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약간 귀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어 보였다. 물론, 이는 굉장히 여유롭게 잡은 금액이었다. 저렴한 버거는 1달러짜리도 있다고는 하지만 작정하고 이것저것 추가해서 먹으려면 10달러 가까이도 올라갈 수 있는 법이었다. 그러니 이왕이면 구두쇠라고 욕먹지 않을 만큼 넉넉하게 상한을 제시하자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 푼 한 푼 재고 따지기 피곤했던 부분도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소년에 대해 몰라도 한참 몰랐던 그가 저지른 명백한 실수였다.
"...그걸 다 먹겠다고요?"
배탈날 텐데. 덧붙인 뒷말은 이번에야말로 진심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햄버거를 그리 즐겨 먹는 편이 아니었다. 기름진 음식은 아무래도 먹고 나면 뱃속이 더부룩해서였다. 그런데 그걸 하나도 아니고 일곱 세트씩이나? 소년이 정말로 배가 고파서 내린 결정이라 하더라도 다 먹고 나면 속이 뒤집어질 터였다. 물론 단순히 그를 골탕 먹이려는 심산인지도 모르고, 그 이전에 사줘 봤자 다 먹지도 못할 테지만.
소년의 대답은 뻔뻔했다. 한 치의 재고도 없는 양 주저 없었고, 이윽고 시선은 다시 남자의 반응을 살피듯 힐긋 눈질을 했다. 물론 같이 먹으면 '되지 않는다'. 소년도 당연히 알겠다시피, 칠인분 세트는 두 사람이 꾸역꾸역 해치우라고 있는 것이 아니고, 애초에 남자가 같이 먹어줘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년의 염치 없는 태도로만 미루어 살피면 '애초에 50달러를 제시한 네 탓이고, 남으면 역시 네 탓이다' 라고 주장하는 듯했지만. 실제로 그런 식으로 스스로 합리화하고 있었으니 말 다했다.
소년은 무료한 얼굴로 바닥을 스치듯 한 발로 팍팍 차댔다. 더 말하지 않고, 눈길은 다른 곳에 있었으니 - 드문드문 남자를 눈질했지만서도 - 이는 곧 딴청이었다. 즉변, 밑도 끝도 없이 너랑 말싸움하기 귀찮다는 몸짓. 뭐 알아서 하겠지. 소년은 드문드문 눈질할 때 남자가 어떻게 나오는지 살폈다. 설마 다 팽개치고 나가버리는 건 아니겠지. ...아니겠지? 소년의 발길질이 잠시 멎는가 싶더니, 이윽고 얌전해지는 것 같았다.
//으라챠챠 드디어 답레!! :3
>>344 설거지는 늘 귀찮지.. 쌓이면 더 귀찮아지고..(악순환) 요즘은 배달시키는 것도 다 귀찮은 거 같아...(노답 잃어버렸다니 그거 슬프잖아.. 다시 돌려받자구;ㅁ; 흑흑 우리의 작고 소중한 건강 지키자...(>人<;)
햄버거는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해서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물론 소년이 신경 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봐온 소년의 모습에서는 세심함의 ㅅ자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말이 심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는 지금 팔자에도 없는 웬 햄버거 세트에 돈을 50달러 가까이 써버릴 지경이란 말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액수를 제시할 때 생각이란 걸 하고 말할걸. 지금 와서 후회해 봤자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아니, 애초에 나랑 나눠 먹어야 할 정도의 양이면 대체 왜 굳이 사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거야?
"...세 개. 그 정도면 되겠죠."
결국 한 발 물러선 건 그였다. 아무리 세상 만사에 무심한 그라도 고작 햄버거에 그 돈을 써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하나를 가져가고, 나머지 두 세트는 소년더러 먹으라고 주면 되리라. 굳이 세 개를 꾸역꾸역 다 가져가서 먹어야겠다면 그로서도 말릴 이유는 없었고. 애초에 세 개면 20달러가 넘으니까 소년 입장에서도 손해볼 건 없는 장사겠지. 물론 그의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었다.
/여러분은 지금 이안 그레이가 자본의 힘에 굴복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보고 계십.. 아닙니다.
ㅇㅁㅇ끼니를 거르면 안 되지! 밥은 꼭꼭 잘 챙겨먹기야>:ㅁ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의식적으로 챙겨 먹을 필요가 있어 보이더라구:3 예전에는 밥 때 되면 먹는 게 당연한 일이었는데 집에서는 계속 늘어지게 된단 말이지<:3 건강은 느리지만 착실하게 회복하고 있어! 다만 돈이.. 병원비가.. 왜 보험처리가 안 된다는 거야..(주먹울음
세심함의 ㅅ자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슨.. 팩트다....() 김케든 이대로 괜찮은가,,,🙃 지금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어서 답레는 내일 중으로 돌려줄 수 있을 거 같아 (´ω`)
그렇긴 해. 이런 시국일수록 건강을 특히나 신경써야겠더라구..<:3 그래서 이불도 꼭꼭 덮고 일부러 움직이려고도 했는데 정작 식사는 별로 신경을 못 썼네. 응응 앞으로는 잘 챙겨머글개 한 번만 봐주세요 이안주 센세...(?) 착실하게 회복하고 있다니 그건 정말 진짜진짜 다행..인데... 안니 왜째서야 왜 보험처리가 안 되는 건데...;ㅁ;(함께 주먹울음....
20달러 넘는 것도 성이 안 찬단다. 일곱 중 셋은 반절에도 못 닿으니, 하다못해 반절은 넘기겠다는 심보 되시겠다. 마지막 개수 조정은 제가 했으니 결과적으로 남자의 흥정에 당한 것이 아니라는 모종의 자존심 표출 또한 되었다. 남자가 곧바로 세 개 주문하러 갈세라 어서 새로운 흥정을 얹는 소년의 목소리는 더도 덜도 없이 억지뿐이었다. 아닌 것이 아니라 세심함이라곤 ㅅ자만큼도 없어서 남자가 한 발 물러서거나 말거나 애당초 남자가 억울하게 돈을 써주는 것이든 아니든 반의는 꺼낼 생각일랑 말라는 양 시선을 팩 돌려버리는 것이었다. 하여간 옹고집은 알아줘야 했다.
네 개면 금액은 총 28달러. 50달러에서 20달러 가까이 줄였으니 40퍼센트나 깎은 셈이다. 이 정도면 그래도 소년을 상대로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었다. 어찌 되었건 50달러를 전부 써버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제는 버릇처럼 한숨을 내쉬며 그는 카운터로 가 주문을 했다.
"이 세트로 네 개, 포장이요."
물론 소년은 먹고 갈 심산일지도 몰랐지만 이 부분만은 그도 양보할 수 없었다. 이 이상 귀가 시간이 지연되면 건강에 해로웠다. 물론 그의 정신적인 건강에.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는 두 조합이 세트를 하나도 아니고 네 개씩이나 사간다고 하자 직원이 잠시 멈칫했지만 곧 계산을 끝마칠 수 있었다.
"주문한 거 나오면 세 개 가져가요."
죽어도 하나보다 많이는 들고 가기 싫다는 심사의 표출이었다. 가뜩이나 집에도 못 들어가고 발이 묶여 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돈도 많이 쓰게 되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불퉁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만약 소년이 이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고자 했다면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어디까지나 이안 그레이라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소리다.
/에궁 케든주 짐정리 고생 많았어;^; (뽀담뽀담 이번 답레가 뭐가 어때서요 우리 케든이 귀엽기만 하구만!! (케든이 옆구리에 끼고 도망침(케든주: ???
고마워 케든주;v; 안그래도 이번달은 이래저래 병원비로 돈이 빠져나갈 일이 많아서..(광광 참 병원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가 이번주 토요일에 작은 수술을 해야 돼서 아마 빨라도 월요일까지는 접속이 뜸할 거야! 아예 못 들어올 수도 있고 월요일이란 것도 어디까지나 만약의 얘기지 더 길어질 수도 있고 해서<3 물론 기간이 더 길어지면 그땐 말할게:3
50달러 채우는 야심은 비록 못 이루었지만 30달러는 떼어먹었다. 남자가 나름 선방했다면 소년도 이쯤이면 그럭저럭 - 남자를 곤란하게 하는 면에서나 이득을 챙기는 면에서나 - 성공이라고 스스로 타일렀다. 어차피 세상에 다시 없을 호구다. 지금은 봐주고 다시 만났을 때야말로 갑절로 뜯어먹으면 되지 않을까... 라는 식으로, 이쯤이면 정말이지 대단한 거만이었다. 물론 그에는 남자가 불현듯 뒤통수를 치지 않는다는(어떠한 방식으로든) 전제가 깔려 있었지만. 혹시 이 모두가 남자의 수작일지 누가 알겠는가.
"전부 네가 들고 갔다가 마지막에 반반씩 나눠 가져."
불퉁한 목소리를 보니 뭐, 저건 고도의 연기가 아닌 이상 필시 마음에 들지 않는단 소리렷다. 얄팍한 우월감에 젖어 완고하게 대꾸한 소년은 30달러를 허비한 자에게 비딱한 심사 담긴 눈빛을 보냈다. 바리바리 여러 세트를 달고 다닐 생각은 그에게 역시 없었다. 무엇보다 언제 일변할지 모르는 남자의 뽕을 있는 대로 뽑으려면 귀찮은 일은 죄 맡겨야하지 않겠는가. 근처 의자에 걸쳐 마를 줄 모르는 소매를 무념하게 쥐어 비틀던 소년은 별안간 생각난 듯 아, 작게 소리를 뱉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갈증을 해결 못했는데.
"물은 없냐?"
//어..어어 이번 답레를 보니 귀염성이 더욱 없는데요... 없다못해 파멸한 수준인데요...'ㅁ'
..? ???? ?? ? ? 수술이라니 맙소사 <( 0ㅁ0 )> ...!!!(도자기짤) 맙소사 세상에 마상에... 세상에 작은 수술이 어딨어;ㅁ; 맥락상으론 시술보단 치료에 가깝게 추측되는데 부디 별탈 없길 바라...・゚・(ノД`;)・゚・ 응응 뜸할 예정은 확인했구.. 편할 때 들어오면 되구 응.. 미리 말해줘서 고마워. 수술을 앞뒀으면 마음이 마냥 편하진 않을 것 같은데 이안주 뽀담뽀담백배천배만배야...
문제. 다음 문장에서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시오. 1번, 반씩 나눠 가지기 싫다. 2번, 혼자서 들고 가기 싫다. 정답은 둘 다였다. 부피가 제법 되는 짐을 전부 들고 가기에 안타깝게도 그의 팔은 둘뿐이었다. 팔 근육을 희생할 만큼 햄버거에 미친 것도 아니었고. 이번만큼은 그도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굳게 팔짱을 꼈다. 배고프다는 요청에 주문까지 마쳤으니 그의 도리는 이걸로 끝이었다. 애초에 그 도리란 게 뭐냐고 묻는다면 조금 생각을 해 봐야겠지만.
"주문한 거 나오면 그걸로 마셔요."
세트 메뉴에는 콜라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가게 안에는 정수기가 따로 없었다. 어쩌겠는가. 아무리 그라고 해도 허공에서 물을 뚝딱 만들어낼 수는 없는 노릇인데. 어차피 기다리는 사람도 얼마 없어서 금방 나올 것을.
/엥 왜죠 완전 귀여운데요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데요 (케든: ??
아냐아냐아냐아냐 그런거아냐!! 심각한거 아니야!! 라섹!! 라섹 말한 거야!! 토요일에 라섹하고 3일 정도는 장님으로 살 예정이라서 그런 거야!! (#°Д°) 내가.. 내가 말을 이상하게 한 것 같아.. 아무튼 진짜 별거 아니구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머리박음
아하 그랬구나... 그럼 진짜로 다행이다 ゚・゚・(つД`)・゚・。 으응 아무래도 수술에 관해 좋은 기억은 없어서 나도 모르게 크게 부풀려 생각한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진짜 다행이야.. 이안주 탈 없이 수술하고 오는 거시야... 맑고 깨끗한 1.0 이상으로 거듭나는 거시야...(??
그리고 김케든은 아무리 봐도 귀여운 구석이 없읍니다 >:ㅁ 오늘자 기력을 모두 소진해버려서 답레는 내일 중으로 줄겡....<:3
2번은 반쯤, 1번은 완전히 유추했지만 정답 맞힐 생각일랑 없었던 소년은 유추를 온통 무시했다. 그 대신 내세운 것은 당연하게도 억지 논리였다. 어차피 백에 담겨 나올 것(목견 토대로 하면 아마도) 좀 들고 가준다고 어디 덧나기라도 하는가. 뭐 저렇게 인색하게 구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고분고분했다고 기억하는데......
"세 개나 줄여줬으니까 하잔 대로 해, 그냥."
세 개로 타협 보려고 하자 냅다 넷으로 올린 것이 나름은 선심이란다. 남자가 팔짱 끼는 모습을 멸시하듯 본 소년은 더 이상 반박 듣기 싫다는 양 고개를 아주 돌려버렸다. 콜라로 마시라고 할 때도 눈질만 힐긋 할 뿐이었다.
"물 아니잖아, 그거."
이 정도면 수긍이란 것을 모르는 듯했다.
//나야말로 부끄럽고 미안해(o*。_。)o 세계최강 천리안을 얻고 오는 거시야 이안주~~~!
세상엔 귀여운 사람이 많고 많습니다... 김케든은 명함도 못 내밉니다 센세....(근엄 오히려 김케든이 너무 막나가면 당근을 흔들라고 요청해야하는 판이라구<:3c 유사시엔 부담없이 흔들어줘:3
안니요 슨상님 헛소문일 리가 없읍니다(당당 아 맞아 금발은 그런 경우 꽤 많다고 하더라구:3 박이안 티엠아이.. 어.. 나무젓가락을 똑바로 못 뜯는 저주에 걸렸어! (?? 근데 사실 반 농담조로 말하긴 했지만 사소한 거에서 운이 없다는 쓰잘데기없는 설정이 있닥우:3 가령 뽑기를 하면 절대로 당첨이 걸리지 않는다던가 가위바위보를 못한다던가 주식은 절대 안된다던가 (???
'ㅁ')))...! 않 엄청 큰 떡밥이잖아 동생이라니.. 그것도 동생 중 하나니까 이아니는 동생이 최소 두 명이 있었다는 뜻이겠구... 현재 혈육이 없다..고 하니까 과거 모종의 이유로 사망한 거겠구.... 맙소사 너무 큰 떡밥인데요 쓰앵님 저 망상회로 돌아가는데 해명해주세요 김케든 보면서 동생을 떠올린다는 건 또 머예요 동생분이 좀 자기주장이 강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