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 주소 - http://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33308414/recent ☆위키 주소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 ☆웹박수 주소 -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ur2qMIrSuBL0kmH3mNgfgEiqH7KGsgRP70XXCRXFEZlrXbg/viewform ☆축복의 땅, 라온하제를 즐기기 위한 아주 간단한 규칙 -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C%B6%95%EB%B3%B5%EC%9D%98%20%EB%95%85%2C%20%EB%9D%BC%EC%98%A8%ED%95%98%EC%A0%9C#s-4 ☆라온하제 공용 게시판 - http://linoit.com/users/ho3fox/canvases/Houen3
그 애는 잠깐 생각하는듯 했습니다. 그 애가 원할때 언제든지라니, 물론 듣기는 좋았지만 리스님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자신이야 어떻게 되든 왠지 헌신만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애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조금은 단호한 말투로 얘기했습니다.
"부탁한다고 하더라도, 저랑 리스님이 시간이 맞을 때, 그때 보여주세요."
물론 리스님이 말한 게 그 애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 말한 것이라고 해도, 그 애는 정확한 게 좋았습니다. 그 애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쏟아지는 별빛과 반딧불이들을 뒤로한 채, 재채기하는 리스님을 바라보았습니다. 느닷없이 따뜻한 표정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걱정스러워하는 눈빛이 어색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아기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어린애처럼,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갈팡질팡하며 말했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 손을 잡으세요. ...다른 이들보다 체온이 높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추운 곳에서 반팔 한 장, 반바지 하나라도 괜찮은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한쪽 손을 조심스럽게 리스님에게 내밀면서도, 리스님의 빨개진 얼굴이나 손을 보며 안심하라는 듯 말했습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반쯤 덮인 목도리와 모자를 다른 쪽 손으로 조심스러운 손길로 단정하게 정리해주려고 했습니다.
멍한 두 눈동자를 느릿하게 깜빡깜빡이며 소아 님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갸웃, 하다가 이어지는 소아 님의 단호한 목소리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몇 박자나 늦게서야 천천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저도 아사 님께 핸드 니팅 수업 씨를 듣고 있어서... 그럼 수업 씨가 없을 때, 소아 님께서도 괜찮으실 때, 그 때 꼭 보여드릴게요!"
두 손까지 작게 꼬옥, 주먹 쥐어가며. 반드시 그러겠노라, 하고 다짐하는 듯한 강한 의지가 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빛으로써 반짝였다. 물론 그것도 이내 느껴지는 추위에 재채기를 하며, 몸을 작게 떠는 것으로 변했지만.
하지만 소아 님께서 갈팡질팡하시는 모습을 보이시자, 괜히 제가 더 죄송스러운 마음에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 어쩌지요...? 제가 괜히...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곧 소아 님께서 자신에게 한쪽 손을 내미시자 멍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소아 님과 소아 님의 손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큰 결심을 한 듯이 두 손을 뻗어 소아 님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보았다. 확실히 다른 이들보다도 더 높은 체온이 느껴지자, 그 따뜻함에 자연스럽게 미소가 배시시, 새어나왔다.
"...정말로 따뜻해요, 소아 님. ...정말 영광이예요. 기뻐요...!"
그러다 소아 님께서 자신의 목도리와 모자를 정리해주시자, 한 박자 늦게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그것도 잠시, 이내 곧 다시금 희미한 미소를 지었지만.
"...감사해요, 소아 님. ...어쩐지 아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서... 왠지 조금 부끄럽지만..."
어렸을 적엔 전혀 받지 못 했던 챙김이었지만. 그렇기에 조금은 어색하게, 희미하게 웃다가, 자신은 소아 님께 단정히 정리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약간 시무룩해져 버렸다.
/ 와아아! 고양이과 좋아요! 기대되네요! XD 그리고...ㅋㅋㅋㅋ 귀여우니까 소아에게 잡혀줄게요! :D(야광봉 주기) 그리고 소아주, 정말로 죄송한데 제가 지금 갑자기 또 일을 도와드려야 해서...ㅠㅠㅠ 답레가 아마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정말로 죄송해요, 소아주...8ㅁ8
그 애는 어린애답지 않은 단호한 말투를 애써 지우지 않으며 말했습니다. 왠지 어른을 훈계하는 어린애인 것 같은 모습이어서, 누군가 이 장면을 보게 되면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좋다는 의미를 표시했습니다.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어쩌나, 싶던 걱정과는 달리, 리스님은 큰 결단을 내린 듯 그 애의 손을 잡아 왔습니다. 그 애는 마음속에서 조심스럽게 피어올랐던 `손을 잡아 주지 않으면 어쩌나`, 싶었던 작은 걱정을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그 애는 할 수 있다면, 손뿐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체온을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도가 지나친 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 애는 이 정도로 만족을 한 채로 안심하라는 듯 웃어 보였습니다.
"...아기...?"
그 애는 곰곰이 생각하는 듯싶었습니다. 그리곤 그 애는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수그려버렸습니다. 어른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면 안 되는 거라는 걸, 그 애는 처음 알아버린 듯싶었습니다. 물론 그 애는 좋은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했지만 말입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목도리와 모자를 정리하던 손을 황급히 내렸습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손을 잡고 있던 손만 꼬옥 쥐고 있다가, 시무룩해져 버린 리스님에 당황한 것 같았습니다.
그 애가 그 애의 모습을 황급히 둘러보고 있어 보아도, 보이는 것은 헐렁한 흰 티 한 장과 반바지뿐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바람을 아무리 맞고 있어도 좀처럼 빨갛게 변한다거나, 동상 따윈 걸리지도 않은 강철 피부도,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휘몰아치는 겨울바람에 잔뜩 헝클어진 머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머리는 그 애 자신으로서는 볼 수가 없으므로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추... 우면, 내려 갈까요...?"
그 애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애써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을 입 밖으로 내었습니다. 아름다운 밤하늘과 지상을 떠다니는 반딧불이도 물론 좋지만, 리스님이 감기에 걸리는 것은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감기에 걸려버리면, 그 애의 책임도 조금은 있을 것 같기도 했습니다.
소아 님의 단호한 말에 한 박자 늦게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수업 씨가 없을 때, 소아 님께 보여드리기. 머릿속에 기억해놓으려는 듯이 열심히 몇 번이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큰 결심을 하고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소아 님의 손을 살짝 잡아보았다. 그러자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 겨울의 차가운 바람과는 대비되는 그 따뜻함에, 자신도 모르게 배시시 웃으며 그 손을 조금 더 꼬옥 잡았다. 마치 따뜻한 손난로 같아서 온 몸이 녹는 것만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곧 소아 님께서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푸욱 숙이시는 모습을 보고는, 한 박자 늦게 깜짝 놀란 듯이 두 눈동자를 크게 떴다. 더군다나 자신의 목도리와 모자를 정리해주시던 다정한 손길마저 황급히 떨어지니 자신이 뭔가를 잘못 말했나, 싶어 더더욱 아쉽고 시무룩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손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그저 소아 님의 손만 꼬옥 잡으면서 살짝 눈치를 보다가 잔뜩 헝클어진 소아 님의 머리를 눈치챘다. 그 머리카락을 단정히 정리해드리고 싶지만 자신이 감히 그래도 될지, 고민하던 와중, 이어서 들려오는 소아 님의 말씀에 한 박자 늦게 멍한 눈동자를 크게 떴다. 그리고는 황급히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 아니예요, 소아 님! 괜히 저 때문에 소아 님께서 밤하늘 씨와 별 씨들을 보지 못하시는 것은 너무 죄송한 걸요..."
손가락을 작게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고개를 아래로 푸욱 숙이다가, 결국 다시 두어 번 재채기를 작게 해버렸다. ...춥긴 하지만, 그래도... 잠시 소아 님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소아 님의 손을 잡고 있지 않은 쪽의 손을 조용히 들어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소아 님의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정리해드리려고 했다. 마치 어린 아이나 혹은 동생처럼 자신보다 작은 소아 님이어서 그런 것일까, 쉽게 하지 못할 행동조차 큰 용기를 내어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소아 님께서 괜찮으시다면... 다음 번에 또 같이 별 씨들을 봐도 될까요? ...오늘 미처 다 보지 못한 별 씨들을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어요."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면서 소아 님께 부탁 드려 보았다. 다시금, 별 헤는 밤을.
/ 와아아! 집사예요, 집사! 잘 모셔드릴게요! XD(박력) 그리고 소아 너무 귀엽잖아요!ㅋㅋㅋㅋ 귀여우니까 사용법 안 알려주고 동영상 찍어놓을래요! :D(???) 아무튼... 이해해주셔서 정말로 고마워요, 소아주...ㅠㅠㅠㅠ 틈틈이, 열심히 쓸게요! XD
그 애는 고개를 숙이고서 남은 손을 그 애의 가슴 부근에 살짝 올렸습니다. 그리고 꾸욱 꾸욱 그 부근을 살며시 눌러보더니, 이내 리스님에게 시선을 옮겼습니다. 밤하늘보다 밝게 빛나는 청명한 눈동자 속 가득히 리스님의 얼굴이 비쳤습니다.
"...저도... 여기가 아프게 될 것 같아서요."
감기는 걸리지 않겠지만, 같이 시간을 보낸 상대가 아프게 되면, 그 애조차도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어버린 모양입니다. 잠시 가슴 위에 손을 얹고 있던 그 애는 머리카락 위로 느껴지는 조심스러운 손길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리스님을 보고서 소리를 내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어째서인지 매섭던 추운 겨울바람도 모두 녹아 없어져 버린 기분이었습니다. 그 애는 조심스럽지만 포근한 리스님의 손길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네. 그때는... 제가 리스님이 계신 곳으로 갈게요."
미리내 이외의 지역의 별빛들을 보러 가겠다던 그 애만의 생각이 어쩌면 이루어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말을 가볍게 승낙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꿋꿋하게 다짐한 모양이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덥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밤하늘에 수놓은 별을 보자고 말입니다. 그 애도 조금쯤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소아에게 다정한 누나가 생겼어요! XD 동영상을 마구 찍으십시오! 소아주도 동영상을 찍고 여러곳에 백업해두고, 소아가 나중에 크면 네가 이떄 이랬단다. 하면서 놀려버릴거예요! XD 동영상을 지우려고 하는 소아를 보고, 여기 백업해 둔 자료가 있지! 하고 놀리는것도 재밌을 거예요! XD
소아 님의 말씀을 따라서 중얼거리며 천천히 고개를 갸웃했다. 손을 가슴에 살짝 올리시는 소아 님의 모습. 그 상태로 꾸욱, 꾸욱, 소아 님의 가슴이 눌려지는 것을 멍한 눈빛으로 조용히 바라보다가 자연스럽게 소아 님과 시선을 마주했다. 자신에게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푸르른 색깔의 소아 님의 눈동자를.
"......"
...소아 님께서도... 가슴이 아프게 되시는 걸까요? 제가 아프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그렇기에 멍했던 눈동자가 놀란 듯이 동그랗게 뜨여졌다. 그리고 멍하니 소아 님을 바라보았다. ...제가 아프게 되면, 똑같이 아파해주시는 분이 계시는 건가요? 정말로, 그런 걸까요...?
"......정말로 고마워요, 소아 님."
한참만에야 조용히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리고 부드러운 눈웃음도 함께. 조심스럽게 소아 님의 머리를 정돈해드리는 손길 역시도 따스하기 그지 없었다. 겨울이 가득한 미리내에 찾아온, 따스한 분홍색의 봄이었다. 소아 님께서 소리 내어 웃으시자 똑같이 한 박자 늦게 소리 내어 작게 웃어보이는.
의외로 크게 고집 부리지 않고 순순히 소아 님의 대답을 받아들였다. 소아 님의 승낙의 대답만으로도 자신은 이미 충분히 기뻤으니. 그렇기에 그저 조용히 배시시 미소 지으며, 천천히 단정하게 정돈 된 소아 님의 머리에서 손을 내렸다. 그리고 소아 님께 가만히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계속해서 잡고 있던 소아 님의 손을, 다시금 두 손으로 살짝 꼬옥 잡으며.
"...그럼... 천천히 내려가봐요, 소아 님. 함께 말이예요."
/ 그리고 리스에게는 귀여운 동생이 생겼어요! XD 와아! 소아주께서 동영상을 허락해 주셨어요! 소아 놀리기 너무 귀여워요!ㅋㅋㅋㅋ 그럼 마구마구 다 찍어놓을 거예요! 나중에 다 큰 소아도 보고 싶네요! 그 반응도 궁금하고 말이예요! :D 아무튼... 이것으로 막레를 하셔도 좋고, 다음으로 막레를 주셔도 괜찮으니 편하게 생각해주세요, 소아주! XD
하이하이에요! 아사주!! 어서 오세요! 아사주와 소아주를 체크하겠습니다! 아사주는 일단 지난 편 이벤트의 흐름을 알고 계시나요? 일단 이야기를 하자면... 마침내 백호가 인연을 되찾았고 사신+황룡의 힘이 모두에게 부여되었고 신통력이 상당히 강화된 상태고 남은 것은 흑호 하나 뿐이라는 느낌이랍니다! 아무튼...슬슬 시작하도록 할게요!
흑호는 소아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강하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손에 거대한 검은색 구체를 생성했다. 그것을 바라보며 은호는 작게 혀를 차면서 모두에게 주의를 주듯이 이야기를 했다.
"다들 조심하도록 하라. 아무리 힘이 강해졌다고 해도, 흑호 영감은...인정하기 싫지만 나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가진 이니라. 방심하지 말지어다."
뒤이어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려 폭포 위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 라온하제의 결계를 유지하고 있는 성스러운 수정이 있었다. 그 수정이 있는 곳을 바라보면서 그녀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흑호와 정면으로 맞서려고 하지 말지어다. 잘못해서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 아니겠느냐.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저 폭포 위쪽으로 올라가면 수정이 있느니라. 이곳의 결계가 깨지면서 그 수정도 힘을 잃었을 것이다. 그 수정에 너희들의 신통술을 부여해서 수정을 깨워줄 수 있겠느냐. 그러면 라온하제에 다시 결계가 확실하게 쳐질 것이니라. 하지만 저 흑호도 그것을 가만히 보지는 않겠지. 모두가 힘을 합쳐서 흑호를 막으면서 수정으로 가서 수정을 다시 깨우는 것이니라."
"...알겠습니다!"
"응! 알겠어! 엄마!"
"이번에는 확실하게 은호 님의 편으로 있도록 할게요. 후훗."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흑호는 검은색 구체를 있는 힘껏 집어던졌다. 주변의 폭포수마저 빨아들일 정도로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구체는 점점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면서 은호는 앞으로 달려가면서 그 구체를 꾸욱 손으로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맞잡은 손에서 검붉은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말을 못하게 하니까 끼리끼리 다닐 수 밖에 없는 거야.." 너무해라. 라고 말하면서 아. 그래 그런 방식으로밖에 못 사니까 시커먼 검댕이라고 불리는거야. 흑호란 이름도 아까워. 라고 말하는 아사가 팔짱을 끼면서 들을 가치도 없는 말을 얼마나 짓걸이든 간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게. 라나요?
"그러니까." 저 수정에 부여해서 결계를 살려내는 것이 목표인 거려나.
"가야지. 흑호에게 한 번 먹여줘도 좋잖아?" 어쩐지 기분이 나빠. 라고 말하면서 검댕묻은 것 같은 애에 파랑이랑 빨강 페인트칠 당한 애에...이제 황호랑 녹호가 나오면 여우레인저 결성할 것도 아니고. 라고 느릿느릿하게 말하지만 발걸음은 빠르겠군요. 소아와 리스와 누리와 가온을 보면서 빠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버프를 걸어주려 합니다.
그 애는 닥치라는 흑호 영감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습니다. 어린애한테 닥치라니, 나이를 헛먹은 게 분명합니다. 그 애는 차분하고 조용히 주변을 관망하면서도 은호님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서 푸릇한 눈동자로 소리 없이 목표지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흑호를 조심하면서 방심하지 말고 타이밍을 찾았습니다.
검은색 구체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다가오고 있을 때, 그 애의 신통술은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황룡의 힘을 받은 지금의 그 애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를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누구도 흉내를 내지 못하는 점프력도 무시는 못 할 겁니다. 그 애는 흑호의 움직임을 주의하면서도 가공할 속도를 내며 은호님이 말한 폭포 위 수정 구슬까지 내달리려고 했습니다.
"......" [뭐라는 거야. 닥치긴 누가 닥쳐? 진짜 닥칠 사람이 누구인데.] 무감정한 무표정은 미동 없이 흑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어떻게 보면 희미하게 비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한 모습이었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 시위는 강화된 신통력의 힘을 증명해주기라도 하는 듯이 힘이 흘러넘쳤다. 평소와는 정말로 다른 모습.
그러나 흑호의 거대한 검은색 구체를 보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을 퍼부으려던 몸짓은, 이어지는 은호의 말씀에 멈칫, 했다. 그리고 눈동자만 움직여 은호를 흘끗, 바라보았다.
"......" [......]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한 표정. 그러나 은호가 흑호의 구체 공격을 손으로 잡아 막는 모습을 바라보고는 무표정이 순간 움찔, 했다. 또한 자신에게도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버프가 걸리자, 그것을 걸어주는 아사를 보고서도 무표정이 순간 움찔, 하고 반응을 보였다.
"......" [......칫.] 순식간에 겨누었던 활을 없앴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 중에서도 가장 빠른 동작으로 날개를 펼치고 폭포 위로 날아올랐다. 그렇게 수정 쪽으로 순식간에 다가가서는, 한 손을 뻗어 수정에 대려고 했다. 그리고 그대로 신통력을 수정 안으로 넣어서 수정을 깨워, 라온하제에 결계를 치려고 했다.
은호가 구체를 막아내는 도중에 아사는 모두에게 버프를 걸어주었고 소아는 빠르게 점프로 뛰어올랐고 리스는 단번에 날개를 펼쳐서 날아올랐다. 순식간에 모두들 수정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정말로 투명하게 반짝이고 있을 수정은 그 힘을 잃고 검게 물들어버린 상태였다. 리스는 손을 뻗어서 신통력을 수정으로 주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 혼자만의 신통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모양이었다. 사신과 황룡의 신통력까지 받아들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수정을 깨우려면 아직 부족한 것일까?
"그렇게 둘 거라고 생각하느냐!!"
은호에게 다시 한 번 더 구체를 발사한 후에 흑호는 단번에 빠르게 날아올랐다. 그리고 수정의 부근으로 검은색 번개를 떨어뜨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백호가 뛰어올랐고, 단번에 결계를 강하게 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백호는 조금씩 뒤로 밀리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자. 여기서부턴 이 누나, 혹은 언니가 막아볼테니까 다들 어서 부탁해!"
그런 백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온과 누리는 각각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누리 역시 수정 위에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가온은 수정의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와 동시에 가온과 수정 사이에 무언가 희미한 선이 생겼다. 어쩌면 들은 사람을 기억을 할지도 모른다. 이곳의 수정은 가온과 링크가 되어있다고. 아마도 그 연결된 선이 지금 다시 생성된 모양이었다.
"모두들, 수정에 손을 올리고 신통술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그 힘을 저와 링크를 시키겠습니다! 그러면 이전처럼 결계가 처지고, 제 목숨과 연결이 될 겁니다. 결계가 정말로 엄청난 힘으로 강제로 깨지지 않는 이상, 제 목숨이 붙어있는 한 결계는 언제나 이어질겁니다. 이전처럼 말입니다!"
가온이 말을 끝내는 것과 동시에 누리가 모두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녀가 이야기를 했다.
"자..모두들 빨리..!"
모두가 각각 수정 위에 손을 올리면 아마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이 땅을 지키기 위한 결계를 만들던 수정의 의지, 혹은 목소리였을지도 모른다.
ㅡ그 강대한 신통력을 나에게 주입하면 너희들은 그만큼 그 강해진 신통력을 잃게 될 것이다.
"욕심은 나지." "강한 신통력과 그에 수반되는 것들..." 근데. 그런 게 있다는 걸 안 이상 내가 갖고 싶어졌거든. 그냥 부여받는 건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든단 말이지. 그러니까 스스로 얻어낼 거야. 라고 말하며 포기라니. 지금 그래.. 수정 너한테 넘겨주는 것 뿐이지 그런 것을 포기한 적은 없어. 라고 말하면서 그걸 포기한다는 각오라고 네가 부른다면 맞춰주지. 가져가라고. 라고 짧게 말하며 주입하려 합니다.
폭포 위 수정으로 다가온 그 애는 원래 그 애가 가지고 있었던 힘보다 강력해진 힘에 조금 놀란 듯 보였습니다. 그 애는 조금 드물게도, 청명한 눈동자를 커다랗게 떠버렸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놀라서 어디론 가로 도망가버리진 않았습니다. 그 애는 잠시 멍하니 있던 정신을 추스르고서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리스님을 도우려 했습니다.
하지만 도우려 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흑호의 검은 번개가 날아들어 오려고 했습니다. 그에 대해 다시 제정신을 찾은 백호가 돕기 시작하자 어느 정도 사태파악을 한 그 애는 리스님의 곁으로 쪼르르 달려갔습니다.
가온님과 수정은 연결되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애는 그것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선 수정 위로 손을 가져다 대려 했습니다. 그러나 또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 애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목소리가 들리든 말든 손을 수정 위로 올렸습니다.
그 애는 더는 방해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애는 자신의 신통술 이상의 것은 필요치 않았습니다. 힘으로 세계정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모를까, 그 애는 평범한 생활이 좋았습니다. 그 애는 수정으로, 가온님에게로, 신통술을 흘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검게 변해버린 수정에 손을 대고 힘을 주입해보지만, 역시 자신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듯 싶었다. 그에 무표정했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 듯 싶었다. 그리고 소아가 자신을 도우려하자 다시금 무감정했던 표정과 행동 역시 잠시 움찔, 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흑호의 공격을 눈치채고 곧바로 받아쳐내 버리려고 했을 바로 그 순간, 백호가 결계를 치는 것을 보며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 [......] 그리고 이내 곧 똑같이 수정에 손을 대는 누리와 가온. 이어지는 가온의 말을 듣고 나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무표정이 잠시 움찔, 했을 뿐. 하지만... 이내 곧 들려오는 또다른 목소리. 누군지 모를 그 낯선 목소리에도 전혀 놀라거나 하는 기색 따윈 없이, 그 말을 가만히 들었다.
"......" [...어차피 원래 내 것도 아니던 힘이잖아. 난 '신'의 힘 따위에는 관심 없어. ...그렇지만.] 수정에 갖다대었던 한 손이, 천천히 두 손으로 바뀌었다. 다른 한 손 역시 수정에 가져다 대었기에. 언제나와 같이, 공손한 두 손으로. 평소와도 같은 모습과, 분위기로. 무표정했던 표정은 간 데 없이, 굳은 결심이 빛나는 두 눈동자가 강한 의지를 비추는 바뀐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저는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어요. 그 '신' 님들께서는 저희들을, 저를 믿으시고 이 힘 씨를 빌려주셨어요. 그리고... 약속했어요. 맹세했어요. '신' 님께. 반드시, 반드시, 라온하제를 지키겠다고. ...그러니...]
잠시 숨을 고르며 텔레파시를 멈추었다. ...그리고... 이내 수정에 갖다 댄 두 손에 더욱더 힘을 주어, 신통력을 전부 다 쏟아넣으려고 했다.
모두의 말이 끝나자 다시 한 번 의문의 목소리가 조용히 모두의 머릿속에 울렸다. 그와 동시에 정말로 엄청난 기세로 신통력이 빨려들어가는 것을 모두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몸 속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기분은 그리 좋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누리는 정말로 힘겹게 겨우 버티는 중이었고 가온 역시 신음소리를 내면서 몸을 움찔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사신과 황룡의 신통력이 포함된 강력한 힘을 제어하는 것은 조금 힘든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순간, 결계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백호는 힘없이 땅에 널부러졌다. 물론 그렇다고 크게 다친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흑호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한 모양이었다.
"으으...."
"신통력이 좀 더 강해졌다고 해서, 너희같은 것들이 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더냐?! 건방을 떠는 것도 정도가 있느니라!!"
"그럼 모두가 함께 하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어 하늘을 향해 검은색 구체 두 개가 날아올랐고 그것은 서로 부딪치며 강한 폭발을 일으켰다. 이내 은호가 하늘을 날아올라 단번에 모두의 근처, 정확히는 백호의 옆에 멈춰섰다. 그리고 백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일어나거라. 백호. 고작 그 정도에 쓰러질 네가 아닐터다."
"...정말...은호 님. 저를 너무 과대평가 하는 거 아닌가요?"
"너는 나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탄생한 나의 동생이다. 그런 너이기에 알고 있느니라. 너는 고작 그 정도로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그렇지요. 은호 님에게 맹세한 것도 있고, 은호 님의 편으로 항상 함께 하기로 했는데...여기서 쓰러질 순 없지요."
이어 백호는 옷을 털면서 천천히 일어섰다. 아직은 괜찮다는 듯, 몸을 풀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다시 한 번 강하게 결계를 쳤고, 은호는 그 뒤에서 그 힘을 증폭시켰다. 그와 동시에 흑호가 쏜 검은색 구체가 다시 한 번 결계에 충돌했고 그 강한 후폭풍은 수정 근처까지 미쳤다. 정말로 강하고 강력한 폭풍. 그것은 모두를 날려버리기에도 충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뒤에서 지탱해주는 이들이 있었다. 다솜의 고양이 모녀를 포함한 신들, 아라에서 만난 너굴맨을 포함한 신들, 가리에서 만난 샤베르를 포함한 신들, 미리내에서 만난 괴도 마파람을 포함한 신들. 그리고...
ㅡ모두들 포기하지 마. 영혼뿐인 존재라고 할 지라도, 응원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마루..?" (주 - 200일 극장판에서 나온 가온이의 동생이랍니다. 현 시점에선 이미 오래 전에 죽은 늑대지만, 청호의 계략으로 인해 악신으로 부활해서 가온을 몰아붙인 전적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해방되었어요.)
이어 어딘가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투명한 상태로 이전에도 본 적이 있던 늑대 무리들이 제각각 뒤에서 모두를 몸으로 받쳐주고 있었다.
"...모두들...."
그 모든 모습을 바라보면서 누리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리고 있는 힘껏 소리를 치면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그 애는 이번에도 보기 드물게 눈을 찌푸렸습니다. 그 애는 역시 어떤 말이든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하며 자책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 애는 물러서지 않을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빨그란 입술을 이로 꽈악 물고서 작은 맨발에 힘을 꾸욱 주었습니다. 혹여 여기서 입술이 터진다고 하더라도 그 애는 멈추지 않을 기세였습니다.
어느새 다가온 흑호와 은호님을 알아차릴 새도 없이 그 애는 마른행주에서 물기를 짜듯 신통술을 짜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수정 근처로 온 강력한 폭풍에 그 애는 결국 뒤로 조금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그 애는 가쁜 숨을 천천히 내뱉고 터져 나온 입술의 핏자국을 흰 티에 박박 닦아내고서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각각의 지역에서 도움을 주러 온 다른 신들과 가온님의 동생이라고 하는 오래된 영혼이 든든하게 등 뒤를 받쳐주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처음 맺어진 관계를 부수고 싶지 않았기에,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 이어지길 소망했기에, 누리님의 말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애는 마지막 남은 신통술마저도 모두 쏟아붓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순식간에 몸에서 신통력이 빨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기세에 자신도 모르게 비틀, 거리며 바닥에 쓰러질 뻔 했지만, 간신히 버텨내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와 팔. 그러나 수정에 갖다 댄 두 손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신통력을 불어넣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으니까요...! 최대한 버텨내기로 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들려오는, 결계가 깨지는 소리. 그에 황급히 고개를 뒤로 돌려보자 쓰러진 백호 님의 모습이 보였고, 그에 깜짝 놀라 달려갈 뻔 했지만, 수정에 신통력을 불어넣느라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럴 힘조차도 빠져나가고 있었으니.
그러나 다행히 이내 곧 나타나신 은호 님, 그리고 고양이 모녀 씨들, 너굴맨 님, 샤베르 님, 마파람 님과 수많은 '신' 님들. 거기에 마루 님과 늑대 씨들도 나타나 다 같이 힘을 모아 결계를 지탱해주시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늑대 씨들의 울음소리마저, 지금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오히려... ...그 감사함에 힘이 넘쳐흐르는 느낌.
누리 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꽈악 깨물고 두 다리에 힘을 주어 버텨내었다. 멍했던 눈매는 간 데 없이, 강한 의지로 가득한 색이 다른 두 눈동자가 수정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수정에 댄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모든 신통력마저 전부 다 주겠다는 듯이.
"-!!"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두 눈을 질끈 감고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대었다. 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모두가 서로를 지탱하는 모습. 그것은 단단한 인연으로 맺어진 그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 인연은 어쩌면 정말로 가느다랄 수도 있지만 어떤 이들의 경우는 정말로 두꺼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고 넘어지지 않게 지탱하는 그 모습은 흑호의 맹공에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흑호는 이를 빠드득 갈았다.
"연약한 것들이, 하찮은 것들이...몇이 모인다고 하더라도...!!"
"아직도 모르겠느냐! 흑호 영감!!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결국 혼자서는 다수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을터다! 그것이 바로 인연의 힘이니라. 네가 그토록 끊고 싶어하는 그 인연의 힘은 너조차도 끊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것이니라!!"
"한때 끊어질 뻔한 인연이라고 하더라도...모두가 있기에 되찾을 수 있었거든요. 그러니까...이젠 더 잃지 않을 거예요. 모두가, 라온하제를 생각하는 모두가 있으니까!"
이어 은호와 백호의 구슬이 환하게 빛났다. 그리고 결계가 점차적으로 앞으로 밀고가기 시작 했고 단번에 흑호를 밀어버리는데 성공했다. 그 때문에 흑호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몸을 비틀거렸다. 그와 동시에 은호는 모두를 향해서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면서 자신의 힘 또한 수정으로 부여하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그 순간이었다. 수정의 검은 빛이 곧 투명한 빛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연보라색 빛을 쏘았다. 그것은 분명한 비나리의 색이었다. 다른 지역에서처럼 그 연보라색 빛은 땅으로 천천히 떨어졌다. 그리고 주변의 황폐한 모습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바꾸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아름답게 폭포에서 무지개가 피어올랐고, 저 멀리 보이는 신과 과수원의 나무들도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있었다. 그리고 땅의 풀들도 다시 원래의 녹색 빛으로 아름답게 자라나기 시작했고, 폭포는 다시 힘차게 떨어지며 경쾌한 소리를 만들었다.
이어 비나리의 주변에 결계가 새로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계는 다른 지역의 결계와 하나가 되어 정말로 아름다운 무지개색으로 반짝이다가 투명한 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결계가 펼쳐짐에 따라 흑호는 괴로워하면서 몸을 비틀거리면서 모두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인연의 힘... 그런 것을...그런 것을...인정할 것 같으냐! 나는...절연의 여우, 흑호. 그런 힘 따위는...얼마든지...얼마든지..크어어억...!"
결계 속에서 점점 힘을 잃어가는지 흑호는 몸을 비틀거리면서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이내 그 몸에서 검은색 연기가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점점 약해지는 것인지 흑호는 곧 한쪽 무릎을 꿇고 모두를 노려보았다.
지금의 자신에게는 흑호의 목소리 따위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상태로는,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신통력과 기력에 정신을 놓고 쓰러지지 않게 버티는 것만으로도 고작이었으니. 하지만 그 말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그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하나 쯤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대신 들려오는, 은호 님과 백호 님의 목소리. 그리고 은호 님의 힘이 수정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수정이 투명하게 바뀌어 하늘을 향해 연보라색의 빛을 쏘기 시작했다. 그에 비틀거리면서 멍하니 하늘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러자 한 시야 속에 보이는, 무지개와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생명들. 또한 비나리의 결계 역시 새로 펼쳐지며 모든 결계들이 하나가 되어 무지개 색이 되는 것을 최대한 정신을 붙잡으며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들려오기 시작하는 흑호의 괴로운 목소리. 그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흑호를 바라보았다. 멍하거나, 차가운 무표정이 아닌, 조금은 슬픈 듯한 표정으로. 그대로 조용히 흑호를 바라보다가, 한참만에야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자신의 옆에 기대어 앉아있는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드디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죄를 뉘우치시지 않는다면, 영원히 그렇게 괴로울 거예요, 흑호. '신' 님들께 죄를 고하시고, 용서를 구하셔야 해요. ...인연을 느끼지 못하는 당신이, 그것의 따스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절연'이라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신 당신이... 불쌍해요. 안쓰러워요."
조용한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진심이 가득했다. 마지막임을 감지한 것일까.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금 천천히 두 눈을 떴다.
서로 다른 색의 이질적인 두 눈동자가, 곧게 서 있는 자세가, 하늘하늘한 흰 색 옷이, 그 모든 것들이 진정한 '신'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그렇게도 찾아다니던, 그렇게도 기도를 올리던,
자신의 '신'과도 같은 모습으로.
"......마지막으로 당신의 죄를 들어드리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해보십시오. 당신이 죄를 고하고 진정으로 뉘우치신다면, 당신의 죄를 사하여 나는 당신을 용서하겠습니다."
지금이다! 라는 은호님의 한마디에 그 애도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온 힘을 기울인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곧 수정은 검은빛은 투명한 빛으로 바뀌었고,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듯 쏘아졌습니다. 비나리의 색이 아름답게 땅으로 쏟아지면, 어둡고 생명이라곤 흔적도 없어 보일 정도로 황폐했던 비나리의 모습도 다른 지역처럼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마지막, 비나리의 결계가 점차 넓어지고 다른 지역의 결계와 하나가 되어 예쁜 무지갯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그 애는 잠시 넋을 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작은 몸으로 힘겹게 목을 쭈욱 빼고 하늘을 보았습니다. 나중엔 투명한 빛으로 바뀌었으나, 아름다운 결계의 색이었습니다.
그 애는 흑호의 목소리가 들리자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아직 모든 게 끝난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비틀비틀하며 괴로워하는 노인의 모습은 꽤 마음이 쓰였습니다. 그래도 그 애는 굴하지 않고 경계했습니다. 잠깐의 방심은 결국 큰 손실을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애는 점점 약해지며 결국 한쪽 무릎을 꿇고만 흑호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신'들의 모습을 보고서도 아직도 그런 소리를 하시나요? 당신은'이런 것'을 결국 인정해야 할 거예요."
>>83 ㅋㅋㅋㅋㅋ아사는 무려 전설이군요! 갓 마피아에 들어간 리스가 마피아 내에 전해지는 전설을 듣고, 그 정체는 전혀 모른 채 아사에게 이런 전설을 들었는데 너무 멋지다고, 존경스럽다고, 한 번 뵙고 싶다고, 막 눈을 반짝이며 찬양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무려 마피아 계에 살아있는 전설...! 멋져요! XD 왠지 아사는 화려한 말발로 인하여 외교술과 협상의 천재 같은 느낌도 드네요! :D
>>84 그래도 그것도 귀엽고 멋진 걸요! XD 오오...! 4대천왕...! 멋져요! 소아는 간부 급 마피아였군요! :D 그런데...ㅋㅋㅋㅋㅋ 저도 웃어버렸어요!ㅋㅋㅋㅋ 리스도 늠름하게 받아줘야 하는데...!
"당신의 패배에요. 흑호. 당신이 인정하지 않아도 분명히 인연의 힘은 있어요! 그리고 그 인연이 '절연'을 이겨냈단 말이에요!"
"누리 님의 말대로입니다! 결국, 당신은 인연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을 생각입니까?! 지금 이곳에 있는 모두의 인연이 바로 그 증거지 않습니까!"
모두의 말이 끝나자 누리와 가온이 각각 흑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흑호는 그 모든 말을 들으면서 비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인연의 힘? 그런 것은 결국 조금만 손을 대도 끊어지기 마련이지. 만약 인연이 영원하다고 한다면 어째서 이 세상에 배신이라는 것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지? 내가 인연의 힘을 무서워 해? 나의 죄? 용서? 건방 떨지 마라. 내가 그런 것을 무서워하고 나의 행동을 죄라고 생각할 줄 아느냐! 진정으로 뉘우쳐?! 용서?! 무슨 권리로 그 따위 말을 하는 것이냐!! 인정? 크크크큭..인정할 것 같으냐. 이...악신, 흑호 님이 인정할 것 같으냐!!"
이어 흑호는 자신의 신통술을 발동시켰다. 아무래도 지금 이 자리에서 후퇴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여기에 더 있어봐야 자신의 몸이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한 것일까?
"또 다시 찾아오겠다. 그때까지 그 얄팍한 인연이라는 것을 믿으면서.. 언젠가 찾아올 절망에 굴해라..나약한 것들아..."
이어 강한 돌풍이 불어왔고 그 돌풍은 흑호의 몸을 감쌌다. 검은 연기를 내뿜던 흑호의 모습은 곧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여기서 완전히 사라진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은호는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내비쳤다.
"흑호의 힘이 사라졌느니라. 여기서 완전히 물러선 것이겠지. 모두들...정말 고생이 많았다. 라온하제를 지켜줘서..고맙구나."
"...응! 모두의 덕분이야!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 다들 너무 고마워!!"
이어 누리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두 손을 모으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리고 모두의 품으로 달려들어 와락 모두를 최대한 안으려고 하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부 다 들은 흑호는 비웃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이미 예상한 듯,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다. '신'은 저 정도의 말에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었으니. 그렇기에 그저 연민과 동정 가득한 눈빛과 표정으로 흑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 없이. 기분이 나쁘다거나, 화가 난다거나, 그런 부정적인 감정은 커녕, 그저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생각만이 들을 뿐이었다. ...안쓰러운 것. '신'의 동정은 악신에게조차도 향해 있었다.
흑호는 이내 신통술을 이용하여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흑호가 사라지는 것을 쫒아가거나 막아내지 않고, 순순히 보내주면서 가만히 지켜보았다. 어차피 모든 것이 끝났으니. 비록 흑호는 죄를 뉘우치지 않았고, 그로 인하여 죄를 사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굳이 승패를 나누자면 흑호의 패배였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끝이 났다.
그리고 그 순간, 들려오기 시작하는 은호 님의 목소리와 누리 님의 목소리. 자신들을 와락, 안으면서 꼬리를 흔드는 누리 님을 깜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곧 평소와도 같은 특유의 그 멍한 눈매와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그대로 천천히 두 팔을 들어 마찬가지로 모두를 꼬옥, 끌어안아주려고 했다.
"...네. 다들 정말로 고생 많으셨어요. ......고마워요, 모두."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나오기 시작하는 목소리는 따스하기 그지 없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분홍색의 봄바람과도 같이. 그러나 희미한 색채가 아닌, 선명한 색채였다.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플라밍고의 색깔과도 같이.
>>99 >>103 ㅋㅋㅋㅋ똑같이 늠름하게 답해주고 싶었는데 리스의 성격 상, 그리고 마피아라고 한다면 저런 모습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요. :) 어울린다니 다행이네요! 늠름한 소아도 완전 잘 어울려요! 물론 누님 입장에서는 귀엽기도 하겠지만요.ㅋㅋㅋㅋ 아무튼... 즐거우셨다니 다행이예요! 수고 많으셨어요, 소아주! 안녕히 주무세요! XD
>>101 음... 블OO의 4번대 대장 님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사는 왠지 그런 느낌이예요! 직접적으로 현장에 나가서 싸우거나 하는 쪽은 아니지만, 한 걸음 뒤에서 말로 마피아 조직을 운영하는 느낌...? 너무 멋져요! XD
"자신이 끊는 것에 대해 연구하고 두려워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지. 자신의 힘을 제대로 알려면 자신의 힘이 작용하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아 자신의 힘을 잘 아는 거라 하던데." 그렇게 인연을 비웃는다면 너는 네 절연의 힘마저도 잘 모르고 네 힘을 얕보는 셈이 되잖아? 라고 비웃듯 웃으려 합니다.
"멍청하면 말이라도 경청하고 노력해야지." 라면서 사라지는 것을 보다가 다시 올 때엔 그 가죽 목도리 삼게 줄래? 라고 말하고는 누리가 안아들려는 것에 조금 꺼리면서도 약간은 안아주려고 하고는
"모두 수고했어. 다들.. 잘 해냈네." 라고 말하려 합니다. 꽤나 덤덤한 말을 하려 하네요.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는 모습을 은호와 백호, 가온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은호는 백호에게 다가가서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고 백호는 웃으면서 그녀의 품에 조심스럽게 안겼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가온은 두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ㅡ모두들 고생이 많았다.
뒤이어 들려오는 것은 황룡의 목소리였다. 하늘 높게 올라갔던 황룡은 다시 천천히 내려와서 모두에게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몸은 투명해지고 있었다. 그것은 황룡만이 아니었다. 청룡, 주작, 백호, 현무. 차례대로 나타난 사신들도 몸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은호는 넌지시 물었다.
"다시 잠들러 가는 것이냐?"
ㅡ그렇다. 우리들은 이 땅을 축복의 여우에게 맡기고 잠들었던 존재. 또 다시 이 땅이 위험하기 전까지는 잠들 것이다.
ㅡ하지만 우리들이 또 다시 눈을 뜨고 이 땅을 수호할 일은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군.
ㅡ너희들의 용기. 잘 보았다. 너희들이야말로 '라온하제'를 누릴 자격이 있는 이들이다.
ㅡ우리들은 잠들어있는 곳에서 너희들을 지켜볼 것이다. 만약 우리들을 만나고 싶다면 우리들이 잠든 곳으로 찾아오도록 하라. 그러면..목소리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어 사신의 모습은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각의 위치로 빛이 되어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혼의 모습으로 나타났던 마루와 늑대 무리 역시 천천히 그 모습을 감추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가온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동생과 자신의 무리였던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묵념이었다.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을 바라보며 은호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걱정하지 말지어다. 또 다시 위험하다고 해도, 이곳에 있는 이들의 인연의 힘이 있는 한... 위기는 넘길 수 있을테니까."
말을 마친 은호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을 향한 손짓을 보냈다. 그것은 마치 이곳으로 오라는 것처럼 보였다.
"고생이 많았느니라. 모두 비나리의 광장으로 가도록 하자. 그곳에서 내 너희들에게 이번 일에 대한 보상을 내리겠다. 너희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대접하겠느니라. 이번에는 내가 직접 내 신통력으로 모두에게 포상을 내릴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반응 레스를 받는 레스입니다! 다음은 엔딩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11시까지 반응레스를 부탁하겠습니다!
누리 님을 따라서 모두를 꼬옥 끌어안으며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던 그 때, 황룡 님과 사신 님들의 목소리가 들려와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러자 보이는, 점점 투명해지고 있는 황룡 님과 사신 님들의 모습. 마치 할 일을 다 끝냈다는 듯이 다시 잠들러 가시는 '신' 님들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이내 곧 천천히 치맛자락을 두 손으로 조심히 잡고,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를 올렸다. 마치 기나긴 춤을 끝내고 인사를 올리듯이.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황룡 님, 청룡 님, 주작 님, 백호 님, 현무 님. ...안녕히 주무세요. 부디 좋은 꿈들이 함께 하시길."
그렇게 고개를 살짝 숙여 공손히 인사를 올리며, 천천히 사라져 빛이 되어 날아가는 사신 님들의 뒷모습을 끝까지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이어서 사라지기 시작하는 마루 님과 늑대 씨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그들에게도 역시 다시금 치맛자락을 잡고 무릎을 굽혀 인사를 올렸다. 이제는, 정말로 '행복'하게 지내실 수 있기를. ...좋은 꿈을 꾸실 수 있기를.
그리고 이내 이어지는 은호 님의 말씀. 그에 잠시 모두가 사라진 라온하제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멍하지 않은 눈매로, 선명한 눈빛으로.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은호 님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다시금 평소의 그 멍한 눈매가 되어 있었다. 헤실헤실, 미소를 지으며.
"...아사 님께서도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고마워요."
들려오는 아사 님의 말씀에도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천천히 론을 다시 품에 안아들고는, 그대로 은호 님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살랑살랑, 봄바람과도 같이.
한때는 황폐해지고 생명력을 잃어가고 죽어가던 땅이었던 라온하제였지만 많은 신들의 용기와 도움으로 라온하제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비나리의 광장으로 걸어가는 수많은 신들은 모두 왁자지껄 각각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 수는 절대로 적은 것이 아니었다.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수많은 신들이 다 모인 것이었으니까.
풍요로운 신과가 열려있는 나무 근처를 지나갈 무렵, 가온은 자신의 신통술을 이용해서 모두에게 신과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은호는 물론이고 작은 고양이 모녀들도 각각 그 신과를 맛있게 냠냠 먹으면서 앞으로 걸어나갔다.
풍요로운 바람은 모두의 머리카락과 몸을 스치면서 지나갔다. 그것은 생명이 가득한 풍요로운 바람이었다. 라온하제가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또 하나의 증거이기도 했다.
다솜에서는 지금도 분홍색 풍요로운 벚꽃잎이 아름답게 떨어지고 있었고... 아라에서는 지금도 에메랄드 빛 푸른 파도가 시원하게 철썩이고 있었으며... 가리에서는 지금도 붉은색 낙엽이 아름답게 땅에 떨어지며 풍요로운 열매를 맺고 있었으며... 미리내에서는 지금도 투명하고 아름다운 눈이 하늘에 풍요롭게 떨어지고 있었다.
각 지역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며 그들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비나리의 광장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그렇게 앞으로 걸어가는 도중, 어느새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아름답게 떠올라 제 몸을 빛내기 시작했다. 그 아름다움은 미리내의 아름다움에 전혀 뒤지지 않는 정말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비나리의 광장. 그곳에서 자리하고 있는 얼음동상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해맑게 웃고 있었다. 광장을 환하게 빛내는 조명은 모두를 비추었고, 은호의 신통술에서 솟아나오는 빛이 하늘을 향해 날아갔고 주변 모든 것을 감싸기 시작했다.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의 아름다움과 주변의 아름다움. 그것은 은호의 축복과 함께 하며 라온하제에 살아가는 신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비추면서 환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즐거운 내일, '라온하제.' 그것은 바로 지금 모두의 바로 옆에 있었다. 모두가 만들어가는 즐거운 내일은 언제나, 언제나 이어질 것이다.
이것으로 제가 준비한 진행 이벤트는 모두 끝이 났고 라온하제의 이야기도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음..이번 시리즈도 이렇게 스토리 엔딩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것을 낼 수 있어서 정말로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전부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라온하제에 놀러오고 라온하제를 즐겨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에 비해서 확실히 사람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라온하제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들이 있었기에...정말로 이 순간에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감사하고 또 감사해서 무슨 말을 들여야 할 지 모르겠네요. 네. 이렇게 스토리 엔딩이 났습니다. 정말 모두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또 영광이었습니다.
마지막인만큼...'인연'에 대한 이야기와 '즐거운 내일'이라는 테마를 잘 살려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잘 살아났는지 모르겠네요. 지금...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긴 한데...너무 길어지면 읽기 힘들 것 같아서...어떻게든 압축을 하고 있습니다. 네. 아무튼...정말로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이렇게 스토리의 끝이 왔습니다!!
여기까지 온 모두에게 플래티넘 트로피 [정말로 감사합니다]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안타깝습니다만...제 마음의 선물이라고 생각해주시고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스레는 8월 4일까지는 쭈욱 이어질 거예요! 남은 기한은 여러분들이 자유롭게 이것저것을 할 수 있는 기간으로 두겠습니다. 아까 마피아 AU도 나온 모양인데...그것으로 일상을 돌리고 싶다면 합의를 하신 후에 돌리셔도 됩니다!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마음껏 하시길 바랄게요! 여러분들의 라온하제를 마지막까지 즐겨주세요.
>>127 아... 네, 정답입니다. :) 정확히 맞히셨습니다. 론의 개입이었어요. 말투도, 성격도, 행동도, 모두 다요. 론을 데려왔던 것도 일종의 떡밥이었고... 목소리가 나지 않는 것과 무표정은 인형이니까, 라는 이유로 일종의 떡밥 중 하나였습니다. 리스가 혼란스러워 할 수록 론의 개입은 점점 더 심해지고, 실제로도 그랬지요. 스레 이야기 외적으로 보자면 이벤트에 혼자 참여할 때를 대비하여 리스 혼자서도 공격하고 싸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리스주의 특단의 조치였지만요.(끄덕)
>>129 그것도 전에 맞히셨습니다. '진짜' 론은 인형이지요. 하지만 리스는 복화술이 특기라고 초기의 일상에서 언급이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자신/론으로 나누어 대화를 주고 받았었습니다. 그 증거로, 초기의 론은 이 정도로 성격이 차갑고 나쁘지도 않았고, 말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지도 않았죠. 론이 다른 사람들이 있으면 말을 하지 않고, 리스랑만 있을 때에만 말을 했던 것도 증거 중 하나이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스는 여러가지 일을 겪었고, 그러면서 자신의 '신' 님을 찾는 일에도,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도, 다른 '신' 님들을 보면서도 혼란스러움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론도 점점 일종의 '인격'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진짜로 있다고 믿으면 실제로 그것이 존재하게 되듯이요. 리스는 '신' 님을 동경하고, 존경하고, 정말로 좋아하지만, 동시에 자신도 모르는 마음의 깊은 곳에서 '신' 님을 원망하고 미워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에 자신이 힘들 때에는 단 한 번도 보살펴주지 않았다가 자신이 죽고 나서야 목숨을 한 번 살려주었고, 그 후로는 또다시 사라졌으니까요. 그렇게 리스와 정반대되는 마음의 어둠과 그 밖의 모든 부정적인 것들이 스며들어가 일종의 분리 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론이자 그 인격입니다.
그렇게 되면서 지금처럼 모든 것을 싫어하고, '신' 님들마저 싫어하고, 거의 무신론자처럼 행동하는 론이 되었지만, 이것은 일종의 영혼 식이고, 그 육체는 여전히 인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리스와 거의 분리된 인격이자 영혼이 된 만큼, 론은 전보다 훨씬 더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말로 리스에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리스를 혼란과 꿈과 환각 속에 붙잡아두어 진실을 보지 못하게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번의 이벤트로 리스가 '신' 님을 '의심'하게 되었던 것을 계기로 리스의 혼란스러움과 어둠이 가중되었다가 이번 이벤트에서 빵, 터져서 일종의 빙의 식으로 리스의 영혼에 개입하여 몸을 조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물론 론은 모두를 싫어하기에 오로지 공격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였지만요.
>>131 론의 입장에서 자신은 리스에게 혼란과 환각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스스로가 존재하기 위하여, 리스에게 꾸준히, 조용히 속삭여 왔습니다. 지금 이곳은, 라온하제는, 전부 다 꿈이자 환각이라구요. 사실 리스가 언제나 멍한 눈을 하고 있던 것도 지금 이곳이, 자신이 만나는 '신' 님들이, 전부 다 자신이 한 번 죽었기에 더더욱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 꿈이자 자신이 만들어낸 환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이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게 될 리가 없으니까요. :) 그래서 탐정 AU 때 아사랑 돌렸던 일상에서 환각과 현실이 뒤섞여서 혼란스러워 하기도 했었고...
아무튼 이렇게 리스는 자각 없이 스스로에게 꾸준히 이것은 환각이자 꿈이라고 세뇌 비슷하게 시켜왔고, 그것을 론이 이어나갔습니다. 리스가 이 '꿈'과 '환각' 속에서 깨어나게 되어 '진실'과 '현실'을 보게 된다면, 론(외로움)은 사라지게 될테니까요. 즉, 자신은 죽게 될테니까요. 그래서 론은 계속해서 리스에게 너는 '신'이라고 말하며 친절을 베풀어주던 라온하제의 '신' 님들을 더욱 꺼리고 싫어했던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리스가 '진실'을 자각하게 될 지도 몰랐으니까요. 그래서 론은 사라지지 않기 위하여, 리스가 그것을 깨닫지 못하게 가린 것이었습니다. 마치 안개처럼이요. :) 이벤트에서 안개 환각을 사용하던 것도 전에 론이 그 날씨를 좋아한다고 했던 것의 떡밥이자 연장이었지요.ㅋㅋㅋㅋ
그래서 이러한 론의 정체와 비밀을 밝히며, 론은 아마도 100% 싸움을 걸어 올 것이었기에... 필요하다면 론과 전투 등을 벌이기도 하면서 최종적으로 론이 사라지게(죽게) 만들어 리스가 진실과 현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구상했었던 리스의 개인 이벤트의 내용이었습니다. :) 그렇게 된다면 리스도 좀 더 성장하고, 스스로가 '신'임을 완전히 받아들여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런데 이런 이벤트를 못 하게 되었으니까, 아마 이대로 둬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마 완전히 진엔딩 급으로 변화하지는 못하겠지만... 어차피 이 비설은 캐릭터 상으로는 아무도 모르니까요.ㅋㅋㅋㅋ 그러니 아마 늘 그랬듯이, 평소와 똑같이 멍한 리스의 모습으로 살아가겠죠. 다른 이들이 보기에도. :) 그래서 이번 이벤트 마지막에도 현실, 꿈, 환각, 모든 것들과 함께 간다는 식으로 써 놓기도 했었고...
아무튼... 엄청 길었지만 론의 비설도 이걸로 다 푼 것 같네요! 아마도! 나름대로 리스의 비설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던 데다가 구상했던 개인 이벤트의 주인공? 이기도 했습니다.ㅋㅋㅋㅋ
>>139 뭐... 그래서 환각 능력밖에 안 썼던 것이기도 했지만요. 꿈은 상상하는 것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고, 리스는 자신이 진짜 '신' 님이 아니라는 생각에, 진짜는 아니지만 그 비슷한 것을 만들어내는 환각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된 유일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서요. :) 아무튼... 은호 님의 힘으로 론이 '신' 님이 된다면, 론은 나쁜 존재들은 들어올 수 없는 라온하제에서는 못 살지도 모르겠네요...ㅋㅋㅋㅋ 애초에 론이라면 '신' 님을 싫어하니, 난 '신' 같은 건 되기 싫다고 그러겠지만요. 그래도 된다면 좋... 으려나요...?
>>141 앗...! 아니예요, 밸린주! 리스는 괜찮아요! 어차피 저 비설과 론만 모른 체 하면 평소의 리스랑 똑같은 걸요.ㅋㅋㅋㅋ 그리고 밸린이도 포함해서 라온하제에서 좋은 '신' 님들도 많이 만났으니까 리스는 괜찮아요! :D 그러니 엔딩 전에 밸린이도 꼭 만나볼 거예요...!
>>142 음... 그럼 츤데레 남캐가 되려나요...? 부캐가 된다면 그렇게 돌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츤데레 남캐로. :) 아무튼... '외로움'이 가족이 된다니... 그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쩐지 셀프 커플링 엮는 느낌이지만요...ㅋㅋㅋㅋ 뭔가 오빠도, 남동생도, 둘 다 아닌 것 같아서... 아무튼... 무사히 마지막 이벤트를 끝낸 것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제가 보내드린 비와 개구리 합창단이랍니다. 좋게 감상해주세요. :)(???)
>>145 간단합니다!! 만약에 흑호에게 한 마디를 했다면 아마 아래 그대로가 아닐까 싶네요!!
"간단한 것이랍니다."
그녀는 들고있던 티컵을 슬며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평소라면 예절도 무엇도 없는 행동이라며 절대 하지 않을것이었지만, 마치 무언가 각오를 다진듯한 얼굴로 그녀는 웃어보이다 이내 구두의 뒷굽으로 티컵을 깨보였다.
"인연의 소중함, 그런 당연한 것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당신이니까 저희들에게 지는 거랍니다." "저, 아틀란티스의 후계자이자 절대왕권의 상징. 그리고 아라의 수호자이자... 이 모든 이들의 친구라는 이름을 걸고서."
"강철의 법률 아래에서 당신에겐 참회를 할 시간조차 드리지 않을겁니다."
"저와 샤를의 인연을, 저와 다른 분들의 인연을 모독한 죄는 그 누더기같은 목으로는 갚지 못할겁니다."
/////////////////// 티타임의 장소는 아라의 북쪽 언덕에 있는 밸린이의 저택 마당입니다!! 보통 시간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하고 있구요!! 좋아하는 메뉴는 딱히 없답니다. 샤를로테가 만들어준 디저트라면 무엇이든 마음에 들어합니다!! 그래도 주로 사용하는 찻잎의 등급은 T.G.F.O.P이고 좋아하는 건 블렌디드 홍차인 스톡홀름 브렌드네요!!
>>146 뭐... 셀프 커플링이어도 사실 상관 없지만요. :) 론이 육체만 생긴다면야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아무튼... 비와 개구리, 모두 소중히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음... 엔딩까지 남은 기간 동안 해보고 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아까 말이 나왔던 AU나, 각 캐릭터의 앞으로의 행보 같은 거요.
>>147 오오...! 밸린이 너무 멋져요! XD(야광봉) 우아하고 귀족스러운 밸린이의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어서 멋져요...! 밸린이에게 샤를로테는 정말로 소중한 인연이군요! 그리고... 오오...! 꼭 찾아가보고 싶네요! 밸린이의 티타임! 엄청 즐거울 것 같아요! :D
>>149 남은 기간 동안 해보고 싶은 것이라... 사실 이것저것 많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다 하기에는 기간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라서...사실 촬영이 다 끝난 후의 뒷풀이라는 느낌으로 오프레 AU를 해보고 싶긴 하네요! 캐릭터의 앞으로의 행보라... 사실 크게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은호는 아마 누리에게 좀 더 빨리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서 교육을 더 빡세게 시킬 듯 합니다. 누리는 졸지에 공부를 더 하게 되어서 울상일 듯 하고... 가온이는 언제나처럼 농부로서 시간을 보내고..백호는 여전히 먹방을 찍으러 다닐 듯 하네요. 아. 물론 가온이의 경우도 좀 더 공부를 하게 될 듯 합니다. 누리의 보좌를 준비하는 느낌으로 말이에요.
>>149 이것도 과거설에 관련된 이유이긴 한데 배경설정에 설명되어있던 밸린이 처음 제압했던 범죄신이 샤를로테입니다. 물론 대놓고 악신이었던 녀석을 밸린이 부모님이 잡고 처단하는 것을 보기 위해 직접 면담 시켰던 것이지만 의외로 밸린이가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완벽한 법률아래에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듣고서 감화되어버려 과거청산하고 밸린이의 전속메이드가 되어버린겁니다. 밸린이 아버지에겐 밸린이의 곁에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절대로 죽게 놔두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감형받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소중하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 설명이 부족할 지도 모르겠지만 밸린이는 샤를이 처음으로 만든 친구이자, 자신을 완벽하게 믿고있는 동료입니다. 밸린이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 사실상 자고있는 밸린이 사진찍고 매일 무슨 생활을 하는지를 일기에 적어둘 정도로 밸린콘이 되어버린 아이이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밸린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는 몇안되는 인물입니다. 발전이라는 특이한 신통력을 가진 고위신인 밸린일가보다는 훨씬 약하기야 하지만 그럭저럭 보디가드로 활동하는 만큼 적당한 무력은 있습니다.
>>148 >>150 그러고보니 그렇게 밸린이와 대비되네요...!ㅋㅋㅋㅋ 아무튼... 오프레 AU도 재밌겠네요. 그리고 언제나와 같은 라온하제의 모습이군요. 평화로워서 좋네요! :)
>>151 세상에... 샤를로테는 범죄신이었군요...?!8ㅁ8 그런 과거가 있었다니... 전혀 몰랐어요... 처음으로 만든 친구이자 자신을 완벽하게 믿고있는 동료라면 소중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정말... 무한한 신뢰...! 샤를로테와도 만나보고 싶네요! 뭔가 주변 인물들끼리 만나도 재밌을 것 같기도 하구요.ㅋㅋㅋㅋ
>>153 만나면 서로 덕질을 자랑하는건가요? 밸린이와 누리에 대한 자랑덕질...(??) 그런데....ㅋㅋㅋㅋㅋ 존재도 모르는 지하서고라니요! 이 무슨 무시무시한...?! (동공지진)
>>154 라온하제는 결국 이러니저러니 해도 즐거운 내일로 가득 찬 세계니까요. 실제로 그런 세계를 만들려 하고 있고요. 다만...은호가 누리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을 200년 정도로 당겼기 때문에 누리는 졸지에 공부량이 2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번 일을 보고 자질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좀 더 빨리 물려주려고 생각 중이에요!
안녕하세요! XD 어제 빨리 가버려서 이벤트 마지막까지 참여 못 했다는게 참 아쉬워요. ;D 그래도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수고하셨어요! XD 이후에 썰이나 비설 같은거 푼 것도 보고 놀라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다들 캐릭터에 대해서 많은 설정이 있구나, 애정이 있구나. 하고 보는데 즐겁기도 했답니다. XD 소아와 소아주는 비록 늦게 참여하긴 했지만 모든 분들이 AT없이 편안하게 해주셔서 참 즐거웠던 것 같아요. 이벤트는 끝났고 아직 라온하제라는 스레는 끝나지 않았지만 왠지모르게 이런 말을 하고 싶어졌네요. 모든 분들의 캐릭터가 각자 개성이 넘쳤고 이벤트로보다 일상으로보나 잔잔하고 포근포근하고 따뜻따뜻했어요! XD 뒤늦게나마 라온하제라는 스레에 참여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생각해요. :D 혹시 소아라는 캐릭터에 대해 궁금한점이 있으시거나 물어보고 싶었던 점, 혹은 일상이나 AU같은걸 같이 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꼭 말해주세요! XD
하이하이에요!! 소아주! 소아주의 그 말씀. 너무 잘 들었습니다!! 네! 스토리는 다 끝났지만 아직 라온하제 스레는 진행되고 있답니다! 끝나는 그 시간까지 여러분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열어둔 것이지만요!! 소아 역시 포근포근하고 귀염둥이랍니다!! (야광봉) 역시 너무너무 귀여워요! 후후후... 그리고..소아에게 궁금한 것이라... 소아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그리고 일상은...지금은 제가 조금 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야해서..애매하네요. 닭죽을 끓이고 있는데 언제 될 지가 알 수 없어서 애매한 상태에요...8ㅅ8
>>169 왠지 마지막같은 분위기여서 말이예요... ;D... 라온하제에서 너무너무 귀여운 남동생! 을 노리고 있었던 건 사실이랍니다! XD 역시 가온 파파! XD 앗... ;D 궁금한거라던가 일상부분은 언제든지 말해주셔도 괜찮았었는데... 꼭 오늘 하라는건 아니었어요! ;D 소아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건 역시 눈 쌓인 언덕 위에 올라가 포근포근한 눈밭을 구르며 별들을 바라보는게 아닐까요? XD
ㅋㅋㅋㅋㅋㅋ 아무렴 어떤가요! 인사가 많으면 밝고 좋죠!!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아무튼... 라온하제에 대한 질문은 얼마든지 계속 받고 있답니다. 이 캐릭터의 이런 것이 궁금하다...그런 것도 있으면 얼마든지 받을게요! 혹은 라온하제의 이런 것이 궁금해요 같은 것이 있다면 그런 것도 말이에요!
>>186 ㅋㅋㅋㅋㅋㅋㅋ 가온 파파에 대한 엄청난 집념이 느껴지는군요! 가온이가 결혼을 하고 난 후면 생각해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없답니다. 그리고...NMPC가 많아서 힘드냐고 물으면..글쎄요? 그렇게 힘들진 않았답니다. 처음부터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주로 다루는 것은 가온이와 누리기에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요.
>>187 그 여우 3총사는 자신들의 일족이 사는 곳으로 돌아갔답니다. 그리고 회복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지금 당장 공격해오지는 않지만 또 언젠가 어떤 음모를 꾸미고 공격해올지도 모르지요. 적어도 베리어는 훨씬 강해졌기 때문에 베리어를 박살내고 들어온다거나 할 순 없답니다. 아직까진 말이에요. 또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신들이 잘 막아줄 거라고 믿습니다! 사실 은호의 입장에선 수도 없이 있었던 일이라서 또 도망치냐. 이것들아. 이런 느낌이랍니다!
>>189 소아를 버리다니....! 어떻게 소아를 버릴 수 있죠?! (동공지진) 그럴 순 없습니다...!! 입양을 생각해보겠습니다! (??) 그리고.. 아마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아마 지금같은 느낌이 다를 것 같진 않네요! 다만...포지션은 조금 달라지겠죠? 엄청난 재벌가 회장인 은호와 다음 후계자로 교육을 받는 누리, 그리고 그 둘을 보좌하는 집사 가온이에 이제는 은퇴하고 인터넷 먹방을 찍는 백호! (??)
>>190 완전히 끝내기에는 약한 신들이 아니니까요. 사실 완전히 끝장을 내버릴까 했지만...그냥 퇴각시켰습니다. 라온하제의 분위기는..아무래도 이쪽이 좀 더 어울릴 것 같아서 말이에요!
>>19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혀...현실과 동떨어졌다고 해도 설정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잖아요!! (시선회피) 은호와 누리는...글쎄요. 그냥 입양했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가온이가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은 둘이 잘 아니까요! 물론 정식으로 결혼을 하고 입양을 한다면 둘 다 크게 축하해줄 거라고 생각해요!
>>280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ㅋ 이런 질문이 날아오다니. 음. 그건 신마다 각각 다르니 딱 뭐라고 하기가 힘드네요. 적호나 청호에서 알 수 있듯이 전 종족이 모두 악신인 경우는 없거든요. 모기 신 중에는 착한 신도 악신도 있고 그렇답니다! 그리고 제어는...신마다 다르겠지요! 대체제를 주는 이도 있고, 그냥 방치하는 이도 있답니다.
>>329 리스주가 그렇다면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돌리고 싶다면 얼마든지 얘기해주세요! 저는 그 누가 와도 환영이니까요! 여담이지만... 이건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극장판 이벤트가 다 끝난 후의 리스는 광장에서 무엇을 할 지가 궁금합니다! 일단 그 이후는 은호가 말했다시피 잔치 및 연회를 열 예정이거든요!
>>330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음... 극장판 이벤트 후라면, 리스는 아마 론을 끌어안고 혼자서 조용히 그 잔치 및 연회의 인적 드문 주변으로 빠져나가 론과 마주보고 앉아있을 것 같네요. 처음으로 론의 직접적인 개입도 있었고, '신'으로서의 각성도 있었고... 했으니까 아마 할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 싶네요. :)
>>331 혼자서 조용히 빠져나간다니! 그리고 론과 마주보고 앉는다니. 그렇게 하면서까지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괜히 궁금해지네요! 그 모습을 만약 누리가 봤다고 한다면 아마 과일을 접시에 담아서 리스에게 가지 않을까 싶어지네요! 가온이는 아마 이러니저러니 해도 광장에서 벗어나긴 힘들테고 말이에요.
>>332 사실 일단은 침묵이 제일 많지 않을까, 싶긴 한데...ㅋㅋㅋ 만약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론은 누리가 다가오면 입을 다물 것 같네요. 일단 겉보기에는 인형이기도 하고... 론의 입장에서는 굳이 말해봤자 좋을 건 없으니까요. 리스는 놀라면서도 이내 반갑게 맞이하겠지만요.
>>333 침묵이라니...! 이미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그거..!! (동공지진) 누리는 상황을 잘 모르니까 리스에게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형이구나. 그렇게 말을 하면서 여기에 있지 말고 모두가 있는 곳에 가서 맛있는 거 먹자고 꼬실 것 같네요. 과일을 가득 담은 접시를 건네주면서 말이에요. 딸기라던가, 딸기라던가, 딸기라던가.
>>334 그러니까... 쉽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해서,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아서 나오게 되는 자연스러운 침묵이라고 해야할까요...?ㅋㅋㅋ 그리고... 음... 그러면 리스는 고민하다가 천천히 다시 돌아갈지도 모르겠네요. 일단은 말이예요. 론은 역시 마음에 안 든다고 생각할 것 같지만... 리스에게는 딸기가 세 번이나 강조되었으니까요.(끄덕)
여담이지만, 처음에 구상했던 론은 약간 사이비 교주 같은 또라이...(???) 성격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런 아이가 되었네요...ㅋㅋㅋㅋ
>>335 그렇기 졸지에 누리는 또 다시 론에게 미움을 받게 되고....(??) 물론 누리는 전혀 눈치를 채지도 못하고 신경도 안 쓰겠지만요! 그리고...ㅋㅋㅋㅋㅋㅋ 리스는 정말로 딸기에 약하군요! 물론 이런저런 요리가 많이 나오니 딸기도 많을 거예요! 딸기 케이크, 딸기 푸딩, 딸기 초콜릿, 딸기 쿠키, 딸기 파르페..(??) 그리고..그러했었군요.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귀엽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336 ㅋㅋㅋ론의 일방적인 미움이니까 누리는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론이 나쁜 거니까요. :) 그리고 마파람이 준 딸기 뷔페도 아직 안 가봤는데 여기서 딸기 시리즈를 다 먹게 생겼네요...ㅋㅋㅋ 그리고... 사실 론은 인형이니까 성별도 남, 여, 둘 다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또라이 성격은 여자 쪽에 가까웠는데... 어쩌다보니 이젠 남자 쪽에 가깝게 되어서... 아마 어떤 곡을 본 영향 때문인 것 같지만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
>>343-344 앗...? ;D...? 음... 음... 소아는 그냥 뽈뽈뽈 돌아다닐 것 같은데요...? 그러다 아는 사람이랑 마주치면 얘기도 할 것 같고... 근데 원체 아는 사람이 없어서 대화라는거 자체가 성립되려나 하는건... 모르겠지만요... ;D 밤 되면 별자리 찾으면서 누워 있을 것 같고요! XD 아! 먹을게 있다면 처음보는 음식이라 손 댈 것 같긴 해요. 대신 손으로 먹어요. 인도인...? :D...
>>344 리스: (어쩐지 돈 씨를 드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예요...)(???) ...감사합니다, 가온 님.(꾸벅)
>>345 소아는 그렇군요! 별자리 찾는 모습 너무 귀여워요...! XD 그럼 소아에게 있어서 아는 사람인 리스가 찾아가서 대화할게요! :D 소아가 손으로 먹는 것을 보고는 '신' 님께서 저렇게 드시는 걸 보니 저렇게 먹는 건가 봐요, 하고 생각하고선 리스도 똑같이 그렇게 마주보고 먹을 것 같지만요...ㅋㅋㅋㅋ(???)
>>355 한참 후의 일이 되겠네요, 그럼... :) 그리고 야광봉은 제가 흔들 겁니다! 왜냐하면 가온 파파랑 소아 썬이니까요?ㅋㅋㅋㅋ
>>356 ㅋㅋㅋㅋ편식하는 소아 너무 귀여워요! XD 음... 그럼 리스는 고민하다가 진짜로 아기들한테 하는 것처럼 "비행기 씨가~ 부우웅~ 이예요...!" 하고 노래 부르면서 아주 조금이라도 먹이려고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아주 조금만이라도 드셔달라고 간절한 눈빛으로 조른다거나...?
>>376 ㅋㅋㅋㅋ최대한 좋게 포장을 하자면 츤데레로 솔직하지 못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D 앗, 그래도 이번 마지막 이벤트의 영향으로 리스의 '신' 님 찬양이 조금은 누그러졌을 거랍니다! 열심히 배우는 소아가 귀여우니까 '신' 님을 떠나서 열심히 가르쳐 줄게요! XD
>>383 네! 리스가 솜도 다 터져나가고 너덜너덜했던 론(인형)을 다시 꿰매서 살려주었거든요. 그래서 리스에게는 그나마 아주 조금 호의를 가지고 있답니다. :D 리스는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였거든요! 소아는... 성장하지 않는 건가요...? 그건 조금 슬픈데...8ㅁ8 소아가 훨씬 더 귀엽고 착해요! XD
>>385-386 오오...! 그러면 어쩌면 론하고도 대화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D 그리고... 리스의 찬양은 이미 NMPC들로 4배나 받으시면서...ㅋㅋㅋ
>>387 >>389 네, 그런 사연이 있었답니다! 와아아! 소아의 응원을 받았으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XD 그런데... 아아...8ㅁ8(토닥토닥)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착한 표정 소아 귀여워요!ㅋㅋㅋㅋ(쓰담쓰담) 아무튼... 안녕히 주무세요, 소아주! :D
>>398 론: ......쳇. 아들과 딸은 누가 아들과 딸이냐? ...이번만이야. (불만)(그래도 슬금슬금 다가가기)(???)
나중에 시간이 오래 지나고 나면 론이 은호 님께 은근히 이상한 반존대하는 모습도 상상되네요... "편찮냐?" 하는 식으로...?ㅋㅋㅋㅋ(???) 그리고 리스는 론의 의견을 가장 중요시할 테지만, 그래도 론을 위해서라도 론이 육체가 있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래도 인형의 몸으로는 제한이 많으니까...
>>399 어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찮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뭔가 육체가 생긴 론은 츤데레성이 더 강화되는군요! 그리고..확실히..! 아무래도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의 몸으로는 여러모로 많은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럼 론은 육체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나요?
>>400 저도 인터넷 어디선가에서 본 말이지만요.ㅋㅋㅋㅋ 그리고 아무래도 자신에게 육체를 줬으니까, 만약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아마 시간이 지나면 적어도 은호 님께는 츤데레가 될 것 같네요. :) 그리고... 음... 론도... 아마 있으면 편하긴 하겠네, 하고 생각하고 있을 걸요...? 일단 론은 리스가 진실을 자각해서 자신이 사라지게 되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고 있거든요.
>>404 원래도 신경전이었는데 육체가 생기면 더 심해질 것 같네요...ㅋㅋㅋㅋ 흡사 반항기 아들을 둔 엄마...(???) 하지만 리스는 걱정되어서 론만 두고 갈 수는 없다고 그럴 것 같고, 론도 어디서 얘만 데려가려고 하냐며 리스를 잡고 화낼 것 같네요. 일단은 리스에게서 파생된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그 애. 모든 지역에 모든 일을 끝내고 난 후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그 애는 떠들썩한 분위기의 거리를 기웃기웃거리다가 금방 지친 모양인지 나무 밑 그늘에 멈추어 섰습니다. 역시 그 애에게는 조금 적응이 되지 않는 분위기였던 것 같았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별들과 달님이라도 그저 보고 싶어지는 날이었습니다.
그 애는 나무 밑 그늘에 털썩 주저앉아 무릎을 그러모아 두 팔로 감싸 안아 멍하니 앞을 보고 있었습니다. 땀도 한 방울 나지 않는데 왠지 땀을 닦아내고 싶어지는 날씨였습니다. 그 애는 마치 꼬리를 추욱 내린 강아지처럼 외로이 앉아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끝이 찾아오는 법이다. 정말로 크게 기지개를 켜면서 나는 신통술을 써서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신과 쥬스가 들어있는 통을 꺼내서 손에 전송했다. 이어 내 손에 잡혀있는 그 통의 뚜껑을 연 후에 나는 신과 쥬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이 달콤한 맛은 정말 끊을래야 끊을 수 없었다. 직접 재배한 신선한 신과를 이용해서 만든 쥬스라서 그런지 더욱 신선함이 느껴지기도 했고...
아무튼 적당히 신과 쥬스를 마시면서 산책을 하기 위해서 나는 그저 발길 닿는 곳으로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앞으로 걷다보니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소아 씨의 모습이었다. 미리내의 관리자이자 이번 사태에서 정말 열심히 움직여줬던 신이 아니던가. 인사라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그에게 천천히 다가간 후에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서 다 만나는군요. 소아 씨. 쉬시는 중이십니까?"
나무 그늘에 주저앉은 모습. 아무리 봐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쉰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머지 않아 뭔가 외로워하는 듯한 모습이 들어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 애는 인사를 걸어오는 가온님의 모습에 자리에서 주춤거리며 살며시 일어났습니다. 땀은 안 나지만 그래도 더운 것은 더운 모양이라, 조금 지쳐있어 그 애의 파란 눈동자의 초점이 어딘가 어긋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비틀비틀 가온님께 허리를 접어 인사한 후, 다시 나무 밑 그늘로 풀썩 주저앉았습니다. 그것은 그 애도 원하는 방향은 아니었던 것인지, 조금 놀란 것 같았습니다. 사실은 그렇게 힘없이 풀썩 주저앉을 생각은 없었는데 말입니다.
"...더워... 서... 요..."
그 애는 가온님의 물음에 시무룩하게 대답했습니다. 그 애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가온님께는 그 정도 대답만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그야, 저기서 아직 축제처럼 떠들썩한 분위기에 그 애는 끼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는 게 그 애에겐 더욱 자존심을 갉아먹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거기다 정말로 어린애 같은 이유일 테니까 말입니다. 그 애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시무룩한 표정을 애써 지우며 가온님을 올려다보며 물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상태를 보아하니 뭔가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 같았다. 눈동자의 초점이 어긋난 것 같기도 하고, 주저앉는 모습도 보통 위험해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너무 힘이 없고 쓰러질 것만 같은 그 모습에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해서 멍하니 소아 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소아 씨가 왜 저렇게 힘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정말로 더위에 약한 이로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내 신통술을 조금 사용하기로 했다.
"바, 바로 도와주겠습니다! 소아 씨! 하압!"
내가 가지고 있는 구슬이 환하게 빛이 났고 소아 씨의 몸 주변에 푸른색 투명한 막이 펼쳐졌다. 그 막 안에 있는 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테니 이제는 괜찮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물어보았다.
"이제 좀 괜찮으십니까? 그 푸른 막이 유지되는 한, 전혀 덥지 않고 시원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신통술로 만든 일종의 시원한 장벽입니다! 아무튼... 쉬는 중이냐고 물으면 쉬는 중입니다. 그리고 잠시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소아 씨를 만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고개를 끄적였다. 그리고 나는 신통술을 써서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다른 신과 쥬스 캔을 내 손으로 전송한 후에 소아 씨에게 내밀었다.
멍하니 대답하던 그 애는 어벙하게 되물었다가 금방 시원해진 체온에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 애가 신기해하고 있을 때, 비로소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역시 아직은 제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신통술이라는 것을 알자 얼른 몸을 일으켜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네! 네... 네에... 감사합니다... 정말로..!"
그 애는 횡설수설 감사인사를 전하다가 우물쭈물 거리며 가온님이 내민 신과 주스 캔을 보며 가온님의 눈치를 봤습니다. 과연 이런 것을 받아도 될는지, 너무 황송한 일은 아닌지 하는 걱정스러움이 밀려왔습니다. 그 애는 고개를 푹 숙이고서 우물쭈물 캔을 받고서 다시 감사 인사를 작게 웅얼거렸습니다.
"...감사...! 앗!"
갑자기 그 애는 깜짝 놀란 듯 파란 눈을 커다랗게 떴습니다. 어쩐지 주스 캔을 툭, 떨구고서 언젠가 본 적 있는 장면을 연출해냈습니다. 과연, 그때보다는 낮은 강도이긴 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허벅지를 붙잡고 부들부들 몸을 떨었습니다. 애처롭기 그지없는 어린애의 몸짓이었습니다.
"머... 머리... 머리에..."
그 애는 문장이 채 되지 못한 말을 내뱉으며, 여전히 몸을 덜덜 떨면서도 얼음이 된 채였습니다. 역시 이렇게 좋은 날씨의 나무 밑 그늘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그 애의 잿빛 머리 위로 갈색의 통통한데다 다리가 많은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괜히 은호님의 보좌가 아니다. 나름대로 신통술에는 자신이 있었다. 이 정도 신통술은 그다지 어렵지도 않았기에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정말 가볍게 손을 털면서 나는 내 몫의 쥬스를 벌컥벌컥 마셨다. 달콤한 과즙의 맛이 보통 달콤한 것이 아니었다. 만족스럽게 엄지를 척 올리면서 나는 소아 씨에게 어서 먹어보라는 듯이 눈빛을 보냈다.
소아 씨는 캔을 받아들였고 나에게 감사 인사를 보냈다. 하지만 갑자기 놀라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 허벅지를 붙잡고 부들부들 몸을 떨기 시작했다. 영문을 알 수 없어 멍하니 소아 씨를 바라보았다.
"왜, 왜 그러십니까?!"
일단 진정을 시키기 위해서 나는 소아 씨를 토닥여주려고 했다. 그러던 도중, 머리라는 말에 자연히 나는 고개를 들어 소아 씨의 머리를 바라보았다. 거기에 있는 거은 다름 아닌 지네였다. 그 지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는 가볍게 손가라을 이용해서 지네를 퉁 튕겨냈다. 아주 깔끔하게 지네를 치워버리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다시 토닥여주려고 했다.
그 애는 가온님의 토닥이는 손길에도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가온님이 머리에 있던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튕겨냈음에도 그 애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았습니다. 그 애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로 가온님의 허벅지, 바짓가락을 붙잡고 있다가 가온님의 말에 황급히 손을 뗐습니다. 그리고선 그 애는 자기 머리를 흔들어대며 뒤늦게 탈탈 털어내는 시늉을 했습니다. 그 애는 어지간히 놀란 모양인지 코를 훌쩍이다 이내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습니다.
"죄... 죄송해요..."
그 애는 뒤늦게 밀려온 부끄러움에 가온님께 사과를 하고서 바닥에 떨어트리고만 주스 캔을 후다닥 주워들었습니다. 캔이 조금 찌그러지긴 했지만 먹는 데는 지장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 애는 더러워진 부분을 탈탈 털어내고서 아무렇지 않게 다시 꼬옥 쥐었습니다. 그리곤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아무래도 다시 무언가가 머리 위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저기... 주스... 잘 마실게요. 가온님."
그 애는 우물쭈물 다시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이번엔 나무 그늘 밑에 앉는 게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려 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온님의 산책길에 방해되지 않게끔 빠져주려고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하하! 죄송할 것이 뭐가 있습니까? 갑자기 머리에 그런 것이 돌아다니면 놀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갑자기 뭔가가 내 머리 위에 떨어지고 돌아다닌다고 한다면 놀라서 당황할 수밖에 없을테니까. 다행히 물기 전에 해결을 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신과 쥬스를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자연히 캔 안의 내용물이 텅 비었고 나는 그 캔을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으로 전송해서 쏘옥 집어넣었다. 쓰레기는 언제나 쓰레기통에. 기본적인 도덕이 아니던가.
아무튼 그 동안에 소아 씨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신통술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소아 씨의 머리 위에 작은 파란색 모자를 씌워주면서 괜찮다는 듯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제 머리 위에 뭔가가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모자가 막아줄테니까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나무 그늘에 앉으셔도 됩니다! 물론 그곳이 편하다고 한다면 그곳에 앉으셔도 됩니다만."
그래도 나무 그늘이 편하다면 이제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도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두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다른 곳을 잠시 바라보다가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 애는 우물쭈물 입을 달싹거리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그 애는 호기롭게 사라지는 신과 주스를 무언가 선망하는 듯한 얼굴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나중에 가온님처럼 주스를 벌컥벌컥 마실 수 있는 멋진 이가 되고 싶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애의 기준으로 가온님은 멋있는 이였습니다.
그 애는 갑자기 머리에 느껴지는 무게에 또 한 번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다시 이상한 게 머리 위에 올라왔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가온님의 친절한 부연설명에 그 애는 약한 숨을 내쉬며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애는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모자의 존재를 확인하고서 주춤거리며 가온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오늘은 정말 도움만 받는 날인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모자가 있으면 나무 밑 그늘에 앉아도 머리에 무언가 떨어져도 화들짝 놀라서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불성 사나운 꼴은 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애는 그렇지만, 그늘 밑으로 애써 다시 돌아가지 않고 원래 앉으려고 했던 자리에 앉았습니다. 모자가 있으니 얼굴에 그늘이 생겨, 해를 피해 도망가지 않아도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물음에 가만히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더워서 그늘 밑에 있었지만, 그 원인이 사라졌다면 결국 저기에 가야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 애는 주춤주춤 다시 일어서서, 가온님께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가온님의 옷자락을 꼬옥 쥐려 했습니다.
"...같이..."
그 애는 가온님이 같이 가주어 줬으면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혼자인 것보단 조금 부끄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인 모양이었습니다.
주춤주춤 일어서더니 나에게 다가오고는 나의 옷자락을 꼬옥 쥐는 그 모습에 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뭔가 정말로 어린아이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늑대로 치면 이제 막 사냥을 시작해야하는 그런 어린 늑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물론 소아 씨는 나 같은 늑대가 아니라 설표범이니까 늑대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겠지만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같이라고 말하는 것은 같이 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딱히 상관은 없었다. 어디에 가더라도 쉬는 것은 문제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아 씨의 손을 꼬옥 잡아주려고 하면서 이야기했다.
"알겠습니다. 같이 가줬으면 한다면 같이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니까. 늑대가 고독한 동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 같지만 늑대는 무리를 만들어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즉, 나 역시 홀로 지내는 것보다는 모두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다가 늑대가 고독의 대명사가 된 것인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늑대와 고독이라는 단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알파 늑대라는 것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니까.
아무튼 소아 씨를 데리고 나는 다른 이들이 있는 광장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같이... 라고, 전혀 끝마쳐지지 않은 문장을 가온님은 용케 알아차린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누군가의 손을 잡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듯 손을 유심히 보며 파란 눈만 움찔거리며 깜작일 뿐이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의 손을 엉겁결에 마주 꼬옥 붙잡았습니다. 그 애는 조그만 눈치를 보면서도 잡은 손이 싫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그 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온님을 졸졸 따라 나섰습니다. 햇볕에 익은 발바닥 밑의 길도 그다지 뜨겁지 않았은게, 가온님의 신통술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애는 총총, 가온님을 따라나서면서도 신기한듯 몇 번, 맨발을 굴러보았습니다. 어쩐지 헐렁거리는 흰 티 사이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있는 광장을 향해 가는 길은 그 애에겐 신기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야... 계속... 혼자였으니까요."
그 애는 가온님의 물음에 웅얼웅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여태 혼자 살다가 갑자기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자 하는건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애는, 누군가의 도움이 지금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한발짝 나아가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다른 이들과 지내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 설표는 혼자서 살아갑니까? 다른 이들의 습성은 잘 모르다보니..."
아무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좀 무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늑대가 아닌 이는 늑대의 습성을 잘 알 수가 없을테니 결국 비슷한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역시 조금 애매한 감이 있었기에 나는 발톱 하나를 세운 후에 손을 올려 내 머리카락을 가볍게 긁적이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아무튼 광장은 그렇게 먼 곳이 아니었기에 도착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전히 수많은 이들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 분위기는 참으로 즐거움이 가득한 곳, 그 자체였다. 그곳을 바라보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저쪽 집단에 가서 인사를 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혹시 압니까? 친해질 수 있을지!"
여기서 보고 있겠다는 말을 하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제안했다. 계속 혼자였기에 힘들다고 한다면, 다른 이들과 계속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되는 일이었다. 이것도, 저것도 일단 도전을 해봐야 하는 법이 아니겠는가. 그렇기에 화이팅 소리를 내면서 나는 소아 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물론 힘들다고 한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그 애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습니다. 가벼운 것도 아니고, 다른 이들과 지내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가온님의 말에 아주 무겁게 말입니다. 그 애의 하이얀 얼굴 위로 파란색 모자의 그림자보다 더 짙은 그늘이 지는 것 같았습니다. 혼자서 살아가느냐는 물음엔 그 애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었습니다. 그 애는 아무 말 없이 가온님을 따라 발을 움직였습니다.
"...응... 네..."
주춤거리며 발놀림을 멈춘 그 애는 눈부시게 즐거워 보이는 수없이 많은 이들을 푸른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싸운 친구와 화해하라고 강요당한 것처럼 억지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애의 작은 손이 가온님의 커다란 손을 조심스럽게 놓았습니다. 어쩐지 그 애를 보는 시선이 마구 늘어나는 것 같아, 그 애는 고개를 자꾸만 수그리고 말았습니다.
결과만 보자면, 다른 이들은 그 애에게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물론 어린애를 귀여워하는 느낌이긴 하였습니다만, 그 애는 나름대로 인사도 하고, 인사도 하고... 인사만 했을 뿐입니다. 그 애는 머리를 쓰다듬거나, 갑작스럽게 팔을 붙잡아 오자 화들짝 놀라 가온님께도 다시 도망쳤습니다.
"...으응, 역시 안 되겠어요..."
그 애는 가온님의 뒤에 숨어서 그 작은 손에 피 한 방울 통하지 않을 정도로 피부가 하얗게 될 때까지 가온님의 윗옷을 꽈악 붙잡고 있었습니다.
설표범은 혼자서 살아가는 동물. 그렇다고 한다면 그 습성이 신에게도 남아있는 것일까? 나는 처음에는 늑대였다가 신이 된 케이스라서 그런지 늑대의 본성이 남아있다. 그것은 소아 씨에게도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일단 고개를 조용히 위아래로 끄덕였다.
결과적으로만 말하자면 소아 씨는 다시 나에게로 돌아왔다. 화들짝 놀라 내 뒤에 숨는 모습에 나는 난감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역시 강제로 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방금 전 소아 씨와 이야기하던 신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아무래도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네요. 하하하. 실례 많았습니다."
내가 한 행동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대신 사과를 전하면서 나는 신들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적은 곳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과 친해지는 것은 힘들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신이 된 이상 그 삶은 참으로 길고 길다. 신들에겐 수명이라는 것이 없으니까. 차후 천천히 잘 맞는 이를 찾으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았다.
"안 되면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체가 아니더라도 그냥 마음이 잘 가는 신들과 친해지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신이 있고 저런 신이 있는 법이니까요."
동물마다 그 특색이 다르듯이 결국 신들도 그 특색이 전부 다를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태연하게 괜찮다는 듯 이야기를 하면서 적당히 비어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곳이면 다른 신들도 적으니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소아 씨를 바라보며 그저 미소를 보였다.
그 애는 캥거루 새끼라도 된 것처럼 가온 님께 꼭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그러다 가온님이 사과하자, 그 애는 엉거주춤 고개만 옆으로 빼꼼 내밀어 잔뜩 안절부절못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며 사과하였습니다.
그 애는 안절부절못한 표정을 채 숨기지 못하고서, 가온님의 말에 조금 얼이 빠진 듯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가온님의 말에 동의하는듯했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일들이 마구 일어난 참이라, 그 애로서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이 귀에 들어오는지 알 수 없었을게 분명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을 따라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이제야 한시름 놓은 것인지 모자를 꾸욱 눌러 잡고서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었습니다.
"그, 그래도... 계속 이러면... 결국 아무도 없게 될지도요..."
그 애는 소곤소곤 속삭였습니다. 계속 이렇게 부끄러워하거나 겁먹고 무서워 도망치게 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잘되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결국 아무도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럴 일은 없지 않을까? 물론 소아 씨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친다거나 하면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소아 씨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물론 언제나 혼자서만 있을 수는 없지만 결국 속도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소아 씨도 나름대로 편한 이라던가 그런 이가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런 이와 천천히 친해지고 또 다른 이와 천천히 친해지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결국 속도의 차이일 뿐. 그것에 옳고 그름은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무리를 이끌때도 비슷한 느낌으로 했던 조언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두 어깨를 으쓱하며 신통술을 이용해 신과 하나를 내 손바닥 위에 올리면서 소아 씨에게 내밀었다.
"무엇보다 라온하제에 있는 신들이 소아 씨를 혼자 두거나, 따돌리거나 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느긋하게 천천히... 급하게 갈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이 낙원에서의 시간도, 신들의 수명도 길기에...급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나는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아 씨에게 그렇게 말을 이었다.
그 애는 그 애 대신 그 애의 말을 완고하게 아니, 라고 해주는 이를 본 적은 처음일지도 모릅니다. 그 애는 푸르른 눈을 깜빡거리며 놀란듯 가온님을 보았습니다. 그 애는 어째서 자신도 아닌 타인에게 아니라고 확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긴 했습니다만, 그 애는 그저 눈만 깜빡깜빡이며 멍하니 가온님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그 애는 가온님의 말을 곱씹으며 깊게 생각했습니다. 그 애는 가온님이 말한 나름대로 편한 이, 가 누구인지 천천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여기 옆에 앉아있는 가온님은 물론, 리스님이라던가, 아사님이라던가... 사실 청호와 흑호와 대결할때 본 이들은 그래도, 그 나름대로의 편한의 범주에는 들어갈 수도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신과 주스 캔도 아직 못 땄는데, 다시 눈 앞에 보이는 신과 하나에 놀라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습니다.
"저... 아직 주스... 못 마셔서... 이런거까지 받으면..."
그 애는 가온님의 말에 대답하느라 고개를 도리도리 하면서도 가온님의 말에 동의한답시고 또 고개를 끄덕끄덕 끄덕이는, 이상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그 애는 잠시 침묵을 한 후, 나름대로 각오한 표정으로 가온님을 보았습니다.
"천천히 마시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름대로의 선물입니다! 비나리의 관리자라는 직책을 빼고 보면 저는 그저 신과를 재배하는 농부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그냥 우정의 증표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차피 신과 과수원은 내가 관리하고 있는 것이기에, 은호 님이 나에게 맡기신 것이기에 신과는 정말 엄청나게 많다. 라온하제 전역에 유통되고 있는 신과는 모두 내가 재배하고 있다고 봐도 전혀 오버가 아니었다. 물론 100%는 아니고 95% 정도가 아닐까? 그런만큼 내가 관리하는 신과의 양은 많았기에 이렇게 나눠준다고 해도 딱히 나쁠 것은 없었다.
아무튼 느긋하게 천천히 해보겠다는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소아 씨를 바라보며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려고 했다. 이렇게 보면 정말로 한창 어린 동생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신으로서의 시간도...동생 급일까? 괜히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내려서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적어도 오늘은 이렇게 느긋한 시간을 보내면서 놀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이곳은 즐거운 내일, 라온하제니까요."
라온하제. 즐거운 내일. 그런 즐거운 내일을 마음껏 즐기길 바라면서 나는 미소를 지어 소아 씨를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소아 씨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럼 저는 뭔가 요리가 남아있는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기왕이면 맛있는 것이 있는 것이 좋을테니까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요리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소아 씨와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만한 먹을 것은...분명히 남아있겠지. 양이 많았으니까...
//그러면 이것을 막레로 받아도 되고 막레를 따로 주셔도 됩니다! 아무튼 하이하이에요! 리스주! 어서 오세요!
>>676 그렇군요! 확실히 많이 푸셨었지요!! 설정을 보면서 정말 정성스럽게 짰다는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정말 론의 경우에는... 제가 웹박수로도 듣질 못했기에 더 놀랐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사실 루트에 따라서는 마루가 새로운 MPC로 합류하는 그런 설정을 짜기도 했었답니다. 다만... 너무 NMPC가 많아지는 것이 아닐까 싶어져서... 폐지했답니다. 부캐 허용도 아닌데 저만 여러 캐릭터를 다루면 불공평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백호는 원래 지나가던 NPC이기도 했지요. 의외로 인기가 너무 좋아서 MPC로 승격했습니다만...! 그때도 솔직히 눈치를 좀 보고 있었습니다...(시선회피)
>>677 그야 리스를 참치 상판 마지막 캐릭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마지막이니까 최대한 정성스럽게 했지요. :) 그리고 론은 개인적인 부분이니 세계관 설정을 거스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요. 반전을 노리고 있었기에 스레주께 전부 다 알려드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끄덕) 아... 그러고보니 웹박수 내용이 있었네요. 음... 그리고... 그러셨군요. 확실히 NMPC 5명은 너무 많지요. 보통은 2~3명 정도니까요.
>>678 그 정성이 절로 느껴진다고 생각해요! 풀린 설정들을 보면서 감탄하기도 했고 컨셉도 정말로 잘 짰다고 생각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반전은...대충 예상을 하긴 했지만 제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도 나와서 정말 놀랐답니다! (엄지척) 네. 웹박수로 저에게 설정 검사 받은 거 있잖아요? 여기서는 말하기는 조금 애매할 수도 있지만... 그 '신님'이라던가 말이에요. 사실 제가 5명을 다 다루자니...힘들 것 같기도 하고...그랬었답니다! 백호까지는 어떻게든 소화가 가능했지만요!
>>680 그야 진짜로 마지막 캐릭터니까요. :) 라온하제를 끝으로 더이상 이 곳에 안 올 것 같네요. 그리고... 뭐, 그냥 밝힐 수는 있답니다. 어차피 개인 이벤트도 못 해서 밝힐 기회도 없으니까요. 그러고보면 개인 이벤트를 통해서 론의 정체+'신' 님+리스의 진짜 이름 등을 다 풀려고 했는데...ㅋㅋㅋ 그냥 풀어야죠. 괜찮습니다. 그리고... 네, 4명이 최대라고 생각해요, 저도. 5명은 너무 힘드니까요. 소설도 아닌데...(끄덕)
하이하이에요! 아사주!! 어서 오세요!! 그리고...지진은...저는 못 느꼈어요. 아마...경주에 났던 것으로 기억해서...거기서 멀리 떨어진 상태면...못 느꼈어도 이상할 것은 없지 않을까요?
>>681 그리고...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리스주. 리스주의 뜻이 그렇다고 한다면...제가 어떻게 말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리고...ㅋㅋㅋㅋㅋ 밝히는 것은 자기 자유가 아니겠습니까! 그런고로...여러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는데...여러분들... 정말로 눈호관이 없었나요? ...레주의 경우에는...사실 있었었습니다. 있었지요. ....시트를 제 손으로 잘라버렸습니다만..(피눈물)
>>682 괜찮으셨다니 다행이예요, 아사주! :D 어제 많이 힘드셨군요...ㅠㅠㅠ(토닥토닥)
>>683 네, 어차피 라온하제가 끝나면 더이상 제가 필요한 곳도 없고, 미련도 없으니까요. :) 스레에 있으면서 현타도 많이 오고... 그리고 이제 취직 준비하고 그러려면 현실로 가야겠죠.ㅋㅋㅋㅋ 그리고...왠지 누구이셨는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저도 비슷하게나마 있었습니다. 아마도 말이예요.(꾸벅)
>>684 그 모든 것이 리스주의 선택이라고 한다면 제가 무슨 말을 더 하겠나요. 아사주도 포함이고 리스주도 포함이고 소아주와 밸린주도..이 스레를 마지막으로 탈판을 하고 말고는 자신의 자유인 법이니까요. 마지막 그 날까지는 추억을 쌓고 가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그런데 알 것 같다니....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이름의 첫번째 글자를 알파벳으로 이야기 해보시죠! (??
>>686-687 네, 스레주의 말씀을 들으려는 생각은 없었으니까요. 스레주께서 그래주실 의무도 없으시니까요. :) 그리고... 사실 바빠서 일상을 돌리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이대로 끝나버릴지도요. 그리고... 아뇨, 어차피 과거의 일이고... 내려진 아이가 계시지 않는 이 곳에서 언급하는 건 그다지 내키지 않아서요. 그리고 울지 않으니까 괜찮습니다. 존 거 아니예요...(흐릿)
>>688 소아주 다시 어서 오세요! :D
>>690 저는 전혀 몰랐네요...ㅋㅋㅋㅋ(흐릿) 아사는 없었군요. 하긴, 리스도 거의 없다시피 왔지만요. :)
>>698 아니예요! 소아는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걸요! XD 힐링이 되셨을까요? 그랬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D 그리고...ㅋㅋㅋㅋ 사실 라온하제 캐릭터들을 단체샷으로 그려볼까, 했는데 현타+체념이 오면서...(시선회피) 아쉽긴 해도 어쩔 수 없지요! 바쁘기도 하고,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까요... :)
>>704 리스의 명대사요...? 음...음...잘 모르겠는데요...ㅋㅋㅋ 그리고 저 그림 못 그려요... 정말이예요.
>>705 그래도 혹시 AT필드나, 소외감이나, 참여하기 어렵다, 등등 그런 거 느끼실까봐...8ㅅ8 그래도 다행이예요, 와아! XD 그리고... 스레주께서는 모두를 다 좋아하셔서 저렇게 말씀해주시는 거랍니다. 스레주께서는 모두에게 전부 다 다정하고 친절하시거든요.(끄덕)
>>718 픽크루가 예쁘다고 해도 리스주가 그리는 그림은 그 어떤 픽크루로도 구현할 수 없잖아요? 실제로 그리는 그림과는 비교를 하면 안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리스주의 그림은 정말로 예쁘고요!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셔도 괜찮아요. 이건 정말이에요! 그리고....ㅋㅋㅋㅋㅋ 리스와 론은 정말로 사이가 좋군요!
>>719 픽크루도 누군가가 그리시는 작품인 걸요? 그 파츠들을 모아서 만드는 거니까요. :) 그리고 제 그림은 그 정도는 아니라는 건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자신감 문제가 아니라요.ㅋㅋㅋ 그리고... 네, 사이가 나쁠 수가 없으니까요. 리스에게 론은 유일하게 곁에 끝까지 있어주는 존재이고, 론에게 리스는 자신에게 생명을 준 존재니까요. :D
>>720 ....하지만 적어도 레주는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시트 스레에서 리스를 보고 와아...정말 예쁘다! 라고 얼마나 중얼거렸는데요! 그리고..확실히 사이가 나쁠 수가 없긴 하겠네요! 리스는 론이 자신의 몸을 빌려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기분이 나쁘다거나 그런 것은 느끼지 않는건가요? 당황이라던가 그런 감정들이요.
>>721 음...음... 일단은 예쁘다니 다행이네요. 글이든, 그림이든, 기왕이면 예뻤으면, 하니까요. :) 그런 것에는 그 사람의 인품 같은 게 나오기도 하니까... 그리고... 당황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허락했던 것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조금은 혼란스럽기는 해서, 저번에 썰을 푼 것처럼 잔치에서 벗어나서 혼자서 론이랑 대화하려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기도 해요. 하지만 기분 나빠하는 건 아니예요, 절대.(끄덕)
>>722 글도 예쁘시면서...! (빤히) 제가 괜히 자신감을 가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구요!! 그리고...그런 거였군요! 어느 정도 눈치채고 허락... 뭔가 리스는 정말로 마음이 넓군요. 아마 NMPC라면 절대로 그런 것은 허락하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론이랑 대화... 그래서..(끄덕) 이제야 모든 것이 납득이 되는군요. 기분을 나빠하지 않는 리스의 넓은 마음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네요. 리스주가 생각한 리스의 이미지가 정말로 너무 잘 사는 것 같아요. 리스주의 설명을 들으면 말이에요.
>>723 제 눈에는 둘 다 평범해 보이지만요. :) 그리고... 개연성 있는 것을 좋아해서 이렇게 잡담으로 말하는 것도 최대한 다 연결시키고 있답니다. 그리고 라온하제는 '수인/화인 신"이지만, 저는 '신'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싶었거든요. 외모나 과거 등은 동물 쪽이라고 해도... 스스로는 자신이 '신'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보면 말도, 행동도, 사고도,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일반적인 '신'의 이미지와 똑같은 캐릭터. 가장 약하고 낮은 위치에 있는 존재가 사실은 가장 강하고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라는 것. 이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약간 종교&철학 느낌이긴 한데...ㅋㅋㅋㅋ 이 세상에 마냥 착하기만 한 존재는 없으니, 론도 추가시킨 거지만요.
>>724 어디에 중점을 두는지는 개개인의 자유인 법이니까요! 리스주가 그것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면 더욱 잘 표현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종교&철학. 살짝 그런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게 잘 표현된 시점에서 리스주가 리스를 상당히 아낀다는 것이 절로 느껴진답니다. 이렇게 탄탄하게 설정을 짜신 리스주가 이 스레에 시트를 내주고, 마지막 이벤트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로 영광이고 감사할 나름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침 아닌가요? 이 정도면?! (흐릿) 12시 이전이면 아침이죠!! (억지(??) 사실 일정이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요. 그냥 밥만 먹고 오는 거라서... 덧붙여서 오늘의 라온하제는 정말로 맑은 날씨가 찾아왔답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을 정도로 정말로 맑고 맑은 하늘이에요!
가온이의 경우는 간만에 일을 하지 않고 신과나무 아래에서 푹 낮잠을 자고 있을 것 같네요. 누리의 경우는 공부를 하다가 몰래 탈주해서 비나리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고 은호는 신통술로 그런 누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피식 웃고 있답니다. 백호는 간만에 다이어트 모드로 들어가서 아라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을 듯 해요!
아사주도 하이하이에요! 어서 오세요!! 음...그리고... 제가 8월 3일, 4일, 5일에 여행이 잡혀버렸습니다. ...친척 모임 같은 거라서 꼭 가야 하는 그런 케이스입니다. 그렇기에...스레는 8월 4일까지는 열려있겠지만..저는 2일에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네요. 8ㅅ8 물론 여러분들은 8월 4일까지 스레를 쓰셔도 됩니다. 단지...레주는 개인 사정으로 8월 3일과 4일은 조금 오기 힘들 것 같아서... 친척모임이 있고 그렇다보니...그렇게 되었습니다...8ㅅ8
>>848-849 가족들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까요. :) 그리고... 리스는 잘 모르겠네요. 원래는 자신의 '신' 님을 찾아서 보답해드리는 것인데... 지금은 혼란만 가득해서. NMPC들은 각자의 개성이 잘 드러나네요. 그리고... 음...음... 리스라면 바로 하겠다고 할 것 같긴 한데... 일단 리스는 다솜의 신이라 애매하니까, 만약 아무도 계시지 않는다면 그 때 리스가 손을 들겠습니다.
>>850 자신의 '신'님을 찾아서... 역시 리스에게는 그 목표가 정말로 중요하게 돌아가는군요. 그럼...이건 여담인데 만약 누군가가 리스에게 자신이 그 신이 되어주겠다고 한다면 리스는 받을 생각이 있나요? 그리고... 물론 괜찮습니다! 리스도 환영이고요! 아사가 뒤쫓아올지도 모르겠지만 가온이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리스의 착실함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851 네, 리스에게 있어서는 삶의 목표, 그 자체였으니까요.(끄덕) 그리고... 우선 리스가 자신의 '신' 님에 대한 것을 알고나서 어쩔 지 알 것 같은데... 만약 정말로, 진심으로 그런다면 받을 것 같네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로 그 새로운 자신의 '신' 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줄지도요? :) 그리고...ㅋㅋㅋㅋ 사실 아사하고도 함께 일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리스는 한 명이니까요...
>>852 아사는 계속해서 탐구하는 거군요...! 아사의 탐구의 끝은 어디일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XD 물론 볼 수는 없겠지만요...8ㅅ8
>>855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준다니. 말 그대로 그 '신'을 위해서 살아가는군요. 어어...그러면 리스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봉사부'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신들에게 찾아가서 일을 도와준다라는 루트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러면 의뢰를 한 신들을 찾아가서 도와줄 수 있을테니까요. 가온이도 도와주고, 아사도 도와주고!
>>857 ㅋㅋㅋㅋ그렇군요. 뭔가 아사는 전부터 느꼈지만 똑똑한 이과 느낌이네요! :D 흰 가운을 입고 연구자가 되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ㅎㅎㅎ
>>858 네, 아무래도 그럴 것 같네요. 그만큼 리스에게 있어서는 소중한 전부니까요. :) 아니면... 만약 조금 변화를 한다면,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봉사부'는 이미 지금도 하고 있는 걸요...?ㅋㅋㅋ 봉사단체를 만들기는 했으니까요. 회원이 리스 한 명뿐이라서 그렇지...
>>865 어어... 누리에겐 미안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저 봉사단체가 실제로 도와드린 '신' 님은 거의 계시지 않은 걸요.(흐릿) 그러니 누리가 들어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차라리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거예요. :) 여담이지만, 이 봉사단체의 이름은 '아가페'입니다! 절대적인 '신' 님의 사랑이지요. :D
>>865 누리는 일단 그런 단체가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기에...! 그리고 '아가페'. 아주 멋진 사랑을 상징하는 의미로군요! 사실 만든 이가 리스라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 애가 봉사단체를? 그럼 돈을 떼먹는 일부 그러는 척 하는 이들보다 더 확실하겠네? 이런 느낌이에요!
>>871 그건 라온하제의 모든 '신' 님들이 전부 다 마찬가지인 걸요? :) 여담이지만... 만약 누군가가 리스에게 자신이 그 신이 되어주겠다고 한다, 라는 물음에서 조금 놀랐네요. 전에 생각해봤던 내용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렇게 말해줄 사람이 없기에 잊어버리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그래서 그런 사람이 없는 지금, 그 부분에 관한 리스의 엔딩은 어쩌면 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가장 유력하니...
>>872 굳이 말하자면...뭐 어차피 끝이 코앞이니까 밝혀도 되겠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누리가 제안하려고 한답니다. 일상에서도 많이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누리는 기본적으로 리스에 대한 호감도가 꽤 높은 편이에요. 그렇기에... 자신이 언젠가 라온하제의 지배자가 되고 난 후에도 자신의 친구로서 있어달라는 느낌으로 그렇게 제안하려고 생각 중에 있답니다. 정확한 계기는... 마지막 이벤트에서 리스가 흑호에게 자비를 베풀려고 하는 장면에서요. 거기서 누리는 리스에게 조금 충격적인 느낌을 받았거든요. 흑호에게 다들 분노를 내뿜는데 혼자서 자비를 베풀면서 죄를 뉘우치게 하려고 했었으니까요. 물론 누리가 바라는 것은 은호에게 있어서 백호 같은 정말로 소중한 친구이니 리스가 바라는 것과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873 누리가 정말로 제안하려고 했던 건가요...? 세상에, 그건 좀 많이 충격이네요... 음...음... 사실 마지막 이벤트에서 리스는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엄청나게 혼란스러워 하며 론의 개입으로 인하여 왔다갔다 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지요. 불완전한 각성이라고 했던 이유는 그것이 '리스'가 아니라 '론'의 각성이었기 때문이었는데, 그래서 그 때에는 리스도 똑같이 분노를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마지막인 흑호에게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리스'가 잠시나마 '신'으로서 온전히 각성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렇게 자비를 베풀려 했던 거랍니다. 그런데 누리가 그것을 보고 충격 받을 줄은 몰랐네요...ㅋㅋㅋ
음... 누리가 그런 관계를 원한다면, 리스는 아마 받아들일 거랍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말이예요. 다만 그것은 리스에게 자신이 그 '신'이 되어주겠다, 라는 말과는 조금 많이 다른 거라서... 그냥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라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리스는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네요. :)
>>874 네! 누리가 제안하라고 생각 중이기에 그렇게 말을 한 거랍니다. 다만 리스가 찾는 이가 '신'이기에 내가 너의 신이 되어줄테니, 너는 우리 엄마에게 있어서 백호같은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을 하려고 생각 중이랍니다. 사실 누리 입장에서는 충격일 수밖에 없지요. 라온하제를 다 오염시키고 말 그대로 진짜 깽판이란 깽판은 다 쳤는데 그럼에도 리스는 마지막에 흑호에게 자비를 베풀고 용서를 구하라고 말했으니까요. 그 모습이 누리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와닿았고, 저런 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뭐 사실 어느쪽이건 누리의 입장에선 이전부터 생각하던 것이 확고하게 굳어졌다는 것에 가깝네요!
>>909 으아아! 그게 아니에요! 여기가 습기가 가득해서 말한 것 뿐이었습니다!! (흐릿) 여기 오늘 비가 찔끔찔끔 내려서 시원하지도 않은데 완전 습기 가득하거든요...찜통이에요! 찜통...8ㅅ8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으아아아앙... 8ㅁ8 그리고 그렇기에 금호는 생략되었답니다. 사실 은호가 여우다보니 그 관련 신들이 거의 대부분이 여우가 될 수밖에 없긴 하지만...그래도 사신도 나오고 라온하제의 이야기도 나왔고...은호와 백호의 인연도 나왔고..캐릭터의 멋진 모습도 나왔으니 만족합니다! 그리고...리스주..이건 개인적인 질문인데.. 내일이나 금요일에 일상이 가능한가요? 위의 관련으로 리스에게 제안을 해보고 싶긴 한데...리스주가 많이 바쁘다면 편하실 때 이야기해주셔도 됩니다!
>>915 제...제가 리스주를 해칠리가 없잖아요...!! 8ㅅ8 그럼..뭐 사람마다 다 다른거겠죠!! 하지만 대체로 우플을 더 사람들은 힘들어하더라고요. 사실 우플 자체가 되게 선이 애매하기도 하고... 아무튼.. 사실 꽤 이전부터 누리로 리스에게 신호는 많이 줬었지만요.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여럿 있었고...물론 그때마다 리스가 애매하게 피해갔습니다만..(??
>>916 (이미 불신)(엄청난 불신) 그리고... 네, 사람들마다 다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연플이 가득한 사람들이 신기해요. 하나의 연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더 좋아해서 수많은 연플은 좀... :) 그리고 누리는 그냥 신 님도 아니고, 고위신 님이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리스에게 너의 '신' 님이 되어주겠다, 고 말한다면, 그것은 아마 거절할 거예요. 그것은 누리가 원하는 모습과도 다르고... 무엇보다 리스에게 있어서 그 말은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것도 아니고, 무척이나 무거운 의미의 말이니까요. 우정의 의미도 아니구요.
>>918 그래서 어제인가도 말씀 드렸듯이, 그냥 솔직하게 친구가 되고 싶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리스도 받아들일 거예요, 아마. '친구'는 수평적인 관계잖아요? 그런데 너의 '신' 님이 되어주겠다는 것은 수직적인 관계이지요. 그 차이가 중요해요. 친구가 되려면 내가 더 위다, 더 아래다, 하는 것을 다 떠나서 서로 동등한 관계가 되어야지요.(끄덕) 그리고 안 풀 겁니다! :)
>>919 물론 그렇지요. 그게 '친구'와 '신'의 차이니까요. 리스가 말하는 신은 절대적이고요. 다만 누리는 아직 그 차이를 잘 못 느끼고 있답니다. 그렇기에 내가 너의 신이 되어줄테니까 너는 내 친구가 되어달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생각하고요. 내가 네가 원하는 것이 되어줄테니 너도 내가 원하는 것이 되어달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에 가까워요. 신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아...정확히는 생명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정말로 미숙한 아이에요. 그래서 누리가 그것을 알 턱이 없다고 말을 한 거랍니다! (끄덕) 크윽....!! (초콜릿 흔들기)
>>921 사실 이것도 꽤 여러 번 이벤트나 일상이나 그런 것으로 보인 적이 있답니다. 누리가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가 즐거워하는 이 공간이 언제까지나 지켜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다라던가 그런 것은 없이, 그저 이 공간을 지키고 싶다. 이 공간을 지켜내겠다..라는 느낌의 추상적인 느낌을 주로 강조하지요. 하지만 은호는 직접적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보이는 모습이 많았고 실제로 이것저것 누리에게 체험을 시키고 누리에게 직접 계획을 짜게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이 직접 계획을 하고 자기가 보충을 해주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누리가 지배자에 걸맞게 교육을 시키고 있고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 누리는...나이로 치자면 2살~3살 정도니까요. 많이 어리고 미숙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답니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무지개가 피어나는 폭포가 있는 곳이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비나리의 명소이다. 나는 이곳으로 오늘 어느 한 신을 불러들였다. 다솜에 살고 있는 신, 리스. 리스가 정확히 어디에 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리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내 신통술로 어떻게든 가능한 일이었다. 어제 나는 리스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비나리의 명소. 그곳으로 와 줘. 리스. -누리가.]
이곳에서 개인적으로 조금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여러모로 충격적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생생했다. 그렇기에 그 이유를 알고 싶었고, 가능하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폭포 부근을 서성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슬슬 오지 않을까? 생각하긴 하지만, 아직 멀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기에 나는 근처 나무에 기대고 가만히 폭포를 바라보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무지개는 아름답게 피어올라 주변을 무지개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라온하제. 그곳은 오늘도 어김없이 편안하면서 즐거운 내일을 만들고 있었다. 모두가 행복해할만한...그 즐거운 내일을...
"......누리 님께서 저를 부르실 정도면... 정말로 뭔가 큰 일이 있는 게 분명해요. 그러니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럼 나도 데려가. 너 혼자서는 안 되겠어.]
한참만에야 들려오는 론의 말에 놀란 듯이 멍했던 두 눈을 크게 떴다. 물론 그것도 잠시, 이내 곧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론을 천천히 품에 안아들었지만. 그리고는 그대로 천천히 집을 나서서 접혀있던 분홍색의 두 날개를 펼쳐내었다. 누리 님께서 자신을 부른, 바로 그 장소로 날아가기 위하여. 그렇기에 천천히 날개를 펄럭이기 시작했고, 그대로 하늘 위로 날아올라 비나리로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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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새 도착하게 된, 비나리의 명소인 무지개가 피어나는 폭포. 그 곳에 도착하여 천천히 땅에 내려앉아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자, 근처의 나무에 기대있는 누리 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한 누리 님을 잠시 조용히 바라보다가, 이내 천천히 누리 님에게로 다가가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누리 님. 부르셔서... 이렇게 왔답니다."
그리고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멍하면서도, 조금은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나 혼자 뿐이었다. 원래라면 가온이가 몰래 나를 따라올법도 하지만 이번에는 가온이에게도 절대로 따라오지 마라고 미리 언질을 해두었다. 그만큼 조금은 진지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고 의외로 가벼운 이야기로 끝날지도 모른다. 그것이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었다. 리스가 어떤 대답을 할 지 알 수 없었으니까.
괜히 긴장되는 느낌이 들어서 두 손을 올려서 나는 내 뺨을 톡톡 친 후에 두 팔을 아래로 내렸다. 그렇게 기다리는 도중 누군가가 이곳으로 날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분홍빛이었다. 그것이 곧 리스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기에 나는 웃으면서 나무에서 등을 떼어내고 리스를 향해 손을 흔들면서 웃었다.
"응! 어서 와! 리스! 그런데...왜 그렇게 긴장했어?"
평소의 멍한 표정과는 다르게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에 나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리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밝은 미소를 짓고 웃음소리를 내면서 리스를 바라보면서 그럴 필요없다는 듯이 리스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주려고 했다.
"긴장 풀어.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해서 부르긴 했지만...그렇다고 긴장하진 않아도 돼! 리스에게 뭐라고 부른 것은 아니었으니까. ...조금 중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것을 물어도 될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지만 그래도 알고 싶었기에 나는 결심을 하고서 리스를 바라보면서 내가 묻고 싶은 내용을 입에 담았다.
"흑호...기억나지? 리스는 그때 유일하게 흑호에게 죄를 뉘우칠 기회를 준다고 했었어. 라온하제를 더럽히고 오염시키고 엉망으로 만든 그 흑호에게 말이야. ...유일하게 리스만이 그렇게 이야기했어. 그 이유를 들어볼 수 있을까? 물론 말하고 싶지 않다면...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누리 님께서는 웃고 계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되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다가와서는 등을 토닥여주는 누리 님의 행동에도, 그저 조금은 어색한 미소를 희미하게 지어보일 뿐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예요, 누리 님."
그저, 희미한 목소리로. 고개를 도리도리, 작게 저으며. 누리 님께서는 이내 곧 자신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이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지만, 동물의 본능이 말해주고 있었다. 누리 님께서 꺼내실 이야기는, 뭔가 아주 중요하고 진지할 이야기라는 것을.
그리고 그런 누리 님께서 먼저 말씀을 꺼내시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자, 누리 님께서는 이내 곧 의외의 인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흑호... 요...?"
놀란 듯이 멍했던 두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는, 느릿하게 깜빡깜빡였다. 전에 라온하제를 위협하고, 공격하고선, 그대로 도망친 인물. 그 사람을 말한 누리 님께서는 자신이 왜 흑호에게 죄를 뉘우칠 기회를 준다고 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다고 얘기해왔고, 그에 머뭇머뭇거리면서 쉽게 대답하지는 못했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론만 더욱 꼬옥, 품에 끌어안다가...
"......불쌍... 했으니까요."
...한참만에야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은호 님이나, 백호 님이나, 누리 님이나, 가온 님 같은 '신' 님들께서는 모두 다 소중한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흑호는 그러한 인연을 느낄 수 없는 '절연'의 운명을 타고난 것이... 불쌍하고 안타까웠어요. 어쩌면 흑호 자신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이예요. ...그래서 흑호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죄를 뉘우친다면 용서하여 그 죄를 사하여 주고 싶었어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누리 님을 바라보았다. 희미한 눈웃음을 지었다.
"......그것이 '신' 님께서 해주시는 일이시자 '신' 님의 '사랑'이시기도 하니까요. 자신이 지은 죄를 고백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면, '신' 님께서는 용서해 주시니까요."
아마도 리스라면 무언가 생각이 있기에 그런 말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리스라고 해도,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라온하제를 그렇게 위협하고 오염시키고 모두를 위험에 빠뜨린 그 악신을 용서하겠다고 하진 않았을테니까. 머뭇머뭇거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조용히 답을 기다렸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는 것으로 보아 내가 혼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건 조금 아쉬운 일이었다. 난 리스를 혼내는 것이 아닌데. ...그런데... 괜히 꼬리가 아래로 축 늘어지는 거이 느껴졌다.
그리고 불쌍하다는 말과 함께, 흑호의 운명을 불쌍히 여기는 리스의 말이 이어졌다. 그 흑호가 불쌍하고 안타깝고, 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흑호를 이해하고 죄를 사하여 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리스를 바라보며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리스가 말하는 '신'. 그것은 이전에도 들은 적이 있다. '신'이 하는 일이자 '신'의 '사랑'. 그 모든 것을 들으면서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 '신'처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난 아직 흑호를 용서할 수 없으니까. 엄마와 백호 언니를 그렇게 만들었던 흑호를 아직 용서할 수 없었으니까.
"...대단해. 리스. 솔직히 말하자면...조금, 아니. 많이 놀랐어."
그렇게 말을 하는 내 표정은 리스를 다시 봤다는 눈빛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리스에게 다가가면서 리스의 두 손을 꼬옥 잡아주려고 하면서 나는 리스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나는 리스를 혼내려고 부른 것이 아니야. 그저 알고 싶었어. 리스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어째서 흑호를 용서하겠다고 한 것인지. ...나는..그리고 가온이도 마찬가지겠지만, 흑호를 용서할 수 없거든. 엄마를 그렇게 만들고, 백호 언니를 절연한 그 흑호를, 모두가 행복하게 즐거운 내일을 이어나가야 할 이 라온하제를 짓밟았잖아. 그런데...리스는 그런 이에게도 그렇게 말을 하는구나. ...어떻게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리스는 정말로 그 누구보다 '신'에 가까운 이가 아닐까?"
나의 생각을 그렇게 밝히면서 나는 진지하게 말하는 분위기를 풀고 평소처럼 웃어보였다. 그리고 리스를 바라보면서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정말로 혼내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긴장하는 거 풀어. 응? 계속 그렇게 긴장할거야? 리스는?"
누리 님의 물음은 자신이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흑호. 그 이름을 다시 듣게 될 줄이야... 물론 흑호가 라온하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모두를 공격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로 인하여 자신 역시도 분노하기도 했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흑호를 온전히 미워할 수는 없었다. 적호도, 청호도, 모두. 모두들 각자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자신이 원해서 그러한 운명을 선택한 걸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운명은 주어진 것. 그러니... 이해하고 싶었어요. 정말로, 진심으로 죄를 뉘우친다면, 그 죄를 사하여 '사랑'하고 싶었어요.
"......"
누리 님과 론, 둘 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 역시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누리 님께서 기분이 나쁘실까, 싶어서 눈치만 보고 있던 중, 누리 님께서 이내 곧 자신의 손을 잡는 것이 느껴져, 한 박자 늦게 놀란 듯이 몸을 움찔했다. 그리고 멍하니 누리 님을 바라보고 있자, 이내 곧 들려오는 누리 님의 말씀. 그 말씀을 가만히 듣다가 이내 곧 희미하게 눈웃음을 지었다.
"...아니예요, 누리 님. 저보다는 누리 님께서 훨씬 더 '신' 님이신 걸요. 지금만 하더라도 이렇게 저를 위해주시고 계신 걸요. ...네, 알겠습니다. 긴장 씨, 풀게요."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으면서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긴장감에 조금은 굳어있던 몸이 살짝 풀리는 느낌이었다.
"......누리 님의 마음도, 가온 님의 마음도, 전부 다 이해할 수 있어요. 흑호는 용서하기 힘든, 악한 일을 저지른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언젠가. 언젠가, 정말로 죄를 뉘우친다면, 저는 혼자서라도 흑호를 용서해주고 싶어요. ...죄를 들어주고 용서해줄 누군가가 있다면, 은호 님과 누리 님의 '라온하제'가 조금 더 '모두'가 행복하게 즐거운 내일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누리 님을 바라보았다. 그래, 은호 님이나 백호 님처럼 한 때에는 악한 쪽에 있던 이들도 죄를 뉘우치고 반성을 한다면, '행복'해질 권리는 있을테니.
"하지만 나는 리스처럼 그렇게 용서를 하거나 할 수 없는걸. 결국 나는 나와 친한 이들이 아니면 그렇게 마음을 쓸 수 없어. 이것도 어떻게 보면 내가 아직 미숙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 스스로도 느끼거든. 난 아직 미숙한 신이라는 것을..."
언젠가 라온하제를 지배하게 된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정도의 일을 할 수 없는 미숙한 신이었다. 물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2~3년 정도니까 미숙한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신들을 바라보면 나도 하루 빨리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몸은 성장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정신적 성장일까? 언제쯤 나도 엄마처럼 멋지고 당당한 신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모두가 있는 이 라온하제를 관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너무나 길고 긴 시간이 내 앞에 펼쳐진 것 같아 그저 막막할 나름이었다.
하지만 그 막막함도 잠시. 리스가 헤실헤실 웃는 모습이 보였다. 내 꼬리는 그에 맞춰서 살랑살랑 흔들렸다. 바람에 흔들리듯 가볍게 살랑살랑. 그것은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내 나름의 버릇이었다. 이어지는 리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완전히 결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결심이 안 설 수 있겠어?
"리스...."
이어 나는 리스가 그러는 것처럼 미소를 지으면서 리스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가 여기로 부른 진짜 이유를 리스에게 이야기했다. 그것은..리스에게 있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나는 말이야. 아직 미숙해. 고위신이라고는 해도 엄마처럼 뛰어난 것도 아니고, 백호 언니나 가온이처럼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솔직히...내가 이 땅의 지배자가 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많이 배우고 많이 익혀야만 해. ...그렇기에 나는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해. 그리고..난 리스가 나를 도와줬으면 좋겠어."
꾸밈없이, 내가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면서 부딪히기로 결심하고서 나는 나름대로 진지한 목소리를 내면서 리스의 눈동자를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쉬면서 리스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엄마에겐 정말로 소중한 존재인 백호 언니가 있어. ...리스. 나에게 있어서 그런 존재가 되어주지 않을래? 우리 엄마와 백호 언니처럼, 나와 오랫동안 친구로서... 나의 옆에서 나를 도와주지 않을래? 너와 정말로 친한 친구로서, 나는 이 라온하제에서 지내고 싶어. 그 어떤 존재라도 용서할 수 있는 너이기에... 나는 앞으로도 너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 친구로서 말이야. ...곤란하다면 이야기해 줘. 억지를 부리고 싶잔 않으니까. ...하지만 난 그런 리스이기에.. 내 옆에서 나를 도와줬으면 좋겠어."
"...아니예요, 누리 님. 스스로를 미숙하다고 얘기하실 수 있다는 것부터가 누리 님께서는 미숙하신 '신' 님이 아니시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인 걸요. 반드시 용서만이 정답은 아니예요, 누리 님. 때로는 용서하지 않는 것 역시도 정답이 될 수 있으니까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반드시 용서만이 답은 아니었다. 때로는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 정답이 될 수 있었으니. 하지만... 저에게는 이것이 가장 정답이었으니까요. ...어쩐지 조금은 성숙하게 성장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네?"
이내 자신의 이름을 불러오는 누리 님을 멍하니 바라보며 한 박자 늦게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누리 님의 말씀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서, 멍했던 표정이 점차 놀란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제... 가요...?"
은호 님에게 있어서 정말로 소중한 존재인 백호 님처럼. ...제, 제가... 누리 님께 있어서, 그러한 존재가요...? ......정말로 친한 친구.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린 표정이 조금은 슬프게 변했지만, 그러면서도 조용히 고민했다. ...제가... 정말로 그래도 괜찮은 걸까요...?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한참을 쉽게 대답하지 못한 채 머뭇머뭇거리다가, 이내 천천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야말로 정말로 미숙한 존재예요, 누리 님. 저는... 몸도 약하고, 힘도 없어요. 강하지도 않구요. 이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혼자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존재예요. ......하지만..."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누리 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곧 조용히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누리 님께서 그것을 원하신다면, 제가 그러길 원하신다면... 네, 그럴게요, 누리 님. ...누리 님에게 있어서, 앞으로도 친한 '친구'로서..."
내 제안을 들은 리스는 많이 놀란 것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까?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하니까.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갑작스럽게 하는 제안이 아니었다. 꽤 이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다. 수많은 라온하제의 신들을 보았고, 나는 그 중에서 리스라는 존재에 더 눈이 갔다. 누구에게나 자상하고, 흑호 같은 존재에게도 용서를 하려고 하는 존재. 그런 존재이기에, 나는 리스와 더욱 친해지고, 엄마에게 있어서 백호 언니 같은 존재가 되어줬으면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유는 더 많긴 하지만...
"몸이 약하고 힘이 약하면 어때. 강하지 않으면 어때. 그렇게 따지면 나도 고위신이지만 많이 미숙한걸. 엄마에 비하면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백호 언니처럼 능숙하지도 않고, 가온이처럼 한번에 여러 일을 다 하지도 못 해."
고위신이지만...고위신으로서는 아직 미숙한 존재. 그것이 바로 나다. 물론 엄마는 내가 아직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언젠가..내가 성숙한 고위신이 되어 이 라온하제의 지배자로서 똑바로 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미숙하지 않다고 이야기해주는 리스이기에... 나는 더욱 친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곧 보이는 것은 부드러운 눈웃음이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내가 그것을 원한다면, 자신이 그러길 원한다면 그러겠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듣고 싶은 답은...
"나는 그랬으면 좋겠어. 리스가 나의 친구로서, 백호 언니 같은 존재로서 나와 함께 인연을 쌓았으면 좋겠어. 하지만...그건 내가 바라는 거잖아. 리스는 어때? ...리스는 나의 친구가 되고 싶어? 언제까지나 깊은 우정을 쌓고 서로 돕고 돕는...그런 존재가 되고 싶어? 솔직하게 얘기해줘. ...나는 아직 미숙해서 잘 모르겠지만... 친구는 상대가 되기를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친구는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기에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그렇게 내 생각을 말하면서 나는 리스의 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그 어떤 답이 나와도..받아들일 준비를 하면서...
누리 님께서 자신에게 말한 내용은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그야, 누리 님께서 자신과 함께 은호 님과 백호 님 같은 관계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실 줄은 몰랐으니까. 그것도, 누리 님은 고위신 님이시고...
"...하지만 누리 님께서는 아직 태어나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으니까,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신' 님들께서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모든 것을 보아오시니까요. 그러니까... 누리 님께서도 시간 씨가 충분히 지난다면, 은호 님만큼이나 멋진 고위신 님이 되실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도 정말로 대단하시지만요."
희미하게 웃으며 다시금 누리 님을 응원해드리려 했다. 그래, 누리 님께서는 아직 세상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많이 보지 못하셨을테니까. ...잔인한 자연의 세계라든가. 그러나 지금은 그것보다도, 누리 님의 제안이 자신에게 있어서는 훨씬 더 큰 충격과 놀라움이었다. 그렇기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누리 님께서 원하신다면 그러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누리 님께서는 그것에 대하여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이어지는 누리 님의 말씀을 조용히 들으면서 누리 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품에 안은 론을 더욱 꼬옥 끌어안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로. ......누리 님께서 바라는 것. 제가 바라는 것. ...이것들은 서로 다른 걸까요? ......저는... 저는... 대답은 쉽게 나오지 못했다. 생각과 마음의 주체가 '누리 님'이 아니라 '자신'이 된 이상, 자신의 혼란스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으니. ...하지만...
"......사실... 정말로 솔직하게 대답하자면, 저는 혼란스러워요, 누리 님. 누군가는 저에게 '신' 님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저에게 '신' 님이 아니라고 해요. 그리고 누군가는 저에게 친절을 베풀어주고, 누군가는 저에게 공격을 가해와요. 그런 상황 속에서... 저는 제가 누구인지, 이 곳은 어디인지,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저는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요."
꿈과 환각, 그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 뒤섞여 있으니. ...그러나...
"...하지만... 누리 님의 그 제안을 들어도 거부감이나 싫다... 는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아요. ...오히려... 기뻐요. '행복'해요. 누리 님께서는 고위신 님이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 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친구'... 는 서로 동등한 관계라고 저의 친구들이 저에게 알려주었었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만약에 된다면... ...저도 누리 님과 '친구'... 가 되고 싶어요."
조용한 목소리는 여전히 혼란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떨리지는 않았다. 아마도, 이것이 저의 '진심'. ...그러니... 부디 닿을 수 있기를. 용기를 내어 천천히 누리 님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내 물음에 대한 리스의 답을 듣기 위해서 나는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이어지는 리스의 말을 조용히 들었다. 그것은 확고한 답이 아니라, 혼란스러워하는 그런 느낌의 말이었다. 인형을 꼬옥 안고서 복잡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는 리스를 나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질문을 한 것은 나였으니까 나는 끝까지 리스의 말을 들을 의무가 있었다.
"...리스는 리스야. 나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해."
그리고 그 말이 끝난 후에 내가 건넨 말은 바로 그것이었다. 물론 리스는 '신'이다.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리스는 신이다. 단지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지. 리스를 사랑하는 이도 있지만, 리스를 적대하고 공격하는 악신들도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이곳은 어디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야하는지..그 모든 것에 혼란을 느끼는 리스를 바라보면서 나는 진지하게 내 생각을 계속 이야기했다.
"여긴 리스가 살아가는 새로운 집이고 리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돼.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지는 당장 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나도... 그렇게 따지면 내가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는지 모르는걸. 단지...나는 모두와 함께 지내고 싶어. 모두가 즐거운 내일을 누렸으면 좋겠어. 그러니까..나도 모두와 함께 즐거운 내일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가는 거야. 그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이고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어. 그러니까 리스도...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면 돼. 리스는..신인지, 신이 아닌지를 떠나서..리스니까. 그리고 여긴...리스가 살아가는 집이야. ...리스가 이곳에 오기 전에 어떤 일을 겪었는진 모르지만... 여기에 있는 이들은 모두 리스의 가족이야. ...나는 리스의 친구가 되고 싶은 이고,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일 거야. ...신인지 아닌지는... 이제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마. 나는...누리. 그리고 리스는 리스야."
내가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리스의 두 손을 꼬옥 잡아주려고 했다. 거부감이나 싫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리스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으면서 리스의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그 행복을 즐기면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여긴...리스도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즐거운 내일, 라온하제'야. ...어서 와. 리스. 이곳이 어디인지 느껴져? 여긴... 너의 집. 라온하제. 즐거운 내일이 가득한... 모두가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축복받은 땅. 그래. '축복의 땅, 라온하제'야. 그리고..네가 바란다면... 나는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 너도 내 친구가 되어줘. 우리 엄마에게 있어서 백호같은 존재가 되어줘. 나와 함께, 이 라온하제에서 지내줘. 친구로서... 끈끈한 인연으로서..."
자신의 혼란에, 누리 님께서는 조용히, 하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리스는 리스다. ...그것으로 정말로 충분한 걸까요? 정말로... 정말로... ...저는 '리스'가 맞는 걸까요...? 그 이름조차, 자신에게 있어서는 혼란이었다. 이름은 생명과 관계를 얻게 되는 최초의 연결고리. 나와 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지점. 그러나 '리스'는 스스로에게 붙인 이름이 아니던가.
누리 님께서는 모두와 함께 즐거운 내일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렇기에 자신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면 된다고. ...제가 하고 싶은 것. 그것은... 그것은...
"......"
쉽게 대답이 나오지는 못 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직은 자신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으니. 다만... 자신의 두 손을 꼬옥 잡아주는 누리 님의 손의 온기를 느끼면서, 조용히 생각했다. 그리고 누리 님의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멍한 눈동자였다.
"......라온하제."
멍한 눈동자였다. 하얀 안개가 흐릿하게 시야를 가리듯.
"......누리 님."
멍한 눈동자였다. 현실과 환각이 뒤섞이듯.
"......친구."
눈을 감았다. ......마음이 통한다면. 그 때에는...
"...네, 그럴게요. 서로가 서로의 '친구'가 되어서... ......누리."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헤실헤실 웃었다. ...호칭이 바뀌었다.
/ 음... 어쩐지 막레 분위기인 것 같아서 적당히 막레 주셔도 되고 더 이어나가셔도 되니 스레주께서 원하시는대로 하셔도 된답니다.
리스의 표정에서 멍함이 느껴졌다. 아마 지금 당장 받아들이긴 힘든 것일까. 그것을 강요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미숙한 고위신이지만... 엄마에게 들은 것이 있다. 상대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면 안된다고.. 나는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가온이가 나를 위해서 해주는 말이더라도 나도 그렇게 너무 강요받는 느낌이 들면 기분이 나쁘니까. 그리고 그건 리스도 다를 바가 없을테니까.
"리스."
리스의 이름을 부르면서 나는 미소를 지었다. 멍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라온하제를 말하고, 내 이름을 말하고, 친구를 말하는 그런 리스를 바라보면서 나는 조금도 눈길을 치우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당장 모든 것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엄마와 백호 언니는 몇백년을 같이 지냈어. ...그러니까 리스도, 나와 그렇게 수백년을 친구로, 끈끈한 인연으로서 지내면서... 천천히 찾고 생각해도 돼. ...내가 옆에 있어줄게. 그러니까... 천천히 성장하자. 미숙한 나도, 그리고... 아직 모든 것을 정할 수 없는 리스도 말이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하면서 나는 리스가 나를 '누리'라고 부르는 것에 기분 좋게 웃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리고 환하게 웃으면서 리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나도 잘 부탁해. 리스. 내가 정말로 사귀고 싶었던...라온하제에서 찾은 소중한 친구."
그 말을 남기면서 나는 정말로 리스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리스가 웃는 것처럼...나 역시도 정말로 환하게 웃었다. 리스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와 함께 해줄...그런 정말로 착하고 자상한 신을 바라보며...
//음. 그러면 이렇게 막레를 드리겠습니다! 와! 리스가 드디어 누리를 누리라고 불러줬어요!! 누리에게 정말 귀여운 우플 친구가 생겼어요!! (야광봉)
>>969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그런 기적의 논리가...?! (동공지진) 물론 그 여우 악신 3총사는... 누무룩으로 퇴치가 안 되지만요! 그래도..확실한 것은 마지막에 리스가 용서를 해주겠다고 하는 것에 흑호가 가장 분노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랍니다!
>>971 약해보이는 이라기보다는...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해주는 것이 눈에 보여서 더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리스가 착하다는 거죠! 그래도 마파람은 딱히 분노하거나 싫어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그냥 조금 당황스러울 뿐이었지. 하지만 흑호는...정말 제대로 자존심을 짓밟혔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낱 미물 같은 이가 자신을 용서니 뭐니 하는 것에 저게 뭔데 감히! 이런 느낌이랍니다! 그렇기에 둘은 조금 다른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