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괜히 은호님의 보좌가 아니다. 나름대로 신통술에는 자신이 있었다. 이 정도 신통술은 그다지 어렵지도 않았기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정말 가볍게 손을 털면서 나는 내 몫의 쥬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달콤한 과즙의 맛이 보통 달콤한 것이 아니었다. 만족스럽게 엄지를 척 올리면서 나는 소아 씨에게 어서 먹어보라는 듯이 눈빛을 보냈다.
소아 씨는 캔을 받아들였고 나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하지만 갑자기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 허벅지를 붙잡고 부들부들 몸을 떨기 시작했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멍하니 소아 씨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십니까?!"
일단 진정을 시키기 위해서 나는 소아 씨를 토닥여주려고 했다. 그러던 도중, 머리라는 말에 자연히 나는 고개를 들어 소아 씨의 머리를 바라보았다. 거기에 있는 거은 다름 아닌 지네였다. 그 지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는 가볍게 손가라을 이용해서 지네를 퉁 튕겨냈다. 아주 깔끔하게 지네를 치워버리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다시 토닥여주려고 했다.
그 애는 가온님의 토닥이는 손길에도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가온님이 머리에 있던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튕겨냈음에도 그 애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가온님의 허벅지, 바짓가락을 붙잡고 있다가 가온님의 말에 황급히 손을 뗐습니다. 그리고선 그 애는 자기 머리를 흔들어대며 뒤늦게 탈탈 털어내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 애는 어지간히 놀란 모양인지 코를 훌쩍이다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습니다.
"죄... 죄송해요..."
그 애는 뒤늦게 밀려온 부끄러움에 가온님께 사과를 하고서 바닥에 떨어트리고만 주스 캔을 후다닥 주워들었습니다. 캔이 조금 찌그러지긴 했지만 먹는 데는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 애는 더러워진 부분을 탈탈 털어내고서 아무렇지 않게 다시 꼬옥 쥐었습니다. 그리곤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아무래도 다시 무언가가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저기... 주스... 잘 마실게요. 가온님."
그 애는 우물쭈물 다시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이번엔 나무 그늘 밑에 앉는 게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려 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온님의 산책길에 방해되지 않게끔 빠져주려고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하하! 죄송할 것이 뭐가 있습니까? 갑자기 머리에 그런 것이 돌아다니면 놀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갑자기 뭔가가 내 머리 위에 떨어지고 돌아다닌다고 한다면 놀라서 당황할 수밖에 없을테니까. 다행히 물기 전에 해결을 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신과 쥬스를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자연히 캔 안의 내용물이 텅 비었고 나는 그 캔을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전송해서 쏘옥 집어넣었다. 쓰레기는 언제나 쓰레기통에. 기본적인 도덕이 아니던가.
아무튼 그 동안에 소아 씨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신통술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소아 씨의 머리 위에 작은 파란색 모자를 씌워주면서 괜찮다는 듯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제 머리 위에 뭔가가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모자가 막아줄테니까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나무 그늘에 앉으셔도 됩니다! 물론 그곳이 편하다고 한다면 그곳에 앉으셔도 됩니다만."
그래도 나무 그늘이 편하다면 이제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도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다른 곳을 잠시 바라보다가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 애는 우물쭈물 입을 달싹거리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그 애는 호기롭게 사라지는 신과 주스를 무언가 선망하는 듯한 얼굴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나중에 가온님처럼 주스를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멋진 이가 되고 싶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애의 기준으로 가온님은 멋있는 이였습니다.
그 애는 갑자기 머리에 느껴지는 무게에 또 한 번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다시 이상한 게 머리 위에 올라왔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가온님의 친절한 부연설명에 그 애는 약한 숨을 내쉬며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애는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모자의 존재를 확인하고서 주춤거리며 가온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오늘은 정말 도움만 받는 날인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모자가 있으면 나무 밑 그늘에 앉아도 머리에 무언가 떨어져도 화들짝 놀라서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불성 사나운 꼴은 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애는 그렇지만, 그늘 밑으로 애써 다시 돌아가지 않고 원래 앉으려고 했던 자리에 앉았습니다. 모자가 있으니 얼굴에 그늘이 생겨, 해를 피해 도망가지 않아도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물음에 가만히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더워서 그늘 밑에 있었지만, 그 원인이 사라졌다면 결국 저기에 가야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 애는 주춤주춤 다시 일어서서, 가온님께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가온님의 옷자락을 꼬옥 쥐려 했습니다.
"...같이..."
그 애는 가온님이 같이 가주어 줬으면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혼자인 것보단 조금 부끄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인 모양이었습니다.
주춤주춤 일어서더니 나에게 다가오고는 나의 옷자락을 꼬옥 쥐는 그 모습에 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뭔가 정말로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늑대로 치면 이제 막 사냥을 시작해야하는 그런 어린 늑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물론 소아 씨는 나 같은 늑대가 아니라 설표범이니까 늑대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겠지만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같이라고 말하는 것은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딱히 상관은 없었다. 어디에 가더라도 쉬는 것은 문제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아 씨의 손을 꼬옥 잡아주려고 하면서 이야기했다.
"알겠습니다. 같이 가줬으면 한다면 같이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늑대가 고독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지만 늑대는 무리를 만들어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즉, 나 역시 홀로 지내는 것보다는 모두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다가 늑대가 고독의 대명사가 된 것인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늑대와 고독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알파 늑대라는 것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
아무튼 소아 씨를 데리고 나는 다른 이들이 있는 광장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같이... 라고, 전혀 끝마쳐지지 않은 문장을 가온님은 용케 알아차린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누군가의 손을 잡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듯 손을 유심히 보며 파란 눈만 움찔거리며 깜작일 뿐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손을 엉겁결에 마주 꼬옥 붙잡았습니다. 그 애는 조그만 눈치를 보면서도 잡은 손이 싫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온님을 졸졸 따라 나섰습니다. 햇볕에 익은 발바닥 밑의 길도 그다지 뜨겁지 않았은게, 가온님의 신통술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애는 총총, 가온님을 따라나서면서도 신기한듯 몇 번, 맨발을 굴러보았습니다. 어쩐지 헐렁거리는 흰 티 사이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있는 광장을 향해 가는 길은 그 애에겐 신기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야... 계속... 혼자였으니까요."
그 애는 가온님의 물음에 웅얼웅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여태 혼자 살다가 갑자기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건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애는, 누군가의 도움이 지금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한발짝 나아가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다른 이들과 지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 설표는 혼자서 살아갑니까? 다른 이들의 습성은 잘 모르다보니..."
아무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좀 무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늑대가 아닌 이는 늑대의 습성을 잘 알 수가 없을테니 결국 비슷한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역시 조금 애매한 감이 있었기에 나는 발톱 하나를 세운 후에 손을 올려 내 머리카락을 가볍게 긁적이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아무튼 광장은 그렇게 먼 곳이 아니었기에 도착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이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 분위기는 참으로 즐거움이 가득한 곳, 그 자체였다. 그곳을 바라보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저쪽 집단에 가서 인사를 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혹시 압니까? 친해질 수 있을지!"
여기서 보고 있겠다는 말을 하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제안했다. 계속 혼자였기에 힘들다고 한다면, 다른 이들과 계속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되는 일이었다. 이것도, 저것도 일단 도전을 해봐야 하는 법이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화이팅 소리를 내면서 나는 소아 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물론 힘들다고 한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그 애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습니다. 가벼운 것도 아니고, 다른 이들과 지내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가온님의 말에 아주 무겁게 말입니다. 그 애의 하이얀 얼굴 위로 파란색 모자의 그림자보다 더 짙은 그늘이 지는 것 같았습니다. 혼자서 살아가느냐는 물음엔 그 애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었습니다. 그 애는 아무 말 없이 가온님을 따라 발을 움직였습니다.
"...응... 네..."
주춤거리며 발놀림을 멈춘 그 애는 눈부시게 즐거워 보이는 수없이 많은 이들을 푸른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싸운 친구와 화해하라고 강요당한 것처럼 억지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애의 작은 손이 가온님의 커다란 손을 조심스럽게 놓았습니다. 어쩐지 그 애를 보는 시선이 마구 늘어나는 것 같아, 그 애는 고개를 자꾸만 수그리고 말았습니다.
결과만 보자면, 다른 이들은 그 애에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어린애를 귀여워하는 느낌이긴 하였습니다만, 그 애는 나름대로 인사도 하고, 인사도 하고... 인사만 했을 뿐입니다. 그 애는 머리를 쓰다듬거나, 갑작스럽게 팔을 붙잡아 오자 화들짝 놀라 가온님께도 다시 도망쳤습니다.
"...으응, 역시 안 되겠어요..."
그 애는 가온님의 뒤에 숨어서 그 작은 손에 피 한 방울 통하지 않을 정도로 피부가 하얗게 될 때까지 가온님의 윗옷을 꽈악 붙잡고 있었습니다.
설표범은 혼자서 살아가는 동물. 그렇다고 한다면 그 습성이 신에게도 남아있는 것일까? 나는 처음에는 늑대였다가 신이 된 케이스라서 그런지 늑대의 본성이 남아있다. 그것은 소아 씨에게도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일단 고개를 조용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결과적으로만 말하자면 소아 씨는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화들짝 놀라 내 뒤에 숨는 모습에 나는 난감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강제로 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방금 전 소아 씨와 이야기하던 신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아무래도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네요. 하하하. 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한 행동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대신 사과를 전하면서 나는 신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적은 곳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과 친해지는 것은 힘들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신이 된 이상 그 삶은 참으로 길고 길다. 신들에겐 수명이라는 것이 없으니까. 차후 천천히 잘 맞는 이를 찾으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았다.
"안 되면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체가 아니더라도 그냥 마음이 잘 가는 신들과 친해지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신이 있고 저런 신이 있는 법이니까요."
동물마다 그 특색이 다르듯이 결국 신들도 그 특색이 전부 다를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태연하게 괜찮다는 듯 이야기를 하면서 적당히 비어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곳이면 다른 신들도 적으니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며 그저 미소를 보였다.
그 애는 캥거루 새끼라도 된 것처럼 가온 님께 꼭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가온님이 사과하자, 그 애는 엉거주춤 고개만 옆으로 빼꼼 내밀어 잔뜩 안절부절못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사과하였습니다.
그 애는 안절부절못한 표정을 채 숨기지 못하고서, 가온님의 말에 조금 얼이 빠진 듯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가온님의 말에 동의하는듯했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일들이 마구 일어난 참이라, 그 애로서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이 귀에 들어오는지 알 수 없었을게 분명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을 따라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제야 한시름 놓은 것인지 모자를 꾸욱 눌러 잡고서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었습니다.
"그, 그래도... 계속 이러면... 결국 아무도 없게 될지도요..."
그 애는 소곤소곤 속삭였습니다. 계속 이렇게 부끄러워하거나 겁먹고 무서워 도망치게 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잘되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결국 아무도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럴 일은 없지 않을까? 물론 소아 씨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친다거나 하면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소아 씨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언제나 혼자서만 있을 수는 없지만 결국 속도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소아 씨도 나름대로 편한 이라던가 그런 이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이와 천천히 친해지고 또 다른 이와 천천히 친해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결국 속도의 차이일 뿐. 그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무리를 이끌때도 비슷한 느낌으로 했던 조언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며 신통술을 이용해 신과 하나를 내 손바닥 위에 올리면서 소아 씨에게 내밀었다.
"무엇보다 라온하제에 있는 신들이 소아 씨를 혼자 두거나, 따돌리거나 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느긋하게 천천히... 급하게 갈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이 낙원에서의 시간도, 신들의 수명도 길기에...급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나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아 씨에게 그렇게 말을 이었다.
그 애는 그 애 대신 그 애의 말을 완고하게 아니, 라고 해주는 이를 본 적은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그 애는 푸르른 눈을 깜빡거리며 놀란듯 가온님을 보았습니다. 그 애는 어째서 자신도 아닌 타인에게 아니라고 확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긴 했습니다만, 그 애는 그저 눈만 깜빡깜빡이며 멍하니 가온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그 애는 가온님의 말을 곱씹으며 깊게 생각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이 말한 나름대로 편한 이, 가 누구인지 천천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여기 옆에 앉아있는 가온님은 물론, 리스님이라던가, 아사님이라던가... 사실 청호와 흑호와 대결할때 본 이들은 그래도, 그 나름대로의 편한의 범주에는 들어갈 수도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신과 주스 캔도 아직 못 땄는데, 다시 눈 앞에 보이는 신과 하나에 놀라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습니다.
"저... 아직 주스... 못 마셔서... 이런거까지 받으면..."
그 애는 가온님의 말에 대답하느라 고개를 도리도리 하면서도 가온님의 말에 동의한답시고 또 고개를 끄덕끄덕 끄덕이는, 이상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그 애는 잠시 침묵을 한 후, 나름대로 각오한 표정으로 가온님을 보았습니다.
"천천히 마시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름대로의 선물입니다! 비나리의 관리자라는 직책을 빼고 보면 저는 그저 신과를 재배하는 농부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냥 우정의 증표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차피 신과 과수원은 내가 관리하고 있는 것이기에, 은호 님이 나에게 맡기신 것이기에 신과는 정말 엄청나게 많다. 라온하제 전역에 유통되고 있는 신과는 모두 내가 재배하고 있다고 봐도 전혀 오버가 아니었다. 물론 100%는 아니고 95% 정도가 아닐까? 그런만큼 내가 관리하는 신과의 양은 많았기에 이렇게 나눠준다고 해도 딱히 나쁠 것은 없었다.
아무튼 느긋하게 천천히 해보겠다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아 씨를 바라보며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려고 했다. 이렇게 보면 정말로 한창 어린 동생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신으로서의 시간도...동생 급일까? 괜히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내려서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적어도 오늘은 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내면서 놀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이곳은 즐거운 내일, 라온하제니까요."
라온하제. 즐거운 내일. 그런 즐거운 내일을 마음껏 즐기길 바라면서 나는 미소를 지어 소아 씨를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저는 뭔가 요리가 남아있는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기왕이면 맛있는 것이 있는 것이 좋을테니까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요리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소아 씨와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만한 먹을 것은...분명히 남아있겠지. 양이 많았으니까...
//그러면 이것을 막레로 받아도 되고 막레를 따로 주셔도 됩니다! 아무튼 하이하이에요! 리스주!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