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58303> [1:1/HL/현판] 초여름, 구닥다리 옛날 이야기였으면 했던: 1쪽 :: 343

소녀는 어쩌다 여우의 꿈을 꾸게 되었나 ◆lh92e4yUdY

2021-06-04 00:27:04 - 2021-08-19 18:28:54

0 소녀는 어쩌다 여우의 꿈을 꾸게 되었나 ◆lh92e4yUdY (SLWUcGFu8s)

2021-06-04 (불탄다..!) 00:27:04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한강, 서시 中>

257 우리 - 단랑 ◆s8rBL8FbnM (zGhLeMrrJc)

2021-07-03 (파란날) 11:37:29

“우리 몰래몰래 만났으니까.”

몰래 쪽지를 교환해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고 몰래 약속한 곳에서 만나는 일. 어쩐지 거창한 단어 같기는 해도, ‘비밀모임’ 말고 달리 다르게 칭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쉽게 수긍해주는 단랑을 보고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고. 마주 웃은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려둔 가방을 다시 멨다.

“응, 너도 집에 가지? 지하상가 있는 데까지 같이 갈래?”

물은 우리가 제가 있던 자리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미술실 문을 열었다. 누군가 있는지 두리번거리며 살핀 우리는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자 아직 미술실 안쪽에 있는 단랑을 향해 손짓했다. 지난 번엔 마냥 즐겁다고만 할 수 없는 귀갓길이었지만, 오늘은 어쩐지 기분 좋게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한 입 깨문다면 단 맛이 날 예감이었다.

258 우리주 ◆s8rBL8FbnM (zGhLeMrrJc)

2021-07-03 (파란날) 11:41:24

일단 집에 가는 느낌으로 짧게 적어봤어요. 이 뒤로 집에 돌아가서 단랑이가 적당히 쉬고 있으면 우리가 먼저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단랑이가 먼저 메시지를 보내도 좋구요! 가볍게 주고 받다가 단랑주가 말하신대로 역에서 보면 될 것 같아요 ㅎ-ㅎ
단랑이 또래 아이들 모습 나오는 것 같아서 귀여워요~~ ㅠ-ㅠ 배싯 웃는 단랑이에서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259 단랑주 ◆lh92e4yUdY (2eFeqX2h/I)

2021-07-03 (파란날) 13:11:12

Picrewの「ただの メーカー」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uyH5k21Z4O #Picrew #ただの_メーカー

그 부분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픽크루를 조금 만져봤어요. 마음같아선 연성을 하고 싶지만 그럴 만한 기력이 없고, 답레도 점심 먹고 나서 쓸 수 있는지라 우선 이렇게 픽크루 이미지 하나 올려드리는 것으로 갱신해두겠습니다yy...

아, 그리고 이제 보니 단랑이의 시트에 사용된 픽크루 출처가 미기재되어 있었네요. 이 이미지와 >>1의 시트에 사용한 이미지 모두 팔칠님의 「ただの メーカー」 https://picrew.me/image_maker/26311

260 단랑 - 우리 ◆lh92e4yUdY (2eFeqX2h/I)

2021-07-03 (파란날) 13:34:13

<[ 우리야 ]
<[ 잘 들어갔어? ]
<[ 집에 들어오자마자 빗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네 ]
<[ 그래도 주말에는 맑아질 것 같아서 다행이야 ]
<[ 기차표 찾아봤어 ]

(코레일 홈페이지 사진. 토요일 아침 9시경에 출발해서, 11시 반쯤에 도착하는 기차 일정을 찍은 스크린샷이다.)

<[ 이걸로 할까 싶은데, 넌 어때? ]

261 단랑주 ◆lh92e4yUdY (2eFeqX2h/I)

2021-07-03 (파란날) 13:35:11

단랑이가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방향으로 가볍게 적었습니다. 우리주도 모쪼록 편하게 써주세요 3.3

262 우리 - 단랑 ◆s8rBL8FbnM (5yEtIyWTQE)

2021-07-03 (파란날) 14:32:39

[ 응 방금 도착해서 허락도 받았어! ]>
[ 공부 얘기하니까 역시 좋아하시더라... ]>
[ 그러네 둘 다 안 맞아서 다행이야 ㅎㅎ ]>
[ 주말에 비 안 오는 것도! ]>

[ 👍 ]>
[ 좋아! 기차 시간까지 알아봐주고 고마워...! ]>

263 우리주 ◆s8rBL8FbnM (5yEtIyWTQE)

2021-07-03 (파란날) 14:33:19

톡 주고받는 것도 재밌네요 ㅋㅋㅋㅋㅋ 편하게 적었습니다! 단랑주도 편하게 써주세요 >.<

264 단랑 - 우리 ◆lh92e4yUdY (pdw/8S771c)

2021-07-03 (파란날) 17:53:17

<[ 그러게, 타이밍이 좋았네 ]
<[ 아 허락받았는지부터 물어봐야 했는데; ]
<[ 그래도 허락해주셔서 다행이네 ]
<[ 아침은 먹고 오는 게 좋을 거야 ]

(기차표 예매내역 사진. 두 장의 기차표가 예약되어 있다.)

<[ 기차에서 내리면 마중나올 차를 보내주신대 ]

# 3.3 그만 낮잠이 살며시 들었는데 낮잠을 너무 오래 자버렸어요... 이번에야말로 핑퐁 좀 주고받나 했더니 88!

265 우리 - 단랑 ◆s8rBL8FbnM (1eJ2WLh6oA)

2021-07-03 (파란날) 18:37:44

[ 응, 도착하면 점심 때쯤 되겠지? ]>
[ 유부초밥은 집 근처 가게에서 사 갈게! ]>
[ 그걸로 다같이 점심 먹으면 되지 않을까 🤔 ]>

[ 확인! 시간 맞춰 나갈게! ]>
[ 헉 감사하다...! 차 타고는 얼마 정도 걸려? ]>

# 아유 피곤하셨나봐요 ㅠ-ㅠ 꼭 핑퐁 아니어도 좋으니까 편히 와주세요~!

266 단랑 - 우리 ◆lh92e4yUdY (EuCjp09KUo)

2021-07-03 (파란날) 19:16:13

<[ 그러면 되겠다. ]
<[ 맛있겠네 ]
<[ 아마, 차 타면 2~30분? ]

<[ 빗소리 때문일까 조금 졸리네 ]
<[ 숙제해야 되는데. 🙃 ]

# 감사합니다 3.3......

267 우리주 ◆s8rBL8FbnM (krdIWguJ9c)

2021-07-04 (내일 월요일) 23:08:53

제가 좀 갑자기 사라져서 늦었죠 ㅠ-ㅠ 답은 조금 더 늦은 시간이나 내일 드리게 될 것 같아서 미리 인사드릴게요...! 주말 푹 쉬셨담 좋겠구 편안한 밤 되세요~

268 단랑주 ◆lh92e4yUdY (6ncU8cqBNM)

2021-07-04 (내일 월요일) 23:27:24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 많이 바쁘셨나 보네요. 답레는 푹 쉬시고 시간나실 때 천천히 주셔도 좋아요. 편안한 주중이 되시길 빌어요. 우리주도 좋은 밤 되세요.

269 우리 - 단랑 ◆s8rBL8FbnM (cHSJmahkUw)

2021-07-05 (모두 수고..) 23:07:11

[ 너도 유부초밥 좋아해? ]>
[ 다른 거 좋아하는 건? ]>
[ 역에서 내려서도 꽤 들어가는구나 😮 ]>
[마중 나와주시는 거 진짜 감사하다 ㅠㅠㅠㅠ ]>

[ 헉 숙제 ]>
[ 나 까먹고 있었어... ]>
[ 너 아니었음 큰일날 뻔 😇 ]>
[ 근데 나도 졸리네... 둘 다 힘내자... 🙃 ]>

270 우리주 ◆s8rBL8FbnM (cHSJmahkUw)

2021-07-05 (모두 수고..) 23:10:42

월요일 잘 보내셨나요? 비는 안 왔는데 엄청 습해서 무거운 날씨더라구요... ㅠ-ㅠ 오늘도 고생 많으셨고 편안한 밤 되셨으면 좋겠어요!

271 단랑주 ◆lh92e4yUdY (TnZuWTbBl6)

2021-07-05 (모두 수고..) 23:23:55

이 쪽은 샤워꼭지라도 틀어놓은 것처럼 잔뜩 쏟아지고 있어요.
귀가하고 난 이후부터 쏟아지기 시작해서 비를 맞거나 하진 않았고, 방에 가만히 앉아서 듣는 빗소리는 정말 좋아하니 나쁜 일은 아니지만요. 오히려 이 정도로 비가 내리고 나면 내일 아침은 조금 선선하지 않을까 기대해보게 되네요. (내일 아침까지도 이 기세로 내리고 있으면 안 되는데^p^)
오히려 낮에 정말 공기가 무겁고 후텁지근해서 고역이었네요.
우리주도 좋은 밤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레스 남겨두시고 주무시러 가시는 거면, 좋은 꿈을 꾸시기를 빌어요.

272 단랑 - 우리 ◆lh92e4yUdY (TnZuWTbBl6)

2021-07-05 (모두 수고..) 23:30:56

<[ 손님 맞이에 소홀할 수는 없으니까. ]
<[ 먹는 거라면 ]
<[ 어지간한 과일은 다 좋아 ]
<[ 바나나는 텁텁해서 별로고, 포도는 씨 골라내는 게 번거롭지만 ]
<[ 바나나맛 우유와 포도주스는 좋아해 ]
<[ 우리 너는 좋아하는 거 있어? ]

<[ 정 졸리면 ]
<[ 숙제는 그냥 주말에 둘이서 같이 해버리자 ]
<[ 어때? ]

273 단랑주 ◆lh92e4yUdY (TnZuWTbBl6)

2021-07-05 (모두 수고..) 23:32:09

진짜 문제가 되는 건 모기네요. 이 녀석들이 비 피하러 방충망을 뚫고 들어왔나 봐요. 잡은 것만 4마리째...

274 우리 - 단랑 ◆s8rBL8FbnM (kgEQ513Zro)

2021-07-06 (FIRE!) 14:18:47

[ 과일! ]>
[ 과일도시락 정도는 만들 수 있겠다 ㅎㅎ ]>
[ 챙겨 갈 테니까 가는 길에 같이 먹자 😉 ]>
[ 음, 나도 과일 좋아해. 또... 초코우유? ]>
[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좋아하구 ]>

[ 앗 좋은 생각이다 ]>
[ 그럼 오늘은 씻고 일찍 잘까 🙃 ]>

275 우리주 ◆s8rBL8FbnM (kgEQ513Zro)

2021-07-06 (FIRE!) 14:20:57

오늘 비 많이 안 왔어야 할 텐데요 ㅜ-ㅠ! 여긴 다행히 비는 안 오고 후덥지근한 날씨네요. 흐린 걸 보아하니 내일부터는 다시 오는 것 같지만요...
모기.. 맞아요 벌써 모기들이 슬금슬금 나오죠... 여름 다 괜찮은데 모기는 정말 ㅋㅋ큐ㅠㅠㅠㅠ 오늘은 부디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276 단랑 - 우리 ◆lh92e4yUdY (m07G08Mq6U)

2021-07-07 (水) 16:19:38

<[ 챙겨간다니? ]
<[ 어 ]
( 2분 정도 침묵 )
<[ 그렇게까지 안 해줘도 되는데😮 ]
<[ 짐이 너무 많지 않을까 ]

<[ 아이스크림은... 기차역에 들고 가면 녹겠네 ]
( 일기예보 링크. 별 반전은 없이, 주말 내내 화창하다 못해 쨍쨍할 모양이다. )

<[ 9시 12분 출발이니까, 9시까지는 기차역에 도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

<[ 응, 오늘은 일찍 자자 ]
<[ 잘 자 ]
<[ 라고 하면 되는 걸까? ]

<[ 조금 낯설어 ]
( 당신에게는 안 보이겠지만... 단랑은 이 메시지를 보내고, 조금 쑥스럽게 웃으면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

277 단랑주 ◆lh92e4yUdY (m07G08Mq6U)

2021-07-07 (水) 16:22:36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장대비에 찐만두 그 비슷한 무언가가 되어버린 단랑주다.)
그래도, 차라리 이렇게 한번씩 시원하게 쏟아져버려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미스트처럼 찹찹 흩뿌리듯이 찔끔 와서 습도만 올려놓고 가는 가랑비보다야... 그렇지만 모기는 용서가 안 되네요.
비가 침울하게 쏟아져서, 좋은 하루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주 가시는 곳에 선선한 바람이 불기를 빌어요. 답레와 함께 갱신해두고 갈게요.

278 당신◆Z0IqyTQLtA (0N6gktMuCI)

2021-07-07 (水) 21:46:26

situplay>1596244920>212-1001

보신다면 와주시길 바랍니다.

279 이름 없음 (7oaav6y8wo)

2021-07-08 (거의 끝나감) 01:51:10

저는
"Red Moon" 스레에서 루이스 캄파넬라
"적영 고등학교" 스레에서 채별비
"HELPERS" 스레에서 폴라리스라는 캐릭터를 굴렸었고,
현재는 1:1 스레인 "초여름, 구닥다리 옛날 이야기였으면 했던" 스레에서 단랑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레스를 남기게 된 이유는, Red Moon/적영 고등학교/HELPERS의 3개 스레에서 무통보 잠수를 하게 되었고,
분쟁 조정 스레에서 HELPERS 스레의 캡틴과 조정을 거친 결과
여태껏 무통보잠수를 해온 3개 스레와 현재 활동중인 1개 스레에 어째서 말없이 잠수를 하게 되었는지/잠수를 하고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서술한 레스를 남기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첫째, "Red Moon" 에서
작년 말에서 올해 2월까지 활동했으나 점점 접속이 뜸해지다가, 3월경에 들어서는 개강 및 답레 작성의 한계점에 부딪혀 접속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플러팅 스레임을 감안하고라도 감정교류보다는 선정적인 흐름을 타버린 점과, 서로의 심경만을 서술하다가 서술 교착 상태에 빠져 응답을 작성하는 것이 힘들어 텀이 늘어졌으며, 일과성 허혈 발작을 일으켜 입원 및 통원 생활을 하게 되어 기입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돌아간다고 해도 어디서부터 합의점을 찾아야 할지 긴 공백기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도 난감했기에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둘째, "적영 고등학교" 스레에서
4월 말경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나, 실용음악에 대한 전공지식이 모자랐던 결과 캐릭터의 서술의 난해함/매너리즘에 빠져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것이 힘들었으며, 중간고사 기간을 넘기고 5월을 넘어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2학기로 연계되는 졸업작품 프로젝트에 지대한 차질+신체적 이상이 생겨 해당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간상의 문제로 접속을 줄이다가, 결국 접속을 거의 하지 않기에 이르렀습니다.

셋째, "HELPERS" 스레에서
5월 초에 활동하기 시작하였으나 얼마 가지 않아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는데, 진행상의 불일치점(진행은 쉰다는 안내에 다른 일을 하러 갔는데, 그 사이 다른 두 플레이어와 진행을 했던 점)으로 인해 스레에서의 소속감에 의문을 느꼈고, 또한 상술한 현실 생활에서의 차질 및 신체적 이상으로 인해 통보 없이 접속을 하지 않기에 이르렀으며, 6월을 거쳐 7월인 현재까지 접속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의 조정 과정에서는 성실히 임하여 응분의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280 단랑주 ◆lh92e4yUdY (7oaav6y8wo)

2021-07-08 (거의 끝나감) 01:53:16

즐거운 추억만 갖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역시 제가 너무 모자란 사람이었나 봐요. 미안합니다, 우리주.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서.

추후 기입은 우리주의 뜻대로 해주세요. 계속 말씀해주셔도 되고, 중단하셔도 됩니다. 말씀없이 떠나셔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세 번을 그랬으니까요. 어떤 대답을 하시더라도 수긍하겠습니다.

281 우리주 ◆s8rBL8FbnM (aVrDzT6pnI)

2021-07-08 (거의 끝나감) 17:57:16

앗 아뇨!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는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어도 괜찮아서 단랑주가 몸과 마음이 편하신 쪽으로 결정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재개하는 것도 좋구요. 여유 있게 시간 두고 잘 생각하신 다음에 답 주셨음 해요.
날이 많이 덥네요 ㅠ-ㅠ... 오늘도 고생 많으셨고 좋은 저녁 보내세요~

282 단랑주 ◆lh92e4yUdY (ryo0jNcoaI)

2021-07-08 (거의 끝나감) 22:30:17

용서해주시고, 상냥한 말씀까지 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우리주께서 단랑이와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으신 의사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하려고 했습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사나흘 정도 휴식기를 가지는 것도 좋은 생각이겠네요. 이런 일도 있었던데다, 저도 현생 스케줄이 퍽 고달픈 편이고 우리주도 바쁘신 듯하니까요. 우리주도 느긋하게 휴식하시고, 이야기를 다시 이어나갈 마음이 드셨을 때 다시 답레를 남겨주세요. 우리주께서 답레를 남겨주실 때 돌아오겠습니다.

비가 쏟아지고 나니 밤바람이 차네요. 주무실 때 여름감기 걸리시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써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어요.

283 우리주 ◆s8rBL8FbnM (FvsDnCnBXM)

2021-07-09 (불탄다..!) 16:57:53

그럼 저희 일주일 정도 쉬고 시작할까요? 충분한 휴식 가진 다음, 다시 느긋하게 진행하는 걸로 해요. 금요일도 이제 저녁에 접어들고 있네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푹 쉬세요~ ㅎ-ㅎ

284 단랑주 ◆lh92e4yUdY (0eJ49vz3Og)

2021-07-09 (불탄다..!) 18:22:12

네,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하기로 해요. 그 동안 저도 여유를 가지면서, 안팎으로 정리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주도, 이번 한 주 별탈없는 마무리 되시고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285 우리주 ◆s8rBL8FbnM (B0xqoE3pmM)

2021-07-19 (모두 수고..) 23:48:33

주말 잘 쉬셨나요? 시간 정말 빠르네요... 벌써 월요일이야.... 아니 이제 곧 화요일이죠.. 단랑주가 괜찮으시다면 내일이나 모레 중으로 이어두려고 해요. 혹시 휴식이 조금 더 필요하시거나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드신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럼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푹 쉬세요~ ㅎ-ㅎ

286 단랑주 ◆lh92e4yUdY (biNjzgpQlc)

2021-07-19 (모두 수고..) 23:57:53

먼저 갱신할 염치가 없어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주께서 원하신다면 저는 계속 이 이야기를 유지시키고 싶기에. 모쪼록 편하실 때 계속 이어주세요.
우리주께서는 잘 지내고 계셨나 모르겠네요. 요 며칠간 워낙에 더웠어야죠. 거기다가 이게 시작이라니... 우리주도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287 우리 - 단랑 ◆s8rBL8FbnM (TRTSywnnPY)

2021-07-21 (水) 19:29:25

[ 과일이랑 유부초밥이 다인데 뭐! ]>
[ 그 정도는 거뜬히 들 수 있으니까 걱정 마 ]>

[ 주말에 날씨 엄청 맑구나 ]>
[ 비 안 와서 다행이다 🙂 ]>

[ 응 시간 맞춰 갈게! ]>

[ 앞으로 익숙해질 거야! ㅋㅋㅋㅋ ]>
[ 너도 잘 자 🥱 ]>
[ 기차역에서 만나! ]>

288 우리주 ◆s8rBL8FbnM (TRTSywnnPY)

2021-07-21 (水) 19:30:13

날씨가 무지 더워요... 이번 주는 내내 덥다는 거 같네요 ㅠ-ㅠ 오늘도 고생하셨고 시원한 곳에서 푹 쉬세요~!

289 단랑주 ◆lh92e4yUdY (3gGI5Dhf0g)

2021-07-21 (水) 21:17:03

좋은 저녁입니다. 복 더위가 이제 시작이죠... 오늘이 중복이던가요? 우리주도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시원한 데서 충분히 쉬고 계시길 바라요.

다음 장면은 기차역으로 넘어가게 될 텐데 괜찮으실까요?

290 우리주 ◆s8rBL8FbnM (TRTSywnnPY)

2021-07-21 (水) 21:36:46

네 오늘이 중복이라고 하더라구요. 몸보신할 음식 잘 드셨나요? ㅎ-ㅎ 넵 기차역으로 넘어가는 거 좋아요!

291 단랑 - 우리 ◆lh92e4yUdY (3gGI5Dhf0g)

2021-07-21 (水) 22:11:53

(답장이 조금 늦었다.)

<[ 그렇구나 ]
<[ 고마워 ]

<[ 우리가 타기로 한 열차는 5번 승강장이래 ]
<[ 승강장에서 만나자 ]
<[ 선크림 꼭 챙겨! ]

* * * * *

운정기차역은 운정시의 크기에 비해서도 꽤 큰 편이었는데, 그것은 운정역이 커다란 2개의 철도선의 환승역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넓은 운정역은 한산한 아침이라도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이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소년을 찾는 것은 퍽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놀이공원 수준으로 붐비고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개찰구 저만치에서부터 승강장의 밴치에 크로스백을 맨 채로 단정하게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잘 보였기 때문이다. 하늘색의 품이 넉넉한 셔츠에, 짙은 데님 바지를 입고 있는 하얀 머리의 소년은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철로 너머를 막연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당신의 시선이 닿으면, 소년은 사막여우라도 된 것처럼 당신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왔구나."

292 단랑주 ◆lh92e4yUdY (3gGI5Dhf0g)

2021-07-21 (水) 22:13:57

아쉬운 대로 오늘 저녁은 KFC에서 먹었어요. 해봐야 두 조각이 한계지만요..

본가에 내려갔더라면 어머니가 백숙을 끓여주셨을 텐데, 분명 저는 백숙보다 치킨을 훨씬 좋아하는데도 이상하게 백숙이 그립네요. 말복에는 집에 내려가볼까 봐요.

293 우리 - 단랑 ◆s8rBL8FbnM (vkCnxYG6Uk)

2021-07-22 (거의 끝나감) 23:20:19

유부초밥과 과일 도시락을 넣은 백팩을 매고, 선크림까지 꼼꼼히 바른 우리가 집을 나섰다. 부모님께는 공부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온 탓에 조금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막상 나와서 몇 걸음 걷다보니 금방 잊혀질 만큼 날씨가 좋았다. 나들이 가기엔 딱 좋은 날씨였다. …물론 단순한 나들이는 아니라고 해도.
역에 도착해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우리는 오래 지나지 않아 단랑을 발견했다. 반가움에 웃음 지은 우리의 걸음이 빨라졌다.

"안녕! 일찍 왔네."

손 흔들며 달려온 우리가 밝게 인사를 건넸다.

"역까지 오는데 엄청 맑더라. 우리, 날을 잘 고른 것 같아."

단랑도 걸어오면서 보았을 게 분명한 날씨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이며.

294 우리주 ◆s8rBL8FbnM (vkCnxYG6Uk)

2021-07-22 (거의 끝나감) 23:23:34

아무래도 가족들이랑 함께 먹는 거랑은 조금 다르게 느껴지나봐요. 일정이 잘 맞아서 그때는 본가에 가실 수 있음 좋겠네요.
장마 끝, 폭염 시작이라더니 날씨가 하루하루 살벌하게 더워지고 있어요 ㅋㅋㅋ큐ㅠㅠㅠㅠ 가만히 있으면 안 덥다는 말이 들어맞지 않는 요즘입니다.. 날도 더운데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이래저래 상황이 도와주진 않지만 ㅇ<-<... 내일 즐거운 금요일 보내셨음 해요~! 일단 오늘 푹 주무시구요!

295 단랑주 ◆lh92e4yUdY (m8cA5yBPzY)

2021-07-22 (거의 끝나감) 23:28:13

잠이 쏟아져서 자려고 누웠다가 마지막으로 한 번 확인하던 차에 갱신된 것을 발견했네요... 우리주도 오늘 하루 고생많으셨어요. 날씨가 정말로 40도를 찍어버리는 걸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88
그래도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가만히 옹송그릴 수 있으면 괜찮은 날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주도... 좋은 밤 보내시길 빌어요. 답레는 내일 드리기로 하고,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297 단랑 - 우리 ◆lh92e4yUdY (bhcjydVYhc)

2021-07-23 (불탄다..!) 22:33:49

그래도 주말에 만나서 하기로 한 일 중에는 숙제를 같이 하는 것도 있으니까, 너무 거짓말이라고 불편해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그렇게 되면 거짓말이라고 할 수는 없는 셈이니까. 그래도 참 정말이지 공부만 하고 있기에는 아까운 날씨이기도 했다. 한 번 정도는 특별한 주말이 있어도 되지 않을까?

"나도 온 지 얼마 안 된 참이야."

밝게 건넨 인사에, 단랑도 곱게 웃어보인다. 그가 웃을 때에는 뙤약볕이 따갑던 개찰구에 한 줄기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 당신과 단랑의 이마를 쓸고 지나간다.

"그러게. 여행가기엔 좋은 날씨네."

그러고는, 단랑은 조금 이상한 질문을 꺼냈다.

"오는 길에 딱히 뭐 이상한 것이 눈을 마주쳐오거나, 말을 걸어오거나 하진 않았지?"

* 그러고 보면 운정지하도에서 그 유충이라는 것을 잡은 이후로, 당신은 원래 일상에서 보이지 않던 이상한 것들을 종종 눈치채는 순간이 한두 번 정도는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벤치 밑이나 가로등 뒤편 같은 으슥한 곳에서 어슬렁거리는 조그맣고 말라빠진 아귀들이라던가, 노숙자를 둘러싸고 키득거리는 아이들이라던가, 건물 틈새에서 스멀스멀 움직이는 이상할 정도로 키가 큰 사람이라던가.

그러나 그런 것들은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당신이 그것과 눈이 마주쳤을 때만큼이나 화들짝 놀라서는 황급히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곤 하는 것이었다. 그 이상한 것들은 당신을 두려워하는 낌새였다. 흔히 보이는 인터넷 괴담 썰처럼 "너 나 보여?" 하고 다가와서는 "너 나 보이잖아아아아아" 하고 땡깡을 부리는 케이스는 단 한 건도 없었다. *

그러니 물어보나마나 한 질문이다. 단랑이 보기에 오늘은 당신에게 뭔가 엉뚱한 게 달라붙은 기색이 없었으니까. ...자기 꼬리였던 것을 빼면 말이다. 그는 아직도 당신의 머리에 여우 귀인지 너구리 귀인지 분간 안 가는 귀가 아직도 깜찍하게 달려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 별표 사이에 써진 내용은 우리주의 취향에 따라 없는 것으로 할 수도 있고 그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할 수도 있으니 원하시는 대로 해주세요.

298 단랑주 ◆lh92e4yUdY (bhcjydVYhc)

2021-07-23 (불탄다..!) 22:34:07

답레로 갱신해두겠습니다. 좋은 저녁 보내시고 있기를 바라요.

299 우리 - 단랑 ◆s8rBL8FbnM (SMp8C/TFdE)

2021-07-23 (불탄다..!) 23:36:21

"오래 기다리게 한 건 아니구나. 다행이다."

단랑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우리가 한결 안심이 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도 늦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래 기다리면 다리 아프니까. 개찰구에서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건드리는 머리카락을 넘겼다. 부드럽고 적당히 시원해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응, 없었어."

산뜻하게 대답한 우리의 눈이 얕은 생각에 빠졌다. 무언가 더 덧붙이고 싶은 눈치였다.

"실은 몇 번 마주친 적은 있는데, 날 싫어하는 것 같던데. 아님... 무서워하거나?"

무서워하는 건 역시 말이 안 되나, 중얼거린 우리가 조금 웃었다. 제가 생각해도 무서워하는 건 말이 안 됐다. 고작 인간 여자애 하나가 무서울 것 같지는 않아서.

"어쨌든, 잘 된 일인 거지?"

우리가 기대에 찬 눈으로 단랑을 보며 물었다. 우리에겐 이게 상황이 좋아졌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300 우리주 ◆s8rBL8FbnM (SMp8C/TFdE)

2021-07-23 (불탄다..!) 23:37:47

오늘은 거의 에어컨 아래에 있던 것 같아요. 자비없는 날씨 같으니 ㅠ-ㅠ...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어요, 단랑주! 푹 쉬고 계시다면 좋겠습니다.
별 사이에 써주신 내용은 좋아서 그대로 가져왔어요~ ㅎ-ㅎ

301 단랑주 ◆lh92e4yUdY (XLT6a3tzfE)

2021-07-23 (불탄다..!) 23:56:49

저도 하루종일 에어컨 아래에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한동안은 에어컨 아래에서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우리주도 이번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느긋하게 쉬고 있어요. 답레는 곧 가져오겠습니다.

302 단랑 - 우리 ◆lh92e4yUdY (lXaRKyly5w)

2021-07-24 (파란날) 00:17:45

기다렸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고된 기다림은 아니었을 것이다. 벤치에 앉아 있었고, 이용객을 위해 승강장에 쳐놓은 차양의 그늘이 벤치에 드리워져 있었으니까. 당신이 기대감을 가득 담아 던진 말에, 단랑은 대답을 바로 하지는 못했다. 걔들이 아무래도 널 우리들 중의 하나로 보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렇지만 그것은 본가에 도착해서 할아버지께 여쭈어보아 해결할 문제고, 지금은 여행길에 따라붙는 칩칩스러운 잡귀가 없다는 점을 잘 된 일이라고 인정해주어야겠지.

"그렇네. 걔네들이- 그래, 걔들은 널 무서워하는 게 맞을 거야. 잘됐네."

단랑이 내어놓은 대답은 당신이 설마 하는 그 대답이었다. 그때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음 소리가 역 안에 울려퍼졌다. 이윽고 안내방송이 그 뒤를 따라서 흘러나왔다.

-5번 승강장으로 예성, 예성행 1059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탑승구에서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303 단랑주 ◆lh92e4yUdY (lXaRKyly5w)

2021-07-24 (파란날) 00:18:20

저는 답레를 남겨놓고 자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주도 오늘 하루 고생하셨어요. 좋은 밤 되시기를 바랍니다.

304 우리 - 단랑 ◆s8rBL8FbnM (oWzIboB14E)

2021-07-24 (파란날) 16:19:17

저를 무서워하는 게 맞다는 말에 우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귀 때문인가. 그것빼고 변한 게 없으니, 이유로는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어떤 원리로 그들을 두렵게 만드는지는 모르겠다만.

"아, 열차 들어온다."

방송으로 흘러나오는 안내음을 따라 한 걸음 물러선 우리가 열차의 문이 열리기까지 기다렸다. 문이 열리고 열차에 오른 우리는 티켓에 적힌 자리를 찾아 먼저 안쪽으로 들어가 앉았다.

"기차 타고 멀리 가려니까 꼭 방학 같네. 여행가는 기분이야."

…사실은 가서 숙제도 해야 하는데. 조그맣게 덧붙인 우리가 작게 찌푸렸다 웃음지었다.

305 우리주 ◆s8rBL8FbnM (oWzIboB14E)

2021-07-24 (파란날) 16:20:21

밤에 답레 올리면 쓰고 기절하게 되네요 ^-ㅠ 더워서 그런지 잠도 늘고... 그냥 누워있는 시간 자체가 압도적으로 길어졌어요 ㅋㅋㅋㅋ큐ㅠㅠㅠㅠ 오늘도 무척 덥죠... 그래도 주말이니까!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시길 바라요~!

306 단랑주 ◆lh92e4yUdY (toFqXuBtCk)

2021-07-24 (파란날) 21:36:36

그러게요... 저도 답레만 써야지- 했다가 무심코 잠들어서, 이제야 깨서 늦은 저녁 간단하게 먹었어요.
확실히 더운 여름에는 움직임을 줄이는 게 현명한 일이지만...... 전 너무 지나치게 자버렸나 봐요. 88 우리주도 좋은 저녁 보내고 계시길 바라면서, 천천히 답레 써서 드릴게요.

307 단랑 - 우리 ◆lh92e4yUdY (FqH15V.MBw)

2021-07-24 (파란날) 21:52:46

동그랗게 눈을 뜨고 바라보는 당신의 시선에 단랑은 곤란한 듯이 웃어보였다. 사실 단랑도 간략하게나마 당신에게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설명해줄 수 있지만, 흔히들 말하는 사람의 기라느니, 음양이라느니 팔자라느니 하는 수상하게 들리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찜찜했던 탓이다. 그는 그 대신에,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는 동안 당신의 어깨를 살며시 붙잡았다.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내는 소음이 역을 울렸다. 이내 열차는 정차구역에서 멈춰섰고, 문이 덜컥 열린다.

단랑은 당신의 어깨를 놓아주고는, 다소곳하게 당신의 뒤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객차로 올라설 때는 바깥의 후덥지근한 여름 공기와 대비되는 에어컨 바람이 얼굴에 훅 끼쳐온다.

"여행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당신의 바로 옆자리에, 단랑은 여우가 자리에 올라앉듯이 살며시 앉았다. "숙제는 금방 끝내버리지, 뭐." 하고 당신을 돌아보며 웃으려던 단랑은, 어라- 하는 표정이 됐다. 그게 옆자리라는 게 이 정도 거리감인 줄은 몰랐어서. 단랑은 이 시점에서 엉뚱하게도 백미러를 떠올렸다. 백미러에 종종 이런 문구가 적혀있지 않은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음>

단랑은 크로스백을 뒤적여선, 괜히 시선을 피하며 공책 한 권을 꺼내서 부채질을 했다. 공책이 펄럭이는 바람이 당신 얼굴에도 시원하게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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