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의 번화가는 붐빈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직장인들, 불을 키고 영업을 시작하는 가게들, 지인과 한잔 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 지하철역에서 나온 그는 인파 사이로 섞여들었다. 옷깃을 단단히 여매고 목적지로 향하는 걸음이 빨랐다. 직장인의 퇴근은 회사에서 나온다고 끝이 아닌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그는 방향을 틀어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다. 저 멀리 보이는 술집과 네온사인이 즐비한 거리는 바로 직전까지 있던 곳보다는 사람이 적었다. 그가 자주 지나가는 지름길이었다. 지저분한 데다가 빈말로도 치안이 좋다고는 못하지만, 그래도 생판 모르는 사람과 부대끼며 인파를 뚫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나았다.
벽에 기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입에서 희부연 연기를 내뱉었다. 좁은 골목길은 흡연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개의치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담배를 피우는 건 아니었지만, 딱히 거부감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을 온통 채우고 있는 것은 집에 가면 어제 먹고 남은 음식을 해치워야지, 맥주 한 캔 정도는 마시고 잘 수 있으려나, 따위의 잡다한 생각밖에 없었다.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안중에도 없었다.
퇴근길 걷는 사람은 전부 머저리인가 보다. 멀리 지하철역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두 개를 꺼내며 소년이 한 생각이었다. 차례대로 화면을 켜며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하나는 암호가 걸렸지만 다른 하나는 어느 보안도 걸려 있지 않다. 암호가 걸린 쪽을 도로 넣으며 골목길로 파고들었다. 무방비한 스마트폰 화면을 이리저리 뒤적거렸다. 마구잡이로 앱을 띄웠다가 내리고 연락 기록을 살피고 사진을 살피는 등의 부질없는 짓거리다. 권태롭게 화면을 살피던 눈이 금세 질린 모양을 했다. 이 인간도 존나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구나. 아내 있고 딸 있고 조만에 해외여행이 잡힌 탄탄대로의 인생. 전원을 끄고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다른 하나도 전원을 껐으니 이제 장물아비에게 넘기면 그만이다. 소년은 후드를 더 깊이 눌러 썼다. 담배가 그토록 당길 수가 없었다.
마침 주머니에 어제 피우다 남긴 것이 있었다. 소년은 갑에서 깨끗한 궐련을 꺼냈다. 이것만 태우고 장물아비에게 직행하자. 그렇게 생각하며 입에 물고 가스라이터를 튕겼다. 몇 번이고 튕겨서 겨우 불붙는 상태를 보니 더 쓰기는 글렀다. 미련 없이 팽개친 라이터가 소음을 냈다. 주위를 눈질한 소년은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고자 걸음을 옮겼다. 담배를 집고 입에서 연기를 내뿜었다. 보다 더럽고 좁은 길로 걸음을 틀었다. 걸어오는 다른 사람과 어깨를 부딪혔는데, 조금 강하게 충돌했는지 담배를 손에서 놓친 소년은 신경질적으로 눈을 치켜떴다.
"씨발, 눈대가리는 장식이냐?"
소년은 저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었다. 능력 하나 없고 힘은 더욱 없어서 아주 작은 시비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아무리 몸을 사려도 뭐 하나 마뜩하게 나아지는 일이 없더라고. 소년은 시선 끝에 닿은 남자가 억세게 생기지는 않았음을 알아보고, 그 사실에 다소 안도한 자신에게 내심으로 차가운 조소를 보냈다.
//어떻게 엮으면 좋을까...하다가 결국 씽크빅 부족으로 부딪히게 만들어버렸는데👉👈()()() 이안이가 실수로 누구랑 부딪힐 성격이 아니거나 이안주가 별로다 싶으면 부담없이 꼭 말해줘 :3..!!! 참, 이안이가 여기서 응수하지 않고 무시해버려도 95%의 확률로 케이든이 알아서 귀찮게 굴 예정이기 때문에(...) 반응은 편하게 써주구 >.0!
바닥만 보고 앞으로 직행한 탓에 맞은편에서 오는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어깨를 제법 세게 부딛히고도 그의 반응은 아, 하는 짧은 탄식으로 끝이었다. 시선을 돌려 눈앞의 소년―아무리 좋게 쳐줘도 소년 이상의 나이로는 보이지 않았다―을 한 번, 바닥에 나동그라진 담배를 한 번. 상황을 파악하기엔 그걸로 충분했다.
"미안합니다."
면전에서 대놓고 욕을 먹은 사람치고는 참으로 심심하기 그지없는 반응이었으나, 그것이 원래 이안 그레이라는 자의 성격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사과의 의미를 담아 고개를 살짝 꾸벅한 뒤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 소년의 옆을 지나가려고 했다. 물구나무를 서고 지나가면서 봐도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음이 분명한 소년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사실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없는 씽크빅을 최대한 쥐어짰는데도 반응이 저걸로 끝인 자캐에 대하여..;^; 오전에 들고 온다고 했는데 벌써 저녁시간이네8_8 늦어서 너무 미안하구 케이든주 맛저해:3!
소년은 바닥에 떨어져 타는 담배를 보고 다시 씨발, 하고 입안으로 중얼거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저것이 마지막 대가 아니라는 것, 엿같은 점은 붙일 불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까 버린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궐련은 뽑았지만 라이터가 없는 갑을 닫고 쑤셔 넣은 소년은 반 뒤를 돌았다. 어딜 살펴도 만만하기만 한 새끼가 건 시비에도 미안하다 말고 별 반응이 없는 호구 자식은 아직 멀리 가지 못했다.
"불은 내놓고 가든가."
소년은 느린 걸음으로 그와 거리를 좁히려 했다. 반은 불쾌감, 반은 무작정으로 움직이는 기색이었다. 후드 그림자 아래서 뭐 어쩔 거냐는 듯이 한껏 비뚠 시선이 그를 바라보았다.
"미안하다면서."
//으아악 심하게 늦잠을 자서 이제야 답레를 준다,,,,,,<:3,,, 오전에 주기 대실패,,,, 케가놈 네가지 상태를 보니까...부둥부둥은 이새키가 버르장머리를 고치고 나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감히 이안이한테 대들다니 용서할 수가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인적 드문 골목길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위협적으로 다가온다면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설 것이다. 하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 않고 자리를 지켰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안타깝게도 신장 차로 인해 그다지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가 이안 그레이이기 때문이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불이요? 없습니다만."
그는 소년의 눈을 들여다보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소년에게는 안 된 일이었지만, 정말로 그에게는 라이터는 고사하고 성냥 한 개비도 없었다. 애초에 비흡연자인 그가 그런 것들을 지니고 다닐 이유는 없었다. 몇 년만 일찍 만났더라도 있었을지도 모르겠으나, 지금 그의 주머니를 뒤져 봤자 나오는 건 먼지밖에 없을 터였다. 아, 라이터 하나 살 돈 정도는 나올 수도 있겠군. 그럼 그걸 뜯기게 되는 건가. 무서운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그는 문득 생각났다는 것처럼 덧붙였다.
"라이터 살 돈이라면 있는데요."
차라리 가져가시라며 지갑을 알아서 바치는 게 더 나을 뻔했다.
/으어어억 답레 들고 갱신.. 죽겠다 죽겠어ㅇ<-< 아닛 케이든 부둥부둥은 지금당장롸잇나우 해야 한다구요!! >:3
맙소사.....;ㅁ; 너무 답이 안 나온다 싶으면 피부과를 바꿔보는 것도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택지일 것 같아..:'< 암 도움도 못 줘 슬프네 부디 잘 해결되길 바라..;ㅁ;;;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아니 본명 이안 팍이었냐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한국인 에유 같은 거 하면 이아니는 그대로 가면 되겠다 땅땅 >:3(?) 한편 김케든은 뭐하면 좋을까... 케든...케든...게든...김개동...(???(망함
소년은 낯선 느낌에 미간을 좁혔다. 손톱만큼의 위협도 되지 못할 일개 애새끼가 귀찮게 굴고 있으면 보통 폭력으로 응하거나 하다못해 무시하지 않나? 거의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뒤를 살피고 주위를 살폈으나 다른 것은 없었다. 남자는 이상할 정도로 태연했다. 불쾌감조차 느낄 줄 모른다는 양. 거기에 라이터 살 돈은 있다라. 소년은 탐탁지 않아 담배를 한 손으로 만지작거렸다.
"...그럼 사와. 여기 죽치고 있을 테니까."
근처에 파는 데 있어. 그렇게 말하며 그다지 오래 걸릴 일도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 소년은 자존심 세우듯 남자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분명 이런 식으로 얌전히 대화하고 제 입으로 먼저 라이터 살 돈 운운하는 것은 영락없이 호구 새끼가 할 짓인데도 어째 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남자의 지나치게 차분한 태도 때문이리라. 만약 남자가 조금이라도 반응이 늦었다면 소년은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며 안 가고 뭐하냐? 하고 까칠한 목소리를 냈을 것이다.
//보통 자존심을 세우면 상대가 요구하거나 예상하는? 범위 밖으로 튀려고 노력한다더라(??) 그 결과 나온 게 셔...틀........() 흑흑흑 이런 캐라서 미안해...😭😭😭😭😭 얍 답레랑 함께 갱신이야 >:3!
사오라는 말을 듣고 잠시 고개를 돌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과의 거리를 가늠해 보았다. 머릿속에서 라이터를 사와 깔끔하게 상황을 끝낼 때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때 면할 귀찮음을 두고 저울이 기울었다. 순순히 라이터를 사올 경우 감수해야 하는 귀찮음, 높음. 이대로 자리를 피하려 들 때 소년이 포기하지 않을 확률, 역시 높음. 이젠 뭐든 좋으니 어서 집에 들어가고 싶은 평범한 직장인의 마음, 매우 높음.
"알았습니다."
짧게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편의점을 향해 걸어갔다. 가면서 중간에 든 생각인데, 상대방도 제법 어설픈 면이 있었다. 이대로 도망쳐 버리면 어쩌려고? 하긴, 라이터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받아낼 정도로 중요한 물건은 또 아니다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은 어리다 이 말인가.
싸구려 라이터를 하나 사고, 그 김에 집에 가서 마실 맥주도 집어들었다. 자잘한 안주까지 계산하고 났더니 손이 제법 묵직했다. 고작 라이터 하나 사러 온 사람 치고는 짐이 너무 많은데. 편의점에서 나와 소년이 기다리고 있는 골목으로 향했다. 봉지에 넣지 않고 따로 주머니에 챙겨 둔 라이터를 꺼내 소년에게 건넸다.
"여기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집에 좀 보내 달라고.
/얍 나도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3 셔틀ㅋㅋㅋㅋㅋㅋ박이안은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셔틀이 필요할지도..? (??? 저녁시간은 지나긴 했지만 케이든주 맛저했길 바라~:D
남자의 생각대로 라이터는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받아낼 정도의 물건은 아니다. 남자가 자리를 떠난 동안 소년은 담벼락에 기대 가장 가까운 점포와 이곳을 왕복하는 데 걸리는 대략적인 시간을 생각했다. 말은 죽치겠다고 했지만 세월아 네월아 한갓 라이터만 기다릴 마음은 당연히 추호도 없었다. 조금만 시간을 끌면 오거나 말거나 자리를 뜰 생각이었다. 라이터야 가면서 구하면 되고, 흡연은 그때 해도 늦지 않고. 남자에게 불 내놓아라 라이터 사와라 운운한 것은 불쾌감을 해소하고 자존심을 세우기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가 순순히 돌아와 라이터를 내미는 지금 상황이 좋은 건지 좆같은 건지 잘 모르겠다. 벽에서 등을 뗀 소년은 말도 없이 라이터를 채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한 모금 들이마시고 뱉자 뿌연 연기가 흘러나왔다. 조금 살 것 같았다. 그때 소년의 시선이 남자가 든 봉지에 닿았다.
"뭐야."
반사적으로 중얼거리며 소년이 다짜고짜 봉지 끄트머리를 잡아 안을 보려 했다. 예의는커녕 염치조차 없는 행동이었다. 별다른 문제 없이 잠깐만 확인했으면, 소년이 씨발, 하고 웃음기 섞어 욕설을 뱉으며 봉지를 반쯤 던지듯이 놓았을 것이다.
"존나 여유로웠네."
푸른색 시선이 잠시 남자를 노려보는가 싶더니, 소년은 이내 다른 곳을 보며 담배를 다시 빨았다.
설명도 없이 봉지를 잡아채는 손길에도 그는 저항하지 않았다. 애초에 목숨을 걸고 숨길 만큼 소중한 것도 아니었다. 물론 소년이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모종의 이유로 안에 든 걸 모조리 땅바닥에 쏟아 버린다면 얘기는 달라졌겠지만. 그랬다간 귀갓길에 다시 편의점에 들러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하고야 만다. 남자로서는 사양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그럼."
라이터도 사줬겠다, 불심검문도 통과했겠다. 이젠 정말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골목길 바깥을 슬쩍 내다보자 일전보다는 인파가 줄어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소년과의 실랑이가 생각보다 오래 시간을 잡아먹은 모양이었다. 애초에 그걸 실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마는.
버릇처럼 어깨를 다시 으쓱하고는 소년을 지나쳐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만약 소년이 붙잡지 않았더라면, 그는 그대로 골목을 빠져나가 곧장 집으로 향했을 것이다.
응응 이안주도 수고 넘나리 많았어 :D~~!! 진챠 첫 일상은 김케든의 놀라운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레게노 네가지,,,,()()() 눈이 오더니 이제 한파가 제대로 들이닥친 거 같아...진짜 얼어..죽는줄...;v; 이안주도 부디 따숩게 하고 다니기야 이번 겨울도 무사히 넘겨 보내자 9>ㅁ<)9
헉 이안주 오늘은 집콕했겠구나 부럽다 짱 부럽다 +ㅁ+....! 자꾸 나가는 일 많았으니까 오늘은 부디 행복한 하루가 됐길 바라! 나도 오늘 일과 마치고 갱신이라는 거시야!
흠믐 다음 일상이라..🤔🤔🤔 첫 일상은 내 의견을 따랐으니까 두 번째 일상은 이안주 의견으로 가는 것도 좋겠다 싶구...? 아니면 첫 일상은 조금 케이든 멋대로() 흘러간 느낌이 없잖으니까 두 번째는 이안이 위주로 돌아갈 수 있게끔...?(무슨소리) 흠믐믐.. 혹시 이안주는 의견 있으려낭!! :D
호고곡 축하한다는 거시야 :D!! 응응 이안주도 부디 감기하고 여러 가지 조심하는 거시야 ;> 그아아악 돌아가라 씽크빅 일해라 두뇌...!!!(깡깡(망치로 내리치는 소리임) 흠... 일단 확인차 질문인데 이아니가 먼저 아는 척할 가능성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면 되겠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