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258303> [1:1/HL/현판] 초여름, 구닥다리 옛날 이야기였으면 했던: 1쪽 :: 343

소녀는 어쩌다 여우의 꿈을 꾸게 되었나 ◆lh92e4yUdY

2021-06-04 00:27:04 - 2021-08-19 18:28:54

0 소녀는 어쩌다 여우의 꿈을 꾸게 되었나 ◆lh92e4yUdY (SLWUcGFu8s)

2021-06-04 (불탄다..!) 00:27:04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한강, 서시 中>

1 흰여우 ◆lh92e4yUdY (SLWUcGFu8s)

2021-06-04 (불탄다..!) 00:28:23

◇ 이름 : 백단랑
◇ 나이 : 17세(진짜)
◇ 성별 : 남

◇ 외모 : 누구라도, 참 곱다, 고 생각하겠지. 그 소년은 그렇게 생겼다. 머리가 하얗고 피부는 뽀얗고 눈동자는 빨개서 색상 배열만 보면 토끼인데, 단랑의 얼굴에는 참 여우처럼 야살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새치름한 눈매의 왼쪽 아래에 콕 찍혀있는 눈물점 하나가 그를 더욱 그렇게 보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눈웃음이라도 치면 참 곱고도 얄미워보일 그런 얼굴로, 얼굴에 걸려있는 것은 단정한 무표정이다. 머리만 조금 길면 여자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눈길이 가는 얼굴이다 보니 182센티미터의 긴 키는 조금 후에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어깨너비도 충분하고, 팔다리도 길쭉길쭉해 옷맵시가 좋다.
스스로 말하길 백색증이 있다고 한다. 본디는 눈썹과 속눈썹도 희게 나지만, 이상해보여서 염색을 하고 있다고 한다. 햇살이 강한 날에는 종종 선글라스를 쓰곤 한다. 사실, 진짜 백색증은 아니고, 그러니 빛에 약하지도 않지만... 선글라스 같은 것을 쓰는 편이 조금 더 개연성있으니까. 햇살을 과하게 받으면 피부가 까맣게 타는 게 아니라 빨갛게 익기 때문에, 햇살 강한 날에는 선크림이 필수.
옷차림은 대부분 교복 차림이며, 사복도 셔츠를 기조로 한 정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청바지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면바지도 종종 입고는 한다. 단정해보이는 옷차림을 선호해서, 하복을 입더라도 단추를 목까지 다 잠그고 리본도 빼놓지 않고 매곤 한다. "왜 남자까지 넥타이가 아니라 리본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는 모양이지만.

◇ 성격 : '단랑이 어떤 아이냐' 하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냥 그럭저럭 착한 아이야' 정도의 대답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얼굴이 아깝게도, 차분하고 단정한 모범생이다. 저 정도로 생겼으면 얼굴값을 하다가 십대들의 어설픈 향락 같은 것에 빠져들 수도 있는데, 그는 단정하고 고아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 흔들림없는 얼굴표정만큼이나 다른 아이들과의 사이에 어떤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를 대놓고 미워하거나 하는 사람은 딱히 없지만, 그를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도 없는, 이상할 정도로 밋밋한 인간관계.
그렇기에 단랑이 정말로 어떤 아이인지 똑바로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그와 가까이 지낼 빌미를 마련하게 된다면... 그가 생각보다 다채로운 감정을 그 단정한 표정 뒤에 감춰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지도.
어디까지나 이 소년은 여우다.

◇ 기타 : 오랜 세월을 살아 득도하여 영물이 된 여우 일족의 후예. 단정한 얼굴을 하고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것은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함으로, 평범한 사람들처럼 의무교육과정을 밟는 것은 세상에 대한 경험과 이해 및 일반적인 가치관의 함양, 그리고 활발히 살아있는 인간들이 발산하는 양기를 햇살 쬐듯이 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꼬리 일곱 달린 칠미호... 였다가, 불미스런 사고로 인해 꼬리 하나를 뜯겼다. 아무리 요호들의 꼬리의 성장과정이 대단히 단축된 요즘이라지만, 일곱 번째 꼬리는 20대 초중반에 다는 것이 보통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기연으로 힘을 빨리 쌓았는가 대단히 이른 나이인 열일곱 살에 일곱째 꼬리를 달았었다. ...호사다마라고, 단 지 얼마 안 돼서 떨어져버렸지만.
사람 모습도 단랑의 본모습이지만, 여우 모습도 단랑의 본모습이다. 영물인 단랑은 사람 모습과 여우 모습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 여우 모습은 보통 평범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특별한 체질이나 내력, 사정으로 인해 괴이의 세계와 가까워져 있는 사람에게는 보일 수도 있다.
차분하고 단정한 모범생 코스프레에 걸맞게, 성적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술을 전공으로 희망하여 미술학과 인문학을 병행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더욱 놀라운 성과이며, 선생님들에게 은연중의 편애를 받기도 한다. 미술에도 충분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미술학원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미적 센스는 정말로 본인이 타고난 것인 듯.
사용하는 물건들- 특히 옷이 묘하게 고급스럽다. 집이 꽤 유복한 듯하다.

2 소녀 ◆iT6uJ.OZKU (4yqlvneb5g)

2021-06-04 (불탄다..!) 00:31:45

◇ 이름 : 고우리
◇ 나이 : 17
◇ 성별 : 여

◇ 외모 : 159.7cm의 아담한 체구. 눈썹 위로 올라오는 일자 앞머리에 단발, 혹은 눈가와 입가에 각각 하나씩 있는 점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갈색 머리카락과 눈동자, 순하게 쳐진 눈꼬리 덕에 무해하고 귀여운 느낌이 강하다. 거기에 대개 웃는 얼굴을 하고 있으니 진입장벽이 낮을 수밖에.
더 자랄 것을 기대하고 맞춘 교복은 조금 품이 남아 넉넉하다. 기본적으로 교복은 단정하게 입지만 쌀쌀하다 느끼거나 날이 추워지면 그 위로 외투를 걸치기도 한다. 학교에서 신는 실내화는 분홍색 슬리퍼.

Picrewの「🍊 희귤 픽크루」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Aqo4kbmk3V #Picrew #_희귤_픽크루


◇ 성격 : 걱정이 많다. 제 걱정도 많지만 친구들 걱정을 들으며 울상이 되는 경우도 잦다. 다른 말로 하자면, 다정다감하다. 정이 많아 가장 친한 친구를 적으라는 칸을 보며 끙끙대기 일쑤. 어떤 면을 보면 아주 섬세한 사람 같은데 또 어떤 면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둔하다.

◇ 기타 :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미술실 옆 복도를 지나치다 갑자기 흰 여우로 변하는 동급생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 뒤로 갑자기 (도깨비로 추정되는)잘생긴 사람이 저를 보며 웃어주더니, 길가에서 제 옆을 스쳐가는 사람에게 달린 백호 꼬리를 발견하게 됐다.
본의 아니게 단랑의 꼬리를 가져오게 됐다. 아무리 살펴도 안 보이지만 일단 제게 있다고 하니 마음으로 소중히 여기는 중. 어쩌다 보니 이세계와 엮이게 된 것 같은데 아직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듯하다. 어느 날 갑자기 귀신이 나타나 괴롭히지만 않는다면야.
교우관계 원활! 성적은... 행복 순이 아니잖아요.

3 우리주 ◆iT6uJ.OZKU (4yqlvneb5g)

2021-06-04 (불탄다..!) 00:32:13

스레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4 단랑주 ◆lh92e4yUdY (SLWUcGFu8s)

2021-06-04 (불탄다..!) 00:42:18

별말씀을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uu 고우리 정말 고와요..

5 우리주 ◆iT6uJ.OZKU (4yqlvneb5g)

2021-06-04 (불탄다..!) 00:45:36

아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u//////u... 단랑이 미모도 장난 아닌 걸요! 사실 우리보다 단랑이가 더 미인일 것 같아요(소근소근) 미모는 졌으니 우리는 귀여움으로 승부 보겠습니다,,

6 단랑주 ◆lh92e4yUdY (SLWUcGFu8s)

2021-06-04 (불탄다..!) 00:46:44

첫일상은.. 사실 편지 마무리쯤때부터 생각난 거긴 한데, 우리가 단랑이가 준 부적으로도 막을 수 없는 괴이에 맞닥뜨렸다가, 우리가 엉겁결에 신비한 힘을 발휘해서 괴이를 물리치지만 완전히 물리치는 건 무리라서 곤란한 상황이 됐는데 단랑이가 도우러 와서 괴이를 쫓아내는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자기에게서 떨어져나간 힘이 우리와 완전히 일체화된 걸 보고 마른세수 하는 단랑이..

라는 첫일상을 상상하고 있었다는 말씀만 드려두고, 이제 주무시러 가시나요? 아니 이미 주무시고 계시려나..

7 우리주 ◆iT6uJ.OZKU (4yqlvneb5g)

2021-06-04 (불탄다..!) 00:50:16

첫 일상 소재 좋네요! 어떻게 이렇게 좋은 소재를 떠올리셨는지... 떠먹여주시는 거 받아먹으려니 감사하네요... 그나저나 단랑이 꼬리는 우째 ^-T
아마 요 레스까지 쓰고 자러 갈 것 같아요! 저는 동접일 때 얘기하다가 자러 가면 미리 말씀 드리려고 하는 편이라서요. 이제 잠 자러 가볼게요~! 단랑주 편안한 밤 되세요..! u.u

8 단랑주 ◆lh92e4yUdY (SLWUcGFu8s)

2021-06-04 (불탄다..!) 00:54:17

아니셨구나 x.x! 좋은 소재라고 해주시니 감사해요.. 떠먹여주다뇨. 처음 편지를 써주신건 우리주이신걸요. 꼬리야 뭐 하나 뜯겼다고 영영 구미호 못되고 팔미호로 살아야 되는 거 아니고, 단랑이는 꼬리가 수상할 정도로 일찍 난 케이스니 괜찮을 거에요 uu 그런데 이제 우리한테 꼬리가 날지도..
네, 여기까지 함께해주셔서 고마워요. 내일.. 아니 오늘이구나.. 오늘 저녁에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주도 좋은 꿈 꾸세요..!

9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16:57:21

우리 후천적 여우가 되는 걸까요...! ㅇ0ㅇ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조금 일찍 들러보아요. 나중에 오시면 일상 시작 전에 괴이의 종류나 더 짜야 하는 이것저것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면 좋겠네요!

10 단랑주 ◆lh92e4yUdY (bydl5ZCD3k)

2021-06-04 (불탄다..!) 18:02:20

뭐가 달리는지(?)는 우리주께 맡기려구요 uu 아무것도 달리지 않을 수도 있구요. 괴이의 종류는.. 흔히들 생각하는 귀신이나 이매망량, 요괴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악의가 없는 것들도 있지만 악의가 있는 것들도 있고.. 악의가 없는데 본의아니게 주변에 피해를 주는 것들도 있고요. <이누야샤>의 전국시대보다 좀 덜 혼란스러운 정도라고 말씀드렸다시피, <나츠메 우인장>에 나올 법한 말랑하고 친근한 괴이들도 있지만, 정말로 <학교괴담>이나 이누야샤의 에피소드에 나와도 손색없을 만한 악귀들도 있답니다.

tmi) 우리와 편지를 주고받은 이후 단랑이는 오래간만에 본가에 돌아가서 본가 서재를 한참 뒤적였다.

11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18:50:32

저한테 맡겨주시는군요! 음 고민해볼게요 ㅋㅋㅋㅋㅋ 단랑이가 준 부적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괴이라면 악령 쪽에 가까워야 할 것 같네요. 말랑한 괴이들은 그냥 지나갈 것 같으니까... 장소가 학교면 조금 더 그럴 듯해질 것 같고요. 귀신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장소니까(...) 밤 열시쯤 아무도 없는 캄캄한 음악실에 가면 아무도 없는데 건반이 눌리면서 연주 소리가 난다거나, 역시 아무도 없는 강당인데 갑자기 핀조명이 하나 켜지더니 그쪽 방향에서 웃음소리가 난다거나... 괜히 소문듣고 가봤던 아이들은 전부 기절해서 기억 못하고... 하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12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19:24:50

귀가했습니다. @.@

아, 첫 번째 일상에서 등장할 괴이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거군요..!
사실 말랑한 괴이들도 좀 짓궂은 장난꾸러기들은 장난이랍시고 장난을 걸어오곤 하는데 평범한 사람 입장에선 그게 생명의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경우가 있긴 해요..
다만 첫 번째 일상에서 등장할 괴이는 제가 정해둔 게 있는데, 다만 배경은 학교가 아니게 될 텐데 괜찮으신가요? 구체적으로는 지하상가나 지하철역이 돼요. 우리의 귀갓길 코스에 지하상가가 있다거나, 어디 갈 곳이 있어 지하철역으로 들어왔다거나.

그리고 아마 학교에 있는 괴이는 자잘한 건 다 단랑이가 정리해두었을 것...

13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19:35:20

물론 "자잘한 것" 이니까, 학교를 배경으로도 평범한 일상이 아니라 괴이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어요. 단랑이도 눈치 못 챘던 것이라거나.. 성불시키기까지 시간이 걸려 봉인해뒀는데 누가 봉인을 깼다던가..

14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20:37:33

앗 그렇답니다 ㅎ.ㅎ...! 첫 번째는 정해놓으신 게 있었나요? 부지런하셔라! 네네, 저는 오히려 그렇게 정해주시면 감사하죠 ㅋㅋㅋㅋㅋ 괴이... 좋아하는데 아는 건 많이 부족해서 늘 슬퍼하거든요...
횡단보도가 없어서 지하상가 통해 길을 건너야 한다거나, 귀갓길+살 게 있어서 지하상가를 통하면 될 것 같네요. 음 만약에 이런 현상 관련해서 조언을 구할 곳이 있다면 거기 찾아가는 것도 지하철역으로 가는 방법이 될 수 있구요.
자잘한 괴이 다 봉인 시켜준 단랑이... 착한 여우네요... ㅠ-ㅠ! 착한 여우한테 꼬리 더 주는 법을 제정하라 제정하라...! >>13도 잘 봤습니다. 여러모로 열어두고 진행할 수 있겠네요.
아, 그리고 실례가 안 된다면 >>10에서 단랑이가 서재를 뒤적인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아까 여쭤보려고 했는데 까먹어버렸어요()

15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20:45:37

이런 것과 비슷한 일에 대한 기록이 있나 뒤져보고, 힘이 옮겨간 사람에게 혹시 힘이 옮겨감으로 인해 나쁜 일이 벌어지거나 동티를 탄 적은 없었는지, 옮겨간 힘은 어떻게 되는지, 그런 일에 대한 방비책이나 대책 같은 게 있는지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단랑이는 걱정을 좀 사서 하는 성격이기에.. 그리고 지금은 옮겨간 힘이 어떤 계기로 사용되면 그 사람이 영물화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고민이 늘어난..

16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20:58:31

단랑이 섬세해~~ ㅠ-ㅠ 우리는 고우리(17세, 고민거리, 특: 아무것도 모름)가 되어버렸네요,,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꼬리도 안 보이니까 괴이랑 엮였다고는 하지만... 별일 있을까? 하고 생각할 것 같구요. 그 별일 곧 생길 예정이지만(...)

17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21:16:20

우리는 고우면 돼... 별일은, 음.. (준비해둔 괴이 본다)(안본다) 첫 괴이가 좀 으스스하고 무섭고 끔찍한 거라도 괜찮으실까요?

18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21:27:36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네 괜찮아요! 저는 그런 거에 꽤나 면역이 강하니까 걱정 않으셔도 돼요! ㅎ-ㅎ

19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21:58:19

그러시다니 다행이네요. 아아... 씻고 정리하고 컴푸터 앞에 앉으면 이 시간이야 88 첫 번째 일상은 언제 시작할까요?
그리고 오늘은 언제쯤 주무시러 가시나요?

20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22:29:21

아이구 저도 씻느라 조금 늦었네요 ㅠ-ㅠ... 첫 번째 일상... 중요한 설정이 있다면 조금 더 얘기하고, 없다면 슬슬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요.
음 오늘 아마 1시 전후로 자러 가지 않을까 해요. 졸리면 미리 말씀 드릴게요!

21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22:36:37

늦은 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아요. 다만 선레는 제가 써와도 될까요? 우리가 집에 가는 길의 지하도 전경을 묘사해서 써올게요. 어쩌면 육성/모험 스레의 스토리 진행과 비슷한 흐름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22 우리주 ◆iT6uJ.OZKU (S3Gdo0Ngwg)

2021-06-04 (불탄다..!) 22:38:48

선레 써주시면 오히려 감사하죠! 시간이나 분량 신경쓰지 말고 편하게 적어주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23 어느 초여름, 귀갓길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23:38:21

운정지하상가. 신도시의 중심가와 동쪽 구획을 잇는, 우리 나라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하상가다. 동해로 통하는 휴양지와 중심가를 연결해주는 혈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보니, 유동인구도 엄청나게 많으며 취급하는 품목도 다양하다. 가장 많이 취급하는 것은 의류잡화이지만, 화장품점이나 휴대폰 판매점, 편의점, 식당 등을 비롯해 거의 모든 업종이 입점해 있다. 대형 백화점의 지하매장과 연결된 구획도 있으며, 각기 다른 2개의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기까지 할 정도다.

그렇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에도 뙤약볕이 닿지 않는 지하로 내려와서 청량한 에어컨 냉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고우리- 당신이 오늘의 귀갓길 경로로 운정지하상가를 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상술했던 대로, 초여름의 뙤약볕을 정직하게 맞아가면서 인도를 가로지르기 싫었을 수도 있고, 횡단보도의 신호가 코앞에서 끊겼거나, 지하상가에 무언가 살 것이 있거나 아니면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로 가야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찌되었건, 당신은 오늘 운정지하상가를 통해 가기로 결정했다.

조금 이상한 점이라면, 상술했듯 운정지하상가는 신도시 시내 중심가와 동쪽의 휴양지- 양대 핫플레이스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구간이다 보니 유동인구가 엄청나게 많을 텐데, 오늘은 웬일로 지하상가가 아주 한산하다는 점이다. 사람이 없는데도 에어컨은 잘 돌아가고 있어, 공기는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지하상가의 문이 등뒤로 닫힐 때는 지상으로부터 벌써 들려오던 매미가 맴맴 우는 소리가 똑 끊겼다.

24 단랑주 ◆lh92e4yUdY (L8cPuRjmJ6)

2021-06-04 (불탄다..!) 23:40:11

이런 것을 써보는 게 처음이라+병행하고 있는 것이 있어서 1시간이나 걸렸네요.. 이제는 조금 빨리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경을 서술해드리느라 제 레스가 길어질지도 모르는데, 답레는 짧게짧게 주셔도 좋아요! 한 줄이라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만 정확히 묘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5 앗, 시원하다! ◆iT6uJ.OZKU (Pcnx5KGrj.)

2021-06-05 (파란날) 00:05:23

필요 이상으로 햇볕을 쬐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손으로 차양을 만들어 이마에 대고 있던 때였다. 종례가 치자마자 서둘러 나와 이른 귀가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갈림길 전까지 친구와 떠들며 걸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혼자인 데다 덥기까지 한 지금은 그렇게 좋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나쁘지도 않았지만.
지하상가 쪽으로 걸음을 틀었던 건 그런 사소한 이유였다. 같이 떠들어 줄 사람이 없어서 심심한 와중에 덥기까지 한 건 싫으니까. 초여름인데 벌써 크게 들리는 매미울음 소리에 “여름인가 봐.” 혼자 중얼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문을 열자마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반기는 것에 작게 웃는 것도 잊지 않고.

늘 사람이 북적이는 곳이라 원래는 횡단보도 만큼만 지하로 가로지를 생각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할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평일이라? 시간이 애매해서? 적당한 이유를 떠올려보지만 역시 보통 날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우리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잘못된 거라면 거기서 끝이었다는 걸까. 바람은 시원하고 길도 뻥 뚫려 있는데 굳이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바깥으로 갈 필요없었고, 이게 우리가 지하상가의 더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게 된 계기였다.

26 우리주 ◆iT6uJ.OZKU (Pcnx5KGrj.)

2021-06-05 (파란날) 00:07:16

부족한 부분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27 단랑주 ◆lh92e4yUdY (z.6BA58Wcs)

2021-06-05 (파란날) 00:20:15

괜찮아요. 충분히 써주셨어요! 응답은 금방 써오겠습니다.

왜인지 응답을 작성하다 보니, 나폴리탄 괴담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운정지하상가 이용수칙※
(전략)
8. 운정지하상가로 통하는 모든 고객용 출입구는 투명한 유리문입니다. 운정지하상가에 입장하실 시, 유리문을 통해 운정지하상가 안의 동태를 잠깐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행인은 물론이요 매장 직원까지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쪽 출구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후략)

같은 느낌으로...

28 어느 초여름, 귀갓길 ◆lh92e4yUdY (z.6BA58Wcs)

2021-06-05 (파란날) 00:31:59

그렇지만 광경이 이상하게 부자연스럽다. 여기가 아무리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고 해도, 당신이 우연히 행인이 단 한 명도 없는 순간에 여길 들어왔을 수는 있겠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모든 점포의 셔터가 내려가 있다. 문을 열고 있는 점포는 한 군데도 없이. 지하상가에 즐비한 옷가게도, 당신이 몇 번인가 본 적 있는 화장품 가게도, 저만치 있는 분식점도... 어떤 가게도 예외없이.

물론 지하상가에도 모든 점포가 휴업하는 휴무일이 주마다 한 번씩은 있긴 한데, 당신의 기억이 맞다면 그건 화요일이었고, 오늘은 화요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휴무일이면 지하상가 여기저기에 매주 화요일은 휴무일임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공지문 등이 세워지거나 붙여지곤 했는데 그런 것이라곤 전혀 없었고, 무엇보다 휴무일의 지하상가에는 음악을 방송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지하상가에서, 팝송만이 공허하게 울리고 있지 않은가. 양옆에 줄줄이 내려간 셔터만이 끝없이 늘어선 서늘한 복도를 걷고 있자니, 신나고 흥겨운 보이그룹의 음악조차도 을씨년스럽다.

왜인지, 한발짝 한발짝, 걸어들어갈 때마다, 조명이 조금씩 침침해지는 것 같다.

딩동댕동.

방송이 울린다.

운정지하상가 안내센터에서 안내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미아를 찾고 있습니다. 미아를 찾고 있습니다. 나이 8세, 줄무늬 티셔츠에 데님 오버롤을 입은 ○○○ 어린이를 찾고 있습니다. 다시 안내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29 우리주 ◆iT6uJ.OZKU (Pcnx5KGrj.)

2021-06-05 (파란날) 00:33:44

와 불 꺼놓은 방에서 혼자 읽고 있으니까 으스스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걱정 마세요 즐기는 중입니다...!

30 어라, 시원한 게 아닌가? ◆iT6uJ.OZKU (Pcnx5KGrj.)

2021-06-05 (파란날) 00:43:12

셔터가 내려진 가게.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꼭 지정된 휴무일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러운 사정 탓에 하루이틀 문을 닫는 가게들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전부 다라면 좀 많이 이상하지 않은가? 생각이 스치자 우리는 일순간 멈춰 선다. 십(十)자 모양으로 갈라진 길의 가운데였다.

지하상가는 왠지 평소보다 어두침침하게 느껴지고, 분위기에 맞지 않게 신나는 노래는 어딘가 기이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멈춰 서 있던 우리는 방송 안내음이 들리자 스피커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따금 작게 지직대는 사이로 들리는 목소리. 평범한 내용이다.

하지만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모든 사고가 정지된 상태에서 지금이 상황만은 벗어나야 한다는 예감이 드는 때가. 우리에겐 지금이 그랬다. 우리는 왔던 방향을 향해 몸을 돌려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더 가까운 길이 있었던 것 같은데, 몸은 자연히 익숙한 길을 택했다.

31 단랑주 ◆lh92e4yUdY (z.6BA58Wcs)

2021-06-05 (파란날) 00:47:49

(위기감이 아주 없지는 않구나..) (끄덕)
으스스하게 느껴지신다니 다행입니다. 여름이니까요... 여름 하면 무서운 이야기 아니겠어요.

32 우리주 ◆iT6uJ.OZKU (Pcnx5KGrj.)

2021-06-05 (파란날) 00:52:34

아무도 없고 가게도 다 닫았고 침침한데 갑자기 뭔지도 모르는 방송이 나온다? 이 상황에서 위기감을 못 느낀다면... 어쩌면 그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맞아요, 역시 여름 하면 무서운 얘기도 좀 나와줘야죠! 그나저나 제가 다음 답레까지는 못 드리고 잠들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려요..! ㅠ-ㅠ

33 단랑주 ◆lh92e4yUdY (z.6BA58Wcs)

2021-06-05 (파란날) 00:56:59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벌써 1시네요. 답레는 곧 올릴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 주무시러 가시는 걸 권장드려요. 단랑이가 나오는 걸 보려면 아직 조금 더 진행해야 하기도 하구요..

34 단랑주 ◆lh92e4yUdY (z.6BA58Wcs)

2021-06-05 (파란날) 00:57:40

(조금이 아닌가?) (아무튼..)
"이 상황에서 위기감을 못 느낀다면... 어쩌면 그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
그렇네욬ㅋㅋㅋㅋㅋㅋㅋ

35 어느 초여름, 귀갓길 ◆lh92e4yUdY (z.6BA58Wcs)

2021-06-05 (파란날) 01:01:23

물론 모든 지하상가가 그렇듯이 지하상가의 출구는 여러 군데였다. 운정지하상가는 특히 출입구가 더 많았다. 고객용 출입구만 백 개가 넘고, 지하철 출입구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근처의 가까운 출구를 찾아 나가려 한다면 어디에서건 금방 출구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운정지하상가였다.

그런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몸을 돌이켜 봐도 뒤로 펼쳐지는 풍경은 양옆으로 셔터가 내려간 점포가 끝도 없이 늘어선 침침한 복도뿐이다. 기분 탓일까. 전등은 깜빡거리고, 바닥의 타일은 하나둘씩 깨지고 떨어져나와 있고, 기둥에는 녹이 슬어 있는 것 같다. 딩동댕동. 생활에 품격을. 운정지하상가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지하 쇼핑몰으로, 이용객 분들의 쾌적한 이용 및 쇼핑을 위해 항상 청결하고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생활에 품격을. 운정 지하상가. 딩동댕동. 방송 소리에도 지직거리는 잡음이 낀다. 공기가... 서늘하다 못해, 차갑다.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달리던 당신은... 열십자로 갈라선 교차로를 맞닥뜨렸다.

지지직 지지직.
딩동댕동. 운정지하상가 안내센터에서 안내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미아를 찾고 있습니다. 미아를 찾고 있습니다. 나이 17세. 홍림고 하복을 입은 고우리 학생을 찾고 있습니다. 다시 안내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문득 주머니가 따뜻하다. ...당신과 편지로 이야기했던, 어떤 학생이 어느 날 신발장에 넣어준 선물을 넣어두었던 그 주머니다.

36 우리주 ◆iT6uJ.OZKU (dxFltpUoMc)

2021-06-05 (파란날) 01:01:39

>>34 본인이 더 하거나... 세계관 최강자거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그렇다면 오늘은 이만 들어가볼게요. 오늘도 얘기하고 첫 일상도 시작하고 재밌었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단랑주도 좋은 꿈 꾸세요!

37 우리주 ◆iT6uJ.OZKU (dxFltpUoMc)

2021-06-05 (파란날) 01:03:19

>>35 으아아 방송에 내적 비명 지르고 진짜로 자러 갈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편안한 밤 되세요 단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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