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레오의 말에 주양의 눈이 순간 휘둥그레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래. 그럼 그렇지. 만약 거기서 정말 평소답지 않게 사과를 했더라면 주양은 놀라 나자빠졌을 것이었다. 꿈을 꾸고 있는건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가면서. 다시 김빠지는 경박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이래야 평소다운 모습이지. 이제 다친것에 대해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다시 양 손으로 한국식 사탕을 날리면서 비열한 미소를 머금었다.
"굳이굳이 안 줘도 되는걸 또 다시 줬으니까, 이번에는 반송 겸 하나 더 얹어줄게~? 배송비는 착불이란다~? 알아서 잘 내 보시던가!"
어디서 주워들은 머글 말을 따라하며 한참 그러고 있다가 먼저 거두었다. 계속 이렇게 도발한다고 한들, 완전 평소대로의 반응이 되돌아오기까지는 분명 한참 걸릴 것이다. 재미 없는 반응을 보려고 도발하는건 체력 낭비일 뿐이다~ 하는 것이 주양의 생각이었고. 내심 자꾸만 움직이게 하는 건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머트랩 용액을 발랐다고 해도, 아직 내상까지 치유가 되려면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테니까. 오른손을 들려고 하던 모습도 그렇고. 브레이크를 걸기엔 충분한 이유였다. 단지 주양이 그렇게 생각을 안 할 뿐이다. 단태에게 시선을 주며, 주양은 다시 수줍게 웃었다. 오너가 생각하기엔 정말 안 어울리는 모습이다.
"어머나. 그치만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서 오고가는 게 없으면 안되는데~ 그럼 아쉽지만 내 애정표현도 그때 가서 보여주는걸로 할게~?"
모든 것이 잘 꾸며진 하나의 연극이었으나 그 속에 중간중간 진심을 섞어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기적인 사람은 맞는 이야기였으니까. 남들을 챙기는 것보단, 당장 눈 앞의 탈을 때려 부수는데 더 열중하던 사람. 그게 자신이었다. 결국 마지막 가까이 가서야 겨우겨우 도움을 주기는 했다만 역시 처음부터 그렇게 할 생각은 없었으니 자신은 이기적인 사람이 맞다. 그렇게 다시 정체성을 확실히 바로잡고 나서. 다시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다.
"다행이야~ 우리 여보야가 슬퍼했다면.. 분명 내 마음도 많이 아팠을거야~? 서로 이렇게 잘 알고. 이해해주고 있다는 걸 모른체 해버릴 순 없었으니까! 아아. 나도 참. 여보야 앞에서 이렇게 친절해져버리면 안 되는데~"
질리지 않는 연극. 보여지는 마음이 참이든 거짓이든, 결국 그 연극을 즐기는 과정이 즐겁고 만족스럽기만 한다면, 언제까지고 마주잡은 거짓된 손을 놓지 않고 단단히 붙들어맨 채 곁을 떠나게 하지 않을 것이었으니. 그렇게 서로는. 평생을 겉돌며 교차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양은 그 미소를 더더욱 짙게 머금었다. 그 미소가 다시 깨지는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나게 되었지만. 그것이 역극의 끝을 고하는 뜻은 아니었다.
"하! 우리 꼬맹이가 끼를 부린다면 얼마나 부릴줄 알고 그래~? 우리 여보야도 같이 있으면 더 피곤하고 질리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을 테니까~ 그 한번의 데이트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는걸?"
역시 한번도 지지 않고 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자신이 훨씬 피곤한 사람인 축에 들어간다는 것은 주양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기를 쓰고 지지 않으려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이윽고. 당신이 부인과 함께 잠시 자리를 벗어나자 주양은 남아있는 사람에게 한쪽 눈가를 찡긋였다. 당연히 질투하는 건 아니라면서, 여보야는 인기가 많은 사람이니까~ 하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해자가 될 수 없음에도. 서로의 이해자를 자처하는 이 역극 속에서, 이렇게 예측할 수 있는 반응을 내비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으니.
이윽고 허락받았다며 돌아온 당신을 바라보며 주양은 눈을 몇번 깜빡였다. 침대를 이어붙여서 쓴다면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미 그렇게 결정이 나버린 이상 그 결정을 번복하기는 싫었다. 의의를 둘 거라면 아까 뒀어야 맞는 일이지. 내기가 아닌 곳에서까지 치밀하고 얄밉게 구는 게 주양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넘기기로 했다.
"음~ 아마 그래야 하지 않을까, 여보? 자세한 건 여기 이 명령하기 좋아하는 꼬맹이가 또 명령을 할 테니까~ 우린 그냥 분부 밭들겠슴다~ 하면서 따르기만 하면 돼. .. 참. 그리고 돌아올때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서 나한테 같이 가달라고 하지 마라~? 못 들은척 해버릴거야?"
물론 정말로 못 들은 척 할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아주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기로 하며, 주양은 어깨를 으쓱였다.
내가 분명 아까 이벤참여하기 전에 벨이 독백을 본것같아서 그거 보려고 스크롤 쭉쭉 올렸는데 이벤에서 첼이 떡밥도 살짝 풀렸구나..? :0 뭐지뭐지 어째서.. 어째서 귀마개를 풀지 않았던거야 나중에라도 사실대로 고해성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첼주.. 독백에서라도 풀리지 않으면 우린 대화를 하게 될거야.. ^^ (대화라는 이름표가 붙은 전기톱의 시동을 켜며)(????)
그리고 매우 엄청 늦었지만!! 벨이 독백도 잘 읽고 왔어 :D 마지막 표현 너무 좋아 흑흑 시체 쫓는 까마귀가 절애하는 무해하고 순수한 매인거야.. (살을 더 붙이며) 벨이 떠난 다음에 데려가지 말고 혼자 가라고 하는것도 그렇고 벨이 얼마나 마노를 걱정하고 생각해주고 있는지 잘 드러나는 독백이라 마음이 좀 많이 짠해졌어 흑흑 수백만년동안 매마른 내 눈물샘이 다시 습기를 되찾기 시작하는가.. 가만히 있어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아.. (?)
>>319 이 참치가?? 선혈의 칼날이라는 비설을 쓴 기억이 없단 말이다ㅋㅋㅋㅋㅋㅋㅋ((찰싹)) 아. 원하는 결과값...환장의 쇼라도 난 MA님의 환상쇼를 보고 싶어:) 땃태는 그 어떤 떡밥이나 그런걸 경험하지 않았으니까 아무것도 모르잖아? 그래서 음..그런거다. ((사실 못한거다. 이건 오너가 미아네))
으아악 자꾸 하나 반응하면 하나 놓치고.. (드러눕) 땃태 답레에 있던 스포도 잘 읽었다구 역시 괜히 능수능란하게 돌보는 게 아니었어 후후.. 그리고 첼이 은석산 머리장식 나중에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D 자 이제 내가 빼먹은건 없.. 겠지...? :0 (일단 한숨 돌리며)
레오는 손가락으로 주양을 가리켰다. 항상 개밥이니 어쩌니 하면서 놀리고 시비를걸고 싸워대도 그녀는 학생대표였다. 레오는 오히려 그런점을 좋아했는데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녀석들보단 학생대표를 이겨먹는 쪽이 더 재밌고, 즐거웠으니까.
" 그런데 너같은 사람도 학생대표면.. 솔직히 아무나 다 할수 있는거 아닐까.. "
스스로가 말하고도 웃긴지 킥킥대고 웃던 레오는 웃자마자 상처부위가 아파왔다. 웃다말고 '우욱..'하고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몸을 살짝 오므렸던 레오는 잠시동안 그대로 고통을 인내했다. 심장이 뛸 때마다 아픈 것을 욱씬거리는 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이다보면 곧 가셨으니까. 그 때까지만 버티면 될 일이다.
" 후.. 좀 낫네.. 그래서, 다 괜찮지? "
데려다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말에 레오는 싱긋 웃으며 그럼 너도 학생대표가 일 이상하게 처리한다고 신고할거야. 하고 맞받아쳤다.
>>324 살 붙인거 너무너무 좋아요..냠냠..((한 스푼 크게 떠서 먹여드려요!!)) 기회가 된다면 마노에게 좋은 걸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바람부는 날 보는 꽃밭은 얼마나 물결처럼 예쁜지, 비온 다음날 거미줄과 풀에 맺힌 이슬이 얼마나 동그랗고 투명한지..등등. 벨주의 작은 소망이랍니다.😊 울지 말아요!((눈물을 닦아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