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4"걱정마세요. 표정은 저래도 유능하다 못해, 제가 전적으로 믿는 인물 중 하나니까요."
보물의 파수꾼이었던 그가 다른 곳으로 가면서 그것을 다른 인물의 수중에 맡겨놓는다는 것은 분명 그 심정이 분명할 것이리라. 그래도 분명한 것은 지금 그녀는 그의 아군이었으니까, 그것만큼은 믿으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리라. 그녀는 천천히 은빛 핸드폰 하나와 액정 타블렛 하나를 차 좌석 뒷편의 주머니에서 꺼내 한성에게 건네었다. 보통이라면 아까의 그 메이드가 직접꺼내 썼겠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었기에 그녀 본인이 인수인계를 하려는 듯 싶었다.
-"예나 지금이나 아가씨는 다름이 없군요."
"할아버지, 운전에 집중해주세요!"
-"홋홋홋...."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운전수가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어릴때부터 봐왔던 딸의 모습을 보는 것 처럼 그의 입가에는 흐뭇하고 부드러운 미소만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모습에 못이기겠다는 듯 여인은 한숨을 폭 쉰 뒤, 목소리를 가다듬고 아까 하려던 설명을 재차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저희 그룹은 일단 종이를 쓰지 않아요. 종이를 쓰긴 하겠지만 상상하시는 것 이상으로 사용량이 적을테니까요. 이미 저희 아버지대부터 시작해서 제 대에 이르러 모든 시스템을 전부 데이터베이스화를 진행시켜놨으니까요. 일단 오늘 가자마자 지문과 홍채부터 등록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해요. 그리고, 그 핸드폰과 타블렛 PC는 어지간해선 제 것들과 연동되어 있으니까 그걸 보시고서 다음에 무엇을 할지 말씀해주세요. 첫 한달간은 적응 기간이니, 저나 아까 그 아이에게 말씀하시면 바로 답해줄꺼에요."
저한테 물을때는 어지간해서는 메신저를 통해 질문하시고요, 라고 덧붙이면서 그녀는 천천히 각종 자료들을 태블릿 PC를 통해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느순간부터 일감을 놓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서는 어젯밤 그가 보았던 철의 여왕이 드러나 있었다. 그렇게 그들의 짧은 휴식시간이 지날 무렵 드디어 일화그룹 본사 입구의 모습이 드러났고, 차가 조용히 멈춤과 동시에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그들의 앞으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정확히는 잊을수 없는 얼굴이었다. 그녀를 닮았지만, 조금 더 날카롭게 치솟은 눈매와 더불어 날카로워 보이는 분위기, 큰 차이는 없겠지만 입가에 걸린 비웃음에 가까운 미소, 마치 그녀를 데려다 놓은듯한 판박이의 모습.
"어서와, 언니, 아니 총수님."".... 이 혜민."
혜진의 동생, 그리고..... 한성의 목표, 이 혜민이었다.
# 괜찮아요!! 기다리는 동안 아프시다고 해서 걱정 많이 했는걸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잇고 쉬면서 생각날때 답레 주시는 방향으로 하셔도 되요!!
# 근데 이거 이야기가 엄청 길어지는데...!! 정 안되면 1:1 어장이라도 세워서 계속 이어나갈까요? 아니면 그냥 어느정도 마무리 지은다음 100일후로 넘긴뒤 바로 엔딩을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