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 하고 닿는 입술이 말랑말랑하고 예쁩니다. 말랑말랑하니 계속 만지고 싶어지는 감촉이지만. 조금 매만지다가 떼어냅니다. 너무 매만지면 조금 아플 수도 있는걸요. 팝콘이랑 콜라도 먹어야 하는데 계속 붙잡으면 안돼요~
"하루 양 정도면 아쉬울 수 밖에 없는걸요?" "감질감질.. 하지만 너무 흠뻑 젖어버리면 과할까요?" 유혹하는 듯한 하루의 포스를 여유롭게 받는 듯하며 느릿하게 말하는 다림입니다. 조금 느릿하지만 꼼꼼하게 하루의 표정을 살핍니다. 슬쩍 미는 듯 여유롭게 눈웃음을 보고도 별 반응이 없는 듯 하면서도 하루를 감싸안듯 토닥이려 하는 건 당기는 걸까..
하루는 그 말만으로도 기쁜 듯 말합니다. 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반응이 다림에게서 보이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한 모양입니다. 그러다 자신을 감싸안듯 토닥이는 느낌에, 한순간 눈이 동그랗게 커진 하루는 이내 베시시 웃으며 편하게 어깨를 기댑니다.
" 이제 시작하려나 봐요. 기대되네요, 정말. "
느긋하게 기대어 있던 하루는 다림의 농담에 '손수건 준비된거 맞죠?' 하고 능청스럽게 농담을 받아줍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루는 영화 속에서 절절한 장면이 나온다면 울어버릴 것이라는 건 확실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잔잔한 음악소리와 함께 시작합니다.
영화 속에선 연인의 만남부터 시작해서, 둘이서 풋풋한 사랑으로 시작해, 점점 더 커져가는 사랑을 어쩔 줄 몰라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런 두사람에게 게이트라는 시련이 닥치고, 두사람의 능력보다도 강력한 게이트 탓에 결국 절절한 장면으로 이어졌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아마도 다림은 옆에서 훌쩍이는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 ...흑.. "
이미 몰입이라도 한 듯, 절절하게 떨어져가는 두 연인을 보면서 하루는 눈물로 촉촉해진 눈가를 연신 한손으로 비비적대며 영화의 끝을 지켜보려 합니다. 다림은 농담으로 했던 말이 현실이 될거라곤 생각도 못 했을지도 모르지만.
"감질감질거려서 더 생각나게 만드신 거라면 정답이랍니다?" 느리게 웃는 다림은 편안히 어깨를 기대는 하루를 잘 받아주려 합니다. 그러나 탄탄한 품이라고 하긴 그렇죠. 의외로 다림은 누구에게 폭 안겨도 좋은 그런 타입이긴 하죠?
"그럼요.. 영화를 누군가랑 같이 보는 건 즐거울 거니까요" 라는 말을 하는 다림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절절하네요" "...." 눈물을 뽑겠다고 작정한 절절한 장면에서도 다림은 울지 않겠지만.. 훌쩍이는 하루를 보면 어쩐지 슬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거에요.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손수건으로 하루의 눈물을 톡톡 닦아주려 합니다. 손으로 막 비비면 눈이 퉁 부어버려요. 라는 다정한 어투로 톡톡 두드리듯 닦아주며 나중에 화장실에서 찬물로 식혀드릴게요. 일까요 어느 샌가 다 먹은 팝콘과 콜라도 생경합니다
"감동적이네요.." 하품을 소리없이 하면서 약간 눈물을 고이게 하려 합니다. 촉촉해진 눈가를 보이나요?
느리게 웃는 다림을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인 하루는 편하게 다림의 어깨에 기댑니다. 분명 다림은 안기기 좋은 느낌이라는 것은 확실했습니다.
" 그러게요... 대충 어떤 이야기 진행일지는 알았는데... "
자신의 눈물을 톡톡 닦아주려는 다림에게 '고마워요' 하고 속삭인 하루는 작게 중얼거립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났고, 두사람은 슬슬 나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붉어진 눈을 하고 있는 하루는 다림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물끄러미 다림을 바라보다 붉어진 얼굴로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다림도 즐겼으면 다행이에요. 자, 이제 나갈까요? "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 나가는 것이 오래 걸릴 것 같았는지 먹은 팝콘과 콜라의 쓰레기를 챙겨서 밖으로 나온 하루는 쓰레기통에 그것들을 버리곤 다림에게로 돌아옵니다. 누가 봐도 울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눈으로 베시시 웃어보인 하루는 머쓱하게 머리를 매만집니다.
" 너무 서럽게 울어서.. 이제와서 부끄럽네요.. 다림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버렸어요. "
대담한 모습을 하던 것과는 다르게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며 하루가 말한다. 그래도 즐거운 것은 확실했지만.
"정답이 아니더라도 하루의 감질나게 만드는 것은 많은 사람을 안달나게 만들 거에요" 다림은 눈을 내리깔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계속해서 하르를 보다가는 다시 동요해 버릴 것 같아요. 니까..
"어떤 이야기진행인지 아는데도 울 정도로 잘 만든 것이었을까요?" 세상에. 그것도 엄청 재능인데.. 라고 중얼거립니다. 게이트 시대의 부조리함이나 그런 것들을 잘 재현해내는 감독이나 미장센을 잘 사용하는 감독들도 좋지요. 그러고보니 아카데미상이나 그런 건 이제 없어졌으려나?
"즐거웠어요. 게이트가 열린다거나 하는 것은 극적인 장치가 된다니까요" 스스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괜찮지요? 나가자는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머쓱하게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하루를 보고는 옅은 미소를 흘리며 다림 스스로에게서 나온 눈물을 톡톡 찍어 정리합니다.
"우는 건 부끄러운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때와 장소를 가린다면 우는 것은 부끄럽지 않아요. 라고 말하면서 저는 그렇게나 때와 장소를 잘 못 가려서 안타까웠답니다. 라고 말합니다. 그런 말을 한 다림은 하루에게 잠깐 화장실에 가서 찬물에 적셔서 살짝 대고 있으라고 권유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