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를 만들려고요. 우리는 배울 기회도 없이 전선에서 배우고 쓰러지고 넘어졌지만 후대에는 우리들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우리들과 같은 희생이 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해요. " " 자유와 희망. 아프란시아 성운의 이름을 따고 교회의 지원을 받기로 했으니까 아프란시아 성학교. 어때요? " - 좋은 생각이네요 유즈 씨! - 성녀 유즈와 거해광견 도바
[기다리고 있을게] 다림은 통신을 종료했습니다. 기다리고 있다면 빨리 나가는 게 예의이지 않겠습니까? 단추를 대충 잠그고 신발도 구겨신고 가면서 적당히 정돈합니다. 사실 조금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기울어진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그게 어느 정도 누군가 보길 원했다는 것과는 별개로) 어색하기 그지 없던가요.
어쨌던 다림은 돌려받기 위해서 항구로 향했습니다. 다림은 단정한 원피스를 입고 달이 비치는 항구에서 지훈을 발견했습니다.
"어쩐지 매우 오랜만이네요." 평소와 비슷한 정도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상처야 보건실에서 진료받으며 아문지 꽤 된 듯했지만, 지훈의 상처가 있었을 어깨를 보면서 치료는 잘 받으셨나요? 라고 물어보려 하나요? 조금 눈을 피하는 것 같았을까요?
고고고고... 강압적인 분위기!! 를 내고 싶지만, 나는 힘 없는 사서... 응애.. 나 아기 사서... 알바생이라 그런 거 못해.. 손목을 놓고 맘대로 하라는 듯이 가만 보고 있는다. 어차피 다 읽은 책 아니야? 그러면 다시 꽂는 건 내 일이니까 꽂으면 다시 내가 빼서 다시 꽂고 하지 뭐...
"라고 말해도 책으로 못 만드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어차피 다 읽으셨잖아요? 분실, 손상, 도난, 그런 것만 안 하면 됐지 뭐..."
이럴 땐 역으로 하게 만든다. 어서 꽂아라!! 책장에! 책을! 어서!! 역으로 그에게 책장에 책을 꽂게 만들기 작전
카사는 어느새 눈 앞까지 와있었다. 어쩌면 학원도시에서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 하지만 언제나 그리운 모습이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던 하루는 그런 카사를 보며 훌쩍이는 것을 이어간다. 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울음을 이어가며 하루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 나는 혼자니까... 언제나 혼자였는데.. 카사가 있다가 없어졌었어... "
그게 너무 무섭고 슬펐어, 자신을 감싸안고 있던 손을 풀고선 쉼없이 눈물이 흘러가는 자신의 눈가를 비비적댄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언제나처럼 웃기만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웃는 얼굴 외에도 풍부한 모습이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두 눈을 비비모 울었을까, 빨개진 눈으로 조심스럽게 카사에게 두 팔을 벌려보였다.
" 어디 갔었어...? 왜 혼자 두는거야...? "
하루는 얼른 자신에게 다가와 달라는 듯 양팔을 벌린 체 손짓을 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너가 필요해, 네가 있어야 해. 라고 말하는 듯 붉게 물든 두 눈은 카사를 향해 있었다.
"음.. 네. 좀 곤란한 일들이 있게 되겠지만요." 라면서 바다를 바라보는 건 어쩐지 감이 그래서 그런 것일까? 일단 다림주는 시연이랑 문자한 다음(먼가 일 터져서 부학생회장 실종에 이러저러한 일 있다는 건 알게 됨)의 시간대라고 적고는 있네요.. 그 말을 들으니 상처가 쑤신다는 말에
"치료를 제대로 안 받으신 거면 오히려 제가 보건실과 병원 순회를 시켜야 할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다가 농담이라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미묘한 안도의 빛이 있을까요. 화살을 받고는 피가 살짝 굳은 걸 보고는 과산화수소와 이것저것으로 관리를 해야겠다는 감상이 있을까요.. 어차피 무뎌지겠지만.
"대가라.. 뭘로 지불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기울어진 것에 쌓지 않았다면 분명 그 끝이 목으로 향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기에 대가라는 말은 조금은 다림에게 무겁게 다가왔을까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때에는 조금... 감정적인 것이 매우 통합되어 있었으니까요. 심지어는 -와 -가 동일했겠어요?
"그런 도서관이 있어요? 하지만, 여긴 공공 도서관이라... 초대장은 없어요. ..하지만 있었다면.... 환영합니다, 손님. 부디 당신의 책을 찾을 수 있기를. 이라고 제가 말해야 하는 거예요?"
싫다... 난 그런 가식적인거 못해. 라고 좋은 사람 코스프레와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이 말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진짜 책으로 만들어버리고 싶군... 심술궂은 그 모습에 한숨을 팍 내쉬고 책장 뒤로 간다. 그리고 하는 말이 "떠났으니가 꽂으세요." 1시간만 더 있으면 저 이제 알바 끝나니까 빨리 꽂으세요... 그러고는 자신은 다른 사람이 잘못 꽂은 예술 책 한 권을 뽑아다 짧게 독서...
무언가가. 무언가가의 카사의 심장을 잡고 있는 게 틀림없다. 가슴팍을 더듬어도 잡히는 것은 없었지만, 그런 것이 틀림없었다. 무언가가 카사의 심장을 꽈악 잡고 터트리려 하는 것 같았다.
마주치는 금색의 눈. 카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역시 이건 악몽이다. 카사에게 무의식이 내린 '벌'인 것이다. 아니라면 상상력 없는 카사는, 하루를 꿈꿀리가 없다. 이런 하루를 볼리가 없다...
"왜... 하루가... 하루가 왜 혼자야..."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불빛에 홀린 나방처럼, 카사는 다가갈수 밖에 없었다. 길다란 풀이 스쳐 발목을 간지럽히고, 하루의 모습은 점점 더 커진다.
"이렇게 상냥하고, 예쁘고, 똑똑한 사람인데, 나 말고 친구야 천명 정도 더 있을꺼 아니야...."
벌려지는 두 팔에 홀린 듯이, 본능적으로 팔을 뻗어 다가가는 카사. 하루에게 닿으려는 순간, 시야에 자신의 손이 들어온다.
꿈속이지만, 꿈에서 깨는 느낌이다. 흙투성이, 피묻힌 손은 너무 더러웠다. 새하얀 하루에게 닿으면 분명 더럽힐 것이다. 그래서 카사는 급히 다시 손을 내빼었다. 언제든지 손이 닿으면 사라질 하루이니까. 이것이 옳맞은 선택이다.
실수로라도 안지 않도록, 두 손을 등 뒤로 숨겨버린다.
왜 이러지? 아픈 것 나인데. 상처 준 것은 하루인데. 왜 나에게 그렇게 손을 뻗는 거야. 나는, 나는...
"..."
울먹이는 하루. 울지마. 울지말아줘. 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표정을 짓지 말아줘. 역시 이것은 악몽인 것이었다.
"네가 날 아프게 했어..."
자신의 무의식의 농간이라도, 이것은 너무했다.... 카사는 애써, 하루의 시선을 피한다. 저 멀리에서, 초원 너머에서 가족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전부 다. 전부 다 네 잘못이야, 하루. 아이같은 치기가 밀려온다. 카사는 시선을 아래로 둔다. 꿈이니까, 말할수 있는 것.
" 나는 혼자야.. 예쁘다던지, 똑똑하다던지.. 그런게 있어도 난 결국 혼자가 되버리고 말아.. "
친구가 있어도, 그 수가 몇이나 된다고 할지라도 그녀를 온잔히 이해하고 알아주려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녀에게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려고,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그녀가 이런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결국 그렇게 하루는 혼자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 ... 날 아프게 만들어도 괜찮아. 내가 피를 흘리게 해도 괜찮아.. 난 그런 것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그저.. "
자신에게로 향하던 두손을 몸 뒤로 숨기는 카사를 보며, 다시금 하루의 얼굴이 서글픔에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누가 보아도 하루가 저렇게 서글프게 울 수 있었나 하는 생각을 갖을 정도로 서러운 얼굴이었다.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며 고개를 저어보인 하루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 내가 잘못 했어... 널 상처 입히려는게 아니였는데..나는 그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으면 했는데.. 그게 널 더 멀리 떨어트리게 만들 줄 몰랐어... 미안래.. "
하루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키다 주저앉아선 다시금 카사에게 두손을 뻗으며 말했다. 제발 방금 전처럼 자신에게서 멀어지지 말아달라는 듯 하루는 간절해보이는 모습으로 손을 뻗었다.
"글쎄요... 감이 오거든요." 큰 일일 거에요. 라고 말하는 다림이 먼 바다를 쳐다보고 있었을까요? 멀고도 가까운 게 잔뜩 몰려오겠죠. 느릿하게 말하는 다림의 표정은 웃고 있었겠지. 즐거운 웃음이었냐면 그건 또 아니었지만.
"참아달라고 하니 더 해야 하는 게 아니겠나요?" 그래도 참아달라고 한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 다림은 항구의 바닷물을 바라봅니다. 어두움을 받아 진한 빛이 된 밤바다. 그와 대조되게 밝은 색인 자신. 이런 밤바다에 걸어들어가도 똑같을까? 이런 날에 바다 양이 없을 테니까.. 같은 충동적인 생각이 사라지는 건 지훈이 말을 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요구하는 한 가지요?" 매우 넓고, 추상적인 말이네요. 라고 말하는 다림입니다. 언제나 이기적인 값으로 결과가 수렴되고 마는 다림을 바라보는 지훈의 표정을 바라보는 다림의 마음의 창은, 창 안이 드러나지 못하게 흰 페인트로 꼼꼼히 칠한 것 같았을 겁니다.
"직접적으로 찌르면 피가 나버리고 마는걸요?" 조심해서 찔러야 피가 많이 나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 다림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받아들인 것인지. 무언가 물을 것이 있는지조차도 더 이상 물어보는 걸 외면하는 건지.
꿈속의 하루는 울고 있다. 내게 용서를 구하며 울고 있다. 내게 손을 뻗으며 울고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아마, 내 머리속이 만들어 낸 최악의 악몽인 것이다.
차라리 증오했으면. 차라리 나를 탓하는 꿈이라던가. 아니면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꿈이라던가. 칼을 들고 나를 갈기갈기 찢어 버리는 꿈이라던가. 그런 악몽은 다 괜찮았다. 견딜수 있다. 하지만 내 무의식이라 그런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리의 힘이 풀린다. 푹신한 풀사이에 무릎 꿇어 앉아버린다. 악몽 속의 하늘은 하염없이 맑다. 그래서 꿈이 아닌 듯이 말할 수가 있다. 꿈이라서 할수 밖에 없는 말을 할수 있다.
"인간은 아주 오래 살아... 하루는, 그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날꺼야. 그 중에서도 계속 함께 해줄 사람을 찾을꺼야. 나보다 훨씬 나은."
꿈속의 하루가 하는 말은, 아마 하루 본인의 말이 아닐테다. 진짜 하루는 아마 푹신하고 부드러운 자신의 침대 안에서, 이불에 따뜻하게 덥힌 채로 기분 좋은 잠을 자고 있겠지.
"........아프면 안돼, 하루."
그래도 하는 말이 진심인지 전혀 모르는 것은, 진짜 하루와 똑같다고 생각된다. 무의식이 이런 말을 내뱉는 것은, 카사가 그런 말을 들으면 좋아서 일까, 싫어서 일까.... 꿈속의 하루는 슬픔을 내보인다. 가지 말라고 한다.
"하루, 난...."
진짜 하루는 카사의 답 같은 거 전혀 모르겠지. 그래서 말하는 것일까. 환상 뿐일 소녀의 잔상에게, 억지로 그녀의 보드라온 손을 외면하며.
"...... 난 네가 미워."
얼굴을 두손에 파묻어버린다. 한 번 내뱉은 말을 주워담지 않는 다. 대신 댐이 터진 듯, 카사의 마음이 하나 하나 흘러나온다.
"나를 이해 하지 못하는 하루가 미워. 내 말을 듣지 않는 하루가 미워."
"약한데도 상냥한 하루가 미워. 날 두고 먼저 죽어버릴 하루가 미워."
"날 불쌍해하는 하루가 미워. '사랑한다'는 말로 날 놀리는 하루가 미워."
"그럼에도 난 너를 놓지 못해. 그런 네가 미워."
아파. 심장이 아파.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웅크려 흙에 얼굴을 묻어버리는 카사. 귀를 막고 싶다. 귀를 막아 엉엉 우는 소리도 완전히 어둠으로 잃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꿈이니까, 아마 귀를 막아도 들릴 것이다. 웅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마지막 진심을 중얼거린다.
"....그리고 아마. 그것은 다 내 탓일꺼야....."
그리고 카사는 소원을 빈다. '진짜' 하루에게도, 자신의 무의식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고 이루어지지 않을 작은 소원. 작은 짐승의 소원.
차마 블루레이로 퓨어퓨어보이스 2기 ~날뛰는 금빛 섬광과 은빛 파문의 갱생기~ 가 나왔다곤 말 못해... 그걸 사고 싶어서 알바하고 있다는 것도... 거기다 이 도서관에 신권으로 퓨어퓨어보이스 앤솔로지 ~활자를 타고 퍼지는 목소리~ 가 들어와서 그걸 누구보다 제일 먼저 보기 위해 알바 지원했다는 것도... 눈 앞에서 다른 사서분께서 가져가시는 바람에 내가 집지 못했지만... 이렇게 보니까 나는 순 자기 욕망으로 사는 사람이잖아... 젠장~~~ 아무튼 1시간... 시계를 힐끔 쳐다본다. 1시간... 1시간안에 앤솔로지를 찾아서 읽고 나머지는 지훈 씨랑 놀면 되는 거야. 굿잡.. 나는 할 수 있다!
10분 뒤 "아니, 그런 책은 여기 없다니까요... 네? 저한테 따지셔도... 사, 사서님!!"
20분 뒤 "녜... 그 책은 그 뭐냐... E베이에 있는데요... 혹시, 메이비존이라고 아세요? 거기 검색해보세요."
30분 뒤 "느ㅔ느ㅔ 부디 당신의 책을 찾을 수 있기를."
온갖 진상들에게 시달린 끝에 근무 끝!! 일급을 받고 빠르게 지훈 씨가 앉은 자리로 간다.
"저 끝났어요~ 그런데 혹시 문학 코너에서 퓨.... 아니, 그... 앤솔로지 한 권 못 보셨어요? 제목에 목소리가 들어가는데."
"가깝네요." 학교를 소중히 여기었다는 걸까요? 같은 농담이 떠오릅니다. 그런 것만으로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정말로 참아달라는 것에는 그건 부탁인가요? 라고 말하는 다림이네요.
"과거에 원하는 건 들었지요. 과거도 들어버렸군요." 그러고보니 의외로 과거를 듣지 않은 이들도 있었고, 들었음에도 다를 것이다라는 이들도 많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요구하는 것이 어떤 것이든.." 글쎄요.. 라고 잠깐 말꼬리를 길게 늘입니다. 사실 그런 것은 전에 말하는 게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드나요? 그래서 입을 열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마치 비밀 이야기를 하는 듯 한발짝 지훈에게 가까이 다가서려 합니다. 지훈에게 다가오는 다림의 얼굴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나요? 지훈을 올려다봅니다. 껴안는 건.. 지금은 안 되겠죠. 다만 팔을 올린다면 껴안는 것처럼 보이는 정도까지 다가가려 했을까.
"지금은 답을 피할게요. 대신.. 깨뜨렸을 때. 지훈 씨가 보았던 끝을 간절히 원하는 나에게 다시 물어보세요." 사실 그저 회피한 것에 불과하지. 직접적인 대답을 주지 않는 것도 그렇고...
"글쎄요. 말이 예리하다는 말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눈을 깨뜨리려면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네요" 의뭉스러은 표정하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