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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곰곰이 생각하는 분홍 홍학을 차분히 기다려 주었습니다. 그 애는 조용히 리스님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다가 다시 조그만 입술을 오물거렸습니다. 세찬 겨울바람에 날릴 듯 조그만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하늘도 못 날고... 날개도 없어요. 눈표범이니까요. 그러니까...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어요... 누구나 못 하는 게 있는 걸요."
완벽해 보이는 누군가라도 누구나 하나쯤은 결점을 가지고 있다고, 그 애는 리스님을 격려해주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바람에 불면 날아갈 듯한 작은 목소리라 격려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애는 감사 인사를 건네는 리스님에 얼떨떨하게 같이 감사인사를 하듯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 애는 리스님의 말을 차분히 듣고 있다가 반딧불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문득, 예전 일을 떠올리고선 시린 밤하늘처럼 얼굴을 새파랗게 물들였습니다. 저번, 다른 곳에서 반딧불이를 보았을 때, 몸에서 빛을 내는 것이 너무나 예뻐 무심결에 쫓아가 잡아보았더니 심각한 악취로 코끝이 찡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나 리스님이 신통술로 만들어준 반딧불이는 다행스럽게도 잡히진 않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빛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는 것 만으로는 심각한 악취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었습니다. 그 애는 지상을 날아다니는 반딧불이의 빛과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빛들의 아름다운 협업을 만들어내는 것을 멍하니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준 리스님을 보았습니다. 가벼운 감사인사라도 할까 싶어, 그 애는 푸른 눈동자를 곱게 휘어 접어 웃어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네... 리스님의 말대로, 소풍을 떠나는 모습이에요. 저는 절대로 하지 못할 일이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하고 싶다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리스님이 보여주셔서 더욱 예쁜 밤하늘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쏟아지는 빛 무리와 하늘로 올라가는 반딧불이의 조화는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 애라면 절대 하지 못할 일이었으며, 잊지 못할 평생의 단 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더욱 소중히, 더욱 마음속 깊이 간직할 추억이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일단 예정대로라면 내일 이벤트가 끝이 날 예정이고 남은 3주는 정말로 여러분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돌릴 수 있는 시간으로 할 거예요! 서로 합의하에 AU를 하던지, 본편을 하던지 그건 자유롭게 말이에요. 그래도 마지막 기간인데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게 해야죠. 썰을 풀던지 일상을 마음껏 돌리던지 저는 터치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대신 소아 님께서는 그만큼 대지를 빠르게 달리실 수도 있고, 높이 점프를 하실 수도 있지요. ...그래도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해요, 소아 님."
자신보다도 더 작은 몸집과 작은 목소리. 그럼에도 소아 님의 그 진심 어린 마음이 전해졌기에, 그저 감사한 마음을 담아 희미하게 헤실헤실 웃어보였다. ...역시 소아 님께서도 마음 따뜻하신 '신' 님이세요, 정말로.
그렇기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자신도 작은 보답 하나를 소아 님께 보여드렸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능력인 환각 능력을 이용하여, 밤하늘의 별빛과도 같은 반딧불이의 빛을 대지 위에 만들어 내었으니. 소아 님의 얼굴이 새파래지는 것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살짝 갸웃했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의 주변을 맴도는 작은 반딧불이의 빛들은 아름답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행히 소아 님께서도 이렇게 자신이 만들어낸 광경이 마음에 드시는 듯 했다. 그야, 소아 님께서는 이내 곧 자신이 지금까지 봐왔던 표정들 중 가장 밝게 웃어보이셨으니. 그 모습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 역시도 배시시 미소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니예요, 소아 님. 소아 님께서 먼저 이렇게 아름다운 밤하늘 씨를 보는 법을 알려주셨는 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것밖에 없어서... 그래도 소아 님께서 좋아하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저는 정말로 기뻐요!"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신' 님께서 '행복'해 하신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살아갈 이유는 충분했으니. 잠시 고개를 돌려 밤하늘과, 별빛과, 반딧불이의 빛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다시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소아 님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혹시... 밤하늘 씨로 소풍을 가시고 싶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소아 님. 물론 진짜로 밤하늘 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 애는 리스님의 칭찬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리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끝없이 서로 칭찬하고 있다간, 입이 아픈 것도 모자라 밤하늘이 지고 해가 떠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애는 조그만 입술을 꾸욱 다물고서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는 별빛들과 반딧불이에 시선을 던진 채였습니다.
"오늘,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네요."
어제까지만 해도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새로운 풍경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그 애는 문득 입을 열었습니다. 그 애로 인해서 기뻐하는 리스님을 향해, 그 애는 고개를 살짝 돌렸습니다. 애써 리스님의 분홍빛 눈동자에 시선을 두려 하면서 말입니다. 그 애의 청명한 푸른 눈동자는 조금 따뜻한 빛을 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리스님이 기쁘시다면, 저도 기쁜걸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시선을 옮겨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다시금 들려오는 리스님의 말에 그 애도 다시 리스님에게 시선을 맞추어두었습니다. 그리곤 그 애는 눈을 동그랗게 떠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걸요. 물론... 리스님이 보여주시는 풍경도 아름답지만... 역시 진짜 밤하늘이 더 좋아요. 다음엔... 미리내가 아니라, 다솜에서도, 비나리에서도... 가리나 아라에서도 이렇게 밤하늘을 보고 싶을 정도로..."
그 애는 자그마한 웃음꽃을 틔웠습니다. 리스님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를 일이겠지만, 그 애는 별빛들이 떠 있는 시간에만 있는 밤하늘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리스님이 보여준 반딧불이는 오늘의 작은 선물로 남겨두고자 했습니다. 역시 너무 자주 선물을 받으면, 그 선물은 선물이 아니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정말로 가끔... 부탁할지도 몰라요."
그 애는 종달새처럼 작고 수줍은 미소를 내비쳤습니다. 작은 욕심이라면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애는 잠깐 말을 멈추었다가 리스님을 관찰하듯 리스님을 빤히 보더니 살짝 상체를 일으켰습니다.
"춥지 않으세요...?"
시간이 시간인지라, 목도리와 모자만으로는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누워 있던 시간도 길었으니, 더 추워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여 리스님의 몸이 차가워졌을세라, 그 애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리스님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려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