁힌 주양을 날름 자신의 품안으로 당겨 안으려고 했다.
한쪽은 황홀경을 주체하지 못하며, 다른 한쪽은 한 없이 건조해 섬찟함마저 느껴진다. 의도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모습으로 상황이 돌아가면, 항상 이성은 간당간당하게 남아 최소한의 판단만 가능하게끔 만드는 법이었다. 이성을 부여잡고 있으라고 한다면 어떻게든 가능하기야 하겠지만, 그러지 않은 상황에서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며 재미를 포기하긴 싫었다. 그 생각은, 광기를 마주하면서조차 변하지 않았다. 당신이 이렇게까지 눈에 확실히 보이는 반응을 주면 줄수록, 그것이 더욱 큰 희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었다.
"으응~ 그럼그럼. 내가 오늘은 조금 얄밉게 굴긴 했지만, 인정할건 인정해야겠지? 너한테는 잘못이 없어~ 오히려, 잘못이라고 한다면? 그건 나한테 있는 것일테니."
자신이 느끼기에도 자신은 뒤틀려 있었고, 기본적인 마인드 자체가 선인의 것은 아니었기에. 그저 늘 하던 것처럼 자신을 몰아넣을 뿐이었다. 크게 숨을 들이켰다 내쉬며, 미칠듯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억누를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미소를 거둘 생각은 전혀 없는 듯 보였다.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나, 어긋남을 정상이라는 이름 아래 커버하며 살아가는 사람. 후천적인 어긋남으로 성질이 한껏 뒤틀려, 결국 그것을 고칠 생각도 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 그 두 사람의 모습. 바로 지금이, 그저 한 순간의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도 여운이 남을 만큼 인상깊었기에.
"흐음~? 적어도 사나운 표정은 아니었는걸. .. 글쎄. 뭐가 기쁘냐고 한다면~ 나는 그에 대한 답은 내놓지 않을게. 나 역시, 너처럼 이해자 없는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이왕 이해를 못 할거라면 쌍방으로 이해를 못 하는 편이 더더욱 낫다는 이야기였다. 과연 서로가 서로를 진짜 이해할 수 있게 되기야 하겠냐만은, 설령 그런 날이 온다면 상대가 먼저 질려버리거나, 자신이 먼저 지치거나 하는 두 가지 결과밖에 오지 않을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적어도 지금의 이 거짓된 모습만큼은, 서로가 서로를 동등하게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이해하는 척 하려고 했기에 이어올 수 있었던 관계라는 것이 주양이 느끼고 해석했던 것이니까.
이윽고, 늘 하던 평소대로의 모습이 이어졌다. 서로가 서로에게 꽤 살벌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고는 해도, 그 과정 중에서 먼저 다른 사람을 뿌리치고 적대하는 일은 없었다. 당신의 손목을 기습적으로 잡았던 제 손을 당신이 쳐내지 않았던 것처럼. 그리고 멋대로 손에 볼을 부비던 자신의 뺨을 갈겨버리지 않은 것처럼, 지금 주양 역시 아무런 저항 없이 끌려가면 끌려가는대로 당신에게 몸을 맡길 뿐이었다. 오히려, 한껏 더 끌어안아오기도 하면서. 당신의 서늘한 체온. 마치 뱀에게 감긴것만 같은 그 느낌을 마냥 즐기며, 주양은 뻔뻔하게 미소지었다.
"너도 알잖아? 난 이기적이면서도~ 그렇게 좋은 년이 아니라는 거. 그래서 그런건 생각 안 해두고 있었는걸~? 그냥 오롯이, 나한테만 뭔가가 돌아오길 바랐을 뿐이야."
남을 생각하지 않는 것.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을 쫓으며 그 과정 중에서 실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것을 용납할수 없는 사람. 제 성질이 그렇게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런 것은 먼저 생각해두지 않는 편이다. 혹은, 상대의 제안이 오고 나서도 쉬이 상대가 원하는. 서로 주고받는 값을 내놓지 않는 것이다. 허나 딱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분위기에 한껏 젖어버린 상태의 주양은 한없이 자비로워진다는 것 정도였다.
"그러니까~ 뭘 원하는지는. 단태가 생각해볼래, 응? 내가 너한테 어떤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는지. 한번 들어보고 싶은걸~"
날씨가 지옥같다. 진짜 말 그대로 헬이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최근 일은 아니었지만 왜 주작이 더위를 먹었는지도 굉장히 이해가 간다. 지금만큼은 현궁 사람들이 조금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주작도 더위를 먹는데, 고작 주궁 5년차밖에 안 되는 자신이 이 더위를 버틸 수 있을 리가. 그럼에도 짧은 옷을 입지 않은 건, 오늘 역시 현궁의 설녀에게 지렁이젤리를 한아름 안겨주려는 것 때문이었다. 이렇게 더운 날은, 그냥 현궁에서 지렁이젤리를 먹게 하는 게 더 나을것 같았다. 그렇다고 설녀가 기숙사 밖으로 나오느냐면 또 그건 아닌 것 같았지만.
"주인장! 지렁이젤리 20봉지 주쇼!"
하여튼, 그건 그거고. 이젠 제법 당당하게 당과점 문을 열고 지렁이젤리 20봉지를 요청하는 것이다. 처음에야 안 당당했냐만은. 혼자서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지렁이젤리를 총합 40봉이나 사가는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양은 씩 웃었다.
혜향 교수가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곧이어 그는 주점에 들어서자 마자, 두 잔의 무알콜 칵테일을 주문했습니다. 요즘, 음료가 제법 늘어난 느낌입니다.
' 교직에서 내려갈 수밖에 없을 수도 있으니까 그것만은 참아다오. '
제법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곤란한 모양입니다.
' 그리고 환상은, MA의 단순한 장난일수도 있어. 왜 탈에 대한 걸 너에게 보여줬는지는 모르겠지만. ' 자신에대한것도 혜향 교수는 먼저 나온 자신의 칵테일을 한 모금 마셨습니다. 나올까봐두려웠잖아 ' 마시고 잊어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야. 하나, 스포일러를 하자면... 곧 수업에 퍼프스캔을 데려 올 계획이란다. ' 이미나왔지만 퍼프스캔, 귀엽고 복실복실한 그 생명체에 대해서 생각하던 그는 어깨를 으쓱였습니다.
' 많이는 못 사주니, 그것을 다 마시면 나가자꾸나. 나도 퍼프스캔을 빌려야 하고 내가 돌보는 아이들도 준비시켜야 하니까. '
잘 몰랐는데, 챠오는 욕이구나. 실수로라도 그렇게 부르지 않게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머릿속 한켠에 잘 새겨넣는다. 그녀 기준으로는 어떻게 해야 샤오가 챠오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이란 건 항상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뭐어, 그러시다면야."
솔직이 이야기의 재미 여부는 듣는 사람이 판단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이 이상 파고들면 혼날 거 같으니 더 묻진 않기로 했다. 그녀에겐 재밌는 이야기에 불과해도 당사자들은 아닐테니까. 배려 받은 만큼 무를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랬다. 그래도 궁금한 건 도저히 어쩔 수가 없지만. 참아야지.
윤에게 양심이 있는지 물어보려 한다며 웃는 얼굴로 해준 대답엔 그런게 있겠냐며 키득키득 웃었다. 웃다가 잠시, 일전에 그녀가 질문을 했을 때의 윤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멎었다. 그리고 잠시 애꿎은 스테이크를 콕콕 찌르다가, 그녀답지 않게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이렇게 된 데는 제가 생각 없이 들이댄게 지분이 크니까, 그 사람한테 뭐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때의 장난일지도 모르잖아요.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말하다가도 그가 무알콜 맥주를 주문해주자 금새 표정이 팍 토라진다. 칫! 하고 혀를 차는 건 당연하고. 분을 삼키듯 스테이크를 쿡 찍어 입에 넣고, 꾹꾹 씹어 삼키고선 입술을 비죽 내민 채 중얼거린다.
"무알콜로는 성에 안 차는데. 치사해. 약올리는 것도 아니구."
몇마디쯤 궁시렁대며 스테이크를 먹고 그러다 기분이 풀렸는지 표정이 처음처럼 돌아온다. 처음보다는 평소일까. 멍한 듯 별 생각 없어보이는, 혹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 평온한 표정. 그런 얼굴로 입안에 든 걸 삼킨 뒤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서야 말했다.
"그게 말이죠. 처음에 했던 질문이 막혀서 그 다음은 못 하게 됐어요. 샤오 씨에게는 불순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정말 단순히, 그냥 궁금하니까, 샤오 씨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걸 듣고싶었어요. 어줍잖게 이해를 할 생각도 없고, 해주는 말들을 덥석덥석 믿지도 않을거지만. 그냥,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알고 싶었어요. 순혈 혼혈 그런 걸 떠나서, 같은 사람으로써."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거리에서 그를 마주쳤을 때 인사만 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그가 적의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도 애초부터 그들을 적대하지 않았으니까. 그들과 적으로 마주쳐 싸울 때조차도.
"그러니까 듣는 대가로 제가 아는 거나 저에 대한 것 정도는 거짓없이 풀려고 했는데 샤오 씨는 영 관심 없어보이시니 말이에요. 이래서야 거래라고 할 것도 안 되겠는걸요."
곤란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하다가 아, 하고 좋은게 생각났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본다. 그러고보니 있었지. 그들에게 물어볼만한게.
"혹시 그 사람에 대한 건 알려줄 수 있어요? 좀전처럼 숨길 건 숨기고 해도 되니까, 뭐든지요. 샤오 씨가 생각하는 그 사람에 대한 거라던가."
무릇 사람을 판단할 때는 그 주변 사람들의 말도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윤과 같이한 시간이 그녀보다 긴 그라면 뭔가 재밌는 걸 얘기해주지 않을까 싶었다. 아까처럼 가차없이 까는 것도 재밌을 거 같고.
"자, 우리 고객님! 오늘도 신속하고 정확한 주궁 서비스를 이용해주샤 감사합니다~ 요청하신 지렁이젤리 20봉지예요!"
20봉지까지는 요청하지 않았지만. 어찌 되었든 예전에 잠깐이나마 따라해보던 그 쌩뚱맞고 엉성한 모습을 또 따라하며 주양은 한쪽 눈가를 찡긋였다. 다음에 올 때도 온전히 20봉지를 사다주고 초합 60봉을 선사한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그러기에는 돈이 조금 모자랐다. 다른 심부름을 좀 해서 용돈을 더 모으고, 다시 또 들러야겠다. 돌아가서 또 뭔가 심부름이 걸려있는지 확인해볼까.
배주머니를 털린 니플러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못 이겨 몰래 동전을 채워준 게 몇 시간 전의 일.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지만 그 탓에 용돈에 때아닌 적자가 생겨버렸다. 그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는 발품을 팔아 이런저런 일들을 해결하기로 했다. 가장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르륵 떠있는 게시판 목록에서 그렇게 하나를 추려내어 지금의 상황이다.
화분에 곱게 심긴 맨드레이크는 잠잠하다. 뿌리째로 뽑지 않았으니 당연한 일이긴 했다. 택영은 그 앞에 쪼그려 앉아서는 좀스럽게 그것을 노려보고 있었다. 잘못 없는 식물을 째려보기보다는 저 혼자 무엇을 고민하는지 심각한 얼굴이었다. 평상시엔 다른 사람이 들을까 쑥스러워서 흥얼거리는 것 외에는 노래 부르는 일이 거의 없는 그가 어쩐 일로 노래를 부르나 했더니, 용기를 냈다 한들 바라는대로 순탄치만은 않게 돌아가는 것이 세상 일인 법이다. 첫 소절을 떼는 데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혹시나 하여 러빗 교수에게도 잠시 자리를 피해달라 부탁하고, 주변에 지나는 사람이 없는지 살피고, 그나마 관객이 맨드레이크 뿐이라는 사실에 힘을 입은 덕에 이 상태였다. 막상 시도해보면 별것 아니게 될 거란 사실은 그도 알고 있지만 피하고픈 일을 시작하는 데는 언제나 힘이 드는 걸 어쩌겠나. 마음 같아선 도움이고 뭐고 모르는 척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교수님이 난처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자신이 행한 일에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게 올바른 사회인의 태도니까…… 그만 좀 쫄고. 그는 가슴에 손을 올려 심호흡을 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마음의 준비까지 마칠 수 있었다.
큼큼, 목을 가다듬는 동안에도 택영은 조마조마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아무도 없는 거 맞겠지? 맨드레이크의 앞에 바짝 앉아 거의 속삭이듯한 폼으로 입을 연다.
―동녘 저편에 먼통이 트면 철새처럼 떠나리라 세상 어딘가 마음 줄 곳을 집시 되어 찾으리라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간신히 1절은 끝냈다. 그는 잔부끄럼을 이기고자 손 안에 얼굴을 파묻고 박박 문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