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말하고 같이 가자고 해보세요." 간절하면 무언가 일어날지도 모르고요? 어쩌면 그 분도 사실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몰라요? 라는 농담을 합니다. 하지만.. 조금 떨어져서 강해져서 돌아온다라던가를 생각해보면 그것도 조금 그럴지도. 같은 건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 걸 말해서 뭣해요..
개성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아서 덧붙일 말은 없었지만. 다림은 나름 개성있다. 라고 진석을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요. 짠짠." 그렇게 짠 하고 유리 두 개가 부딪히는 맑은 소리가 살짝 울리고. 잠깐의 빨대로 마시는 소리가 조금 들린 뒤에 카페에서 둘은 나와 헤어졌을 겁니다. 다림은 잘 들어가시라고 말했을 거에요.
"그렇게 되겠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냥 게이트에 의해 피해를 봤다. 라고 생각해요."
흠,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본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잘 이해가 안되고, 이해할 수도 없지만. 지금 이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마치 관찰, 혹은 책을 빤히 들여다 보는 것처럼 그를 바라보다가 페이지를 넘기듯 시선을 옮겼다.
"다들 이번 게이트 때문에 많이 슬퍼하죠? 분노하기도 하고. 복수하겠어. 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혹사시키는 사람도 계시고...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어 슬픔에 빠지신 분도 계시겠죠... 저희가 가디언 후보생이라는 건 알고 계시죠? 하지만, 아무리 가디언 후보생이라고 하더라도... 한 참 자라날 청소년시기에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정서적으로 큰 충격이에요. 하물며 소중한 사람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 트라우마 걸려도 모를걸요?"
그가 손을 뻗었지만, 그것은 노사화구요. 허수아비지요.
"그러니까, 올바른 방법을 배워야 해요. 감정을 다스리는 올바른 방법. 슬퍼도 되지만,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분노하더라도 그 분노를 어느 방향으로 발산할지를 배워야 성장을 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런 제가 말하는 것도 이기적인 발언이지만, 지훈 씨. 지훈 씨는 그 감정을 어떻게 해소할 건가요? 애초에, 지훈 씨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계신가요?"
>>533 다림이는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새는 자신과 별 관련이 없게 되는 편이라좋아하는 편입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참새류나 소형 새 종류를 좋아했어요. 가끔 버드 피딩같은 것도 했을 겁니다. 의외로 새가 다림을 좋아해서 손 위에 올라왔던 적도 있었을까요..
>>539 공주님 안기를 기억 속에서는 일단 당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게 존재한다는 사실만 압니다. 만일 누군가 다림을 공주님 안기로 하려 하면.. 목덜미랑 쇄골이 빤히 보이는 자세인데다가. 치마를 입는 터라 좀 신경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장 두근대는 소리가 들린다고 속삭일지도?
성현주가 본 에릭주가 굴리는 에릭은 연성에서의 에릭과는 다르게 착하고 참을줄 알고 힘들면 이야기도 해서 해결방법을 찾고 넘어가는 올바른? 청년이었지만 인생을 겪으며 얻은 상처나 경험들이 에릭을 바꾼게 눈에 띄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하나미챠를 밀어내는 점에 있어서 에릭을 이렇게 바꾼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고 어장의 에릭은 그렇게 변하지 않을것입니다! 저렇게 변해버린 에릭도 멋있고 권총도 멋있습니다! 그렇지만 방패와 검을 쓰지 않는 에릭은 에릭이 아니다!!!
늘 가지고 다니는 스케치북을 펼친다. 낡디낡은 스케치북은 이제 몇 페이지 남지 않은 듯 보였다. 스케치북의 맨 끝 페이지를 그에게 보여주고, 하얗게 펼쳐진 종이에 자신의 의념으로 색을 만들어 얼룩을 남긴다. 빨간색으로 한 점, 그 위에 파란색, 그 위에 초록색. 한 점 한 점 뭉쳐질 수록 색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마지막엔 검정색만 남았다. 모든 색이 다 혼합되어 혼탁하기 짝이 없는 검은색.
"색은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흔히들 알고 있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막 그런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색과 색이 합쳐져 새로운 색이 나타나요. 감정도 똑같아요. 단순한 희노애락.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제외하더라도 질투, 경외, 사랑, 혐오 등등... 다양한 감정이 있어요. 그리고 그 감정들이 섞여서 또 다른 감정을 나타내죠."
혼탁한 검은 점을 동그라미쳐서 돼지꼬리를 달고~ 거기에 지훈 씨의 감정. 이라고 써놓는다.
"이 색과 지훈 씨의 감정이 같다고 해볼까요? 그러면... 제일 먼저 이 색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부터 말해볼까요? 지훈 씨는, 화가 났나요? 즐거움을 느꼈나요? 슬퍼했어요? 아니면, 기뻤나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그가 한 바보같은 물음에 "바보네요." 라고 짧게 대답한 뒤에 입을 열었다.
"감정을 다스려야 감정을 표출할 수 있어요. 자신이 기쁘다는 걸 알아야 그 기쁨을 말로써, 행동으로써 표출할 수 있어요.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자신이 어떤 감정인지 깨닫는 것. 그러니 그것을 제대로 표출하려면 감정을 다스려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