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늑대에게 조금은 서둘러야 한다고 쪽지를 줘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서로의 대화가 막히지 않기를 바란답니다? 라는 에매모호한 말을 하면서 아무렇지 않은 것에 아무렇지 않음으로 대하려 하네요.
"절절한 로맨스 좋죠.." 로맨스를 보면 가끔 좋아지는 기분이라니까요? 같은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봅니다. 명대사라면 몇 개 말할 수 있지만. 그거 애매하잖아요. 그래도 처음 영화관에서 퓨어퓨어보이스 극장판을 보여주긴... 괜찮나..?
"그러면 빨리 예약하고 들어가며 양 손에 잔-뜩 들려줘야겠네요" "팝콘도 반반으로.. 버터구이오징어나.. 나쵸같은 것도 말이에요."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지칭을 뺀 말에 어쩜 이렇게 귀엽게 구시는 건지요.. 라면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넘기며 다정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은 능글맞은 표정을 짓습니다. 매력 A를 휘어잡으려면 이건 기본이다! 같은 느낌일까요? 사실 능력으로 따지자면 다림보다 하루가 더 뛰어나겠지만...
"그렇네요.." 가서 자리를 예약하려 합니다. 직원이 환하게 웃으면서 커플석에 앉으실 건가요? 아니면 따로따로 붙은 자리로 드릴까요? 라고 말합니다. 커플석의 장점이라면 앞에 아예 테이블이 있다는 점일까? 커플석 어때요? 우리 하루. 라고 속삭이듯 말하며 딱 좋은 자리.. 라고 아는 곳이 빈 걸 가리킵니다. 믈론 다림 또한 조금은 낯선 느낌이라서 옅은 홍조가 돌았지만 원래 창백하니까 평범한 홍조로 느껴질지도 몰라요?
>>838 "에미리는 진단씨에게 악의라던가 없고, 보상에도 딱히 관심이 없으니까요. 죽인다거나 그럴 이유는 전혀 없답니다. " 정말로 악의라던가 없었답니다. 다만 제가 마피아이기에...어쩔 수 없었지요? 다림양의 질문에 저는 고민하지 않고 바로 말했습니다. 책을 읽고 늦은 시간이 되기 전에 바로 불을 껐으니 저는 비교적 일찍 잠에 들러 간 편이랍니다. 물론 진짜 자러 간 건 아닙니다. 에미리는 어제 불을 끄고 빛이 없는 곳을 골라 움직였으니까요.
하루는 다림의 말에 기쁜 듯 조금 더 몸을 붙이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다림도 즐거워 한다는 것이 못내 즐거운 모양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기분보다도 타인의 기분에 좀 더 영향을 받는 타입이 아니었을까.
" 음, 먹을 것도 좋긴 하지만 양손에 잔뜩 들면... "
이렇게 다림의 품에 있지 못하는데요..? 어차피 요망하게 나가기로 한 것인지 슬그머니 다림의 옷을 두손으로 꼬옥 쥔 체 다림의 품에서 조용히 속삭이듯 말한다. 능글맞은 미소와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는 손길은 마냥 좋은 듯 베시시 짓는 미소와 맑은 웃음소리를 답례처럼 돌려준다. 물론 여전히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처럼 옷을 꼭 쥔체 붙어있었지만.
" 커플석으로 해요, 커플석~ "
이미 다림이 적당한 자리를 가리켜서 예매를 한 후였지만 기분 좋은 목소리로 화답하며 자신의 허리를 감싸안은 다림을, 하루 역시도 능숙하게 끌어안는다. 누군가 두사람을 본다면 상당히 익숙한 연인처럼 볼지도 모를 일이었다. 적어도 컨셉이 시작된 하루의 연기는 꽤나 자연스러웠으니까. 그렇게 예매를 하는 다림을 바라보던 하루는 다림의 볼에 생겨난 홍조를 발견하곤 히히, 하는 기분 좋은 웃음 소리를 흘린다.
" 자아~ 그러면 얼른 가요, 다림!! "
조금은 철이 없는 듯, 그러면서도 사랑스런 연인을 흉내내는 듯한 하루는 살며시 자신의 허리를 감싼 다림의 손 위에 자신의 한손을 얹어 덮고는 장난스런 아이처럼 보채본다.
"절절한 로맨스를 보고 하루를 보면 절절한 로맨스가 회의적이었어도 한번에 인식이 바뀌게 되어버릴지도.." 정말 그정도라는 걸 이해합니다.
"아 그것도 그렇네요.. 그러면 한 손씩 나눠들고 손을 잡으면 될까요?" "하루의 손을 잡을 수 있다니 행운이에요~" 라는 말을 하는 다림입니다.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 희미한 당혹의 표정을 하고는 말하고 있었습니다. 커플석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세상에. 하루의 요망함에 점원이 녹았어요.
손을 덮으면 하루의 부드러운 손이 귀엽습니다. 다림 자신은 그저 가느다랗고 하얀 거 외엔 그다지..? 장난스럽게 보채는 듯한 하루를 바라보면서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거에요. 그 많은 사람들을 먹이려면 잔뜩일 걸요?
"아니면 운이 좋다면 갓 튀긴 팝콘을 맛볼 수 있을지도요?" 라는 말대로 매점으로 향하면 팝콘이 팍학 튀고 있는 광경과 함께 달콤고소한 향이 훅 끼쳐올 겁니다. 머리카락과 옷에 희미하게 묻어버릴 것만 같을지도.. 하루가 먹고 싶은 게 뭐가 있을까나요? 라고 물어봅니다
품에서 떨어지는게 아쉽다는 듯 다림의 어깨에 머리를 비비적거리며 중얼거리던 하루가 큰 결심을 했다는 듯 떨어져선 다림의 손을 꼬옥 잡습니다 . 다림은 모르겠지만, 하루에겐 다림의 손도 꽤나 부드럽게 느껴져서 괜히 몇번 더 만지작거리게 되는 듯 했다. 그때, 점원이 자신을 보며 넋이 조금 빠진 듯 하자,다림과 점원을 번갈아 보더니 슬그머니 다림의 품에 안기는 시늉을 합니다. 마치 ' 임자 있답니다 ' 라고 말하는 것처럼.
" 갓 튀긴걸로 나오면 좋을 것 같지만, 꼭 그게 아니여도 맛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정석적인 메뉴로 팝콘과 콜라로 해보도록 해요. "
언제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때때로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이 좋을 때도 있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에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법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자신에게 먹고 싶은게 있냐며 부드럽게 물어오는 다림의 물음에 고민을 하듯 비어있는 손을 자신의 입가로 와 입술을 꾹 누르고 고민을 하던 하루가 꽃이 피어나듯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점원에게 주문을 한다.
" 와, 방금 만든 모양이에요! 따끈따끈해요! "
얼마나 기다렸을까, 점원이 내어준 팝콘과 콜라를 다림과 한손에 나눠든 하루가 잠시 카운터에서 벗어나 영화관 입구로 나아가다 슬그머니 다림을 향해 돌아선다. 그리고 손가락에 따뜻한 팝콘 몇개를 집어선 자연스럽게 다림의 입가로 가져간다.
끼익, 문을 열고 소리 없이 들어가려 했지요. 곤히 잠들어 있는 청월의 도련님이 눈에 띄었을까요? 옆으로 누워 있으신 것이 정말 곤히 잠드신 듯 싶었답니다. 입꼬리를 올리며 저는 조용히 침대로 다가가, 침대 옆으로 걸터앉았답니다. 만약에 이때 에릭군께서 깨어나셨다면, 조용히 입에 손가락을 올리며 웃은 뒤 끌어안으며 속삭이려 하였겠지요?
"으음.. 하루가 말하면 꼭 바꿔야 할 것처럼 느껴진단 말이죠.." 그치만 이건 양보 못해요. 하루의 귀여움이랑 미모는 세계가 알아줘야 한단 말이지요... 라고 말하면서 나중에 광고 찍는 의뢰 같은 거 있으면 절대로 하루랑 같이 가버릴거라고요? 라는 농담을 해보네왜.
"가장 정석적인 거죠. 한 가득 담아들고 영화를 보는 맛이란.." 이라고 해도 단체영화를 보는 것 외에는 별로 경험이 없던 건 다림도 마찬가지라서 이렇게나 큰 사이즈도 있구나(물론 미소녀 빠와로 점원이 넘치도록 담아준 것도 있다) 싶으면서 기다리다가 하루에게서 넘겨받고 나서는... 영화를 보러 입구 쪽으로 가는데..
"정말.. 이렇게 하시면 흐물흐물 녹을 걸 알면서 하시는 거에요?" 냠. 하고 받아먹고는 하나의 팝콘은 입에 물고 씩 웃으며 말하는 것 하고는. 어떻게 갚아드리죠? 라고 농담처럼 말하지만 그렇게까지 진지하진 않고. 볼과 볼을 맞대는 인사를 시도하려 합니다.
"입술은 건드리면 신성모독이라면서 달걀 던질 분들이 많아 보여서요." 라는 너스레를 떨며 부드럽게 하루를 끌어당겨서 하루의 눈을 빤히 바라보려 합니다. 주위의 빛이 희미하게 반사되는 하얀 눈이라 그런가. 감정을 읽기 어려운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