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판 유저들에 의해 지정된 공식 룰을 존중합니다. ※친목&AT필드는 금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금지입니다! ※모두에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다른 이들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어서 상판을 찾았다는 점을 잊지말아주세요! ※지적할 사항은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해주세요. 날카로워지지 맙시다 :) ※스레에 대한 그리고 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환영합니다. 다만 의미없는 비난은 무시하겠습니다. ※인사 받아주시고, 인사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라는 다섯글자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답니다. ※17세 이용가를 지향합니다. 그렇다고 수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굉장히 편한 사람입니다. 질문하는 것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어렵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XD
가장 앞에 있는, 늑대와 가장 가까이 있던 남자에게 늑대가 달려들었다. 리코는 유페미아가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기가 무섭게 네 발로 땅을 딛고 힘차게 도약했다. 작정하고 노린다면 발톱을 꺼내 앞발을 크게 휘두르거나, 이를 꺼내서 물어뜯었을 것이다. 하지만 리코는 발톱도, 이빨도 쓰지 않고 그저 늑대를 몸으로 막아내듯, 뛰어든 기세 그대로 밀쳤다.
“으… 안돼!”
몸으로 밀쳐낸 후 땅에 제대로 착지한 리코는 그대로 경계하듯, 늑대를 주시하며 꼬리를 좌우로 빠르게 흔들었다.
대체 생판 관계없는 사람을 죽이는 행동의 어디가 꼭 해야 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협박범이 따로 결고하지도 않았는데 장단에 맞춰주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늑대가 상대방에게 달려드는 것을 전투 개시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달음에 뛰어서 늑대에게 검을 휘두른다. 이제 진짜로 여기 온 바를 실행할 차례이다.
검집에서 검을 뽑지는 않는다. 그저 몽둥이처럼 휘둘러 쿠보타에게 달려드는 상대의 팔을 후려친다. 후려친 틈을 타서 리코가 상대를 밀친다. 그것을 본 뒤 다시 한 달음에 뛰어서 상대와의 거리를 좁히고 리코를 보호하듯 등 뒤에 놓는다.
"적어도 난 그런 적 없어. 그때 일은 그때 사람들한테 이야기해야지, 왜 우리한테 난리지?"
키아라는 팔짱을 꼈다가, 팔짱을 스르륵 풀며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맨 앞자리에 있었던 쿠보타가 공격받는 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이쪽도 어쩔 수 없습니다. 키아라는 권총을 꺼내 재빨리 젤러시를 조준했습니다.
"하다하다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라니."
방아쇠를 당기며, 키아라는 중얼거렸습니다. 그 시카의 딸이라는 조직 수준도 알 만 하구만. 미처 내뱉지 못한 말이 응어리가 되어 목 뒤로 넘어갔습니다. 키아라가 내뱉을 뻔한 그 말은 전혀 언행에 조심성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비웃는 태도도 있었을지도요. 그럼에도 키아라가 그 말을 삼켜버린 것은, 혹시나 모를 피해가 마리아에게 갈까봐 걱정되서였습니다. 도발성의 어투가 다분한 그 언행은 상대의 심기를 돋구기에 충분했었겠죠.
쿠보타에게 달려든 젤러시는 안광을 빛내며 반원으로 날아오는 칼을 몸을 구부려 피했습니다. 일부러 그런것인지, 아니면 실수였는지는 모르지만 어깨 부분이 조금 베여 주륵 흘렀습니다. 이후에 날아오는 것은 키아라의 총탄. 우연인지, 노린것인지 쿠보타의 검을 피하며 몸을 틀었을 때 총탄을 볼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마리야의 검집. 딱히 피하지도 않고 주먹으로 쿵, 하고 맞받아쳤습니다.
” 있잖아, 어쩌면 너희 다 오늘 죽을지도 몰라 “
소름끼칠만큼 입꼬리를 늘린 젤러시는 뚜둑, 하고 목와 손목을 풀고는 앞으로 달려들려다가 마리야를 보고는 옆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피한 자리에 리코가 있자, 젤러시는 다시 한 번 반대편으로 몸을 틀었습니다. 걸리적거리는구만. 하고 말한 젤러시는 자세를 바로잡고 후 - 하고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그저 즐겁다는듯 입가에는 계속 미소가 걸려있었습니다.
” 생각같아선 빨리 끝내고 싶은데, 아아 - 아무래도 즐기고 싶단 말이야. “
그러니, 천천히 해보자고. 젤러시는 몸을 낮췄다가 앞으로 튀어나가 키아라의 손목을 주먹으로 내리쳤습니다. 이상하리만치 강한 힘. 데미휴먼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오랜 수련의 결과일까요. 그도 아니라면 그 둘이 합쳐진걸까요. 조금만 더 힘을 줬다면 아마 그대로 부숴졌을지 모릅니다. 다음으로 노린 것은 유페미아 였습니다. 유페미아의 몸을 밀치곤 그대로 덮쳐 미소를 짓고는 ‘너 진짜 죽겠다?’ 하고 말하곤 이빨을 드러내 목을 물려고 한 순간 뒤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몸을 피했습니다.
자신을 덮친 젤러시가 이빨을 드러내자 유페미아는 둘의 몸 사이에 끼어 있던 마취총의 총대를 부여잡고 개머리판으로 찍듯이 젤러시의 머리를 가격하려 하지만... 빗나가고 말았다. 역시 데미휴먼의 순발력은 무시할 만한 게 못 됐다. 공격은 실패. 유페미아는 개과 동물의 행동학 관련 지식을 찾아 머릿속을 뒤진다.
그래, 분명....
개과 동물이 공격할 때는 목을 보호하렸다.
유페미아는 마취총을 돌려잡아, 개머리판이 자신의 쇄골뼈와 턱뼈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게 잡는다. 목을 물려하면 개머리판이 방해해서 물 수 없게, 그렇다고 총을 꾹 누른다면 턱뼈와 쇄골뼈가 방해해서 기도가 눌리지 않아 질식하지 않을, 그런 자세를 찾는다는 결과가 이거였다.
이제 데미휴먼의 힘에 마취총을 빼앗기지만 않으면 되었다. 유페미아는 젖먹던 힘까지 내 총을 움켜쥔다.
코 앞으로 젤러시가 다가오는 것은 눈 깜빡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눈 앞에 스쳐지나가는 상대의 얼굴, 그리고 밀려오는 고통. 둔탁한 소리와 함께 총이 바닥에 떨어집니다.
"큭..."
키아라는 손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뭅니다. 그리고 멀쩡한 손으로 다시 총을 주워, 경계 자세를 늦추지 않습니다. 젤러시에게 공격당해 나가떨어진 인영은 익숙한 것이었습니다.
"유페미아 씨!"
키아라는 다급히 외쳤습니다. 그리곤 제대로 겨누지도 않고, 방아쇠를 젤러시 쪽으로 마구 당겨댑니다. 제어되지 않은 반동이 한쪽 손바닥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미처 조준되지 못한 탄환들은 애먼 곳으로 날아가 벽에 팍, 박혔습니다. 그러자 젤러시가 급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공격은 실패했을지라도 약간의 경고 효과는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른 데로 가라는 늑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리코는 그대로 달려들어 늑대를 한번 더 밀쳐낼 생각이었다. 뒷발에 힘을 세게 주어 앞으로, 맹수의 무시무시한 도약력을 아낌없이 발휘해서 유페미아를 구하려고 했으나… 어디까지나 생각에서 그쳤다.
고양이가 높은 곳으로 점프를 하려다가 어정쩡하게 뛰어 그대로 나동그라지거나, 과하게 긴장한 상태에서 ‘고장 나는’, 그런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그렇다. 힘차게 도약하려고 한 리코였지만 총성이 왔다갔다하고 칼이 번쩍이는 이런 상황에서는 긴장을 하지 말라는 것 자체가 무리인 상황이고, 리코 자신도 누군가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게 된 것도 거의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리코는 지금 과민하게 긴장한 상태였고,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몸이 훨씬 경직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도약을 시도했으니, 망하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쓸데없이 강한 힘으로 뛰쳐나가려던 리코는 그대로 화려하게 넘어졌고, 의도치 않게 슬라이딩까지 해버렸다. 주욱 미끄러진 리코는 다급히 고개를 들어 늑대에게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