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및 카페테리아에서 하절기 메뉴를 개시합니다. 추가 메뉴의 가격은 기존 메뉴와 차이가 없으며 카페테리아의 경우 일일 판매량이 정해져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빙수 및 파르페의 토핑이 별도 추가 가능하도록 메뉴가 개선되었습니다.
부활동 상반기 실적 제출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활동 중인 모든 부는 기한 내에 부활동 보고서를 제출하기 바랍니다. 기한을 넘길 경우 패널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소모성 비품의 소모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습니다. 각 부는 자체적인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상담부에서 교내외 환경미화를 도와줄 사람을 구합니다. 자세한 건 각 교실에 배부된 안내문을 참고해주세요. (지난 이벤트 후속편. 자세한 내용은 이쪽 >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248900/627) (후속편 현황은 캡틴에게 문의)
지금은 많이 괜찮아진 상태다!!!!!!! 그렇다고 해도 예전처럼 새벽까지 있을 수는 없지만 말이야!!!!!!!!!!!!! 닌자 사회력으로 어찌어찌 버티고 있는 상태지만 솔직히 말해서 실제 한계!!!!!!!!!! 암흑 메가코퍼레이션에서는 일상과도 같은 일이라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지!!!!!!!! 오오 나무삼!!!
눈을 깜빡이다가 가늘게 뜬다. 이질적으로 녹색이 많아서,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만들 것 같은 숲. 서늘함마저 느껴지는 숲의 상공을 날면서 느끼는 감상이였다. 싱그러워야할 숲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면 그또한 좋은 것만은 아닐텐데. 다홍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흙을 밟은 건 숲의 초입부 뿐이었다.
“숲이 친절하지 않다는 건 알 것 같구나.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만들 것 같아. 그래도 왠지 이상하게.”
헤메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구나. 네가 헤메게 두지 않을테니까. 심상치 않은 녹음은 홀릴 것만 같았다. 이정도까지 녹음이 무성한 원시림을 본 게 언제였더라. 이질적인 녹색에 손을 댈 것만 같아서, 다홍은 현율의 말에 대답하며 온순하게 눈매를 내려접으며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는 건 상대가 현율이여서가 아니라 그냥 다홍의 성격 때문일 것이다.
“다 알면서 묻는건 악취미야.”
이쪽을 보며 웃고 있는 현율을 바라보는 다홍또한 온순한 낯에 웃음을 짓고 있었다. 다만 어렴풋하게 돌린 시선에 가지가 스치는 순간 녹색 입자가 드레스에 묻는 것을 보고 말없이 가늘게 눈을 다시 뜰 뿐이었다. 물들이는 그 녹색이 심상치 않다. “쓸때없는 걱정일테지만 조심하렴.” 그렇게 말한 다홍은 현율의 말에 시선을 굴렸다.
“금색 나비라, 아까는 보지 못한 것 같은데 말야.”
금색 나비 두어마리가 일정하게 배회하고 있는 게 시선에 담기자 다홍은 나비가 팔랑거리며 날고 있는 나무로 날개짓을 해서 가까이 접근했다. 찾는 건 오롯하게 제 몫인 것 같으니.
"맞아. 친절하지 않지. 누구라도 그럴거야. 고통받고 있을 때 허락도 없이 들어오는 건."
현율의 그 말은 마치 이 숲의 상태가 누군가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고 말하는 듯 하다. 어쩌면 숲 자체가 살아있는 누군가일지도 모른다.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 라고 했으니. 지금까지 본 거라곤 숲 밖에 없는 상황에서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누군가가 없다고 단정짓기도 어렵지만 말이다.
"나를 신뢰했다간 큰코다칠거야. 그러니 적어도 이곳에서 일어날 상황에 대해선 스스로 판단해. 판단의 대가는 다홍이 치르지 않을테니까."
제법 쓰게, 혹은 싸늘하게 느껴질 법한 조언이 다홍에게로 돌아간다. 그 말의 의미로 보면 현율도 헤매이면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도 괜찮은 걸까. 과연 돌아갈 길을 생각하지 않고 이대로 계속 나아가도 되는 걸까. 온 길도 나아갈 길도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과연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수 있을까.
악취미라는 다홍의 말에 현율은 그저 소리 죽여 웃었다. 조심하라는 걱정 어린 말에도 살짝 어깨를 으쓱일 뿐이다. 과한 참견이라는 듯. 다홍이 나비가 배회하는 나무로 가까이 갈 쯤 현율도 근처로 와 있다. 공중에서 검은 날개를 크게 움직이자 아까처럼 인분이 흩어져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앉는다.
"가지들 사이를 잘 봐.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 제법 깊이 숨어있을 수도 있으니."
나비들은 추상적인 위치만 알려주는지 금빛 가지를 찾기 위해선 다홍이 직접 잔가지를 헤쳐야 하는 모양이다. 조금 전 현율의 옷자락에 녹색 흔적이 남는 장면을 다홍이 본 것을 분명 알 텐데.
"정 걱정되면 옷으로 감싸고 움직여도 돼. 나로서는 빠른 쪽이 좋지만."
그럼에도 그런 말만 짧게 한 현율은 다른 말 없이 금빛 가지를 꺾어오길 기다리는 모습이다. 다홍이 움직이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 얼마의 시간이 걸렸든 다홍이 직접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저 초록 잎사귀 사이에 반짝이는 금빛을 잡는 것은 다홍에게 주어진 일이었다.
다홍의 입에서 나긋한 로우톤으로 말이 흘러나왔다. 아니 이 숲 자체가 살아있는 무언가인가. 허락도 없이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이상 지금 자신들의 존재가 흙이 잔뜩 묻은 발로 다짜고짜 침범한 불청객이라는 소리일지도 모른다. 로우톤로 중얼거리던 다홍은 벚꽃색 눈동자를 깜빡이며 “혼잣말이였어.”하고 말을 덧붙히고 온화하게 눈매를 내려접고 웃어보였다. 의미가 깊지 않은 말이라는 것처럼.
쓰고, 싸늘하게 느껴지는 조언에 다홍은 날개짓을 해야한다는 걸 잊을 뻔했다. 고도가 떨어지는 순간, 다시 날개짓을 해서 높이를 유지한 다홍의 시선이 현율에게로 쏘아진다. 내가 판단을 잘못해서 벌어진 일에 대한 대가를 내 스스로가 아니면 누가 대신해서 진다는 거지. 의문, 혹은 상냥하지만 단호한 반박의 의미가 담겨 있는 눈빛은 금방 거둬졌지만. 그 대가를 이 아이가 대신 지는거라면-. 지나친 비약이겠지. 다홍은 곧, 나비들이 머물고 있는 가지들 사이를 살피다가 손등을 가릴 정도로 길게 내려온 장옷을 한손으로 걷어 붙잡으면서 잔가지들을 헤쳤다.
녹색으로 물들은 것을 봤음에도 그렇게 움직이는 건, 다홍의 고집이였다.
“생각보다 장옷은 움직임을 둔하게 하거든. 게다가 금색 가지라는 걸 직접 만져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라지.”
옷으로 감싸고 움직여도 된다는 현율의 말이 들리자, 다홍은 맥락이 맞지 않는 말을 내놓으며 가지들을 헤치고 손을 놀렸다. 몸에 부딪혀서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가지들을 혹시나 꺽을까봐 조심스러운 몸짓이였다. 잠시만 실례하마. 오래 걸리지는 않을테니 불편하더라도 참아주렴. 장옷을 걷어올린 손으로 툭 툭 부딪히는 가지들을 한번씩 가볍게 쓸어내고 조심스러운 움직임과 달리 금색을 잡아 꺽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